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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0/02/04

뜀뛰는 개구리 - 마크 트웨인 / 김소연 : 별점 2점

 

뜀뛰는 개구리 - 4점
마크 트웨인 지음, 김소연 옮김/예문

최근 너무 우려먹어 사골곰탕이 된 듯한 "퀸의 정원"에 실린 단편집입니다. 분류는 "최초의 50년"으로 "H.Q.R" 딱지가 붙은 나름 희귀본으로, 무려 34편의 단편이 실려 있기에 일단 양적으로도 풍성할 뿐 아니라 19세기 후반 ~ 20세기 초반의 분위기가 잘 살아있는 문체와 묘사도 좋고 상상을 초월하는 발상의 유머들이 넘치는 아주 매력적인 작품집이었습니다.

개중 개인적인 베스트로는 "열차 만행 사건"을 꼽고 싶습니다. 이야기는 폭설로 고립된 기차안에서 사람들이 생존을 위해 희생자를 선출해 식량으로 삼는다는 엽기적인 발상에서 시작되어 열차내에 투표 및 심사를 위한 위원회가 구성되어 투표를 통해 한명씩 차례로 식탁에 오른다는 내용인데 발상도 희한하지만 전개가 그야말로 대폭소입니다. 공포스러운 이야기임에도 불구하고 중간중간 "그 친구는 맛이 정말 상큼했다네". "양념맛이 진해서 그렇지 메식도 제법 괜찮았지" 라는 멘트가 섞이니 웃을 수 밖에 없잖아요^^ 잘 달려주다가 막판에 너무 상식적으로 끝맺는다는 것이 좀 아쉽지만 굉장히 재미있게 읽은 단편입니다.
"샴 쌍동이의 특이한 버릇"은 제목이 스포일러이긴 하지만 나름의 반전과 더불어 "붙어야 산다 (2003)"의 원형같은 아이디어가 돋보이고요. 그 외에도 신문사를 풍자하는 단편들이 재미있었습니다.

그런데 아쉽게도 추리물이라고 보기는 불가능한 작품들이 실린 단편집임에는 분명합니다. "퀸의 정원" 선정기준이 너무 애매한거 아닌가 싶기도 한데, 어딜봐도 추리물은 절대 아니거든요. 그나마 범죄물이라면 표제작이기도 한, 그리고 마크 트웨인 최초의 히트작이라는 "뜀뛰는 개구리"를 들 수 있긴 합니다만, 내기에 환장한 시골뜨기가 개구리를 훈련시켜 최고의 뜀뛰기 개구리로 만들지만 사기에 걸려들어 돈을 잃는다는 내용의 가벼운 농담같은 이야기라 추리물, 아니 범죄물로 보기는 절대 무리더라고요.

때문에 별점은 2점입니다. 유머와 마크 트웨인이라는 작가를 좋아한다면 별점 4점도 충분하며, 영문학도라면 원서로 읽어봄직할만한 좋은 책이지만 저같이 "퀸의 정원"에 실려있다는 이유로 추리적인 요소를 기대한 독자에게는 아무래도 실망감이 너무 컸습니다. 추리물을 원하는 독자라면 구태여 찾아 읽을 필요는 없을 것 같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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