찾아주신 분들께 안내드립니다.

2010/02/27

최근 출시 기기들의 HD급 동영상 재생... 타당한가?

 최근 720P, 1080P 등 HD급 동영상 재생이 되는 휴대기기들이 쏟아져 나오고 있습니다. 아이리버의 신제품 전자사전마저도 720P 동영상 재생이 가능하다고 하더군요.


하지만 개인적으로 휴대기기에서 이러한 동영상 재생이 되는 것이 무슨 의미가 있나 싶습니다.

이유로는
1. HD급 컨텐츠 자체가 용량이 큼
2. 고급 퀄리티의 컨텐츠로 코덱 지원이 안되는 파일 존재
3. 어차피 액정이 HD급이 아님

로 압축할 수 있습니다.

일단 1번 이슈부터 설명하자면, 최근 휴대기기는 무게를 줄이고 작게, 슬림하게 만들기 위해서 저장장치로 낸드플래쉬 메모리를 사용하기 때문에 저장 용량이 32G를 넘기가 어렵습니다. 그런데 HD급 영화는 한편이 적어도 7G 정도... 이래서야 영화 4편 정도 넣으면 끝이죠. 또한 용량 때문에 기기로 옮기는 시간 역시 오래걸립니다. 기기에 최적화되어 제공되는 동영상 파일 대비 효용성이 1/10 수준이죠.

2번 이슈는 다른 모든 휴대기기에 마찬가지로 적용되는 부분인데, 어차피 모든 동영상의 100% 재생은 불가능합니다. 대표적인 것으로는 음성 코덱인 DTS를 들 수 있는데 휴대기기에서 이 음성 코덱을 지원하는 제품은 없습니다. 모든 HD급 동영상의 완벽한 재생이 아니라면 결국 반쪽짜리 기능일 수 밖에 없죠. 이 이슈는 제조사가 모든 코덱업체와 계약해서 정상적인 로열티를 지급하고 코덱 재생을 한다는 것이 불가능하기에 결코! 실현될 수 없습니다.

3번 이슈도 큽니다. HD급 동영상을 재생한다고 해도 액정은 WVGA (800*480), 심지어는 아직도 WQVGA (480*272) 수준입니다. 이래서야 기기에서 재생할 경우 최적화되어 인코딩된 1/10, 1/20 사이즈 동영상에 비해 화질면으로 월등하다고 이야기할 수 있는 수준이 안되죠.

물론 HDMI 출력 등으로 활용도를 배가시킬 수 있는 방법도 있지만 HDMI 출력을 이용할 바에야 노트북으로 이용하는 것이 훨씬 낫지 않을까요? 게다가 HD급 동영상 재생이라는 것도 다른 대부분의 동영상과 마찬가지로 어차피 "불법 다운로드 컨텐츠" 재생일텐데 이러한 기능을 제공한다는 것 자체가 문제의 소지가 있는 것이 아닌가 생각도 되고 말이죠. 사실 제조사에서 합법적으로 자사 단말에 최적화된 사이즈와 포맷의 동영상을 제공해 주는 것이 디바이스 성능도 최대한 살리면서도 컨텐츠도 합법화하여 제공하는 유일한 방법인데 애플 말고 할 수 있는 업체가 거의 전무하다는게 문제입니다.

HD급 동영상 재생이라는 떡밥은 아이팟 / 아이폰 / 기타 스마트폰에 대항하기 위한 기타 휴대단말의 거의 유일한 특장점으로 존재하는 영역이므로 (한가지 추가 특장점으로 동영상강의지원이 있긴 한데, 동영상강의업체들이 또라이가 아닌 이상 조만간 스마트폰으로 지원을 확대하겠죠. 그리고 이미 찍어놓은 수많은 강의들도 있고 앞으로도 저사양 기기에도 지원해야 하므로 당장 동영상강의를 HD로 제공하기도 힘들고요) 제조사들의 어쩔 수 없는 선택이긴 하겠지만 개인적으로는 소비자에게 효용성이 별로 없다 생각되네요. 휴대단말 회사에 근무하는 기획자로서 참 머리아픈 상황인데, 한마디로 큰일입니다...

댓글 없음:

댓글 쓰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