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학의 사기꾼 - 하인리히 찬클 지음, 도복선 옮김/시아출판사 |
"세계를 뒤흔든 과학 사기사건과 그 주인공들의 변명"이라는 부제가 말해주듯, 그동안 과학계에 있었던 각종 사기 사건에 대해 자세히 담고 있는 책입니다.
과거에서 최근의 사기사건까지 다양한 사건을 사례별로 망라하고 있습니다. 이집트의 프톨레마이우스에서부터 갈릴레이, 뉴턴, 아인쉬타인 등 문외한들도 이름은 들어보았을 위인들도 많이 소개되어 있고요. 최근의 "황우석 사건"의 영향을 받아 출간받은 듯한 느낌은 강하지만 내용 자체로는 꽤 흥미로운 이야기들이 많아 재미있게 읽을 수 있었습니다.
과학의 세계도 명예와 돈이 얽혀 있는 만큼 여러 과학자들이 원하는 결과를 얻기 위해 실험 "결과"를 조작했다는 것까지는 그렇게 충격적이거나 놀라운 일은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문제는 자기가 원하는 결과를 위해 실험 "자체"를 조작하는 것이겠죠. 이러한 조작에는 너무나 조잡한 것도 있어서 굉장히 놀랐습니다. 예를 들면 오스트리아의 생물학자 파울 카머라의 두꺼비 사건 -획득형질에 대한 중요한 증거가 될 것이라고 믿어졌으나 결과 자체가 조잡한 위조였다는 것이 들통나자 자살함-이라던가 미국의 의사 서머린의 생쥐 피부이식 사건 -다른 생쥐의 피부를 이식하여 면역학적으로 놀라운 결론을 이끌어 내리라 기대되었지만 "싸인펜"으로 피부를 칠한 유치한 위조였던 것- 등은 웃기기까지 할 정도였으니까요.
학문의 세계에 윤리 의식이 필요한 것은 당연하지만 학자들이라고 해서 순진한 마음만 가지고 사는 것도 아닐테고 사람사는 동네에 범죄가 없을리는 없는 만큼 책에 실려 있는 사건들도 이해는 갑니다. 뭐 솔직히 국내에서 이러한 사건이 나면 유야무야 묻혀버릴 경우가 많았을텐데 이만큼 이슈화가 된다는 것은 사실 부럽기까지 하네요. (물론 책에서는 위조사실을 까발렸다가 학계의 미움을 받아 매장당한 일화도 실려있습니다)
여튼, 결론내리자면 별점은 3점. 재미도 있고 나름의 가치도 충분한 책입니다.
독일인 저자가 지었는데 곧 최신판에 황우석 교수 사건이 실리지 않을까 기대됩니다. 포토샵을 이용한 졸렬한 위조 (인가요?)를 바탕으로 한 국민적 신드롬... 이라는 제목이 어울릴 것 같네요. 독일어를 좀 안다면 관련 자료를 보내서 저자의 취재에 도움을 주고 싶은 마음 간절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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