픽사의 신작. 딸아이와 주말에 더빙판으로 감상했습니다.
픽사 작품치고는 이례적이라고 할 만큼 흥행에 실패했다는데, 각본이 너무나 별로인 탓으로 생각됩니다. 공룡이 문명에 근접한 수준으로 진화하고, 인간은 일종의 애완동물 포지션이라는 독특한 설정은 괜찮습니다만 그 외에는 건질게 없네요. "나약한 주인공이 몇번의 위기를 거쳐 한 몫하는 존재로 성장한다"라는 전형적인 성장기와 똑같은 진부한 내용에 불과하니까. 픽사 특유의 재치 역시 찾아보기 어려우며, 벌어지는 위기는 유치하고 작위적이기 짝이 없습니다. 대체 이 세계관에서는 왜 이리 폭풍이 많이 몰아치는 걸까요?
이야기가 부실하다면 주인공인 알로와 스팟 컴비라도 색다른 매력을 보여주었어야 했는데 종이 역전된 것에 기반한 약간의 재미 외에는 별다른 매력이 없습니다. 기존의 인간 - 다른 반려 동물 컴비가 등장하는 작품과 똑같아요. 외려 알로가 상상 이상으로 나약해서 짜증만 났습니다.
그래도 CG의 완성도만큼은 정말 압도적이었습니다. 자연의 표현이 정말 대단해요. 캐릭터들만 빼면 그냥 '다큐'라고 해도 무방할 정도로 말이죠. "한반도의 공룡 점박이"처럼 정말로 '공룡'이 주인공인 다큐를 만드는게 더 좋았을 것 같아요.
그래서 결론내리자면 별점은 2점입니다. 딸아이는 그런대로 재미있게 본 모양인데 저에게는 평균 이하의 작품이었습니다. CG의 수준이 높고 본편 전에 상영된 인도 신화 기반 슈퍼 히어로물 "산제이의 슈퍼팀" 덕에 큰 감점은 하지 않겠습니다만 권해드리기는 어렵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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