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블 시네마틱 유니버스(MCU)의 또 다른 시리즈. 작년 개봉작인데 감상이 늦었습니다.
다른 마블 작품들에 비하면 상당히 작은 스케일의 이야기라는게 가장 큰 특징입니다. 회사와 가정집 아이방에서 대부분의 액션이 이루어지니까요. 하지만 이야기의 밀도나 재미는 떨어지지 않습니다. 특히 코믹하게 풀어나가는 전개가 인상적이에요. 조사해 보니 에드가 라이트 감독이 초기부터 상당한 역할을 했다는데, 확실히 그런 감성입니다.
또 잘 몰랐던 앤트맨(스캇 랭)도 매력적으로 표현되어 있습니다. 토니 스타크 류의 천재도 아니고, 캡틴 류의 정의감 넘치는 군인도 아닌 일반인에 가깝지만, 똑똑한 도둑이라는 직업적 특성을 잘 살린 덕분입니다. 스캇 랭이 행크 핌의 저택에 숨어들어 금고를 털려는 장면을 통해 이러한 특성을 부각시키는 — 도둑으로서의 몸놀림은 물론, 몰래 침입해서 금고를 여는 과정에서 똑똑함을 드러내는 — 연출도 좋았고요. 앤트맨의 능력도 잘 그려져 있습니다. 작아지는 것에 대한 묘사도 좋지만, 개인적으로는 제목 그대로 "개미"를 효과적으로 활용하는 장면들이 마음에 들었습니다. 행크 핌과 호프의 개미 조종 장면과 개미의 여러 능력을 활용하여 연구소를 공략하는 장면처럼요.
아울러 팔콘과의 액션씬이 의외로 비중 있게 펼쳐지는데, 마블 시네마틱 유니버스의 팬으로서는 즐거웠습니다.
마이클 더글라스의 묵직한 행크 핌 연기도 반가웠고, 스캇 랭의 소악당 친구들도 작품을 유쾌하게 만들어줍니다. 지나칠 정도로 스테레오 타입이기는 하지만 감초 역할로는 충분했어요. 스캇의 딸 역시 무척 귀여웠고요.
하지만 악당인 옐로우 재킷이 그다지 부각되지 못한 건 좀 아쉬웠습니다. 완력이나 능력이 앤트맨과 거의 동일하고 화력면에서만 앞설 뿐인데, 이래서야 특수무기(원반)는 물론 철저한 훈련을 거치고 개미까지 조종할 수 있는 스캇 랭이 훨씬 우위에 있는 게 당연하잖아요.
앤트맨이 왜 작아지는 원반을 던지지 않았을지, 옐로우 재킷은 왜 스캇 랭 딸이나 협박하는 찌질한 짓을 하고 있는지 등 이해되지 않는 점도 제법 있었고요.
그래도 단점은 덮을 수 있을 정도로 충분히 재미있고 즐거운 작품이었습니다. 스케일이 컸던 "어벤져스 : 에이지 오브 울트론"보다도 훨씬 말이죠. 별점은 3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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