찾아주신 분들께 안내드립니다.

검색어 "Q.E.D"에 대한 글을 관련성을 기준으로 정렬하여 표시합니다. 날짜순 정렬 모든 글 표시
검색어 "Q.E.D"에 대한 글을 관련성을 기준으로 정렬하여 표시합니다. 날짜순 정렬 모든 글 표시

2006/12/25

CMB 박물관 사건목록 1,2 - 카토우 모토히로

CMB 박물관 사건목록 2
카토우 모토히로 지음/학산문화사(만화)

제 블로그에 오시는 분들은 아마 잘 아시겠지만 저는 "추리" 애호가입니다. 차마 매니아라는 표현을 붙이기는 좀 뭐하지만요. 그래서 추리 관련 컨텐츠는 손에 닿는대로 접하려 노력하고 있고, 그 중 하나가 바로 만화입니다. 일본에서 특히 추리물이 강세인 탓에 추리 만화 역시 많은 편이라 모든 작품을 접하기에는 어려움이 있지만 그래도 노력하고 있죠. 그런데 다른 추리만화인 QED로 이쪽 바닥(?)에서는 나름의 입지를 굳히고 있는 작가 카토우 모토히로의 신작이 나왔다기에, 작가의 다른 작품인 로켓맨도 재미있게 보았기에 별다른 고민없이 구입하여 읽게 된 작품이 바로 이 CMB입니다.

그런데 설정은 사실 작가의 전작과 큰 차이가 없습니다. 특히 천재 소년과 근육 소녀라는 커플은 QED와 한치의 오차가 없어서 왜 구태여 다른 시리즈를 시작했을까 하는 의문이 생깁니다. 그다지 중요하지도 않은 듯한 박물관이라는 설정과 CMB라는 단어도 수수께끼였고요.

물론 읽다보니 작가의 심정이 이해가 되긴 하더군요. 수학과 컴퓨터쪽에 전문가로 설정한 QED의 토마 소라는 캐릭터는 너무 추리적 성향이 한쪽으로 치우쳐져 있는 것이 사실이었거든요. 외려 요새는 시리즈가 진행되면 될 수록 너무 수학적인 부분에 포커스를 맞추어 억지스러워지는 부분도 컸기에 작가가 자료조사나 자신의 관심분야를 조금 다른 곳으로 돌리고 싶어했으리라고 쉽게 상상이 갑니다. 때문에 스스로 QED의 약점을 보완하고자 진정한 천재이자 만물박사를 주인공으로 등장시켜 작품과 트릭의 범위를 한정짓지 않으려는 시도를 한 것이겠죠. 거기에 더해 토마의 냉정한 성격, 그야말로 천재형 명탐정의 일면을 보는 듯한 캐릭터를 뒤바꿔서 정신연령 자체는 초등학생 수준으로 낮춰서 작품의 대상 연령마저 같이 낮추기 위한 목적으로 이 작품의 주인공 사카키 신라가 탄생한 것이라 생각됩니다.

그러나 QED의 팬으로서 조금 정신연령이 낮고 막 사는 듯한 인상을 주는 로키나 IT재벌 알렌 브레이드를 주인공으로 등장시킨 스핀오프 시리즈가 더 좋지 않았을까 싶습니다. 위에서 말한 한계를 벗어나기 위해, 그리고 보다 저 연령층을 노리고 손을 댄 새로운 시리즈임에는 분명하지만 너무 설정과 전개가 QED의 판박이라 단지 아동향으로 수준만 조금 낮춘듯한 인상만 주거든요. 2권에서 QED의 히로인 가나의 아버지가 스쳐 지나가는 모습에서 두 작품이 같은 공간을 공유한다고 볼 때 외려 불필요한 외전격 시리즈가 아니었나 보여지네요.

하지만 다행히도 추리적인 부분이나 이야기의 얼개는 기대에 걸맞는 수준입니다. 추리 애호가로서 충분히 즐길 수 있는 재미있는 작품임에는 분명해요. QED와 마찬가지로 살인같은 범죄가 꼭 이야기의 중심이 되는 것이 아닌, 조금 가벼운 경범죄도 이야기의 소재로 끌어들이는 전개도 좋았고요. 약간 트릭이 문제가 있는 편도 있지만 크게 이야기에 영향을 미치는 수준은 아니었습니다. 그러나 역시 박물관이라는 공간이 그다지 사건이나 트릭에 영향을 미치지 못하는 점은 2권에 걸쳐 해결되지 못하는 것은 아쉽더군요. 매력적인 공간이라 잘만 이용하면 요긴하게 써먹을 수 있었을텐데 단지 "설정"으로 끝나는 느낌이 강합니다.

한마디로, 결론 내리자면 절반의 성공만 거두는 듯 합니다. 외려 QED에 집중해 주었으면 하는 마음이 보다 간절하네요. 이 작품에 쓰인 대부분의 트릭이 QED에서 이루어져도 아무런 문제가 없어 보이기에 더욱 그러합니다. 아무래도 사카키 신라보다는 토마 소 쪽이 보다 제 취향인 것 같네요. 뭐 20여권 넘으며 쌓인 정도 있으니까...

2014/06/09

Q.E.D 큐이디 45 - 카토우 모토히로 : 별점 2.5점

큐이디 Q.E.D 45 - 6점
카토우 모토히로 지음/학산문화사(만화)

Q.E.D 큐이디 46 - 카토우 모토히로 : 별점 3점

46권부터 읽어서 45권을 찾아 읽었는데 어느새 47권이 나와버렸네요... 

45권은 Q.E.D의 전통이라고 해도 무방한 스타일 - 두 편의 이야기가 수록되며 한편은 강력 사건 범죄물, 다른 한편은 잔잔한 일상계 - 에서 벗어났다는게 특징입니다. 수록작 두 편 모두 살인 사건이 등장하거든요. 특히 두 번째 에피소드는 학교와 학생이 무대인 전형적 Q.E.D 일상계 설정인데도 불구하고요.

그러나 솔직히 아쉬움이 더 큽니다. Q.E.D만의 장점이자 김전일, 코난 등과 가장 크게 차별화되는 장점은 풋풋한 일상계 이야기들인데 그런 맛을 느끼기 힘들었으니까요. 고등학교가 무대일 필요가 없었다는 점에서 더더욱 그러합니다. 앞으로는 일상계 쪽으로도 신경을 더 써 주었으면 하는 바람입니다.

별점은 대충 반올림해서 2.5점 정도. 그냥저냥한 평작 수준이었습니다.

수록작별 리뷰는 아래와 같습니다.

"금성"

일종의 밀실 트릭이 등장하는데, 솔직히 추리적으로는 옷장 거울을 이용한 핵심 트릭 외에는 논할게 없습니다. 트릭도 본편에서는 제대로 언급되지 않아서 공정하다고 보기 어려우며, 동기도 살의를 품을 만큼 설득력있는지는 잘 모르겠고요.

또 태양계의 여러 행성에 대해 설명해주는 과학만화가 본편과 함께 전개되는데, 인상적이기는 하지만 작품과 잘 결합되어 있다고 보기 힘듭니다. 범인이 이 책 때문에 비뚤어진 사고방식을 가진 어른이 되었다는 것도 아니고, 그렇다고 본편 살인 사건과 무슨 관련이 있지도 않아서 무슨 이야기를 하려는 건지 잘 알 수 없거든요. 제목도 잘 이해가 되지 않고요. '사람들이 보편적으로 알고 있던 것 뒤에 숨겨진 진실'이라는 주제에 좀 더 초점을 맞추어 진행하는게 좋았을겁니다.

결론적으로 별점은 2점입니다.

"첫사랑"

모두의 여신이라 할 수 있는 여학생과 사귀게 된 뒤 살인사건에까지 휘말리게 된 동급생을 도와주는 토마의 이야기. 풋풋한 첫사랑의 감정과 살인사건을 결합시킨 전개는 그럴듯하지만, 살인 사건이 등장할 필요가 있었는지는 의문입니다.
기본 설정이 이전 Q.E.D 초창기의 농구부 주장 - 검도부 부장 - 신문부 기자 친구의 삼각관계 설정과 굉장히 흡사한걸 보면, 작가 스스로 이전 이야기의 간단한 "장난"을 "살인"으로 업그레이드해서 변주한 이야기라 생각됩니다. 이 정도면 좀 달라보이겠지?하는 심정으로요. 하지만 고교생이 장난을 치는 것은 그럴듯해도 살인을 저지르는건 지나쳤습니다. 

그래도 추리적으로는 풍성한 편이라는건 장점입니다. 트릭도 두 가지나 등장합니다. 하나는 건너편 옥상에서 시체를 던지는 장치 트릭이고, 또 하나는 시체 바꿔치기 트릭입니다. 다만 이 중에서 시체 바꿔치기 트릭은 현실성이 부족합니다. 시체를 잠깐 들춰만 보아도 알 수 있는 상황일 뿐더러, 변수가 너무 많은 탓입니다. 예를 들어 핸드폰으로 사진 정도는 찍었더라면 어떻게 되었을까요? 또 시체 주변에서 자리를 비울 것이라는 것도 확신하기 어려우며, 짧은 시간 동안 눈치채지 못하게 바꿔치기 하는 것도 과연 가능했을지 의문입니다. 베란다의 통로가 이미 제시된 만큼, 경찰 수사를 통해 진상이 밝혀졌으리라 생각되기도 하고요. 현장 감식을 통해 시체 이동 경로만 알아내면 게임은 끝이니까요.

때문에 결론적으로 별점은 2점입니다. 여러모로 조금 부족했던 작품이었습니다.

그런데 내용에서 46권의 만담가 사건 이야기가 언급되는데 다음 권 이야기를 앞서 설명해주는 것이 어떻게 가능했을까요? 단행본에서 추가된 부분일까요? 아니면 앞부분의 내용을 작가가 미리 구상해 놓고 반영한 것일까요? 궁금하네요.

: DSmk2님께서 댓글로 알려주신 내용 덧붙입니다. 현재 Q.E.D.는 일본 잡지에서 월간소년매거진과 월간소년매거진 플러스라는 두 잡지에서 연재 중인데, 45권에 들어간 "첫사랑"과 46권에 들어간 "실연"은 각각 월간소년매거진 2013년 7월호(6월 6일 발매), 월간소년매거진 플러스 06호(6월 20일 발매)라서 동시기 작업한 결과물이기 때문이라고 하네요.

또 이 두 에피소드는 제목에서부터 일본어로 初恋, 失恋이라 딱 보면 느낌이 오는데, 한국말로 해놓으니까 느낌이 안 사는 게 아쉽다고도 하셨고요.

"실연"에서 아야메라는 캐릭터가 나와서 '실연'이라는 결말을 맞게 만든 것은 불필요한 장치로 보인다고 리뷰를 남겼는데, 제목에서부터 이어지도록 한 작가의 의도가 개입된 것이라는 점을 새롭게 알게 되었네요. DSmk2님, 좋은 정보 감사드립니다~

2021/02/07

Q.E.D Season 1 정주행, 내맘대로 Best - part 2

거의 10년 전, Q.E.D 1권부터 30권 까지 중 베스트 에피소드를 정리했던 적이 있습니다. 시즌 1이 50권으로 마무리되었으니, 이어서 나머지 31~50권 중 베스트 에피소드를 꼽아봅니다. 시즌 2라고 할 수 있는 iff도 넘버링이 10을 훌쩍 넘어간 지금 시점에서는 다소 뒤 늦은 감이 있지만요.

"베스트 5" 

32권 "매직 & 매직" 

추리마술, '트릭' 이라는 요소가 핵심이라는건 동일하지만, 추리는 트릭을 밝혀야 하는 반면 마술은 트릭을 밝히면 그 가치가 없어져 버린다는 차이가 있습니다. 이 차이를 잘 드러내는 내용으로, 토마마저 놀라게 만드는 반전이 인상적이었습니다.

34권 "모야당" 

두 개의 트릭이 등장하는 본격물. 특히 기발하면서도 독자의 허를 찌르는 첫번째 밀실 트릭이 좋았습니다. 풀장에서 심장 마비를 일으키게 만든 두 번째 트릭도 주요 단서가 명확하게 남아있을 뿐 아니라 다이빙하는 시간을 특정할 수가 없는 등 문제는 있지만 나쁘지 않았고요. 무엇보다도 제목인 '모야당'이라는 전설과 사건 내용을 절묘하게 결합시킨 전개가 일품이었던 작품입니다. 

35권 "크리스마스 선물" 

언제나 기본 이상 재미를 보장해 주는 에나리 회장과 추리 동호회가 등장하는 일상계 작품. 토마가 쓴 각본으로 공연되는 연극 "오각관 살인사건"에 관련된 사건을 다루고 있는데, 다른 추리적인 요소 모두 좋았지만 특히 연극이라는 상황에 최적화되어 있는 "오각관 살인사건" 속 밀실 트릭이 귀엽고 유쾌해서 마음에 들었어요.

42권 "에셔호텔" 

제목 그대로 에셔의 작품을 모티브로 한 기이한 호텔에서 벌어진 살인 사건에 사용된, 에셔의 작품을 응용한 트릭이 좋았습니다. 범인이 살인을 저지른 눈물나는 동기를 듣고도 눈 하나 깜짝하지 않고 진상을 밝히고 범인을 옭아매는 토마의 냉정함도 인상적이었고요. Q.E.D만의 특징을 잘 드러내는 작품이라 할 수 있겠네요.

46권 "순례" 

여러가지 증언 속에서 진실을 찾아낸다는 Q.E.D에 자주 등장하는 전개의 작품. 하지만 일본군과 장개석의 국민당 정부가 전투를 벌이던 당시를 무대로 해서 시대 상황을 이야기에 잘 녹여낸, 완성도 높은 역사 추리물이었습니다. 결말도 깔끔해서 만족스러웠어요.

이렇게 5편이 제가 선정한 후반부 베스트 5입니다. 이전 선정작과 합쳐 저만의 'Q.E.D season 1 (1~50권)의 베스트 에피소드 10'이라고 할 수 있겠네요.

덧붙여, 아깝게 베스트로 선정되지 못한 가작들도 소개해드립니다.

33권 "추리소설가 살인사건" 

추리 소설가가 트릭 때문에 살인을 저지른다는건 "Nervous Breakdown"에서도 등장했었던 설정이지요. 거기에서도 '미키가 노래하는 미버'라는 초월 번역이 돋보이는 좋은 작품이었지만, 이 작품도 만만치 않아요. 괜찮은 밀실 트릭과 추리 소설가들의 심리를 잘 그려낸 덕분입니다. 아쉽게도 용의자가 너무 적고, 트릭이 만화적이라는 단점 때문에 살짝 감점하나 가작으로는 충분합니다.

35권 "두 용의자" 

강도 사건에 대한 추리물로 이야기 자체는 뻔합니다. 하지만 본 사건과 관계없는 과거의 사건을 들먹여 독자를 속이려고 시도하는, 추리 소설에 흔히 등장하는 전개에 대한 통렬한 비판이 굉장히 인상적이었기에 가작으로 선정합니다.

38권 "17" 

일본 수학인 "화산"을 다루고 있는 일종의 가상 역사 수학물로, 추리적인 요소보다 현학적인 측면에서 큰 만족감을 안겨다 주었습니다. 이런 점도 Q.E.D의 핵심 재미 요소라고 할 수 있겠지요.

40권 "밀실 No.4" 

금고 속 돈을 훔치는 방법에 대한 트릭이 돋보였던 일상계 소품이었던 "4각관계"도 좋았지만, 추리 동호회의 에나리가 등장하는 본격물인 "밀실 No.4"야 말로 진정한 가작입니다. 밀실 살인 사건 해결을 테마로 한 여행 상품 체험 중 벌어진 진짜 밀실 살인 사건에 대한 이야기지요. 여행 상품 속 밀실 트릭은 억지스럽지만 재미는 있었습니다. 실제 살인 사건에 사용된, 촛불을 이용한 시간 착오 트릭도 괜찮은 착상이었고요. 그러나 이 작품의 핵심은 토마가 용의자에게 하는 말이었습니다. 덕분에 가작으로 꼽습니다. 상세 내용은 링크 속 리뷰를 참조하시길.

41권 "카프의 탑" 

추리적으로는 별 볼일 없어요. 그러나 논리 퍼즐에 대한 학습 만화로는 최고 수준이었습니다. 이런 학습 만화적인 부분도 Q.E.D만의 볼거리이자 매력 포인트라고 생각하기에, 가작으로 꼽습니다.

2013/07/29

Q.E.D 큐이디 42 - 카토우 모토히로 : 별점 4점

Q.E.D 큐이디 42 - 8점 카토우 모토히로 지음/학산문화사(만화)

"Q.E.D 큐이디 41 - 카토우 모토히로 : 별점 3점"

"에셔 호텔"

에셔의 작품을 모티브로 한 기묘한 호텔에서 벌어진 살인사건을 다룬 이야기입니다.

에셔의 작품을 사건의 동기와 실제 트릭에 효과적으로 응용한 구성이 인상적이었으며, 추리적으로는 최근 Q.E.D 시리즈 중 최고라 해도 과언이 아닐 만큼 잘 짜여 있었습니다. 트릭에 필요한 설정이 자연스럽게 녹아들어 있으며, 독자에게도 공정한 정보를 제공하고 있다는 점에서 높이 평가할 수 있습니다.

특히 범인이 범행을 저지를 수밖에 없었던 기구한 과거가 드러난 이후에도, 토마가 워드프로세서로 쓰여진 편지라는 단서를 통해 헛점을 날카롭게 파고드는 장면은 최고였어요. 단순한 정황 증거나 증언에만 의존하지 않고, 논리적으로 접근한다는 점이 돋보였기 때문입니다.

물론 몇 가지 아쉬운 점도 있었습니다. 대표적인 것이 이런 류의 장치 트릭의 한계이기도 한데 무한계단의 수수께끼를 정말 경찰 수사로 밝혀낼 수 없었을까라는 점입니다. 과거의 사건에 대한 사진 증거도 현장 검증 한 번이면 충분히 모순을 밝혀낼 수 있었을 테고요. 거액을 들인 복수치고는 결과가 애매하다는 것도 의아합니다. 왜 진짜 나쁜 놈인 쿠로즈미를 죽이지 않았을까요?

또한, 에셔라는 작가와 그의 작품을 모티브로 했다는 점에서는 Q.E.D보다는 C.M.B에 더 어울릴 법한 소재라는 생각도 들었습니다. 이래서야 스핀오프를 제작한 의미가 없잖아!

그래도 작품 자체는 매우 뛰어납니다. 별점은 4점입니다.

"논리의 탑"

논리 퍼즐을 통해 신형 연산장치가 숨겨진 위치를 찾아가는 과정을 그린 이야기입니다. 연산장치를 숨긴 장본인인 미아가 로키의 옛 친구였고, 그 인연으로 토마가 사건에 참여하게 되지요.

전형적인 Q.E.D의 학습만화 스타일의 에피소드인데, 논리 퍼즐이 주요 소재인 작품다운 전개가 인상적입니다. 등장인물들의 서로 다른 증언이 단순히 ‘참’과 ‘거짓’으로 구분되지 않고, 제3의 인물을 통해 정리되어 가는 과정을 논리적으로 잘 설명하고 있거든요. 또한, 미아가 자신의 발목을 잡을 것이 분명한 직장 상사와 옛 연인을 불러모아 퀴즈쇼 형식으로 문제를 푼다는 설정도 충분히 납득이 가도록, 논리적, 합리적으로 잘 짜여져 있고요.

추리물로서 특별히 눈여겨 볼 부분은 거의 없기에 약간 감점하여 별점은 3.5점입니다만, 개인적으로는 재미있게 읽었습니다.


결론적으로, 이번 권의 전체 평점은 4점입니다. 장기 연재로 인한 힘 빠짐이 걱정되기도 했지만, 이번 작품들을 보니 그런 우려는 기우였던 것 같습니다. 다음 권도 기대가 됩니다.

2019/12/10

Q.E.D. iff 2 - 카토우 모토히로 : 별점 2점

[고화질] Q.E.D. iff 증명종료 (큐이디 이프) 02 - 4점
MOTOHIRO KATOU/학산문화사

C.M.B 도 좋지만, 저는 Q.E.D 를 훨씬 좋아하는 편입니다. Q.E.D의 season 2라고 할 수 있는 iff 시리즈도 이제 e-book으로 접할 수 있게 되었더라고요. 기쁜 마음에 읽어보았습니다.

그런데 이번 권에 수록된 이야기들은 그다지 좋지 못했습니다. 2편의 에피소드가 수록되어 있는데 추리적으로 대단치 않고, 이야기도 여러모로 헛점이 많았기 때문입니다. 2편 모두 내용에 비하면 분량이 지나치게 길고요. Q.E.D 특유의 현학적인 재미, 수학적인 정보의 제공도 그리 대단치 못합니다.

그래서 별점은 2점입니다. 다음 권은 조금 더 분발해주면 좋겠네요.

수록된 에피소드 별 상세 리뷰는 아래와 같습니다. 언제나처럼 스포일러 가득한 점 참고하시기 바랍니다.

"벌거벗은 임금님"

토마와 가나의 동급생 유바리 미츠키의 오빠 유우키는 인기없는 만담가로, 마지막이라는 생각을 담아 '벌거벗은 임금님'이라는 희극 각본을 썼다. 이를 1인극으로 공연한 뒤 연예계를 은퇴할 결심이었다. 그러나 선배 개그맨 스즈카와 매니저 아카시의 농간으로 각본을 빼앗기고, 주역 자리에서 밀려나 고생하다가 과로로 쓰러지고 마는데...

추리물이라기 보다는 계약 관계를 둘러싼 비즈니스 물입니다. 토마의 계략으로 아카시는 유우키가 스즈카의 회사에 고용되었다는 계약서를 작성한게 반격의 계기가 되기 때문입니다. 스즈카의 회사는 모회사인 이시즈치 흥업과는 무관하지만, 유우키가 쓰러진 뒤 벌어진 인터넷 상에서의 코멘트와 크라우드 펀딩이 이시즈치 흥업 소속 연예인들이 얽히게 되어서 약점을 잡히게 되지요.

그런데 이게 그렇게 와 닿지는 않더라고요. 딱히 큰 문제로 보이지는 않았거든요. 정확하게 어떤 상황이 문제가 되는지를 잘 모르겠더라고요. 추리적으로도 볼 만한 건 처음에 스즈카 산타가 유우키의 대본을 훔친 방법이 무엇인지에 대한 자잘한 트릭 뿐이지만 개그에 가까운, 그야말로 개그맨이 생각해 낼 법한 트릭이라 좋은 점수를 주기 어렵습니다. Q.E.D 특유의 학습만화스러운 재미도 전무하고요.

그래서 결론내리자면 별점은 1.5점. 이렇게 길게 끌고갈 이야기는 아니었습니다.

"살인의 모양"

지중해 몰타 섬에서 수학자 알프 레츠의 아내 카밀라가 열쇠로 잠겨진 방에서 시체로 발견되었다. 경찰은 강도 소행으로 결론내렸지만, 반발한 알프는 무려 4개월 동안 개인적인 조사를 이어갔다. 유력한 용의자는 알프의 친구 데릭과 그의 아내 플라니로, 이유는 카밀라가 데릭에게 추근거리고 있었기 때문이었다.

몰타섬을 무대로 로키까지 등장하는 제법 긴 이야기인데, 핵심 트릭은 단순합니다. 호텔 방의 디자인을 이용하여 깨진 유리창을 보이지 않게 만든 것에 불과하거든요. 물론 간단한 트릭이 현실성 높은건 당연하니 단점은 아닙니다.
또 알프가 데릭을 범인으로 옭아매기 위해 세운 계획 역시 상당히 합리적이에요. 호텔의 열쇠는 모두 똑같이 생겨서 충분히 바꿔칠 수 있었고, 플라니의 알리바이가 없어서 이를 데릭이 함께 위증한 것 역시 사실이었으니까요.
문제는 경찰이 강도의 범행으로 단정지었기 때문에, 플라니의 위증을 증명할 증인을 찾는데 4개월이나 걸렸다는거죠. 그 와중에 토마가 나타나 진상을 파헤쳐버렸고요.

범인의 계획대로 누군가에게 죄를 뒤집어 씌우지 못한 탓에 범행이 드러난다는건 꽤 신선한 발상인데, 문제는 너무 쉽게 마무리되는 결말입니다. 알프가 진범이며, 그 증거는 달의 방 창문의 보이지 않는 부분이 깨진 것이다라는 토마의 추리가 과연 데릭이 진범이라는 알프의 작전과 비교했을 때 더 설득력이 있다고 보기는 어려운 탓입니다. 유리창은 언제든 깨질 수 있지만, 플라니와 데릭이 위증을 한건 엄연한 사실이잖아요?

게다가 알프가 범인이라는걸 알아낸건 데릭 부부 둘 중 누가 체포되어도 상관없게 된 것이라는 알프의 말 때문이라는데 이 역시 이해가 잘 되지 않습니다. 그게 누구던, 아내를 살해한 범인이 체포되었다면 충분히 할 법한 말 가지고 말꼬리를 잡은 거에 불과해 보였으니까요.

그래서 별점은 2.5점입니다. 추리적으로 나쁘지는 않지만 결말의 비약이 심해서 감점합니다.

2011/04/17

Q.E.D - 36 / 37 - 카토우 모토히로 : 별점 2점씩

Q.E.D 큐이디 36 - 4점
카토우 모토히로 지음/학산문화사(만화)

오래간만의 Q.E.D. 이번에는 조금 긴 호흡의 이야기 두 편이 실려있습니다.

두 편 평균 별점은 1.75점... 반올림해서 2점주겠습니다. 간만에 봤는데 심하게 평균 이하라 안타까왔습니다.

"쿠로가네 저택 살인사건".

물리학과 교수의 자살, 그리고 뒤이은 교수 장례식장에서 벌어지는 살인 사건이라는 두 개의 사건을 다루고 있습니다. 자살로 위장한 교수 살인 사건은 트릭은 없지만 간단한 모순을 통해 사건의 진실을 꿰뚫어 보고, 두 번째 사건에서는 화살을 이용한 장치 트릭이 사용되고 있습니다. 

이 중 첫 번째 사건은 Q.E.D스러운 분위기, 자연스럽지만 모순이 존재하는 상황을 잘 끄집어 내었다는 점에서 괜찮았습니다. 그러나 두 번째 화살 트릭은 정말 실망스러웠습니다. 도저히 한번에 제대로 성공할 수 있으리라 생각 되지 않는, 운과 우연이 크게 좌우하는 트릭이었던 탓입니다. 차라리 극중 토마의 말처럼 공기총으로 화살을 쐈다고 하던가... 이 졸렬한 트릭 때문에 교수님이 직접 세운 복잡한 계획임에도 불구하고 전개에서 현실성이 떨어져 버리고 말았습니다. 단박에 불가능한 트릭이라는 결론이 내려져버리니, 기껏 용의자를 만들어 놓은 의미 자체가 없어져 버렸으니까요. 

전개도 문제가 많습니다. 앞서서는 계속 동기 부분을 흐려놓다가 마지막에 그 동기가 사실이었다는 결론인데, 오랜시간 참아왔던 욕구가 별다른 이유없이 표출된다는건 말이 안됩니다. 

심각한 사건을 담백하게 진행하는 Q.E.D스러운 분위기와 함께 제논의 화살과 같은 현학적인 재미마저도 없었다면 점수를 줄 수 있는 부분이 전무한 평균 이하의 작품이였습니다. 별점은 2점입니다. 

"Q and A"

에게해에 있는 부유한 은행가 글래스 로스펠더의 별장에 자식들이 모입니다. 이들 중 후계자가 될 사람에 대한 판정을 토마가 내리는 임무를 맡는다는 이야기지요. 와중에 벌어지는 이상한 사건들과 섬에 전해져 내려온다는 수수께끼 같은 시도 하나로 엮이고요. 

동-서의 교차점이었던 에게해의 별장, 부유한 은행가의 후계자들, 섬에 전해져 내려오는 수수께끼와 같은 시, 거대한 음모가 펼쳐지는 듯한 전개 등에서 상당히 큰 스케일이 느껴지긴 했습니다. 

그러나... 완성도 면에서는 평범한 일상계 작품보다도 훨씬 못했습니다. 아무리 읽어봐도 시와 자식들을 평가하는 심사가 무슨 관계가 있는지 잘 모르겠더라고요. 심사도 너무 뻔했고요. 작가 스스로 괜찮은 아이디어라 생각하고 그리기 시작했지만, 그리다 보니 혼란에 빠진게 아닌가 싶었어요. 추리적인 부분과 일반적인 재미 두가지 모두에서 실패한 졸작입니다. 스스로 악당임을 자처하는 토마의 새로운 모습을 본것 하나 정도만이 위안거리였습니다. 별점은1.5점 입니다.

Q.E.D 큐이디 37 - 4점
카토우 모토히로 지음/학산문화사(만화)

이어지는 37권 역시 두 편의 이야기가 담겨있습니다. 수록된 두 이야기 합쳐 평균 2점... 첫번째 작품이 그래도 선방해 주기는 했지만 두 권 모두 기대에는 미치지 못했습니다. 다음 권에서는 만회해 주었으면 좋겠네요. 

솔직한 심정으로는 C.M.B와 아이디어를 나누지 말고 하나로 합쳐서 하나의 시리즈에 주력해 주었으면 하는 마음 간절합니다.

"살인강의" 

토마는 미즈하라 경위의 부탁으로 이즈반도 경시청 연수시설에서 진행된 범죄 프로파일링 강습회에 참석했다. 그러나 그날, 경찰관 대상의 살인 사건이 일어났다...

피해자와 용의자들 모두가 같은 강습회에 참석한 경찰관들로 밀실 트릭과 심리 트릭을 교묘하게 이용하고 있습니다.

그런데 범인이 아무리 궁지에 몰렸다고 하더라도 경찰관들이 연수를 받는 건물 안에서 대담하게 범행을 저지른 것에 대한 설명이 많이 부족했다는 점, 그리고 핵심 트릭이 너무 장난스럽고 유치하다는게 아쉬웠습니다. 애시당초 자기 옆방이 누구 방인지 모른다는 것이 말이 안되잖아요? 관리인만 나와도 쉽게 해결될 문제이기도 하고요. 

트릭이 기본만 해 주었더라면 전개 자체는 몰입할만해서 훨씬 높은 점수를 줄 수 있었는데 아쉽네요. 별점은 2.5점 입니다.

"아니마"

애니메이션 원화 하청업체서 벌어진 원화 훼손 사건을 해결하는 전형적인 일상계 작품. 

그런데 핵심적인 사건과 트릭이 빈약해서 이렇게까지 길게 끌고갈 필요가 있나 싶었습니다. 특히나 아니메에 아니마(생명, 영혼)을 바친다는 것에 대한 이야기가 너무 길고 지루해서 불만스러웠어요. 일하다보면 지칠 수도 있고 하는 일에 대한 회의가 밀려올 수도 있다는 것, 그래서 지치고 힘들어서 직장을 그만둘 수도 있다는 것은 10년 이상 일해본 직장인 누구나 겪어본 이야기일텐데 그게 뭐 그리 대단하다고 아니마 어쩌구 하면서까지 표현한건지 당쵀 이해할 수 없었습니다. 아니 동의할 수 없어요. 

덧붙여 추리적으로도 굉장히 허술하고 말이 안되는 상황이 있어서 높은 점수를 주기는 불가능했습니다. 평범 이하의 작품이었어요. 별점은 1.5점 입니다.  

2023/08/13

로켓맨 1~10 - 카토우 모토히로 : 별점 2점

로켓맨 10 - 4점
카토우 모토히로 지음/학산문화사(만화)

중학생 미즈나시 요우는 정보상 R의 일을 돕게 된다. 어린 시절 잊어버린 기억을 찾기 위해서였다. 악당인줄 알았던 R은, 알고보니 스스로 로켓을 만들어서 우주로 가려는 꿈을 이루려 정보를 팔아 돈을 모으고 있었다.
R은 자기 사건을 도와준 댓가로 요우의 과거에 대한 정보를 전해주지만, 요우의 과거는 R이 속한 정보조직 T.E의 핵심 비밀 슈타지 파일과 관련된 중요한 비밀이었다. 파일은 오래전, 요우의 어머니가 가지고 사라진 채였다.T.E의 우두머리 아이에네스의 명령으로 R과 싸워 이긴 요우는 R의 로켓을 대신 맡아 완성하는 조건으로 조직에서 일하게 되었다.

Q.E.D로 유명한 카토 모토히로의 초기 옴니버스 연작 단편 모험물.
Boy meet a Rocket man이라는 부제처럼, 로켓을 만들어 우주로 가려는 남자 R과 만난 왕따 소년 요우의 모험과 성장이 핵심입니다. 초, 중반부까지는 R과 엮여 R이 속한 조직인 T.E의 에이전트가 된 요우가 이런 저런 사건들을 맡아 해결하는 단편 옴니버스물입니다. 여러가지 사건들이 등장하는데 추리적으로 괜찮은 에피소드들이 눈길을 끕니다. 특히 밀실 트릭 두어가지는 꽤 잘 만들어졌습니다. 아래와 같이 문이 잠겨진 '느낌'을 전해주는 장치 트릭은 상당히 그럴듯해 보였습니다.
자살하는 사람이 안경테의 다리를 쏘았을리 없다는 점에 착안해 일종의 밀실 사건을 해결하는 이야기도 좋았고요.
Q.E.D 작가답게 과학과 트릭을 결합한 이야기도 있는데 나쁘지 않았습니다. 유전 아래에 사는 외딴 마을 사람들이 몰살당한 사건의 원인을 파헤치는 이야기로, 유전에서 이산화탄소를 물에 녹여 배출하다가 의도치않게 유출 사고가 났다는걸 설득력있게 잘 풀어나가고 있습니다.

Q.E.D 비슷하게 여러가지 정보를 알려주는 학습 만화로서의 가치도 있습니다. 중요한 '정보'를 판매하는게 주 업무인 덕분이지요. 그래서 당대 세계 정세 및 주요 사건에 대한 언급도 많습니다. 인상적이었던건 20여년 전 작품임에도 아직 현재 진행 중인 이슈들이 많다는 점이었습니다. 블러드 다이아몬드, 그리드 컴퓨팅을 활용한 해킹,수정란 밀매 등이 그러합니다. 무기 상인들의 행각이야 지금도 현재진행형이고요.

중, 후반부는 R이 로켓을 만들어 우주로 가려는 이유와 T.E라는 조직에 얽힌 수수께끼를 알려주는 긴 호흡의 이야기가 펼쳐집니다. 결국 T.E와 거대 무기 거래 조직 도미니온 재단 사이에서 전면전이 벌어지고요. 그러나 전개와 설정 모두 납득하기 어려웠습니다. 
일단 수수께끼부터 살펴보면, 도미니온 재단은 과거 자동 무인 레이저 공격용 위성을 팔려고 했습니다. 기술이 아직 완성되지 못했는데 말이죠. 소련이 붕괴하고 냉전이 끝나던 시점이라 더 늦어지면 판매가 불가능해 질 수 있었기 때문에 도미니온 재단은 사람을 위성에 남겨두고, 자동화 위성인 것처럼 속이는 쇼를 벌였고 그 사람은 다시 데리고 오지 않았습니다. 그게 R의 부친이었고요. 이 사실이 알려지면 큰 스캔들이 될게 뻔하니 필사적으로 숨기려 했다고 하네요. 
하지만 수많은 사람들을 희생시킨 전쟁 무기 상인이 한 명의 우주인을 위성에 남겨둔게 뭐가 그리 큰 스캔들인지 잘 모르겠습니다. 아버지 유해를 찾기 위해 우주로 가려는 R과 T.E를 저지하기 위해 희생시킨 군인들 수가 훨씬 많아요. 그 희생은 왜 괜찮은걸까요?
이외에도 설득력 부족한 설정은 많습니다. 하긴, 애초에 13살 중학생인 미즈나시 요우가 T.E의 에이전트가 된다는 설정부터가 억지스러우니 더 말해 무얼하겠습니까.... Q.E.D의 토마는 MIT를 조기 졸업한 천재이고, 친구 중 한 명은 거대 IT 재벌 총수인 등 인맥도 화려합니다. 본인의 재산도 많다고 설명되고요. 하지만 미즈나시 요우는 학교에서조차 왕따를 당하는 평범 이하의 중학생입니다. 어머니가 T.E의 S급 요원이었고, 요우도 자질이 있다는 식으로 설명하지만 Q.E.D와 비교하면, 지나치게 아동향이라는 티만 물씬 났습니다.
마지막에 등장하는, 도미니온 재단에서 다른 위성을 구입해서 원래 위성에 추돌시킨다는 계획은 참고 보아온 독자의 의식을 아득하게 날려버립니다. 그게 가능했다면 애초에 T.E와 전투를 벌일 이유도 없습니다. 진작에 추돌시켜서 위성만 날려버렸으면 됐잖아요? 여태까지의 전투와 작전은 모두 헛짓거리였습니다!
아울러 도미니온 재단이 고용한 3인의 킬러 프랙탈, 제로, 인피니티와 아이에네스를 지키는 수호자 지하에 대한 설정은 지극히 유치했습니다. 프랙탈과 지하가 총기가 널린 전쟁터에서 칼과 기묘한 와이어로 사투를 벌이는 장면은 헛웃음이 나올 정도였어요. 이 장면을 포함한 마지막 대결전은 이 작가가 액션 연출과 묘사에는 정말 재능이 없다는걸 깨닫게 해 주더군요.

그래서 별점은 2점. 10권 정도로 연재가 마무리된 이유를 충분히 알 수 있었던 평균 이하의 작품이었습니다. 절판된 탓에 중고 가격이 어마무시한데, 그 가격에 걸맞는 가치는 없습니다. Q.E.D에서 활용하면 더 좋았을 트릭이 아까울 따름입니다.

2011/06/25

Q.E.D 정주행. 1권부터 30권까지 내맘대로 Best

뭔가 꽉 막힌 듯 답답한 게 돌파구가 보이지 않는 요즘입니다. 좋아하는 독서를 마음 편히 즐긴 것도 오래전 일인 것 같네요. 그래서 기분 전환 삼아 쌓아둔 "Q.E.D"를 1권부터 다시 정주행했습니다. 누군가의 말처럼 "책장 어디를 펼쳐도 마음에 드는" 그런 작품이라고 하기는 어렵지만, 최소한 스트레스가 해소되는 느낌은 드니까요.

이왕 다시 정주행하는 김에 개인적으로 최고의 에피소드를 뽑아보았습니다. 생각보다 일상계 작품이 적어서 좀 의외였어요. 다른 분들의 선택이 어떨지 궁금하기도 합니다.

베스트 5

4권 - 야곱의 사다리

오늘날 "Q.E.D" 장기 연재의 발판이 된 작품이 아닐까 싶습니다. 캐릭터는 독특했지만, 다소 뻔했던 이전 에피소드들과 차별화되는, 이른바 수학·과학적 지식이 실제 사건과 잘 결합되면서 만화적 전개를 통해 그 시너지를 극대화시킨다는 "Q.E.D"만의 장점이 잘 드러난 에피소드이기 때문입니다. 동기가 좀 어이없기는 하지만, 이 정도면 스케일도 적당한 편이고, 무엇보다도 인공생명을 의인화하여 성경 속 이야기와 결합한 전개가 아주 절묘했어요.

10권 - 마녀의 손안에

역시나 "Q.E.D"스러운 명 에피소드입니다. 토마가 10살 때인 MIT 재학 시절을 배경으로 하고 있습니다. 역사적 사실인 샐럼 마녀재판과 현대의 살인사건을 접목한 전개도 좋지만, 무엇보다도 범인이 1년여에 걸쳐 계획한 범죄와 트릭이 최고 수준입니다. 법정 드라마스러운 전개도 좋았고요. 전체 시리즈를 통틀어도 최고로 꼽을 만 합니다.

16권 - 죽은 자의 눈물

핵심 트릭으로 시체 감추기 + 알리바이 위장 공작이 등장합니다. 본격물답지만 흔해빠진 설정인데, 트릭의 설득력도 높고 범인의 계획이 꼼꼼하게 짜여 있는 웰메이드 추리물입니다. 토마가 범인을 눈치챈 이유도 깔끔해서 좋았고요. 무엇보다도 만화로는 보기 드문 심리 서스펜스를 묘사가 베스트로 선정한 가장 큰 이유입니다. 마지막 토마의 '사기극(?)' 역시 눈여겨볼 만한 부분입니다.

20권 - 다망한 에나리 씨

탐정 동호회 회장 에나리의 할머니에게 닥친 수수께끼 같은 사건을 그린 전형적인 일상계 소품입니다. 정말로 별거 아닌 사건을 진지하게 본격 추리물로 구성한 일상계의 왕도! 그 와중에 웃음과 재치를 빼놓지 않은 점도 높이 평가할 만 합니다. 베스트로 선정되는 것이 당연한 에피소드입니다.

27권 - 입증 책임

학교 내 모의재판으로 배심원제도를 체험하는 행사에 참관하게 된 토마가 과거 실제 있었던 사건의 진상을 알게 된다는 작품. 

배심원 제도를 이해하는 데 아주 효과적이었던, 역시 "Q.E.D"의 장점인 학습만화스러운 전개가 빛나며, 사건의 맹점을 파헤치는 추리적인 부분도 마음에 들었습니다. 법정물스러운 분위기도 합격점이고요. 마지막에 진상을 꿰뚫고 있으면서도 검찰의 입증 책임 때문에 무죄 쪽에 힘을 실어준 토마의 행동이 역시나 토마답다는 것도 좋았어요. 캐릭터가 이렇게 일관되게 유지되기도 힘든 일이잖아요?

그리고 아래는 아쉬운 가작들. 좋은 작품들이지만 아주 약간 아쉬움이 남아 베스트 5에는 아깝게 선정되지 못한 에피소드들입니다.


아깝다, 가작!

9권 - 얼어붙은 철퇴

이미 잊혀진 과거의 사건을 현재에 밝혀낸다는 줄거리인데, 흡사 "용의자 X의 헌신"을 보는 듯한 두 천재 수학자의 대결이 볼만합니다(선·악의 캐릭터가 뒤바뀐 감은 있지만요). 특히 결말 부분에서 카치도키 다리가 다시 열리는 순간의 재회라는 극적 장치 덕분에 굉장히 드라마틱한 작품으로 완성되었습니다. 아쉽게도 핵심 트릭인 카치도키 다리 관 속에 시체를 넣는다는 트릭이 별로라서 가작이지만, 전개만큼은 높이 평가하고 싶습니다.

11권 - 겨울 동물원

무명 추리작가가 자신이 고안한 트릭으로 사건을 저지른다는 일상계스러운 본격물입니다. 추리작가의 유령이 사건을 끌어가는 유머러스한 진행도 좋지만, 유치한 트릭을 한 번 더 포장하는 결말이 마음에 들어 가작으로 선정합니다. 그런데 궁금한 게 한 가지. 토마는 유령의 존재마저 눈치챘던 걸까요?

13권 - 재난의 사나이

로키와 에바 다음으로 출연 비중이 높은 토마의 대학 동기 알렌 브레이드와의 두뇌게임을 그린 에피소드. 렘브란트의 작품으로 장물이기도 한 그림을 놓고 벌이는 게임이 상당히 흥미진진합니다. 후쿠모토 노부유키나 카이타니 시노부 같은 게임 만화 거장들의 작품처럼 긴박감 넘치는 전개가 있었더라면 더 좋았겠지만, 개인적으로 좋아하는 에피소드입니다.

17권 - 까마중

영화 촬영장을 무대로 한 밀실 트릭이 등장하는 에피소드로, 트릭 자체는 경찰 수사로 밝혀질 수준이라 높은 수준은 아닙니다. 하지만 설정과 트릭이 작품 속 영화 "까마중"과 병렬로 진행되며 완벽하게 맞물리는 점이 아주 인상적이었어요. 트릭만 좀 더 정교했다면 만점을 받아도 될 만한 작품입니다.

24권 - 크리스마스 이브이브

크리스마스이브의 밤, 엄청나게 바쁜 노래방에서 벌어진 희한한 사건을 그린 일상계 에피소드. 소소하지만 짜임새 있는 전개와 함께 일종의 암호 트릭이 등장하는 등 풍성함이 좋았습니다.

25권 - 여름의 타임캡슐

가나가 초등학교 때 묻은 타임캡슐 속 보물에 대한 기억을 더듬어가는 이야기. 사건의 동기가 설득력 있고, 추리의 과정도 합리적일 뿐만 아니라 추억의 소중함을 알려주는 여운이 인상적인 작품이라 가작으로 선정했습니다.

2021/11/14

Q.E.D Iff 증명종료 16 - 카토 모토히로 : 별점 1.5점

Q.E.D Iff 증명종료 16 - 4점
카토 모토히로 지음/학산문화사(만화)

Q.E.D의 두 번째 시즌이라고 할 수 있는 iff도 16권 째입니다. 그런데 수록된 두 편의 이야기 모두 억지스러운 설정과 전개로 점철된, 수준 이하의 작품들이었습니다. 첫 번째 이야기인 "시계탑"은 그나마 추리적으로 약간 볼만합니다만 현실성이 부족해서 도저히 좋은 점수를 줄 수 없네요. 

또 두 편 모두 Q.E.D 시리즈일 이유를 알 수 없다는 점도 감점 요소에요. 토마와 가나가 사건에 휘말리게 되는 이유가 제대로 설명되지 않는 탓입니다. 내용만 보면 '지나가던 명탐정이 수수께끼의 괴사건을 해결한 뒤, 제 갈 길을 간다'는 이야기니까요.

그래서 별점은 1.5점입니다. 시리즈의 오랜 팬으로 애정을 담아서 이 정도이지, 팬이 아니었다면 그 이하 별점도 가능했을 졸작이었어요. 읽다가 힘이 다 빠질 정도였는데, 후속권에서는 부디 만회해주기만을 바랍니다.

수록작별 상세 리뷰는 아래와 같습니다. 언제나처럼 스포일러 가득한 점, 참고하시기 바랍니다. 두 편 모두 스포일러가 그렇게 의미있는 이야기는 아닙니다만...

"시계탑"

시계탑이 있는 건물에 저렴한 애프터눈 티 세트를 파는 카페가 생겼다. 가나들은 열광했지만 얼마 지나지않아 기업가 데마키가 운영하는 게스트 하우스로 바뀌었다. 게스트 하우스는 큰 적자를 보던 끝에, 데마키에게 돈을 빌려주었던 투자자 다이바가 실종되고 데마키가 도망가버리는 사건이 일어났다. 조사해보니, 시계탑이 있는 건물에서 지난 60년간 2건의 살인 사건, 3건의 실종 사건이 있었다는게 밝혀지는데....

이전에도 등장했던 타나바타 형사가 재 등장하는 작품입니다. 

사건은 원래 시계탑 건물에 거주했던 화가 오키 실종이 원인이었습니다. 오키는 시계탑 주인 하토야 가문의 딸 하라코와 사랑에 빠졌었는데, 이를 반대하던 하라코의 오빠 히카루와 만난 후 사라졌었지요. 당시 비명 소리를 들었다는 신고가 들어와서 경찰이 수색을 진행했지만 시체는 발견하지 못했고, 사건은 오빠가 말한대로 오키가 돈을 받고 떠난 걸로 마무리되었습니다. 그러나 이를 믿지 못했던 하라코는 시체를 찾기 위해 시계탑을 자기 소유로 만들었습니다. 그러나 샅샅이 뒤진 끝에도 시체를 발견하지 못하자, 살인 사건을 저지를만한 사람에게 건물을 빌려줬습니다. 그들이 살인 사건 후 시체를 숨긴 곳에 오키의 시체도 있을거라 생각해서요. 즉, 일종의 집단지성?에 기댄 셈입니다.

하지만 너무 어설픈 설정입니다. 건물을 빌리려는 사람 중 누가 살인을 저지를지를 어떻게 예상할 수 있단 말입니까? 그리고 건물에서 살인이 일어나게 만든 뒤 범인들이 숨긴 시체 실종 사건으로 처리된 시체들)를 따로 가져다 버리는 것보다, 돈을 써서 전문가에게 시체 찾기를 요청하는게 더 상식적일 겁니다. 애초에 범인이 시체를 숨길만한 곳을 조사 하지 않았다는 것도 말이 안되고요. 

오키의 시체가 시계의 동력 역할을 하는 돌 주머니를 이용하여 감추어졌다는 진상도 당황스러웠습니다. 시계탑 기둥을 조사하지 않았을리가 없으니까요. 설령 사건 직후에는 못했다 하더라도, 시계가 작품에서처럼 동작 이상을 일으켰다면 시체는 당연히 발견되었을겁니다. 그러나 토마가 나설 때 까지 시체를 발견하지 못했다? 납득하기 어렵습니다. 시계를 정기적으로 관리했다는 언급까지 있는데도 불구하고 말이지요. 

아울러 주머니에 감추어진 시체가 백골이 될 때까지 들통나지 않았다는 것도 설득력이 떨어졌어요. 거주자도 있었고, 이런저런 가게가 있었는데 아무런 냄새나 흔적 없이 시체가 자연스럽게 백골이 될 리가 없잖아요. 하긴, 시체가 수십년간 돌 주머니 줄에 매달려 있었다는 것 자체가 완전 억지입니다. 사건이 대충 무마된 후에, 살인을 저질렀던 히카루가 직접 시체를 없애는게 당연하니까요. 하라코 본인이 건물 안에 범인들이 숨겨놓은 시체를 그대로 놔 두지 않고 따로 처리해 버렸던 것처럼요. 오빠 히카루가 오키의 시체를 진작에 처리하지 않았다고 생각할 근거는 전혀 없어요.

토마와 가나가 사건에 휘말린 이유도 설명이 부족하며, Q.E.D 특유의 학습 만화스러운 부분도 거의 찾아보기 힘들어서 Q.E.D 시리즈가 맞는지도 의심스러울 정도입니다. 의미있는 정보는 게스트 하우스 사업이 실패한 원인 - 외국인 여행객들은 시간을 중요하게 여기므로 역이 가까와야 한다, 마찬가지로 식사도 쉽고 싸게 할 수 있게 편의점이 가까와야 한다, 목욕탕에 문제가 있다는 클레임을 무시하면 안된다 - 을 아르바이트 아가씨가 읆조리는 정도만 눈에 뜨였을 뿐입니다.

그나마 소소한 추리, 시계탑 건물에 관련된 나쁜 소문을 없애기 위해 자기 소유 회사가 운영하는 가게를 오픈하여 저렴한 가격으로 손님을 끌어들이려 했다면, 왜 계속 그런 방법을 쓰지 않고 다른 사업자에게 임대를 했는지?에 대한 설명은 괜찮았습니다. 다이바 실종 사건에서 사용되었던 무거운 우물 뚜껑에 시체를 묶어 놓았다는 시체 은닉 트릭도 기발했어요. 경찰도 뚜껑이 너무 무거워서 내려 놓지 않고, 옆으로 살짝 옮겨 놓고 우물 속을 조사해서 들키지 않았다는건데, 상황만 놓고 보면 꽤 그럴듯했으니까요. 출동한 경찰조차 무거워서 완전히 내려 놓지 않은 뚜껑을 짧은 시간 동안 혼자서 내려놓고, 시체를 위에서는 안 보이도록 묶은 뒤 다시 혼자서 올려 놓았다는건 여러모로 무리라고 생각되긴 합니다만.

하여튼 별점은 1.5점입니다. 수준 이하의 이야기였습니다.

"마드무아젤 클루조" 

파리 프루니에 미술관에서 "달과 거북이"가 도난당했다. 프루니에 관장의 요청으로 실수투성이 마리안느 클루조 경부가 사건을 맡게 되었다. 범인이 요구했던 50만 유로는 전달 과정에서 사라졌지만, 다행히 그림은 그림 애호가 루이 오규스트의 도움으로 미술관에 무사히 반환되었다. 그리고 이 사건이 널리 보도된 탓에 프루니에 미술관은 문전성시를 이루는데...

클루조 경부 혼자의 원맨, 아니 원우먼쇼가 펼쳐지는 작품으로 오규스트가 수상하다는걸 눈치챈 뒤 그를 미행하여 그가 원래는 배우였다는걸 알아낸다던가, 돈이 든 가방에 일부러 홍차를 쏟아서 나중에 가방이 바뀌치기된게 아니라는걸 증명한다는 식으로 사건 해결은 모두 그녀 혼자의 힘으로 이루어냅니다. 때문에 이 작품은 Q.E.D 시리즈일 하등의 이유가 없습니다. 토마가 하는 일은 전무하다시피하며, 가나가 우연히 크루소 경부와 엮여서 수사에 동행한다는 것도 억지스럽기만 하니까요. 프랑스 경찰이 생면부지의 일본인 관광객?과 수사를 벌인다는게 말이나 될까요?

추리적으로도 눈여겨볼만한 부분은 없습니다. 그림 도난과 그림값을 빼돌리는 두 건의 범행이 벌어지는데, 두 개 다 추리가 필요한 범죄가 아니기 때문입니다. 그림 도난 사건은 인기없는 미술관에 손님을 끌기 위한 프루니에의 계획이라는게 처음부터 공개되거든요. 오규스트의 정체는 추리가 아니라 미행으로 알아내고요. 배우라는 오규스트의 정체는 미행이 아니었어도 경찰 조사로 쉽게 알아낼 수 있었겠지만요.

'경부는 아무나 되는게 아니다.'는 말을 입에 달고 살면서도 실수 투성이인 클루조 경부 캐릭터도 추리 소설에서는 너무나 흔해빠진 설정이라 좋은 점수를 주기 힘듭니다. 왜 새 캐릭터를 등장시켰는지도 잘 모르겠어요. 이름부터 당대 서스펜스 스릴러의 거장 앙리 조르주 클루조 감독에서 따온 듯 싶은데, 뭔가의 콜라보레이션 기획이 아니었나 싶은 생각이 듭니다.

결론내리자면 별점은 1점. 미술품 도난에 대한 짤막한 정보가 공유되는 것 외에는 건질게 하나도 없는, 전작은 괜찮다고 생각하게 만들 정도로 형편없는 졸작입니다.

2020/01/02

Q.E.D. iff 4 - 카토우 모토히로 : 별점 2.5점

Q.E.D Iff 증명종료 4 - 6점
카토 모토히로 지음/학산문화사(만화)

Q.E.D. iff 3 - 카토우 모토히로 : 별점 1.5점 

전에 읽었던 2, 3권이 전혀 기대에 미치지 못해서 걱정했는데, 이번 권은 다행히 괜찮았습니다. 수록작 중 "아이디"는 망작이지만 "바다의 무녀"가 꽤 괜찮은 덕입니다. 간만에 힘을 내 주었기에 별점은 2.5점 주겠습니다. 

수록된 에피소드 별 상세 리뷰는 아래와 같습니다. 언제나처럼 스포일러 가득한 점 참고하시기 바랍니다.

"바다의 무녀"

이즈 제도 남쪽에 있는 작은 섬 아이가시마에서 리조트 찬성파와 반대파가 첨예한 대립을 벌이는 와중에 도쿄에서 온 측량사가 살해당했다. 무녀 유나 아오이가 측량사 시체가 묻힌 섬을 예언한 뒤, 경찰은 그녀를 추궁하기 시작했다. 유나 가문은 섬의 수리권을 가지고 있고, 리조트에 물을 나누기 힘들어 건설을 반대하고 있던 터라 더욱 의심을 샀다.
유나가 섬을 나간 적이 없다고 확신하는 동생 시오미는 가나와 토마에게 사건 해결을 부탁했다. 토마와 가나가 섬을 방문한 뒤, 유나 가문의 수리권 고용한 변호사, 리조트 회사 직원마저 차례로 시체로 발견되는데...

이야기에 대단한 트릭은 없습니다. 시체가 있는 장소를 무녀가 알아낼 수 있던건 범인이 그녀에게 워드 프로세서로 만든 편지(뒤에 밝혀지지만 이것도 조작)를 보냈기 때문입니다. 두 번째인 하마치 변호사가 아무도 들어갈 수 없는 동굴에서 시체로 발견된 사건도 사람들이 잘 모르는 동굴을 이용한 것에 불과하여 공정한 트릭이라 보기 어렵습니다.

그래도 발자국없는 모래밭 한 가운데에서 시체로 발견된 호시즈나 씨 사건은 나름 트릭으로 값어치가 있습니다. 땅에 묻힌 장대를 진동시켜 발자국을 없앴다는 방법이 꽤 현실적이었거든요. 나뭇가지가 부러진걸 트릭과 연결시킨 과정도 좋았고요. 무녀의 전설에 나오는 초능력 - 하늘을 날고 천리안으로 모든 걸 본다 - 을 범행과 연결시키는 전개도 돋보였어요. 세 건의 사건 모두 사람이 날지 않으면 범행이 불가능하다!고 여기게 만들었기 때문입니다.

여기에 로트카, 볼테르 방정식이라는 수학 이론을 녹여낸 솜씨도 오랫만에 과거 Q.E.D의 향수를 느끼게 해 줍니다. 이야기와 이론이 잘 조화되어 있기 때문입니다. 생태계에 있어 포식자와 피식자의 증감 속도 관계를 표현하여 '조화'를 나타낸 식인데, 조화는 '진동하는 상태'를 말합니다.
즉 대화가 없어지면 싸움이 일어나고, 그게 싫어지면 대화로 돌아온다는 이 수학 이론은 무녀 유나 아오이의 의도를 그대로 드러납니다. 그녀는 싸움을 끝내는게 아니라 질릴 때 까지 끌고가는게 목적이었거든요. 물의 양은 제한되어 있기 때문이지요. 그래서 사람들이 죽어나가고, 사람들이 더 이상 수리권에 대해 이야기를 꺼내지 않는 상황을 노렸던 겁니다. 심지어 그녀의 동생마저도 섬을 위해 나름의 역할을 다했다는 마지막 장면도 아주 인상적이었어요.

조금 설득력이 부족한 부분도 없지는 않지만 간만에 본 역작입니다. 별점은 3점입니다.

"아이디"

맷은 카지노 홈페이지를 해커의 공격으로부터 지켜내지만 생명의 위협을 받게 된 후, 토마에게 도움을 요청한다.

스케일은 거대합니다. 미국, 일본, 러시아, 두바이, 벨기에를 오가니까요. 그러나 해커의 두목 크래시의 정체는 물론, 증거를 확보하는 과정 모두 설득력이 부족합니다. 가나의 변장을 전가의 보도처럼 쓰는게 영 와 닿지 않네요. 그리고 이전 작품에서 영어도 그리 잘 하지 못하는 걸로 묘사되지 않았었나요? 또 토마의 대학 동창 하산이 토마를 돕는 이유도 잘 모르겠고 말이죠.

그렇다면 Q.E.D 특유의 현학적인 재미라도 있느냐 하면 전혀 그렇지 못합니다. 해킹을 소재로 한 것 치고는 디도스 공격이 메인이라 너무 흔해빠진 정보만 나오거든요. 해커들이 비트 코인도 아니고 현금을 가지고 거래한다는 것도 설득력이 떨어집니다. 맷이 사랑하는 아슈라의 딸 클로에가 전설의 해커 위저드라는 것도 억지스럽고요.

도저히 점수를 줄 부분이 없는 망작으로 별점은 1점입니다.

2010/05/03

Q.E.D 35권 / CMB 13권 - 카토우 모토히로 : 별점은 3점과 2점

Q.E.D 큐이디 35 - 6점
카토우 모토히로 지음/학산문화사(만화)

운송회사에서 일어난 강도사건을 다룬 "두 용의자", 미스터리 동호회와 연극부가 함께 토마가 쓴 탐정물을 크리스마스에 공연한다는 "크리스마스 선물" 두 편이 수록되어 있습니다.

이 중 "두 용의자"는 많이 아쉬웠습니다. 범인이 사장의 동선을 다 파악하고 있던 만큼 아침에 조금만 일찍 나왔어도 훨씬 돈을 훔쳐가기가 쉬웠을텐데, 왜 어렵게 일을 벌이는지 이해가 되지 않았거든요. 용의자가 저질렀던 과거의 다른 사건 이야기는 쓸모없는 단순한 사족일 뿐이었고요. 무엇보다도, 가장 중요한 추리의 논리 중 하나인 '아침에 출근하여 사장을 확인한 이유'는 두명의 용의자 모두에게 동일하게 적용될 수 있어서 설득력이 떨어집니다.그래서 좋은 점수를 주기는 힘드네요. 별점은 2점입니다.

두번째 이야기 "크리스마스 선물"은 학교가 무대인 Q.E.D의 전형적인 일상계 작품입니다. 에나리 "퀸"을 비롯한 미스터리 동호회 캐릭터들의 오랫만의 등장으로 등장인물도 풍성하고, 토마가 쓴 탐정물 "오각관 살인사건"과 연극을 방해하는 정체불명의 인물이 등장하는 이야기가 겹쳐서 진행되는 전개도 재미있었습니다. Q.E.D의 학교무대 일상계 추리물은 항상 기본 이상은 해 준다는 것이 "증명종료" 되었달까요. 추리적으로 대단한 트릭이 등장하는 것은 아니고, "오각관 살인사건"의 핵심 트릭은 당황스러울 정도로 유치했지만(심지어 토마가 썼다고 보기에는!) 연극이라는 설정과 작품에 딱 어울린다는 점에서는 마음에 들었어요. 별점은 3.5점입니다.

결론적으로 두 작품 합쳐서 평점은 2.75점... 이지만 3점으로 하죠. 두 번째 이야기가 아주 좋았기에 다음 권이 기대되니까요.

CMB 박물관 사건목록 13 - 4점
카토우 모토히로 지음/학산문화사(만화)

무려 4편이나 되는 이야기가 실려있는 13권입니다. 첫 번째 이야기 "여름 풀"은 공터에서 가족과 연락하지 않고 지냈던 노인이 뭘 했는지를 공터의 식물들로 추리해내는 이야기. 식물들의 생태와 이른바 린네의 "꽃 시계"라는 것을 알려주는 박물학적 정보 전달 측면에서는 괜찮았습니다.그러나 결론 없는 추정에 불과한 신라의 추리, 그리고 사건성이 전무한 전개는 감점 요소입니다. 별점은 2점입니다.

두 번째 이야기 "안개 산장"은 여름 학교에서 조난당한 신라 일행이 잠깐 머물게 된 산장에서 과거의 인기극단 O-ZAP의 리더 츠키야마의 목졸려 죽은 시체와 만나게 된다는 내용입니다.경찰이 도착하면 어차피 모두 밝혀질 이야기를 억지로 클로즈드 서클 미스터리로 만든 느낌이 강했습니다. 결말도 심심했고요. 별점은 역시나 2점.

세 번째 작품 "아사도"는 학교 축제에서 아르헨티나 소고기 요리 "아사도"를 내놓기로 한 신라 일행이 축제의 말썽꾼들을 퇴치(?)하는 이야기입니다. 전형적인 일상계 작품인데, 핵심 이야기의 사건성이 약해서 그냥 학원물에 가깝습니다. "아사도"의 행방에 대한 잠깐의 추리가 더 나아보일 정도였으니까요. "아사도"라는 요리에 대한 관심이 생긴 것 정도가 수확이었습니다. 별점은 2.5점입니다.

마지막 작품 "오르골"은 친숙한 고정 캐릭터인 마우의 등장도 반가왔고, 오르골에 대한 상세한 이야기는 인상적이었습니다. 박물학적 정보 전달 역할에 더 없이 충실했으니까요. 하지만 오르골에 관련된 오래된 사건을 풀어나가는 이야기의 결론이 단지 "오해"로 와전된 것에 불과했다는 건 추리라고 보기 어렵습니다. 그래도 오르골 이야기는 확실히 재미있었기에 별점은 2.5점입니다.

결론적으로 총점 평균은 2점입니다. 풍성하긴 했지만 실속은 별로 없었네요. 작가가 Q.E.D 쪽에만 집중해 주는 것이 더욱 좋지 않을까 생각될 정도로 밀도가 약한데, 후속권에서의 분발을 기대해봅니다.

2006/12/26

제 1회 독자 미스터리 대상 - 만화부분

제 1회 독자 미스터리 대상 시작.

decca님이 추진하시는 국내 최초 독자선정 미스터리 대상 투표인데 만화부분이 빠져 개인적으로 아쉽더라고요. 그래서 알라딘을 통해 올 한해 나온 추리 만화만 대~충 정리해 보았습니다. 

제목을 불문하고 본격이나 정통 스릴러에 가까운 작품만 골라서. 시리즈는 재판이나 재간된 것이 아닌 신간만 기준으로 작성하였습니다.

가가 탐정 사무소 9~10 : 칸자키 스미

검은 사기 6 ~ 9 : 쿠로마루 / 나츠하라 타케시

곤충감식관 파브르 1~5 : 키타하라 마사키 / 아키야마 히데키

데스노트 7 ~ 12 : 오바 츠쿠미 / 오바타 다케시

도박 묵시록 카이지 31 ~ 33 : 후쿠모토 노부유키

라이어 게임 1 ~ 2 : 카이타니 시노부

명탐정 코난 52~55 : 아오야마 고쇼

명탐정 키요시로 사건노트 1~4 : 하야미네 카오루 / 에누에 케이

미궁 시리즈 32 ~ 33 : 카미야 유

미녀형사 아시미 15 ~ 16 : 곤도 마사유키

범죄 교섭인 5 : 키 타카시

사신탐정과 우울온천 / 사신 탐정과 유령학원 1 : 사이토우 미사키

소년탐정 김전일 2부 1 ~ 3 : 아마기 세이마루 / 사토 후미야

원 아웃 15 ~ 17 : 카이타니 시노부

월관의 살인 : 아야츠지 유키토 / 사사키 노리코

절대미각 식탐정 5 ~ 6 : 테라사와 다이스케

탐정학원 Q 20 ~ 22 : 아마기 세이마루 / 사토 후미야

CMB 박물관 사건 목록 1 ~ 2 : 카토우 모토히로

Q.E.D 23 ~ 25 : 카토우 모토히로

더 있긴 하겠지만 대충 대충의 기억과 조사로는 여기까지. 읽은 것은 반 이상이지만 새 시리즈는 거의 다 기대에 미치지 못했고, 탄력과 관성에 의해 보게되는 코난이나 김전일, QED 같은 시리즈는 선뜻 베스트라 내세우기가 좀 어렵네요.

그래도 단 한권을 꼽아야 한다면 구관이 명관, 명탐정 코난 53권과 QED 24권을 꼽겠습니다. 코난은 첫번째 에피소드는 그냥 저냥이었지만 두번째의 암호트릭이 꽤 괜찮았거든요. QED 24권은 QED만의 자그마한 에피소드인 크리스마스 에피소드가 마음에 들어서요. 

시리즈를 하나 꼽아보라면, 역시 몇년 전 부터 계속된 시리즈라 올해의 베스트로 꼽기에는 난감하지만 독특한 소재와 심리게임이 발군인 "원 아웃 을 꼽습니다.

2015/05/12

큐이디 Q.E.D 49 - 카토우 모토히로 : 별점 2점

큐이디 Q.E.D 49 - 4점
카토우 모토히로 지음/학산문화사(만화)

Q.E.D. 증명종료 49

Q.E.D. 증명종료 49 (제 리뷰)

역사와 전통을 자랑하는 시리즈. 이번 권에는 홍콩 흑사회 조직이 관련된 "무관계한 사건", 그리고 잔잔한 일상계 드라마 "러브 스토리" 두편이 수록되어 있습니다. 강력사건 1건에 일상계 1건이라는 황금비율이죠. 상세한 내용 및 리뷰는 아래와 같습니다.

"무관계한 사건"

취업 준비생 도마시노 쿄우헤이는 판에 박힌 대답을 반복하여 면접관들에게 합격을 애원하지만 제대로 되지 않았다.

한편, 홍콩 흑사회 조작인 청해의 두목 사미 쵸우가 카지노 호텔 사업으로 문제가 있던 16M의 두목 스탄레 라우와의 미팅 자리에서 암살당했는데, 기이하게도 보디가드들로 둘러싸인 "인의 장벽" 안에서 죽었다.

그 후 알바 중이던 쿄우헤이는 카지노 호텔 사업 관련자인 도우지마 건설의 아마기 신이치가 16M에게 살해당하는 광경을 목격하는데...

홍콩 흑사회의 암투가 중심인 내용의 작품.

그러나 평범한 일본인 취업 준비생이 사건과 얽히는 과정에서 비약이 심하고, 토마에게 도움을 청하는 이유도 벌어진 사건에 비하면 석연치가 않은 등 전개에 문제가 많습니다. 취업 준비생 설정이라던가 일종의 성장기스러운 전개는 기존 Q.E.D 시리즈에서 많이 반복된 것이고요. 일본이 무슨 무법지대도 아닌데 홍콩 흑사회 조직들이 마음대로 사람을 죽이고 납치한다는건 영 납득이 가지 않았습니다.
무엇보다도 실제 쵸우 살인사건의 트릭은 "변장"에 불과하다는 점에서, 그리고 일파의 두목인 라우 본인이 범행을 저지를 이유가 없다는 점에서 좋은 점수를 주기 어렵네요.

물론 역사와 전통을 자랑하는 시리즈답게 건질게 아예 없는 것은 아닙니다. 아마기 신이치가 범인을 지목하는 동영상 데이터를 바로 카피한 토마의 안배는 놀라우며, 마지막 협상 장소에서 구태여 원본 데이터가 파기되었을게 뻔한 휴대폰을 가지고 오라고 한 이유(아미기의 지문과 혈흔, 거기에 더해 라우의 지문까지! 남아있을 것이라는 것)는 상당히 괜찮았습니다.

그래도 전개, 추리면에서의 문제를 덮기는 역부족입니다. 별점은 2점입니다.

"러브 스토리"

45년 전, 한 사립대학 영화연구회에서 부장 카마다가 쓴 각본으로 영화 촬영이 시작되지만, 라스트 씬을 정하지 못해 영화는 완성되지 못했다.

그리고 45년이 흐른 뒤, 카마다는 당시 여배우와 똑같이 생긴 가나를 우연히 만나고, 45년 전 영화를 완성하기 위한 마지막 촬영을 시작했다. 결국 영화를 완성하지 못한채 카마다가 죽자, 가나는 촬영이 완료된 필름으로 영화를 완성해 달라고 토마에게 부탁하는데...

영화로 꿈을 그리고 싶었던 45년 전 헐리우드 키드들의 멋진 이야기가 펼쳐지는 일상계 드라마. 사랑에 대해 여러가지를 생각하게 만드는 좋은 작품입니다.

그러나 일상계 "추리물"로 보기 어려울 정도로 추리 요소는 극히 드뭅니다. 완성된 영화는 토마의 생각일 뿐 카마다의 의도와 동일하다는 증거는 하나도 없으니까요. 즉, 어차피 '진상'은 누구도 알 수 없다는 뜻입니다.

또 마지막 대사, "영화가 되지 않았다"의 의미가 완성되지 않았다는 "후회"가 아니라 마지막까지 최후가 결정되지 않았다는 고백이라는 주장은 솔직히 이해가 잘 되지 않더군요. 반전도 아닌듯 싶고요.

그래도 가슴 뭉클하게 만드는 추억담으로는 나쁘지 않았기에 별점은 2.5점입니다.


결론적으로 전체 평균 별점은 2.5점 정도? 팬으로 즐길거리가 없지는 않았지만 기대에 미치지 못한 것은 사실입니다. 다음권은 50권이라는, 나름 의미가 있는 권수인데 부디 기대에 값하는 작품들이 수록되었으면 합니다.

2020/06/12

Q.E.D Iff 증명종료 6 - 카토 모토히로 : 별점 2점

Q.E.D Iff 증명종료 6 - 4점
카토 모토히로 지음/학산문화사(만화)

CMB만 읽던 와중에 확인해 보니, 본가인 Q.E.D도 2부격인 iff가 어느새 9권까지 나왔네요. 

이번 권은 한 편의 일상계와 한 편의 강력 범죄가 수록되어 있습니다. Q.E.D 전통의 구성이지요. 보통 한 권에 4편 정도의 이야기를 수록하여 빠르게 진행하는 CMB와는 다르게, 한 개의 이야기를 보다 긴 호흡으로 디테일하게 전달해 주는게 QED의 특징이기도 하고요.

그러나 두 편 모두 이렇게 길게 늘일 필요가 있었을지 의문입니다. 디테일한 이야기 전개보다는, 지루하다는 느낌이 더 강해요. 특히 첫 번째 이야기인 "지구에 떨어졌다 말하는 남자"가 심합니다. 미국에서 마약 조직간 항쟁에 휩싸인 와타루의 이야기와 자신이 '외계인' 이라고 주장하는 사이먼에 대한 이야기가 너무 길었던 탓입니다. 사이먼이 토마와 30만 광년 떨어진 곳에서 웜홀을 통해 지구로 이동한 방법에 대해 이야기를 나눌 필요는 없었어요. 이보다 낫기는 했지만 "추락" 역시 여러모로 썩 좋은 작품이라고 보기는 힘들었고요.

그래서 별점은 2점입니다. 에나리와 그 일당이 대학에 진학해서 여전히 탐정 동호회 놀이를 하고 있다는 등 오랜 팬으로서 반길 요소가 없지는 않았지만 추리적으로는 영 기대에 미치지 못했습니다. 다음 권에서는 분발해 주면 좋겠네요.

에피소드별 상세 리뷰는 아래와 같습니다. 언제나처럼 스포일러 가득한 점 참고 부탁드립니다.

"지구에 떨어졌다 말하는 남자"

1986년, 모리타 리사는 미국에서 도미니코를 만나 결혼하지만, 이혼 후 양육비도 제대로 받지 못하게 되었다.
10년 후, 리사의 아들 와타루는 가난한 환경 때문에 마약 판매 조직의 일을 하게 되었지만, 4년 뒤인 14살 때 마약 조직간 항쟁에 휘말려 총상을 입고 버려졌다.
현재, 대학에서 미스터리 연구회를 만든 에나리와 홈즈, 멀더는 수수께끼를 찾다가 멀더의 할머니에게 찾아온 이상한 남자의 이야기를 들었다. 금발의 남자 사이먼이 스스로 우주인이라고 말하며 할머니를 돌보기 시작했다고 했다. 가족은 사이먼이 의절한 고모인 리사의 아들 와타루라고 생각하고 모발을 습득하여 DNA 검사를 진행하는데...

서두에 나오는 미국에서의 잔혹한 갱단간 싸움이 멀더 모리타의 가족과 관련된 일상계로 이어지는 독특한 작품입니다. 

핵심 수수께끼는 사이먼의 정체입니다. 우선, 사이먼이 와타루라면 외계인이라고 주장할 필요는 없습니다. 유산이 탐난다면 더더욱 본인이 와타루라는걸 밝히는게 도움이 될 테니까요. 그렇다면 왜 외계인이라고 주장할까요? 별다른 사기를 치거나, 할머니 돈을 훔쳐 달아나는 것도 아니니 그 정체는 궁금할 수 밖에 없습니다. 결국 DNA 검사 결과를 통해 할머니와 사이먼은 조손 祖孫 관계라는게 드러나서 사이먼은 와타루일 가능성이 높아집니다. 그러나 리사와 와타루는 모두 사망했다는게 확인되었다고 통보되어 사이먼의 정체는 미궁에 빠지고 말지요.

결론부터 말하자면 사이먼은 와타루가 맞습니다. 토마의 추리에 따르면 리사와 와타루가 죽었다고 알려진건 갱단 조직 재판의 증인으로 참석했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증인 보호 프로그램에 의해 새로운 신분으로 살아가게 되었던 것이지요. 

그러나 지나치게 묵직하면서도, 현실적으로 별로 와 닿지도 않네요. 비슷한 주제로 만화를 거의 90여권 가까이 (CMB 포함) 발표하다 보니, 일본 내에서의 이야기로는 이제 한계를 느꼈을 수도 있어요. 그러나 미국의 증인 보호 프로그램을 일본 일상계 안에 가져온다? 아무리 생각해도 무리입니다.
그리고 이 진상이 와타루가 '외계인'을 자칭할 이유를 명쾌하게 설명하고 있지 못하다는 문제는 여전합니다. 딸과 의절하고 원조를 거절하여 어린 시절을 힘들게 보내게 만든 할머니에게 복수를 하기 위한게 목적이었다면, '외계인' 이라는 수상쩍은 주장을 할 이유는 없습니다. 정체에 대한 의심만 불러오니까요. 수상쩍은 남자를 집에 들인 것도 치매에 걸린 할머니의 부탁 때문이지, 외계인이라는 사이먼의 주장은 문제만 일으켰을 뿐이에요. 

또 에나리와 그 일당(?) 들, 토마와 가나의 활약도 거의 없고 주어진 정보에 따른 안락의자 탐정 역할만 마지막에 수행하기 때문에 이야기도 딱히 재미있지 않았어요. 현학적인 재미를 전해주는 부분도 '외계인' 사이먼과 웜홀 등에 대해 논하는게 전부로 이야기와 맞아떨어지는 부분이 없어서 영 별로였습니다.

이 보다는 차라리 백화점에서 사이먼이 미행을 따돌리고 사라진 방법이라던가, 열쇠가 없는데 집에 들어온 방법에 대한 일상계다운 추리가 더 볼 만 했습니다. 특히 가족 중 유일하게 집에 돌아오지 못한 '리사'를 위해, 그녀가 열쇠를 숨겨두던 곳에 열쇠를 여전히 두고 있었다는 건, 트릭으로서도 괜찮지만 가족 간의 정을 드러내는데 꽤 효과적이라 마음에 드네요.

그래도 긴 이야기에서 건질게 이 정도라면 많이 부족하죠. 결론내리자면 별점은 2점입니다. 평균 이하의 지루한 이야기였습니다.

"추락"

TV 인기 드라마 프로듀서인 에코다 와타루가 빌딩에서 떨어져 죽었다. 아무도 들어갈 수 없는 옥상에서 탈출하려다가 떨어져 죽은 사고사로 처리되었지만, 한 가지 의문을 남겼다. 왜 그는 직접 탈출하기 전에 사람들에게 도움을 요청하지 않은 것일까?

옥상으로 향하는 계단 문이 위에서부터 차례로 잠겨서 아무도 올라갈 수 없었던 상황을 풀어낸 트릭은 괜찮았습니다. 경비가 위에서부터 문을 잠그고 순찰하면서 내려온다는 시간차를 이용한 것이지요. 현실적이면서도 설득력 높아서 마음에 듭니다.

그러나 이 트릭 외에는 모든 부분, 진상과 동기, 진범의 정체 등 모든게 다 엉망이었습니다. 일단 사건부터 보면, 범인이 똑똑해보이지만 문제가 너무 많아요. 에코다의 죽음을 사고사로 위장하기는 했지만 너무 많은 의문이 남게 되니까요. 특히 탈출하기 전 도움을 요청하지 않은건 바보같은 경찰도 바로 눈치챌 정도로 이상했으며, 토마의 현장 조사를 통해 에코다 와타루가 오른손에 쥐고 있었던 옥상 난간의 콘크리트 조각의 위치는 왼손 쪽이라는게 밝혀지는 것도 범인이 들인 공에 비하면 많이 어설펐습니다.

에코다를 아래쪽 창문으로 들어오라고 유도했다는 상황도 영 이해가 되지 않아요. 조금 기다린다고 얼어 죽을 날씨도 아닌데 건물 옥상에서 아래 층 창문으로 들어가려는 시도를 한다? 저는 죽어도 못합니다. 차라리 창문으로 들어오라는 범인에게 경비를 불러달라고 하는게 현실적이잖아요? 

수갑으로 묶여있던 여배우 츠루미 안나가 진범이라는 것도 설명이 부족합니다. 1층에 있던 각본가 온다가 아무도 올라가지 않았다는걸 증명했다는게 중요한 근거로 사용되는데, 온다가 거짓말을 하지 않았다는건 증명되지 않았으니까요.
Q.E.D에서 자주 써 먹는 인기 소재인 '모든 사람이 진실을 말하는 상황' 에서 증언만으로 진범을 찾아내는 이야기인데, 이 작품에서는 효과적으로 사용되었다고 보기는 어렵습니다. 온다와 신인 여배우 츠무기, 미술 책임자 가즈야가 입을 맞추면 츠루미의 이상한 계획보다는 더 그럴싸한 범행을 저지를 수도 있었을테니까요. 때문에 온다보다는 1층에 아르바이트를 왔던 가나가 있었다고 설명하는게 더 바람직했습니다.

마지막으로, 안나의 범행 동기도 설득력이 낮아요. 에코다가 미성년 매춘을 했다는걸 알고, 그의 스캔들 때문에 중요한 배역을 놓칠까봐 살해했다는데 그가 죽었다고 스캔들이 표면화되지 않을 이유는 없습니다. 프로듀서의 사망이 스캔들로 해고되는 것과 비교했을 때 문제가 덜하리라는 보장 역시 없고요. 에코다가 스캔들로 해고될 경우, 각본가가 미는 배우 츠무기에게 배역을 빼앗길 수도 있었겠지만, 이는 에코다가 사망한 경우도 마찬가지니 구태여 모험을 할 필요는 없습니다. 심지어 어느정도 성과가 있는 여배우라고 묘사되는 안나가 직접 범행을 저지른다? 말도 안 됩니다.

그래서 별점은 1.5점입니다. 아무리봐도 좋은 점수를 주기 어려운 억지투성이 이야기였습니다. 이 실망감을 다음 권에서는 보란 듯이 만회해주면 좋겠네요.

2025/01/25

Q.E.D iff 증명종료 27 - 카토 모토히로 : 별점 3점

Q.E.D Iff 증명종료 27 - 8점
카토 모토히로 지음/학산문화사(만화)

전통의 시리즈. 강력 사건 1편, 일상계 1편으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결론부터 이야기하자면 전체 평균 별점은 3점입니다. 2024년 6월의 23권 이후 네권째 만에 평균 이상의 작품을 선보여 주었네요. 앞으로도 이 정도 수준을 계속 유지해주면 더 바랄게 없겠습니다.

수록작 상세 리뷰는 아래와 같습니다. 스포일러 있습니다.

인형의 집 살인 사건

가나의 입학 절차 때문에 하버드를 방문한 토마와 가나는 회계사 레기 베이커 살인 사건 수사에 합류하게 되었다. 이 사건은 25년 전 발생했던 윌리엄 힐 살인 사건과 밀접한 연관이 있었다. 피해자는 윌리엄 힐 사건 당시와 동일한 방식으로 살해되었고, 사건 현장에는 윌리엄 힐 사건을 재현한 인형의 집이 놓여 있었다.

인형의 집을 만든 이는 윌리엄의 모친인 카밀라였으며, 토마는 카밀라를 찾아가 그녀가 범행을 지시한 범인이라는 사실을 눈치챘다. 하지만 암으로 죽어가던 카밀라는 자백하기에 앞서, 25년 전 사건의 진상을 먼저 밝혀달라고 요구했다. 윌리엄 힐 사건은 범인이 피해자를 폭행한 둔기는 가져갔지만, 나이프는 남겨두었고 혈흔은 사방에 튀었으나 발자국은 없는 등 기묘한 상황이었다. 게다가 유력한 용의자인 윌리엄의 애인이 실종되어 사건은 미궁에 빠진 상태였다...

범인은 회계사 레기 베이커였습니다. 윌리엄 힐은 충동적으로 애인을 살해한 뒤, 레기에게 도움을 요청했습니다. 레기는 이 틈을 이용해 알리바이 - 차를 가져간 윌리엄 힐에게 차가 없다고 말하게 한 뒤, 윌리엄의 차를 몰고 가겠다고 말하고 바로 현장으로 출발하여 시간을 번 것 - 를 만들고 윌리엄을 살해했습니다. 윌리엄이 가지고 있던 300만 달러를 가져가기 위해서였지요.
레기는 윌리엄이 애인을 죽인 둔기로 윌리엄을 때렸기에 둔기를 가져갔으며, 애인의 피를 숨기기 위해 윌리엄을 난자하면서 현장이 혼란스러워졌던 겁니다.

Q.E.D에서는 정말이지 오랫만에 만나보는 정통 본격 추리물로 설득력 높은 알리바이 트릭이 사용되었고, 기묘한 상황을 풀어내는 추리도 깔끔해서 마음에 들었습니다. 
Q.E.D의 특징인 '학습 만화'스러운 부분도 과학 수사의 어머니라는 프랜시스 글래스너 리의 생애와 그녀가 만든 '인형의 집' 방식을 소개해 주면서 독자를 만족시킵니다. 그 외에도 가나의 하버드 입학 등이 펼쳐지는 등, 여러모로 오랜 팬으로서 즐길거리가 많았습니다.

그러나 고전적인 본격 추리물이라면 모를까, 현대적 관점에서는 과학 수사를 다소 무시한 점은 아쉬웠습니다. 25년 전이라고 하면 오래전으로 느껴지지만, 작품 발표 시점을 기준으로 보면 1990년대 극후반입니다. "C.S.I" 시즌 1이 2000년에 시작된 점을 고려하면, 당시 현장 조사에서 다른 혈흔을 밝혀내지 못하거나, 자동차 타이어 흔적 등을 통해 단서를 찾지 못했다는건 솔직히 납득하기 어려워요. 이미 핸드폰 시대인데 윌리엄 힐이 집 전화로 전화를 건 것 역시 마찬가지고요. 또 윌리엄 힐이 자택에 전화를 두 번 - 레기에게 먼저, 그 다음에 가족에게 - 걸었던건 왜 밝혀지지 않았을까요? 피해자의 모친이 엄청난 재력가로 진상 규명을 위해 전력을 다했다는 점에서 이러한 허점들은 더욱 아쉽습니다. 범인 발자국이 없었던 이유가 설명되지 않는다는건 치명적인 단점이고요.

그래도 이 정도면 평작 수준은 되기에 별점은 2.5점입니다.

임시 특별 침대 열차 사건

"습관에 주의하세요. 그것은 언젠가 성격이 될 테니. 성격에 주의하세요. 그것은 언젠가 운명이 될 테니." - 테레사 수녀.

봉사활동을 위해 아오모리에 간 토마와 가나는 도쿄로 돌아가는 길에 고급 침대 열차에 탑승했다가 부유한 할머니가 급작스러운 심장 발작으로 사망한 사건에 휘말렸다. 열차에 타고 있던 승객들은 모두 사건 현장인 식당칸에 있었지만, 그 사실을 숨기려고 했다...

할머니의 사망은 단순한 사고였지만, 승객들이 식당칸에 있었던 사실을 숨기려 했던 이유가 충격적입니다. 승객들은 모두 식당칸에서 할머니가 고통스러워하는 모습을 목격했지만 이를 방관했고, 사망 후 책임을 회피하기 위해 현장에 있었던 사실을 숨겼던 것입니다.

이후 전개도 인상적이었습니다. 저라면 자신의 아파트 근처에서 강도와 살인범에게 공격을 당해 목숨을 잃을 때, 주변에 많은 사람들이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아무도 적극적으로 도와주지 않았다는 키티 제노비스 사건 이야기로 끌고 갔을겁니다. 그리고 방관자 효과 설명으로 마무리했겠지요. 사회파적인 고발, 그리고 Q.E.D 특유의 학습 만화스러운 정체성을 선보이기 이해서는 나쁘지 않은 방법이었을테지요.

그러나 이 에피소드는 생각하지도 못했던 '봉사'라는 개념을 끄집어내며 마무리합니다. 작가는 이 사건을 통해 "남을 돕는 행동도 스포츠나 공부나 그림처럼 무의식이면서 습관적으로 하면 할 수 있지만, 무의식 속에 들어 있지 않은 것은 급작스럽게 대응할 수가 없다. 반대로 의식은 할 수 없었던 정당성을 생각해낸다. 남을 돕는 행동을 무의식적으로 할 수 있도록 습관화하는 것은 인격 형성에 중요한 의미가 있다."고 말합니다. 그래서 봉사 활동 경력이 대학 입시 등에서 중요하게 사용된다고 알려줍니다. 그리고 앞서 소개드렸던 테레사 수녀의 말로 마무리되고요. 이런 깔끔한 일련의 전개와 마무리는 감탄할 수 밖에 없었습니다.
봉사에 대한 개념 역시 그동안 생각도 하지 않았던 부분인데, 많은 반성도 하게 만드네요. 봉사가 몸에 배어 있는 분들은 존경할 수 밖에 없겠어요.

중반에 승객들이 가상의 범인을 만들어내는 전개는 다소 억지스러웠지만, 그 외의 전반적인 내용은 평균 이상의 수작입니다. 별점은 3.5점입니다.

2013/12/23

Q.E.D 큐이디 43 - 카토우 모토히로 : 별점 2점

Q.E.D 큐이디 43 - 4점
카토우 모토히로 지음/학산문화사(만화)

이미 45권이 나온 시점으로 뒤늦은 감이 있지만, 완독했기에 리뷰를 올립니다. 언제나처럼 강력사건 + 평범한 일상계(스러운) 물의 조합입니다. 각 한 편씩 수록되어 있습니다.

첫번째 이야기인 "검증"은 아즈마야 제약 사장 코이치로가 살해당했던 사건을 2개월 뒤 검증한다는 내용입니다. 토마와 가나 컴비는 현장에 있었던 용의자들 역할의 아르바이트생으로 고용되어 사건에 뛰어들게 되고요.

그런데 용의자가 당시 저택에 있었던 단 4명으로 한정된다는 것부터 이해가 되지 않았습니다. 외부에서 침입자가 있었을 수도 있는데 말이지요. 레이코와 시라다이의 관계를 아무도 눈치채지 못했다는 것역시 설득력이 떨어집니다. 트릭도 레이코가 다른 사람들의 시선을 유도하는 공작을 한 것 이외에는 별다른게 없어요.
무엇보다도 시라다이가 구태여 사건 현장의 재검증을 벌일 이유가 도저히 설명이 되지 않습니다. 진범이 유력한 용의자의 무죄를 입증하기 위한 검증쇼를 벌인다? 아무리 알리바이에 자신이 있어도 그렇지 이건 뭐 병신도 아니고....

토마가 유력 용의자 니시진의 무죄를 꿰뚫어 본 계기가 된 2만엔짜리 메론의 존재, 소리를 내지 않았어야 하는 이유, 사진 속 레이코의 태도를 통해 진짜 범인이 누구인지를 추리해내는 등의 사소한 디테일은 괜찮았지만 위와 같이 핵심 내용과 트릭이 별로라 높은 점수를 주기는 힘듭니다. 별점은 2점입니다.

두번째 이야기 "진저의 세일즈"는 세계 최고라고 불리우는 세일즈맨 진저에 대한 이야기입니다. 진저가 아내의 죽음에 대한 트라우마로 거짓말을 못하게 된 상태에서, 어떻게든 계약을 따내야하는 딜레마를 그리고 있습니다. 설정만 놓고 보면 짐 캐리의 "라이어 라이어"가 떠오릅니다.
거액의 돈이 걸려있어서 일상계로 보기는 어렵지만, 전개 및 모두가 행복해지는 완벽한 해피엔딩 결말까지 괜찮았던 소품입니다. 특히 진저가 승승장구할 때의 사기(?) 행각이 역전의 발판이 된다는 아이디어가 돋보이더군요.

물론 진저가 막판 루돌프 1호를 띄운다는 사기를 벌인 행위 자체는 명백한 범죄라 그냥 빠져나갈 수 있었을지 의심스럽고, 핵심 트릭이라 할 수 있는 루돌프 1호의 이륙은 트릭이라고 하기도 애매한 일종의 "특촬"에 불과하여 추리적으로 점수를 줄 부분은 딱히 없습니다. 토마의 역할보다 진저 혼자서 북치고 장구치는 것이 많아 Q.E.D 시리즈라고 하기도 조금 애매하고요.

그래도 이 정도면 평균 수준은 된다고 봐야죠. 별점은 2.5점입니다.

결론적으로 별점은 평균해서 2.25점... 2점으로 하죠. Q.E.D 특유의 학습 만화같은 내용도 별로 없는 등 전작보다 조금 못했는데 다음 권은 어떨지 궁금하네요.

2014/03/28

Q.E.D 큐이디 46 - 카토우 모토히로 : 별점 3점

Q.E.D 큐이디 46 - 6점
카토우 모토히로 지음/학산문화사(만화)

"Q.E.D 큐이디 44" - 카토우 모토히로 : 별점 2점

45권은 건너뛰고 46권 리뷰. 50권을 향해 달려가네요. 이번 권에는 두 편의 이야기가 실려 있습니다.

"실연"

애인 히로시를 소재로 한 만담으로 인기를 끌고 있는 신인 만담가 아야메의 스승과 라이벌인 거장이 말다툼을 하다가 거액의 현금을 극장 안에 가져오는 사태가 벌어졌다. 도난의 위험성 때문에 현금이 담긴 지갑을 항아리에 수갑으로 묶어 놓았지만, 공연이 끝난 뒤 현금은 종이뭉치로 바꿔치기 되어 있었다...

여러 명의 증언을 토대로 그 속의 진상을 밝혀낸다는 설정의 일상계 작품입니다. 이 설정은 Q.E.D에 한두 번 등장한게 아니죠. 뻔했지만 여러 증언 속 진실을 찾아내는 과정은 여전한 재미를 선사할 뿐 아니라, 항아리에 지퍼를 수갑으로 묶어 놓은 지갑 속 현금을 어떻게 빼냈는지에 대한 트릭도 조미료 역할로는 충분했습니다. 츠노마루와 가메기치의 관계를 샘 로이드의 퍼즐로 설명하는 것도 탁월했고요.

하지만 아야메라는 캐릭터가 나와서 "실연"이라는 결말을 맞게 만든 것은 불필요한 장치가 아니었나 싶기는 합니다. 일종의 성장기나 통과의례로 보기에도 딱히 와닿지 않았고요. 재미가 없지는 않았지만, 가나와 토마를 끌어들이기 위한 역할에 불과했습니다. 

그래도 평균 수준의 작품은 되기에 별점은 2.5점입니다.

"순례"

일본군과 장개석의 국민당 정부가 전투를 벌이고 있었던 시절, 베트남 하노이에서 열린 아내의 살인범 재판에 참석하게 된 외교부의 엘리트 우스이는 중국 남창에서 하노이까지 무려 1,000Km를 도보로 이동했다. 운 좋게 탈 없이 재판에 참석하게 된 그는 야마이에게 사형만은 선고하지 말아줄 것을 부탁했다. 이 사건을 일본의 논픽션 작가 우치보리가 취재했는데 원고를 끝내지는 못했고, 우치보리의 사후 원고를 발견한 딸이 진상을 추적하게 되는데...

여러 증언 속 진실을 찾아낸다는 전개는 "실연"과 동일합니다. 그러나 "실연"보다도 증언 자체는 훨씬 심플해요. 우치보리의 편집자, 당시 우스이의 부하였던 하쿠로, 그리고 당시 베트남 일본어 통역사였던 구엔의 손녀 3명만 증언하는데, 3명 중 2명은 우스이의 도보 여행은 순례 따위가 아닌 다른 목적이 있었을 것이라 하고, 1명만이 순수한 자애심에서 비롯된 순례였을 것이라 답합니다. 이렇게만 보면 거짓말을 한 것이 누구인지 뻔해 보이죠?

그래도 역사적 배경이 있는 흥미로운 사건과 결합된, 약간은 역사 추리물 같은 전개는 탄성을 자아냅니다. 시대 배경 덕에 "스파이 활동"을 위한 여정이었다는 설득력 있는 이유가 확 와 닿기도 하고요. 아울러 독자에게 모든 정보를 공정하게 제공하면서도 중요한 포인트를 흐리며 여러 가지 생각을 갖게 만드는 솜씨도 정말 일품입니다.

모든 것이 끝났다고 생각했던 마지막에 밝혀지는 진상도 아주 괜찮았습니다. 왜 범인인 야마이가 자살했는지가 핵심인데, 앞부분에서 하쿠로가 말했던 사건이 의외의 반전 요소가 되는 것이 좋았거든요.

원패턴의 내용이지만, 이렇게까지 이야기를 풀어낸다면 단점이라고 말하기 힘들지요. 굉장히 좋은 작품입니다. 별점은 4점입니다.

전체 별점은 3점. 매너리즘에도 빠져 있고 패턴도 고정되었지만, 재미만큼은 여전하니 참 희한하네요. 다음 권도 기대가 됩니다.

덧붙이자면 사건에만 집중해서 토마와 가나의 관계 진전은 전혀 없이 공기화되고 있다는 점은 오래된 팬으로서 약간 안타까운 부분입니다. 이 둘의 관계도 약간이나마 진전이 있으면 좋겠네요.

2014/11/24

큐이디 Q.E.D 48 - 카토우 모토히로 : 별점 2점

큐이디 Q.E.D 48 - 4점
카토우 모토히로 지음/학산문화사(만화)

"Q.E.D 큐이디 46" - 카토우 모토히로 : 별점 3점

50권을 향해 달려가는 전통의 시리즈입니다. 이전처럼 47권을 건너뛰었는데, 왜 이렇게 발간 속도가 빠른지는 모르겠네요. 여하튼, 이번 권에는 아래와 같은 두 편의 이야기가 실려 있습니다.

첫 번째는 "대리인"으로, 얼굴을 알 수 없는 복면 작가의 유일한 편집 대리인이 살해당한 뒤 가나의 사촌이 견습임에도 불구하고 대리인 대행을 맡게 되면서 벌어지는 사건을 다룹니다. 살인사건이 등장하므로 일상계라고 하긴 어렵지만, 이야기는 무난하고 잔잔하게 전개됩니다. 중심 내용이 복면 작가의 원고를 받아오는 것이니 어떻게 보면 당연하지요.

그러나 아무리 얼굴을 모르는 작가라 하더라도, 21세기에 누군가를 죽이고 그 사람인 척 살아간다는 핵심 트릭과 전개는 설득력이 부족합니다. 극단적인 개인화가 진행된 탓에, 이웃과 소통이 없어서 몰래 들어와 사는 것 정도는 가능했을 수 있습니다. 하지만 우리나라로 치자면, 공인인증서나 카드 비밀번호를 모르면 경제활동 자체가 불가능하니 장기간 생활은 힘듭니다.
추리적으로도 자살 사건의 모순—왜 높은 나무 가지에 올라갔는가—는 나름 그럴듯하지만, 너무 명백해서 경찰이 이를 놓쳤다는 설정은 문제입니다. 시체를 숨기는 장소에 대한 트릭도 실제 가능했을지 의문이며, 결국 발견될 수 밖에 없었을 것 같고요. 트릭이나 동기를 몰라도 범인을 쉽게 유추할 수 있고, 경찰 수사로도 충분히 밝혀낼 수 있다는 점—지문 감식 등을 포함하여—도 큰 단점입니다.

그래서 별점은 2점입니다. 어디선가 본 듯한 설정과 전개 모두 기대 이하였습니다. "도착의 론도"처럼 설정을 한 번 비트는 시도가 있었어야 했습니다. 아니면 살인사건 없이 원고의 행방을 추적하는 일상계로 꾸미는 편이 더 깔끔했을 것 같네요.

두 번째 이야기는 "파이하의 화집"으로, 모로코 왕국의 똑똑하고 당찬 소녀 파이하가 우연히 밀입국 선에서 발생한 마약 밀수 사건에 연루되지만, 이를 해결해 나간다는 이야기입니다.

오랜만에 알렌과 에리 커플이 등장한건 좋았는데 내용은 기대에 미치지 못합니다. 사건의 진상이 너무 단순했던 탓입니다. 그리고 설정이 전혀 현실적이지 못했습니다. 선장을 죽인 뒤 일부러 총격을 유도했더라도, 배가 나포되면 부검을 통해 선장의 사망 원인이 드러날테고 마약도 결국 회수할 수 없을 가능성이 높으니까요. 이런 사건에 구태여 토마를 끌어들인 알렌의 행동도 이해하기 어렵고요.

블로그 이웃 Lionheart님 리뷰처럼 유럽 전역을 종횡무진하는, 항상 열정적이며 자신을 믿는 파이하의 매력과 행동력은 감탄스럽지만, 그 외에는 특별히 건질 것이 없습니다. 별점은 2점입니다.

결론적으로 이번 권의 전체 평균 별점은 2점입니다. 기대에 못 미쳤을 뿐 아니라, 객관적으로도 평균 이하의 작품들이었습니다. 연속으로 강력사건이 벌어지는 구성도 별로였고요. 오히려 일상계 에피소드가 수록되었더라면 더 나았을 것 같습니다. 다음 권에서는 "Q.E.D"의 진짜 매력이라 할 수 있는 일상계 이야기가 등장해주기를 바랍니다.

2026/04/19

Q.E.D Iff 증명종료 29 - 카토 모토히로 : 별점 3점

"Q.E.D" 시리즈를 처음 접했던 것은 1999년 세기말이었습니다. 그 뒤로는 신간이 나올 때마다 계속 구입해 왔습니다. 블로그에도 꾸준히 리뷰를 남겼고요.

그러는 사이 저는 50대가 되었지만, 토마와 가나는 여전히 고등학생입니다. 그래도 작품 속 시간 역시 아주 조금씩은 흐르고 있습니다. 에나리 선배들은 졸업했고, 토마와 가나도 3학년이 되어 유학을 준비하게 되었으니까요. 하지만 거의 30년 가까이 사실상 '커플'처럼 그려졌으면서도, 둘 사이에는 미묘한 감정의 흐름만 있을 뿐 특별히 언급할 만한 진전이 없어서 조금 답답했습니다. 

그래도 직전 에피소드에서 이번에는 정말 고백을 하겠구나 싶은 묘사가 있어서 기대했는데, 토마가 이번 권 첫 에피소드 초반부터 고백을 해 버리네요. 무려 30여 년, 정확히는 27년에 걸친 기다림을 드디어 보상받는 느낌입니다.
그런데, 별다른 이벤트나 분위기 조성 없이 담백하게 고백하는 모습이 역시 토마답습니다. 쿨하게 이를 받아주는 가나도 역시 가나답고요.

고백 이야기 외에도 '성장기'라는 측면에서 볼 만한 부분이 많아서 마음에 드네요. 팬심을 더해 별점은 3점입니다. 다음 권이 완결편인데, 빨리 읽어봐야겠습니다.

수록작별 상세 리뷰는 아래와 같습니다.

"날개가 없어도"

프리 칼리지 수업으로 하버드 대학의 '문제 해결과 계획' 강의를 선택한 가나에게, 대부호 홀든 가문의 양녀인 슐리아가 생명의 위협을 받는 사건이 과제로 주어졌다. 담당 교수 브라이언이 슐리아의 은사였기 때문이었다. 가나와 조원들은 슐리아와 FBI 담당 수사관 엘마 등을 인터뷰하며 진실을 찾아 나서는데...

조사를 통해 드러난 핵심 단서는 두 가지입니다. 첫째, 슐리아는 SNS에 연인과 함께 찍은 사진을 올렸지만 연인의 얼굴은 드러나지 않았습니다. 둘째, 양녀인 그녀가 유산을 받는 것을 막으려는 홀든 가문이 계좌를 동결해 두고 있었습니다. 그리고 마지막에는 유력한 용의자를 FBI가 놓친 탓에, 슐리아를 보호하는 일이 공식화됩니다.

이렇게 그녀의 생명이 위험하다는 사실이 공식화되면, 홀든 가문은 괜한 누명을 쓰지 않기 위해 계좌 동결을 해제할 수밖에 없습니다. 그리고 FBI 수사관 엘마가 슐리아의 연인이었다는 사실이 밝혀집니다. 즉, '슐리아가 연인과 함께 유산을 쓰기 위해 자작극을 벌였다'는게 진상이었던 겁니다.

FBI 수사관이 애인이라는 설정부터 억지스러운 등 추리적으로 아주 대단한 작품은 아니지만, 토마의 고백과 아래와 같은 마지막 장면의 쐐기골이 훨씬 더 인상적이었던 에피소드입니다. 어쩌면 "Q.E.D" 시리즈 전체를 통틀어 가장 의미 있는 에피소드가 아닐까 싶기도 하네요. 그래서 이 작품의 별점은 3점입니다. 순전히 팬심입니다.

덧붙이자면, 이 중요하고 멋지고 의미있는 장면의 작화는 영 마음에 들지 않네요. 비율과 뎃셍 모두 엉망이에요. 카토 모토히로, 과연 저게 최선이었습니까?

"에세이"

가나는 하버드 대학 지원용 에세이를 쓰기 위해, 4년 전 중학교 3학년 때의 기억을 떠올렸다. 자신의 진학을 방해하던 불량배가 막다른 골목에서 쓰러졌던 사건이었다.

이 에피소드는 자신을 설명하는 '에세이'가 무엇인지 감탄이 나올 정도로 잘 보여 줍니다. 에세이에는 그 사람의 '배경'이 드러나야 한다는 점을 예를 통해 이해하기 쉽게 설명해 주는 덕분입니다. 대학이 다양성을 원하는 이유에 대한 소개 역시 이보다 더 깔끔할 수 없을 정도고요. 가나가 4년 전 사건을 떠올리며 다시 정리한 에세이도 굉장히 와 닿는 결과물입니다.

당시 검도 사범이 가나를 변호해 주기는 했지만 '현장에 있었는데도 그저 방관만 하고 있었다'는 이상한 상황을 통해 검도 사범이 흑막이었다는걸 밝혀내는 추리, 그리고 막다른 골목의 담 너머에서 공격했다는 간단한 트릭 모두 모두 현실적이며 설득력이 높아서 추리적으로도 마음에 듭니다.

'에세이'라는 소재를 통해 "Q.E.D" 특유의 현학적인 정보 제공도 해 주고, 성장담으로서도 우수하며, 추리적으로도 나무랄 데 없는 깔끔한 일상계 미스터리입니다. 별점은 3점입니다.

2019/12/12

Q.E.D. iff 3 - 카토우 모토히로 : 별점 1.5점

[고화질] Q.E.D. iff 증명종료 (큐이디 이프) 03 - 4점
MOTOHIRO KATOU/학산문화사

연달아 읽은 Q.E.D season 2인 iff 시리즈의 세 번째 권입니다. 살인 사건일상계라는 두 종류의 이야기가 수록되어있는 전통적인 구성입니다. 

그러나 전 권과 마찬가지로 이번 권 역시 마음에 들지 않는군요. 한두 가지 눈에 뜨이는 트릭이 있기는 하지만, 전체적으로 이야기의 설득력이 결여된 탓입니다. 그래서 별점은 1.5점입니다. 바닥 밑에 지하실로 향하는 형국이네요. 

수록된 에피소드 별 상세 리뷰는 아래와 같습니다. 언제나처럼 스포일러 가득한 점 참고하시기 바랍니다.

"세 명의 자객"

사기꾼 야마구치에게 원한을 품은 쿠로츠 유이, 오카다 미키, 후지시마 아키코는 야마구치가 연 파티에 참석하여 그를 살해할 계획을 세웠다. 각자 계획을 실행하고, 야마구치는 시체로 발견되는데, 과연 범인은 누구인가?

세 명의 범인이 각각 살인 계획을 실행하지만 정작 피해자는 엉뚱하게 죽는다는 내용으로, 범인이 짠 계획 모두 완전 범죄를 목적으로 했다는 점에서는 정통 본격물 느낌을 전해 줍니다. 범행 계획과 그 과정이 먼저 선보인다는 점에서는 도서 추리물이기도 하고요.

그러나 세 명의 계획 모두 실망스럽습니다. 특히 후지시마 아키코의 계획은 최악이에요. 독사를 이용하는 계획인데, 그녀가 펫샵에서 일하고 있다는 점 등을 고려하면 용의자를 특정하는건 너무나 쉬워서 알리바이 트릭 따위는 소용 없을 정도거든요. 단지 칼을 가지고 들어올 수 없었다는 이유로 오카다 미키가 용의선상에서 빠져나갈 수 있으리라는 보장도 없고요. 그나마 쿠로츠 유이의 계획의 핵심인 야마구치의 사체를 테이블 사이에 숨긴다는 트릭 하나만큼은 그럴듯했습니다만, 시체의 무게도 있고 시간적 여유도 별로 없으니 계획대로 잘 되었을 것 같지 않네요.
무엇보다도 야마구치가 수영장에서 금괴를 꺼내려다 힘이 다해 죽었다는 결말이 그야말로 최악입니다. 누군가 자신의 목숨을 노린다는걸 알면, 보통은 경찰을 부르거나 최소한 사람들의 도움을 요청할텐데 아무리 봐도 현실적이지가 못해요.

그래서 별점은 1.5점입니다. Q.E.D 최대의 장점인 즐거운 일상계 이야기도 아니고, 수학이나 과학적인 지식 전달과 함께 펼쳐지는 이야기도 아니라서 점수를 줄 만한 부분이 없는 망작입니다.

"자전거 도둑"

토마가 초등학교 때 일본 시골에 잠시 머무르면서 학교 친구 아키유키의 형인 다카히코의 심부름 센터에서 아르바이트를 하다가 자전거 도둑으로 몰렸었던 사건을 다룬 일상계입니다.고등학생이 된 토마에게 누군가 오래된 심부름 센터 건물의 철거 대리인을 맡긴 뒤 진상이 드러나게 되지요.

진범이 토마일리가 없으니 범인은 누군가 다른 사람입니다. 읽으면서는 다카히코가 자전거를 구입하고 떠날 세계 여행을 말리기 위해 어머니가 자전거 도난 사건을 일으켰고, 토마를 범인으로 몰았다고 생각했습니다. 그런데 정작 진상은 다카히코가 자전거를 손에 넣기 위해 벌인 일이었다는 것으로, 이렇게 독자를 함정에 빠트리는 전개는 나쁘지 않습니다.

그러나 문제는 다카히코가 자전거를 얻기 위해 벌인 트릭의 현실성이 많이 낮다는 점입니다. 자전거 발주 팩스를 조작하여 공짜로 한 대의 자전거를 더 얻어내는 조작이 과연 그렇게 쉬웠을까라는 상황은 둘째치고라도, 당시 돈으로 2만엔이 넘는 자전거의 발주 실수를 그렇게 쿨하게 주인이 넘겼으리라고 예측하는 건 무리니까요.
이야기의 설득력도 낮습니다. 다카히코가 자전거를 손에 넣었지만, 세계 여행을 포기하고 어머니에게 계속 복수하며 살아간다는건 이해하기 어려워요. 말 실수 하나가 십여년을 옭아맬 족쇠는 될 수 있지만, 부모 자식간에 그렇게 오랜 기간 족쇠가 될 정도의 말 실수였는지는 잘 모르겠습니다.

그래서 별점은 2점입니다. 다카히코가 심부름 센터 직원들에게 가장 힘든 잡초 뽑기가 공평하게 돌아가도록 조작한 트릭은 괜찮아서 약간의 점수를 주지만, 이야의 완성도는 낮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