Q.E.D 큐이디 38 - 카토우 모토히로 지음/학산문화사(만화) |
허몽
영화제작자 쿠세 살인사건에 언제나 그렇듯 우연찮게 발을 들여놓게 된 토마와 가나 커플이 사건의 진상을 파헤치는 이야기.
추리적으로는 그닥인 작품입니다. 영사기를 이용한 트릭이 사용됩니다만 작중에서 언급되는대로 돈한푼 투자할 가치가 없을 정도로 신선하지도 않을 뿐더러 현실적인 부분에서 효용성이 크게 의심되기 때문이에요. 영사기를 이용하여 영상을 창문에 투영하는 것, 그리고 조명에 의한 일종의 거울현상을 이용한다는 것 모두 상식적으로 납득이 되지도 않았고요. 세세한 부분에서 설명을 좀 더 해 주었더라면 (창문에 시트지를 발라놓았다던가 하는 식으로) 좋았을텐데 말이죠.
하지만 토마가 용의자들의 위치를 파악하고 각자 처한 현실에서 동기를 추리해내어 범인을 알아낸다는 착상은 괜찮았고 망한 영화에 돈을 투자하는 것에 대한 심리묘사가 그럴듯 하다는 점에서는 점수를 주고 싶네요. 별점은 2.5점입니다.
17
일본 수학인 "화산"을 다루고 있는 일종의 가상 역사 수학물입니다. 18세기 초 일본 에도의 아이사라는 소녀가 일본에서 가우스, 갈루아보다 먼저 대수에 대한 이론을 알아내었을지 모른다는 이야기가 핵심 내용으로 토마가 현재 시점에서 아이사가 남긴 사당의 수수께끼를 풀어낸다는 전개입니다. 당연하겠지만 진실은 결국 밝혀지지 않고 "알아내었을지도 모른다"로 훈훈하게 마무리하고 있죠.
그런데 분명 재미는 있고 특히나 앞부분의 수학 (화산) 문제도 퍼즐을 푸는 기분으로 즐겁게 읽을 수 있지만 정작 핵심 내용은 이해가 100% 되지는 않다는 것이 아쉬웠어요. 뭐 이 부분은 제가 수학에 젬병인 탓이 크겠지만요.
굉장히 수학 쪽에 많이 치우쳐져 있는 이야기라 평가하기가 좀 난감한데, 별점은 3점 주겠습니다.가상역사물, 수학학습물, 추리물 어느쪽으로 보아도 뭐 평균이상은 되는 수준이라 생각됩니다.현학적인 측면에서도 우수하고요.
Q.E.D 큐이디 39 - 카토우 모토히로 지음/학산문화사(만화) |
어번힐즈 6호실 사건
어처구니없을 정도로 낡고 별볼일 없는 맨션 어번힐즈의 관리인이 시체로 발견됩니다. 경찰은 사인을 자살이라고 단정짓죠. 이후 관리인의 손녀와 친구인 가나가 토마를 끌어들여 진상을 밝혀내려 한다는 내용의 작품인데 애시당초 시체가 발견된 6호실이 밀실도 아니고 맨션안을 돌아다닌 것은 토치키밖에 없는 정황조건은 범인을 너무 뻔하게 만듭니다.그런데 예상가능한 전개를 뒤집어서 희한한 일상계로 탈바꿈 시킨 작가의 능력은 확실히 돋보이네요. 동기의 의외성, 진상의 의외성이 확실히 존재하는 기발함이 좋습니다.
단, 왜 주위에 더 싼 집을 물어볼때 6호실을 이야기해주지 않았는지와 구태여 6호실을 통해 시체를 끌어올려 자살로 위장할 필요가 있는지는 설명이 되지 않는건 문제죠. 왠만한 경우는 자살이 아니라 시체만 발견되어도 집값은 떨어질텐데 말이죠.
때문에 별점은 2점입니다. 좀 더 설득력있게 단서를 붙여 조금 더 내용을 보강했더라면 정말 괜찮은 일상계 미스터리 수작이 되었을지도 모르는데 조금 아쉽네요.
그랜드 투어
NASA에서 보이저호를 개발했던 핵심멤버 중 한명인 이오 교수가 은퇴기념 파티를 열고 제자였던 토마와 로키 일행을 초대한 뒤 벌어지는 사건을 그린 작품. 굉장히 묵직한 내용에 보이저호 발사에 필요했던 "그랜드 투어"와 "스윙바이 항법"이 전개의 핵심으로 등장하는 Q.E.D 특유의 학습 + 본격 추리물입니다.
35년전 이오 교수 아내의 죽음을 파헤치는 것이 핵심인 추리적인 부분은 당시 인물들의 증언에만 의존하는 안락의자 탐정물 스타일로 제법 설득력있게 묘사됩니다. 추리라기 보다는 비약이 심해 보이는 단점은 있지만 큰 흠을 잡을 수준은 아니에요.
그러나 문제는 드라마 입니다. 교수 아내의 불륜은 가정을 돌보지 않은 교수에게도 책임이 있는 것일테고 교수의 자살소동과 복수를 다루는 전개도 말이 안되거든요. 이러한 쇼를 벌이는 이유 자체가 설명되지 않으니까요. 구태여 토마 일행을 불러모은 이유도 합리적이지 못하고요. "자살"을 증명해 줄 수 있기 때문에? 토마 일행이 없더라도 친구들과 목격자 증언만으로 충분히 자살로 성립될 수 있었을 거에요.
이런 부분을 감점해서 별점은 2점입니다. 시작에 비하면 마무리가 확실히 약했던 에피소드인데 후속작에서는 좀더 힘을 내어 주었으면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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