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버지의 백 드롭 - 나카지마 라모 지음, 한희선 옮김/북스피어 |
사고뭉치 아빠들의 좌충우돌 소동극으로 훈훈하고 유쾌한 결말로 끝난다는 공통점을 가지고 있는 나카지마 라모의 꽁트 네편을 모아놓은 소품집.
추천을 받아 읽기는 했지만 호러 단편집 <인체모형의 방>과 오컬트 모헙물 <가다라의 돼지>라는 두편의 장르물로 먼저 접했었던 작가라서 이러한 일상계 소품은 굉장히 낯설게 느껴졌는데 읽다보니 네편 모두 그닥 현실적으로 느껴지지 않는다는 점에서 장르물과 유사하더군요! 작가 특유의 블랙 코미디 성향이 잘 드러나 있는 것도 역시나 싶고 말이죠.
물론 일상계 소품에서 기이한 비현실감이 느껴진다는 것은 솔직히 단점이긴 합니다. 모든게 과장된 만화같으니까요. 예를들어 기본 설정부터가 그래요. 친구의 아버지가 거구의 프로레슬러였다는 것은 아다치 미츠루의 <슬로우 스텝>이 바로 연상되잖아요. 진기한 애완동물을 아들들에게 건네주어 자존심 싸움을 하게 만드는 것은 <도라에몽>의 한 에피소드 같고요.
또 유쾌하기는 하나 기승전결이 쉽게쉽게 이루어지는 것도 별로 마음에 들지는 않았어요. <아버지의 백드롭>에서 도저히 이길 방법이 없어보였던 우시노스케가 별다른 복선도 아니었던 복근의 수비력으로 승리한다던가, 연예인 밧타의 뜬금없는 방송국 신인상 수상이라던가 하는 식으로 설득력 하나없는 이유로 극적인 드라마가 성립된다는건 생각이 없어보이기까지 했거든요.
뭐 피식하며 즐기라는 취지의 작품이니만큼 생각하면서 읽는게 적절한 것은 아니겠죠. 작가의 창작 의도도 그냥 마음 편하게 즐기자는 것일테고 어른들 동화같은 소품으로는 꽤나 제격이었으니 만족합니다. 별점은 2.5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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