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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1/06/25

Q.E.D 정주행. 1권부터 30권까지 내맘대로 Best

뭔가 꽉 막힌 듯 답답한게 돌파구가 보이지 않는 요즈음입니다. 좋아하는 독서를 마음 편히 즐긴 것도 오래전 일인 것 같네요. 그래서 기분전환삼아 쌓아둔 Q.E.D를 1권부터 다시 정주행했습니다. 누군가의 말처럼 "책장 어디를 펼쳐도 마음에 드는" 그런 작품이라고 하기는 어렵지만 최소한 스트레스가 해소되는 느낌은 드니까요.


이왕지사 다시 정주행하는 것이니 만큼 개인적인 최고의 에피소드를 쭈~욱 뽑아보았습니다. 생각보다 일상계 작품이 적어서 좀 의외였어요. 다른 분들의 선택이 어떨지 궁금하기도 합니다.

<베스트 5>
4권 - 야곱의 사다리

오늘날 Q.E.D 장기연재의 발판이 된 작품이 아닐까 싶습니다. 캐릭터는 독특했지만 다소 뻔했던 이전 에피소드들과 차별화되는, 이른바 수학 - 과학적 지식이 실제 사건과 잘 결합되면서 만화적 전개를 통해 그 시너지를 극대화시킨다는 Q.E.D 만의 장점이 잘 드러난 에피소드거든요.
동기가 좀 어이없기는 하지만 이 정도면 스케일도 적당한 편이고 무엇보다도 인공생명을 의인화하여 성경 속 이야기와 결합시킨 전개가 아주 절묘했어요.

10권 - 마녀의 손안에
역시나 Q.E.D 스러운 명 에피소드. 토마가 10살때인 MIT 재학 시절을 배경으로 하고 있습니다. 역사적 사실인 샐럼 마녀재판과 현대의 살인사건을 접목한 전개도 좋지만 무엇보다도 범인이 1년여에 걸쳐 계획한 범죄와 트릭이 최고 수준입니다. 법정드라마스러운 전개도 좋았고요. 전체 시리즈 통틀어서도 최고가 아닐까 싶은 에피소드입니다.

16권 - 죽은자의 눈물
핵심 트릭으로 시체 감추기 + 알리바이 위장 공작이 등장합니다. 본격물다운 전개이기는 하나 흔해빠진 설정이죠. 그러나 트릭의 설득력이 높고 의외로 범인의 작전 역시 꼼꼼하게 짜여져 있기 때문에 웰메이드 추리물로 거듭났다 생각됩니다. 토마가 범인을 눈치 챈 이유도 아주 깔끔해서 좋았고요. 특히나 만화로는 보기 드물게 심리 서스펜스를 표현한 것이 베스트로 꼽은 가장 큰 이유입니다. 마지막 토마의 '사기극(?)'역시 눈여겨 볼만한 부분이었죠.

20권 - 다망한 에나리씨
탐정동호회 회장 에나리의 할머니에게 닥친 수수께끼 같은 사건을 그린 전형적인 일상계 소품. 정말로 별거아닌 사건을 진지하게 본격추리물로 구성한 일상계의 왕도! 그 와중에 웃음과 재치를 빼놓지 않은 점도 높이 평가할 만 하죠. 베스트로 선정되는 것이 당연한 에피소드입니다.

27권 - 입증책임
학교 내 모의재판으로 배심원제도를 체험하는 행사에 참관하게된 토마가 과거 실제 있었던 사건의 진상을 알게 된다는 작품. 재판원 제도를 이해하는데 아주 효과적이었던, 역시나 Q.E.D의 장점인 학습만화스러운 전개가 빛나며 사건의 맹점을 파헤치는 추리적인 부분도 마음에 들었습니다. 법정물스러운 분위기도 합격점이고요. 마지막의 진상을 꿰뚫고 있으면서도 검찰의 입증책임때문에 무죄쪽에 힘을 실어준 토마의 행동이 역시나 토마답다는 것도 좋았어요. 캐릭터가 이렇게 일관되게 유지되기도 힘든 일이잖아요?


그리고 아래는 아쉬운 가작들. 좋은 작품들이나 아주아주아주 약간 아쉬움이 느껴져서 베스트 5에 아깝게 선정되지 못한 에피소드들입니다.

<아깝다 가작!>
9권 - 얼어붙은 철퇴
이미 잊혀진 과거의 사건을 현재에 밝혀낸다는 줄거리인데 흡사 <용의자 X의 헌신>을 보는 듯한 두 천재 수학자의 대결이 볼만한 에피소드입니다. (선-악의 캐릭터가 뒤바뀐 감은 좀 들지만...) 특히나 결말 부분에서 카치도키 다리가 다시 열리는 순간의 재회라는 극적 장치 덕분에 굉장히 드라마틱한 작품으로 완성된 것 같아요.
아쉽게도 핵심 트릭인 카치도키 다리 관 속에 시체를 넣는다는 트릭이 별로라서 가작이지만 전개 하나만큼은 높이 평가하고 싶습니다.

11권 - 겨울동물원
무명 추리작가가 자신이 고안한 트릭으로 사건을 저지른다는 일상계스러운 본격물. 추리작가의 유령이 사건을 끌어가는 유머러스한 진행도 좋지만 유치한 트릭을 한번 더 포장하는 결말이 마음에 들어서 가작으로 선정합니다. 그런데 궁금한거 한가지. 토마는 유령의 존재마저 눈치챘던 걸까요?

13권 - 재난의 사나이
로키와 에바 다음으로 출연비중이 높은 토마의 대학동기인 알렌 브레이드와의 두뇌게임을 그린 에피소드. 렘브란트의 작품으로 장물이기도 한 그림을 놓고 벌이는 게임이 상당히 흥미진진합니다. 배의 이름과 깃발같은 초반부의 단서도 공정하게 독자에게 선보여 주고 있다는 것도 마음에 들은 부분이고요. 후쿠모토 노부유키나 카이타니 시노부와 같은 게임 만화의 거장들 작품같이 좀 더 긴박감 넘치는 전개가 있엇더라면 어땠을까 싶기는 해서 약간 감점했지만 개인적으로 좋아하는 에피소드입니다.

17권 - 까마중
영화촬영장을 무대로 한 밀실트릭이 등장하는 에피소드로 트릭 자체는 경찰수사로 밝혀질 수준이라 높은 수준은 아닙니다. 하지만 전개가 아주 일품이에요. 설정과 트릭이 작품 속 영화 <까마중>과 병렬로 진행되는 이야기에 딱 들어 맞을 뿐 아니라 무엇보다도 작중 영화와 맞물리는 동기가 아주아주 인상적이거든요. 트릭만 좀 더 정교했다면 만점을 받아도 될만한 인상적인 소품이었습니다.

18권 - 명탐정들 등장
고정캐릭터라고도 할 수 있는 에나리 "퀸"과 홈즈 - 멀더 트리오, 즉 탐정동호회 친구들이 등장하는 일상계. Q.E.D의 한 축이기도 한 일상계 에피소드 중에서도 손꼽을 만한 작품이죠. 치즈케이크 도난사건에서 시작되어 몇가지 우연이 겹친 뒤 유령 소동으로까지 발전하는 밑도 끝도 없는 전개가 인상적. 단 멀더 모리타가 왜 공진을 일으켰는지에 대한 설명이 부족한건 아쉬운 부분이라 감점합니다.

24권 - 크리스마스 이브이브
크리스마스 이브의 밤, 엄청나게 바쁜 노래방에서 벌어진 희한한 사건을 그린 일상계. 소소하지만 짜임새 있는 전개와 함께 일종의 암호트릭이 등장하는 등 풍성함이 좋았습니다. 만담가가 진행하는 듯한 전개와 완벽한 해피엔딩 역시 유쾌했던 부분.

25권 - 여름의 타임캡슐
가나가 초등학교때 묻은 타임캡슐 속 보물에 대한 기억을 더듬어가는 이야기. 너무나 완벽하게 기억을 잃어버린 가나와 친구들이 이해가 되지 않아서 조금은 비현실적이지만 사건의 동기가 설득력있고 추리의 과정도 합리적일 뿐 아니라 추억의 소중함을 알려주는 여운이 인상적인 작품. 가작으로는 충분한 수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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