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주의 악마 - 애거사 크리스티 지음, 김윤정 옮김/황금가지 |
그들 중 케네스 마셜 대위의 아내 알레나는 엄청난 미인으로 주변 남성들을 본의아니게 유혹하는 사악한 존재였다. 갓 결혼한 패트릭 레드펀이 아내를 뒤로 하고 그녀에게 열중한 탓에 여행객들 사이의 갈등은 깊어져 갔다. 그러던 어느날, 알레나가 해변 근처 섬에서 살해된 시체로 발견되는데...
제목은 왠지 예스럽고 촌스럽지만 원제도 Evil Under The Sun! 책 뒤 해설을 보니 '마더구스 동요'에서 따온 제목이라 하네요. 찌는 듯한 태양 아래 휴양지에서의 악마의 소행같은 범죄를 다룬 이 작품에 정말로 잘 어울리는 제목이라 생각됩니다. 사실 소설도 명작이지만 피터 유스티노프가 주연을 맡았던 영화가 더욱 잘 알려진 작품이기도 하죠. 저 역시도 영화로 먼저 접해보았기에 그간 독서를 미루다가 이제서야 읽게 되었네요.
이 작품의 가장 큰 장점은 뭐니뭐니해도 트릭이 굉장히 뛰어난 작품이라는 것이죠. 일종의 순간이동 알리바이 트릭인데 지금 읽어도 무릎을 칠 만큼 기발한 데가 있거든요. 영화를 볼 때도 감탄스러웠지만 원작도 감동이 남달랐어요.
또한 전개에서 하나씩 던져지는 사소한 단서들을 하나로 모아 놀랍지만 사실일 수 밖에 없는 결론을 내리는 포와로의 추리는 작중에 언급된대로 그야말로 "퍼즐을 맞추는 듯한" 고전 정통 본격물의 미덕을 제대로 전해주기에 추리소설 애호가로서 아주 만족스러웠습니다.
아울러 독자들과의 두뇌싸움도 제대로라서 공정성 측면에서는 백점 만점을 줘도 충분할 정도이며 포와로의 이유있는 기이한 언행도 잘 묘사되어 있는 등 캐릭터 묘사도 제대로라 진짜 명탐정이 어떤 사람인지를 확실히 각인시켜 주는 것도 매력적인 요소고요.
물론 전개에서 아주 약간의 허술함이 느껴지기는 합니다. 예를 들자면 범인들이 옭아매려 한 유력한 용의자의 알리바이가 우연찮게 증명된 이후에도 사건의 전개가 너무 범인들에게 유리하게 흘러가는 점이 그러합니다. 우연이 너무 심하게 겹쳐요.
막판 추리쇼의 기반이 되는 린다의 자살 소동도 좀 지나친 감이 들어 거북했고요. 그리고 증거가 없다고 운운하며 추리쇼를 펼치는데 사진을 가지고 범인들의 정체를 밝히는 과정이 있었기 때문에 딱히 설득력이 느껴지지 않는다는 것도 아쉬운 부분이었습니다.
그래도 반세기가 훨씬 지난 지금 읽어도 변치않는 정통 고전 추리소설의 묵직하면서도 충실한 재미를 느낄 수 있는 좋은 작품임에는 분명합니다. 30년대 고전 황금기 시대를 대표하는, "왕도" 작품 중 하나가 아닐까 싶네요. 뒤에 실린 정말로 짤막한, 꽁트 수준의 단편 <말벌집>도 정통 추리물이라기 보다는 심리 드라마지만 완벽한 범죄계획과 상황에 잘 맞는 해결이 존재하기에 걸작의 여운을 즐기는 식후 디저트로서 충분했습니다. 별점은 4점. 아직 읽지 않으신 분들이라면 꼭 한번 읽어보시기 바랍니다. 영화도 다시 찾아보고 싶어지네요.
제목은 왠지 예스럽고 촌스럽지만 원제도 Evil Under The Sun! 책 뒤 해설을 보니 '마더구스 동요'에서 따온 제목이라 하네요. 찌는 듯한 태양 아래 휴양지에서의 악마의 소행같은 범죄를 다룬 이 작품에 정말로 잘 어울리는 제목이라 생각됩니다. 사실 소설도 명작이지만 피터 유스티노프가 주연을 맡았던 영화가 더욱 잘 알려진 작품이기도 하죠. 저 역시도 영화로 먼저 접해보았기에 그간 독서를 미루다가 이제서야 읽게 되었네요.
이 작품의 가장 큰 장점은 뭐니뭐니해도 트릭이 굉장히 뛰어난 작품이라는 것이죠. 일종의 순간이동 알리바이 트릭인데 지금 읽어도 무릎을 칠 만큼 기발한 데가 있거든요. 영화를 볼 때도 감탄스러웠지만 원작도 감동이 남달랐어요.
또한 전개에서 하나씩 던져지는 사소한 단서들을 하나로 모아 놀랍지만 사실일 수 밖에 없는 결론을 내리는 포와로의 추리는 작중에 언급된대로 그야말로 "퍼즐을 맞추는 듯한" 고전 정통 본격물의 미덕을 제대로 전해주기에 추리소설 애호가로서 아주 만족스러웠습니다.
아울러 독자들과의 두뇌싸움도 제대로라서 공정성 측면에서는 백점 만점을 줘도 충분할 정도이며 포와로의 이유있는 기이한 언행도 잘 묘사되어 있는 등 캐릭터 묘사도 제대로라 진짜 명탐정이 어떤 사람인지를 확실히 각인시켜 주는 것도 매력적인 요소고요.
물론 전개에서 아주 약간의 허술함이 느껴지기는 합니다. 예를 들자면 범인들이 옭아매려 한 유력한 용의자의 알리바이가 우연찮게 증명된 이후에도 사건의 전개가 너무 범인들에게 유리하게 흘러가는 점이 그러합니다. 우연이 너무 심하게 겹쳐요.
막판 추리쇼의 기반이 되는 린다의 자살 소동도 좀 지나친 감이 들어 거북했고요. 그리고 증거가 없다고 운운하며 추리쇼를 펼치는데 사진을 가지고 범인들의 정체를 밝히는 과정이 있었기 때문에 딱히 설득력이 느껴지지 않는다는 것도 아쉬운 부분이었습니다.
그래도 반세기가 훨씬 지난 지금 읽어도 변치않는 정통 고전 추리소설의 묵직하면서도 충실한 재미를 느낄 수 있는 좋은 작품임에는 분명합니다. 30년대 고전 황금기 시대를 대표하는, "왕도" 작품 중 하나가 아닐까 싶네요. 뒤에 실린 정말로 짤막한, 꽁트 수준의 단편 <말벌집>도 정통 추리물이라기 보다는 심리 드라마지만 완벽한 범죄계획과 상황에 잘 맞는 해결이 존재하기에 걸작의 여운을 즐기는 식후 디저트로서 충분했습니다. 별점은 4점. 아직 읽지 않으신 분들이라면 꼭 한번 읽어보시기 바랍니다. 영화도 다시 찾아보고 싶어지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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