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MB 박물관 사건목록 10 - 카토우 모토히로 지음/학산문화사(만화) |
<Q.E.D>의 스핀오프 시리즈. 최신권까지 전부 다 읽은 줄 알았는데 찾아보니 10권을 아직 안 읽었더군요. 무려 1년도 더 전에 직장인님이 글을 남겨주시기도 했는데 왜 깜빡했을까... 늦게나마 구해서 읽었기에 포스팅 합니다.
10권에는 모두 네편의 이야기가 실려있습니다.
첫번째 이야기 <그차이 6천만년>
고생물학자 헤라와 조이스 남매의 초청으로 고비사막으로 간 신라와 타츠키가 공룡과 인간의 화석이 6천만년의 시간을 뛰어넘어 같은 지층에서 발견된 이유를 밝히는 에피소드. 설정은 흥미진진하고 베링거의 화석이라는 화석관련 토막 상식을 적절히 삽입하여 전개하는 것도 마음에 듭니다. C.M.B 특유의 박물학적인 느낌이 잘 살아있거든요.
하지만 사건이라는 것이 존재하지 않고 무엇보다도 "빙하에 의한 지층의 결합" 이라는 진상을 고생물학자라는 인간들이 밝혀내지 못했다는 것이 전혀 납득되지 않네요. 청소년용 지질 학습만화 수준의 이야기였다 생각됩니다. 별점은 2점.
두번째 이야기 <못>
신라와 타츠키의 시끄러운 학급친구 요코아리에게 온 저주의 메일. 친구들과 저주의 메일에 첨부된 사진 속 장소로 간 타츠키와 신라는 그 메일이 근처에서 발생한 뺑소니 교통사고와 연관이 있다는 사실을 알게됩니다. 저주의 메일은 뺑소니 교통사고로 사망한 피해자가 사실은 누군가가 차 앞으로 떠민것이라는 운전자의 증언을 뒷받침하는 증거일 수 있거든요. 당시 피해자를 저주하던 누군가가 있었다라는 추측이 가능하니까요. 하지만 신라가 여지없이 사건의 진상을 밝혀낸다는 이야기로 박물학적인 에피소드와 함께 C.M.B의 또 다른 한 축인 일상계 이야기입니다. 있음직한 이야기, 현실적인 소재와 계획 등 일상계라는 쟝르에 정확히 부합하는 전개는 좋았어요.
그러나 그닥 대단한 사건도 없고 솔직히 범인이 이러한 짓을 꾸미는 이유가 불분명하다는 점에서 (재판에서 딱히 유리하게 쓰일 것 같지도 않거든요) 썩 잘된 작품으로 보이지는 않네요. 또 처음부터 친구들에게 이야기 해 주면 아무 일도 없었을텐데 뭐든지 거래하려 하는 신라의 영악한 모습만 부각되는 것도 역시나 별로였고요.
나무의 성장이라는 아주아주 간단한 사실을 효과적으로 사용한 것은 꽤 괜찮았습니만 감점요소가 많기에 별점은 2점입니다.
세번째 이야기 <지구 최후의 여름방학>
여름방학의 막바지에 타츠키와 신라는 요코아리 등의 친구들과 함께 바닷가 여행을 떠납니다. 일행은 바닷가 집의 여주인에게서 기묘한 동굴 이야기를 듣게 됩니다...
일상계 소품. 하지만 사건이 아닌 장난에 불과한 에피소드라 추리적으로 평가할 가치는 거의 없습니다. 진상도 예상 가능했고요.
"옳고 그른지를 판단하지 말고 일단 선택해라. 그리고 앞으로 나아가라" 라는 청춘만화같은 대사는 나쁘지 않았으나 타츠키 - 신라 조합에게는 어울리지 않았다 생각됩니다. 이러한 대사 뒤에 이어지는 감정의 울림 같은 것을 느끼기는 힘들었거든요. 토마 - 가나 조합이라면 조금 더 나았을텐데... 별점은 1.5점.
마지막 이야기는 <히드라울리스>
북 이탈리아의 한 마을 음악당 안에 있는 사람을 저주로 죽음에 이르게 하는 오르간. 암거래상 마우 스가루는 신라에게 저주의 정체가 무엇인지를 의뢰하고 신라는 착실하게 그것을 밝혀낸다는 박물학적인 이야기입니다.
직장인님이 언급하신 수력 오르간 이야기. C.M.B의 특징인 스케일 큰, 역사와 박물학적인 지식을 결합한 전개는 괜찮았고 수력 오르간에 대한 설명도 충실하다는 점에서는 마음에 들지만 추리적 완성도는 아쉽게도 그닥이었습니다. 일단 진상이 너무 뻔하거든요. 이러한 비밀을 몇세기 동안이나 풀지 못했다는 것은 납득하기 힘들었어요. 장치적인 트릭이니 만큼 2중 파이프를 쓴다던가 하는 식으로 조금만 더 교묘하게 전개했더라면 훨씬 좋지 않았을까요? 별점은 2.5점입니다.
그래서 별점은 총점해서 2점. 그닥 인상적이지도않고 완성도도 낮은 지나가는 시리즈 한 편이 아니었나 싶네요. 후속권들에서 만회하고는 있지만 앞으로도 전체적인 평균이 적절한 수준에서 맞춰졌으면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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