Q.E.D 큐이디 44 - 카토우 모토히로 지음/학산문화사(만화) |
"튜바와 무덤"
탐정동호회 3인이 등장하는 작품. 그들이 엮인 사건 치고는 놀랍게도 살인 사건이 다루어집니다. 개그 담당인건 여전하지만, "탐정"의 역할에 대해 진지하게 생각하는 에나리의 모습은 나름의 성장이 느껴져서 좋았고요.
그런데 사건 자체만 놓고 보면 아쉬움이 많습니다. 우선, 목격자가 확실한 상태에서 당장 시체만 발견되지 않는다고 범인이 빠져나갈 수 있을 것 같지는 않아요. 목격 증언이 있다면 아무리 알리바이가 확실하더라도 현행범으로 바로 체포될테니까요. 물론 작품 내에서는 에나리 등의 실수로 증언의 신빙성이 떨어진다고 설명되고는 있지만, 살인 사건은 경우가 다르죠.
또 트릭도 문제가 많습니다. 경찰이 현장 주변은 빼고 공장만 뒤진다는 것도 이해하기 어렵지만, 범인이 잠깐의 시간을 이용하여 튜바와 시체를 바꿔치기 하고 튜바를 훼손하여 쓰레기처럼 보이게 만든다는 핵심 트릭은 비현실적으로 보였던 탓입니다. 아무리 생각해도 10분 이상은 걸릴 것 같은데 말이지요. 튜바를 부수는 소음은 어떻게 했을지도 모르겠고요.
마지막에 "교살"이라는 살해 방법에 대한 범인의 증언 실수를 이용하여 옭아매는 모습도 발상은 나쁘지 않지만, 전형적인 함정 수사인데다가 딱히 강한 설득력을 지닐 것 같아 보이지는 않았습니다.
때문에 별점은 2점. 저는 탐정동호회의 소소한 일상계 이야기가 훨씬 더 마음에 드네요. 그들도 성장이 필요하기는 하지만, 진지하고 묵직한 사건에는 별로 어울리지는 않았습니다.
"Question!"
이혼 조정 신청 중인 두 쌍의 부부와 토마 일행이 일종의 퀴즈쇼에 참가하게 된다는 내용으로 Q.E.D 특유의 학습만화스러운 전개가 인상적인 작품. "페르마의 정리" 및 그와 연관된 골드바하의 추측, ABC 예상, 타원곡선 등에 대해 잘 알려주고 있으며, 참가한 사람들의 지식을 활용하여 단서를 제공하고 이것을 페르마의 정리와 엮어서 풀어나가는 전개 역시 일품이었습니다. 일종의 반전이라 할 수 있는 사건의 흑막(?)이 누구인지에 대한 것도 꽤 설득력 높았고요. 아울러 토마가 일종의 '조력자' 포지션을 수행하고 있다는 것도 조금 이채로웠어요. 수학자들끼리는 서로 통하는 게 있는 거겠죠.
그러나 기대했던 추리, 퀴즈와 퍼즐을 풀어나가는 재미는 뛰어나다고 보기는 어려웠기에 별점은 2.5점입니다. 학습만화로는 최고 수준이기는 한데... 뭔가 좀 아쉽네요. 똑똑한 귀요미 소녀 미오 캐릭터가 낭비된 느낌도 강하고요.
결론적으로 전체 평균 별점은 2점. 재미가 없다고 하기는 뭐하나 추리적으로는 기대에 미치지 못했습니다. 다음 권에서는 추리적으로도 명성에 걸맞는 결과물이 나왔으면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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