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니메이션 겨울왕국 O.S.T. [2CD 디럭스 에디션] - 크리스틴 벨 외 노래/유니버설(Universal) |
설 연휴기간동안 와이프와 애기와 함께 감상. 온 가족이 즐긴 첫 영화네요.
내용은 익히 잘 아시는대로 자매의 화해를 다룬 일종의 백합물로 영상은 그야말로 압도적이었으며 음악도 아주 좋더군요. 역대급이라 할만한 "Let It go"는 물론이고 그간의 디즈니 뮤지컬 애니메이션은 주제곡 빼고는 귀에 들어오는 곡이 몇곡 없었는데 ("Under the Sea"와 "하쿠나마타타" 정도만 기억나네요) 이 작품은 "Do you want to build a snowman", "For the first time in Forever" 등 대부분의 곡들이 인상적이었어요. 빠른 전개와 연출도 좋아서 초반 10분 정도에 음악과 함께 모든 배경 설명을 처리한다던가 조금 지루할만하면 등장하는 음악들, 뮤지컬처럼 구현한 씬들의 아기자기한 디테일과 깨알같은 유머 등도 볼거리고 말이죠.
한마디로 보고 듣고 즐기는데는 최고의 컨텐츠였습니다. 딸가진 아빠로서 처음 본 남자를 믿으면 안된다는 괜찮은 교훈을 전해준다는 점에서도 마음에 든 점이에요. 물론 딸아이는 잘 이해를 하지 못했지만...
그러나 작품적으로 그렇게까지 높은 평가를 받을 작품인지는 잘 모르겠어요. 연출과는 별개로 각본이 좀 이상했거든요. 안나와 한스가 사랑에 빠진것이 도화선이 되어 즉위식날 모든 사건이 터져버리는 급작스러운 상황부터 이해하기 힘들었습니다. 이럴거면 방구석에 숨어지내온 십수년의 세월은 무의미하죠. 어차피 며칠 못 참고 들통날것을.... 그러고보니 트롤이 존재하는 세계관에서 마법 좀 쓴다고 괴물 취급받는것도 이상하죠. <X맨>도 아니고.
또 전형적인 디즈니 왕자님인 한스의 돌연한 배신, 흑화도 쉽게 설명되지 않습니다. 한스가 안나를 구하러가서 굉장한 활약을 보인것과도 배치된다 생각되고요. 어차피 전권을 위임받았으니 아렌델에 머물러서 기다리는게 더 합리적이잖아요. 안 돌아오면 일종의 섭정으로 영구히 통치권을 행사할 수도 있을텐데 말이죠. 하긴 전형적 디즈니 공주님의 전형인 행동파 왈가닥 안나, 전형적 디즈니 개그 캐릭터 올라프에 비하면 이러한 반전이 더 독특하긴 했습니다만.
아울러 엘사가 "Let It Go"를 불러제끼며 제대로 자신의 능력을 선보이며 (닥터 맨하탄?) 살짝 악역 포스를 풍기는 장면은 아주 좋지만 거기서 그치는 것도 마음에 들지 않은 점이에요. 어디선가 본 정보로는 엘사가 원래 악역이었지만 지금의 설정으로 변경되었다고 하는데 차라리 강력한 악역이 되는게 더 현실적이었을것 같아요.
덧붙이자면, 이러한 중세 봉건국가 시스템에서는 엘사의 마법이야 말로 천하의 패권을 쥘 수 있는 최고의 무기가 될텐데 왜 숨기느라 전전긍긍했을까요? 전방위 원거리 공격마법에 무제한의 눈사람 병사까지 만들 수 있는 직접 타격능력까지 막강한 능력자가 고작해야 성에 스케이트장이나 만들고 있다니 눈물이 앞을 가립니다...
그래도 이러한 불만은 제가 나이가 많이 먹은 탓이 클테고 제 딸아이는 아주 좋아했으니 만족하렵니다. 저 역시 보는 동안은 즐겁게 몰입하면서 관람하였고요. 때문에 별점은 3점입니다. 계속 "공주님 나오는거"를 찾는 딸아이 때문에 조만간 재관람하게 될 것 같기도 하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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