큐이디 Q.E.D 48 - 카토우 모토히로 지음/학산문화사(만화) |
"Q.E.D 큐이디 46" - 카토우 모토히로 : 별점 3점
50권을 향해 달려가는 전통의 시리즈입니다. 이전처럼 47권을 건너뛰었는데, 왜 이렇게 발간 속도가 빠른지는 모르겠네요. 여하튼, 이번 권에는 아래와 같은 두 편의 이야기가 실려 있습니다.
첫 번째는 "대리인"으로, 얼굴을 알 수 없는 복면 작가의 유일한 편집 대리인이 살해당한 뒤 가나의 사촌이 견습임에도 불구하고 대리인 대행을 맡게 되면서 벌어지는 사건을 다룹니다. 살인사건이 등장하므로 일상계라고 하긴 어렵지만, 이야기는 무난하고 잔잔하게 전개됩니다. 중심 내용이 복면 작가의 원고를 받아오는 것이니 어떻게 보면 당연하지요.
그러나 아무리 얼굴을 모르는 작가라 하더라도, 21세기에 누군가를 죽이고 그 사람인 척 살아간다는 핵심 트릭과 전개는 설득력이 부족합니다.
극단적인 개인화가 진행된 탓에, 이웃과 소통이 없어서 몰래 들어와 사는 것 정도는 가능했을 수 있습니다. 하지만 우리나라로 치자면, 공인인증서나 카드 비밀번호를 모르면 경제활동 자체가 불가능하니 장기간 생활은 힘듭니다.
추리적으로도 자살 사건의 모순—왜 높은 나무 가지에 올라갔는가—는 나름 그럴듯하지만, 너무 명백해서 경찰이 이를 놓쳤다는 설정은 문제입니다.
시체를 숨기는 장소에 대한 트릭도 실제 가능했을지 의문이며, 결국 발견될 수 밖에 없었을 것 같고요. 트릭이나 동기를 몰라도 범인을 쉽게 유추할 수 있고, 경찰 수사로도 충분히 밝혀낼 수 있다는 점—지문 감식 등을 포함하여—도 큰 단점입니다.
그래서 별점은 2점입니다. 어디선가 본 듯한 설정과 전개 모두 기대 이하였습니다. "도착의 론도"처럼 설정을 한 번 비트는 시도가 있었어야 했습니다. 아니면 살인사건 없이 원고의 행방을 추적하는 일상계로 꾸미는 편이 더 깔끔했을 것 같네요.
두 번째 이야기는 "파이하의 화집"으로, 모로코 왕국의 똑똑하고 당찬 소녀 파이하가 우연히 밀입국 선에서 발생한 마약 밀수 사건에 연루되지만, 이를 해결해 나간다는 이야기입니다.
오랜만에 알렌과 에리 커플이 등장한건 좋았는데 내용은 기대에 미치지 못합니다. 사건의 진상이 너무 단순했던 탓입니다. 그리고 설정이 전혀 현실적이지 못했습니다. 선장을 죽인 뒤 일부러 총격을 유도했더라도, 배가 나포되면 부검을 통해 선장의 사망 원인이 드러날테고 마약도 결국 회수할 수 없을 가능성이 높으니까요. 이런 사건에 구태여 토마를 끌어들인 알렌의 행동도 이해하기 어렵고요.
블로그 이웃 Lionheart님 리뷰처럼 유럽 전역을 종횡무진하는, 항상 열정적이며 자신을 믿는 파이하의 매력과 행동력은 감탄스럽지만, 그 외에는 특별히 건질 것이 없습니다. 별점은 2점입니다.
결론적으로 이번 권의 전체 평균 별점은 2점입니다. 기대에 못 미쳤을 뿐 아니라, 객관적으로도 평균 이하의 작품들이었습니다. 연속으로 강력사건이 벌어지는 구성도 별로였고요. 오히려 일상계 에피소드가 수록되었더라면 더 나았을 것 같습니다. 다음 권에서는 "Q.E.D"의 진짜 매력이라 할 수 있는 일상계 이야기가 등장해주기를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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