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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4/11/10

경성 모던타임스 - 박윤석 : 별점 2.5점

경성 모던타임스 - 6점
박윤석 지음/문학동네


수없이 읽어왔던 "경성" 관련 서적. 1920년대 경성을 "한림"이라는 가상인물을 통해 정교하게 그려내는 독특한 픽션으로 분명 픽션이기는 하지만 당대 경성에 대한 상세한 정보 제공이 주 목적이라고 생각될 정도로 "묘사"및 "소개"에 주력하고 있습니다. 그만큼 1920년대 경성에 대한 자세한 묘사가 압권으로 이 책만 읽어도 경성 시내가 손에 잡힐듯 그려지는 느낌이에요. 어디를 지나 어디를 가, 어디가 어떻게 변했고 등등등. 또 이러한 장소적인 디테일 외에도 심훈이나 김기진, 한규설 등 당대 주요 인물들도 자세하게 설명될 뿐더러 고종의 장례와 만세운동과 같은 중요했던 사건도 짚어줍니다. 한마디로 픽션의 탈을 쓴 미시사서적이랄까요?
손병희가 이완용을 만세 운동에 참여시키기 위해 만났다는 일화 등 재미있는 내용이 많은데 개중 인상적이었던 것은 지금의 현실과 크게 다르지 않는 독립운동 단체 내부의 내분 이야기입니다. 노론과 소론 등의 당파싸움이 독립이라는 큰 대의 앞에서도 우왕좌왕 파벌 만들기에만 급급하고 해방 후에는 좌익이니 우익이니 편가르기하여 나라마저 쪼개놓으니... 이렇게 보면 이게 정말 국민성 아닌가 싶은 생각이 드는군요. 고종 승하 후 장례식에 대해 한국식도, 일본식도, 서양식도 아닌 기이한 형태의 장례식이었다고 묘사하는 것도 기억에 남고요.

그러나 한권의 책이라기보다는 어딘가의 연재물이구나... 라는 생각이 바로 들 정도로 하나의 이어지는 이야기는 아니어서 조금 아쉬웠습니다. 한림이라는 인물도 뜨문뜨문 등장하고 그와 얽히는 것 같았던 여급 하나코 역시 단순한 주변인물일 뿐이라 구태여 이들을 등장시킬 필요가 있었는지도 의문이고 말이죠. 이러한 반쯤 픽션에 걸친 형식보다는 정말 각잡고 주요 인물들 시점으로 나누어 논픽션처럼 쓰는게 훨씬 좋지 않았을까 싶습니다.

결론내리자면 별점은 2.5점. 픽션으로서의 가치는 한없이 낮고 딱히 재미가 있다고 하기도 어려우나 자료적인 가치 하나만큼은 굉장합니다. 아무리 재미가 없어도 단순한 연구서들보다는 쉽게 읽히는 것도 분명하고요. 이 시대에 대해 궁금하신 점이 있다면 꼭 한번 읽어보시기를 권해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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