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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4/11/21

허큘리스 (2014) - 브랫 래트너 : 별점 2.5점

[블루레이] 허큘리스 : 극장판 & 확장판 - 6점
브렛 래트너 감독, 존 허트 외 출연/워너브라더스

수많은 모험으로 신격화된 영웅 허큘리스와 그의 동료들은 트리키아의 왕 코티스에게 고용되어 반역자 레수스와의 전쟁에 나선다. 그러나 승리하자마자 허큘리스는 진짜 악당, 흑막은 코티스 왕이라는 것을 깨닫게 되는데...

한때 헐리우드에서 잘 나갔던, 하지만 최근 감독으로는 뚜렷한 활약이 없는 브렛 레트너 감독의 신작.
꽤나 화려하고 발랄한 액션영화 전문 감독으로 전작에 이런 고대 서사물 (에픽 영화라고도 하죠)은 없어서 잘 어울릴까 걱정했는데 의외로 영화 화면은 꽤나 깔끔하며 전사, 궁수, Munk (창을 쓰는 예언자?), 도적 (단검)에 광전사와 음유시인으로 이루어져 있는 허큘리스 파티원들이 각자의 특기를 살려 벌이는 전쟁장면이 상당히 잘 만들어져 있어서 놀랐습니다. 중반부 급조한 군대를 이끌고 야만인들과 벌이는 전투가 그러한 종족별(?) 특성이 가장 잘 활용된 장면이었다 생각되네요. 박빙, 아니 압도하던 야만족들이 전차 두대에 썰려나가 전쟁에 패배한다는 것은 좀 당황스러웠습니다만...
이러한 액션씬 외에도 허큘리스가 신화가 아니라 실존인물이었을 수 있다, 그의 모험에 대한 진상은 사실 이럴 것이다... 라고 설명되는 부분도 아주 재미있었어요. 혼자가 아니라 여러명의 동료들이 있었고 괴물들의 정체도 가면을 쓴 사람이었을 것이다는 것인데 꽤 그럴듯했거든요. 이 주제로 영화를 찍는게 더 낫지 않았을까 싶을 정도로 말이죠.

배우진도 적절해서 특히 허큘리스 역의 더 락 드웨인 존슨은 비쥬얼적으로 정말 적역이었다 생각됩니다. <트로이>에서의 브래드 피트와 에릭 바나는 아무리봐도 최강전사로 보이지 않았던데 반해 드웨인 존슨은 정말 혼자서 사자 한마리 정도는 때려잡을 것 같이 생기긴 했으니까요. 연기력이야 뭐라 논하기 어렵지만 어차피 액션이 중요한 영화이기도 하고 조연인 코티스왕역에 존 허트, 조역이 아니라 거의 단역에 가까운 에우리스테우스왕 역에 조셉 파인즈를 기용하여 나름 백업을 충실히 해 주고 있기도 합니다.

그러나 아주 좋은 영화냐? 하면 또 그건 아닙니다. 전개에 헛점이 너무 많기 때문인데 첫번째는 어차피 돈을 받고 싸우는 용병이 왜 정의감을 앞세워 쓸데없는 전쟁을 벌이는 이유가 설명되지 않는 점, 두번째는 트리키아의 왕 코티스가 악역으로 밝혀지는 과정과 그 이후의 이야기입니다. 반란군이 있어서 그를 제압하기 위해 용병을 고용한다는 것은 아무런 문제가 없을 뿐더러 왕이 강대해진 자신의 군대를 이용하여 제국을 건설하고자 한다는 것은 당연한 마음가짐으로 그야말로 제왕 마인드라 할 수 있는데 왜 코티스가 악역이 되는지 이해가 되지 않았습니다. 트리키아 입장에서 보면 대제국을 건설할 수 있었던 기회를 왕까지 죽여가면서 날려버린 허큘리스야 말로 철천지 원수가 아닐까요?
마지막으로 아리우스를 볼모로 허큘리스 일행을 협박하는 것도 당쵀 모르겠어요. 코티스 왕도 자신의 후계자는 아리우스라는 것을 밝힌 상태니까 아리우스를 죽이려는 것도 아니고... 뭐가 협박의 이유가 되는 것인지 설명되지 않아요. 공주의 마인드도 이해가 안되는게 아리우스가 좋은 왕이 될 것이라고 믿는다면 코티스왕이 제국을 건설하게 놔두는게 자기 아들에게는 더 좋을텐데 뭘 막으려는 것인지 알 수가 없더군요. 결론적으로 저는 허큘리스가 코티스를 쳐부수기 위해 돌아가지 않았더라도 별로 달라지거나 나빠질 것은 없었다는데 한표 던집니다. 괜히 동료만 한명 죽은 꼴이에요.
아울러 마지막 장면은 허큘리스가 신화, 진짜 영웅이 되는 것을 강조한 연출이라 나쁘지는 않은데 실질적인 전투가 중심이었던 이전까지의 전개와 많이 달라서 좀 어색했습니다. 이종격투기 선수가 갑자기 프로레슬링에 뛰어든 모습을 보는 느낌이었어요.

그래서 결론내리자면 별점은 2.5점. 연출이 나쁜 것은 아니고 돈 쓴 느낌도 적절히 나고 괜찮은 아이디어도 삽입되어 있지만 전체적인 완성도면에서는 아쉬움을 남깁니다. 하지만 머리를 비우고 보는 킬링타임용으로는 적절합니다. "더락"의 팬이시라면 놓치지 마시길.

여담이지만 자신이 이끄는 트리키아 군대 앞에서 일장 연설을 하는 허큘리스의 모습은 금방이라도 "If you smell~"을 외칠 것 같은 느낌이었습니다. 에우리피데스나 코티스에게 락바텀을 날려주었더라면 아주 좋은 팬 서비스가 되었을지도 모르겠어요. (<웰컴 투 더 정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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