찾아주신 분들께 안내드립니다.

검색어 "퍼펙트 게임"에 대한 글을 날짜를 기준으로 정렬하여 표시합니다. 관련순 정렬 모든 글 표시
검색어 "퍼펙트 게임"에 대한 글을 날짜를 기준으로 정렬하여 표시합니다. 관련순 정렬 모든 글 표시

2023/08/16

리바운드 (2023) - 장항준 : 별점 3점


평이 좋길래 딸과 함께 넷플릭스로 감상한 작품.
약 10여년 전 부산 중앙고가 단 5명의 선수로 전국대회 결승에 올랐던 전설적인 실화를 당시 인물들 실명 그대로 그리고 있다는 점이 특징입니다. 부산 중앙고의 신화는 당시 많은 농구팬들의 피를 끓게 만들었었고, "리얼 슬램덩크"라고 불리우며 많은 농구팬들이 영화화를 외쳤던 대사건이었지요. 고등학교 농구팀의 기적같은 승부를 다루었다는 점은 미국의 80년대 농구 영화 <<후지어>>를 떠오르게 합니다.

알고 있을 분들에게는 아직도 기억에 생생할, 얼마 지나지 않은 실화라 그런지 <<퍼펙트 게임>>처럼 거슬릴 정도의 각색은 없습니다. 첫 공식 경기에서 사건을 일으켜 6개월 출장 정지를 받는건 영화에서의 창작이라 생각되지만, 크게 문제가 될 부분은 아니었어요. 오히려 강양현 감독과 선수들의 단결심을 강화하는 좋은 장치였다 생각됩니다.
농구 시합 장면도 박진감있게 펼쳐지는데, 전체적으로 잘 만들었더군요. 고등학생들 경기답게 현란한 기술보다 정해진 작전, 패스와 슛 위주라는 것도 현실적이었고요.
무엇보다도 이런 류의 작품에 흔히 있는 억지 눈물 짜내는 설정이 없다는 점, 그리고 농구를 가장한 연애물이 아니라는게 제일 좋았습니다. 농구부원이나 감독의 동년배 여성은 아예 등장하지도 않습니다! 그냥 농구는 즐겁고, 한 게임 더 하는게 너무 좋다!는 모토를 시종 일관 유지하면서, 유머와 함께 풀어나갈 뿐입니다. 비록 지기는 하지만, 모든걸 후외없이 불태우며 결승전 후반부를 앞두고 We are young OST와 함께 나아가는 중앙고 멤버들의 모습은 아래와 같이 패배가 아니라 꿈, 희망으로 가득합니다. 전형적이지만 그야말로 가슴 벅차게 만드는 청춘 찬가입니다.

그 외에도 중앙고 선수들 외 프로 무대에서 활약하는 선수들의 실명이 시합 중간중간에 언급되는 것도 재미를 더해 주었었습니다. 이어지는 후일담 소개도 좋았어요. 중앙고 6명의 선수 중 무려 4명이나 프로 구단에 지명을 받았다는걸 알게 되었기 때문입니다. 비록 지금까지 프로 선수로 뛰는 선수들은 없지만, 이 정도면 충분히 농구를 즐겼으리라 생각됩니다.

허나 중앙고가 5명의 선수만으로 어떻게 전국대회 결승까지 진출했는지?에 대한 설명이 부족한건 단점입니다. 토너먼트 초, 중반까지는 상대 분석에 따른 작전이 선보이며 승리에 대한 설득력이 어느정도 부여되는데, 뒤로 가면 갈 수록 특별한 이유는 없어요. "어쨌든 이겨서 좋다!" 입니다. 당시 기사나 자료를 찾아보면 전국구 장신 가드 천기범의 활약이 결정적이었다고 하는데 그런 묘사는 많지 않습니다.
뻔한 이야기라 그런지 반복되는 클리셰도 많습니다. 배규혁의 발목 부상 설정이 대표적이지요. 마지막에 배규혁이 덩크를 성공시킨 후 천기범과 하이파이브를 하는건 클리셰의 정점이고요. 그냥 봐도 슬램덩크의 강백호 - 서태웅의 하이파이브 장면을 떠오르게 하거든요. 그만큼 극적인 장면도 아닌데 꼭 이렇게 비슷하게 가져가야 했을지는 잘 모르겠습니다. 배규혁은 실제로는 3점이 전문인 샤프 슈터여서 캐릭터와 잘 어울리지도 않았고요.

그래도 즐겁고 유쾌했던 가족 스프츠 영화라는건 분명합니다. 별점은 3점입니다. 흥행에서 별로 재미를 보지는 못했다는데, 넷플릭스를 통해서라도 많이 알려지면 좋겠습니다.

2020/12/29

2020 내 블로그 리뷰 총 결산

열 일곱번 째 블로그 리뷰 총 결산입니다. 블로그 나이가 성인이 될 날도 얼마 안 남았네요.

올해 특징이라면, 독서가 취미이신 모든 분들이라면 마찬가지겠지만 독서량이 엄청나게 늘었다는 겁니다. 이 결산을 시작하고 책을 가장 많이 읽있네요. 코로나 사태로 집에 있는 시간이 많아졌기 때문입니다.
숫자로 정리해보면, 2020년 읽은 책 중 리뷰를 남긴 책은 추리 / 호러 장르문학 77 (48)권, 기타 장르문학 4 (1)권, 역사서 9 (15)권, 디자인 or 스터디 4 (4), Food 및 구루메 관련 도서 25 (11)권, 기타 도서 14 (18)권으로 모두 133 (97)권입니다(괄호는 작년). 작년보다 30% 정도 늘었군요. 분야로 따지면 추리 / 호러 등 장르 문학과 Food 및 구루메 관련 책을 많이 읽은게 눈에 띄고요. 방콕하고 있는 동안에는 아무래도 좀 자극적이고 재미있거나, 주요 관심사를 찾아 읽기 마련이니 당연합니다.

그럼 언제나처럼 각 항목별 베스트 - 워스트를 소개해드립니다. 아래와 같습니다. 언제나처럼, 올해 발표된 작품 기준이 아니라 제가 올 한해 보고 읽은 것들 기준입니다.

2020년 베스트 추리소설 : "흉가" 

올해 읽은 작품 중 별점 3점 이상 작품은 21편입니다. 꽤 수확이 많았던 한해였어요. 읽은 작품 중 1/3 가까이가 수작 이상인 셈이니까요. 이중 올해의 베스트는 "흉가"입니다. 무섭고 재미난 이야기 전개도 훌륭하지만 복잡한 설정, 복선 회수, 결말까지 완벽했습니다. 욕설, 육두문자 없이 초등학생을 주인공으로 끌고간다는 점도 아주 마음에 들었고요. 코로나로 외출도 못하는 더운 여름 휴가철에 탐독할만한 좋은 작품이었습니다.

아울러 올해 읽은 단편집 중에서 최고의 단편도 뽑아 보겠습니다. 별점 4점 짜리 작품으로는 아카가와 지로 "유령 열차" 수록작인 "비 옷을 입은 시체", 곤도 후미에의 "타르트 타탱의 꿈" 수록작인 "텅빈 카슐레", 스티븐 킹의 "악몽과 몽상 1" 수록작인 "돌런의 캐딜락", 마쓰모토 세이초의 "현란한 유리" 수록작인 "비와 2층", 미쓰다 신조의 "괴담의 테이프" 수록작인 "빈 집을 지키던 밤", 이사카 고타로의 "남은 날은 전부 휴가" 수록작인 "작은 병정들의 비밀 작전", "세계 미스터리 걸작선 1"수록작인 "탐정 스페이드", "나의 사적인 여자친구" 수록작인 "푸른 히아신스 향기", "뇌물과 부패"가 있습니다.
그러나 별점 4.5점짜리 작품이 무려 2편이나 있어서 4점 정도로는 후보가 될 수 없었어요. 별점 4.5점을 받은 작품은 미야베 미유키의 "희망장" 수록작인 "희망장"과 "세계 미스터리 걸작선 2" 수록작인 "두 개의 양념병"입니다.
이 중 베스트로는 "희망장"을 선정합니다. "두 개의 양념병"도 걸작이지만, 발표된지도 오래되었고 워낙에 유명한 작품이니 양보해도 될 것 같네요.

2020년 워스트 추리소설 : "너무 예쁜 소녀" 

많이 읽은 만큼 실망스러웠던 작품도 많았습니다. 75권 중 별점 2점 이하 작품이 28편이었거든요. 그래도 평균 이하 작품이 2/3를 넘었던 작년보다는 1/3에 불과하니 다행이라고 해야겠지요.

그러나 졸작 오브 더 졸작, 정말로 종이가 아깝고 나무에게 미안한 별점 1점의 작품도 세 편이나 됩니다. "너무 예쁜 소녀", "콜드게임", "루팡의 딸"이 그 주인공이지요. 이 중 워스트로는 "너무 예쁜 소녀"를 선정합니다. "콜드게임"은 잔혹한 왕따 가해자를 편드는 듯한 설정이 문제였을 뿐 재미면에서는 나름 합격점을 줄 만 했고, "루팡의 딸"은 최소한 짧기라도 하니까요. "너무 예쁜 소녀"는 추리도 없고 스릴도 없는데 길기까지한 완벽한 시간 낭비였습니다. 끝까지 참고 읽은 저에게 상을 주고 싶습니다.

2020년 베스트 / 워스트 기타 장르문학 : 

올해 기타 장르문학은 4권만 읽었는데 모두 고만고만했습니다. 별도의 베스트, 워스트는 없습니다.

2020년 베스트 역사 도서 : "일본 과학기술 총력전" 

올해는 아홉 권밖에 읽지 않았는데 일곱 권이 별점 3점 이상이었습니다. 별점 4점짜리 책도 "펜슬 퍼펙트", "일본 과학기술 총력전", "의식주, 살아있는 조선의 풍경"의 세 권이나 되고요. 

이 중 베스트로는 "일본 과학기술 총력전"을 꼽겠습니다. 일본이라는 나라를 알기 위한 핵심적인 정보를 제공해 줄 뿐 아니라, 재미도 있고 가격까지 저렴하기 때문입니다.

2020년 워스트 역사 도서 : 

올해 역사 도서는 작년과 마찬가지로 가장 나쁜 별점이 2점이었습니다. 이 정도로 워스트로 꼽기에는 너무 가혹하기에, 올해는 별도로 선정하지 않겠습니다. 역사 도서는 대체로 선방한 한해였어요.

2020년 베스트 디자인 or Study : "명작순례" 

이쪽 분야 책들은 도판만 괜찮아도 평균 이상은 해 줍니다. 그래서 실패가 별로 없는 분야인데, 이 책은 그 중에서도 올해 유일의 별점 5점을 받은 책이에요.요. 수록된 글들도 좋고, 도판까지 완벽하기 때문입니다. 이런 책을 사지 않으면 무슨 책을 사겠습니까.

2020년 워스트 디자인 or Study : 

올해 이 분야는 네 권 밖에는 읽지 않았는데 가장 나쁜 별점이 2.5점입니다. 그래서 올해는 워스트 도서가 없습니다.

2020년 베스트 Food / 구루메 도서 : "커리의 지구사" 

'지구사' 라는 이름으로 출간된 식문화 역사 시리즈 중 한 권. 제가 읽었던 시리즈 중에서는 최고작입니다. 커리에 대한 역사는 물론, 세계화된 과정과 세계속 커리 요리들, 그리고 커리의 현재까지 쉽게 파악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커리를 좋아하는 모든 분들께 추천드립니다.

2020년 워스트 Food / 구루메 도서 : "중세 유럽의 레시피" 

제목에서 기대했던 중세 유럽 요리에 대한 깊이있는 정보는 커녕, 최소한의 재미와 자료적 가치도 기대하기 어려운 별점 1점짜리 망작입니다. 담고있는 내용에 비하면 가격도 어처구니 없는 수준이고요. 저처럼 낚이는 분이 없으면 좋겠네요.

2020년 베스트 기타 도서 : "탱크의 탄생" 

올해 읽은 기타 도서는 특출나게 빼어난 책은 없었지만, 평균 이상 재미를 전해주는 괜찮은 책들이 제법 많았었습니다. "심리 조작의 비밀", "탱크의 탄생", "망령의 기억", "깃털 도둑"이 별점 3점을 받은, 그런 책들이었지요.

다 좋은 책이지만 이 중 베스트로는 "탱크의 탄생"을 꼽겠습니다. 제가 아주 좋아라하는 '도감' 분야의 책으로 도판, 일러스트가 완벽하게 제 취향이었기 때문이에요. 이 책의 가장 단점은 제법 비싼 가격일 뿐이에요. 무기 도감을 좋아하신다면 놓치지 마시길.

2020년 워스트 기타 도서 : "편지" 

히가시노 게이고의 장편인데 장르 문학이 아니라 드라마라서 기타 도서로 분류하였습니다. 작위적이고 뻔한 전개도 감점 요소이지만 무엇보다도 핵심 주제 - 범죄자 가족이 고통을 받아야 하는가? - 에 대해 주인공의 심정을 공감하기 어려웠기에 좋은 점수를 줄 수 없었어요.

2020년 베스트 Movie : "포드 V 페라리" 

많은 영화를 본 건 아니지만 올해 최고의 영화는 코로나 사태 직전 영화관에서 감상한 이 영화입니다. 남자 가슴을 뛰게 만드는 웅장한 화면과 음향 효과가 발군이었기 때문입니다. 아마 영화관에서 보지 않았다면 베스트 영화는 다른 작품이 되었을거에요.

그나저나, 언제쯤 극장에서 영화를 다시 볼 수 있을까요?

2020년 워스트 Movie : "머더 미스터리" 

'정통 미스터리'라고 소개된 글에 낚였네요. 일견 전형적인 미스터리물로 보이지만, 실제 영화는 전형적인 헐리우드 코미디 영화에 불과하기 때문입니다. 추리적으로 건질건 전무해요. 게다가 별로 웃기지도 않고요. 왜 애덤 샌들러를 요새 보기 힘든지 새삼 느끼게 해 준 망작이었습니다.

2020년 베스트 Comic - 추리 or 호러 : 

올 한 해는 "시마 코사쿠의 사건부"를 제외하고는 추리 or 호러 만화는 전통의 시리즈인 Q.E.D와 C.M.B의 후속권을 읽었을 뿐입니다. 이 중 최고는 "씨엠비 CMB 박물관 사건 목록 36" 이었습니다. 수록작 중 "산의 의사"와 "카스미장 사건"이 아주 좋았기 때문입니다. 별점 3.5점은 충분합니다. 

에피소드별로 살펴보자면 "씨엠비 CMB 박물관 사건목록 35" 수록작인 "도토리와 솔방울", "씨엠비 CMB 박물관 사건목록 39" 수록작 "상상 속 살인", "Q.E.D iff 12" 수록작 "재생의 시간"도 별점 3.5점의 좋은 작품들이었습니다.

2020년 워스트 Comic - 추리 or 호러 : 

책 전체 평균 별점은 2점이 가장 낮은데, 이 정도로 워스트로 꼽기는 좀 가혹하지요. 그래서 에피소드로 워스트를 꼽아 봅니다. "씨엠비 CMB 박물관 사건목록 37" 수록작인 "크로스로드"와 "종려나무 동전"이 별점 1점입니다. 동기, 트릭, 진상 모두 작위적이고 납득하기 어려운 졸작이었어요.

2020년 베스트 Comic - 기타 : "모로호시 다이지로 자선 단편집" 

2020년 만화들은 별점 3점짜리가 무려 14편이라서 많아서 한 편을 꼽기 어렵네요. 그래도 이 중에서 딱 한 편!을 꼽으라면 "모로호시 다이지로 자선 단편집"입니다. 다른 단편집에서 이미 접했었던 작품들이 많이 수록된 탓에 감점했을 뿐, 모로호시 다이지로라는 작가에 대해 잘 알려주는 좋은 작품들이 수록되어 있기 때문입니다. 다른 단편집을 읽어보지 않고 이 책만 읽는다면, 별점 4점도 거뜬했을거에요.

2020년 워스트 Comic - 기타 : "지구빙해사기" 

대가 다니구치 지로의 작품이 불명예스러운 올해의 워스트네요. 당대를 풍미했던 오토모 가즈히로와 미야자키 하야오의 이야기, 설정, 작화와 분위기를 적당히 섞어 만든 하이브리드 혼종이나 결과물은 전혀 그에 미치지 못했습니다.

결산평 : 

이글루스 블로그 운영도 17년 째인데, 올 한해가 가장 변화도 많고 드라마틱했습니다. 다른 해에 비해 유별나게 책을 많이 읽기도 했고요. 그러나 코로나라는 예상치못한 질병 탓이라서 마냥 좋아할 수는 없네요. 코로나 때문에 많은 분들이 힘들어 하셨고, 지금도 계속 힘든 분들이 계실 터라 가슴도 무척 아프고요. 모쪼록 코로나 사태가 빨리 진정되어, 기쁜 마음으로 블로그 운영을 비롯한 일상 생활을 보낼 수 있게 되면 좋겠네요.

여러분들도 새해 복 많이 받으시고, 새해에는 원하시는 일 다들 이루시는 그런 한해 되시기를 바랍니다. 작년, 그리고 재작년에도 말씀드렸지만 제 블로그를 찾아주시는 분들이라면 남들이 관심갖지 않는 사소하고 디테일한 것들에도 관심을 가지시는, 정말로 세심한 분일테니 내년에는 더욱 잘 되실게 분명합니다. 사랑합니다~!

2018/07/22

보리 대 매켄로 (2018) - 야누스 메츠 페데르센 : 별점 1.5점


비행기 시간이 10시간을 넘어가니 영화 한두편 보는 건 일도 아니네요. 이 역시 지난 출장 중 감상한 영화입니다.

80~90년대만 해도 지금과는 다르게 몇몇 특정 종목은 국내에서 굉장히 인기가 많았습니다.해당 종목의 슈퍼스타는 우리나라 사람들도 잘 알고 있었고요. 대표적인 종목은 누가 뭐래도 권투였지만, 테니스도 만만치 않았었지요. 이 영화 속 비요른 보리가 대표적입니다. 그는 80년대 테니스의 제왕으로 국내에도 널리 알려졌었어요.  코트위의 악동 죤 매켄로 역시 우승 횟수로는 보리의 상대가 되지 못하지만, 독특한 캐릭터로 일세를 풍미했었고요. 영화는 이 두 명의 윔블던 결승전을 다루고 있습니다. 당시 기억이 생생한 7080 세대이기에 감상하였습니다.

제목은 보리 대 매켄로이지만, 영화 속 비중은 보리 쪽이 압도적입니다. 특히나 보리의 일대기를 일종의 성장기, 영웅담으로 그리고 있습니다.
어린 시절 매켄로 못지 않은 야성을 지니고 시합하다가 코치의 도움으로 냉정함을 겸비한 기계같은 플레이어로 거듭났다, 그리고 최고가 되고 윔블던 5연패를 앞두지만 최고의 자리를 지키기 위한 극도의 긴장감과 스트레스로 인해 부진을 겪고 주위 사람들을 다치게 하는 문제를 일으켰다, 하지만 우리의 영웅 보리는 결국 이를 극복하고 우승을 차지한다!는 내용이거든요.

그러나 이에 반해 죤 매켄로의 비중은 작습니다. 악동 이미지를 부각시키는 몇몇 장면들 외에는 별다른 비중도 없고 캐릭터도 평면적이에요. 악동 이미지와는 별 상관도 없는 짤막한 과거사와 아버지 이야기는 왜 나오는지도 모르겠고요.
무엇보다도 비외른 보리 역을 맡은 스베리를 그뷔드나손에 비해, 전혀 운동을 잘 할 것처럼 보이지 않는 샤이아 라보프의 연기가 가장 마음에 들지 않았습니다. 이는 예전 "퍼펙트 게임" 에서 말씀드렸듯 최동원에 비해 선동열의 캐릭터와 역할이 많이 아쉬웠던 것과 비슷한데, 이럴 바에는 "보리 대 매켄로"가 아니라 "비요른 보리"라는 영화를 만드는게 훨씬 나았을 겁니다. 매켄로의 캐릭터는 떠오르는 천재 선수지만 싸가지가 없다, 정도로만 묘사해도 충분했을 거에요.

그래도 매켄로의 캐릭터는 조금 아쉽다 정도이지 큰 문제가 있는 건 아닙니다. 이 영화의 가장 큰 문제는 "테니스 경기 장면이 재미없다" 는 겁니다. 테니스 영화임에도 불구하고 테니스 시합 장면의 긴장감은 잘 살리지 못한 탓입니다. 실제 실황 중계 화면같은 느낌의 촬영인데 속도감도 느껴지지 않고, 시합을 하는 두 배우도 그다지 테니스를 잘 치는 것처럼 보이지 않아 여러모로 실망스러웠어요.

때문에 좋은 점수를 주기는 힘듭니다. 비요른 보리 선수에 대한 묘사는 확실히 출중하고 촬영과 디테일 모두 만족스러웠지만 사람들이 이 영화에서 기대하는 건 캐릭터가 아니라 시합 장면이지 않을까요? 별점은 1.5점입니다.

2015/05/22

퍼펙트 게임 (2011) - 박희곤 : 별점 2점

2011년에 개봉한 야구 영화. 최동원, 선동렬이라는 두 대투수의 잊을 수 없는 15이닝 연장 무승부 완투 승부를 소재로 만든 영화입니다. BTV 설치 기념으로 감상하였습니다.

그런데 영화는... 완전 실망스럽더군요. 도대체 뭘 생각하고 만든 것인지 알 수가 없는 탓입니다. 영화의 핵심은 두 대투수의 엄청난 투수전 한 경기입니다. 때문에 당연히 두 투수를 중심으로 이야기가 전개되었어야 합니다. 즉,

  • 선동렬 - 지금이 아마츄어 시절부터 우상이었던 최동원을 뛰어 넘을 수 있는 그 때인가?
  • 최동원 - 고질적인 어깨부상, 이제 최고 투수는 선동렬인가? 아니면 아직 나인가?

이러한 고민이 보여지고, 이것들에 의해 괴로워하고 또 성장하는 모습이 나왔어야 합니다. 두 투수들이 이런 고민을 포함한 여러가지 문제에 시달리다가 치열한 승부를 통해 한 단계 높은 곳으로 도약한다는 전형적인 이야기 구조면 충분했어요. 야구 팬들도 이러한 내용이면 만족했을테고요.

그러나 영화는 이러한 핵심 이야기는 뒷전이고 온갖 주변 에피소드에 시간을 낭비합니다. 대표적인 것이 박만수 캐릭터와 관련 에피소드입니다. 해태 타이거즈의 무명 백업 포수로 야구라는 꿈 하나만 가지고 최저 생활비에도 모자른 연봉을 받으며 버티는, "공포의 외인구단"의 뜨기 전 백두산같은 인물인데 이 영화에 왜 나오는지 도무지 모르겠습니다. 한국 영화의 고질병인 억지 신파, 억지 감동을 주기 위한 작위적인 장치에 불과하니까요. 실존인물도 아니고 말이죠. 물론 실화를 소재로 한 영화에 가상인물이 등장해서 감초 역할을 하는 것이 아주 없는 사례는 아니지만, 이렇게 흐름을 깨먹는건 큰 실수라 생각됩니다. 그래도 박만수는 야구 선수로 영화에 아주 중요한 역할(동점홈런)을 담당하기라도 하는데, 스포츠지 여기자는 상당한 비중으로 온갖 장면에 출연하는데 당쵀 왜 나오는지를 알 수가 없더군요. 의상이나 분장도 80년대로 보이지 않아 영 몰입도 안 되었고요.

그 외에도 이 게임에 정치적인 의도가 있었다고 하는 설정, 마지막에 영호남이 하나되는 감동의 도가니탕도 무리수로 밖에는 보이지 않았습니다.

또 캐스팅의 문제도 지적하고 싶어요. 그 중에서도 양동근이 가장 문제입니다. 저는 양동근의 연기는 죤 웨인 스타일 연기라고 생각합니다. 어떤 영화에서든 그 인물이 된다는 메소드 액팅과 반대되는, 어떤 영화에서 어떤 인물을 연기하던 죤 웨인이라는 연기 스타일이지요. 제가 본 양동근 출연작에서의 양동근이 연기한 캐릭터는 모두 동일 인물이라 여겨질 정도의 외모와 발성을 가지고 있는데, 이 작품에서도 마찬가지입니다. 약간의 사투리만 구사할 뿐 결국 양동근이더라고요. 문제는 그가 연기한게 야구 팬이라면 누구나 다 알고 있을 "선동렬"이라는거... 마찬가지 이유로 손병호의 김응룡 감독 연기도 완전 별로였습니다.

그래도 조승우의 최동원 연기와 최동원 중심의 롯데 이야기는 괜찮은 편입니다. 외모부터 발성 등 기본적인 캐릭터가 꽤 그럴듯하고 허구이기는 하나 팀 내에서 김용철과의 갈등, 고질적인 어깨 부상으로 인한 고민 등 야구 중심으로 드라마가 잘 잡혀 있거든요. 강현수라는 가상의 인물과 그의 아버지 강감독 에피소드도 뜬금없기는 하지만 최동원의 인간성을 부각시키고 김용철이 그를 다시 보게 되는 계기가 되는 등의 역할을 수행하기는 하고요.

야구 시합의 열기, 긴장감은 잘 그려내었기에 이러한 롯데 - 최동원 이야기처럼 해태 - 선동렬 이야기를 구성했더라면 영화가 훨씬 좋았을텐데 안타깝기까지 하네요. 아니면 차라리 최동원이 모든 것을 불살랐던 1984년 한국시리즈를 영화로 만드는게 더 낫지 않았을까 싶어요.

그래서 결론내리자면 별점은 2점. 야구 팬으로서 이런 영화가 많이 나와주었으면 하지만 앞서 말씀드린 기본적인 영화 완성도의 문제가 있어서 점수를 주기는 어렵습니다. "슈퍼스타 감사용"이 아직까지는 국내 야구 영화 중 최고인 것 같군요.

영화가 흥행에 성공하지는 못했다는데 저같은 가벼운 야구팬에게도 어필할 수 없는 야구 영화가 흥행에 성공하는건 애시당초 무리였으리라 생각됩니다.

2013/10/12

그래 우리가 이긴 병신이다!

이기긴 이겼네요. 제 예상과는 다르게 말이죠.

어제 승인은 다음과 같습니다.

  1. 타순 변경 적중.
  2. 넥센 타선이 두산 못지않게 침체됨.
  3. 변진수 선수의 퍼펙트 피칭 등 의외로 안정된 투수진.
덧붙이자면 홍성흔 선수의 투지가 눈부셨고 부진한 타자들이 안타를 하나씩은 때려주며 추후 반등을 기대하게 만든 것은 좋았습니다.

그러나 감독의 작전은 여전한 의문을 남깁니다. 우선 6회 최준석 선수의 교체는 이전 시리즈 후반에서의 점수 허용을 생각한다면 너무나 성급한 교체였습니다. 9회 무사 2루에서의 김현수 선수 교체 역시 마찬가지죠. 어차피 번트를 댈 거라면 큰 차이 없잖아요? 또한 최강의 대타이자 1루 대수비 요원인 오재일 선수 카드를 허무하게 날려먹은 것도 있어서는 안 될 일이었어요.

계투진의 의외의 호투로 한 경기를 어렵게 잡아 체면치레하긴 했지만 오늘 역시 험난한 경기가 예상됩니다. 이재우 - 핸킨스 - 김선우 선수라는 롱맨 역할 가능한 선수들로 투수진이 등판할 것 같은데 어느 정도 실점은 예상되는 투수진이니까요.

그나마 오늘 경기에서 두산이 앞설 수 있는 부분은 풍부한 교체 멤버를 활용한 적절한 체력 안배일 텐데 김진욱 감독이 좀 유연한 대처를 했으면 합니다. 그리고 제발 번트 좀 대지 말라구!

예상이 너무 빗나가 게임 스코어 예측은 창피해서 못하겠네요. 누구나 예상할 수 있는 타격전 분위기이긴 한데 어느 팀 타선이 먼저 침체를 벗어날지가 관건일 겁니다. 어디든 터지면 대량 득점할 상황인지라....

여튼 양 팀 선수단의 선전을 기원합니다. 그리고 감독은 제발 가만히 좀 있어주세요. 응원이나 하시던가.

2010/09/14

프라모코시로 (プラモ狂四郎) 1~11 : 별점 1.5점

초등학생 시절 다이나믹 코믹스를 통해 접했던 작품을 이제야 완독하게 되었습니다.

이 작품은 자신이 만든 프라모델의 데이터가 시뮬레이션 게임에 그대로 반영된다는 설정으로 유명합니다. 덕분에 프라모델 개조와 디테일 업 방법이 작례처럼 소개되어 있어 아동 모델러들에게 큰 매력을 주었습니다. 예를 들어, 지옹그에 돔의 다리를 달아 '퍼펙트 지옹그'를 만든다든가, 무장의 일부를 금속이나 다른 소재로 교체하는 방식 등이 등장합니다. 또한, 유명 프로모델러였던 오다(스트림베이스) 등이 직접 실명으로 등장하거나, 이후 실제로 프라모델화된 '퍼펙트 건담'이 처음 공개되는 등의 장치도 있어 당시 아동 모델러들에게 인기를 끌기에 충분했습니다. 더불어 ‘마개조’라는 단어도 이 작품에서 처음 사용되었다고 합니다.

예상 외로 건담 이외의 다양한 프라모델이 등장한다는 것도 흥미로왔습니다. 초반에는 『자붕글』과 『다그람』, 중반에는 『단바인』, 『고그』, 『엘가임』 등 선라이즈 계열 로봇들이 한 번 이상씩 모습을 비춥니다.

하지만 프라모델과 관련된 부분을 제외하면 전체적인 이야기는 솔직히 유치합니다. 80년대 근성 열혈 소년 만화의 전형적인 공식에 따라 진행되기 때문입니다. 라이벌이 계속 등장하고, 주인공이 끊임없이 업그레이드를 거듭하는 예상 가능한 전개가 반복됩니다. 그나마도 프라모델과 관련된 내용만 충실했더라면 좋았을 텐데, 불필요한 클리셰가 잔뜩 들어가 있다는 점도 문제입니다. 예를 들어, 프라모델을 만들기 위해 합숙이나 특훈이 필요한 이유가 무엇일까요?

시뮬레이션 요소도 특정 개조 포인트나 스케일 차이, 디오라마 환경에만 집중할 뿐, 총기의 발포 원리나 각 모델별 차이와 같은 기본적인 부분은 설명되지 않았습니다. 이러한 설정으로는 현실감을 주기 어렵지요.

무엇보다도 스토리가 진행될수록 무리한 설정이 많아져 점점 보는 것이 힘들어졌습니다. 대표적인 예가 아래의 ‘트리플제타’ 입니다. 이건 뭐 킹기도라도 아니고.... 이런게 거듭되다 보니 몰입감이 깨지고, 결국 짜증이 날 정도였습니다.

다시 보는게 힘들 정도로 시대착오적인 요소가 너무 많네요. 아동 취향의 분위기 역시 적응하기 어려웠고요. 추억은 추억으로 남겨두는 것이 가장 좋다는 말이 새삼 떠오릅니다. 제 별점은 1.5점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