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기로 그린 초상 - 빌 밸린저 지음, 최내현 옮김/북스피어 |
대니 에이프릴은 할아버지의 유산으로 작은 채권대행 수금업체를 인수한다. 그리고 그 업체의 고객카드를 정리하던 도중 자신이 젊었을때 스쳐지나갔지만 자신의 마음속에 깊이 남은 한 여인의 사진과 관련 기사를 발견하고, 그 사진과 기사만을 토대로 그녀를 찾아내기 위한 혼자만의 수사에 들어간다.
빌 밸린저 (빌 S 밸린저)의 장편입니다. 이미 이전에 <사라진 시간>, <이와 손톱>를 읽었기에 이 작품으로 국내 출간된 작가의 작품은 완독하게 되었네요. 이 작품은 한마디로 크래시 알모니스키라는 여자가 미모와 두뇌를 이용하여 주변의 남자들을 도약대로 삼아 성공해가는 과정이 핵심인 전형적인 헐리우드식 팜므파탈물입니다.
하지만 너무나도 뻔한 작품이라 실망이 컸습니다. 별다른 복선이나 반전이 하나 없어서 결말까지 쉽게 예측할 수 있을 정도였거든요. 게다가 크래시의 계획이 그다지 치밀하다고 할 수 없는데도 불구하고 너무나 쉽게 남자 사냥에 성공한다던가, 피해자들이 피해를 본 이후 단순한 피해자로 전락한다는 것은 범죄 스릴러로서의 가치도 낮을 뿐 아니라 수긍하기도 어려운 점이었죠. 주인공 대니 에이프릴은 대단한 능력없이도 시간과 노력으로 결국 그녀를 찾아내잖아요? 이런 식으로 피해자 남자들이 멍청한 바보라는게 팜프파탈물의 맹점이기는 하지만 정도가 너무 심했어요.
물론 이 작품은 1950년 작품으로 이 작품이 모든 팜므파탈물의 원조일 수도 있기에 적절한 비판은 아닐 수도 있습니다. 빌 밸린저 특유의 주인공과 시간대가 다른 이야기의 교차가 반복되다가 '현재'에서 만난 뒤 극적 결말에 이르는 독특한 전개와 더불어 주인공 대니 에이프릴이 약간의 단서만 가지고 크래시 - 캐서린 - 캐런 - 캔디스 을 추적해 나가는 수사과정의 디테일은 충분히 합리적이라 뻔한 내용에도 불구하고 충분한 재미를 가져다 주기도 하고요. 마지막 사건에서의 의도하지 않은 완전범죄가 성립되는 장면 같은 것도 아주 좋았어요.
그래도 확실히 지금 읽기에는 단점이 더욱 도드라지기에 좋은 점수를 주기는 어렵네요. 별점은 2.5점입니다. 작가의 국내 소개된 작품 중에서도 가장 떨어지는 수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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