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스 노트 Death Note 12 - 오바 츠구미 지음, 오바타 다케시 그림/대원씨아이(만화) |
'이름을 쓰면 죽는 노트'라는 참신한 설정, 그리고 키라 야가미 라이토와 세계 최고의 탐정 L의 불꽃튀는 두뇌 싸움으로 일세를 풍미한 작품이죠. L의 죽음 이후 만화는 보지 않았던 차에 최근 이런저런 만화를 뒤적이다가 끝까지 보게 되었습니다.
그런데 L의 죽음 이후 보지 않은게 탁월한 선택이더군요. 마지막 최종보스 N과의 두뇌 싸움은 별볼일 없었고, 재미와 긴장감 모두 떨어졌기 때문입니다.
무엇보다도 마지막 창고에서의 한판 승부에서 아무런 반전의 카드없이 최종 결전에 임한 라이토의 태도는 납득하기 어렵습니다. 진짜 노트 한 두 장 정도만 숨겨놓았더라도 완벽했을 것을 왜 구태여 노트의 진위 여부에만 목숨을 걸었는지 당쵀 이해가 되지 않았습니다. 이전에 사신까지 없애버렸던 라이토의 치밀함은 대관절 어디에 갔단 말입니까?! L과의 승부에서는 '시계 속 장치'같은 참신한 최후의 수단이 있었는데, 그러한 변수 하나 없던 마지막 승부는 시시하고 재미가 없었습니다.
또한 L의 캐릭터 속성을 유지하면서도 더욱 비정상적이고 기이한, 거의 에스퍼로 그려진 N도 호감이 가지 않는 등 모든 면에서 단점이 더욱 두드러져서 아쉬웠어요.
결말도 썩 개운치 않네요. 패배한 뒤 땅바닥에서 뒹굴며 루크에게 사정하는 라이토의 모습은 작가의 의도였다 하더라도 작품을 지켜본, 그리고 라이토에게 호감을 가졌던 팬으로서는 아주 실망스러웠거든요. 이보다는 L의 최후의 승부수와 함께 패배하던 영화 쪽 결말이 더 낫네요.
그래도 '데스노트, '사신' 등' 일견 유치해보일 수 있는 아이디어에서 여러가지 제한 조건과 다양한 변수를 통해 진지하고 그럴듯한 두뇌 싸움 스릴러를 만들어 낸 스토리, 그리고 일정 경지에 이른 작화는 높이 평가할 만 합니다. 조금 더 압축해서 L과의 승부로 끝냈더라면 더욱 좋았을텐데 말이죠. 별점은 L과의 승부까지는 5점, 그 이후는 2.5점으로 전체 평균 3.5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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