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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0/09/07

플루토 1~8 - 데즈카 오사무 / 우라사와 나오키 : 별점 3점

플루토 Pluto 8 - 6점 테츠카 오사무 지음, 우라사와 나오키 그림/서울문화사(만화)
데즈카 오사무의 <지상 최강의 로보트>를 원전으로 하여 우라사와 나오키가 SF 추리 스릴러로 새롭게 만들어낸 작품입니다. 완결된지는 꽤 되었는데 마지막권 구입이 늦어 이제서야 완독하게 되었네요. 워낙에 제가 원작의 팬이기도 해서 관심이 가던 기획이었습니다.

발상의 전환이랄까요? 아톰을 주인공으로 하는 대신 세계 제일의 로봇 수사관 게지히트를 주인공으로 하는 사회파 수사물스러운 분위기는 정말 마음에 들었습니다. 수사의 과정도 합리적이며 게지히트 본인에게 있었던 과거의 아픈 경험이 현재의 사건들과 겹쳐지며 벌어지는 ’한없이 인간에 가까운 로봇의 고뇌’를 잘 표현하고 있기 때문이죠. 마지막 흑막의 정체가 밝혀지는 반전 역시 원작팬도 납득할만한 최고의 반전이었다 생각되고요.

그러나 원전인 <지상 최강의 로보트> 줄거리를 축으로 한 플루토와 로보트들간의 격투, 그리고 이러한 음모의 이유가 밝혀지는 아톰이 주인공인 후반부는 좀 별로였습니다. 로봇들간의 격투는 SF스릴러에 가까운 작품의 성격상 어쩔 수 없었겠지만 특색있는 로봇들의 액션이 핵심인 원작에 비해 너무 심심한 액션이 아니었나 싶었고 후반부에 밝혀지는 이러한 음모의 이유도 납득하기 어려웠어요. ‘보라’가 거의 인류를 멸망시킬 수 있는데 구태여 플루토에게 먼저 복수를 시킨 이유라던가 갑작스러운 플루토의 변심(?) 등이 별로 설득력있게 표현되어 있지 않았거든요. 보다 단순할 수 있었던 이야기를 불필요하고 복잡하게 꼬아놓고 애매하게 넘어가는 부분들도 약간 거슬렸고요. 그리고 '이라크전'을 풍자하는 듯한 설정은 너무 노골적이라서 작품에 잘 녹아있다고 보기는 어려웠습니다.

그래도 SF 하드보일드 스릴러로 본다면 게지히트가 주인공인 부분은 최상급의 재미를 선사해주는 것은 확실합니다. 제가 이 작품을 '추리물'로 분류하는 이유이기도 하죠. 또한 작중에 등장하는 '거액을 받고 불가능한 수술을 실현하는 일본인 무허가 천재 외과의사'를 비롯해서 텐마박사, 오챠노미즈박사, 반 슌사쿠 등 많은 데즈카 오사무 캐릭터를 만나는 즐거움도 큽니다. 한없이 인간에 가까운 로보트의 감정이라는 어려운 테마를 자기만의 방식으로 표현한 것도 좋았고요. 별점은 3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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