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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4/12/31

2014 내 블로그 리뷰 총결산

2013 내 블로그 리뷰 총결산

11차, 열한 번째 블로그 결산 보고입니다.

2014년 읽은 책 중 리뷰를 남긴 책은 추리/호러 장르문학 48 (58)권, 기타 장르문학 11 (3)권, 역사서 19 (21)권, 디자인 및 스터디 도서 5 (0)권, Food 및 구루메 관련 도서 10 (4)권, 기타 도서 17 (13)권으로 모두 110 (99)권입니다(괄호는 작년).

결산의 기준이 될 만한 10권 이상 읽은 분야는 추리/호러, 기타 장르문학, 역사서, Food 및 구루메 관련 도서, 기타 도서입니다. 작년 대비 고루고루 읽은 편이네요.

아울러 올해는 영화, 만화도 두루두루 보고 읽고 리뷰를 남겼기에 결산에 함께 포함시킵니다.

참고로, 하기 베스트·워스트는 올해 발표된 작품 기준이 아니라 제가 올 한 해 보고 읽은 것들 기준입니다.

2014년 베스트 추리소설 :

"몰타의 매"

단평 : 단점은 사소할 뿐, 이 바닥의 영원한 고전, 원전임.

2014년 워스트 추리소설 :

"하숙인"

단평 : 읽는 것 자체가 힘들었다.....

별점 2점 이하의 작품도 제법 많지만 별점 1점짜리 책은 두 권 존재합니다. 이 작품과 "탐정 취미"지요. 그러나 "탐정 취미"는 아마추어들의 습작 모음 형식이 강하므로 정당하게 평가하기는 어렵습니다. 때문에 이 작품을 단독 워스트로 선정합니다.

2014년 베스트 기타 장르문학 :

"민들레 소녀"

단평 : SF에서 손꼽을 만한 러브 스토리.

2014년 워스트 기타 장르문학 :

"끝없는 시간의 흐름 끝에서"

단평 : 읽는 것 자체가 힘들었다..... (2)

2014년 베스트 역사 도서 :

"유홍준의 국보순례"

단평 : 이런 책을 소장하지 않으면 무슨 책을 소장하랴.

2014년 워스트 역사 도서 :

올해는 별점 1점대의 책이 없어서 선정하지 않습니다.

2014년 베스트 Food/구루메 관련 도서 :

"식탁 위의 한국사"

단평 : 재미는 물론 자료적 가치까지 최상급.

2014년 워스트 Food/구루메 관련 도서 :

역사와 마찬가지 이유로 워스트는 선정하지 않습니다.

2014년 베스트 기타 도서 :

"바다 한가운데서"

단평 : 이게 바로 논픽션이다!

2014년 워스트 기타 도서 :

"맨발의 청춘"

단평 : 오래되기만 했을 뿐.

2014년 베스트 Movie :

"가디언즈 오브 갤럭시"

단평 : 아, 이런 영화를 너무 오랫동안 안 봤었나 보다.

2014년 워스트 Movie :

"로보캅"

단평 : 이럴거라면 리부트하지 않는 게 좋았다.

2014년 베스트 추리/호러 만화 :

"인터뷰"

단평 : 한국 웹툰의 힘.

2014년 워스트 추리/호러 만화 :

"소년탐정 김전일 2부 13 게임관 살인사건"

단평 : 제발 좀 끝내줘.

2014년 베스트 기타 만화 :

"군화와 전선 1"

단평 : 재미와 함께 지식욕까지 충족!

2014년 워스트 기타 만화 :

"라이징 임팩트 1~17"

단평 : 전형적인 왕도 배틀물인데 유치했다.

결산평 :

전체적으로 열심히 읽고 리뷰를 남긴 한 해였다 자평합니다. 한 권으로 치기 어려운 단편 e-book이 포함되어 약간 거품이 있지만 총 권수가 작년 대비 10% 증가하기도 했고, 개인적 목표인 1년에 100권 읽기는 초과 달성해서 뿌듯하네요. 다만 추리 소설을 작년 대비 10권 이상 덜 읽어서 전체 리뷰 중 비중이 반 이하로 줄어들었는데, 이 블로그의 정체성에 약간 문제가 생겼으려나요? 그래도 행복한 한 해였습니다. 이글루스도 줌닷컴에 인수된 후 크게 문제는 없어 보여 다행이고요. 검색 기능의 강화 및 백업 기능만 도입되면 더할 나위 없을 텐데...

여튼, 제 미미한 블로그에 들러주시는 여러분들도 모두 새해 복 많이 받으시고 내년에는 올해보다 더 많은 것을 이루고 성취하시는 한 해가 되셨으면 합니다. 제 블로그를 들러주실 정도라면 남들 관심 밖의 것들에도 관심을 가지시는 정말로 세심한 분임이 분명할 테니 내년에는 더욱 잘되실 거예요. 사랑합니다~!

맥주별장의 모험 - 니시자와 야스히코 / 이연승 : 별점 1.5점

맥주별장의 모험 - 4점
니시자와 야스히코 지음, 이연승 옮김/한즈미디어(한스미디어)

아래 리뷰에는 약간의 스포일러가 포함되어 있습니다

여행 중 불의의 사고로 헤매게 된 닷쿠 일행 4명은 발견한 별장에 불법으로 침입하고 말았다. 더위와 피로로 넋이 나간 탓이었다. 별장은 텅텅 비어 있었다. 다만 1층에는 싱글 베드 침대 한 개 뿐이고, 2층 붙박이장 속 숨겨진 냉장고에는 다량의 맥주가 보관되어 있었다. 일행은 피로와 배고픔이 극에 달했기에 긴급피난이라는 핑계로 별장의 맥주를 마시며, 별장의 특이한 상황에 대해 각자 추리한 내용을 이야기하는데...

니시자와 야스히코의 "닷쿠 & 타카치" 시리즈 장편입니다. 시리즈는 오하시 카오루의 만화로 먼저 접했었지요. 전작이 있는데 깜빡하고 두 번째 작품부터 읽기 시작했습니다. 캐릭터 관련 소개가 약간 부실하지만 읽는 데는 아무런 지장이 없었습니다. 제목만 보고는 제가 읽었던 만화책에 수록된 단편 원작인가 싶었는데 아니더군요. 

보안 선배, 타쿠, 타카치, 우사코 4명이 특이한 상황에 대한 추리를 내놓는다는 설정은 추리 동호인들의 수수께끼 풀이 수다를 소설로 옮겨 놓은 듯합니다. 사실 다양한 인물들이 자신의 추리를 피력한다는 설정은 "독 초콜릿 사건"이나 "바보의 엔드크레디트", 얼마 전 읽은 "탐정 영화" 등 많은 작품에서 선보인 것입니다.
하지만 이 작품은 각자가 정리된 추리를 발표하는 것이 아니라, 그야말로 수다 레벨의 추리를 펼친다는 점에서 차이가 있습니다. 그것도 술자리 수다라서 터무니없거나 허점 투성이인 추리가 속출합니다. 때문에 추리적으로 완성도가 높다고 보기 어렵습니다. 작가도 다른 작품들에 비하면 좀 쉽게 썼겠구나 싶은 생각도 들고요. 엉터리 추리를 마구 끼워넣어 분량을 늘릴 수 있으니까요.

물론 아무리 말이 안 되는 수다를 펼치더라도, 그럴듯한 진상만 잘 뽑아낸다면 문제는 없습니다. 다른 유사한 작품들도 말도 안 되는 추리가 등장했었으니까요. 그러나 아쉽게도 진상도 터무니없고 비현실적이었습니다... 누군가를 납치한 뒤 그가 혼자 맥주를 먹으며 잠들기를 기다린다? 이게 말이 됩니까. 제가 납치된 사람이었다면 일단 나갈 생각부터 했을 거에요. 납치당한 판국에 맥주는 무슨 맥주.
게다가 범인들이 범행을 일으킨 이유는 결국 명확히 설명되지 않습니다. 이렇게 복잡한 장치를 꾸밀 노력과 돈이면 보다 효율적이고 간단한 방법이 얼마든지 있었을 텐데, 왜 이렇게 한 것일까요? 모종의 범행을 뒤집어씌우려고? 하이고... 차라리 사람을 고용해서 묻어버리는 게 낫죠. 진상보다는 영화 세트장일 것이라는 초반의 추리가 더 현실적으로 생각됩니다.

그리고 캐릭터 설정이 진부하기 그지없다는 것도 문제입니다. 라이트 노벨이나 만화를 보는 듯 천편일률적인 무채색 캐릭터들이었어요. 술 좋아하고 허술하지만 사람도 많이 따르는 리더 보안 선배, 키 크고 차갑지만 머리 회전이 빠른 츤데레 미녀 타카치, 키 작고 딱히 남자답지 않지만 의외로 꼼꼼하고 추리력 좋은 타쿠, 이런 파티 구성에 빠질 수 없는 마스코트 캐릭터 우사코로 구성된 4인 파티인데 정말 많이 본 설정이죠.

그래도 아주 건질 게 없지는 않습니다. 산사태가 났다는 도로 표지판이 조작이었을 것이다, 퍼스트·세컨드(별장)의 위치는 어느 쪽 길을 향했어도 무방하게끔 배치된 것이다 등 추리가 번뜩이는 부분이 있기는 했고, 두 번째 별장과 같은 의외의 포인트는 읽는 재미를 주기는 했습니다.
수다라는 분위기도 떠들썩하니 나쁘지는 않았어요. 술자리 마다하지 않고 술만 있다면 끝까지 달렸던 제 대학 생활 때가 떠오르기도 했고 말이죠.

하지만 내용에서 추리가 거의 대부분을 차지하는 추리 소설에서, 그 추리가 억지와 비약으로 점철되었고 진상 자체가 전혀 설득력이 없는 탓에 좋은 점수를 주기는 힘듭니다. 별점은 1.5점입니다. 1점을 주려 했지만 약간의 건질 만한 포인트에 0.5점을 더합니다.
만화책 쪽이 7만 배는 더 좋았는데, 차라리 만화 번역본이 출간되는 게 더 나았을 것 같네요.

2014/12/30

요리코를 위해 - 노리즈키 린타로 / 이기웅 : 별점 3점

요리코를 위해 - 6점
노리즈키 린타로 지음, 이기웅 옮김/포레
<하기 리뷰에는 스포일러가 포함되어 있습니다>

가족의 보물이라 할 수 있는 딸 요리코가 교살당했다. 대학 교수인 아버지 니시무라는 범인을 직접 찾아 응징하기 위해 스스로 수사에 나섰다. 니시무라는 요리코의 담임 히이라기를 범인으로 지목하여 살해했고, 모든 것을 기록한 수기를 유서 대신 남긴 채 자살을 기도했다. 그러나 니시무라는 죽지 않았고, 노리즈키 린타로에게 사건의 진상을 밝혀달라는 의뢰가 복잡한 의도와 함께 전달되었다. 노리즈키는 수기를 읽고 탐탁지 않은 점을 밝혀내기 위해 수사에 뛰어드는데...

노리즈키 린타로의 초기 장편입니다. 작가의 초기 대표작이라고 하네요. 범죄 계획, 과정이 쓰여진 전체 분량의 1/5 정도 되는 수기에서 시작해서, 노리즈키 린타로의 수사와 추리로 진상이 밝혀지는 구성입니다. 초반의 수기는 한 편의 추리 소설이라고 보아도 무리가 없을 정도로 잘 짜여져 있고, 그 자체가 완벽한 범행 계획이기도 하여 도서 추리물로 보였습니다. 또 이 수기 부분은 굉장히 깊이 몰입할 수 밖에 없었습니다. 저 역시 딸 아이의 아빠로 니시무라를 응원할 수밖에 없었으니까요.
그런데 수기는 완전 범죄를 위한 수단에 불과했고, 충격적인 진상은 따로 있다는 반전으로 이어집니다. 이 반전의 충격과 묘미는 상당한 수준이에요. 수기 - 추리로 이어지는 구성의 승리이기도 하죠. 특히 요리코 아이 아버지의 정체와 그에 따른 진상, 반전은 발표된 지 20여 년이 지난 작품이지만 지금 읽어도 충분히 충격적입니다. 1990년이라는 발표 시점에 접했다면 깜짝 놀랐을 수도 있겠어요. 아이 아버지의 정체는 중요한 것은 아니고 일종의 도화선, 트리거 역할만 했지만요.

그러나 신본격 작가의 작품임에도 정통 본격 추리물로 보기는 다소 어렵습니다. 노리즈키 린타로의 수사는 전형적인 관계자 탐문 인터뷰에 지나지 않고, 이 과정에서 모든 단서가 밝혀지기 때문에 딱히 명탐정이 필요한 내용은 아닌 탓입니다. 범행이 우발적인 연쇄 성폭행범의 소행이 아니라면, 유리코가 임신한 아이와 관련된게 분명해서 용의자가 좁혀질 수밖에 없으니까요. 어차피 구니코와 같은 최측근은 이미 진상을 눈치채고 있기도 했고요.
개인적으로 이런 내용이었다면 차라리 구니코 (아니면 다카다군)이 탐정역을 수행하는 게 더 낫지 않았을까 싶습니다. 명탐정이 등장한다는건 아무래도 이야기를 조금 비현실적으로 만들기 때문입니다. 등장하는 이유도 사이메이 학원 측에서 이 사건을 덮기 위해서 명탐정이 수사한다는 소문을 퍼뜨리려 한다! 는 것인데 납득하기도 힘들고요. 아무래도 작가가 시리즈로 끌어가고 싶은 욕심이 너무 과했던 게 아닌가 싶네요.

그래도 등장했더라면 뭔가 명탐정스러운 모습을 보여줘야 하는데 그것도 아닙니다. 이 작품에서 노리즈키 린타로의 역량은 의심스럽기만 합니다. 특히 니시무라의 자살을 방조한 것은 용서하기 어려운 행동일 뿐 아니라, 이런 행동을 취한 이유가 설명되지 못합니다. 경찰 취조가 이어졌더라도 니시무라가 자신의 주장을 굽히지 않는다면 바뀌는건 없고, 니시무라는 이후 개인적으로 얼마든지 자살할 수 있었을 테니까요.
또 범인이 적은 수기에서 발견된 사소한 오류, 고양이가 이미 죽어 있었다는 것 정도는 증거로 보기에는 터무니없이 빈약하다는 것도 문제입니다. 수기의 오류는 얼마든지 창작자가 고칠 수 있는 수준으로 보이고. 고양이 이야기는 너무나 불필요해서 외려 수기에 적은 게 이해가 되지 않았던 탓입니다.
이러한 점에 더하여 극적 반전에 많이 기대고 있다는걸 고려하면, 정통 본격 추리물이라기 보다는 심리 스릴러로 보는 게 타당합니다.

또 작위적이고 억지스러운 설정이 존재하는 것도 단점입니다. 경찰 수사가 허술한 것이 대표적입니다. 요리코가 다니던 명문 여학교 사이메이와 사이메이 이사장의 오빠인 중의원 의원 측에서 압력을 행사했다는데 정도가 지나쳐요. 최소한 히이라기라는 쓰레기 교사의 정체는 매스컴을 통해 충분히 밝혀졌을 터이기에 어차피 사이메이 학원의 평판은 바닥에 떨어졌을게 뻔합니다. 이는 억지로 노리즈키를 엮어 넣기 위한 장치로 밖에는 생각되지 않네요.

사건의 핵심 동기라 할 수 있는 니시무라 증오의 원인, 즉 니시무라가 요리코를 미워했다는 것도 전혀 와닿지 않았습니다. 저는 이런 일 - 어린 딸아이의 돌발 행동으로 임신한 아내가 차에 치어 불구가 되고 아이마저 잃었다 - 이 벌어졌더라도 무사히 한 명의 아이라도 살아난 것을 감사했을 겁니다. 아무리 사람에 따라 생각이 다를 수 있다 하더라도 이건 너무 억지에요. 니시무라와 우미에의 오래된 관계를 길게 설명하며 어떻게든 설득하려 시도하고 있는걸 보면 작가도 억지라는걸 알고는 있었던 듯 합니다. 
그러고 보니 요리코의 작전도 이해하기 어렵기는 마찬가지군요. 히이라기와 관계를 가진 뒤 임신하지 못했다면 어쩔 셈이었을지 잘 모르겠어요. 임신이 그렇게 쉽게 되는 것은 아닌데 말이죠. 아버지가 술에 취할 때를 또다시 노렸을까요? 참으로 복잡한 인생입니다.

마지막으로 우미에가 이 모든 것을 조종했을 것이다라는 에필로그는 불필요했습니다. 이 에필로그 없이 그냥 노리즈키가 병실 문을 닫고 나가는 것으로 끝나는 게 더 깔끔했을 겁니다.

그래도 별점은 3점입니다. 불만과 단점을 잔뜩 써 놓기는 했지만, 읽는 재미는 충분하며 여러모로 생각해볼 만한 거리도 많다는 것은 분명합니다. 노리즈키 린타로라는 작가의 역량은 충분히 느낄 수 있는 작품이기도 하고요. 독자가 아이가 있느냐, 없느냐에 따라 평이 갈릴 것 같다는 생각도 드네요. 그나저나, 비슷한 내용, 설정의 작품을 어디에선가 본 것 같은데 한 번 찾아봐야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