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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09/23

씨엠비 CMB 박물관 사건목록 39 - 카토우 모토히로 : 별점 2.5점

씨엠비 CMB 박물관 사건목록 39 - 6점
카토우 모토히로 지음/학산문화사(만화)

Q.E.D스핀 오프로 시작한 C.M.B도 이제 40권 째를 향해 달려가네요. 네 편의 이야기가 수록되어 있습니다. 한 편은 성장기, 한 편은 일상계이고, 나머지 두 편은 살인 사건이 등장하는 본격물입니다. 이 중 첫 번째 작품인 "상상 살인"은 아주 좋은데 다른 작품들은 그냥저냥입니다. 마우 주연의 이야기는 심지어 수준 이하이고요. 그래도 "상상 살인"의 하드 캐리 덕분에 전체 별점은 2.5점입니다.

수록작별 상세 리뷰는 아래와 같습니다. 언제나와 같이 스포일러 포함되어 있으니, 읽으시기 전 참고하시기 바랍니다.

"상상 살인"

디자이너를 꿈꿨지만 이상과 다른 현실 때문에 괴로와 하던 디자인 회사 영업직 구보타 토미오는 출근길에 우연히 고등학생 시절 사귀었던 미와와 마주쳤는데 그녀와 왜 헤어졌는지를 떠올리지 못했다. 토미오는 그녀와 헤어졌던 과거를 고치면, 미래의 나도 바뀔거라고 생각하는데....

사고로 위장한 살인이 등장하는 본격물입니다. 미와의 남편 아키요시는 몸을 내밀었던 베란다 발코니가 떨어져서 추락사하는데, 이게 사실은 계획된 조작에 의한 살인이었지요.

범행은 베란다 안전핀을 뽑는 간단한 조작이 전부이며, 아키요시가 베란다 쪽으로 몸을 내밀게 한 트릭 (물뿌리개 안에 중고 휴대폰을 넣어서 울리게 함)도 간단하다는 점에서 무척 현실적입니다. 이 휴대폰이 결정적인 증거가 된다는 점도 좋았고요.
신라가 사건에 엮이게 되는 이유도, 피해자 아키요시가 떨어진게 신라가 눈독들이던 개구리 조각이기 때문이라는 우연도 재미있었습니다. 토미오가 확실하게 죽게 만들려고 조각을 베란다 밑으로 옮겨 놓아서 조각이 깨지고, 분노한 신라가 무보수(?)로 사건 해결에 나서거든요. 

무엇보다도 토미오가 2층 높이에서 떨어진다고 사람이 죽을리 없다며, 누군가 떨어진 아키요시를 죽였을거라고 주장하는 마지막이 기가 막힙니다. 이는 진범은 미와임을 암시하지요. 지극히 합리적이면서도 무서운 추론이라 소름끼칠 정도였어요.

그러나 회사를 그만 둘 정도의 결단력도 없는 토미오가 살인을 결심해 실행에 옮긴다는 전개는 조금 석연치 않았습니다. 상상한건 모두 이루어진다는 긍정맨 토미오 캐릭터와 범인이 잘 어울리지 않는 것도 단점이고요. 미묘한 미친놈인데, 캐릭터 구축이 어설픈 탓입니다. 그냥 미와에게 마음의 빚이 있는 정도로, 그녀에게 도움을 주려다 폭주하는 소시민 정도면 적당했을텐데 말이지요.
덧붙이자면, 토미오의 범행을 밝히기도 어려울거라 생각되네요. 그가 베란다에 조작을 가하는게 목격되지 않았다면, 단지 물뿌리개 속 대포폰으로 살인 혐의를 뒤집어 씌우기는 불가능해 보이거든요.

그래도 이 정도면 추리물로는 나무랄데 없는 수작입니다. 별점은 3.5점입니다.

"팔레오파라독시아" 

고등학교 1학년 미쿠와 하야토는 왜 대학에 가야 하는지 고민하던 중, 여동생과 함께 외딴 산 속 숙부 집에서 황금 연휴를 보내게 되었다. 마침 숙부는 산 속에서 '팔레오파라독시아'의 화석을 발굴 중이었다.

신라는 학교 공부에 의미가 없다며 징징대는 하야토에게 '모두가 언제나 의미있는 답을 낼 수 없다, 하지만 답을 내기 전에 문제를 명확하게 이해해야 한다!'고 일갈합니다. 그리고 숙부가 화석을 발굴하는 상황을 이에 대입하지요. 답보다도 문제의 쪽을 오히려 모르고 있다는 뜻으로 말이죠. 일종의 성장기로서 나쁘지 않고, 항상 어린아이같은 신라가 명확한 인생관을 들려주는 멋진 모습을 보여주는 것도 이채롭습니다. 하야토가 고생물학자로 선생님이 되었다는 결말 역시 그럭저럭 괜찮아요.

그러나 추리적인 내용은 없습니다. 갑작스러운 폭우로 위기에 처한 하야토가 '문제를 이해하여' 적합한 답을 내여 생존한다는 클라이막스는 작위적이었고요. CMB 특유의 현학적 재미 역시 '팔레오파라독시아'라는 동물에 대해 박물학 지식을 살짝 인용하는 정도에 그칩니다. 그래서 별점은 2점입니다.

"미그라스의 모험" 

마우는 부호 브렌드가 밀실에서 책꽂이에 깔려 죽었을 때 쥐고 있던 책을 입수했다. 그 책은 90년대 발표된 판타지 소설 "미그라스의 모험"으로, 대신 미그라스가 가난한 마을 사람들을 위해 이웃 제국과 맞서 싸우다가 패한 뒤, 여행을 떠난다는 내용이었다. 별 볼일 없는 내용에 절망한 마우는 책을 방치하다가 도둑맞고, 브랜드 죽음의 진상을 조사하다가 그가 교통사고 합의 관련 분쟁에 휘말렸던걸 알게 되는데...

신라의 등장없이 마우가 탐정으로 활약하는 작품입니다. 브렌드가 죽은 밀실을 만든 트릭은 문 옆에 놓인 갑옷 기사를 이용한 장치 트릭인데 꽤 그럴싸합니다. 갑옷 기사가 들고 있는 칼을 돌리는 방식의 자물쇠 위에 잘 얹어 놓는 거에요. 그러면 칼 무게로 자물쇠는 돌아가고, 칼은 떨어져 제자리에 오게 되지요. 균형을 잘 맞춰야 겠지만 충분히 실현 가능해 보이는 트릭이라 마음에 듭니다.

하지만 범인이 조카 시로노와였다는건 억지스럽습니다. 동기를 전혀 이해할 수 없는 탓입니다. 시로노와가 일으켰던 교통 사고를 브랜드가 합의해 주었었는데, 시로노와는 합의를 기사도에 반하는 행위라 생각해서 살해했다는게 동기죠. 그러나 기사도와 시로노와의 관계가 설명되고 있지 않아서 완전 뜬금 없었어요. 차라리 유산이 동기라면 모를까, 21세기에 기사도라니?
또 이를 극중 극 형태로 소개되는 미그라스의 모험과 연결시킨 전개도 그다지 와 닿지 않습니다. 미그라스가 가난한 마을에서 침략해온 제국군과 싸운다는 이야기인데, 전쟁을 하지 말라는게 왕의 명령이었습니다. 이렇게 싸워보지도 않고 협상을 한건 기사도 정신에 위배된다는거지요.
그러나 이 책 속에서 미그라스가 일으킨 전쟁으로 온갖 비극이 일어납니다. 마우의 말 대로 미그라스야말로 전쟁의 원흉이자 비극의 씨앗인 셈입니다. 도대체 이야기 어디에 기사도라는게 있는걸까요? 저는 도무지 이해가 되지 않았습니다. 

시로노와를 협박해서 돈을 쥐어짠 뒤, 경찰에 넘기겠다는 마우의 사악함도 나쁘진 않지만, 설득력이 낮습니다. 아무리 피해자와 책의 관계를 밝힐 수 없었어도, 시체에 '기사도'를 의미한 책을 남겨놓은게 범인이라는게 증명되는건 아니니까요. 피해자가 어딘가에서 빌려왔을 가능성은 여전히 존재하기 때문입니다. 고작해야 시로노와가 마우에게서 책을 훔쳤다는 정도만 증명할 수 있을 뿐입니다.

그래서 별점은 1.5점. 밀실 트릭은 괜찮았지만 그 외에는 전부 그닥이며, 특히나 판타지 소설을 우겨넣은건 아무리봐도 무리수였습니다.

그나저나, 작가가 왜 이렇게 마우에게 미련을 갖는지도 잘 모르겠어요. 지극히 만화적이며 딱히 매력도 없는데 말이지요. 제발 그만 좀 나와주면 좋겠습니다.

"빈 터의 유령"

야스다 시노는 인터넷을 쓸 수 없는 아프리카에서 일하는 아버지에게 쓴 편지를 우체통에 넣다가, 사람이 지나갈 수 없던 곳에 갑자기 나타나 서 있던 사람을 목격했다. 이 이야기를 들은 네코와리와 하츠키 등 친구들은 모두 현장을 방문했다가 그 '유령'을 목격하고 도망치는데...

오래전 추억 속 라면 가게를 다시 열기 위해 그 곳을 방문한 아저씨가 유령의 정체였으며, 우체통 때문에 사각이 생겨서 아저씨가 지나가는 걸 못 봤다는게 진상인 일상계 추리물입니다.. 충분히 그럴싸한, 설득력 넘치는 아이디어로 동네 유령 이야기 진상으로는 아주 잘 어울렸어요. 추억 속 라면 가게, 편지 쓰기 등 향수를 자극하는 소재도 풍성하고, 편지를 쓰기 싫어하는 시노가 이 사건에 대해 사진 중심으로 편지처럼 꾸며서 보낸다는 마지막 장면, 그리고 아저씨의 라면 맛이 별로였다는 에필로그까지 완벽했습니다.

그러나 트릭이 대단한건 아니고, 순전히 우연에 불과한 사건이라는건 분명합니다. 또 시노 혼자라면 모를까, 함께 갔던 친구들 모두 동일한 '사각'으로 아저씨를 보지 못했다는건 설득력이 낮아요. 그래서 조금 감점하여 별점은 3점입니다.

마지막으로, 신라가 경이의 방으로 안내하는데 요금을 받지 않는데, 친구들의 부탁이기 때문인지 불분명합니다. 캐릭터가 바뀐걸까요? 이런 설정마저 없어져 버린다면 정말로 Q.E.D와의 구분이 애매해지는데 말이죠.

2019/11/24

C.M.B. 박물관 사건목록(씨엠비) 33 - 카토우 모토히로 : 별점 2점

[고화질] C.M.B. 박물관 사건목록(씨엠비) 33 - 4점
카토우 모토히로 지음/학산문화사(만화)

한동안 출간 자체를 모르고 살다가 전자책으로 출간된 덕분에 읽게 되었습니다. 한 때는 국내 출간된 모든 추리 만화를 다 소장하겠다!는 꿈을 가졌던 적도 있었는데, 이제는 보던 시리즈도 놓치는 상황이 되어 버렸네요.

어쨌건, 이전에 읽었던 두 권은 모두 평균 수준은 되었습니다. 그런데 이번 권인 33권은 개인적으로는 기대 이하였습니다. 그럭저럭 재미있는 이야기도 있기는 한데, 추리적으로는 너무나 별로인 탓입니다. 억지스러운걸 넘어서 솔직히 말도 안되는 수준의 트릭이 남발되어 실망스러웠어요.

그래서 별점은 2점입니다. 이번 권은 딱히 권해드리지 않습니다.

이야기 별 상세 리뷰는 아래와 같습니다. 언제나처럼 스포일러 가득한 점 참고하세요.

"움직이는 바위"

게임을 좋아하는 하나오카는 문부과학성 관료의 딸과 결혼하여 출셋길이 열렸지만, 처가의 엄격함 때문에 게임이 금지되었다. 그래서 친구들과 1년에 두 번, 온천에서 2박 3일 게임을 즐기기로 타협하고 시골 온천으로 향했다.
친구들과 게임, 맥주를 즐기던 그곳에서 전설의 '움직이는 바위'가 나타나고, 움직이는 바위를 보면 죽는다는 전설과 비슷하게 온천 여관 주인이 시체로 발견되었다. 하나오카의 친구인 회사원 겐부 유리가 용의자로 몰렸지만, 마침 다른 조사차 현장에 있던 신라가 전설의 정체와 진상을 파헤친다.

'움직이는 바위'에 대한 이야기는 꽤 재미있습니다. 절벽에서 떨어진 낙석에 형광 성분이 포함되어 있기 때문에, 돌이 떨어진 후 남겨진 자국이 빛나서 사람들이 바위가 움직인거라 착각했다는게 진상이지요. 이를 확인하기 위해 조사하던 사람 몇 명이 절벽에서 떨어져 죽은 사고가 있었으리라는 추론도 합리적입니다. 그래서 현재의 전설이 고착화되었고요. 전설과 토속 신앙은 무언가 이유, 근거가 있다는 이론에 기반한 이야기인데 그런대로 설득력이 높습니다.

그러나 사건 이야기는 영 아닙니다. 불륜을 온천 여관 주인에게 들킨 하나오카가 그녀를 살해하고, 죄를 겐부에게 뒤집어 씌운게 진상인데 설득력이 너무 낮아요. 하나오카가 겐부에게 죄를 뒤집어 씌운건 겐부도 불륜을 알고 협박했다고 착각했기 때문인데, 실제로 그랬다면 범인 누명을 쓴 순간 하나오카도 수상하다고 이야기했을게 뻔하잖아요. 자기에게 누명을 씌울 만한 사람이 그 자리에 있었다면, 그 사람이 누군지 경찰에게 말하는게 당연하니까요. 또 실제로 누명을 쓰고 체포되었다 한 들, 협박이 멈출리도 없고요.

친구 네 명이 같이 이동하는 중에, '움직이는 바위'를 보면 죽는다는 이야기를 듣고 '앞만 보고' 가는 상황을 이용하여 혼자 살짝 빠져나와 여관 주인을 죽였다는 트릭도 설득력이 없기는 마찬가지입니다. 달랑 네 명이 움직이는데 아무리 살짝 빠져나갔다 해도 아예 그 상황을 모른다는 것 부터가 말도 안됩니다. 앞만 본다고 해서 말을 하지 않는 것도 아니잖아요? 

그래서 별점은 2점입니다. 시골 마을의 전설을 풀어낸 전개는 괜찮았지만, 추리적으로는 도저히 점수를 줄 수 없는 망작입니다.

"읽지 못한 문학전집"

남편과 사별한 후 하와이로 장기 여행을 떠난 요네쿠라 리츠코의 여행 목적은 읽지 못한 문학 전집을 모두 읽어버리는 것이었다. 그러나 여행 첫 날, 발코니에서 책을 읽던 그녀는 아래 방갈로에서 일어난 살인 사건을 목격해서 경찰에 신고했지만, 시체를 발견하지 못한 경찰은 수사를 더 이상 진행하지 않는데...

요네쿠라 리츠코가 문학 전집을 읽지 않은 이유, 그건 그게 그렇게 중요하지 않았기 때문이라는걸 깨닫고 남편과의 사랑을 돌이켜보는 마지막 장면이 괜찮았던 작품입니다. 타츠키가 정말로 오랫만에 나름 활약을 펼친다는 점도 마음에 들었어요. 여러모로 이야기의 완성도는 나쁘지 않습니다.

그러나 경찰이 아무리 무능했더라도, 나무 그림자 바로 앞 시체를 놓쳤을 것 같지는 않네요. 설령 놓쳤다 치더라도, 이건 순전히 '운'에 불과한 거라 트릭이라 부르기도 어렵고요. 그래서 별점은 2점입니다.

"뿔매미"

우라메 컨설턴트에서 일하는 이가사는 별 것 아닌 내용을 기묘한 전문용어로 포장할 뿐인 사기꾼으로 회사에서 유일하게 진실된 컨설팅을 하는 요시즈를 그만두게 하기 위해 사장의 임명장을 위조했다. 그러나 오히려 사장실에서 거액의 돈이 사라진 뒤 범인으로 몰려 체포되는데...

뿔매미라는 매미는 처음 들어보았네요. 이 책에 따르면 개미 등으로 의태하여 개미 속에 숨어지내며 남는 당분을 제공해주고, 대신 개미는 뿔매미를 지켜준다고 합니다.
이가사가 스스로 뛰어나다는 생각을 지나치게 한 나머지 이상하게 의태해버린 결과 - 본인이 범인이 아닌데도 범인이라고 주장하는 - 를 이 뿔매미를 빗대어 설명하는게 꽤 그럴듯합니다. C.M.B 특유의 학습 만화스러운 재미는 충분해요.

트릭도 간단해서 설득력이 높은 편입니다. 주변에서 흔히 구할 수 있는 소품을 문에 끼어 놓아서 문이 자동으로 잠기지 않게 만드는 정도라면 누구나 가능하니까요. 물론 이가사가 문이 정말로 닫혔는지도 확인하지 않을 정도로 허술하고 멍청한 인간이었다는 설정이 앞 부분에 조금이라도 등장했더라면 훨씬 좋았을텐데 그게 조금 아쉽네요. 

그래도 이야기의 완성도, 특유의 박물학적 지식을 전해주는 학습만화스러운 재미, 추리 만화로서의 설득력도 갖춘 이번 권 최고의 이야기임에는 분명합니다. 별점은 2.5점입니다.

"보이지 않는 사수"

연극에서 리어왕 역할을 맡은 나가타가 화살에 맞아 죽었다. 등 가운데에 화살을 맞았지만, 무대 뒷 쪽은 꽉 막혀있던 상태였다. 경찰은 시종역으로 옆에 서 있었고, 소도구인 석궁을 가지고 있던 요츠야를 체포했다. 요츠야의 무죄를 믿는 타니바타 경위는 쿠지라자키 경감의 소개로 신라를 찾아와 사건 해결을 부탁하는데...

흔해빠진 이야기의 반복에 불과한 수준 이하의 졸작입니다. 트릭과 이야기 모두 기대에 미치지 못하는 탓입니다. 범인을 밝혀내는 것도 수사 정보를 흘려 함정을 판다는 유치한 작전이며, 트릭도 독특한 장치로 화살을 쐈다는 것에 불과합니다. 등에 화살이 꽂힌 것도 나가타가 화살을 피하려고 몸을 비트는 순간을 노렸다는건데 너무 작위적이에요.
원래 둘이 교제하고 있었는데, 나가타가 다른 여자를 사귀려고 했다는 범인인 이다의 살해 동기도 경찰 수사의 부실함을 증명할 뿐입니다. 아무리봐도 요츠야보다는 더 확실한 동기잖아요?

게다가 C.M.B에서 유일하게 기대해볼만한 박물학적인 재미 역시 전무합니다. 타니바타 경위가 신라에게 사건을 의뢰할 때 케이크를 가져올 정도로 신라에 대해 잘 몰랐기 때문이에요. 마지막에 감사 인사로 귀중한 식물을 보낸다며 준 것도 네잎 클로버고요! 물론 웃기기는 했습니다만.... 

하여튼, 별점은 1.5점입니다. 아무리 생각해도 점수를 줄 부분이 거의 없습니다.

2019/11/20

씨엠비 CMB 박물관 사건목록 32 - 카토우 모토히로 : 별점 2.5점

씨엠비 CMB 박물관 사건목록 32 - 6점
카토우 모토히로 지음/학산문화사(만화)

카토우 모토히로의 시리즈 만화로 엊그제 리뷰를 올렸던 31권에 이은 감상글입니다. 4편의 이야기가 수록되어 있는데, 이 중 "혼선"은 굉장한 수작입니다! 그러나 상세 리뷰에서도 언급하겠지만 "혼선"은 C.M.B 보다는 Q.E.D에 훨씬 어울리는 이야기이기는 했어요. 신라의 매력도, 타츠키의 존재감도 너무 흐릿합니다. 다른 이야기들은 C.M.B 다운, 박물학적 정보를 전해주기는 하지만 "혼선"에 미치는 완성도를 갖추지는 못했고요.

그래서 전체 평균 별점은 2.5점입니다. Q.E.D에 집중하는게 더 낫지 않을까라는 생각이 또 다시 들게 만드네요.

이야기별 상세 리뷰는 아래와 같습니다. 언제나처럼 스포일러 가득한 점 참고하세요.

"등불"

영국인 베리 로웰 박사는 이란에서 중요한 화석을 발굴했지만, 이란 정부는 화석의 반출을 금지했다. 그러나 금고에 보관해 놓은 화석이 사라지는데... 

화석 도난 사건을 메인으로 호모 사피엔스, 네안네르탈인, 데니소바인의 멸종과 교배, 생존에 대한 이론이 곁가지로 진행됩니다. 

사건의 범인이 베리 박사라는건 너무 뻔합니다. 그래서 어떻게 훔쳤으며, 어떻게 반출했는지가 핵심인데, 훔치는 트릭은 트릭이라고 부르기 민망한 수준이라 실망스럽습니다. 철제 봉으로 덩쿨 모양으로 만든 금고라서 쉽게 벌릴 수 있었다는게 전부거든요. 설령 그게 가능했더라도, 원래대로 말끔하게 돌아갔을지도 의문이에요.
반출도 유목민들을 통해 육로로 보냈을거다라는 추측이 전부라는데, 설득력이 약하고요. 무엇보다도 애초에 화석의 두개골만 상자에 넣어 금고에 넣은 이유도 설명되지 않습니다. 누가 화석을 전부도 아니고 머리 부분만 대충 떼어서 보관한답니까?

그래도 초기 인류에 대한 박물학적 정보와 더불어 발견된 화석은 무언가를 지키려는 자세였고, 나중에 조사해보니 아이의 화석이 아래 깔려 있었다는 반전, 그 사실을 알게 된 베리 로웰 박사가 연구자로서 더 심도깊은 연구를 위해 훔친 화석을 반납하고 이란으로 돌아갈 것을 결심하는 결말은 괜찮았습니다. 최악은 아닌지라, 별점은 2점입니다.

"혼선"

초등학생 요시히로는 크리스마스 선물로 무전기를 받았다. 그런데 지나가던 신라는 그 무전기가 불법 무전기라는걸 알아챘다. 무전기는 외국산으로 일본 국내와는 다른 주파수가 할당되어 다른 통신을 방해하거나, 개입할 수도 있는 물건이었다. 이후 무전기를 가지고 놀던 요시히로는 우연히 이상한 형과 무전기로 소통하며 친해지지만, 다카오라는 형이 통신을 들켜 위험에 처하자 신라에게 도움을 요청하는데...

무선기의 기술적 특징을 이용해 마약 밀매 일당의 위치를 잡아내는 신라의 활약이 눈부십니다. 우선 혼선이 일어난 곳을 중심으로 파노라마 사진을 찍어 모든 곳에 등장하는 건물을 알아냅니다. 그 뒤 건물에서 일당이 어디 숨었는지는 휴대폰의 전파가 닿지 않지만 무전기는 쓸 수 있는 철로 차단된 큰 공간, 그리고 옥상까지 뚫린 곳이라는 정보를 토대로 '엘리베이터 통로' 안이라는걸 추리해내고요.
물론 일당이 숨은 곳은 경찰도 샅샅이 조사하면 결국은 발견해 냈겠지만, '다카오'가 위기에 처한 상황이라 나름의 시간 제한이 있다는 점에서도 괜찮은 전개였습니다. 

마지막 반전도 기가 막힙니다. 홀로 뒤쪽 주차장에 부상당한채 쓰러져있던 "다카오"를 구해서 병원으로 이송하지만, 그는 요시히로와 무전기로 이야기하던 스트로베리즈라는 팀에 대해 전혀 모르고 있었습니다. 그는 다카오가 아니라 일당의 두목인 '형님' 이었던 것이지요. 자해를 하여 상처를 낸 뒤 다카오로 가장하여 도주하려 한 것입니다. '형'은 아마 사망했을 거라는 씁쓸한 결말이기도 하고요.

좋은 작품이기는 하나 슬픈 결말은 신라. 그리고 C.M.B와는 어울리지 않아 보입니다. 신라가 별다른 댓가없이 사건을 해결한다는 전개도 마찬가지라 차라리 Q.E.D였다면 더 낫지 않았을까 싶네요. 그래도 수록작 중에는 베스트에요. 별점은 3.5점입니다.

"사시 부적"

양품점에서 기묘한 밀실 살인이 일어났다. 손님없는 개점 전 양품점의 안쪽 오토 록이 걸린 사무실에서 점장 요네다가 칼에 찔린 시체로 발견된 것. 문제는 9시부터 시체가 발견된 10시 사이에는 아무도 사무실에 들어가지 않았으며, 현금도 사라지지 않은 사무실에서 유일하게 사라진건 요네다가 항상 목에 걸고 다녔던 사시 부적 뿐이었다. 신라는 유력한 용의자인 아르바이트생 3명의 증언을 듣고 진범을 추리해낸다. 

Q.E.D에 많이 나오는, 그리고 C.M.B에서도 그에 못지 않게 등장하는 여러 관계자의 증언을 모아 진상을 밝혀낸다는 설정의 작품입니다.

그런데 추리를 떠나서 세 명의 아르바이트 생 중 한 명이 범인이라고 하면, 답이 너무 뻔했습니다. 아와시마는 능력을 인정받아 자신만의 영역 - 디스플레이 - 이 있고 특별히 트러블도 없는 사람, 무기하라는 점장에게 대들며 언제 짤려도 괜찮다는 식으로 일하는 사람, 마메다는 너무 착해서 시키는건 다 하는 사람... 이라면 범인은 과연 누굴까요?
또 아와시마의 증언에 따르면 점장은 9시 30분에 알몸으로 사무실 밖으로 뛰쳐 나갔습니다. 그런데 10시에 사무실 안에서 죽어있던게 발견되었고요. 이 말을 토대로 생각해보면, 9시 30분에 뒷모습만으로 뛰쳐나간 인물은 점장이 아니며 때문에 9시 30분 뒤에 나타난 마메다와 무기하라 모두 알리바이는 없는 셈입니다. 살해한 뒤 점장으로 가장하여 밖으로 뛰쳐나간 뒤, 옷을 갈아입고 돌아오면 되니까요.

그리고 신라의 추리의 핵심은 '범인이 무엇을 하고 싶었냐'입니다. 신라는 아르바이트생들이 범인이라면 하고 싶었던 행동이 무엇인지를 가정하여 누가 진범인지를 밝혀냅니다. 그래서 아와시마가 범인으로 거짓말을 했다면, 시체가 사무실에 있는건 이상하니 그녀는 범인이 아니라며 그녀를 용의자에서 배제하지요. 그런데 그 뒤에는 일직선으로 마메다가 범인이라며 추리를 마무리합니다. 무기하라도 동일한 방법으로 범행을 저지를 수 있는데 왜 설명하지 않는지 의문이에요. 마메다가 한 유일한 실수인 사시 부적이 목걸이라는걸 바로 알아본 걸 가지고 진범이라고 주장하는건 무리지요. 동기도 석연치 않고요.

한마디로 추리적으로도, 이야기적으로 모두 수긍하기 어렵습니다. 별점은 1.5점입니다.

"마도의 서"

마우가 마도서를 찾는 일에 신라의 협조를 요청했다. 그러나 마도서가 있을 것으로 생각되었던 워터 타운리 남작의 성은 1894년에 일어난 화재로 이미 장서는 모두 재가 된 상태였다. 범죄집단의 협박 때문에 마도서를 찾아내야만 하는 마우는 고서점 주인 토머스 북의 도움을 받아 타츠키와 함께 폐허가 된 워터 타운리 성을 찾는다. 마도서는 양피지에 썼을 터라 다 타지 않았을 거라는 희망을 가지고.
창문의 숫자 등을 조사해 폐허 속에서 비밀 장소를 찾아내지만 마도서는 이미 읽을 수 없는 상태. 그러나 신라는 워터의 책은 사본이며, 원본을 베낀 것이라 추리하고 원본을 찾아낸다. 

19세기 후반, 독서인의 생활과 관련된 가구 들을 토대로 책을 찾아내는 과정을 그리고 있습니다. 이런 부분은 C.M.B 특유의 박물학적 지식 공유 취지에 딱 어울리는 이야기라 생각됩니다. 마도서라는 소재도 역시 나쁘지 않았고요. 마도서에 대해 좀 더 심도깊게 풀었더라면, 현학적인 재미 충족도 더 많았을텐데 그건 좀 아쉽네요.

이렇게 마도서를 찾는 이야기도 재미있었지만 워터 타운리 남작의 성에 화재가 난 이유, 그리고 타다 남은 마도서 사본에 '가짜'라는 흔적이 남은 이유에 대한 추리도 인상적입니다. 남작은 홀로 악마를 불러내기 위해 고용인들도 모두 내보냈었는데, 악마를 소환하려다 화재를 일으켰던 것이죠. 불길 속에서 악마를 애타게 찾았지만 악마가 결국 나타나지 않자 마도서에 '가짜'라는 흔적을 남기고 사망했다는 이야기입니다. 꽤 그럴듯하죠?

추리적으로, 박물학적으로 꽤 재미있기는 한데, 문제는 마우가 등장한다는 점입니다. 마우가 등장하는 다른 모든 이야기들과 마찬가지로 지나치게 현실성이 부족하거든요. 게다가 이 이야기에서는 범죄 조직이 암투를 벌이는데다가, 마지막에는 애들 장난 때문에 도망까지 치기 때문에 더 만화적이고 황당하다는 느낌이 강합니다. 

그래서 별점은 2.5점입니다. 마우의 등장 없이 좀 더 묵직하게 전개했더라면 훨씬 좋았을텐데, 여러모로 아쉽습니다.

2019/11/18

씨엠비 CMB 박물관 사건목록 31 - 카토우 모토히로 : 별점 2.5점

씨엠비 CMB 박물관 사건목록 31 - 6점
카토우 모토히로 지음/학산문화사(만화)

카토우 모토히로의 시리즈 만화입니다. 지난 몇 년간 출간 자체를 잊고 살다가 찾아보니 꽤 많이 출간되어 있더군요. 주말에 몰아서 읽었는데, 리뷰는 천천히 한 권 씩 올려보도록 하겠습니다.

C.M.B와 Q.E.D는 서로 쌍둥이처럼 닮았지만 명백한 큰 차이를 가지고 있기도 합니다. 특히 구성 면에서 그러합니다. 거의 예외 없이 1권에 2편의 이야기라는 구성을 선보이는 Q.E.D와는 다르게, 보통 3~4편의 이야기가 수록되어 있기 때문입니다. 그만큼 짧기에 읽기 쉽다는건 장점이지만, 부족한 설명과 억지스러운 전개 때문에 완성도 면에서는 조금 부족할 수 있다는 단점도 있습니다. 또 추리적으로는 여러모로 Q.E.D 보다는 부족한 작품들이 많은 것도 분명하고요. 이번 권도 장, 단점은 그대로입니다.

그래도 오랫만에 재미있게 읽었습니다. 오래된 시리즈로 캐릭터는 식상하고 내용도 타성에 젖어있지만, 조금이나마 신선하고 가슴을 두근거리게 만드는 재미는 나쁘지 않은 편이니까요. 추리적으로 완성도 높은 이야기도 있고요. 제 별점은 2.5점입니다. 

수록 작품별 상세 리뷰는 아래와 같습니다. 언제나처럼 스포일러 가득한 점 참고하세요.

"지옥혈"

도쿄 근교 시골 마을에서 산사태 발생 후 '지옥혈'이라고 불리우는 동굴이 모습을 드러낸다. 지옥혈은 일본 전 지역에 널리 퍼져있는 '사후 세계와 통하는 장소' 중 하나로, 그냥 전통적인 민속 풍습이지만 마을 사람들이 6명이나 사라지자 방송국까지 출동하여 취재를 벌이는데...

산사태로 관광객이 줄었는데 마을에 갑자기 돈이 넘쳐난다는 설정만 보아도 무언가 수상하다는 건 충분히 알 수 있습니다. 특히 억지로 마을 사람들을 모두 모이게 하는 행사가 진행된다는건, 이 행사에 맞추어 사건이 일어날거라는 것도 뻔하고요.

그러나 이를 '불법 산업 폐기물 투기'와 연결시키는 아이디어는 돋보입니다. 도쿄와 가까우며, 곧 메울 구멍이라는 점에서 충분히 설득력도 높고요. 무엇보다도 지옥혈과 관련된 일본 전설을 복선처럼 깔고, '그쪽 세계의 음식' 이라는 소재로 사건을 저지른 사람들의 심리를 풀어내는 마지막 장면이 아주 인상적입니다. 수학과 과학보다 민속과 풍습, 전설 등을 이야기의 밑바탕에 깔고가는 C.M.B에 아주 잘 어울리기도 했고요.

C.M.B의 그간 부진을 충분히 만회할 만한 멋진 이야기였어요. 별점은 3.5점입니다.

"고스트 카"

캠핌장 외길에 반년 전에 죽은 화가 이누야나가의 알파 로메오가 나타난 뒤 사라져 버리고, 다음날 캠핑장에 찾아온 신라와 친구들은 근처 숲에서 기묘한 상황에 놓인 알파 로메오를 발견한다. 겸사겸사 사건에 휘말린 신라 일행은 이윽고 이누야나기 씨의 복잡한 집안 사정과 유산 상속 등에 관련된 문제를 듣게 된다. 가장 큰 문제는 유산 중에서도 핵심인 300호짜리 그림이 깜쪽같이 사라진 것. 아들 토라오와 요이치는 백부 네코지로를 의심하고, 네코지로는 토라오가 범인이라 확신하는데...

차가 숲 속에 떨어진 이유와 300호 그림이 사라진 사건을 엮은 진상은 괜찮습니다. 두 사건이 전혀 관계없는 것 처럼 전개하다가 마지막에 하나가 되는 과정이 꽤 그럴듯하거든요. 네코지로의 횡령은 사실로, 이누야나기씨가 이런걸 다 알고 유산 배분을 했다는 결말 - 네코지로에게 물려준 아틀리에는 거액을 들여 축대를 수리해야 하는 상황이라 - 도 나쁘지 않아요. 나름 완벽한 해피엔딩이기도 하고요.

그러나 전개 외에는 모든게 함량 미달입니다. 초반부의 알파 로메오의 등장도 제대로 설명되지 않을 뿐더러, 차고가 움직인게 전혀 티가 나지 않았다는 것도 설득력이 낮습니다. 범인인 백부 네코지로의 계획대로 잘 되었을 거라는 생각도 들지 않네요. 뭐 그래도 이전에 워낙 지뢰들이 많아서 이 정도만 되어도 고맙게 볼 수 있는 수준이라 생각됩니다. 별점은 2점입니다.

"돌아다니는 시체"

4인이 함께 사는 다세대 주택에서 주민 중 1명인 코노가 살해된다. 사체를 자신의 집에서 발견한 회사원 도이는 패닉 상태에서 유력한 용의자인 나카니시의 집으로 시체를 몰래 옮겨 놓는다. 나카니시도 또 다른 용의자인 츠다의 집으로 시체를 옮기고 츠다는 다시 도이의 집에 시체를 가져다 놓는다. 결국 이들은 모든 사건을 해결해준다는 소문을 믿고 신라에게 시체와 함께 찾아온다.

사건 관계자들의 증언이 이어지고, 이 중에서 중요한 단서를 뽑아내어 진상을 밝혀낸다는 전형적인 Q.E,D 스타일의 작품. 이게 왜 C.M.B 에피소드로 등장했는지 잘 모르겠어요.C.M.B 특유의 박물학적인 이론도 전혀 등장하지 않으며, 신라도 어린아이와 같은 캐릭터성 없이 평범한 탐정 역할만 수행하여 전혀 차별화되는 부분이 없습니다.

게다가 아무리 다세대 주택 주민들 모두가 코노와 원한 관계가 있었다고 해도, 범인이 시체를 그 안에 숨겨놓는 것 정도로 죄를 뒤집어 씌울 수 있다고 생각한건 말도 안되죠. 코노의 방에 시체를 돌려 놓는게 가장 합리적인 선택이잖아요? 일본 경찰이 아무리 무능하더라도 싸움을 한 것도 아니고, 말린 정도로 혐의를 씌워 체포할거라고 생각할 수는 없지요.

결론적으로, 시리즈 특유의 매력도 없고 추리적으로 억지스러운 평균 이하 졸작입니다. 별점은 1.5점입니다.

"제 27회 탐정 추리 회의"

잡지사에서 상금 100만엔인 추리 게임 대회를 열었다. 사회자가 문제를 내면, 진상을 추리하여 정답자에게 상금을 지급하는 방식으로 7년전에 실제로 일어났지만 미궁에 빠진 사건이 문제로 등장했다. 경찰도 해결하지 못한 정답없는 사건이지만, 모든 수수께끼를 남김없이 밝힐 수 있는 해답이라면 정답을 인정한다는 조건이었다.
문제인 사건은 마술사 야마다 요시후미가 수조 탈출 마술을 펼치다 사망한 사건으로, 2명의 제자가 유력한 용의자였다. 둘 중 한 명은 후계자에서 탈락하여 앙심을 품었기 때문이었다.

수수께끼는 모두 세가지, 왜 요시후미는 예정대로 공연 직전에 후계자를 밝히지 않았는지? 누군가 마술 장치에 손을 댔다면 어떻게 감시를 피할 수 있었는지? 왜 무대 위에서 살해되었는지? 누전은 어떻게 일으켰는지? 신라는 사건의 진상을 풀 '경이의 방'으로 모두를 안내한다.

추리 게임 대회라는 형식을 빈 정통 추리물입니다. 진상은 공연 전 범인은 이미 요시후미를 살해했다는 것입니다. 그래서 요시후미는 공연 전에 밝히기로 했던 후계자의 이름을 말할 수 없었고, 범인도 차분히 마술 장치에 손을 댈 수 있었던 겁니다. 수조에 전기를 흐르게 한 건 이미 죽은 사체가 움직이게 만들어 사망 시간을 위장한 뒤 알리바이를 만들기 위함이었고요.

트릭만 놓고 보면 충분히 수긍할만해서 추리적인 완성도는 높습니다. 그러나 정작 문제는 추리 게임 대회라는 설정과 전개 방식입니다. 추리 게임 대회는 요시후미의 딸이 범인을 밝혀내기 위한 일종의 추리쇼였다는건데 솔직히 말도 안되거든요. 무엇보다도 유력한 용의자인 야마사키 토모히데, 즉 쿠로츠 유우키가 본인이 범인인 사건이 문제로 출제된 상황에서 평정심을 유지하면서 평상시와 같은 논리로 의견을 주장한다는건 아무리 보아도 현실적이지 않았습니다.
그 외에도 경찰이 수조에서 죽은 건지, 외부에서 살해당한 뒤 수조에 넣어진 것인지를 알아내지 못했다는 등의 디테일도 눈에 거슬렸고요. 이렇게 억지스러운 게임 대회를 만드는 것 보다는, 마술 공연을 보던 신라와 타츠키가 현장에서 사건의 진상을 추리하는 내용이었다면 훨씬 좋았을 거에요. 그랬다면 별점 4점도 충분했을텐데 말이죠. 별점은 2.5점입니다.

2018/07/15

씨엠비 CMB 박물관 사건목록 30 - 카토우 모토히로 : 별점 2점

씨엠비 CMB 박물관 사건목록 30 - 4점
카토우 모토히로 지음/학산문화사(만화)

한 때에는 엄청나게 열심히 찾아보았지만 어느덧 손을 놓게 된 C.M.B인데, 오랫만에 본가 방문했다가 읽어보게 되었습니다.

그러나 역시나 실망스럽네요. 모두 네 편의 이야기가 수록되어 있는데 일상계 추리물인 "소우야 군의 실종" 외에는 마음에 드는, 평균 이상의 작품은 없었습니다 .언제나 가지고 있던 Q.E.D 쪽에 집중하는게 더 나은 선택이라는 생각에 확신만 심어줍니다. 

전체 평균한 별점은 2점입니다, 작품별 상세 리뷰는 아래와 같습니다. 언제나처럼 스포일러 가득합니다.

"드림 캐쳐"

악몽을 막아주는 '드림 캐쳐'를 만들기 위해 장기 휴가를 내고 떠난 코하루의 남자 친구 다카오가 회사 동료로부터 소송당했다. 거액을 횡령했다는 이유였다. 코하루는 지푸라기를 잡는 심정으로 박물관 전단지를 통해 드림 캐처를 아는 듯한 신라에게 도움을 청했다.
신라의 추리를 통해 일행은 알라스카로 향하는데...

주인공이 신라가 아니라 코하루와 다카오라는 전개, 그리고 이야기를 끌어나가는 핵심 소재인 알라스카 원주민이 만든다는 부적 드림 캐처라는 소재는 독특합니다. 같은 몽골리안이라 원래 인디언인 다카오를 일본인으로 착각했다는 아이디어도 괜찮고요.

그러나 그 외의 이야기는 모두 기대에 미치지 못합니다. 기대했던 추리물이 전혀 아닌 탓이 큽니다. 다카오를 찾던 일행이 그리즐리 곰과 맞서 싸운다는 모험물적인 전개가 대부분이거든요.
그나마 유일한 추리 요소인, 다카오만 열 수 있던 서랍 속 공금이 사라졌다는 사건도 진상이 허무하기 그지 없어요. 망치로 책상의 뚜껑(?)을 땄다는 거라서 추리물이라고 하기에도 민망합니다.

그래서 별점은 1.5점입니다. 이국적 풍광의 모험물일 뿐으로 평범 이하의 졸작입니다.

"소우야 군의 실종" 

대학 합격 후 도쿄로 상경한 츠가루에게 소우야라는 친구가 생겼다. 그러나 소우야는 츠가루에게 말도 없이 급작스럽게 사라지는데...

사라진 대학생을 찾아 나서는 일상계 추리물인데, 추리적으로는 여러모로 풍성합니다. 우선 소우야의 실종과 관계 있어보이는 여성 나루토의 행적을 찾는 과정이 괜찮아요.

  1. 그녀가 편의점에 온 이유는? 집이나 학교, 직장이 가까와서. 그런데 항상 정장 차림이었으니 직장이 가까웠을 것이다 
  2. 그런데 5월 이후부터 오지 않은 이유는? 다른 편의점이 근처에 생겨서, 혹은 오기 싫은 이유가 생겨서, 혹은 갓 입사하여 신입 연수를 본사로 왔다가 연수가 끝나 돌아가서 등... 

이렇게 추리가 이어지는데, 비약이 없지는 않지만 만화에는 잘 어울려서 마음에 들었습니다.

또 소우야의 실종은 실종이 아니라 자의적인 것이며, 이는 츠가루와의 커뮤니케이션 문제일 뿐이라는 진상도 좋았어요. 자기 중심으로 기준을 정하고 타인을 평가하는 건 흔히 있는 일인데 이를 잘 풀어낸 덕분입니다. 마지막의 하코네 관련 그림 퀴즈도 보너스로서 평균 이상은 하고요.

한마디로 좋은 일상계 청춘 추리물로 이번 권의 베스트입니다. 별점은 3점입니다.

"Joker"

바르셀로나의 대부호 베르나르도가 결혼식 날 칼에 찔렸다. 현장에 있던 마우는 용의자로 몰리자 신라에게 도움을 요청하는데...

영국의 미술가 오웬 죤스와 그의 대표작이라는 트럼프 카드 그림이라는, 오랫만에 제대로 된 박물학 소재가 등장하는 작품입니다. 

하지만 오웬 죤스 소재는 이야기와는 아무런 관계가 없으며, 추리적으로도 기대에 미치지 못합니다. 광대일을 하는 하비가 다른 곳에 계속 있었는데, 베르나르도 결혼식에도 같은 복장의 광대가 있었다는 상황에서 왜 하비와 동생 리카르도의 알리바이만 강조하는지 도무지 이해가 되지 않았기 때문입니다. 제 3의 인물이 개입된게 당연하잖아요? 바르셀로나 경찰은 다 바보인가...

딱 한 가지, 마우가 처음 찾아올 때 일으킨 교통 사고가 중요 단서가 된다는 복선은 괜찮았지만 이래서야 좋은 점수를 주는건 무리입니다. 별점은 1.5점입니다.

"피터 씨의 유산"

1억불이 넘는 유산의 행방을 알리지 않고 죽은 피터 씨의 유산을 찾기 위해 마우와 신라가 나선다는 이야기로 피터 씨의 취미, 수집품이 유산과 연결되는 과정은 흥미롭습니다. 피터 씨의 죽음을 둘러싼 진상도 그런대로 괜찮고요.

하지만 전개면에서는 아쉬움이 큽니다. 우선 색을 내는 재료들로 구성된 수집품이라는 단서는 흑백 만화로 효과적으로 전달하기 어려운 탓입니다. 비슷한 소재로 쓰여진 요네자와 호노부"북관의 죄인" (in "덧없는 양들의 축연") 과 비교해 보아도 설명이 너무 부족했고요. 만화라면 소설보다 시각적인 단서를 주는게 더 쉬웠을 텐데, 공정하게 단서를 제공하려는 노력이 전무하다는건 아무리 생각해도 좋은 점수를 주기는 힘듭니다.

또 피터 씨 사건의 진상에 대한 추리는 피터 씨가 죽기 직전 심던 꽃이 무엇인지를 알고 있었다는 아들 엔조의 증언 하나만이 단서인데, 비약이 너무 심합니다. 그 꽃이 무엇이며, 그것 때문에 싸움이 일어났다는 건 재판 과정에서도 얼마든지 밝혀졌을 부분으로 시간도 오래 지난 시점에서 이를 가지고 범인 취급하는 건 말이 안됩니다. 빠져나갈 부분은 얼마든지 있었을 거에요. 엔조의 죄책감이 이로 인해 터져나간다는 뒷 이야기도 너무 작위적이었고요.
아울러 피터 씨가 가족들에게 이야기 하나 않고 벌이는 취미 행각도 좋게 보이지는 않더군요. 이래서야 실제로는 가족을 사랑한 것이었다 어쩌구 하는 이야기는 전혀 와 닿지 않으니까요. 살아있을 때나 잘할 것이지....

그래서 별점은 2점입니다. 트릭과 소재는 나쁘지 않았습니다만, 전개가 아쉬워서 감점합니다.

2015/07/31

씨엠비 CMB 박물관 사건목록 28 - 카토우 모토히로 : 별점 2점

씨엠비 CMB 박물관 사건목록 27 - 카토우 모토히로 : 별점 2점

전통의 시리즈. 세 편의 이야기가 수록되어 있습니다. "Q.E.D 50"처럼 원서로 미리 읽고 리뷰 남깁니다.

키짐나

오키나와의 정령인 키짐나가 눈에 보인다는 남자의 이야기입니다. 그는 어린 시절 키짐나가 사람을 목졸라 죽이고 잡아먹은 것을 목격한 뒤, 키짐나가 항상 보이게 되었지요. 그래서 나쁜 짓을 할 수 없는 바른 생활 인생을 보내는데, 오키나와에서 휴가를 보내던 중 곤충 채집을 나온 신라 일행을 만나 어린 시절 목격한 내용의 진상을 깨우친다는 내용입니다.

과거 목격한 것이 실제로는 전혀 다른 것이었다는 주제는 "Q.E.D 25"에 수록된 "여름의 타임캡슐"과 비슷합니다.

그러나 왜곡된 기억으로 성인이 된 뒤까지 영향을 받을 정도의 나이로 보이지 않았다는 점, 그리고 노숙자의 변사가 정령 키짐나가 교살된 시체를 먹는 것으로 기억이 왜곡되는 과정의 설득력이 떨어져 좋은 점수를 주기는 어렵습니다. 시리즈 특징이기도 한 박물학적 지식 전달 측면에서도 특별한 것이 없고요. 별점은 1.5점입니다.

빈 집

신라에게 수집한 도검류를 팔려는 수집가, 그리고 근처 빈집에서 발견된 노숙인의 죽음을 연결하는 작품입니다.

개인화가 진행된 사회에서 누군가의 대역을 수행한다는 내용은 "Q.E.D 48"의 "대리인"과 일치합니다. 때문에 신선하지 않으며, 수집가 우치다가 실제로는 노숙자 키지마였음을 밝히는 부분은 비약이 심합니다. 애초에 우치다로 가장한 키지마가 사망한 노숙인이 누구인지를 현장에서 밝히는 장면도 설득력이 부족하고요.

소도(小刀) 와키자시를 지갑 대신으로 사용할 수 있다는 설정은 좋았는데, 이런 이야기에서 소모되기 아깝네요. 이 설정 하나 플러스하여 별점은 2점입니다만, 여전히 기대에는 미치지 못했습니다.

홀리데이

아프리카 쟌가 공화국 외무차관 질 사이먼은 내전을 종식시키기 위해 UX 안전보장이사회에 정전 명령을 안건으로 내밀고, 상임 이사회 국가를 설득하기 위해 이집트 벽화가 그려진 채 발견된 유적의 공동 조사를 떡밥으로 제시하는 등 여러 작전을 꾸민다...

상·하편으로 이루어진 비교적 긴 호흡의 이야기이지만 대단한 내용은 없습니다. 여러 작전에도 불구하고 핵심은 질 사이먼의 감동적인 연설이라 왜 이런 고생을 하나 싶더군요.

또 이런 위험하고 어려운 국제 외교에 신라를 등장시키는 것도 설득력이 떨어집니다. C.M.B 반지의 주인이라고는 하지만 그것 자체가 권위를 주는 것으로 묘사되지 않았을 뿐더러, 정작 하는 것도 없기 때문입니다. 유적에 플라티나 광맥이 있다는 것을 독자에게 알려주는 역할 외에는 실제 외교 작전에서 맡은 역할이 전무합니다.

그나마 신라가 자신이 이동한 층을 속이는 장치 트릭과 UN의 의사결정 과정, 플라티나에 대한 약간의 정보를 제공하는 것 정도가 건질만했습니다. 별점은 2점입니다.

전체 평균 별점은 반올림해도 2점입니다. 기대에 미치지 못했고 왜 C.M.B여야 하는지 의문이 남는 작품들이었습니다. 시리즈를 나누어 연재하는 것이 한계에 부딪힌 느낌인데 다음 권은 다른 모습을 보여줄 수 있을지 지켜보겠습니다.

2015/04/13

씨엠비 CMB 박물관 사건목록 27 - 카토우 모토히로 : 별점 2점

씨엠비 CMB 박물관 사건목록 27 - 4점
카토우 모토히로 지음/학산문화사(만화)

씨엠비 CMB 박물관 사건목록 26 - 카토우 모토히로 : 별점 2.5점

"아즈테카의 나이프"

컬렉션을 정리하여 자선활동 기금을 마련하려던 자산가가 살해당한 사건이 등장합니다. 유산 때문에 자선기금을 반대한 사업가의 후처가 범인인 것처럼 묘사되지만, 한없이 착해보였던 전처가 범인이라는 의외의 진상이 돋보였어요. 암요, 자기 자식을 위해서 나선 어머니가 가장 강한 법이기는 하겠죠.

하지만 나이프를 쳐다보는 자세에서 이어지는 살해방법이 트릭의 핵심인데 과연 그만큼 잘 되었을까?라는 의문이 듭니다. 녹음기 등을 이용한 범인의 공작 역시 유치하기 짝이 없어서 당황스러울 정도였어요. 경찰이 이 정도의 공작을 파악하지도 못한게 제일 큰 문제고요.

때문에, 추리적으로는 별볼일 없어서 별점은 2점입니다.

"폭파예고"

세계적 가전 메이커인 블루블루사 60주년 기념 전시회장이 폭파 예고를 받는다는 이야기로, 미국에 상장되었다는 블루블루사의 주식 특성을 이용한 범죄라는 점에서는 나름 기발했습니다. 거대한 공룡이 어떻게 걸었을까?라는 것에 대한 답을 전해주는 C.M.B 특유의 박물학적인 전개도 괜찮았고요.

그러나 이 에피소드 역시 진상은 경찰 조사를 통해 충분히 밝힐 수 있는 수준이라 생각됩니다. 공룡 화석 이야기도 내용과 잘 맞아 떨어진 것으로 보이지 않습니다. 그냥 저냥한 범작으로, 결론적으로 별점은 2.5점입니다.

"행운"

잘나가는 게임회사 사장이 경리부장을 살해했다는 누명을 쓴다는 내용으로, 그가 얼마나 속물이며 자기만 아는 인물인지를 알려주다가, 결말에서 그가 혹독하게 대했던 지인들의 실제 마음가짐을 알려주는 반전은 인상적이었습니다.

그러나 문제는 트릭이 너무나 별로라는겁니다. 닫힌 문 뒤에 살짝 숨어 있다는, 숨바꼭질 수준의 트릭인 탓입니다. 이런 정도의 범행도 밝혀내지 못한다니 대체 경찰은 뭐 하는지 모르겠어요. 이 정도면 무능력이 아니라 거의 직무 유기가 아닌가 싶을 정도인데 말이지요.

인간 드라마로서는 제법 볼만했지만 추리적으로는 너무나 별로이기 때문에 별점은 2점입니다.

이러한 수록작들의 전체 평균 별점은 약 2점입니다. 재미가 없지는 않은데 추리적으로는 영 기대 이하였습니다. 특히 이번 권에서는 경찰의 무능함이 너무 두드러졌네요. 특유의 박물학적인 정보가 딱히 제공되지 않는 것도 아쉬운 점이었고요. 이전 권 리뷰에서는 추리는 그냥저냥이었지만 박물학적인 정보 제공은 그래도 괜찮았었는데 말이죠. 두 마리 토끼를 다 잡을 수는 없겠지만 한 마리라도 제대로 잡아주면 좋겠습니다. 다음 권에서의 분발을 기대해봅니다.

2014/11/25

씨엠비 CMB 박물관 사건목록 26 - 카토우 모토히로 : 별점 2.5점

씨엠비 CMB 박물관 사건목록 26 - 6점
카토우 모토히로 지음/학산문화사(만화)

"CMB 박물관 사건목록 25" - 카토우 모토히로 : 별점 2.5점

첫 번째 이야기는 "곤돌라"입니다. 잘나가는 요리연구가가 금전을 요구하며 협박한 처남을 살해하는 사건으로, 범인의 시점에서 범행 과정이 먼저 그려지는 도서 추리물입니다. 

사고사로 위장하는 전개에서 일종의 순간이동 트릭이 사용되는데, 추리적으로는 큰 인상을 주지 못합니다. 피해자가 억울하게 죽었다는 느낌이 없어서 감정 이입이 어려웠고, 피해자가 죽지 않은 경우에 대한 대처도 준비되어 있지 않아 전체 트릭의 설득력이 떨어지는 탓입니다.
곤돌라를 바꿔치기하는 트릭은 현실성이 부족합니다. 경찰들이 이 정도도 밝혀내지 못한다는건 말도 안됩니다. 스키를 신고 있었다는 증언을 뒤집는 장면도 억지스러웠습니다. 그냥 우겨도 뒤집을 수 있는 확증이 없는 상황이니까요.
아울러 Lionheart님 리뷰에서도 언급되었듯이, 타츠키가 보험 조사원으로 수사에 나서는 설정도 이상했어요. 범인이 어린 소녀 조사원들에게 자세한 이야기를 해준다는걸 납득하기도 어려웠고요.

그래도 타츠키가 범인의 증언 속 맹점을 짚어내는 장면, 그리고 정전 상황에서 피해자가 보이지 않았음을 보여주는 장면은 꽤 괜찮았습니다. 마지막에 피해자가 반지를 삼켰다는 사실도 인상 깊었는데, 이는 결정적인 증거이자 피해자의 마지막 의지이기도 해서 강하게 와닿았습니다.

그래서 별점은 2.5점입니다. 다만 C.M.B의 특징인 박물학적 정보도 없고, 신라가 "경이의 방"으로 안내한 대가조차 없어서 "Q.E.D"에 더 어울렸을 에피소드입니다. 스핀오프 시리즈가 존재할 이유를 잘 모르겠네요.

두 번째 이야기는 "라이온 랜드"입니다. 케냐에서 사자에게 물려 죽은 마사이 전사 사건과 핵심 증인인 소년의 트라우마 치료를 위해, 기억을 지워 슬픔을 잊게 만드는 초원의 전통 의사를 찾아나서는 이야기입니다.

연구진들의 조사 방식과 사자 생태계에 대한 디테일한 설명이 C.M.B 특유의 분위기를 잘 살렸고, 슬픔을 지우는 약이 있다는 설정도 꽤 흥미로웠습니다. 비슷한 설정은 많지만 아프리카라는 특이한 무대 덕분에 신선하게 느껴졌고, 악어의 습격에서 벗어나는 장면 등 신라의 의외의 활약도 인상 깊었습니다.

추리적인 측면에서도 꽤 설득력이 있었습니다. 사자의 반복된 습격을 단서로 진범을 추리해내는 과정도 논리적이며, 소년 하가가 살아남고 전사 오딘가가 창을 이상하게 들고 있었던 이유, 하가가 밀렵을 도운 동기들도 모두 제대로 설명되기 때문입니다.

다만 단점이 있다면, 굳이 1, 2부로 나눌 만큼 긴 이야기는 아니었다는 겁니다. 1부 정도로 마무리했더라면 더 응집력 있는 이야기였을 것 같습니다. 별점은 2.5점입니다.

세 번째 이야기는 "징조"입니다. 신라가 우연히 구입한 목걸이를 계기로 펼쳐지는 문화대혁명 관련 이야기입니다. 추리 요소는 거의 없지만, 실제 당사자의 증언을 통해 문화대혁명을 알기 쉽게 풀어내는 학습만화적 구성이 인상적이었습니다. 부모까지 폭행했던 집단 광기와, 당시 중국의 정치·사회 분위기에 대한 묘사가 아주 뛰어났어요. 

그러나 마지막에 등장하는 새옹지마 이야기는 흐름상 다소 뜬금없었고, 결말도 다소 뻔하게 느껴지는건 조금 아쉽네요. 목걸이에 상징성이라도 더했더라면 더 좋은 마무리가 되었을 것 같고요. 그래도 하지만 박물학적 지식을 전달하는 C.M.B다운 맛이 잘 살아있는 작품입니다. 별점은 2.5점입니다.

그래서 전체 평균 별점은 2.5점입니다. 전체적으로 이야기는 재미있었습니다. 첫 번째 편을 제외하면 C.M.B의 특성인 박물학적인 정보 전달도 잘 되는 편이고요. 이 정도면 다음 권도 기대해볼 만합니다. 다만, 추리적으로는 다소 아쉽긴 합니다. 

덧붙이자면, 이전 리뷰에서도 지적했지만 타츠키의 공기화는 이제 심각한 수준입니다. 첫 번째 에피소드에서는 트릭 증명에 한몫했고, 세 번째 에피소드에서는 협박자를 물리치는 활약을 하긴 했지만, 이 정도면 히로인이라기보다 보디가드 역할일 뿐입니다. 캐릭터 재정립이 정말로 필요해 보입니다.

2014/06/17

CMB 박물관 사건목록 25 - 카토우 모토히로 : 별점 2.5점

씨엠비 CMB 박물관 사건목록 25 - 6점
카토우 모토히로 지음/학산문화사(만화)

"CMB 박물관 사건목록 24 - 카토우 모토히로 : 별점 2.5점"

드디어 최신권까지 따라잡았습니다! 

이번 권에는 모두 4편의 이야기가 수록되어 있는데 한 개를 빼고는 모두 일상계 드라마입니다. 그래서 약간 쉬어가는 느낌도 듭니다. 덕분에 편안한 맛도 나쁘지 않았고요. 반면 추리적인 정교함이나 짜임새는 부족했고, C.M.B에서 기대해봄직한 박물학적인 지식 공유는 부족한 편입니다.

그래도 충분히 볼만했습니다. 별점은 2.5점입니다. 

덧붙이자면, 타츠키가 완벽하게 공기화되었다는게 눈에 뜨입니다. 타츠키가 "Q.E.D"의 토마에게 첫눈에 반해서 가나와 한판 대결을 펼친다는 식의 이야기가 전개되지 않는 한, 어떻게해도 구제하기도 어렵겠다는 생각이 들 정도에요. 신라와 정신연령 등 전체적인 수준에서는 마우가 훨씬 더 잘 어울리는 탓에 신라하고는 커플로 엮기도 어려우니까요. "Q.E.D"는 그래도 커플링이라는 것이 존재하고, 가끔 미묘한 감정의 흐름을 보여주는 에피소드도 등장하는데 "C.M.B"는 점점 꼬마 천재 추리극에 머무는 듯 하여 아쉽습니다.

에피소드별 상세 리뷰는 아래와 같습니다.

"뜻밖의 보물"

항상 뭔가 사건을 가져오곤 하는 동급생 친구(네코아리였나요?)의 부탁으로, 그의 사촌이 거금을 빌려가 짓고 있는 펜션에 숨어 있다는 보물을 찾는 이야기.

사촌이 펜션 사업을 시작하게 된 이유는 보물 때문이 아니라 좋아하던 아가씨가 그 시골 마을로 귀향했기 때문입니다. 보물의 존재보다는 이러한 사촌의 사업 동기를 밝혀내는걸 좀 더 추리적으로 꾸미는게 좋았을 겁니다. 보물은 그냥 핑계일 뿐, 없어도 바뀔 게 없으니까 말이죠.

또 보물이 무엇이고 어디에 있는지는 맥락상 부동산 아저씨는 알고 있는 것이 확실해 보이는데 왜 미리 알려주지 않았는지도 의문입니다. 어차피 목욕탕 물을 대기 위해서는 수맥을 끊어야 했을 테고, 그러면 언젠가 밝혀졌을 텐데 괜히 이야기만 복잡해졌어요.

때문에 결론적으로 별점은 2.5점. 잔잔하면서도 유쾌한 드라마이지만 추리적으로는 딱히 즐길 거리가 없으며 C.M.B 특유의 박물학적 지식 전달 역시 마지막 버섯 이야기가 잠깐 등장하는 것 말고는 없어서 감점합니다.

"백 스토리"

"활피가죽"으로 장인이 만든 가방을 두고 "생각하는 사람"이 무엇을 생각하는지를 맞추는 경쟁을 한다는 이야기.

온갖 지식에는 통달했지만, 사랑이라는 감정에 대해서는 전혀 모르는 신라가 패배한다는 드라마가 제법 괜찮은 소품입니다. 그동안 건방진 꼬마 아이라는 인상이었기에 이런 결말도 나쁘지 않네요. 애절한 사랑 이야기에서 어른들의 결말(가방 판매)로 이어지는 전개도 좋았고요. 가죽 무두질 방법과 단테의 신곡에 대한 정보 제공도 마음에 듭니다.

추리적으로는 눈여겨볼 부분이 전무하지만 깔끔한 완성도는 인상적으로, 이번 권의 베스트 단편입니다. 별점은 3점입니다.

"그 아침, 8시 13분"

아침 출근길마다 실종된 것으로 알고 있는 여성이 똑같은 행동을 반복하는 것을 목격한 사람의 이야기.

기묘한 상황 설정과 여성이 어떻게 사라졌는지에 대한 트릭은 나쁘지 않으나, 용의자가 명백한 실종 사건을 연극으로 꾸며서 진상을 밝혀낼 필요는 없어 보입니다. 만화는 만화일 뿐이지만, 그래도 너무 비현실적인 설정이었어요. 게다가 신라에게 의지해서 작전을 꾸미다니 이래서야 경찰은 대체 뭘 하는지 모르겠네요. 실종된 여성의 이름으로 장난친 것도 공정해 보이지 않았고요. 

이번 권 최악의 작품입니다. 별점은 1점입니다.

"향목"

향도를 배우는 남성이 유령을 목격한 사건의 진상.

간단한 장난에 가까운 일상계 소품으로 두 개의 수수께끼가 등장합니다. 유령 목격담과 향목의 정체가 무엇인지에 대한 것이죠.
두 가지 모두 괜찮았습니다. 유령 목격담은 인간 심리를 잘 활용한 드라마인데, 최초 목격담은 거짓이었다는걸 제대로 설명해 주면서 두 번째 목격담의 진상으로 이어지기 때문입니다. 향목의 정체도 C.M.B 특유의 박물학적 지식 전달과 함께 의외의 진상을 밝혀주어서 마음에 들었고요. 사실 이렇게 사용되는 것이 아까울 정도였습니다.

딱 한 가지, 두 번째 유령 목격담이 과연 잘 되었을까라는 의구심이 조금 들기는 하나, 별점 3점은 충분합니다. 즐길 거리가 많은 이야기였어요.

2014/06/10

CMB 박물관 사건목록 24 - 카토우 모토히로 : 별점 2.5점

씨엠비 CMB 박물관 사건목록 24 - 6점
카토우 모토히로 지음/학산문화사(만화)

CMB 박물관 사건목록 23 - 카토우 모토히로 : 별점 2.5점

24권 리뷰입니다. 최신권이라 생각했는데... 어느새 25권이 나와있네요.

여튼, 24권에는 4편의 이야기가 수록되어 있습니다. 잔잔한 일상계 없이 네편 모두 사람이 죽는 등 심각한 사건들로 이루어져 있는데 이 점은 동시기 발표된 "Q.E.D 45"와 같군요. 작업 당시 작가에게 뭔가 안좋은 일이 있었나 봅니다. 그러고보니 수록작 2편의 "Q.E.D", 3~4편의 "C.M.B"로 목차도 굳어져가는 느낌이네요.

전체 별점은 반올림해서 2.5점. 두편은 괜찮고 두편은 평범했습니다.

상세한 에피소드별 리뷰는 아래와 같습니다.

"니쇼테이"

"니쇼테이"라는 실존했던 기묘한 건축물을 재현하는 괴짜에 대한 이야기. 진상은 과거 있었던 살인사건의 범인이 누구였는지를 밝히기 위한 의도였다는 것입니다. 

그러나 니쇼테이를 재건하는 것이 큰 의미로 다가오지 않아서 본 줄거리와 그렇게 잘 연결된다고 볼 수 없고 내용도 작위적인 부분이 한가득이라 좋은 점수를 주기 어렵네요. 니쇼테이 재건은 단지 "돈을 물쓰듯 쓰는" 행동을 상징하는 것이라고 하는데 그렇다면 사그라다 파밀리아 대성당이라도 상관없는 것이니 별 관계도 없고, 진범이라는 이모부부가 구태여 그 건축물안에서 여보란듯이 범행을 저지를 이유도 당쵀 없으니까요.
아무래도 니쇼테이라는 건축물에 대해 접한 작가가 기묘한 부분이 좋아 작업을 시작했지만, 이야기를 잘 마무리 짓지 못한 느낌입니다. 이런 점에서는 이상의 독특한 시를 주제로 추리소설을 써야지!"라는 생각까지는 좋았으나 그 결과물은 실제 시와는 유기적으로, 논리적으로 전혀 연결되어 있지 않았던 희대의 졸작 "건축무한육면각체의 비밀"이 떠오릅니다.

그래도 아예 건질게 없는건 아니에요. 니쇼테이는 지금은 사람이 거주할 수 있는 것이 아니기에 "영화 세트"로 허가를 받았다는 것을 추리해내어 곁가지 진상이 드러나는 마지막 장면 하나만큼은 괜찮았고 특유의 박물학적 지식의 전달 측면에서도 니쇼테이라는 건축물을 알게 해 주었다는 점은 좋았으니까요. 관심이 생겨서 자료를 조금 찾아보았는데 확실히 신기하긴 하군요. "신기한 TV 서프라이즈"에 충분히 나올만한 이야기가 아닐까 싶어요. 여튼, 별점은 2점입니다.

"다이아몬드 도둑"

미술관에서 사라진 고가의 다이아몬드를 찾는 이야기. 도둑의 시점으로 진행되는 전개도 깔끔하고 진상도 그럴듯합니다. 마지막에 진범이 새롭게 드러나는 반전도 괜찮았고요.

그러나 신라가 진범을 깨닫게 되는 사소한 범인의 실수가 저는 그렇게 와닿지는 않더군요. 자포자기를 했을 수도 있고 다른 경로로 명확하게 진품이 아니라는 정보를 이미 입수한 상태일 수도 있는데 너무 지레짐작이 심했던 것 같거든요.

그래도 추리적으로는 확실히 깔끔해서 이번 권 수록작 중에서는 최고로 꼽을 만한 에피소드였습니다. 별점은 3점입니다.

"레이스"

아버지와 삼촌의 죽음에 얽힌 진실이 무엇인지?에 대한 이야기로 내용만 놓고보면 추리물로 보기 어려운, 드라마에 가까운 작품입니다. 그런데 드라마가 딱히 재미가 없어요. 막장드라마의 제국 대한민국 국민에게 이 정도야 뭐 장난 수준이니까요. 총을 쏘았던 경비원의 증언만으로 모든 것이 해결된다는 너무나도 쉬운 전개라는 것도 불만이고요, 반전도 나쁘지는 않았지만 딱히 설득력있게 다가오지 않습니다. 한마디로 평균 이하의 졸작입니다. 별점은 1.5점입니다.

"옷장 속의 유령"

C.M.B가 아닌 M.A.U로 제목이 달려있는, '암시장의 마녀' 마우가 주인공인 사건목록 번외편입니다. 마우가 참석한 수많은 사람들이 지켜보는 강령회 도중 쇠사슬로 묶인 옷장 안에서 영매가 살해된 시체로 발견된 사건을 해결한다는 이야기지요. 

조작된 랩소리라던가 강령회에서 들려왔던 유령의 목소리, 어떻게 밀실과 같은 옷장 문을 열었는지 등 트릭만큼은 풍성합니다. 대저택, 강령회, 밀실 등의 고전적인 설정과도 잘 맞물려 있어서 고전 본격물을 즐기는 기분이 들 정도로 추리적으로는 괜찮았어요. 구태여 이런 상황에서 살인을 저지를 이유가 전혀 없다는 설정상의 헛점과 랩소리, 빗을 이용한 유령 목소리 등이 실제 가능했을지와 같은 장치 트릭의 문제점까지도 고전적이라 저는 즐겁게 읽을 수 있었습니다.

그러나 문제는 왜 마우를 주인공으로 또 스핀오프를 벌려놓느냐는 겁니다. 솔직히 마우라는 캐릭터는 너무 만화적이라 별로 좋아하지 않는데 말이지요. 차라리 타츠키를 더욱 잘 활용하면 좋겠습니다. 이래서야 진히로인은 마우라고 해도 할말 없겠어요.
게다가 이 작품에서 마우의 활약은 나쁘지는 않지만 "고전적"이라는 설정에 잘 어울리는 캐릭터는 아니기에 여러모로 아쉽습니다. 토마가 주인공이었으면 훨씬 나았을 거에요. 별점은 3점입니다.

2014/05/28

미사고의 숲 - 로버트 홀드스톡 / 김상훈 : 별점 2.5점

미사고의 숲 - 6점
로버트 홀드스톡 지음, 김상훈 옮김/열린책들

2차 세계 대전 후 스티븐은 군에서 제대하고 라이호프 숲 가장자리에 있는 잉글랜드의 옛집으로 돌아왔다. 오랜만에 형 크리스찬과 해후했지만, 크리스찬의 기묘한 행동에 의구심을 느끼게 되었다. 알고보니 크리스찬은 숲에 매료된 나머지 "숲"이 만들어 낸 소녀 귀네스의 환영을 찾아 헤매고 있었다. 이는 오랜 기간에 걸쳐 강박적으로 라이호프 숲의 내부를 조사했던 박물학자 아버지도 마찬가지였다.
결국 크리스찬은 아버지처럼 숲속에서 행방을 감췄고, 홀로 남은 스티븐은 아버지가 남긴 일기를 읽은 뒤 "숲"에는 사람의 무의식적인 사고를 실체화하는 불가사의한 힘이 내재해 있다는 사실을 알게되는데...

'신화는 인간의 무의식적 사고를 실체화한 것이 보여지는 것'이라는 독특한 설정이 등장하는 전설적인 작품입니다. 명성은 익히 알고 있었지만 이제서야 읽게 되었네요. Mythago는 신화(myth)와 심상(imago)의 합성어입니다. 바로 이 실체화된 결과물을 의미하지요. 개인적으로는 美思考, 즉 아름다움에 대해 생각해본다는 한자어가 아닐까 생각했는데 좀 의외였습니다.

하여튼, 작품은 크게 아래의 3부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 제1부 미사고의 숲
  • 제2부 사냥꾼들
  • 제3부 숲의 심장

1부는 고향으로 돌아온 스티븐이 형 크리스찬을 통해 미사고에 대해 알게 되지만, 형이 귀네스를 다시 데려오기 위해 숲으로 들어간 뒤 그를 잃게 되는 과정까지의 이야기입니다. 2부에서는 귀네스가 실체화된 후 스티븐이 그녀와 사랑에 빠지지만, 돌아온 크리스찬이 이끄는 매의 전사들에게 습격당해 그녀를 빼앗기게 되고요. 3부는 귀네스를 되찾기 위해 스티븐이 해리 키튼과 함께 숲의 내부로 모험을 떠나는 이야기입니다.

단계별로 이야기가 점점 업그레이드되고 스케일이 커지는데, 개인적으로는 2부까지가 딱 좋았습니다. 특히 2부에서 매의 전사들이 나타나는데, 그 우두머리가 나이를 한참 먹은 크리스찬이라는 것이 밝혀지는 반전이 괜찮았어요. 그러나 3부는 지나치게 신화화를 의식한 느낌이라 별로였습니다. 특히 스티븐까지 신화의 일부가 되는 것으로 묘사할 필요는 없었습니다. 쫓고 쫓기는 추격전과 전투 장면, 여러 마법과 기묘한 인물들이 실체화되어 등장하기 때문에 재미만 놓고 보면 가장 흥미롭긴 하나, 단순한 모험물에 불과해 새로움이나 깊이를 느끼기 어렵기도 했고요. 이 장대한 설정이 결국은 연인을 구하기 위한 모험담이자 사랑 이야기였다는 것도 실망스러웠습니다. 언젠가는 돌아올 귀네스를 기다리는 스티븐이 그 자체로 전설이자 신화가 되었다는 케케묵은 결말은 "백발마녀전"과 뭐가 다른지도 잘 모르겠더라고요.

그리고 80년대 출간 당시라면 꽤나 신선하고 인상적이었을 수 있으나, 지금 읽기에는 너무 낡은 느낌이에요. 무의식 속 무언가를 실체화한다는 설정은 일본 만화 등에서 많이 본 것이기도 하죠. "파프리카"처럼요. 신화냐 꿈이냐의 차이일 뿐, 사람의 무의식을 실체화하고 그것에 외려 사람이 휘둘린다는 설정 자체는 동일하니까요.

그래서 결론적으로 별점은 2.5점입니다. 신화라는 것에 대한 깊이 있는 통찰, 시리즈로 이어질 만한 재미와 설정이 없지는 않습니다. 그러나 내용은 딱히 특별한 것이 없는 흔해빠진 판타지 모험담에 불과합니다. 시대가 너무 많이 흐른 탓이지만, 반대로 이야기하면 시대를 뛰어넘는 작품은 아니었다는 뜻도 되겠지요. 시리즈 후속권이 국내 출간되지는 않았는데, 출간되었더라도 더 읽어볼 생각은 없습니다.

덧 : 그래도 유명작품이니 만큼 인터넷 상에 정보는 많네요. 제가 본 것 중 가장 괜찮은 귀네스 이미지 한 장 올려봅니다.

2014/05/07

CMB 박물관 사건목록 23 - 카토우 모토히로 : 별점 2.5점

CMB 박물관 사건목록 23 - 6점
카토우 모토히로 지음/학산문화사(만화)

24권까지 출간되었다는 말을 이전 리뷰에서 했는데 이제서야 23권을 읽게 되었네요. 확실히 요새는 읽는 속도가 떨어졌어요. 특히나 신간을 챙기기가 쉽지 않군요. 

이번 편에는 총 4편의 이야기가 실려있습니다. 목차는 아래와 같습니다.

  • 네 번째 코테에
  • 아시즈리 계란말이 가게
  • Nobody
  • 그라운드

항상 그래왔듯 강력사건 - 일상계가 반반인 구성입니다. "네 번째 코테에", "Nobody"는 강력사건이고 다른 두편은 전형적인 일상계거든요.

수록작별 간략한 리뷰는 아래와 같습니다.

"네 번째 코테에"

신라가 지인의 부탁으로 환상의 코테에 (미장이 기술로 그린 회반죽 그림)를 찾기 위한 조사에 나선다는 내용.

환상의 코테에는 미장이 장인 쿄지로가 본인 최고 걸작이라 선언했던 것으로, 그가 부호의 별장 벽 4면에 만들었으나 불타버려 사라져버렸다고 합니다. 게다가 조사하려는 사람에게 불행이 닥쳐 저주에 걸린다는 소문까지 있고요.

그런데 신라가 밝혀낸 진상이 꽤 놀라우며 그럴듯합니다. 여성의 아름다움을 극한으로 추구한 쿄지로가 자신의 기술로도 여성의 아름다움을 표현하지 못하자, 결국 여성 그 자체를 코테에로 만들었다는 것이거든요. 현대물 중 여성을 수집한다는 변태스러운 작품이야 여럿 있고, 포우의 "검은 고양이"라던가 란포의 고전 변격물도 떠오를 정도로 흔한 설정이지만 이를 에도시대와 코테에로 변주했다는 것이 신선했습니다. 작가가 평상시 보여주지 않던 스타일이라 더 의외성있게 다가왔던 것 같네요. 이를 뒷받침하기 위해 네번째 코테에의 파편이라는 증거도 적절히 제시되어 설득력을 높여주며, 코바씨 습격 사건이라는 곁가지 사건이 줄거리에 잘 녹아들어 있다는 점, 욕심내지 않고 짧게 마무리한 점도 마음에 들었습니다.

또 시리즈 최고의 장점 중 하나인 박물학적 지식과 추리의 결합이 오랫만에 절묘하게 이루어졌다는 것도 좋았어요. 이래야 CMB지!

결론내리자면 별점은 4점. 간만에 본 상당한 완성도를 지닌 수작입니다.

"아시즈리 계란말이 가게"

계란말이를 사러 간 신라 일행이 주인이 부재 중인 가게 안에 우연히 들어간 뒤 난장판이 된 가게 상황을 놓고 이런저런 추리를 한다는 일상계.

유머러스하고 즐거운 소동극으로 남겨진 증거들에서 극단적인 상황만 예상하는 이웃 사람들의 추리가 웃음을 자아냅니다. 묘사도 아시즈리씨가 도둑과 격투를 벌이는 장면은 하이킥 연타, 아내와 부부싸움을 하는 장면은 프로레슬링으로 그려지고 있는 식으로 대놓고 개그스럽고요.

그러나 핵심 단서라 할 수 있는 "다.스.케.테"라는 글자가 작위적인 것은 좋은 점수를 주기 힘드네요. 일종의 암호 트릭인데(당연하겠지만) 일본어라 국내 독자가 즐기기에는 무리일 뿐더러, 설정 자체가 억지스러웠거든요. 국내용으로 변주한다면 크리스마스 파티를 위해 "도지마롤", "와인", "주스", "슈크림"을 사러가기 위한 앞글자만 적어놓은 장보기 메모가 "도-와-주-슈"가 된다는 식인데... 설득력있게 와 닿지는 못했습니다. 때문에 별점은 2.5점입니다.

"Nobody"

밀매조직 소속으로 살인혐의로 체포된 3명의 용의자 중 진범이 누구인지를 밝힌다는 내용.

여러모로 평균 이하였어요. 일단 핵심 트릭이라 할 수 있는 부분에서 프로 청부업자들이 시신 확인조차 제대로 하지 않는다는 설정. 오랫동안 피를 모아 놓는다는 설정 모두 설득력이 낮은 탓입니다. 피해자 카를로의 도주가 너무 쉽게 이루어지는 점도 납득하기 어렵고요. 이런 이야기에 억지로 "자바 코뿔소의 뿔"을 집어넣어 CMB스럽게 만드려는 꼼수를 부린 것도 영 마음에 들지 않네요. 고정 캐릭터인 쿠지라자키 경감이 신라에게 사건을 의뢰한다는 설정도 경찰이 왜 고교생에게 이런 것을 부탁하는지 알 수가 없네요.

내용도 어설프기 짝이 없습니다. 시체가 없다면 기소할 수 없다는 것도 옛말이죠. 우리나라도 얼마전에 유명한 "시체없는 살인사건"이 남겨진 증거만으로 살인 혐의가 인정되어 유죄가 선고되기도 했으니까요. 일본의 판례는 좀 다를 수 있지만 누군가 죽었다는 것이 명백하다면 충분히 법원에서 살인혐의를 인정할 것이라 생각됩니다.

그래서 별점은 1점. 점수를 줄만한 부분이 거의 없습니다.

"그라운드"

물바다가 된 학교 운동장에 얽힌 사연이 드러나는 일상계. 평균 이상의 재미를 보장하던 학교를 무대로 한 일상계입니다.

그런데 사건의 발단이 되는 운동장 사건은 야구부 감독이 21세기 출전권을 노린 꼼수라는 것이 비교적 초반에 밝혀지고, 이후에는 신라 - 타츠키 컴비가 주축이 되어 벌이는 간단한 사기극이 전부입니다. 감독의 행동이 쉽게 납득되지 않는 것도 문제네요. 엄연한 범죄행위에 당한 것을 제대로 항변하지 못하는 것은 이해불가였거든요. 이런 유치한 사기극에 걸려들 정도의 인물이니 그럴만도 한건가?

여튼, 추리적 요소는 없는 그냥 학원 드라마에요. 타츠키 아버지의 활약 정도만이 인상적일 뿐이네요. 시리즈의 팬이라면 즐길거리가 없는 것은 아니지만... 별점은 2점입니다.

결론적으로 전체 평균 별점은 약 2.5점. 수작과 졸작이 섞여 있는데 그래도 전부 평작인 것 보다는 마음에 듭니다. 다음 권에도 최소한 한편의 수작이 있는 구성이었으면 합니다.

2014/03/17

CMB 박물관 사건목록 21, 22 - 카토우 모토히로 : 별점 2점과 3점

CMB 박물관 사건목록 21 - 4점
카토우 모토히로 지음/학산문화사(만화)
CMB 박물관 사건목록 22 - 6점
카토우 모토히로 지음/학산문화사(만화)

그간 격조했습니다. 이번에 읽은 것은 전통의 강자 중 하나인 CMB의 21, 22권입니다. 24권까지 나와 있기는 하지만...

21권부터 살펴보죠.

"후유키씨의 하루"

동네에서 살고 있던 후유키씨라는 노인의 일상 속 숨겨진 비밀이 무엇이냐는 내용. 잔잔한 전개와 노인이 "선택한 것"이라는 진상은 마음에 들지만 일상계라고 부르기도 민망할 정도로 사건성이 있지는 않은 소품으로 별점은 2.5점입니다.

"호수 밑바닥"

과거 벌어졌던 호수에서의 사고사는 알고보니 물 속에 장치해 놓았던 풍선을 터트린 살인이었다는 이야기. 실제로 이렇게나 잘 되었을까 하는 의문이 들고, 이만한 풍선을 장치하는데 고용한 사람들 입막음은 어떻게 했을지, 왜 찌꺼기는 치우지 않았는지 등 소소한 의문도 생기지만 전개도 깔끔하고 결말도 괜찮았습니다. 별점은 2.5점입니다.

"엘프의 문"

마우가 등장하는 작품으로 신라를 끌어들여 어렸을 적 부모님을 속였던 사기꾼을 처단한다는 내용. 신라가 마우에게 속아 넘어간다는 점 이외에는 특기할만한 내용 없는 소품입니다. 별점은 2점.

"발렛트의 촛대"

몰타 공화국의 구 기사단장 발레트의 촛대를 둘러싼 이야기. 오래간만에 C.M.B스러운 박물학적 지식 가득한 작품입니다만, 내용이 현실성 없고 동기도 솔직히 납득하기 어렵습니다. 사츠키가 기사단장 갑옷을 입고 펼치는 결말도 영 아니었고요. 점수를 줄만한 부분이 없네요. 별점은 2점입니다.

결론적으로 평균 별점은 2점 정도... 추리적으로도, 박물학적으로도 그냥저냥인 평균 이하의 작품이었습니다.

22권은

"여름 보충 수업"

태양열 자동차를 파손한 범인을 찾는다는 학교 내 일상계 소품. 

항상 어린아이 같은 신라가 학교 선생님에게 던진 이과계를 위한 명제 — "정답이 하나밖에 없는 공부는 인생에 별 쓸모가 없는 게 아니라 자신이 틀렸다는 걸 알기 위해서" — 가 굉장히 인상적이었던 작품입니다. 내용 면에서도 일상계스러운 설득력 가득하고 즐거운 청춘들의 여름 한나절을 다룬 것도 마음에 들었고요. 별점은 3점입니다.

"유리의 낙원"

갈라파고스섬에서 벌어진, 밀어를 하던 어부가 다친 채 발견되는데 그를 쫓던 과학자를 범인으로 지목한다는 기이한 사건을 둘러싼 이야기입니다. 과거 갈라파고스를 방문해 조사하던 다윈에게 벌어진 사건과의 교차 편집이 아주 좋았습니다. 현대의 사건은 일상계에 가까워서 말실수를 통해 간단하게 진상이 밝혀지지만, 과거 다윈 사건은 퓨마의 생태라는 나름 박물학적 설정이 들어갔다는 점도 마음에 들고요. 그리고 결국 두 개의 이야기가 하나로 이어지는 결말도 괜찮았어요. 별점은 3점입니다.

"나선 골동품점"

나선 골동품점에서 벌어진 살인사건. 나선 골동품점의 교묘한 내부 구조를 이용한 트릭이 좋습니다. 사건의 진상을 밝히기 위한 여러 가지 정보(암모나이트 화석, 피해자의 사진, 관계자의 증언 등)도 공정하게 제공되는 편이고요. 별점은 3점입니다. 다만 Q.E.D였어도 괜찮았을 트릭과 내용인데, 구태여 스핀오프로 전개할 필요가 있었을지는 의문이긴 합니다.  

그래서 평균 별점은 3점. 21권은 평균 이하였는데, 22권은 평균보다는 높은, 기대에 걸맞는 수준을 보여주어서 아주 만족스러웠습니다. 작품별 편차가 되도록 없이 고르게 수준을 유지해 주었으면 하지만, 이 정도면 후속권도 기대가 되네요.

2012/12/16

CMB 박물관 사건목록 19 - 카토우 모토히로 : 별점 2점

CMB 박물관 사건목록 19 - 4점
카토우 모토히로 지음/학산문화사(만화)

"Q.E.D"와의 콜라보레이션 기획물을 포함한 총 세 편의 작품이 실려 있습니다.

그러나 콜라보레이션 기획물을 비롯한 전편이 내용이나 추리적인 부분 모두 기대에 미치지 못했습니다. 게다가 "CMB" 시리즈의 가장 큰 특징이자 장점이라 할 수 있는 '박물학적인 지식 전달'이 제대로 전해진 에피소드가 없다는 점도 감점 요소입니다. 평균 별점은 2점입니다.

다음 권에서는 시리즈의 특징을 잘 살리고, 추리적으로도 괜찮은 에피소드들이 소개되었으면 합니다.

수록작별 간단 리뷰는 아래와 같습니다.

"긴자 몽환정의 주인"

1950년대 긴자에 있었다는 고급 클럽 "몽환정"의 주인이었던 료가 사랑했던 사람이 누구인지 밝혀낸다는 이야기. 유명 인사들이 준 선물과 거울이라는 장치의 쓰임새에 대한 약간의 심리적인 트릭이 있기는 하나, 추리물로 보기는 어려웠습니다. 드라마적으로도 수긍하기는 좀 힘들었고요. 별점은 1.5점입니다.

"밤에 댄스"

신라의 동창생이 목격한 도난 사건의 증언이 다른 증언과 다른 모순을 해결하는 일상계 소품. 다른 증언을 한 사람들이 사실은 동일 인물이라는 아이디어는 꽤 참신합니다만, 경찰 수사력 문제에 불과한 것이기에 추리적으로 높은 점수를 주기는 힘드네요. 그래도 신라가 어른스럽게 한 말, "나는 것이 운명이기 때문에"라는 표현 하나만큼은 아주 괜찮았어요. 별점은 2.5점입니다.

"대통령 체포 사건"

대망의 "Q.E.D"와의 콜라보레이션 기획물. 국제 사법 재판소에서 바르키아의 전 대통령의 신병 처리를 둘러싸고 벌이는 토마와의 한판 승부를 그린 중편입니다.

그런데 기대에 비하면 무척 실망스러웠어요. 국제 사법 재판소의 기능과 역할, 재판 방법에 대해서 소개하는 부분은 여전히 괜찮았고 법정 드라마도 그럴싸했으나, 은닉 재산인 다이아몬드를 둘러싼 진상이 별로 와닿지 않았던 탓입니다. 그냥 법정물로 끝내는 것이 훨씬 좋았을 텐데, 드라마를 너무 의식한 탓일까요? 억지스럽기만 했습니다. 별점은 2점입니다.

2012/08/13

CMB 박물관 사건목록 18 - 카토우 모토히로 : 별점 2점

CMB 박물관 사건목록 18 - 4점
카토우 모토히로 지음/학산문화사(만화)

"C.M.B"도 이제 20권을 향해 달리네요. 18권에는 모두 세 편의 단편이 수록되어 있습니다. "용봉"이라는 큰 스케일의 국제 문제(?)를 다룬 에피소드와 소소한 일상계 두 편으로 구성되어 있죠.

그러나 추리적으로 눈여겨볼 만한 부분이 별로 없고, 여주인공 타츠키의 활약이 없다는 것, "C.M.B"의 가장 큰 장점이라 할 수 있는 "박물학적 지식"을 제공하는 맛이 부족했다는 점 등 단점이 더 눈에 많이 뜨이네요. 전체 별점은 2점입니다. 다음 권에서는 신라가 토마와 진검 승부를 펼치는 모양인데 만회해주었으면 좋겠습니다.

아울러 점점 이야기가 진행되어 가면 갈수록 "박물관"이라는 소재가 들러리로 전락하는 느낌인데, 박물학적 지식에 더 충실하지 않으면 결국 "Q.E.D"와 다를 게 없는 자가 복제작에 지나지 않는다는 점도 명심해주었으면 합니다.

수록작별 리뷰는 아래와 같습니다.
 

"용봉"

홍콩 흑사회 암흑가 두목 살인사건이 일어나고, 신라가 사건의 핵심인 다잉 메시지를 풀어낸다는 내용.

"용봉"이라는 쌍둥이의 존재와 중국의 한 자녀 갖기 운동을 트릭에 엮어나간 과정은 좋으나, 애초부터 범인이 쌍둥이라는 것을 숨긴 이유가 설명되지 않는 등 허점투성이입니다. 다이잉 메시지도 이름을 말하면 될 것을 굳이 "쌍둥이" 어쩌고 하는 것도 이해하기 어려웠고요. 이래서야 트릭을 위한 트릭일 뿐이죠.

스케일만 클 뿐 알맹이는 없기에 별점은 1.5점입니다.

"A열차로 가자"

새로 전학 온 학생이 자기를 둘러싼 이상한 분위기, 일종의 이지메를 눈치챈 뒤 신라에게 해결을 부탁한다는 일상계. 전학생의 뒤죽박죽 기억이 "사고를 위장한 살인"으로 보이는 사건과 뒤섞여 있어서, 뭔가 심각한 문제가 뒤에 감추어진 게 아닌가 하는 식으로 전개되다가 모든 것은 친구들의 "배려"일 뿐이었다는 결말의 작품입니다.

"기억상실 치료"라는 진상이 가장 큰 문제입니다. 비약이 너무 심해요. 차라리 솔직하게 이야기하는 게 치료에는 더 낫지 않았을까요? 이래서야 머리를 다시 한 대 세게 때리면 기억이 돌아올지도 모른다는 슬랩스틱 코미디와 별 차이가 없어 보였습니다.

그래도 아이디어는 참신했고, 나름 분위기를 끌고 가는 전개도 괜찮았기에 별점은 2.5점입니다.

"유리박물관"

유리제품 수집가의 개인 박물관에서 벌어진 제품 파손 사고를 다룬 일상계 작품 (걸려 있는 돈이 커 보이니 일상계로 보기에는 어려울 수도 있겠네요.)

그런데 등장하는 장치 트릭은 현실성이 없어 보였습니다. 일반인이 접시를 쓰러질 때까지 돌릴 수 있는 한계는 과연 몇 분일까요? 저는 2~3분을 넘기기 어렵다고 봅니다. 내용에서처럼 알리바이를 만들기에는 턱없이 부족한 시간이에요. 또 나중에 원래의 그릇을 몰래 가지고 빠져나가려고 한다는 안이한 설정도 불만스럽기는 마찬가지입니다. 안에서 깨는 것은 가능해도 , 가지고 나가는게 훨씬 힘든건 당연하잖아요?

특유의 일상계 분위기는 잘 살아있지만, 추리적인 허점이 많아서 높은 점수를 주기는 힘드네요. 별점은 2점입니다.

2011/11/01

CMB 박물관 사건목록 15 / 16 / 17 - 카토우 모토히로 : 별점 2점에서 1.5점

CMB 박물관 사건목록 15 - 4점
카토우 모토히로 지음/학산문화사(만화)
CMB 박물관 사건목록 16 - 4점
카토우 모토히로 지음/학산문화사(만화)
CMB 박물관 사건목록 17 - 4점
카토우 모토히로 지음/학산문화사(만화)

오랫만에 그동안 읽지 못했던 후속권을 몰아 읽었습니다. 세 권이나 더 나왔다니!

그런데... 추리적으로는 건질 게 단 한 편도 없다는 놀라운 사실에 직면했습니다. 각 권당 4편씩 이야기가 들어가 있어 내용은 풍성한데, 오로지 신라의 캐릭터와 다양한 박물학적 지식, 유물들에만 의지하고 있거든요. 가뭄에 콩 나듯 있는 비교적 괜찮은 설정이나 아이디어가 돋보이는 에피소드들도 작가가 전개하는데 실패했거나, 무리하게 박물학적인 설정을 녹여내려다 실패한 것만 눈에 뜨일 뿐입니다.

좋아하는 작품이고 시리즈인데 난감합니다. 이래서야 왜 "Q.E.D"하고 구분해서 전개하는지도 모르겠어요.

결론적으로 15, 16권은 별점 2점, 17권은 별점 1.5점입니다. 추리물로 접근하는 게 무리라면, 설정을 잘 살려 "갤러리 페이크"처럼 박물학적 지식 쪽에 보다 초점을 맞추는 게 낫지 않을까 싶습니다. 이래서야 이도 저도 아닌 애매한, 돈만 아까운 결과물에 지나지 않으니까요.

그래도 그나마... 괜찮았던 에피소드를 꼽아보자면 아래와 같습니다.

15권

"낚시"는 신라가 학교 친구들과 낚시를 갔다가 우연찮게 마약 밀매 사건을 목격한 뒤 벌어지는 이야기입니다. 추리적으로는 억지가 심하고 어차피 경찰 수사로 밝혀졌으리라 생각되는 점이 많아 건질 건 없지만, 나름 코믹한 전개가 인상적이라 꼽아봅니다. 신라가 사건 해결을 위해 '경이의 방으로 안내'할 때 억지를 부리지 않고 상식적인 선에서 타협한다는 것도 인상적이었고요.

퀼트 한 조각을 가지고 옛 친구의 마지막 메시지를 풀어낸다는 "퀼트"도 괜찮았습니다. 솔직히 과정의 설득력은 거의 없어서 추리물로 보기 힘들고 잘 짜여졌다고 말할 수도 없지만, 마지막 장면 하나만큼은 멋있었거든요. 신라가 조금은 어른이 되었다고 할 수 있겠죠.

16권

"나스카의 지상화"는 고의성 없는 상황을 이용하는 트릭이 괜찮았습니다. 동기 부분에서 설명이 부족해서 설득력이 떨어진다는 것은 감점 요소지만, (과연 말 한마디로 살의를 느낄 수 있었을까요?) 추리적으로는 그런대로 점수를 줄 만합니다.

"레야크"에서 볼만한 것은 지역에서 전해져 내려오는 전설을 전개에 결합하여 별볼일 없는 사건을 흥미진진하게 만드는 작가의 솜씨입니다. 물론 사건 자체가 뻔해서 별다른 추리의 과정이 없다는 것은 아쉬운 부분이지만요.

17권

17권은 정말로 4편의 단편 모두가 함량 미달이라 꼽기가 힘듭니다만, 아주아주 평범한 일상계물로, 시골 노인의 장난으로 인해 신라와 타츠키 일행이 겪는 재난을 다룬 "카쿠레자토"가 그나마 괜찮지 않았나 싶습니다. 그 외의 단편들은 단순한 오해와 억지에 불과한 내용들이라 다 별로였습니다.

2011/06/11

CMB 박물관 사건목록 10 - 카토우 모토히로 : 별점 2점

 

CMB 박물관 사건목록 10 - 4점
카토우 모토히로 지음/학산문화사(만화)

<아래 리뷰에는 약간의 스포일러가 포함되어 있습니다.>

"Q.E.D"의 스핀오프 시리즈. 최신권까지 전부 다 읽은 줄 알았는데 찾아보니 10권을 아직 안 읽었더군요. 무려 1년도 더 전에 직장인님이 글 을 남겨주시기도 했는데 왜 깜빡했을까... 늦게나마 구해서 읽었기에 포스팅합니다.

10권에는 모두 네 편의 이야기가 실려 있습니다. 전체 평균한 별점은 2점으로 그닥 인상적이지도 않고 완성도도 낮은 편입니다. 후속권들에서 만회하고는 있지만, 앞으로도 전체적인 평균이 적절한 수준에서 맞춰졌으면 합니다.

수록작별 소개는 아래와 같습니다.

"그 차이 6천만 년"

고생물학자 헤라와 조이스 남매의 초청으로 고비 사막으로 간 신라와 타츠키가 공룡과 인간의 화석이 6천만 년의 시간을 뛰어넘어 같은 지층에서 발견된 이유를 밝혀낸다.

설정은 흥미진진하고, 베링거의 화석이라는 화석 관련 토막 상식을 적절히 삽입하여 전개하는 것도 마음에 듭니다. "C.M.B" 특유의 박물학적인 느낌이 잘 살아있거든요.

하지만 사건이라는 것이 존재하지 않고, 무엇보다도 "빙하에 의한 지층의 결합"이라는 진상을 고생물학자라는 인간들이 밝혀내지 못했다는 것이 전혀 납득되지 않네요. 청소년용 지질 학습 만화 수준의 이야기였다 생각됩니다. 별점은 2점.

"못"

신라와 타츠키의 시끄러운 학급 친구 요코아리에게 저주의 메일이 전달되었다. 친구들과 저주의 메일에 첨부된 사진 속 장소로 간 타츠키와 신라는 메일이 근처에서 발생한 뺑소니 교통사고와 관련되어 있다는걸 알게 되었니다. 저주의 메일은 뺑소니 교통사고로 사망한 줄 알았던 피해자가 사실은 누군가가 차 앞으로 떠밀어 죽은 것이라는 운전자의 증언을 뒷받침하는 증거일 수 있었다... 

박물학적인 에피소드와 함께 "C.M.B"의 또 다른 한 축인 일상계 이야기입니다. 있음직한 이야기, 현실적인 소재와 계획 등 일상계라는 장르에 정확히 부합하는 전개는 좋았어요.

그러나 그닥 대단한 사건도 없고, 솔직히 범인이 이러한 짓을 꾸미는 이유가 불분명하다는 점에서 감점 요소가 있습니다(재판에서 딱히 유리하게 쓰일 것 같지도 않으니까요.). 처음부터 친구들에게 이야기해 주면 아무 일도 없었을 텐데, 뭐든지 거래하려 하는 신라의 영악한 모습만 부각되는 것도 별로였고요.

나무의 성장이라는 아주 간단한 사실을 효과적으로 사용한 것은 꽤 괜찮았지만, 감점 요소가 많기에 별점은 2점입니다.

"지구 최후의 여름방학"

여름방학의 막바지에 타츠키와 신라는 요코아리 등의 친구들과 함께 바닷가 여행을 떠났다. 일행은 바닷가 집의 여주인에게서 기묘한 동굴 이야기를 듣게 되는데...

일상계 소품. 하지만 사건이 아닌 장난에 불과한 에피소드라 추리적으로 평가할 가치는 거의 없습니다. 진상도 예상 가능했고요.

"옳고 그른지를 판단하지 말고 일단 선택해라. 그리고 앞으로 나아가라."라는 청춘 만화 같은 대사는 나쁘지 않았으나, 타츠키 - 신라 조합에게는 어울리지 않았다 생각됩니다. 이러한 대사 뒤에 이어지는 감정의 울림 같은 것을 느끼기는 힘들었거든요. 토마 - 가나 조합이라면 조금 더 나았을 텐데... 별점은 1.5점입니다.

"히드라울리스"

암거래상 마우 스가루가 신라에게 북 이탈리아 마을 음악당 안에 있는, 사람을 저주로 죽음에 이르게 하는 오르간의 정체가 무엇인지를 의뢰했다.

"C.M.B"의 특징인 스케일 큰, 역사와 박물학적인 지식을 결합한 전개는 괜찮았고, 수력 오르간에 대한 설명도 충실하다는 점에서는 마음에 들었습니다. 하지만 추리적 완성도는 아쉽게도 그닥이었습니다. 진상이 너무 뻔했고, 이러한 비밀을 몇 세기 동안이나 풀지 못했다는 것은 납득하기 힘들었어요. 장치적인 트릭이니만큼, 2중 파이프를 쓴다던가 하는 식으로 조금만 더 교묘하게 전개했더라면 훨씬 좋지 않았을까요? 별점은 2.5점입니다.

2011/04/16

CMB 박물관 사건목록 14 - 카토우 모토히로 : 별점 3점

CMB 박물관 사건목록 14 - 6점
카토우 모토히로 지음/학산문화사(만화)

Q.E.D의 스핀오프에서 시작해서 나름 자리 잡은 인기 시리즈. 총 세 편의 이야기가 실려있습니다. 

전체 평균 별점은 3점. 장편 에피소드는 별로였지만 간만에 작가의 장점이 잘 드러난 작품들이라 만족스러웠습니다. 그런데 박물학적인 지식을 녹여내는 이야기가 아니라면 구태여 이게 독립적인 시리즈로 존재해야 하나 라는 의문이 다시 생기네요. 좋았던 뒤의 두편은 Q.E.D 에피소드였어도 충분했을 것 같거든요. 신라라는 캐릭터가 토마에 비해 매력적인 것도 아니고... 작가의 능력은 인정하지만 하나에 집중하는게 더 낫지 않을까 싶습니다.

수록작별 간단 리뷰는 아래와 같습니다.

"세상의 끝" 

대영박물관 주임연구원 쇼 벤트레와 함께 아르헨티나까지 날아가 전설의 황제 노랑나비의 사진에 대한 수수께끼를 파헤치는 내용입니다. 30년의 세월과 함께, 아르헨티나 군부독재 시절의 어두운 면을 녹여내고 있다는 것이 특징이지요.

문제는 설득력이 부족하다는 겁니다. 복수의 대상에게 왜 30년이나 지난 시점에서야 겨우 복수를 하게 되었는지는 설명되지 않고, 신라가 사건에 개입하는 과정도 별로 설득력이 느껴지지 않는 탓입니다. 

황제 노랑나비라는 나비에 대한 박물학적인 지식과 함께 아르헨티나 군부독재에 대해 쉽게 풀어주는 과정은 역시나 볼만했지만, 상기의 이유와 함께 추리적으로 점수를 줄만한 부분은 없기에 별점은 2점입니다. 

"주사위 게임" 

전형적인 일상계 작품입니다. 돈독한 우정을 나누던 세 명의 할머니들 사이에서 벌어진 2만엔 실종 사건에 대한 이야기거든요. 

짤막하지만 정말로 있음직한 오해에서 비롯된 사건이라는 점이 마음에 들었습니다. 완고한 노인들이라 서로 오해를 풀기 쉽지 않았다는 설정도 좋았고 말이죠. 짤막해서 군더더기없는, 작가의 장점이 잘 발휘된 멋진 작품이었어요. 별점은 4점입니다. 

"꽃집 아가씨" 

일상계스러운 분위기에 도서 추리물의 형식이 가미된 이색작입니다. 사법고시 수험생이 앞집에 사는 꽃집 아가씨를 흠모하여 엿보기 시작합니다. 그런데 그녀가 살해당하는 순간을 목격한 뒤, 되려 범인으로 몰리게 된다는 이야기입니다. 

전개 방식과 마지막의 반전은 좋았지만 범인이 수험생을 궁지에 모는 과정의 설득력이 약하고, 마지막 반전은 금기라 할 수 있는 '함정 수사'라는 점에서 약간의 아쉬움이 있어서 별점은 3점입니다. 

2010/05/17

CMB 박물관 사건목록 12 - 카토우 모토히로 : 별점 3점

CMB 박물관 사건목록 12 - 6점
카토우 모토히로 지음/학산문화사(만화)

일전에 13권을 리뷰했는데 알고보니 12권을 읽지 않았더군요. 마침 형이 12권을 구입했길래, 바로 빌려서 읽어 보았습니다. "봉니", "노파와 원숭이", "창의 유령"이 실려있네요.

뒷북이긴 하지만 한편씩 자세하게 소개해본다면,
"봉니"
메소포타미아의 진흙봉인을 둘러싼 짤막한 이야기.CMB특유의 박물학적 지식을 풀어놓는, 학습만화에 가까운 단편입니다. 진흙 봉인을 푸는 트릭이 핵심인데 썩 대단해 보이지 않았고, 신라의 양아버지 중 한명인 레이라는 인물이 등장하지만 이야기에 별다른 영향을 끼치지 않는 등 이야기의 밀도도 그냥저냥한, 평작 수준의 이야기였어요. 별점은 2.5점입니다.

"노파와 원숭이"
밀실 트릭을 전면에 내세운 고전적인 스타일의 정통 추리물. 동기가 있는 인물들의 연이은 등장! 너무나도 완벽한 밀실에서 발견된 독살된 시체! 라는 전개 방법 자체가 아주 고전적이지요. 특히 독자에게 단서를 아주 공정하게 제공하고 있다는게 가장 마음에 들었습니다. 전 이런게 너무 좋아요!
범행이 우연(?)에 의한 결과물이었다는 약점은 있지만 트릭도 깔끔해서 높이 평가할 만 합니다. 별점은 4점!

"창의 유령"
홍콩을 무대로 펼쳐지는 약간 오컬트적인 느낌의 작품. 이야기가 억지스러운 부분이 많아서 아쉬웠습니다. 신라 일행이 사건에 엮이게 되는 이유에서부터 유령을 끌어들여 전개하는 이야기와 동기 등 모든 부분이 억지스러웠던 탓입니다. 살인이지만 자살로 위장하는 장치 트릭의 설득력도 부족해보였고요. 전체적인 완성도가 높은 편은 아니기에 별점은 2.5점입니다.

결론적으로 3작품 평균 별점은 3점 되겠습니다. "노파와 원숭이" 한편 만으로도 책의 가치가 확~ 올라가버리네요. 이 정도 수준의 단편이 꾸준히 발표된다는 점 하나만으로도 CMB는 제 생각보다도 연재가 오래갈 것 같기도 합니다.

2010/05/03

Q.E.D 35권 / CMB 13권 - 카토우 모토히로 : 별점은 3점과 2점

Q.E.D 큐이디 35 - 6점
카토우 모토히로 지음/학산문화사(만화)

운송회사에서 일어난 강도사건을 다룬 "두 용의자", 미스터리 동호회와 연극부가 함께 토마가 쓴 탐정물을 크리스마스에 공연한다는 "크리스마스 선물" 두 편이 수록되어 있습니다.

이 중 "두 용의자"는 많이 아쉬웠습니다. 범인이 사장의 동선을 다 파악하고 있던 만큼 아침에 조금만 일찍 나왔어도 훨씬 돈을 훔쳐가기가 쉬웠을텐데, 왜 어렵게 일을 벌이는지 이해가 되지 않았거든요. 용의자가 저질렀던 과거의 다른 사건 이야기는 쓸모없는 단순한 사족일 뿐이었고요. 무엇보다도, 가장 중요한 추리의 논리 중 하나인 '아침에 출근하여 사장을 확인한 이유'는 두명의 용의자 모두에게 동일하게 적용될 수 있어서 설득력이 떨어집니다.그래서 좋은 점수를 주기는 힘드네요. 별점은 2점입니다.

두번째 이야기 "크리스마스 선물"은 학교가 무대인 Q.E.D의 전형적인 일상계 작품입니다. 에나리 "퀸"을 비롯한 미스터리 동호회 캐릭터들의 오랫만의 등장으로 등장인물도 풍성하고, 토마가 쓴 탐정물 "오각관 살인사건"과 연극을 방해하는 정체불명의 인물이 등장하는 이야기가 겹쳐서 진행되는 전개도 재미있었습니다. Q.E.D의 학교무대 일상계 추리물은 항상 기본 이상은 해 준다는 것이 "증명종료" 되었달까요. 추리적으로 대단한 트릭이 등장하는 것은 아니고, "오각관 살인사건"의 핵심 트릭은 당황스러울 정도로 유치했지만(심지어 토마가 썼다고 보기에는!) 연극이라는 설정과 작품에 딱 어울린다는 점에서는 마음에 들었어요. 별점은 3.5점입니다.

결론적으로 두 작품 합쳐서 평점은 2.75점... 이지만 3점으로 하죠. 두 번째 이야기가 아주 좋았기에 다음 권이 기대되니까요.

CMB 박물관 사건목록 13 - 4점
카토우 모토히로 지음/학산문화사(만화)

무려 4편이나 되는 이야기가 실려있는 13권입니다. 첫 번째 이야기 "여름 풀"은 공터에서 가족과 연락하지 않고 지냈던 노인이 뭘 했는지를 공터의 식물들로 추리해내는 이야기. 식물들의 생태와 이른바 린네의 "꽃 시계"라는 것을 알려주는 박물학적 정보 전달 측면에서는 괜찮았습니다.그러나 결론 없는 추정에 불과한 신라의 추리, 그리고 사건성이 전무한 전개는 감점 요소입니다. 별점은 2점입니다.

두 번째 이야기 "안개 산장"은 여름 학교에서 조난당한 신라 일행이 잠깐 머물게 된 산장에서 과거의 인기극단 O-ZAP의 리더 츠키야마의 목졸려 죽은 시체와 만나게 된다는 내용입니다.경찰이 도착하면 어차피 모두 밝혀질 이야기를 억지로 클로즈드 서클 미스터리로 만든 느낌이 강했습니다. 결말도 심심했고요. 별점은 역시나 2점.

세 번째 작품 "아사도"는 학교 축제에서 아르헨티나 소고기 요리 "아사도"를 내놓기로 한 신라 일행이 축제의 말썽꾼들을 퇴치(?)하는 이야기입니다. 전형적인 일상계 작품인데, 핵심 이야기의 사건성이 약해서 그냥 학원물에 가깝습니다. "아사도"의 행방에 대한 잠깐의 추리가 더 나아보일 정도였으니까요. "아사도"라는 요리에 대한 관심이 생긴 것 정도가 수확이었습니다. 별점은 2.5점입니다.

마지막 작품 "오르골"은 친숙한 고정 캐릭터인 마우의 등장도 반가왔고, 오르골에 대한 상세한 이야기는 인상적이었습니다. 박물학적 정보 전달 역할에 더 없이 충실했으니까요. 하지만 오르골에 관련된 오래된 사건을 풀어나가는 이야기의 결론이 단지 "오해"로 와전된 것에 불과했다는 건 추리라고 보기 어렵습니다. 그래도 오르골 이야기는 확실히 재미있었기에 별점은 2.5점입니다.

결론적으로 총점 평균은 2점입니다. 풍성하긴 했지만 실속은 별로 없었네요. 작가가 Q.E.D 쪽에만 집중해 주는 것이 더욱 좋지 않을까 생각될 정도로 밀도가 약한데, 후속권에서의 분발을 기대해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