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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4/10/19

건축무한육면각체의 비밀 - 장용민, 김성범 : 별점 0.5점


건축무한육면각체의 비밀 2 - 2점 장용민 지음/시공사

천재 시인이자 천재 건축가 김해경이 갑작스러운 잠적 끝에 발표한 시 "건축무한 육면각체", 그러나 이 한편의 시는 시가 아니라 일본이 계획한 엄청난 음모를 밝혀내는 암호문이었다.
이 수수께끼를 자신들의 즐거움으로 즐기던 이상 동호회 회원 건희와 덕희는 점차 그 음모와 현재까지 활동하는 미지의 조직에게 쫓겨가며 그 진실의 실체에 접근하게 된다...

예전에 영화화도 되었었지만 워낙 평이 엄청나서 보지는 않고 있었습니다. 그래도 들리는 소문에는 "책은 괜찮더라..."라는 것이었는데 가끔 들르는 헌책방에서 권당 천원에 팔길래 (합이 2천원!) 냉큼 집어와서 읽게 되었습니다. 

그런데 굉장히 실망스럽네요. 이상이라는 천재 시인의 수수께끼 같은 시로 상상력을 발휘한 것은 좋았고 일제시대때의 쇠말뚝 등 괜찮은 이슈를 도입하는 등 설정은 상당히 괜찮은 편이지만 전체적으로 너무 싸구려티가 납니다. 기본적으로 소설 쓰기의 기본이 부족한 인터넷 소설 습작 수준이랄까요?
캐릭터의 설정이나 모든 장면 장면도 전부 어디에서 본 듯 하며 긴박감없는 전개탓에 좋은 설정이 다 묻혀버립니다. 무엇보다 이상의 시를 가지고 해석하는 가장 중요한 암호 트릭 자체가 지루하고 따분하더군요. 무언가 과학적인 설명이나 이론적인 해설은 전혀 없이 두 주인공의 상상에만 의존하는 말도 안돼는 암호문..... "1행 사각형의내부의사각형의내부의사각형의내부의사각형의내부의사각형의내부의사각형 - 조선총독부를 의미한다" 이 한줄로 모든것을 해결하는 이 대담함! 일단 비밀의 장소가 "국립중앙 박물관"이라는 것을 밝히는 제 1행의 해석 부터 설득력이 제로이니 더이상 말해 무엇하겠습니까...

결과적으로 이 두 젊은 작가의 상상력은 아이디어와 설정까지였을 뿐, 그것을 넘어서는 그 어떤 것도 이 책에서는 찾아볼 수 없습니다. (구태여 평점을 매기자면 아이디어 및 설정 4점 / 나머지 모든 부분 0점!) 그야말로 무덤에 누운 이상이 벌떡 일어나 분노에 찬 저주를 퍼부을 만한 작품이군요.

각본을 좀 더 괜찮게 수정했다면 그나마 영화적으로는 괜찮았을 소재인데 어떻게 이 책이 영화보다 좋은 평가를 받는지 그것부터 알 수 없군요. 2000원이라는 돈 조차 아까운 책입니다. 보시고 싶으신 분이 있다면 거저 드리겠습니다. 별점은 0.5점입니다.

PS : 아울러 페이지를 좀 빼곡히 쓰고 글줄을 조금만 더 붙여도 충분히 한권으로 만들 수 있는 책을 2권으로 만든 출판사의 가증스러움에도 경의를 표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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