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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4/10/15

다빈치 코드 - 댄 브라운 : 별점 3.5점

다빈치 코드 1 - 8점
댄 브라운 지음, 안종설 옮김/문학수첩
다빈치 코드 2 - 8점
댄 브라운 지음, 안종설 옮김/문학수첩

루브르 박물관장 소니에르가 살해된다. 그가 남긴 다이잉 메시지로 인해 소니에르와 만날 약속을 했었던 기호학자 로버트 랭던은 살인 용의를 뒤집어 쓰지만, 프랑스 암호해독 요원이자 소니에르의 손녀인 소피 누뵈의 도움으로 경찰의 포위망에서 빠져나온다.
도주 중 소니에르가 죽기 직전 남긴 메시지를 해독한 둘은 소니에르가 스위스 은행 비밀 금고에 숨겨놓은 암호상자를 찾아내게 되며, 랭던의 친구이자 성배 전문가 티빙 경의 도움을 얻어 경찰과 정체 불명의 알비노의 사나이 등의 방해에도 불구하고 수수께끼의 진상을 파헤쳐 나가는데...


올 여름을 강타한 베스트셀러입니다. 좀 늦게서야 읽게 되었네요. 읽기 전에는 "장미의 이름"류의 역사 추리물로 생각했었는데 과거의 유물에 대한 실마리를 현대의 주인공이 풀어나간다는 점에서 "디 에이트"와 좀 비슷한 느낌을 받았습니다.

일단, 전개면에서 흠잡을데 없기는 하나 역사적인 비약도 심하고 각종 설에 대한 근거가 희박하다는 단점은 존재합니다.( 예를 들자면 제가 알기로는 초대 성당 기사단장 뷔용의 고드프리아는 본국에서 상속순위에서 밀려 자기가 지배할 영지가 없자 영지를 만들 목적으로 말도 안돼는 "성전"을 떠난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만..) 그리고 지나칠 정도의 서양과 카톨릭 중심의 세계관을 기본으로 했다는 것도 조금은 거슬리는 점이었습니다.
아울러 개인적으로는 이 소설의 핵심인 "예수가 사실은 막달라 마리아와 결혼하여 후손을 낳았다! 때문에 성배는 마리아 그 자체다!" 라는 어찌보면 해묵은, 그리고 우리와는 상관도 없는 논쟁과 그것을 풀어나가는 줄거리가 그렇게 와 닿지는 않았어요. 예전 마틴 스콜세즈의 "그리스도의 최후의 유혹"에서 이미 한번 본 적 있는 설이기도 하고 말이죠. 마지막에 등장하는 "스승"의 정체도 뻔해서 김이 좀 빠지는 편이에요.

오히려 이 소설에서 가장 재미있었고 주목했던 부분은 다빈치가 남겼다는 여러 성배에 관한 코드를 풀어내는 부분과 극 중에 등장하는 여러 암호 풀이 트릭입니다.
특히 암호 트릭은 정말 대단해요. 초반의 소니에르가 죽어가는 몇십분 (한 20분?) 동안 남긴 다이잉 메시지 (13-3-2-21-1-1-8-5 오, 드라코 같은 악마여(O, Draconian devil!) 오, 불구의 성인이여(Oh, lame saint!)’) 그리고 성배를 찾기 위한 단서가 들어있는 키워드 암호 2개, 마지막으로 성배가 있는 장소를 알리는 암호 1개, 전부 이렇게 4개가 등장하는데 그 수준이 정말 발군이거든요. 4개의 암호가 수열, 애나그램, 글자 치환 변환법같은 암호 해독법은 물론 다빈치와 각종 상징들, 성경, 성배, 성당 기사단 등 거의 모든 역사적 배경을 아우르며 종횡무진하고 있기 때문으로 그 완성도와 재미가 실로 대단합니다.
영어권 독자들에게 보다 친숙하게 다가갈 수 있는 트릭이라 그 진정한 재미를 조금은 놓치는 것 같아 아쉽긴 하지만 상당히 이면에 얽힌 내용이 복잡하면서도 맞아떨어지는 점이 절묘해서 보기드물게 참신하고 멋진 암호트릭이라 생각되네요.

그래서 결론내리자면 별점은 3.5점. 단점은 있기에 감점했습니다만 재미 하나만큼은 분명한, 고급스러운 읽을거리로서 손색없었던 작품입니다. 딱 한가지 궁금한 점은 교황청이나 카톨릭 계의 반응이 궁금하더군요. 어찌보면 상당히 위험한(?) 발상인지라.... (오푸스데이의 공식 반응은 이미 발표되었다는데 아직 자세히 읽어보지는 못했네요)

PS : 책이 이왕 두권으로 분책해서 비싸게 팔려고 나온 것이라면 앞부분에 소설속에 등장하는 자료들에 대한 도판 정도는 서비스로 실어주는 것이 좋지 않았을까 싶습니다.

PS2 : 대체 인디애나가 찾은 성배의 정체는 무엇일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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