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렌타인의 유산 - 스탠리 엘린/고려원(고려원미디어) |
크리스 몬트는 테니스 스타 플레이어였으나 갑작스러운 무릎부상으로 은퇴한 뒤 지금은 이런 저런 범죄에 연루되며 지루하고 무의미한 나날을 보내는 신세. 그러던 어느날 위장 결혼의 댓가로 거금 5만달러를 제의받는다. 위장결혼의 이유는 엘리자베스라는 여인이 발렌타인이라는 인물로부터 갑작스럽게 거액의 유산을 상속받게 되었으나 "남편이 있어야 한다는" 상속 조건 때문.
하지만 이 위장 결혼 때문에 크리스 몬트는 생명의 위협을 느끼는 사건에 직면하며 여러번의 고비를 넘긴 끝에 배후의 조직과 그 음모의 실체를 알게된다...
집 앞 영풍문고에 나들이 나갔다가 고려원미디어의 추리 문고본을 1,500원이라는 가격에 팔길래 충동구매한 3권 중 한권. "특별요리"의 작가 스텐리 엘린의 소설이고 워낙 "특별요리"를 재미있게 읽어서 먼저 읽기 시작했습니다.
단순히 내용만 놓고 본다면 잘 짜여진 헐리우드 스릴러 영화같습니다. 밑바닥 생활을 하는 주인공에게 돈과 여자가 한꺼번에 굴러들어오게 되지만, 서서히 위험에 처하게 되고 결국 음모의 실체를 파악하게 된다는 이야기거든요. 사실 그간 흔히 볼 수 있었던 소재라고 할 수 있죠.
그러나 이 소설은 타고난 이야기꾼인 스텐리 엘린의 작품답게 이야기의 재미가 굉장히 잘 살아있어서 지루하다거나 유치하다는 생각 없이 재미있게 읽을 수 있었습니다. 돈 5만달러가 걸린 잠깐의 위장결혼으로 생각했으나 의외로 생명의 위협을 느끼며 여러 난관을 혼자서 돌파하는 크리스의 활약에 재미를 느끼지 못할 사람은 별로 없을거에요.
하지만 기대했던 스텐리 엘린 특유의 반전이 약해서 좀 아쉬워요. 위장결혼의 조건 중 하나였던 "유언장"과 앞부분에 설정된 몇몇의 복선으로 꽤나 매끄럽게 후반 반전을 이끌어내고 또한 진정한 조직의 우두머리의 정체를 깔끔하게 밝혀내고는 있지만 약간 부족하다... 모자르다.. 라는 생각이 들거든요. 기대치가 높았던 탓도 있겠지만요.
또 흥미진진한 초, 중반부에 비해 끝부분이 약간 허무한 것도 약점입니다. 주인공의 원맨쇼같은 활약으로 이야기가 진행되다가 막판에 난데없이 국제경찰이 등장하며 모든 사건의 전모를 이야기 해 주는 장면은 정말 황당하네요. 너무 이야기를 질질 끈다고 생각했던걸까요?
그래서 결론적으로 별점은 2.5점. 대중소설 요소를 약간 빼고 진상이 밝혀지는 장면을 보다 강화했다면 역사에 남을 걸작이 될 수도 있었다고 보여집니다만 잘 짜여진 오락물 수준의 작품이었어요. 제가 워낙 "특별요리"라는 작품집에 대해 가지고 있었던 인상이 강렬했던 탓인지 저의 기대에도 미치지 못했고요. 물론 워낙 싼 가격에 구입한 만큼 딱히 아깝지는 않습니다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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