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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4/10/06

플레치 - 그레고리 맥도널드 : 별점 3점


민완기자 I.M 플레처 (통칭 플레치)는 해변가의 마약 밀매에 관한 특종 기사를 위해 거리의 떠돌이로 변장하고 조직과 친해진다.
그러던 어느날, 콜린스 항공 회사의 사장이자 젊은 거부 앨런 스탠윅으로 부터 자신을 죽여달라는 부탁을 받는다. D-Day는 1주일 후. 
플레치는 마약 밀매 기사에 대한 압력을 받으면서도 앨런 스탠윅에 대한 자신만의 조사활동을 펼쳐 나가며 동기와 자신을 선택한 이유에 대한 해답을 서서히 찾아나가게 된다.

민완기자 플레치를 주인공으로 하는 장편 추리소설. 시리즈로 알고 있고 85년에는 코미디언 체비 체이스 주연으로 영화화까지 되었었던 인기 작품입니다. (영화 줄거리는 약간 다른 듯 합니다만)
그동안 현대 미국 장편들에 실망을 많이 한 터라 별로 기대하지 않았었고 웬지 설정이 너무 대중적이고 통속적일 것 같아 그동안 구입을 꺼려왔었는데 싼 값에 구입해서 읽게 되었습니다.

그런데 의외로 무척 재미있더군요! 무엇보다 플레치라는 캐릭터가 마음에 듭니다. 이 친구는 정말 악당이에요. 이혼도 2번이나 했으면서 수당 한번 지급하지 않고, 욕을 입에 달고 살며 여자와 상사를 X같이 아는 마쵸근성에 자신을 위해서는 거짓말도 밥먹듯이 하는 거침없는 사나이거든요. 허나 독특한 유머가 잘 살아있어서 마음에 들어요.

전체적인 이야기 구성도 초반에 1주일의 시한이 설정됨으로써 이야기 전체의 긴박감이 잘 살아나고 있으며, 플레치의 사건 해결을 위한 여러 조사도 상당히 현실적으로 그려져 있습니다. 사건의 진행을 위한 복선도 충분할 뿐더러 조사가 진행되어 갈 수록 (이야기가 진행될 수록) 독자를 끌어들이는 재미 역시 상당하고요.
또 초반에는 백만장자 앨런 스탠윅의 이야기로 진행되다가, 후반에는 곁가지였던 해변의 마약 거래 조직의 진상을 파헤치는 이야기로 전환되는 과정도 좋습니다. 상당히 치밀하면서도 논리적으로 구성되어 있어요.
아울러 기대를 배신하지 않고 모든 악업을 남겨둔채 떠나는 플레치의 마지막 모습까지! 여러모로 인상적이었습니다.

결론내리자면 별점은 3점. 수준이 높은 명작이라고 하기는 어렵지만 마음 편히 재미있게 즐길 수 있는 읽을거리로서의 미덕은 충분한 작품입니다. 현대 미국 장편에 대한 그동안의 제 편견을 불식시켜 주네요. 
너무 통속적이고 이야기가 너무 허무하게 끝나다는 등의 약점도 약간 있지만 주인공 플레치라는 캐릭터가 강렬해서 이정도 약점은 눈감아 줄 만 합니다. 위의 영화도 어떻게든 구해 보아야 겠다는 생각이 드는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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