솔로몬 왕의 보물 - H.라이더 해거드 지음, 최홍 옮김/영언문화사 |
아프리카 더반으로 가는 배 안, 코끼리 사냥꾼 앨런 쿼터메인은 헨리 커티스 경으로부터 실종된 동생을 찾는데 동참해달라는 부탁을 받는다. 커티스의 동생은 보물이 묻혀 있다는 솔로몬 왕의 보물을 찾아 떠났던 것이었고, 앨런 역시 네빌이란 이름의 그를 만난 적이 있었다. 사실 앨런은 몇 년 전에 솔로몬 왕의 보물을 찾아 떠났다가 사막에서 죽음을 당한 포르투갈인 실베스트레를 도와주고 그 선조가 만들었다는 지도를 받아 간직하고 있었다. 고민 끝에 앨런은 커티스 경과 동행하기로 마음먹고 마침내 앨런과 커티스 경, 그리고 이미 커티스 경과 동행하고 있던 굿과 함께 지도 위의 동굴을 찾아 떠난다.
예전 TV등에서 한창 많이 해주던 리처드 챔벌레인과 샤론 스톤 주연의 "킹 솔로몬"의 원작소설입니다.
영화는 "인디아나 존스"의 영향을 많이 받은 아류작같았지만 소설은 거의 100년 전에 출간된 고전이더군요. 영국이 전 세계에 식민지를 거느리고 떵떵거릴때의 아프리카를 무대로 하여 "솔로몬 왕이 숨겨놓은 보물"을 찾아 떠난다는 줄거리는 그야말로 전형적인 모험소설이죠.
일단 영화에서는 항상 자신만만하고 전형적인 마초로 그려진 알란 쿼터메인이라는 캐릭터가 원래 소설에서는 신중하고 사려깊은 것이 이색적이네요. 상당히 야심찬 젊은 모험가도 아니고 어느 정도 나이 먹은 가난한 사냥꾼이라는 것도 약간 충격이었습니다. 모험에 뛰어드는 것도 순전히 "돈" 때문이라는...^^
좀 진부하고 전형적이긴 하지만 100년에 가까운 시대를 뛰어넘는 재미는 충분히 전해줍니다. 무엇보다 솔로몬왕의 보물로 알려진 보물을 찾아가는 과정이 굉장히 흥미진진하거든요. 엄청난 사막을 건너는 자연의 역경과 사냥중에 발생하는 사고들, 그리고 신비의 계곡에서 발견한 신비의 왕국과 왕국에서 겪는 컬쳐 쇼크, 그동안 하인인줄 알았던 흑인 음보파(이그노시)의 왕위 쟁탈전에 휘말려 전설의 땅에서 거대한 전투를 체험하는 후반부까지 숨쉴틈 주지 않고 긴박하게 흘러가 지루하다는 생각이 거의 들지 않습니다.
또 헨리경이나 굿 대령같은 서브 캐릭터들도 충분히 매력적이고 식민지 시대 작가치고는 흑인에 대해 비교적 공평한 시각을 보이는 것도 독특합니다. 물론 편견을 완전히 버릴 수는 없었겠지만 흑인들도 거의 충직하고 솔직한, 잘생긴 인물들로 묘사되며 후반부에 굿 대령과 흑인 여자 노예 플로라의 로맨스를 살짝 보여주는 부분은 놀랍네요. (물론 "하녀"로 그려져서 문제겠지만...)
전체적으로 코난 도일의 "잃어버린 세계"와 굉장히 유사한 플롯이라는 점, 그리고 식민지 시대의 전형적인 백인의 사고방식, 너무 오래되어 진부한 장면이 가끔 등장하는 점이 약간 거슬리지만 비교적 재미있는 읽을거리였습니다.
작품성 같은 것은 거의 없다고 해도 무방하지만 그 재미 하나로 아직까지 유사 상품이 출몰하는 모험소설의 걸작이라 생각합니다. 뭐 재미만 있음 되니까요.^^ 별점은 4점입니다.
하나 궁금한 것이 "미개한" 왕국에서 총과 외알안경, 틀니, 그리고 개기일식의 예언 등으로 하늘에서 내려온 신 대접을 받는 백인을 그린 것이 이 소설이 처음일까요? 굉장히 많이 반복된 소재이긴 한데 거의 원전격 작품에서 등장하니 굉장히 궁금하네요.
PS : 아동용 중역, 축약본이 아닌 정식 완역본은 최초라고 해서 기대했는데 막상 서점에서는 찾기 힘들다가 지하철 근처의 떨이 서점에서 반값도 안되는 가격에 구입하게 되었습니다. 싸게 사서 좋긴 한데 여러모로 좀 아쉽기도 하네요.
PS2 : 표지의 저 스페인 귀족같은 친구는 대체 누구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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