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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4/10/03

역전재판 1

아리스님과 옥수수밭님의 추천으로 처음 알고 접하게 된 게임입니다. 이 자리를 빌어 감사를...^^

제목대로 "재판"이 중요하긴 하지만 "수사"와 "추리"가 더욱 비중있는 추리게임이라 할 수 있는 작품입니다.

1편은 전부 4개의 에피소드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첫번째 에피소드는 "최초의 역전"
주인공 나루호도 류이치의 첫 등장이자 변호사로 데뷰하게 되는 에피소드로 절친한 친구 야하리군의 변호를 맡아 해결하는 에피소드 입니다. 시스템을 익히기 위한 목적인지 수사과정도 없고 꽤나 간단해서 쉽게 클리어 할 수 있습니다. 범인이 먼저 밝혀지고 그것을 파헤치는 도서 추리 형식입니다.

두번째 에피소드는 "역전자매"
1편에서 등장한 변호사 사무소의 선배이자 소장 치히로씨의 살인사건에서 용의자로 몰린 치히로씨의 여동생 마요이의 변호를 맡는 에피소드입니다. 역시 도서추리 형식으로 위증을 파헤치는 과정이 가장 잘 살아 있는 에피소드라 생각됩니다.

세번째 에피소드는 "역전의 토노사맨"
2편에서 친해진 마요이가 비서역으로 등장, 마요이가 좋아하는 어린이용 TV프로 "토노사맨"의 주인공 니보시 사부로가 살인범의 누명을 쓰게 되며 그 진상을 밝히는 에피소드 입니다.

처음으로 범인이 먼저 등장하지 않는군요. 2년전의 사건과 연관되어 있다는 것과 "장소"와 "시간"이 중요한 요소가 되는 일종의 알리바이 깨기 트릭이 쓰이고 있습니다.

네번째 에피소드는 "역전, 그리고 안녕히"
1,2,3 편의 주요 캐릭터가 총 출동하여 2,3편의 검사였던 어렸을 적의 친구 미츠루기 검사의 살인 혐의를 벗기며 아울러 15년 전의 사건까지 같이 해결하는 완결편 에피소드입니다.

사건이 두개나 등장하고 재판도 3일이나 걸리는 최장 에피소드로 그에 걸맞는 탄탄한 구성을 가지고 있습니다. 과거의 사건이 일종의 "우연"에 바탕을 두고 있다는 점 등 현실적이지 못한 트릭이 좀 거슬리지만 짜임새 있는 줄거리로 상당히 몰입하게 해 줍니다. 특히 사건 현장에 출몰한다는 괴수"효시"와 친구 야하리의 아르바이트, 스쿠프 카메라맨 등 일견 상관 없어 보이는 여러 요소들이 조합되는 사건 현장의 설정이 좋습니다.

무엇보다 주요 캐릭터가 많이 등장하며 이 에피소드를 클리어하면 모든 등장인물의 후일담이 나오는 등 팬 서비스적인 면이 굉장히 뛰어나더군요.

전부 클리어한 소감을 간략히 이야기 한다면 전체적으로 시나리오가 상당히 짜임새 있어서 재미있게 즐긴 게임입니다. 게임 시스템이 간단하고 쉽게 잘 만들어진 편이라 편하게 즐길 수 있었습니다. 무엇보다 한글화 팀 "한마루"가 패치한 한글 패치가 재미도 있고 쉽게 번역되어 있어서 더욱 재미있게 즐길 수 있었던 것 같습니다.

또한 제 기대보다도 추리적인 요소가 훨씬 뛰어나서 추리 매니아들은 더욱 즐길 수 있다고 보여집니다.

하지만 에피소드가 점점 길어지면서 약간 지루해 지는 것은 어쩔 수 없네요. 무엇보다 "법정" 부분은 재미나지만 수사 부분이 에피소드가 가면 갈 수록 점점 지루해지는 것은 분명 약점입니다.

또한 중간부분에 힌트를 눈치채거나 범인을 알아버렸지만 게임 진행은 어쩔 수 없이 따라가야 하는 어드벤쳐 게임 특유의 불편함과 자유도가 상당히 떨어지는 몇몇 장면은 조금 아쉽습니다.

그래도 게임을 별로 좋아하지 않는 제가 몰입해서 즐길 수 있을 정도로 잘 만들어진 게임이라 생각됩니다. 덕분에 즐거운 주말을 보낼 수 있었습니다. 2,3편도 빨리 해 봐야 겠네요.

덧붙이자면, 사실 제 본래의 직업은 UI & GUI 기획자 입니다. 그래서인지 게임의 시스템도 관심있게 지켜보았는데 조금 개선했으면 좋겠다는 부분이 있어서 몇가지 적어봅니다.^^ (순전히 주관적인 의견입니다)

1. 수사방법의 개선
현재 수사 할 배경에서 실마리가 되는 장소를 선택하게 끔 하는 시스템이 채용되어 있는데 같은 장소를 여러번 선택하거나 장소의 핵심적인 요소를 놓치는 경우가 가끔 발생하고 실마리에 도움이 되지 않는데도 선택하면 꼭 "실마리가 될 것은 없다..."같은 대사가 뜨는 것은 좀 짜증나더군요.
꼭 선택할 장소에 포인터를 위치시키면 그 장소 영역이 전부 활성화 된다던가 Grouping되어 구분되게 한다면 훨씬 편하지 않았을 까 생각됩니다. 아울러 한번 내용을 확인했다면(같은 내용이 반복된다면) 아예 비활성 상태로 남겨두는 것도 좋은 방법이 아닐까 싶네요.

2. 법정 장면에서 증언 부분의 개선
증언 중간 중간에 이의를 제기하거나 증거를 제시할 경우 타이밍이 맞지 않으면 소용이 없는 경우가 발생하는데 이 점은 좀 개선되었으면 합니다. 한번 증언이 지나간 다음에는 어떤 타이밍에도 증거를 제시해도 다음으로 진행되는 구조가 어떨까요? 또 증언 후에 나루호도가 "자.. 여기서 실마리를 잡아야 한다... " 어쩌구 하는 화면이 몇개 지나가며 다시 처음으로 돌아가는데 이 부분을 삭제하거나 최대한 간략화 하여 사용자가 지루함을 느끼지 않도록 하는게 좋을 것 같습니다.

3. Skip의 최대한 활용
제가 에뮬로 해서인지 찾지는 못했지만 지루하거나 쓸데없는 대사의 경우 "Skip" 핫 키로 한번에 넘길 수 있도록 하는 것이 좋을 것 같습니다.

뭐 말은 여러가지 했지만 시스템은 조작도 쉽고 간편하며 상당히 잘 만들어진 좋은 게임입니다. 오해 없기를 바라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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