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MB 박물관 사건목록 14 - 카토우 모토히로 지음/학산문화사(만화) |
Q.E.D의 스핀오프에서 시작해서 나름 자리 잡은 인기 시리즈. 이번편에는 총 세편의 이야기가 실려있습니다.
첫번째 이야기는 <세상의끝>
대영박물관 주임연구원 쇼 벤트레와 함께 아르헨티나까지 날아가 전설의 황제 노랑나비의 사진에 대한 수수께끼를 파헤지는 내용으로 30년의 세월과 함께 아르헨티나 군부독재 시절의 어두운 면을 녹여내고 있다는 것이 특징입니다. 그러나 작중에서 벌어지는 사건이 '복수'이며 복수의 주체가 강력한 권력을 쥐고 있다는 설정이라 왜 30년이나 지난 시점에서야 겨우 복수를 하게 되었는지는 설명되지 않아서 석연치가 않더군요. 신라가 사건에 개입하는 과정도 별로 설득력이 느껴지지 않았고 말이죠.
황제 노랑나비라는 나비에 대한 박물학적인 지식과 함께 아르헨티나 군부독재에 대해 쉽게 풀어주는 과정은 역시나 볼만했지만 상기의 이유와 함께 추리적으로 점수를 줄만한 부분은 없기에 별점은 2점입니다.
두번째이야기 <주사위게임>
전형적인 일상계 작품입니다. 돈독한 우정을 나누던 세명의 할머니들 사이에서 벌어진 2만엔 실종사건에 대한 이야기거든요. 짤막하지만 정말로 있음직한 오해에서 비롯된 사건이라는 점이 마음에 들었습니다. 완고한 노인들이라 서로 오해를 풀기 쉽지 않았다는 설정도 좋았고 말이죠. 짤막해서 군더더기없는, 작가의 장점이 잘 발휘된 멋진 작품이었어요. 별점은 4점입니다.
마지막 이야기는 <꽃집 아가씨>
일상계스러운 분위기에 도서 추리물의 형식이 가미된 이색작입니다. 앞집에 사는 꽃집 아가씨를 흠모하여 그녀를 엿보게 된 사법고시 수험생이 그녀가 살해당하는 순간을 목격한 뒤에 되려 범인으로 몰린다는 전개죠. 사실 어디서 많이 본 형식이기는 한데 풀어나가는 방식과 마지막의 반전이 좋았습니다.
그러나 범인이 수험생을 궁지에 모는 과정의 설득력이 약하고 마지막 반전은 금기라 할 수 있는 '함정수사'라는 점에서 약간의 아쉬움이 있어서 별점은 3점입니다.
그래서 전체 평균 별점은 3점. 장편 에피소드는 별로였지만 간만에 작가의 장점이 잘 드러난 작품들이라 만족스러웠습니다. 그런데 박물학적인 지식을 녹여내는 이야기가 아니라면 구태여 이게 독립적인 시리즈로 존재해야 하나 라는 의문이 다시 생기네요. 좋았던 뒤의 두편은 Q.E.D 에피소드였어도 충분했을 것 같거든요. 신라라는 캐릭터가 토마에 비해 매력적인 것도 아니고... 작가의 능력은 인정하지만 하나에 집중하는게 더 낫지 않을까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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