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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1/04/09

장르문학과 표절에 대한 단상

오랫만이네요. 요새 너무 바빠서 도저히 책을 읽을 시간이 없어서 블로그도 뜸해졌습니다. 그래도 스마트폰을 구입한 덕에 짬짬이 웹서핑은 꾸준히 하는 편인데 제가 자주 방문하는 추리문학 커뮤니티인 하우미스터리에서 한 한국작가의소설이 논란에 휩싸여 있는 것을 알게되었습니다. 이 바닥의 고전인 <시행착오>의 줄거리와 유사하기 때문입니다.

사실 한국 작가들의 표절의혹은 오래된 이야기입니다. 저만해도 두어작품을 직접 읽은 적이 있네요. 사실 장르문학이 가장 표절하거나 따오기 쉬운 장르이기는 하죠. 아무래도 문학성보다는 플롯과 캐릭터, 설정 등이 중요한 장르이니까요. (물론 뛰어난 문학성으로 역사에 이름을 남긴 작품도 많습니다만 논외로 하겠습니다.)

무협소설의 기본 플롯은 기본적으로 크게 다르지 않고 굉장히 평범한 일상 속 이야기로 보이지만 멋들어진 트릭하나만으로 추리소설 역사에 길이 남는 고전이 된 작품 역시 한둘이 아니잖아요. 멋진캐릭터라던가 독특한 설정 하나만으로 역사에 남는 작품도 많고요. 그래서인지 걸작에서 설정과 캐릭터를 따와 현지화하는 번안소설이 유행한 적도 있었죠. 거장 김내성 선생님도 <진주탑>을 비롯한 다양한 번안물을 쓰셨었으니까요. 저 역시 졸문이지만 이런 작품을 구상한 적도 있죠.

그러나 작가 스스로 창작물이라면서 플롯이나 캐릭터, 중요한 설정을 사용하는 경우는 아무리 생각해도 잘 봐주긴 어렵습니다.
크리시 1부에서 초반 설정을 따온 무협소설 <유성검> 이라던가 몽테크리스토 백작에서 기본 설정을 따온 <탈명검>, 그리고 <불새의 미로> 라는 작품을 예로 들 수 있을 것 같네요. 그나마 잘 따왔다면 모를까 결국 "원작보다 후지더라" 라는 씁쓸함마저 남겨주었기에 더더욱 용서하기 어려웠어요.

그렇다면 논란 이 된 이 작품은 어떨까요. 솔직히 읽어보지는 않아서 평할 수는 없습니다. 그러나 기본설정이나 줄거리가 <시행착오> 와 너무나 유사하다는 것은 부인하기는 힘드네요. 기본설정이 유사 하지만 자신만의 독특한 색깔을 내뿜는 작품도 많고 저 역시 이 작품이 그런 작품이기를 간절히 바랍니다. 그러나 작품의 가장 중요한 부분이 이정도로 유사하다면 아무리 핵심내용과 트릭이 독특하다 하더라도 자유로울 수는 없을 것 같다는 것이 제 판단입니다.

정작 읽어보지 않고 평하는 것이라 작가분에게 죄송하지만 그만큼 선입견이 생길 수 밖에 없는 줄거리소개였습니다. 제 생각이 죄송한 마음으로 바꾸기를 바라며 다시한번 <시행착오>를 꼼꼼하게 읽고난 뒤 이 작품도 구해서 읽어봐야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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