찾아주신 분들께 안내드립니다.

검색어 니시무라 교타로에 대한 글을 관련성을 기준으로 정렬하여 표시합니다. 날짜순 정렬 모든 글 표시
검색어 니시무라 교타로에 대한 글을 관련성을 기준으로 정렬하여 표시합니다. 날짜순 정렬 모든 글 표시

2013/11/18

종착역 살인사건 - 니시무라 교타로 / 이연승 : 별점 2.5점

종착역 살인사건 - 6점 니시무라 교타로 지음, 이연승 옮김/레드박스

도호쿠 아오모리 출신의 미야모토는 7년 만에 고교 동창생들과 함께 귀향 여행을 떠나기로 마음먹고, 편지와 함께 기차표를 보냈다. 7명의 멤버는 모두 우에노 역에 모이기로 약속했는데, 공무원이 된 야스다만이 오지 않아 6명의 멤버만 고향으로 떠났다. 그러나 그 직후 야스다는 역 화장실에서 살해된 시체로 발견되는데...

1주간 출장을 다녀오는 바람에 격조했네요. 간만에 리뷰를 올립니다. "귀동냥"에 이어 국내 최고의 추리문학 커뮤니티 "하우미스터리"에서 진행한 이벤트에 당첨되어 운 좋게 읽게 된 작품입니다. 리뷰 전에 자리를 빌어 관계자 여러분들께 감사드립니다.

줄거리 소개대로 7년 만에 모인 고교 동창생들이 하나씩 살해당한다는 연쇄살인물로, 그간 서너 편의 작품으로 접했던 니시무라 교타로의 도쓰가와 (토츠가와) 경부 - 가메이 형사 시리즈입니다. 작가의 수많은 작품 중 대표작으로 널리 알려진 작품이죠. 그나저나 "일본 미스터리계의 거인 니시무라 교타로가 드디어 우리 앞에 나타난다!" 라고 홍보하던데, 제가 읽었던 국내 소개된 몇몇 작품들은 모두 정식 계약된 번역본이 아니었나 보네요.

어쨌거나 작품의 장점으로는 흡입력이 상당하다는 겁니다. 여섯 명이나 살해당하는 거창한 사건이 그야말로 숨 쉴 틈 없이 벌어지는 덕분입니다. 재미 하나만큼은 제가 읽었던 작가 작품 중에서 최고로 치고 싶네요. 트릭도 상당히 풍성합니다. 특히 작가의 주특기인 기차 시간표를 이용한 트릭이 상당히 효과적으로 사용되고 있고, 심리를 이용한 원격 살인 트릭과 밀실 살인 트릭도 등장할 정도로요.

아울러 "여정 미스터리"의 거장다운 풍모를 별로 보이지 않는 것은 좀 의외였습니다. 사건이 벌어지는 무대 중 한 곳이 도호쿠 지방의 아오모리임에도 불구하고 말이지요. 그러나 아오모리에 대한 묘사나 설명을 등장시키는 대신에, 도호쿠 출신으로 도쿄에 거주하는 사람들의 심리묘사를 역이용하여 향수를 자아낸다는 점에서 넓은 범위의 여정 미스터리로 볼 수도 있을 것 같습니다. 외지인이 느끼는 우에노 역에 대한 심도 깊은 묘사가 대표적인 예겠죠. 귀향에 대한 애잔함을 살인사건과 교차하여 보여주는 묘사도 괜찮았고 말이죠.

그러나 단점 역시 명확합니다. 작가의 다른 작품들과 비슷하게 범행 동기에 대한 설득력이 낮다는 점입니다. 범행을 저지르는 것에 대한 당위성이 너무나 부족해요. 7년 동안 참고 지내다가 편지 한 통으로 촉발된 것으로 보기에는 지나칠 정도의 살의니까요. 살의를 불러일으켰다는 편지 내용도 솔직히 별 문제가 있어 보이지 않았습니다. 이런 편지 한 통 받았다고 여섯 명이나 살해하다니, 이건 사이코패스의 정도를 넘어선 중증 정신병자가 아닌가 생각될 정도입니다.

또 우연과 작위적인 전개도 두드러집니다. 대표적인 것이 가메이의 동창인 고교 교사 모리시타에 관련된 에피소드로, 그가 나쁜 마음으로 건드린 옛 제자 마쓰키 노리코를 다시 찾아나선 발단부터 이해가 되지 않는데, 거기에 더해 노리코가 현재 마치다의 연인으로 알리바이 공작을 완성하기 위해 모리시타를 이용하여 가메이를 속여 기차 시간을 착각하게 만든다는건 솔직히 어이가 없었습니다. 토츠가와 - 가메이가 그때 그 트릭을 눈치채고 실험을 한다는 타이밍과, 그 실험을 가메이가 진행한 것은 순전히 우연에 불과했으니까요. 그나마도 일반인인 도쓰가와 경부의 아내가 눈치챌 정도로 허술한 시간표 트릭이라서, 경찰이 속아 넘어간 것부터가 운이 좋았던 것 뿐이었고요.

뭐 작위적인 전개야 이런 류의 트릭이 등장하는 작품에서는 어쩔 수 없는 점일 수도 있겠죠. 그러나 결국 트릭이 무의미하다는 것은 어떤 말로도 설명이 되지 않네요... 애써 어렵게, 연인까지 동원해가며 알리바이를 만들지만, 이어지는 범행은 '내가 범인이다'라는 것을 알리는 것에 불과하니까요. 야스다를 살해하고 가와시마에게 죄를 뒤집어 씌워 자살한 것처럼 위장했을 때 살인을 일단 중지했어야 했습니다. 아니면 하시구치 마유미의 자살로 위장한 살인까지만 벌이던가요. 결국 트릭을 풀 필요도 없이 마지막 미야모토 살해에서 마치다는 범인으로 확정되어 버리는데, 이럴 거면 뭐하러 어렵게 트릭 따위를 만들었는지 모르겠어요. 그냥 다 같이 탄 기차에 불이라도 지르고 도망가던가.

때문에 결론내리자면 별점은 2.5점. 단점이 명확해서 감점할 수밖에 없었습니다. 초중반부의 긴장감만 잘 살렸더라면 걸작이 될 수도 있었을 것 같은데, 중반 이후 범인의 행동을 제어하지 못한 것이 여러모로 아쉽네요.

그래도 니시무라 교타로라는 작가의 진면목을 알 수 있는 작품임에는 분명합니다. 아직 읽지 못하신 분들께 추천드립니다.

2006/05/15

에도가와 란보상 수상작가 걸작선 - 이경재 / 정태원 : 별점 2점

에도가와 란보상 수상작가걸작선
이경재 옮김/명지사

에도가와 란보상을 수상한 작가들의 단편을 모아놓은 앤솔로지입니다. 총 11편이 수록되어 있는데 니시무라 교타로와 니키 에쓰코의 작품이 2편씩 실려 있기 때문에 소개된 작가는 9명입니다.

그러나 에도가와 란보상을 수상한 경력이 있는 작가들의 단편 (수상작이 아닌!)을 아무 생각없이 수록했다고 생각될 정도로 작품 수준 편차가 심하고 작품들의 성격도 천차만별이더군요. 이렇게 소개할 바에야 실제로 에도가와 란보상을 수상한 작품을 시리즈로 하나씩 출간하는게 낫지 않을까 싶은데 말이죠.
또한 국내에 처음 소개되는 작품이 아닌 작품도 여러편 실려 있어서 신선함도 많이 떨어집니다. 그나마 그 작품이 모두의 공감을 얻을 정도로 뛰어난 작품이라면 이야기는 다르지만 진슌신의 "얼룩 화필" 같은 작품은 이렇게 많은 앤솔로지에서 소개될 정도로 뛰어난 작품은 아닌데 솔직히 의외에요. 니시무라 교타로의 "친절한 협박자"역시 마찬가지고요.
무엇보다도 작품의 존재 의미를 알 수 없는 졸작들, 도가와 마사코의 "잠자는 추녀"라는 맥락 없는 어설픈 작품과 추리 퀴즈용 꽁트 수준으로 보이는 "홍콩 힐튼 살인사건" 이 두편은 정말이지 이런 앤솔로지에 속할 수 있는 작품이 아니었다고 생각되요. 도가와 마사코는 자기 자신이 좀 환상적이고 기묘한 설정에 재능이 있다고 생각되는지 예전에 읽었던 "노란 흡혈귀"와 비스무레한 설정으로 작품을 써 내려간 것 같은데 당최 이해가 되지 않는 발상과 전개를 보여줍니다. 이건 단지 제 취향과 맞지 않다고 보기 이전의 문제에요. 무슨 이야기인지 모르겠으니까요.
또 "홍콩 힐튼 살인사건"은 뭐 작품 자체가 말이 안되는 수준이니.... 이런 수준 이하의 작품들을 어거지로 끼워넣는 것은 독자에 대한 모독이 아닐까요?

그래도 니키 에쓰코의 "빨간 고양이" 는 정통 추리 단편의 전통과 설정을 잘 계승한 좋은 작품이라 생각되고 구사카 게이스케의 "꾀꼬리를 부르는 소년"도 섬세한 묘사와 더불어 이야기의 전개가 깔끔한 재미난 작품이었습니다. 특히 "빨간 고양이"는 미스 마플의 일본판 재림을 보는 것 같아 인상적이었는데 이 두 편이라도 최소한의 값어치는 해 주니 다행이었지 안 그러면 정말 화날뻔 했습니다.

결론내리자면 매니아와 일반 독자를 모두 노린 괜찮은 기획이긴 했지만 작품 수준이 어설퍼서 이도저도아닌 실패작이 된 듯 싶네요. 앞서 말한대로 란보상을 실제로 수상한 작품집으로 제대로 출간되기만을 바랄 뿐입니다. 별점은 2점입니다. 니키 에쓰코씨의 데뷰작이자 란보상 수상작인 "고양이는 알고 있다"가 곧 출간된다고 하는데 이 작품이나 꼭 사 봐야 겠습니다.

PS : 이렇게 엄한 작품들이 하나둘씩 실려있는 앤솔로지보다는 추리 매니아들이 엄선한 단편만 실어놓은 앤솔로지도 괜찮지 않을까 생각이 갑자기 드는군요. 아니면 매니아들이 한편씩 번역해서 싣는다던가.... 제가 번역한 "긴 추락"은 어떨까요?^^
한밤중의 살의 - 오타니 료타로
불륜관계에 있던 남자의 아내를 죽였다는 혐의로 고민하던 주인공 가와베 유미코는 남자가 자신과의 정사 후 되돌아가 아내를 죽인 것이 아닐까 하는 단서를 포착하는데...

꾀꼬리를 부르는 소년 - 구사카 게이스케
지방신문 기자 오케다니는 한 남자의 살해혐의로 체포된다. 피해자는 자신이 예전에 쓴 기사로 인해 집안이 몰락한 병원 가문의 외동아들. 오케다니는 자신과 밀회하던 다구치 히사에의 아들 마사오에게 농담삼아 한 말로 꼬투리를 잡히지만...

수험 지옥 - 니시무라 교타로
기무라 마사히코는 T대의 입시 시험날 늦잠을 자게된다. 그는 시험 시작 시간에 도저히 맞추어 갈 수 없다는 사실을 깨닫고 학교에 한통의 전화를 걸게 된다...

친절한 협박자 - 니시무라 교타로
이발사 신키치는 뺑소니 사건의 기억으로 괴로워 하던 중 그 사실을 목격한 한 남자에게 협박받게 된다...

수직의 함정 - 모리무라 세이이치
다카무라는 아들 신이치가 산악부에 들어가는 것을 반대한다. 그 이유는 20여년 전 자신과 친구 에나쓰가 저지른 살인 때문이었던 것. 하지만 아들의 고집을 꺾지는 못하고 결국 아들이 20여년전의 친구 에나쓰의 아들과 위험한 등반을 한다는 사실을 알게 되는데...

얼룩 화필 - 진슌신
조직 폭력배의 살인현장을 목격한 화가가 그들에게 자살을 가장하여 살해당하지만 그는 한통의 유서와 마지막 유작을 남기는데 성공한다...

빨간 고양이 - 니키 에쓰코
누마데 다카코는 어렵게 살아오던 중 한 노부인의 말벗으로 취직하는데 성공한다. 노부인 이쿠씨는 70대 중반으로 몸도 불편하지만 사실은 뛰어난 추리력을 가진 인물로 다카코의 어린 시절의 살인 사건의 진범을 알아내게 되는데...

엄마는 범인이 아니다 - 니키 에쓰코
어느날 엄마가 같이 사는 불량배를 살해했다는 혐의를 뒤집어쓰고 경찰에 잡혀가게 되지만 "나"는 엄마가 진범이 아니라는 사실을 알고 있다!

잠자는 추녀 - 도가와 마사코
도망친 아내가 한 병원에서 의식 불명의 상태로 입원해 있다는 소식을 접한 구보다니 고지는 병원을 방문하여 기묘한 환경과 조우하게 되는데...

에노시마 비가 - 사이토 사카에
이시가미는 같은 아파트 단지의 직업 매춘부와의 관계를 끝내기 위해 그녀를 살해할 결심을 한다...

홍콩 힐튼 살인사건 - 도모노 로
추리소설 작가 이치무라 후미히데는 홍콩 여행 중 자신에게 실언을 한 호텔 직원에게 취중 폭언을 하게 되고 그 직원이 살해당하는 소설의 초고를 작성하지만 그 직원이 실제로 살해당하자 유력한 용의자로 몰려 체포당하게 된다...

2009/07/01

일본살인여행 - 니시무라 교타로 : 별점 1.5점

아오모리와 아키다현에 걸쳐있는 토와도 호의 오피스텔에서 이세키 유키라는 여성이 경찰에 신고했다. 자기가 언니를 사고사로 위장하여 살해한 뒤, 보험금을 타내 달아난 후루끼 야스오를 살해했다는 신고였다. 그러나 후루끼 야스오는 유키의 칼에 맞기 전에 교살당했다는게 부검결과 밝혀져졌다. 경시청 수사 1과의 토츠가와 경감은 대학시절 친구이자 이세키 유키의 변호사인 나까무라의 부탁으로 후루끼 보험 사기와 살인 사건 수사에 본격적으로 뛰어들었다. 하지만 유력한 용의자였던 후루끼의 옛 친구이자 보험사기 공범자 시로이와 오까베 역시 살해당했고, 사건은 점차 미궁에 빠지는데... 

바로 직전에 읽었던 "히다다까야마에서 사라진 여인"의 작가 니시무라 교타로의 다른 작품입니다. 관련한 자료를 찾다가 우연찮게 웹상에서 발견하게되어 읽게 되었습니다. 개인 번역본으로 보이는데, 저작권에 문제는 있겠지만 국내에 출간되지 않았고 출간될 일도 없을 것 같아 염치불구하고 읽어버렸네요. 작품은 "히다다까야마에서 사라진 여인"과 유사한 "여정미스터리"로 볼 수 있습니다. 원제는 제목에서부터 "토와다 지방"에 대한 것을 강조하고 있으니까요(우리나라로 따지면 "해운대로의 살인 여행" 정도 될려나요?). 그만큼 토와다를 중심으로 아오모리와 아키타 지방의 다양한 명승지에 대한 이야기가 사건의 주요 장소로 언급되고 있습니다. 워낙 중요한 장소들과 도로에서 사건이 벌어지기에 이 지방 사람들은 아주 좋아했을것 같군요(아, 이걸 노린건가?).

그러나 추리적으로는 실망스럽습니다. 제일 첫 사건인 후루끼 살인 사건 뒤로도 무려 4명이나 더 살해당하는 엄청난 연쇄살인극이지만, 헛점 투성이라 이야기의 짜임새가 굉장히 부실한 탓입니다. 예를 들자면 후루끼 살인 사건에서 범인은 이 사건을 다른 용의자에게 뒤집어씌우기 위해 약간의 공작을 펼치지만, 곧바로 용의자가 될법한 후루끼의 옛 친구를 두 명 모두 차례로 살해해 버립니다. 한명이라도 사체를 숨겨 실종 상태로 만들었더라면 사건이 미궁에 빠졌을텐데도 그런 당연한 발상 자체는 아예 등장하지 않습니다. 또한 후루끼의 유서 역시 범인이 자기한테만 유리하게 꾸민 뒤 자연스럽게 발견되도록 했다면 뒤의 사건들은 벌어질 이유조차 없었고요. 하긴, 애시당초 유서 조작부터가 말도 안되는 이야기이기도 합니다.

그리고 사건 전개, 추리의 흐름에 중요하지 않다고 생각되는 부분을 대충 넘기는 작풍도 여전합니다. 어떻게 시로이에게 한적한 곳에서 청산이 든 음료수를 마시게 했나? 라는게 대표적이며(도저히 사람이 그냥 지나가기 어려운 오지였으므로), 후루끼 그림의 가치에 대해 어떻게 알게 되었는지에 대한 설명이 전무한 것 역시도 마찬가지입니다. 

시리즈 캐릭터 토츠가와 경부의 모습도 기대에 미치지 못합니다. 추리를 통해 사건의 본질을 꿰뚫어보고, 그 뒤에 단서를 모아 범인을 옭아매는 모습은 여전한데... 이 작품에서는 범인을 체포할 단서가 없습니다!! 오히려 범인에게 뒤통수를 맞고 친구이자 대학동창인 나까무라 변호사마저 자살하게 되는 등 제대로 체면만 구깁니다. 끝까지 범인은 체포하지도 못하고 훗날을 기약하는 결말은 독특하지 당황스럽기 그지 없었습니다. 더군다나 이야기를 읽다보니, 범인을 체포할 방도가 아예 없다는 것고 문제고요. 

결론적으로 제가 읽었던 니시무라 교타로 작품 중에서도 최악의 졸작입니다. 불법(?) 컨텐츠로 읽었기에 처음에는 찜찜한 기분이었지만, 다 읽고나니 돈주고 사보지 않아 다행이라는 생각이 들 정도이요. 범인이 결국 승리하는 독특한 엔딩만 기억에 남습니다. 이 독특함조차 작가의 의도로 보이지 않는다는게 문제지만요. 별점은 1.5점입니다.

2005/06/25

침대특급살인사건 - 니시무라 교타로 / 윤정규 : 별점 2.5점

침대특급살인사건 - 6점
西村京太郞 지음/추리문학사

총기사고로 면직된 전직 경찰 다나베가 사립탐정 업무를 시작한 뒤 어느 날, 한 부인이 자신의 임신한 딸을 에스코트해 줄 것을 의뢰했다. 그는 부인의 딸 유미꼬와 같이 오사카에서 사세베까지의 여행을 떠났지만 그가 의뢰를 완수한 직후, 공갈범 전과가 있는 기구찌 이사오가 살해당했고 피해자의 책상 서랍에서 다나베가 에스코트 의뢰를 수락한 뒤 작성했던 영수증이 발견되었다. 경찰은 영수증을 확보한 뒤 전직 경찰관 다나베가 기구찌를 협박한 증거로 삼아 다나베를 검거했다.
 다나베는 사건 당일 사세베까지의 여행했다는 알리바이를 증명하기 위해 후미꼬와 유미꼬 모녀에게 증언을 요구했지만 모녀는 다나베를 모르는 사람으로, 오히려 유미꼬를 귀찮게 쫓아 다니던 파렴치한으로 몰아갔다. 다나베에게 걸린 혐의는 점점 깊어지던 와중에, 과거 다나베의 상사였던 도쿄 경찰청 수사 1과의 토츠가와 경부가 옛 부하를 구해주기 위해 사건에 뛰어드는데... 

여정 미스터리의 달인이라는 니시무라 교타로의 작품입니다. 기차 시간표 트릭이라는 전통적 소재를 등장시킨 대표작을 작가별로 따져본다면 마츠모토 세이쵸에게는 "점과 선"이, 모리무라 세이이치에게는 "신간센 살인사건"이 있고 니시무라 교타로에게는 이 작품이 있는 것이겠죠. 예전에 읽었었지만 책을 정리하다가 우연히 눈에 띄어 다시 읽게 되었습니다. 

그런데 참 이상하네요. 분명 예전 처음 읽었을 때에는 괜찮았었는데 지금 다시 읽으니 장점보다는 단점이 더 눈에 많이 띄거든요. 물론 장점도 존재합니다. 저자가 기차 시간표를 늘어놓고 알리바이를 구상하는 장면이 상상될 정도로 소설의 가장 중요한 트릭인 기차 시간표 트릭은 아주 괜찮고, 모녀에 의해 다나베가 억울한 누명을 뒤집어 쓰고 궁지에 몰리게 되는 상황은 꽤 치밀해서 설득력이 높거든요. 아이리쉬의 "환상의 여인"을 연상케 하는 재미도 느껴졌고요.
토츠카와 경부가 직접 발로 뛰면서 수사하여 오로지 사건 해결에만 집중하는 전개도 마음에 든 점입니다. 약간 사회파스러운 분위기로 불필요한 묘사가 거의 없다는 점도 장점이고요.

굉장한 악녀들인 두 모녀의 설정은 정말이지 최고입니다. 과거의 불우한 경험때문에 돈에 대한 엄청난 집착과 인간성이 상실되었다는 점에서 미야베 미유키의 "화차"가 떠오르는데, 훨씬 앞선 시기에 손에 잡힐 듯 그려내었다는 점에서 높이 평가하고 싶네요. 

그러나 단점도 너무 명확합니다. 우선 어수룩한 사립탐정을 범인으로 몰기 위해 치밀한 공작을 하는 모녀가 그 사립탐정이 전직 경찰관이라는 사실을 간과한다는 점은 납득하기 어려워요. 이 때문에 그가 예전에 근무했던 도쿄 경찰이 사건에 뛰어들며, 이후 범행 사실이 쉽게 발각되는 이유가 되어 버리거든요. 작전의 핵심은 마나베를 옭아매는 것이었고 그것을 위해 치밀한 사전 조사와 준비까지 했는데도 불구하고 그의 전직을 몰랐다는 것이 말이 될까요?
기구찌 이사오와 모녀와의 관계도 조금만 조사하면 쉽게 드러나는 동기가 있고, 결국 밝혀진 동기와 과거 때문에 다른 살인 사건들마저 발각된다는 것도 어처구니가 없을 정도로 허술합니다.

또 관련자들을 전부 죽이다보니 이래저래 너무 많이 죽이게 되는데, 모녀가 살인을 통해 어느 정도 이상의 재력을 손에 넣었다면 청부 살인쪽을 고려하는게 당연합니다. 복잡한 알리바이 트릭을 써가며 몸으로 직접 해결한다는건 납득하기 어려워요. 누군가를 시킨다면 그 누군가의 입을 막아야 할 필요가 생길 수 있다는 현실적인 이유가 있었을지 모르지만요. 

덧붙이자면 기차 시간표 트릭 자체는 괜찮긴 한데 결국 기차를 경찰관들이 "한번만" 타 보고 바로 진상을 꿰뚫는다는 점에서는 좀 허무하더군요. 개인적으로는 소설에 나오는 27분 밖에 없는 시간의 갭이 살인을 저지르고 돌아오기에 별로 여유가 있어 보이지 않았다는 것도 약점으로 보입니다. 

그래서 결론내리자면 별점은 2.5점입니다. 번역도 깔끔하고 어느정도 재미도 있지만 저자가 알리바이 트릭을 먼저 개발(?)하고 그 이후에 플롯을 가져다 붙인 듯한 어색함도 느껴지는, 범작 수준에 머무른 작품입니다. 허나 이런 정통 기차 시간표 트릭의 교과서적인 작품임에는 분명한 만큼 이쪽 장르물에 관심이 있다면 한번쯤 읽어보셔도 좋을 것 같네요.

2015/01/05

명탐정 따위 두렵지 않다 - 니시무라 교타로 / 이연승 : 별점 1.5점

명탐정 따위 두렵지 않다 - 4점니시무라 교타로 지음, 이연승 옮김/레드박스

아래 리뷰에는 스포일러가 포함되어 있습니다.

일본의 노부호 사토 다이조는 현역에서 은퇴한 세기의 명탐정들 - 미국의 엘러리 퀸, 영국의 에르퀼 푸아로, 프랑스의 매그레 경감, 그리고 일본의 아케치 고고로 - 에게 황당무계한 제안을 했다. 그것은 바로 2년 전, 현금수송차 탈취로 3억 엔을 강탈한 뒤 미궁에 빠져버린 이른바 '3억 엔 사건'의 범인상과 유사한 인물에게 자신의 3억엔을 훔치게 하고, 그 모방범의 행동을 추적하여 진짜 3억 엔 사건의 실태를 추리하겠다는 것이었다. 네 명의 명탐정은 사토 다이조의 제안을 승낙했다.
사토의 부하 간자키 고로는 3억 엔 사건의 범인상에 부합하는 무라코시 가쓰히코라는 젊은이를 찾아냈고, 무라코시는 사토가 계획한 대로 사토가 준비해둔 3억 엔을 강탈했다. 이후로 네 명의 명탐정들은 차례차례 무라코시의 이후 행동을 추리했고, 무라코시는 마치 명탐정들이 조종하기라도 한 것처럼 추리대로 행동했다. 그런데 크리스마스 이브에 아무도 예상치 못했던 살인 사건이 벌어진다...

'여정 (트래블) 미스터리'의 대가로 알려진 니시무라 교타로의 장편 소설.

1970년대를 무대로 세계의 명탐정을 모아 추리쇼를 벌인다는 설정은 팬픽 느낌입니다. 그래도 추리계에서 꽤 이름을 날린 거장의 작품이니만큼, 단순한 패러디 팬픽에 그치지는 않습니다. 작위적이기는 하지만 꽤 흥미로운 범죄가 등장하는 덕분입니다. 특히 탈세를 위해 범죄를 저질렀다는 동기는 지금 시점에서도 무릎을 칠만한 괜찮은 아이디어였습니다.

당연히 팬픽스러운 요소도 가득합니다. 고전 명탐정의 팬이라면 즐길거리가 제법 많아요. 등장하는 탐정들의 캐릭터가 확실하게 잡혀 있고 적절하게 사용되고 있기 때문입니다. 일본의 아케치 고고로는 별다른 특색없는 조용한 노인이지만, 엘러리 퀸의 촐랑대고 경박스러운 명랑함, 푸아로의 하늘을 찌를 듯한 자존감, 은근하면서도 묵직한 메그레는 제가 생각한 그대로 묘사되고 있습니다. 이들이 나이를 먹은 뒤 정말로 살아 있다면 어땠을까?를 가정한 묘사도 좋고요. 엘러리 퀸이 하드보일드를 평가하며 육체보다는 머리가 중요하다고 이야기하는게 좋은 예입니다. 사건이 벌어진 뒤 현장에서 엘러리가 하는 "모자는 어디로 갔을까요?"라는 대사, 위치가 바뀐 의자에 집중하는 식의 고전적인 추리 방식도 완전 제 취향이었어요.

그러나 한편의 추리 소설로 완성도를 평가하기는 어렵습니다. 애초에 설정부터 이해하기 어려워요. 아무리 늙었어도 세계 굴지의 명탐정을 한명도 아니고 네명이나 불러놓고, 그들을 모두 속이려 한다는건 말도 안되지요. 원래 계획대로라면(단지 돈 3억엔을 잃었다고 믿게 만들기 위함) 거금을 들여 명탐정을 부를 이유도 없고요. 그냥 미시마 앞에서 3억엔 사건과 동일한 범죄를 저지른다는 계획을 실행해도 충분했습니다. 경찰을 부른 뒤, 돈이 불탔다는 것만 공식적으로 알게 만들면 되니까요. 아니면 명탐정들의 결론이야 똑같으니 네명이나 한명이나 그게 그건데 그냥 일본의 아케치만 불러도 충분했고요.

이러한 설정은 팬픽 기획을 위한 의도였다고 칠 수는 있지만(어차피 이런 소설이 현실적일 수는 없으니), 범행도 곳곳에 헛점 투성이입니다. 우선 간자키가 다이조의 계획대로 1인 2역으로 움직였으리라는 보장부터가 전혀 없습니다. 1인 2역이 다이조의 지시라고 하더라도, 더스트 슈트를 통해 지폐를 불태운 행동은 설명되지 않고요. 무라코시 - 간자키가 더스트 슈트가 소각장으로 이어지는걸 몰랐던건 순전한 우연, 착각이었으니까요.
이렇게 지폐를 불태운 것도 다이조의 지시였다고 한다면, 마지막 장면에서 간자키가 자신이 무라코시가 아님을 증명하려 애쓸 필요는 없었습니다. 게다기 마지막 추리쇼에서 시기 적절하게 간자키가 혼자서 알약을 꺼내어 먹은 뒤 죽어버린건 도저히 설명할 수 없어요. 이 정도로 적절하게 죽어준다면 이건 우연이 아니라 거의 최면술의 영역이 아닐까 싶네요.
덧붙여, 지폐의 "덩어리"가 남아서 감식이 가능했더라면 그 지폐가 폐기대상인지 아닌지 정도도 확인할 수 있지 않았을까요?

그래서 별점은 1.5점입니다. 팬픽 측면의 가치와 예쁜 디자인 덕에 별점을 약간 더합니다만, 전반적으로 평균 이하의 작품입니다. 고전 애호가가 아니시라면 딱히 찾아 읽어보실 필요는 없습니다.

덧 : 아케치 코고로가 아니라 고고로로 번역된 이유가 따로 있는지 궁금합니다.

2009/08/12

기세이혼센 살인사건 - 니시무라 교타로 : 별점 1점

 기세이혼센 (紀勢本線) 신구(新宮)역 근처에서 한 여성의 피살체가 발견된다. 피해자는 21세의 하라구치 유키. 치명상은 가슴을 날카로운 흉기로 참혹하게 찔린 것이었으며 이마에 X자로 상흔이 남아있었던 상태. 사건 해결을 위해 신구 경찰서에 설치된 수사본부에 도쿄 경시청 수사 1 과 소속의 토츠가와(十津川)경감과 가메이(龜井)형사가 찾아오고 이 사건이 도쿄 세타가야에서 일어난 살인사건과 연관성을 갖고 있다고 말한다. 도쿄에서의 피해자도 영어이니셜이 Y. H에다가 21세, 거기에 칼에 찔리고 이마에 자 형태의 상흔이 남아 있는 것이 동일했던 것. 반신반의하던 경찰앞에 구시모토 역에서 동일한 조건의 여성 피살체가 발견되며 사건은 점차 커져만 가는데....

여정 미스터리의 대가 니시무라 교타로의 작품입니다. "침대특급살인사건", "히다다까야마에서 사라진 여인", "일본살인여행" 에 이어 네번째네요.

이 작품도 역시나 일종의 여정 미스터리로서 간사이 쪽 열차 노선인 기세이혼센 (紀勢本線) 의 여러 역들을 중심으로 이야기를 풀어나가고 있습니다. 잠깐 조사해봤더니 굉장히 긴 철도더군요.
그러나 내용은 굉장히 보잘것 없고 밀도가 떨어지는 졸작이었습니다. 복잡하기만 할 뿐 알맹이도 없고 추리적으로도 눈여겨볼만한 요소가 전무하기 때문입니다.
총 7건의 살인사건이 벌어지고 결국 범인마저 토츠가와 경감에게 사살되는 등, 니시무라 교타로 작품치고는 나름 피바다 계열로 사건 자체는 풍성합니다. 그러나 등장하는 사건들이 "연쇄살인"의 살인범과 그 "연쇄살인"을 추종해서 모방범죄를 저지르는 살인범과 그 모방범죄를 저지르는 살인범에게 복수하기 위해 살인사건을 저지르는 살인범.. 이라는 식으로 어처구니가 없을 정도로 굉장히 뜬금없는 탓입니다. 
그나마 부가적인 연계 사건들을 잘 정리해서 전개했더라면 모를까, 이 작품에서는 연계 사건들은 왜 등장하는지 알기 어려울 정도로 겉돕니다. 사건들은 단지 극적인 전개를 위해서만, 그리고 이야기를 벌이기 위해서만 존재하는 느낌이에요. 원래 사건을 복잡하게 만드는 유일한 역할마저도 중반 정도 되면 모두 해결되어서 이야기에서 아예 퇴장해 버립니다. 독자로서는 이 연계 사건의 존재에 대해 의문을 가질 수 밖에 없습니다.

그렇다면 중심 사건인 연쇄 살인 이야기는 재미있고 흥미로운가? 라는 것도 역시 아니올시다 입니다. 일단 21세의 영문 이니셜이 Y.H이며 눈 밑에 점이 있는 직장 여성을 노리는 연쇄 살인이라는 설정 자체는 뭐 그런대로 괜찮습니다. 그렇다면 여기서 수사의 포커스는 누가 봐도 어떻게 해당 인물을 범인이 골라낼 수 있었을까? 라는 것이겠죠. 하지만 이 작품에서의 경찰들, 특히 나름 명탐정이라는 토츠가와 경감 조차도 이 점을 착안하지 못하고 거의 막판에 가서야 추리하여 결국 범인을 특정하는데 성공합니다. 그 전에는 그냥 탐문, 탐문, 탐문밖에는 없습니다... 
또 이러한 착안점에서 범인을 특정한 다음에는 추리라는 것이 거의 존재하지 않고 일사천리로 해결되는 전개는 너무 쉽게 간거 아닌가 하는 생각밖에는 들지 않고요. 범인의 정체와 동기도 지금 읽기에는 너무 낡아빠진 진부한 설정이었어요.
한마디로 경찰이 조금만 더 머리를 써서 조사했더라면 진작에 해결되었을 사건이라는 이야기입니다. 이건 추리의 영역이 아니라 기본적인 "초동수사"의 문제지요. 이 정도면 직무유기에 가까운게 아닌가 싶을 정도에요.

게다가 너무 우연과 감에 의지하는 전개가 많다는 것도 큰 단점입니다. 결국 범인의 최종 목표지점을 특정하는 것도 - "가까운 기세이혼센(紀勢本線) 중 K로 시작되는 곳" - 그냥 토츠가와는 "감"으로 "난키 시라하마"라 짐작하고 그곳에서 결국 범인을 잡게 됩니다. "K"로 시작되는 곳이라는 단서도 토츠가와의 "감" 앞에는 무력할 뿐이죠. 뒷부분에 "난키(南紀)라고 해도 좋을 고장이름을 기난(紀南)이라고 했다"는 식으로 빠져가나기는 하는데 이건 솔직히 반칙이죠. "서울의 옛 이름이 한성이었기 때문에 서울도 H로 시작하는 도시다!"라고 주장하는거하고 똑같잖아요...

마지막으로 항상 이야기하지만 "여정 미스터리"라는 소재에 어거지로 엮어볼려고 "기세이혼센" 과 "난키" 지방을 중심으로 다루는 설정 자체도 문제가 많아요. "삼단벽" 같은 해당 지방의 명소가 등장하기는 하지만 사건과는 별 상관없는, 단지 특이한 지방의 특이한 풍광일 뿐 실제로 사건은 이게 도쿄나 오사카라도 아무런 상관없거든요. 이래서야 "부산 살인사건"이라고 하고 해운대만 잠깐 나와준다던가, "제주도 살인사건"이라고 한 뒤 용두암만 잠깐 나와주는거와 무슨 차이가 있는지 알 수가 없죠. 아무래도 작가의 여정 미스터리라는 쟝르에 대한 집착이 외려 화를 부른것 같습니다. 이게 무슨 관광가이드도 아니고... 시라하마 지방에서 돈이라도 받았나?

어떻게 된게 이 작가 작품은 읽으면 읽을 수록 재미가 없어지네요. 앞으로는 에도가와 란포상을 수상했다는 "천사의 상흔"이나 일본 미스터리 문학상을 수상한 "종착역 살인사건" 정도의 작품이 아니면 찾아읽을 일은 없을것 같습니다. 별점은 1점. 그만큼이나 최근 읽은 작품 중 최악이었습니다. 엔간한 졸작은 수작으로 보일만큼 추리와 설정, 내용 모두 별로였어요.

2024/06/15

살인의 쌍곡선 - 니시무라 교타로 / 이연승 : 별점 2.5점

살인의 쌍곡선 - 6점
니시무라 교타로 지음, 이연승 옮김/한즈미디어(한스미디어)
<<아래 리뷰에는 스포일러가 포함되어 있습니다>>

하야카와 혼자서 운영하는 도호쿠의 외딴 호텔 '관설장'에 회사원인 예비 부부 교코와 가쓰로, 역시 회사원인 야베, 마사지 업소에서 일하는 아야코, 범죄를 연구하는 대학원생 이가라시, 택시 운전사 다지마가 초대되었다. 누군가 설상차를 망가트리고 전화선을 끊어서 고립된 상태에서, 야베를 시작으로 한 명씩 살해당하기 시작했다. 범행 현장에는 복수가 이루어졌다는 메시지와 함께 원에 사선을 그은 기묘한 부호가 그려진 메모가 남겨져 있었다. 하야카와, 교코, 아야코만 살아남은 상태에서 운 좋게 전화가 연결되어 경찰과 취재 기자들이 곧바로 찾아왔지만, 관설장에 살아있는 사람은 없었다....

기차 시간표를 이용한 트릭으로 유명한, '여정 미스터리'의 거장 니시무라 교타로의 초기 장편입니다. 이전에 읽었던 작가의 작품은 명성에 걸맞는 여정 미스터리, 기차 시간표 트릭이 활용되었었던 반면, 이 작품은 비교적 정통 고전 본격 추리물에 가깝습니다. 특히 "그리고 아무도 없었다"를 많이 의식하고 있다는게 눈에 뜨이네요. 고립된 공간에서 한 명씩 차례대로 살해당한다는 점, 그 때마다 볼링핀이 사라지고 메시지가 남겨져 있다는 설정은 거의 똑같거든요.

하지만 "그리고 아무도 없었다"를 오마쥬했다는 "그리고 누군가 없어졌다"와 같은 질낮은 졸작은 아닙니다. 추리적으로 볼 만한 부분이 많은 덕분입니다. 특히 '고립된 호텔에서 범인은 투숙객들을 전부 죽이고 어떻게 도망쳤는지?'에 대한 트릭이 일품이었습니다. 설명드리자면, 범인 하야카와 형제는 쌍둥이였습니다. 그들 중 한 명이 호텔 지배인으로 변장하고 투숙객들을 살해했지요. 그리고 호텔에서 살인 사건이 일어났다는 정보를 외부에 흘려 경찰과 기자들이 출동하게 만들었습니다. 다른 한 명은 기자로, 처음에는 경찰과 다른 기자들과 함께 호텔로 달려왔지만 호텔 앞에서 은근슬쩍 도망갔습니다. 그리고 호텔에 남아있던 범인이 기자인 척 했던 겁니다. 지금 읽어도 그럴싸한 괜찮은 트릭이었어요.

앞서 작가가 '쌍둥이를 활용한 트릭을 사용했다'고 직접 밝히고, 본문에서도 쌍둥이 고시바 형제가 강도 행각을 벌이지만 경찰이 체포하지 못하는 이야기를 호텔 연쇄 살인 사건과 겹쳐 진행시켜 트릭을 독자가 눈치채지 못하게 만드는 전개도 괜찮았습니다. 작가가 활용한 쌍둥이 트릭 이야기는 하야카와 형제 탈출 트릭이 아니라 고시바 형제 사건에 사용되었다고 생각하게 만들기 때문입니다. 이 과정에서 고시바 형제의 강도 행각과 형제를 뒤쫓는 경찰과의 밀땅도 재미있었고요. 
참고로, 이 트릭은 도진기 작가의 "악마의 증명"에 사용되었던 트릭과 같습니다. 당시 모 드라마와 표절 시비가 있었던 듯 한데, 애초에 특별히 오리지널임을 내세울 아이디어는 아니었던 것이네요....

여기에 더해, 아야코가 범인임을 의심하게 만든 초대장 필적과 유서 - 초대장은 이가라시가 필적 감정을 한다며 모두에게 쓰게했고, 유서는 첫 날 일종의 내기 결과에 따른 자필 문장이었을 뿐 -를 확보한 방법, 다지마가 스키를 부쉈다고 이야기한 사람이 누구인지에 대한 추리 등도 괜찮았습니다. 아야코 범인설을 보도하여 하야카와가 기자를 사직하게 만든 결말-진짜 기자가 아닌 가짜였으니-까지 안배한건 보통 솜씨가 아니에요.

하지만 추리 소설로서의 완성도는 낮습니다. 작가의 묘사력이 부족한 탓입니다. 영문도 모르고 호텔에 갇혀 살해당하는 피해자들의 심리가 그려지지 않아서 긴장감이 떨어집니다. 교코는 약혼자가 눈 앞에서 살해당하기까지 했는데 말이지요. 각 등장인물들의 매력도 제대로 그려져있지 못합니다. 깔끔하고 담백한건 좋지만, 이 작품은 너무 과했습니다.
범인 하야카와 형제가 이런 거창한 범행을 벌인 동기에 대한 설명도 부족합니다. '만원 전철에서 쓰러진 어머니를 방관했다!'는 이유로 피해자들을 살해했다는게 말이 안되는건 아니지만, 무려 6명(정확하게는 7명이지만요)을 살해할 정도의 동기인지는 설명해 주었어야 합니다. "상복의 랑데뷰"처럼요. "상복의 랑데뷰"는 짤막하게나마 연인에 대한 깊은 사랑을 알려주고, 그 뒤 이어지는 복수극 과정에서도 1인칭 심리 묘사를 삽입하여 복수와 범행에 대한 설득력을 높여주었지요. 이 작품도 그런 묘사가 반드시 나와 주었어야 했습니다.

고시바 형제가 벌인 강도 행각도 소소한 부분들은 억지스러웠습니다. 괜히 얼굴을 드러내고 범행을 저지를 필요는 당연히 없었습니다. 얼굴을 드러내서 형제 중 한 명이 범인이라는게 밝혀졌으니까요. 쌍둥이라서 당장 체포되지 않을 수는 있지만, 체포는 시간문제에 불과했습니다.
고시바 형제도 복수 대상이어서 강도짓을 제안하고 체포되게 만든다는 전개도 억지스러웠으며, 고시바 형제 사건에 휘말린 어린 소녀의 죽음으로 하야카와의 가면을 벗기는 마무리도 작위적이었어요.
 
그래서 별점은 2.5점. 추리적으로는 나무랄데없지만, 완성도는 여러모로 아쉽습니다. 그래도 작가의 다른 졸작들에 비하면 눈이 부실 정도의 좋은 작품입니다. 명성에는 이유가 있는 법이네요. 분량도 짧은 편이니 한 번 읽어보셔도 좋겠습니다.

2005/07/04

Japan 미스터리 걸작선 1 - 한국, 일본 추리작가협회 추천 / 정태원 번역 : 별점 3점

J 미스터리 걸작선 1 - 6점
정태원 옮김/태동출판사

일본 추리 작가 협회 창립 50주년을 기념하기 위해 펴낸 책입니다. 그런데 선정을 한국 추리 작가 협회에서 했다는 점이 특이하네요. 예전에 읽었지만, 다시 구입했기에 읽고 리뷰 남깁니다.

낯선 작가의 낯선 작품들이 많다는 것이 눈에 띄는데, 책 뒤의 설명을 보면 다른 단편선 등에서 이미 소개된 작품이 아닌 새로운 작품을 선정하려는 의도라고 합니다. 그러나 이러한 의도는 50주년 기념 앤솔로지라는 주제와는 좀 맞지 않는다 생각됩니다. 그동안 소개된 작품들이 일본 추리 문학의 대표작에 더 가까운게 당연하잖아요. 또 이러한 기획 의도를 충족시키기 위해서였다면, 진짜 국내에 초역되는 작품들만 모아 놓았어야 했습니다. 정작 그렇지 않은 작품들이 수록된 건 이상해요.
정통 추리나 스릴러가 아닌 환상문학과 호러, 그리고 SF에 가까운 작품까지 실려 있어 기준이 약간 모호하다는 것도 솔직히 잘 납득이 가지는 않습니다.

그나마 수록된 작품들도 특정 시대나 작가별로 편찬된게 아니라 무작위로 수록되어 있는데, 에드가상 수상작품집처럼 어느 정도는 목차에서도 시대순 같은 기준을 가지고 분류하는게 더 좋았을 겁니다.

그래도 한국 추리문학 협회가 선정한 일본 추리 단편이라는 기획 자체가 그냥 놓치기에는 너무 흥미로울 뿐더러 전체적으로 일정 수준 이상의 재미까지 가져다 주는건 분명합니다. 별점은 3점입니다. 개인적인 베스트로는 "광기의 계보", "정사의 배경" 그리고 "살의" 를 꼽겠습니다.
총 세 권이 발간되었는데 제가 가지고 있는건 이번에 구입한 이 1권 뿐인데, 언젠가는 2, 3권도 발견하여 책장에 추가하고 싶네요.

작품별 상세 소개는 아래와 같습니다.

1. 아파트의 귀부인 - 아카가와 지로

새로 이사온 옆집의 미모의 귀부인이 하는 요리의 냄새를 알아 맞출 정도로 후각이 민감한 아내를 가지고 있는 구보는 옆집의 부인에게 호감을 느껴 아내가 집에 없는 틈에 옆집에 찾아간다. 

다른 앤솔로지에서도 많이 소개된 아카가와 지로의 단편입니다. 추리 문학이라기 보다는 반전의 맛이 있는 스릴러에 가까운데, 너무 뻔해서 좋은 점수를 주기는 어렵군요.

2. 나체의 방 - 호시 싱이치

일본 단편의 거장 중 한명인 호시 싱이치(호시 신이치)의 작품입니다. 우연히 여러 남녀들과 복잡한 관계를 가지게 된 남자의 이야기로 상황 설정이 재미있고 여운을 주는 맛도 잘 살아있어서 역시나 단편의 거장이구나! 싶네요. 다만, 추리물은 절대! 아닙니다.

3. 나폴레옹 광 - 아토다 다카시

아토다 다카시의 초 유명 단편이지요. 제가 이전에 "Y의 거리" 소개 때에도 리뷰했기에 패스합니다. 

4. 고양이의 목 - 고마츠 사쿄

고양이를 키우면 죽는 미래의 어느 도시에서 일어나는 짤막한 이야기입니다. 고양이를 워낙 좋아하는 일본이라서 나올 수 있던 작품이라 생각됩니다. 

반전의 맛도 어느정도 있고 재미도 있지만 추리물도 아니고 호러도 아니고 SF도 아니고... 여러모로 좀 어정쩡한 느낌입니다.

5. 광기의 계보 - 후지이 레이코

초등학교 교사 게이코는 우연히 들춰본 학생 기누코의 일기를 통해 그녀의 계모가 기누코를 광기로 몰고 가고 있는 상황을 알게 된다... 

여성작가의 느낌이 잘 살아있는 작품으로 일기를 주요 매개체, 단서로 하여 전개된다는 특이함에 더해 극적 반전까지 뛰어납니다. 약간의 호러 분위기가 잘 살아있다는 것도 마음에 들고요. 그런데 왠지 영상물에 더욱 어울릴 것 같다는 생각이 드네요.

6. 3억엔의 악몽 - 니시무라 교타로

평범한 올드미스 여사원 교코는 어느날 찾아온 변호사에게서 자신이 친절을 베푼 한 노인에게 3억엔의 유산을 상속받게 되었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다. 하지만 알고보니 그 변호사는 자신과 다른 인물을 착각하고 있었고, 교코는 유산을 상속받는 진짜 인물인 아리사와 나미코를 찾아가 담판을 지으려 하는데... 

여정 미스테리의 달인이라는 니시무라 교타로지만 이 작품은 의외로 "지푸라기 여자" 같은 인물 설정을 가진 완전 범죄물입니다. 조금 의외였달까요. 그러나 기발한 발상에 비해 전개가 뻔하고 치밀함이 많이 부족해서 좋은 점수를 주기는 어렵습니다.

7.얼굴 - 마츠모토 세이쵸

살인 사건을 저질렀던 배우 이노 료기치는 자신이 주연인 영화가 전국 개봉되기 전에 자신이 저지른 살인 사건의 유일한 목격자인 이시오카를 살해하려 하는데... 

"거장" 세이쵸 선생의 작품입니다. 세이쵸 선생 단편은 대표작들에 비해 많이 격이 떨어지는 편인데 이 작품은 꽤 괜찮네요. 특히 범인이 배우이고 영화 개봉 때문에 목격자를 죽이려 한다는 설정은 참신합니다. 하지만 결말이 너무나, 너무나 심하게 아닙니다...

8. 정사의 배경 - 츠츠야 다카오

한 주부가 음독 자살했다. 그녀는 죽기 직전, Y타임즈의 독자 투고란에 과거의 애인에게서 협박받고 있다는 투고를 보내 상담을 의뢰한 상태였다. Y타임즈의 기자 소네는 단순 자살 사건은 아니라는 판단에 독자적인 조사를 개시하는데... 

잘 모르는 작가인데 작품이 굉장히 좋아서 놀랐습니다. 독자 투고와 음독 자살한 여인을 연결시키는 발상도 뛰어나지만 실제 사건의 트릭도 괜찮고 무엇보다 전개가 굉장히 깔끔합니다. 진범과 동기도 납득할 수 있고 단서도 공정한 편이고요. 이 단편집 최고의 단편 중 하나입니다.

9. 조건반사 - 오타니 요타로

여배우 미즈사와 미나코는 연기지도 담당 오모리 세이지에게 혹독한 훈련을 받아 그의 동작 하나하나에 희로애락을 표현할 수 있는 경지에 오르며 그와 결혼까지 하게 된다. 그러나 결혼 후 알콜 중독으로 바닥으로 추락한 세이지를 거추장 스러워한 미나코는 그를 살해할 계획을 세우는데... 

이른바 "조건반사"에 의한 다이잉 메시지가 등장하는 작품인데 여기서처럼 가능할지는 잘 모르겠네요. 때문에 기발하긴 하지만 현실성은 떨어져 보입니다. 그래도 꽤 재미있었어요.

10. 벽 - 고다카 노부미츠

아내와 그녀의 정부에 의해 벽속에 파묻히게 된 남자의 이야기. 이 한줄이 이 작품의 전부입니다....

11. 살의 - 다카키 아키미츠

옆집의 이마노 부부를 돌봐주던 타누마 변호사는, 이마노의 부인 준코가 질투로 저지른 살인 사건 변호를 맡게 되었다. 타누마는 그녀를 감형시켜 집행유예를 받게 하는데 성공하지만, 어느 날 이마노로부터 충격적인 고백을 듣게 되는데... 

거장 다카키 아키미츠의 단편입니다. 

이른바 "살인을 하기 위한 살의의 정도를 법적으로 판단하는 잣대가 어디에 있는가?"가 이 작품의 핵심입니다.이 살의를 최소한으로 나타내기 위한 범인의 치밀함, 법의 헛점을 잘 꿰뚫고 저지른 범행이 아주 충격적입니다. 1952년에 발표된 작품이라고는 보이지 않게 세련되고 꽉 짜여진 구성이 놀랍네요.

12. 소라 - 야마무라 마사오

추리물은 아닙니다. 못살던 시대의 불우한 가족의 이야기를 리얼하게, 적나라하게 그린 순문학에 가까운 단편입니다.

13. 무서운 선물 - 유키 소지

한 여자에게 가벼운 마음으로 키스했다가 저주(?) 받는 한 바람둥이의 이야기. 전해주는 꽃들의 꽃말로 마음을 나타내는 이야기 전개는 괜찮지만 마지막에 저주니 어쩌니 하며 마무리하는 결말은 납득이 안됩니다...

14. 연습게임 - 후지무라 쇼타

가지키는 아내 구니코의 수다를 겨우겨우 참고 살다가 우연찮게 불륜을 저지른 상대 미와와의 달콤한 미래를 위해 그녀를 살해하려 했다. 하지만 그가 아내와 몰래 만나기로 한 장소에 아내는 오지 않고, 오히려 다른 장소에서 살해당한 시체로 발견되어 가지키는 함정에 빠지게 되는데... 

함정에 빠지는 인물이 등장하는 "함정물"인데, 어차피 가지키는 아내 구니코를 죽이려 했으므로 그다지 용서하고 싶은 생각이 들지 않네요. 전혀 관계없는 인물이 함정에 빠지는 것이라면 모를까... 반전의 여운을 남기기는 하지만 좀 약합니다.

15. 우물이 있는 집 - 미나카와 히로코

과거 자신이 유괴당한 집에 신혼여행을 오게 된 주인공의 이야기입니다. 전개가 주인공의 심리를 따라 흘러가는데, 여성 작가 특유의 섬세함과 미묘함이 잘 살아 있어서 재미있게 읽었습니다. 하지만 흥미진진한 줄거리에 비해 결말이 시시해서 아쉽습니다.

16. 복안 - 소노 다다오

일본의 손다이크 박사라고 불리운다는 복안전문 범의학자 고이케 고로라는 캐릭터가 나와 두개골 복안을 보여주는 것이 전부인 작품. 캐릭터 이외의 설정과 전개는 평이합니다.

17. 사랑 - 미야자키 준

동물 뇌세포를 집어넣은 육아 로봇이 저지른 아동 살해 사건 이야기. 아시모프 작품과 유사한 분위기지만 반전은 인상적입니다.

18. 산키치의 식욕 - 와타나베 게이스케

어려운 시대, 어렵게 살아가는 고학생 산키치가 우연히 주운 3엔으로 한끼를 해결하는 이야기. 이야기는 꽤 재미있고 진지하게 읽을 수 있었습니다만 순문학 단편으로밖에는 보이지 않네요. 작가도 그렇고 작품도 그렇고 왜 이 단편선에 실려있는지를 잘 모르겠습니다.

19. 쇼윈도의 연인 - 요코미조 세이시

소설에 빠져드는 기이한 습성이 있는 청년 다마루 소진은 최근 간행된 소설 "쇼윈도의 연인"을 읽은 직후, 한 양품점 쇼윈도의 마케팅을 사랑하게 되는데... 

국내에서는 찾아보기 드문 요코미조 세이시의 단편이라는 점만으로도 가치가 있지만, 작품도 인상적입니다. 처음에는 다른 외국 작품에서 볼 수 있는 일종의 성도착적인 애정에 대해 다루는 듯 했는데, 급변하여 놀라운 반전을 남기기 때문입니다. 발표 시대를 감안한다면 정말 기발한 상상력과 아이디어라고 밖에는 할 말이 없네요. 거장다운 작품입니다.

20. 범인은 누구인가 - 구사카미 진

쌍동이 중 한명이 범인인 것은 확실한데 누구인지를 몰라 궁지에 몰린 경찰이 사건을 결국 해결한다는 이야기. "음악"을 주요 소재라는 것이 특징입니다. 그다지 인상적이진 않지만 트릭과 설정은 마음에 들었어요.

21. 계단을 오르는 남자 - 마유무라 다쿠 

세계가 거대 빌딩화되어 엘리베이터가 기차처럼 다니는 세계. 한 남자가 25.000층의 건물을 걸어 올라가기 시작하고 그는 계단을 올라 새로운 층에 도착할 때마다 점차 여행자에서 모험가, 그리고 성자로까지 추앙받게 된다. 그리고 결국 그가 꼭대기 층에 다다르게 되는 날이 오고 군중이 그를 보기 위해 운집한다... 

아이디어가 정말 기발합니다! 엘리베이터가 기차처럼 다니는 초고층 빌딩 사회에서 목적없이 그냥 계단을 오르는 남자가 주변 인물들에 의해 성자로까지 추앙받게 되는 과정이 묘하게 현실감 있게 그려지고 있습니다. 하지만 결말은 너무나 시시해서 아쉽습니다. 좀 더 생각했더라면 정말 마음에 드는 걸작 단편이 될 수도 있었을 것 같은데 말이죠.

2013/08/21

침대특급 하야부사 1/60초의 벽 - 시마다 소지 / 이연승 : 별점 2.5점

침대특급 하야부사 1/60초의 벽 - 6점
시마다 소지 지음, 이연승 옮김/해문출판사

아래 리뷰에는 스포일러가 포함되어 있습니다.

지즈코라는 여성이 얼굴 가죽이 벗겨진 채 시체로 발견되었다. 그러나 수사에 의해, 살해 추정 시각 이후에, 지즈코는 도쿄에서 출발하는 침대특급 하야부사에서 목격되고 사진까지 찍혔다는게 드러났다. 사건을 담당하는 요시키 형사는 일본을 종단하며 사건의 해결과 수수께끼를 풀기 위해 노력하며, 이 과정에서 지즈코의 불우한 가정환경에 대해 알아내는데...

그간 격조했네요. 이번 회사에 입사한 이후 가장 긴 여름휴가를 다녀왔습니다.

이 작품은 미타라이에 이은 작가의 두 번째 시리즈 캐릭터 요시키 형사 시리즈입니다. 딱히 취향이라고 생각해 본 적은 없는 작가인데, 제목을 볼 때 기차 시간표를 이용한 알리바이 트릭물로 생각되어 휴가 중 읽을거리로 선택한 작품입니다. 이 장르, 아주 좋아하거든요.

그런데 읽어보니 단순한 알리바이 트릭물은 아니더군요. 9시 37분에 나고야에 도착하는 하야부사가 겨우 6분의 차이로 마지막 상경 신칸센을 도쿄에서 꽤나 멀리 떨어진 곳에서, 게다가 승객의 대다수가 슬슬 잠자리에 드는 시각에 잡을 수 있는 유일한 1인 침대 객실까지 달린 블루트레인이라는 것을 이용한 전형적인 알리바이 트릭으로 시작하지만, 알리바이를 계획한 지즈코가 되려 살해당하면서 사건이 복잡해지기 때문입니다.

이런 점에서 시마다 소지의 야심(?) 같은 게 느껴지기도 하더군요. 마츠모토 세이초, 모리무라 세이이치, 니시무라 교타로 같은 선배들과는 다른, 뻔한 기차 시간표 알리바이 트릭의 새로운 모습을 보여주겠어!

그러나 야심은 컸으나 문제도 역시 큽니다. 먼저 지즈코의 동기는 딱히 와닿지 않아요. 어머니와 두 자매를 모두 농락한 소메야는 죽어도 싼 놈이기는 하나, 이렇게 복잡한 트릭까지 써가며 살인을 계획하느니 공론화시켜서 사회적으로 매장시키려는 게 일반적인 방향이겠죠.

게다가 이후 소메야의 행동은 더더욱 이해하기 어렵습니다. 대표적인 것이 지즈코의 얼굴 피부를 벗긴 이유입니다. 시체의 정체를 숨기는 것도 아니고, 그 행위로 바뀐 건 하나도 없는데 왜 이런 번거로운 작업을 했는지 알 수가 없었어요. 덕분에 쌍둥이설 같은 곁가지 추리만 난무하며 작품만 쓸데없이 길어지기만 할 뿐입니다.

그리고 소메야가 정말로 천재적인 직관력으로 지즈코의 알리바이 트릭을 한 번에 간파했다면, 그래서 준코를 이용하여 지즈코의 행적을 남길 의도였다면, 본인의 알리바이를 확실하게 한 다음에 지즈코의 시체를 철저하게 은닉하는 게 훨씬 나은 방법이었을 겁니다. 여행 중 실종, 사망한 것으로 처리될 가능성도 높잖아요?

마지막의 진상과 약간의 반전은 그야말로 작위적인 추리쇼에 불과해서 더욱 실망스러웠습니다. 이러한 쇼를 벌인 이유가 철저하게 집을 수색하기 위해서라는 것은 그야말로 억지였고 말이죠.

그래도 장점이 없지는 않습니다. 일단 철도 시간표를 철저하게 연구한 알리바이 트릭은 교과서적으로 잘 짜여진 트릭입니다. 이후의 작위적인 전개도 순수한 재미 측면에서는 나쁘지 않았고요.

일본을 거의 종단하다시피하면서 사건을 추적하는 요시키의 모습에서, 니시무라 교타로의 아사미 미츠히코로 대표되는 "여정 미스터리" 느낌이 많이 나는 것도 괜찮았어요. 도쿄에서 일어난 살인사건이 여정 미스터리가 되는 과정이 신기한데, 잘 그려낸 것 같습니다.

각 지역의 형사들과 연계하여 단서를 얻어가며 수사하는 장면에서의 고전적인 형사물 분위기 역시 좋았고요.

덧붙이자면, 비인간적으로 여겨지는 미타라이보다는 출중한 외모 외에는 평범한 형사로 보이는 요시키 형사 캐릭터도 마음에 들었습니다.

때문에 결론내리자면 별점은 2.5점입니다. 작위적인 부분은 아쉬우나 읽는 재미는 충분했어요. 더운 여름 읽을거리로서는 괜찮은 선택이었다 생각됩니다. 기차 시간표를 이용한 알리바이 추리물 팬이라면 한 번쯤 읽어보시기를 권해드립니다.

2009/06/29

히다다까야마(飛馬單高山)에서 사라진 여인 - 니시무라 교타로 : 별점 3점

히다다까야마에서 시라이시 유까라는 스케치를 잘하던 여관 투숙객이 급작스럽게 동경으로 떠난 10일 뒤 근처 북알프스에서 한 여인의 교살 사체가 발견되고, 몇가지 단서를 토대로 시라이시 유끼와의 관계에 대한 수사가 시작된다. 시라이시 유까의 거주지인 동경의 수사1과 토츠가와 경부가 사건 수사에 협력하게 되지만 그녀가 가명을 썼다는 것이 밝혀진 뒤, 시라이시 유까가 그린 것으로 보이는 스케치가 현장에 남겨지는 연쇄살인사건이 발생한다. 토츠가와 경부와 부하 가메이 형사 등은 사건해결에는 시라이시 유까를 자칭한 여성의 진짜 정체가 중요하다는 사실을 깨닫고 다양한 수사활동을 통해 그녀의 정체가 고노데라 유미코라는 여성이라는 것을 알게되지만 그녀의 행적은 알 수가 없는데....


"침대특급살인사건"을 비롯, 국내에 소개된 몇권의 책으로 접했던 일본의 추리작가 니시무라 교타로의 작품입니다. 이전에 읽었던 작품들은 기차 시간표를 이용한 알리바이 트릭이 전면에 내세워지는 작품이었던 반면, 이 작품은 흡사 우치다 야스오를 연상케 하는 "여정 미스터리"더군요.

추리적으로 대단한 트릭이 선보이는 트릭물은 아니며, 여러명의 경찰과 형사들이 각각 맡은 바 임무를 다하는 와중에 발굴해내는 몇가지 안되는 단서들에서 뽑아낼 수 있는 이야기를 잘 가공한 치밀한 수사물이라고 하는게 맞겠죠.
제목의 히다다까야마의 여러 명소들은 물론, 이즈 온천 등 일본의 명승지가 대거 등장하여 "여정 미스터리"로의 컨셉도 제대로 수행하고 있어서 이색적이라 무척 재미있게 읽을 수 있었습니다. 작중 등장하는 히다다까야마 그림엽서를 놓고 이야기를 구상하는 작가의 모습이 떠올라 흐뭇하기도 하고요. 도쿄에서 전철로 한 4시간 정도 걸리는 마을인 것 같은데 다음번에 갈 기회가 생기면 좋겠네요.
아울러 시리즈 캐릭터 동경 경시청 수사1과의 토츠가와 - 가메이 컴비의 등장도 반가운 점이었습니다. 국내에서는 접하기 힘든 시리즈물이니까요. 토츠가와 경부의 상상의 나래를 펴는, 비약하는 추리법도 여전하고 말이죠. 명탐정이라고 하기는 어렵지만 사건의 전모를 먼저 추리한 뒤, 그에 적합한 단서를 다양한 방법으로 치밀하게 수집하는 수사법도 현실에 어울리기도 하고 설득력이 넘쳐 만족스러웠습니다.

그러나 한편으로는 너무 쉽게 쓴 것은 아닌가 하는 아쉬움도 남습니다. 지나치게 우연에 의지하는 부분이 많거든요. 예를 들면 고노데라 유미코가 "가명"을 쓴 이유는 사실상 우연에 기인한 것이라 그녀가 본명을 썼을 경우에는 사건이 보다 빨리 해결되었을 가능성이 있다는 점, 정체불명의 여성 사체 주변에서 우연하게! 목탄 조각이 발견된 것에 주목하여 시라이시 유까와의 관계에 대해 의심하게 된다는 점 등입니다.
또한 설명이 부족하고 전개에 필요한 부분으로만 이야기가 비약하고 있는 것도 눈에 거슬리는 부분이죠. 스케치를 한 다른 여인에 대한 존재가 쉽게 밝혀지지 않은 이유라던가 스케치를 바꿔친 목적을 두루뭉실하게 넘어가는 것 등이 특히 그렇습니다. 스케치가 중요한 요소로 불거지지 않았다면 토츠가와 경부가 사실상 "시라이시 유까"를 자칭한 여성의 정체를 알아내기 어려웠을 텐데 왜 범인이 긁어 부스럼을 만들었는지 도저히 알 수가 없더군요. 그리고 경찰의 수사선상에서 진범인 시라이시의 진짜 정체가 밝혀지지 않고 있다는 점(너무나 거창한 위조사업을 벌였잖아요) 도 설명이 미흡한 부분이었습니다.
마지막으로, 여정 미스터리의 단점이기도 한, "이색적인 풍광" 말고는 "히다다까야마"라는 배경 설정의 존재가치가 전무하다는 것도 아쉬운 부분이죠. 한마디로 "설악산 흔들바위 살인사건" 정도 되는 사건인데 정작 흔들바위는 사건과 아무런 관계가 없다는 내용이니까요.

때문에 쉽게쉽게 재미있게 읽히는 맛도 넘치고 "히다다까야마"에 대한 관광 가이드 역할도 충실한 좋은 작품이기는 한데 완벽하다고 보기는 어려운, 그냥저냥한 수준의 평작이었습니다. 별점은 3점입니다.

덧붙이자면, 정식으로 번역된 책을 읽은 것이 아니라 우연하게 구한 txt 파일로 읽은 것이라 좀 기분이 꽁기꽁기합니다. 아무리 뒤져도 국내에 정식 출간된 것 같지는 않지만, 책은 빌려서도 읽지 않고 무조건 사서 읽는것이 원칙이었고 개인적으로도 창작활동을 하고 있는 터라 마음이 불편하네요. 번역도 제대로 마무리 되어 있지 않은 것 같은 파일인데, 앞으로 정식 출간되면 꼭 사볼 것을 다짐해 봅니다.

2021/01/24

추리 소설 1,000편 리뷰 분석

추리 소설 1,000번째 리뷰 등록!

염원했던 추리소설 리뷰 1,000편 올리기를 달성했습니다. 1,000편의 리뷰를 작성하면서, 책 한 권을 출간하는 소기의 성과도 있었지요. 1,000편 업로드 기념 및 개인적인 자료 정리 차, 여태 읽었던 추리소설 리뷰 1,000편에 대한 간략한 데이터를 정리하여 공개합니다.

리뷰 갯수 1,000 

당연하겠지요?

책 권수 1,049권 

"브라운 신부"나 "크리시" 리뷰와 같이 여러 시리즈를 한 편 리뷰에서 정리한 경우도 있고, "그것" 처럼 작품 한 편이 여러권으로 이루어져 있어도 리뷰 한 편으로 소개한 경우가 많아서 권수는 더 많습니다.

책 종수 1,008종 

권 수가 많은 이유에 더해, 중복하여 작성한 리뷰도 있어서 이를 빼면 최종적으로 리뷰한 책은 총 1,008종입니다.

국가별 

일본 454, 영미 394, 한국 63, 프랑스 29, 독일 13, 그외 55

예상대로 일본 작품 비중이 거의 절반 가까이이며, 영미 작품까지 포함하면 전체의 85%가까이 되는 압도적인 비중입니다. 국내 출간되는 작품들과 제 취향을 보면 당연한 결과라고 할 수 있겠네요.

장르별 

본격물 성향 작품 리뷰가 357, 스릴러는 229, 경찰/수사 127, 일상계가 80, 호러 73, 하드보일드 69, 역사 추리 55, 모험물 54 순입니다. 본격물을 좋아하는 제 취향이 그대로 드러납니다. 장르 불문하고 단편집은 137편의 리뷰를 작성하였고요. 

참고로 본격물이면서 수사물인 작품이거나, 본격물이면서 일상계인 작품 등 키워드는 중복하여 체크된 결과입니다.

별점별 

경성탐정록 두 편은 제외한 총 1,006 종의 책 별점 분포는 아래와 같습니다. 

5점 : 4, 4.5점 : 7, 4점 : 71, 3.5점 : 48, 3점 : 271, 2.5점 : 259, 2.4점 : 1, 2.3점 : 1, 2점 : 227, 1.5점 : 88, 1점 : 26, 0.5점 : 1, 0점 : 1, 없음 : 1

평균 이상 별점인 2.5점 이상 작품이 660종으로 전체의 2/3를 차지합니다. 꽤 괜찮은 작품들을 읽어왔었다는 의미지요. 나름 뿌듯하네요. 별점 5점을 받은 작품, Hall of Fame만 별도로 소개해 드리자면 아래와 같습니다. 

"9마일은 너무 멀다" 

"옥스퍼드 운하 살인사건" 

"도끼" 

"특별요리" 

* 특별요리는 2003년도 동서 버젼이었고, 2015년에 다시 읽었던 엘릭시르 버젼은 별점 4점이었습니다.

참고로 책 별점과는 별개로, 단편집 단편별 중 별점 5점을 받았던 단편은 아래와 같습니다. 

"살의" (in "세계 추리소설 걸작선 2")

"무시무시하고 이상한 침대", "결산", 위험천만한 게임" (in "클래식 미스터리 걸작선")

"우체국에서 생긴 사건" (in "오른쪽 주머니에서 나온 이야기")

"사기꾼의 카드" (in "클로버의 악당들")

"새", "성모상" (in "대프니 듀 모리에") 

"국화의 먼지" (in "저녁싸리 정사")

"죽음" (in "악몽을 파는 가게 1") 

이 역시, 저의 고전 본격물 취향을 잘 드러내 주네요.

작가별 

1. 작가별 리뷰한 작품 갯수 순위

1. 히가시노 게이고 : 48
2. 애거서 크리스티 : 33
3. 요네자와 호노부 : 21
4. 스티븐 킹 : 18
5. 마쓰모토 세이초 / 엘러리 퀸 : 16
7. 존 딕슨 카 (+에이드리언 코난 도일) : 13
8. 요코미조 세이시 : 12
9. 와카타케 나나미 : 11
10. 아리스가와 아리스 / 에드 멕베인 : 10 
12. 미쓰다 신조 / 아서 코난 도일 / 조르주 심농 / 시마다 소지 : 9
16. 다카기 아키미쓰 / 미야베 미유키 : 8
18. 에도가와 란포 / 노리즈키 린타로 / 도진기 : 7
수많은 작가가 있지만, 공통 18위 까지만 선정합니다. 일본, 영미 작가가 많은건 국가별 순위와 동일합니다. 프랑스 작가 조르주 심농이 12위에, 한국작가 도진기가 18위에 위치하고 있을 뿐이네요.

2. 작가별 평균 별점 순위 (5권 이상 작품을 읽은 경우)

1. 콜린 덱스터 : 6권 리뷰, 평균 별점 3.6666...
2. 로스 맥도널드 : 5권 리뷰, 평균 별점 3.6
3. 기리노 나쓰오 : 5권 리뷰, 평균 별점 3.4 
3. 모리스 르블랑 : 5권 리뷰, 평균 별점 3.4
5. 존 딕슨 카 (+에이드리언 코난 도일) : 13권 리뷰, 평균 별점 3.269...
6. 미쓰다 신조 : 9권 리뷰, 평균 별점 3.055....
7. 딕 프랜시스 : 5권 리뷰, 평균 별점 3
8. 다카기 아키미쓰 : 8권 리뷰, 평균 별점 2.875
8. 미야베 미유키 : 8권 리뷰, 평균 별점 2.875
10. 마쓰모토 세이초 : 16권 리뷰, 평균 별점 2.84375
11. 와카타케 나나미 : 11권 리뷰, 평균 별점 2.8181...
12. 우타노 쇼고 : 5권 리뷰, 평균 별점 2.8
13. 요코야마 히데오 : 6권 리뷰, 평균 별점 2.75
14. 코넬 울리치 : 5권 리뷰, 평균 별점 2.7
15. 아서 코난 도일 : 9권 리뷰, 평균 별점 2.6666667
15. 조르주 심농 : 9권 리뷰, 평균 별점 2.6666667
15. 기시 유스케 : 6권 리뷰, 평균 별점 2.6666667
18. 엘러리 퀸 : 16권 리뷰, 평균 별점 2.65625
19. 미치오 슈스케 : 6권 리뷰, 평균 별점 2.583333
20 애거서 크리스티 : 33권 리뷰, 평균 별점 2.5757576
21. 에도가와 란포 : 7권 리뷰, 평균 별점 2.5714286
22. 요코미조 세이시 : 12권 리뷰, 평균 별점 2.541...
23. 미카미 엔 : 6권 리뷰, 평균 별점 2.5
비슷한 주제로 13년 전 글을 올린 적이 있는데 순위가 대폭 바뀌었네요. 최소 2권 이상의 작품을 읽은 작가는 114명, 어느정도 평균을 낼 수 있는 수치인 5권 이상 읽고 리뷰를 남긴 작가는 33명입니다. 이 중 평균 2.5 이상 별점을 유지한 작가는 콜린 덱스터 외 24명입니다. 프로야구로 따지면, 1군 소속 선수의 72% 정도가 평균 이상이었던 셈이니 굉장히 훌륭한 성적이지요. 25명에 들지 못한 8명 중에서도 요네자와 호노부, 시마다 소지, 스티븐 킹, 아리스가와 아리스 등은 평균 2.4점대로 아쉽게 이름을 올리지 못했으니 더욱 그러합니다. 명성이 있는 작가는 확실히 이름값을 한다는 증거죠. 가장 많은 작품을 읽은 히가시노 게이고 작품 평균 별점은 2.32점인데, 이건 어쩔 수 없습니다. 유명한 대표작, 걸작만 추려서 읽은 경우는 별점이 높을테고 많이 읽을 수록 평균 별점은 불리할 수 밖에 없으니까요. 크리스티 여사님 평균 별점이 비교적 낮은 이유도 마찬가지입니다.

하위권을 살펴보면, 5권 이상 읽은 작가 중 꼴찌는 6권 평균 별점이 2.083점인 니시무라 교타로, 전체 꼴찌는 읽은 작품 4권 별점 평균이 1.1점에 불과한 제임스 패터슨이었습니다. 니시무라 교타로는 모르겠지만, 두 번 다시 제임스 패터슨 작품을 읽을 일은 없겠습니다.

탐정별 (5권 이상 읽은 작품만 뽑아봅니다)

1. 탐정별 리뷰한 작품 갯수 순위

1. 에르큘 푸아로 : 15권 리뷰
2. 엘러리 퀸 : 13권 리뷰
3. 셜록 홈즈 : 12권 리뷰
4. 긴다이치 코스케 : 11권 리뷰
5. 가가 (학생 ~ 형사) : 10권 리뷰
6. 87분서 : 9권 리뷰
7. 메그레 경감 : 7권 리뷰
8. 고전부 / 기디온 펠 박사 / 노리즈키 린타로 / 모스 경감 / 히무라 히데오 : 6권 리뷰
13. 미스 마플 / 미타라이 기요시 / 시오리코 / 토츠카와 경부 (+가메이 형사) : 5권 리뷰
2. 탐정별 평균 별점 순위
1. 모스 경감 : 3.66666
2. 셜록 홈즈 : 2.958333...
3. 기디온 펠 박사 : 2.9166...
4. 엘러리 퀸 : 2.6923...
5. 긴다이치 코스케 : 2.6363...
6. 시오리코 : 2.6
7. 고전부 : 2.58333
8. 메그레 경감 : 2.5714...
9. 가가 (학생 ~ 형사) : 2.55
10. 에르큘 푸아로 / 미스 마플 / 미타라이 기요시 : 2.5
13. 87분서 : 2.4444...
14. 히무라 히데오 : 2.41666...
15. 노리즈키 린타로 : 2.25
16. 토츠카와 경부 (+가메이 형사) : 2.2
입니다. 원탑 모스 경감 밑으로 셜록 홈즈, 기디온 펠 박사까지는 평균 이상의 빼어난 별점을 자랑합니다. 확실히 탐정은 영미권 탐정이 더 제 취향이라는걸 알 수 있었습니다.

이로서 간략하게 추리소설 1,000편의 리뷰에 대한 요약 정리를 마칩니다.

2014/06/02

탐정사전 - 김봉석, 윤영천, 장경현 : 별점 1.5점

탐정사전 - 4점
김봉석.윤영천.장경현 지음/프로파간다

제가 어렸을 적, 국내 최고의 추리문학 출판사였던 해문은 "세계의 명탐정 50인"(이후 일본 탐정을 뺀 44인으로 축약 재간)이라는 책을 출간했었습니다. 명탐정들에 대한 간략한 소개에 명탐정이 등장하는 추리 퀴즈를 한 개 선보이는 형식으로 구성된 책이었죠. 이런 핵심 내용 외 일러스트, 수록된 여러가지 추리 관련 정보도 인상적이었고요. "스포일러"라는 점에서는 비난받을 수 있지만, 추리문학에 대한 호기심을 키워나가던 추리 키드에게는 정말로 좋은 선물 같은 책이었습니다. "세계의 위인은 명탐정"이라는 동일 구성의 유사 도서가 연이어 출간되었던 걸로 보면 꽤 인기를 끌었던 것 같네요.

이 책 "탐정 사전"의 출간 정보를 들었을 때에는 "세계의 명탐정 50인"의 현대적인 재구성이 될 걸로 예상했습니다. 스포일러 문제 및 저작권 이슈로 추리 퀴즈 부분이 빠지더라도 그만큼 잘 만들어진 책이었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제가 좋아할 수밖에 없을거라는 확신이 들었기에, 출간과 거의 동시에 구입했습니다.

그러나 생각과는 많이 달랐습니다. 솔직히 실망이 큽니다. 이 책이 대체 누구를 위한 목적으로 쓰여졌는지 알 수가 없는 탓이 큽니다. 추리 문학 초보자를 위한 책이라면 정말로 추리 소설사에 길이 남을 걸작들을 엄선하여, 그중 등장한 탐정들을 중심으로 소개했어야 했습니다. 애호가를 위한 책이라면 잘 알려지지 않은 탐정을 소개하거나, 기존에 소개된 탐정이라도 다양한 정보를 충실히 실었어야 하고요. 그런데 이 책은 이도 저도 아닙니다. 뷔페에서 맛이나 코스 구성은 염두에 두지 않고 닥치는 대로 음식을 얹어놓은 쟁반을 보는 느낌이 들 정도로요.

일단, 어떤 기준으로 탐정들이 선정되었는지 전혀 알 수 없습니다. 동서고금의 모든 탐정을 담는 건 당연히 불가능하지만, 선정 기준은 막연하게라도 있어야 하는데 그런 게 전혀 느껴지지 않습니다. 출판물이라면 판매 부수나 시리즈 권수, 방송물이라면 시청률이나 방영 횟수, 또는 역사적 의의 등의 기준이 있어야 했을 텐데 말이지요. 솔직히 선정 기준은 그냥 저자들의 팬심이라고 밖에는 생각되지 않았습니다. 대표적인 예로는 "IWGP"의 마시마 마코토, "트릭"의 야마다 나오코와 우에다 지로, 니시오 이신의 이짱을 들 수 있습니다. 이들이 일본의 3대 탐정 중 하나인 가미즈 교스케, 다카기 아키미쓰의 기리시마 사부로 검사, 시마다 소지의 요시키 형사, 우치다 야스오의 시나노의 콜롬보 다케무라 이와오나 경시청의 오카베 경부, 여정 미스터리의 대가 니시무라 교타로의 도쓰가와 경부 등을 제치고 소개될 만큼 비중 있는 인물이라고 할 수는 없으니까요.

꼭 다른 누군가와 비교하지 않더라도, 수많은 걸작에서 활약했으며 추리사적으로도 의미 있는 탐정들 중 소개되지 않은 이들이 너무나 많습니다. 프렌치 경감, 커크릴(콕크릴) 경감, 방코랑은 그렇다쳐도, 대체 뤼뺑은 왜 빠졌는지 모르겠습니다. 유명 탐정을 의도적으로 배제했다고 보기엔, 그 외의 황금기 명탐정은 거의 수록되어 있으니까요.

"차일드 44"의 레오 데미노프와 같은 스탠드얼론 작품의 주인공이 포함된 것도 납득하기 어렵습니다. 해당 작품이 추리 역사에 길이 남을 걸작이라고 보기도 어렵고, 레오 데미노프가 전통적인 ‘탐정’ 역할에 충실한 인물도 아니기 때문입니다. 구소련이라는 특수한 환경을 평가하고 싶었다면, 시리즈 캐릭터인 아르카디 렌코가 더 타당했을 것입니다. "토로스 & 토르소"의 헥터 라시터 역시 마찬가지입니다. 시리즈라고는 하나 국내에선 한 권만 소개되어 있어 스탠드얼론으로 보이고, 탐정 같지도 않은 인물인데 뤼뺑마저 빠진 명단에 포함되었다니 이해하기 어렵습니다.

그나마 탐정이라면 이해하겠지만, "시티헌터"의 사에바 료가 실려 있는 부분은 어이없음의 극치입니다. "지뢰진"의 이이다 쿄야까지는 그러려니 하겠지만요. 굳이 추리만화에서 뽑고 싶었다면 "Nervous Breakdown"의 두 컴비나 "절대미각 식탐정"의 다카노 세이야를 꼽는 게 나았을 겁니다. 완성도를 떠나 최소한 ‘추리 만화’이긴 하니까요. 대중문화적 아이콘으로 넣고 싶었다면 "춤추는 대수사선"의 아오시마가 더 적절했을테고요.

지금은 구하기 어려운 절판본이나 국내 미출간작에 등장한 탐정을 소개한 점도 아쉬웠습니다. 카렐 차페크의 메이즈리크 시리즈를 소개하며 국내 절판이라 언급했는데, 이런 식이면 독자보고 어쩌라는 건가요? 커트 캐넌 시리즈도 한 권만 출간되었는데, 현재 절판입니다. 뒤렌마트의 베르라하(베를락) 경감 시리즈, 모돌이 탐정도요.

캐릭터별 글 수준이 들쭉날쭉한 것도 문제입니다. 말 그대로 사전이라면 구성 면에서 일관성이 있어야 합니다. 어떤 캐릭터는 단순히 정보만 나열하는 반면, 어떤 경우는 작품 분석과 작가 소개까지 이어집니다. 인터넷 검색으로 충분히 얻을 수 있는 정보 이상의 가치를 제공하지 못한 항목도 많습니다. 반 두젠(밴 듀슨) 교수의 경우, '생각하는 기계'라는 별명과 대표작 "13호 독방의 문제" 언급만으로 그치는데, 이런 내용이라면 하루에도 수십 개 작성할 수 있을 정도입니다. 차라리 소개를 하지 않는 것이 나았을 겁니다. 대부분의 항목에서 주요 작품과 그 속에서의 활약상이 생략되어 있다는 점도 문제에요. 

그 외, 탐정들의 배열도 시대순이나 장르순이 아니라 이름순이라는 점도 의아했으며 실제 캐릭터가 묘사된 일러스트조차 특별함을 느끼기 어려웠습니다. 

물론 건질 만한 부분도 없진 않았습니다. 결과물 자체는 아쉬웠지만, 고전 본격물부터 하드보일드, 현대물, 대체역사 판타지, SF, 만화, 드라마까지 아우르는 풍성한 범위는 장점이라 할 수 있습니다. 기리노 나쓰오의 무라노 미로, 하라 료의 사와자키에 대한 소개는 흥미롭게 읽었고, 미야베 미유키의 스가무라 사부로 시리즈, 센도 타카시의 "폐허에 바라다"는 읽어보고 싶은 생각이 들었습니다.

"클로버의 악당들"의 빌 파믈리, 토니 힐러만의 인디언 탐정 조 리프혼과 짐 치처럼 국내에 잘 알려지지 않았거나, "Q.E.D"의 토마 소같이 많이 소개되었지만 의외로 아는 사람이 적은 탐정 소개도 반가왔던 점입니다. "Q.E.D" 소개글은 작품의 매력을 잘 전달하지 못하고 있기는 하지만요.

그러나 장점보다 단점이 훨씬 크게 느껴졌기에, 제 별점은 1.5점입니다. 괜찮았던 몇몇 항목에 비해 전체적인 만족도가 너무 낮기 때문입니다. 방향성이 없는 기획과 인터넷에서 쉽게 얻을 수 있는 수준의 정보들이 대다수인 탓이지요. 30여 년 전 읽었던 "세계의 명탐정 50인"과 비교해 특별히 나은 점도 없고요. 가격까지 고려하면 도저히 좋은 점수를 줄 수가 없네요.

덧붙여 눈에 띈 몇 가지 오류를 정리해봅니다. 엉클 애브너 항목에서 "나보테(나봇)의 포도원"을 "나보프의 포도밭"이라 오기한 부분, "차이나타운" 작가 소개 영역에서 감독 로만 폴란스키가 표기된 점(각본가가 언급되었어야 함), 유불란의 후속작이 없다고 언급한 점 등입니다.

2022/12/04

"시간표 트릭"이라는 하나의 장르를 확립한, 만족도 높은 철도 미스터리 걸작들.

* 언제나처럼 honto의 북트리 서비스를 통한 추리 소설 추천입니다. 그런데 소개작 중 <<오리엔트 특급 살인>>은 기차 시간표 트릭이 사용된건 아니니, 제목은 조금 잘못된 셈입니다. 기차가 주요 무대이자 소재인 작품들이라고 하는게 맞았을거에요. 아니면 <<오리엔트 특급 살인>>을 빼고, 니시무라 교타로 작품을 넣는게 맞지 않았을까 싶네요.

'움직이는 밀실'이라고 하는 점이 소재로서도 다루기 쉽기 때문일까요? 열차는 미스터리의 무대로 자주 등장합니다. 또한 일본에서는 초 단위의 정확한 운행을 이용한 '시간표 트릭' 이라는 독자적인 미스터리 문화도 탄생했지요. 차내에 숨어있는 범인, 시간표가 만들어내는 알리바이...... 여행의 과정보다는 수수께끼 풀이에 비중을 두고 있는 철도 미스터리, 그 걸작들을 소개해 드립니다.

<<오리엔트 특급 살인사건>> 애거서 크리스티
크리스티의 수많은 대표작 중에서도 여러 번 영상화된 덕분에 특히 유명한 작품. 터키에서 프랑스행 오리엔트 특급을 탄 명탐정 푸아로가 열차 안 밀실에서 일어난 살인 사건을 조우한다는 이야기. 푸아로는 용의자들의 철벽 알리바이를 대화라는 무기로 무너뜨린다. 수수께끼 풀이의 순도가 높은 미스터리 작품.

<<점과 선>> 마츠모토 세이초
일본 미스터리 역사에서 중요한 위치를 차지하는 작품. 시간표를 사용한 '알리바이 트릭', 그리고 현실적인 배경과 사회성을 가진 사건을 그린 '사회파 미스터리'의 융합은 이후 미스터리계에 큰 영향을 주었다. 60년 이상 전에 쓰여진, 고전 중 고전인 철도 미스터리.

<<인형은 왜 살해되는가>> 다카기 아키미쓰
인형을 이용한 연쇄 예고 살인에 명탐정 가미즈 교스케가 도전하는 다카기 아키미츠의 대표작 중 하나. 첫 사건은 단두대에서 인형의 목이 잘린 후, 두 번째 사건은 열차에 인형이 치인 뒤 똑같이 실행된다. 제목인 '인형이 왜 살해되는지?'가 작품의 핵심이며, '독자에 대한 도전장'까지 포함되어 있는, 범인 찾기의 흥취를 즐길 수 있는 걸작.

<<검은 백조>> 아유카와 데쓰야 : 국내 미출간
철도 미스터리뿐만 아니라, 수많은 알리바이 트릭을 이용한 작품을 발표한 작가가 창조한 '오니츠라 경부' 시리즈 중 하나. 살인 사건 수사선상에 떠오른 용의자를 오느츠라 경부가 꾸준한 수사를 통해 조금씩 몰아붙인다. 맹점을 찌르는 시간표 트릭에 논리적인 추리가 합쳐진 추천작.

<<신칸센 살인사건>> 모리무라 세이이치
<<인간의 증명>>, <<고층의 사각>> 등으로 알려진 모리무라 세이이치가 발표한 첫 번째 철도 미스터리. 신칸센 열차내에서 발견된 시체는 엑스포 이권을 두고 다투고 있던 연예 프로덕션 실력자였다. 용의자는 후속 차량에 승차하고 있어 범행은 불가능하다고 생각되었다.... 연예계의 어두운 부분을 날카롭게 파고드는 작품.

2006/11/12

북오프 방문기

한국 1호점이 생긴지는 꽤 되었지만 못 가보다가 오늘 일요일이기도 하고, 할인행사 이야기도 들어서 가보게 되었습니다.

첫 인상은 일본 직영점이 맞구나 하는 생각. 점원도 일본인이지만 손님도 일본인이 상당히 많았습니다. 안에만 있으면 흡사 도쿄 시내에 온 것이 아닌가 하는 착각마저 들더군요.

책들은 구색을 그런대로 갖추어는 놓았지만 그다지 특별히 땡기거나 괜찮아 보이는 책은 많지 않았습니다. 만화는 정말 너무 뻔한 작품들만 있어서 실망스럽더군요. 개인적으로는 문고판이 더 많았으면 했는데 문고판 보다는 일반 코믹스가 훨씬 많아서 더욱 그랬을지도 모르겠네요. 솔직히 만화만 사러 간다면 구태여 여기 북오프에 올 필요가 있을까 하는 생각까지 들었습니다.

그래도 어쨌건 호시사토 모치루의 "오무라이스" 4권을 일단 1000원에 겟! 한국판으로 1~3권은 구했는데 4권을 못구했던 차에 눈에 띄여 구입했습니다. 그리고 소설로 넘어갔는데 하야카와 미스테리 문고같은 문고본은 거의 없고 거의 일본 작가 추리물로 가득해서 그다지 눈에 띄는 작품은 없었습니다. 아카가와 지로와 니시무라 교타로 책이 2/3는 되는 듯 하더군요. 장편을 고르고 싶기도 하지만 일어 실력이 너무 딸려서 장편은 선뜻 손대기가 어려워 포기하고 주로 단편집 위주로만 찾아 보아서 더더욱 손이 가는 책이 없었을지도 모르겠네요.

그래도 고르고 골라 몇권 샀는데 제일 먼저 고른 것은 "와트슨 박사의 미발표 수기"라는 거창한 부제를 달고 있는 셜록 홈즈 모작 "셜록 홈즈의 굉장한 모험"이라는 니콜라스 메이야의 단편집입니다. 원제는 "7퍼센트 용액" 이군요. 홈즈 관련 모작을 저도 요새 쓰고 있기도 하고 뒷표지 작품 소개를 보니 실존인물인 지그문트 프로이드까지 등장하는 등 왠지 재미있어 보였거든요.

그리고 고른 것은 아토다 다카시의 정통 추리 단편집인 "A 사이즈 살인사건" 입니다. 그동안 아토다 다카시는 "Y의 거리"에서와 같이 섬뜩한 느낌을 주는 단편을 많이 접해 보았지만 정통 추리물까지 썼는지는 몰랐는데 의외더군요. 좋아하는 작가라 무지 반갑기도 했고요. 맨 앞의 표제작만 우선 읽어 보았는데 전형적인 안락의자 탐정물로 꽤 괜찮은 수준의 트릭과 내용을 보여주어 만족스러웠습니다. 특히 탐정역이 "스님" 이라는 것이 독특하고 인상적이었습니다. 제목이 왜 "A 사이즈 살인사건" 인지는 그다지 명쾌하지는 않습니다만...

마지막으로 아리스가와 아리스의 "페르시야 고양이의 수수께끼"라는 이른바 "국명 시리즈" 단편집 한권을 집어들었습니다. 전에 읽었던 "러시아 홍차의 비밀" 과 같은 국명 시리즈의 하나인데 그런데로 읽을 만 했었거든요. 이 책은 충동구매한 느낌이 강하지만요.

그 외에 구입할까 말까 망설였던 것은 헨리 슬레셔의 "괴도 루비의 모험"이라는 단편집인데 뒤의 요약을 보니 정통 추리물은 아닌 듯 해서 구입하지 않았습니다. 그래도 꽤 호기심이 가는 작품이라 다음에 혹 방문할 기회가 되면 다시 고민해 봐야겠네요.

전체적으로 일본 북오프 왠만한 매장보다 작은 규모에 책들도 그닥 땡기는 작품들이 없어서 좀 실망하기는 했지만 뭐니뭐니해도 이렇게 구입해도 전부 만원이 안되니 상당히 기분이 좋더군요. 원서를 읽으면 시간이 너무 오래 걸리기는 하지만 그 덕에 당분간 책 살 일은 없을 것 같기도 하고요. 어차피 헌책방 나들이를 즐기는 제 취향에 딱 맞는 서점이긴 합니다. 가끔 간다면 오늘처럼 즐거운 경험을 할 수 있을 것 같으니 가끔 시간날때 들려 봐야 겠습니다.

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