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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9/07/01

일본살인여행 - 니시무라 교타로 : 별점 2점


아오모리와 아키다현에 걸쳐있는 토와도 호의 오피스텔에서 한 여성이 경찰에 신고를 한다. 여성의 이름은 이세키 유키로 스스로가 자신의 언니를 사고사로 위장하여 살해한 뒤 보험금을 타내 달아난 후루끼 야스오를 살해했다는 것. 그러나 후루끼 야스오는 유키의 칼에 맞기 전 이미 교살당한 상태였다는 것이 부검결과 밝혀진 뒤 진범을 찾기위한 수사가 시작되고, 경시청 수사 1과의 토츠가와 경감은 대학시절 친구인 변호사 이세키 유키의 변호사인 나까무라의 부탁으로 후루끼의 보험 사기에 대한 재수사 및 후루끼 살인사건에 본격적으로 몸담게 된다. 하지만 유력한 용의자였던 후루끼의 옛 친구이자 보험사기의 공범자였던 시로이와 오까베 역시 살해당한 시체로 발견되고 사건은 점차 미궁에 빠지는데...

바로 직전에 읽었던 "히다다까야마에서 사라진 여인"의 작가 니시무라 교타로의 다른 작품입니다. 관련한 자료를 찾다가 우연찮게 웹상에서 발견하게되어 읽게 된 작품입니다. 개인이 번역한 것을 올려놓은 것 같은데 저작권에 문제는 물론 있겠지만 그래도 국내에 출간되지 않은 작품이고 출간될 일도 별로 없을 것 같아 염치불구하고 읽어버렸네요.

이 작품은 "히다다까야마에서 사라진 여인"과 유사한 "여정미스터리"라고 볼 수 있는 작품입니다. 원제는 제목에서부터 "토와다 지방"에 대한 것을 강조하고 있으니까요. (우리나라로 따지면 "해운대로의 살인 여행" 정도 될려나요?) 그만큼 토와다를 중심으로 아오모리와 아키타 지방의 다양한 명승지에 대한 이야기가 사건의 주요 장소로 언급되고 있습니다. 워낙 중요한 장소들과 도로에서 사건이 벌어지기에 이 지방 사람들은 아주 좋아했을것 같기도 합니다. (아, 이걸 노린건가?)

그러나 추리적으로는 실망스럽네요. 제일 첫 사건인 후루끼 살인 사건에서 시작된 사건은 그 뒤로 무려 4명이나 더 살해당하는 엄청난 연쇄살인극이긴 하지만 곳곳에 헛점 투성이라 이야기의 짜임새가 굉장히 부실합니다. 예를 들자면 제일 먼저 후루끼 살인 사건을 들 수 있는데, 범인은 이 사건을 다른 용의자에게 뒤집어씌우기 위해서 약간의 공작을 펼치지만, 곧바로 용의자가 될법한 후루끼의 옛 친구를 두명모두 차례로 살해해 버립니다. 한명이라도 실종상태로 시체를 유기했거나 했더라면 사건이 미궁에 빠졌을텐데도 그런 당연한 발상 자체는 아예 등장하지를 않더군요. 또한 후루끼의 유서를 조작했다라는 것 역시 범인이 자기한테만 유리하게 꾸민 뒤 자연스럽게 유서가 발견되도록 했더라면 뒤의 사건들은 벌어질 이유조차 없었다라는 측면에서 상식을 벗어난 말도 안되는 전개라고 밖에는 생각되지 않습니다. 애시당초 유서 조작부터가 말도 안되고요.

그리고 사건 전개, 추리의 흐름에 중요하지 않다고 생각되는 부분을 대충 넘기는 것도 여전합니다. 대표적인 것이 어떻게 시로이에게 한적한 곳에서 청산이 든 음료수를 마시게 했나? 라는 것 (도저히 사람이 그냥 지나가기 어려운 오지였으므로), 그리고 후루끼 그림의 가치에 대해 어떻게 알게 되었는지에 대한 설명이 전무한 것 등입니다.

그나마 기대했던 시리즈 캐릭터 토츠가와 경부의 모습도 이 작품에서는 기대에 미치지 못했습니다. 자기 자신만의 추리를 통해 사건의 본질을 꿰뚫어보고 그 뒤에 단서를 모아 범인을 옭아매는 모습은 여전한데... 이 작품에서는 범인을 체포할 단서가 없습니다!! 오히려 범인에게 뒤통수를 맞고 친구이자 대학동창인 나까무라 변호사마저 자살하게 되는 등 제대로 체면만 구깁니다. 결국 끝까지 범인은 체포하지도 못하고 훗날을 기약하니 이거참... 독특한 엔딩이기는 한데 당황스럽기 그지 없었습니다. 더군다나 이야기를 읽다보니 정말이지 범인을 체포할 방도가 없더라고요.

결론적으로 제가 읽었던 니시무라 교타로 작품 중에서도 최악이라 좋은 점수를 주기 어렵네요. 불법(?) 컨텐츠로 읽었기에 처음에는 찜찜한 기분이었지만 다 읽고나니 미안하게도 돈주고 사보지 않아 다행이라는 생각이 스쳐지나갈 정도였거든요. 범인이 결국 승리하는 독특한 엔딩이 기억에 남는달까요? 문제는 이 독특함조차 작가의 의도로 보이지 않는다는 것이겠죠..... 별점은 2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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