졌다. 경시청 수사 1과의 토츠가와 경감은 대학시절 친구이자 이세키 유키의 변호사인 나까무라의 부탁으로 후루끼 보험 사기와 살인 사건 수사에 본격적으로 뛰어들었다. 하지만 유력한 용의자였던 후루끼의 옛 친구이자 보험사기 공범자 시로이와 오까베 역시 살해당했고, 사건은 점차 미궁에 빠지는데...
바로 직전에 읽었던 "히다다까야마에서 사라진 여인"의 작가 니시무라 교타로의 다른 작품입니다. 관련한 자료를 찾다가 우연찮게 웹상에서 발견하게되어 읽게 되었습니다. 개인 번역본으로 보이는데, 저작권에 문제는 있겠지만 국내에 출간되지 않았고 출간될 일도 없을 것 같아 염치불구하고 읽어버렸네요.
작품은 "히다다까야마에서 사라진 여인"과 유사한 "여정미스터리"로 볼 수 있습니다. 원제는 제목에서부터 "토와다 지방"에 대한 것을 강조하고 있으니까요.(우리나라로 따지면 "해운대로의 살인 여행" 정도 될려나요?) 그만큼 토와다를 중심으로 아오모리와 아키타 지방의 다양한 명승지에 대한 이야기가 사건의 주요 장소로 언급되고 있습니다. 워낙 중요한 장소들과 도로에서 사건이 벌어지기에 이 지방 사람들은 아주 좋아했을것 같군요. (아, 이걸 노린건가?)
그러나 추리적으로는 실망스럽습니다. 제일 첫 사건인 후루끼 살인 사건 뒤로도 무려 4명이나 더 살해당하는 엄청난 연쇄살인극이지만, 헛점 투성이라 이야기의 짜임새가 굉장히 부실한 탓입니다. 예를 들자면 후루끼 살인 사건에서 범인은 이 사건을 다른 용의자에게 뒤집어씌우기 위해 약간의 공작을 펼치지만, 곧바로 용의자가 될법한 후루끼의 옛 친구를 두 명 모두 차례로 살해해 버립니다. 한명이라도 사체를 숨겨 실종 상태로 만들었더라면 사건이 미궁에 빠졌을텐데도 그런 당연한 발상 자체는 아예 등장하지 않습니다. 또한 후루끼의 유서 역시 범인이 자기한테만 유리하게 꾸민 뒤 자연스럽게 발견되도록 했다면 뒤의 사건들은 벌어질 이유조차 없었고요. 하긴, 애시당초 유서 조작부터가 말도 안되는 이야기이기도 합니다.
그리고 사건 전개, 추리의 흐름에 중요하지 않다고 생각되는 부분을 대충 넘기는 작풍도 여전합니다. 어떻게 시로이에게 한적한 곳에서 청산이 든 음료수를 마시게 했나? 라는게 대표적이며(도저히 사람이 그냥 지나가기 어려운 오지였으므로), 후루끼 그림의 가치에 대해 어떻게 알게 되었는지에 대한 설명이 전무한 것 역시도 마찬가지입니다.
시리즈 캐릭터 토츠가와 경부의 모습도 기대에 미치지 못합니다. 추리를 통해 사건의 본질을 꿰뚫어보고, 그 뒤에 단서를 모아 범인을 옭아매는 모습은 여전한데... 이 작품에서는 범인을 체포할 단서가 없습니다!! 오히려 범인에게 뒤통수를 맞고 친구이자 대학동창인 나까무라 변호사마저 자살하게 되는 등 제대로 체면만 구깁니다.
끝까지 범인은 체포하지도 못하고 훗날을 기약하는 결말은 독특하지 당황스럽기 그지 없었습니다. 더군다나 이야기를 읽다보니, 범인을 체포할 방도가 아예 없다는 것고 문제고요.
결론적으로 제가 읽었던 니시무라 교타로 작품 중에서도 최악입니다. 불법(?) 컨텐츠로 읽었기에 처음에는 찜찜한 기분이었지만, 다 읽고나니 돈주고 사보지 않아 다행이라는 생각이 들 정도이요. 범인이 결국 승리하는 독특한 엔딩만 기억에 남습니다. 이 독특함조차 작가의 의도로 보이지 않는다는게 문제지만요. 별점은 1.5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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