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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9/07/15

하숙인 (the Lodger / 2009) - 데이빗 온다치 : 별점 3점

 

하숙인 - 6점
알프레드 몰리나, 데이빗 온다치/소니픽쳐스

별채에 하숙을 운영하는 엘렌에게 말콤이라는 하숙인이 나타난다. 그리고 시내에서는 7년전과 동일한 잔혹한 연쇄살인 사건이 벌어지고, 7년전에 범인을 체포했던 매닝형사는 범인이 아닌 사람을 사형대로 보냈다는 것 등으로 궁지에 몰리게 된다. 다시 수사를 책임진 매닝은 범인이 영국의 전설적 연쇄살인마 "잭더리퍼"의 수법을 그대로 모방하고 있다는 것을 알아내지만 외려 그런 그의 수사를 통해 경찰 수뇌진은 매닝을 범인으로 의심하게 된다. 한편 엘렌은 하숙인이 연쇄살인마일지도 모른다는 여러가지 증거를 잡지만 하숙인에게 마음이 끌려 주저하게 되는데...

히치콕 감독의 1944년 동명 영화를 리메이크 한 작품이라고 하는데 원작은 보지 못해서 잘 모르겠네요.

어쨌건 좋은점 부터 이야기하자면, 이 영화는 스릴러 영화의 정해진 길을 잘 따라가는 작품입니다. 범인이 과연 누굴까? 라는 긴장감과 더불어 주인공에게 닥치는 위기를 잘 그려내고 있어서 전체적으로 상당한 서스펜스를 느낄 수 있는 영화입니다. 또한 시각적으로 잔인한 묘사가 많은 요사이 영화들에 비해서 살해 장면들은 그다지 잔인하지 않게 표현하고 있지만 섬뜩한 앵글과 효과로 분위기를 잡아가는 것도 마음에 들더군요. 그래, 이런게 히치콕 스타일이야! 마지막으로 반전 영화라고 불러도 무방할 정도로 2번의 반전이 연속적으로 등장합니다. 어떻게 보면 좀 예상대로 흘러가는 반전이고 반전 두개 중 한개는 확실히 수비범위 안이긴 했지만 그래도 꽤 괜찮은 반전이라 마음에 듭니다. 반전을 위한 반전이 아니라 이야기에 아주아주 잘 어울리기 때문에 높은 점수를 주고 싶네요. 첫번째 반전에서 엘렌의 마지막 대사는 정말 인상적이었고요.

하지만 또 아주 뛰어나다고는 볼 수 없는게 단점도 많이 있습니다. 일단 "잭더리퍼"까지 끌어들인 각본이 좀 혼란스럽습니다. 그냥 잔인한 연쇄살인마라고 하면 돼지 구태여 이런 도시괴담스러운 이야기를 꼭 집어넣을 필요가 있었나 싶거든요. 범인을 특정하거나 잡는것과는 전혀 다른, 그야말로 특색있는 살인마 캐릭터를 위한 곁가지 이야기일 뿐이었으니까요.
그리고 이야기의 중요한 축의 하나인 매닝형사가 궁지에 몰리는 과정도 그다지 매끄럽지 못한 등 뒤로 가면 갈수록 극의 밀도가 떨어지는 것이 아쉽네요. 반전은 괜찮지만 거기까지 이르는 과정에서의 설득력이 빈약해진달까요? 마지막 타겟이 매닝형사 딸로 설정된건 그야말로 코미디고요.

무엇보다도 감독이 10년만에 메가폰을 잡은 영화인데 흡사 대학을 갓 졸업한 영화학도가 만든 작품이라 생각될 정도로 불필요한 기교가 난무합니다. 아무런 의미없는 쓰잘데 없는 줌인트랙아웃이나 스텝프린팅, 필름 빨리 감기 등 기교의 과잉으로 외려 영화가 더 정신없어졌어요. 앞서 말한 좋은 점 중 하나인 "살해 장면" 정도로만 기교를 부렸다면 딱 좋았을텐데 말이죠. 촬영감독이 "쏘우" 시리즈 감독이라는데 좀... 영화와는 어울리지 않았어요.

그래도 주말 한때 시간을 보내기에는 적절한 수준의 서스펜스와 재미는 전해주기에 별점은 3점입니다. 그야말로 기대한 만큼의, 딱 그 수준에 맞춰진 영화였어요. 요새같은 장마철 비오는날 보면 딱 어울릴 것 같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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