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리의 밤은 깊어 - 노엘 칼레프 지음, 김두남 옮김/해문출판사 |
간만에 본업(?)인 추리소설의 포스팅인 것 같네요. 이번에 읽은 작품은 "사형대의 엘리베이터"로 이미 접한 프랑스 작가 노엘 칼레프의 데뷰작인 "파리의 밤은 깊어" 입니다. 제 고전 선호 취향 탓에 집어든 작품이죠.
마약 운반책으로 일하며 사랑하는 약혼녀와의 행복을 위해 조직 탈출을 꿈꾸는 바스티앙은 자신이 속한 "아르메니아인" 조직의 라이벌 조직을 찾아가 모든 것을 이야기하는 대신, 자신의 탈출을 보장해 줄 것을 부탁합니다. 라이벌 조직은 바스티앙의 축구공 대신 안에 "폭탄"이 들은 축구공을 주고 폭탄을 아르메니아인에게 가져다 주라고 시키지요. 하지만 바스티앙의 실수로 동네 꼬마들 축구공과 공이 바뀌어 버린 뒤, 파리 경찰, 범죄조직, 꼬마들, 병원 등 다양한 사람들과 얽히고 섥힌 하룻밤의 대 소동이 시작됩니다!
일단 읽으면서 "사형대의 엘리베이터"와 비슷하다는 느낌을 많이 받았습니다. 줄거리 요약만 봐도 비슷하지요? 마약을 운반하는 운반책과 범죄조직, 그리고 시한 폭탄을 동네 꼬마들과 바람난 남편, 이탈리아인 떠벌이 트럭 운전사, 꼬장꼬장한 병원장과 간호사들을 한데 묶고, 작품을 만들 수 있을까 싶을 정도로 사소해 보이는 일부터 시작해서 의식하지 못한 사이에 걷잡을 수 없이 커져버리는 사건들, 복잡한 이야기에서 벌어지는 다양한 상황들에 대한 묘사 등 기본 뼈대가 그야말로 형제라고 해도 좋을 만큼 똑같습니다. 또한 마약을 숨겨 운반하는 축구공에 대한 아이디어 말고는 추리소설이라고 부를만한 요소가 거의 없는 범죄-서스펜스-스릴러 물이기 때문에 추리적인 요소가 거의 없다는 것, 그리고 추리적 요소가 없는 대신 폭탄을 찾고자 하는 경찰과 방송의 노력을 한발자국씩 빗겨나가는 폭탄 주인의 모습 같은 서스펜스 요소가 굉장히 강력하다는 것도 역시 동일하고 말이죠.
그러나 이러한 서스펜스들이 대부분 우연에 의지하고 있으며, "사형대의 엘리베이터"에 비한다면 아무래도 범죄조직이 등장하고 살인 청부나 총격전 같은 묘사가 많기때문에 블랙코미디적인 부분이 잘 드러나지 않아서 유쾌함이 떨어지며, 마지막에는 결국 무고한 형사가 사망하는 등 뒷맛까지 찝찝해서 높은 점수를 주기는 어렵더군요. 무엇보다도 반전같지 않은 반전이 포함된 결말이 가장 큰 감점요소입니다. 지금 읽기에는 너무 뻔하고 낡은 결말이었어요.... 별점은 2점입니다.
국내에서 접하기 힘든 50년대 프랑스 추리소설에 대해 관심이 없으시다면 챙겨보실 필요는 딱히 없을 것 같네요. 차라리 영화에 더욱 더 잘 어울렸을 것으로 보이기에 영화로 감상할 수 있는 기회가 혹 온다면 그때 챙겨보시는 것이 더 나을테고 말이죠. (그런데 영화가 나오려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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