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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4/03/17

CMB 박물관 사건목록 21, 22 - 카토우 모토히로 : 별점 2점과 3점

CMB 박물관 사건목록 21 - 4점
카토우 모토히로 지음/학산문화사(만화)
CMB 박물관 사건목록 22 - 6점
카토우 모토히로 지음/학산문화사(만화)

그간 격조했습니다. 이번에 읽은 것은 전통의 강자 중 하나인 CMB의 21, 22권입니다. 24권까지 나와 있기는 하지만...

21권부터 살펴보죠.

"후유키씨의 하루"

동네에서 살고 있던 후유키씨라는 노인의 일상 속 숨겨진 비밀이 무엇이냐는 내용. 잔잔한 전개와 노인이 "선택한 것"이라는 진상은 마음에 들지만 일상계라고 부르기도 민망할 정도로 사건성이 있지는 않은 소품으로 별점은 2.5점입니다.

"호수 밑바닥"

과거 벌어졌던 호수에서의 사고사는 알고보니 물 속에 장치해 놓았던 풍선을 터트린 살인이었다는 이야기. 실제로 이렇게나 잘 되었을까 하는 의문이 들고, 이만한 풍선을 장치하는데 고용한 사람들 입막음은 어떻게 했을지, 왜 찌꺼기는 치우지 않았는지 등 소소한 의문도 생기지만 전개도 깔끔하고 결말도 괜찮았습니다. 별점은 2.5점입니다.

"엘프의 문"

마우가 등장하는 작품으로 신라를 끌어들여 어렸을 적 부모님을 속였던 사기꾼을 처단한다는 내용. 신라가 마우에게 속아 넘어간다는 점 이외에는 특기할만한 내용 없는 소품입니다. 별점은 2점.

"발렛트의 촛대"

몰타 공화국의 구 기사단장 발레트의 촛대를 둘러싼 이야기. 오래간만에 C.M.B스러운 박물학적 지식 가득한 작품입니다만, 내용이 현실성 없고 동기도 솔직히 납득하기 어렵습니다. 사츠키가 기사단장 갑옷을 입고 펼치는 결말도 영 아니었고요. 점수를 줄만한 부분이 없네요. 별점은 2점입니다.

결론적으로 평균 별점은 2점 정도... 추리적으로도, 박물학적으로도 그냥저냥인 평균 이하의 작품이었습니다.

22권은

"여름 보충 수업"

태양열 자동차를 파손한 범인을 찾는다는 학교 내 일상계 소품. 

항상 어린아이 같은 신라가 학교 선생님에게 던진 이과계를 위한 명제 — "정답이 하나밖에 없는 공부는 인생에 별 쓸모가 없는 게 아니라 자신이 틀렸다는 걸 알기 위해서" — 가 굉장히 인상적이었던 작품입니다. 내용 면에서도 일상계스러운 설득력 가득하고 즐거운 청춘들의 여름 한나절을 다룬 것도 마음에 들었고요. 별점은 3점입니다.

"유리의 낙원"

갈라파고스섬에서 벌어진, 밀어를 하던 어부가 다친 채 발견되는데 그를 쫓던 과학자를 범인으로 지목한다는 기이한 사건을 둘러싼 이야기입니다. 과거 갈라파고스를 방문해 조사하던 다윈에게 벌어진 사건과의 교차 편집이 아주 좋았습니다. 현대의 사건은 일상계에 가까워서 말실수를 통해 간단하게 진상이 밝혀지지만, 과거 다윈 사건은 퓨마의 생태라는 나름 박물학적 설정이 들어갔다는 점도 마음에 들고요. 그리고 결국 두 개의 이야기가 하나로 이어지는 결말도 괜찮았어요. 별점은 3점입니다.

"나선 골동품점"

나선 골동품점에서 벌어진 살인사건. 나선 골동품점의 교묘한 내부 구조를 이용한 트릭이 좋습니다. 사건의 진상을 밝히기 위한 여러 가지 정보(암모나이트 화석, 피해자의 사진, 관계자의 증언 등)도 공정하게 제공되는 편이고요. 별점은 3점입니다. 다만 Q.E.D였어도 괜찮았을 트릭과 내용인데, 구태여 스핀오프로 전개할 필요가 있었을지는 의문이긴 합니다.  

그래서 평균 별점은 3점. 21권은 평균 이하였는데, 22권은 평균보다는 높은, 기대에 걸맞는 수준을 보여주어서 아주 만족스러웠습니다. 작품별 편차가 되도록 없이 고르게 수준을 유지해 주었으면 하지만, 이 정도면 후속권도 기대가 되네요.

2014/06/17

CMB 박물관 사건목록 25 - 카토우 모토히로 : 별점 2.5점

씨엠비 CMB 박물관 사건목록 25 - 6점
카토우 모토히로 지음/학산문화사(만화)

"CMB 박물관 사건목록 24 - 카토우 모토히로 : 별점 2.5점"

드디어 최신권까지 따라잡았습니다! 

이번 권에는 모두 4편의 이야기가 수록되어 있는데 한 개를 빼고는 모두 일상계 드라마입니다. 그래서 약간 쉬어가는 느낌도 듭니다. 덕분에 편안한 맛도 나쁘지 않았고요. 반면 추리적인 정교함이나 짜임새는 부족했고, C.M.B에서 기대해봄직한 박물학적인 지식 공유는 부족한 편입니다.

그래도 충분히 볼만했습니다. 별점은 2.5점입니다. 

덧붙이자면, 타츠키가 완벽하게 공기화되었다는게 눈에 뜨입니다. 타츠키가 "Q.E.D"의 토마에게 첫눈에 반해서 가나와 한판 대결을 펼친다는 식의 이야기가 전개되지 않는 한, 어떻게해도 구제하기도 어렵겠다는 생각이 들 정도에요. 신라와 정신연령 등 전체적인 수준에서는 마우가 훨씬 더 잘 어울리는 탓에 신라하고는 커플로 엮기도 어려우니까요. "Q.E.D"는 그래도 커플링이라는 것이 존재하고, 가끔 미묘한 감정의 흐름을 보여주는 에피소드도 등장하는데 "C.M.B"는 점점 꼬마 천재 추리극에 머무는 듯 하여 아쉽습니다.

에피소드별 상세 리뷰는 아래와 같습니다.

"뜻밖의 보물"

항상 뭔가 사건을 가져오곤 하는 동급생 친구(네코아리였나요?)의 부탁으로, 그의 사촌이 거금을 빌려가 짓고 있는 펜션에 숨어 있다는 보물을 찾는 이야기.

사촌이 펜션 사업을 시작하게 된 이유는 보물 때문이 아니라 좋아하던 아가씨가 그 시골 마을로 귀향했기 때문입니다. 보물의 존재보다는 이러한 사촌의 사업 동기를 밝혀내는걸 좀 더 추리적으로 꾸미는게 좋았을 겁니다. 보물은 그냥 핑계일 뿐, 없어도 바뀔 게 없으니까 말이죠.

또 보물이 무엇이고 어디에 있는지는 맥락상 부동산 아저씨는 알고 있는 것이 확실해 보이는데 왜 미리 알려주지 않았는지도 의문입니다. 어차피 목욕탕 물을 대기 위해서는 수맥을 끊어야 했을 테고, 그러면 언젠가 밝혀졌을 텐데 괜히 이야기만 복잡해졌어요.

때문에 결론적으로 별점은 2.5점. 잔잔하면서도 유쾌한 드라마이지만 추리적으로는 딱히 즐길 거리가 없으며 C.M.B 특유의 박물학적 지식 전달 역시 마지막 버섯 이야기가 잠깐 등장하는 것 말고는 없어서 감점합니다.

"백 스토리"

"활피가죽"으로 장인이 만든 가방을 두고 "생각하는 사람"이 무엇을 생각하는지를 맞추는 경쟁을 한다는 이야기.

온갖 지식에는 통달했지만, 사랑이라는 감정에 대해서는 전혀 모르는 신라가 패배한다는 드라마가 제법 괜찮은 소품입니다. 그동안 건방진 꼬마 아이라는 인상이었기에 이런 결말도 나쁘지 않네요. 애절한 사랑 이야기에서 어른들의 결말(가방 판매)로 이어지는 전개도 좋았고요. 가죽 무두질 방법과 단테의 신곡에 대한 정보 제공도 마음에 듭니다.

추리적으로는 눈여겨볼 부분이 전무하지만 깔끔한 완성도는 인상적으로, 이번 권의 베스트 단편입니다. 별점은 3점입니다.

"그 아침, 8시 13분"

아침 출근길마다 실종된 것으로 알고 있는 여성이 똑같은 행동을 반복하는 것을 목격한 사람의 이야기.

기묘한 상황 설정과 여성이 어떻게 사라졌는지에 대한 트릭은 나쁘지 않으나, 용의자가 명백한 실종 사건을 연극으로 꾸며서 진상을 밝혀낼 필요는 없어 보입니다. 만화는 만화일 뿐이지만, 그래도 너무 비현실적인 설정이었어요. 게다가 신라에게 의지해서 작전을 꾸미다니 이래서야 경찰은 대체 뭘 하는지 모르겠네요. 실종된 여성의 이름으로 장난친 것도 공정해 보이지 않았고요. 

이번 권 최악의 작품입니다. 별점은 1점입니다.

"향목"

향도를 배우는 남성이 유령을 목격한 사건의 진상.

간단한 장난에 가까운 일상계 소품으로 두 개의 수수께끼가 등장합니다. 유령 목격담과 향목의 정체가 무엇인지에 대한 것이죠.
두 가지 모두 괜찮았습니다. 유령 목격담은 인간 심리를 잘 활용한 드라마인데, 최초 목격담은 거짓이었다는걸 제대로 설명해 주면서 두 번째 목격담의 진상으로 이어지기 때문입니다. 향목의 정체도 C.M.B 특유의 박물학적 지식 전달과 함께 의외의 진상을 밝혀주어서 마음에 들었고요. 사실 이렇게 사용되는 것이 아까울 정도였습니다.

딱 한 가지, 두 번째 유령 목격담이 과연 잘 되었을까라는 의구심이 조금 들기는 하나, 별점 3점은 충분합니다. 즐길 거리가 많은 이야기였어요.

2011/11/01

CMB 박물관 사건목록 15 / 16 / 17 - 카토우 모토히로 : 별점 2점에서 1.5점

CMB 박물관 사건목록 15 - 4점
카토우 모토히로 지음/학산문화사(만화)
CMB 박물관 사건목록 16 - 4점
카토우 모토히로 지음/학산문화사(만화)
CMB 박물관 사건목록 17 - 4점
카토우 모토히로 지음/학산문화사(만화)

오랫만에 그동안 읽지 못했던 후속권을 몰아 읽었습니다. 세 권이나 더 나왔다니!

그런데... 추리적으로는 건질 게 단 한 편도 없다는 놀라운 사실에 직면했습니다. 각 권당 4편씩 이야기가 들어가 있어 내용은 풍성한데, 오로지 신라의 캐릭터와 다양한 박물학적 지식, 유물들에만 의지하고 있거든요. 가뭄에 콩 나듯 있는 비교적 괜찮은 설정이나 아이디어가 돋보이는 에피소드들도 작가가 전개하는데 실패했거나, 무리하게 박물학적인 설정을 녹여내려다 실패한 것만 눈에 뜨일 뿐입니다.

좋아하는 작품이고 시리즈인데 난감합니다. 이래서야 왜 "Q.E.D"하고 구분해서 전개하는지도 모르겠어요.

결론적으로 15, 16권은 별점 2점, 17권은 별점 1.5점입니다. 추리물로 접근하는 게 무리라면, 설정을 잘 살려 "갤러리 페이크"처럼 박물학적 지식 쪽에 보다 초점을 맞추는 게 낫지 않을까 싶습니다. 이래서야 이도 저도 아닌 애매한, 돈만 아까운 결과물에 지나지 않으니까요.

그래도 그나마... 괜찮았던 에피소드를 꼽아보자면 아래와 같습니다.

15권

"낚시"는 신라가 학교 친구들과 낚시를 갔다가 우연찮게 마약 밀매 사건을 목격한 뒤 벌어지는 이야기입니다. 추리적으로는 억지가 심하고 어차피 경찰 수사로 밝혀졌으리라 생각되는 점이 많아 건질 건 없지만, 나름 코믹한 전개가 인상적이라 꼽아봅니다. 신라가 사건 해결을 위해 '경이의 방으로 안내'할 때 억지를 부리지 않고 상식적인 선에서 타협한다는 것도 인상적이었고요.

퀼트 한 조각을 가지고 옛 친구의 마지막 메시지를 풀어낸다는 "퀼트"도 괜찮았습니다. 솔직히 과정의 설득력은 거의 없어서 추리물로 보기 힘들고 잘 짜여졌다고 말할 수도 없지만, 마지막 장면 하나만큼은 멋있었거든요. 신라가 조금은 어른이 되었다고 할 수 있겠죠.

16권

"나스카의 지상화"는 고의성 없는 상황을 이용하는 트릭이 괜찮았습니다. 동기 부분에서 설명이 부족해서 설득력이 떨어진다는 것은 감점 요소지만, (과연 말 한마디로 살의를 느낄 수 있었을까요?) 추리적으로는 그런대로 점수를 줄 만합니다.

"레야크"에서 볼만한 것은 지역에서 전해져 내려오는 전설을 전개에 결합하여 별볼일 없는 사건을 흥미진진하게 만드는 작가의 솜씨입니다. 물론 사건 자체가 뻔해서 별다른 추리의 과정이 없다는 것은 아쉬운 부분이지만요.

17권

17권은 정말로 4편의 단편 모두가 함량 미달이라 꼽기가 힘듭니다만, 아주아주 평범한 일상계물로, 시골 노인의 장난으로 인해 신라와 타츠키 일행이 겪는 재난을 다룬 "카쿠레자토"가 그나마 괜찮지 않았나 싶습니다. 그 외의 단편들은 단순한 오해와 억지에 불과한 내용들이라 다 별로였습니다.

2011/06/11

CMB 박물관 사건목록 10 - 카토우 모토히로 : 별점 2점

 

CMB 박물관 사건목록 10 - 4점
카토우 모토히로 지음/학산문화사(만화)

<아래 리뷰에는 약간의 스포일러가 포함되어 있습니다.>

"Q.E.D"의 스핀오프 시리즈. 최신권까지 전부 다 읽은 줄 알았는데 찾아보니 10권을 아직 안 읽었더군요. 무려 1년도 더 전에 직장인님이 글 을 남겨주시기도 했는데 왜 깜빡했을까... 늦게나마 구해서 읽었기에 포스팅합니다.

10권에는 모두 네 편의 이야기가 실려 있습니다. 전체 평균한 별점은 2점으로 그닥 인상적이지도 않고 완성도도 낮은 편입니다. 후속권들에서 만회하고는 있지만, 앞으로도 전체적인 평균이 적절한 수준에서 맞춰졌으면 합니다.

수록작별 소개는 아래와 같습니다.

"그 차이 6천만 년"

고생물학자 헤라와 조이스 남매의 초청으로 고비 사막으로 간 신라와 타츠키가 공룡과 인간의 화석이 6천만 년의 시간을 뛰어넘어 같은 지층에서 발견된 이유를 밝혀낸다.

설정은 흥미진진하고, 베링거의 화석이라는 화석 관련 토막 상식을 적절히 삽입하여 전개하는 것도 마음에 듭니다. "C.M.B" 특유의 박물학적인 느낌이 잘 살아있거든요.

하지만 사건이라는 것이 존재하지 않고, 무엇보다도 "빙하에 의한 지층의 결합"이라는 진상을 고생물학자라는 인간들이 밝혀내지 못했다는 것이 전혀 납득되지 않네요. 청소년용 지질 학습 만화 수준의 이야기였다 생각됩니다. 별점은 2점.

"못"

신라와 타츠키의 시끄러운 학급 친구 요코아리에게 저주의 메일이 전달되었다. 친구들과 저주의 메일에 첨부된 사진 속 장소로 간 타츠키와 신라는 메일이 근처에서 발생한 뺑소니 교통사고와 관련되어 있다는걸 알게 되었니다. 저주의 메일은 뺑소니 교통사고로 사망한 줄 알았던 피해자가 사실은 누군가가 차 앞으로 떠밀어 죽은 것이라는 운전자의 증언을 뒷받침하는 증거일 수 있었다... 

박물학적인 에피소드와 함께 "C.M.B"의 또 다른 한 축인 일상계 이야기입니다. 있음직한 이야기, 현실적인 소재와 계획 등 일상계라는 장르에 정확히 부합하는 전개는 좋았어요.

그러나 그닥 대단한 사건도 없고, 솔직히 범인이 이러한 짓을 꾸미는 이유가 불분명하다는 점에서 감점 요소가 있습니다(재판에서 딱히 유리하게 쓰일 것 같지도 않으니까요.). 처음부터 친구들에게 이야기해 주면 아무 일도 없었을 텐데, 뭐든지 거래하려 하는 신라의 영악한 모습만 부각되는 것도 별로였고요.

나무의 성장이라는 아주 간단한 사실을 효과적으로 사용한 것은 꽤 괜찮았지만, 감점 요소가 많기에 별점은 2점입니다.

"지구 최후의 여름방학"

여름방학의 막바지에 타츠키와 신라는 요코아리 등의 친구들과 함께 바닷가 여행을 떠났다. 일행은 바닷가 집의 여주인에게서 기묘한 동굴 이야기를 듣게 되는데...

일상계 소품. 하지만 사건이 아닌 장난에 불과한 에피소드라 추리적으로 평가할 가치는 거의 없습니다. 진상도 예상 가능했고요.

"옳고 그른지를 판단하지 말고 일단 선택해라. 그리고 앞으로 나아가라."라는 청춘 만화 같은 대사는 나쁘지 않았으나, 타츠키 - 신라 조합에게는 어울리지 않았다 생각됩니다. 이러한 대사 뒤에 이어지는 감정의 울림 같은 것을 느끼기는 힘들었거든요. 토마 - 가나 조합이라면 조금 더 나았을 텐데... 별점은 1.5점입니다.

"히드라울리스"

암거래상 마우 스가루가 신라에게 북 이탈리아 마을 음악당 안에 있는, 사람을 저주로 죽음에 이르게 하는 오르간의 정체가 무엇인지를 의뢰했다.

"C.M.B"의 특징인 스케일 큰, 역사와 박물학적인 지식을 결합한 전개는 괜찮았고, 수력 오르간에 대한 설명도 충실하다는 점에서는 마음에 들었습니다. 하지만 추리적 완성도는 아쉽게도 그닥이었습니다. 진상이 너무 뻔했고, 이러한 비밀을 몇 세기 동안이나 풀지 못했다는 것은 납득하기 힘들었어요. 장치적인 트릭이니만큼, 2중 파이프를 쓴다던가 하는 식으로 조금만 더 교묘하게 전개했더라면 훨씬 좋지 않았을까요? 별점은 2.5점입니다.

2014/11/25

씨엠비 CMB 박물관 사건목록 26 - 카토우 모토히로 : 별점 2.5점

씨엠비 CMB 박물관 사건목록 26 - 6점
카토우 모토히로 지음/학산문화사(만화)

"CMB 박물관 사건목록 25" - 카토우 모토히로 : 별점 2.5점

첫 번째 이야기는 "곤돌라"입니다. 잘나가는 요리연구가가 금전을 요구하며 협박한 처남을 살해하는 사건으로, 범인의 시점에서 범행 과정이 먼저 그려지는 도서 추리물입니다. 

사고사로 위장하는 전개에서 일종의 순간이동 트릭이 사용되는데, 추리적으로는 큰 인상을 주지 못합니다. 피해자가 억울하게 죽었다는 느낌이 없어서 감정 이입이 어려웠고, 피해자가 죽지 않은 경우에 대한 대처도 준비되어 있지 않아 전체 트릭의 설득력이 떨어지는 탓입니다.
곤돌라를 바꿔치기하는 트릭은 현실성이 부족합니다. 경찰들이 이 정도도 밝혀내지 못한다는건 말도 안됩니다. 스키를 신고 있었다는 증언을 뒤집는 장면도 억지스러웠습니다. 그냥 우겨도 뒤집을 수 있는 확증이 없는 상황이니까요.
아울러 Lionheart님 리뷰에서도 언급되었듯이, 타츠키가 보험 조사원으로 수사에 나서는 설정도 이상했어요. 범인이 어린 소녀 조사원들에게 자세한 이야기를 해준다는걸 납득하기도 어려웠고요.

그래도 타츠키가 범인의 증언 속 맹점을 짚어내는 장면, 그리고 정전 상황에서 피해자가 보이지 않았음을 보여주는 장면은 꽤 괜찮았습니다. 마지막에 피해자가 반지를 삼켰다는 사실도 인상 깊었는데, 이는 결정적인 증거이자 피해자의 마지막 의지이기도 해서 강하게 와닿았습니다.

그래서 별점은 2.5점입니다. 다만 C.M.B의 특징인 박물학적 정보도 없고, 신라가 "경이의 방"으로 안내한 대가조차 없어서 "Q.E.D"에 더 어울렸을 에피소드입니다. 스핀오프 시리즈가 존재할 이유를 잘 모르겠네요.

두 번째 이야기는 "라이온 랜드"입니다. 케냐에서 사자에게 물려 죽은 마사이 전사 사건과 핵심 증인인 소년의 트라우마 치료를 위해, 기억을 지워 슬픔을 잊게 만드는 초원의 전통 의사를 찾아나서는 이야기입니다.

연구진들의 조사 방식과 사자 생태계에 대한 디테일한 설명이 C.M.B 특유의 분위기를 잘 살렸고, 슬픔을 지우는 약이 있다는 설정도 꽤 흥미로웠습니다. 비슷한 설정은 많지만 아프리카라는 특이한 무대 덕분에 신선하게 느껴졌고, 악어의 습격에서 벗어나는 장면 등 신라의 의외의 활약도 인상 깊었습니다.

추리적인 측면에서도 꽤 설득력이 있었습니다. 사자의 반복된 습격을 단서로 진범을 추리해내는 과정도 논리적이며, 소년 하가가 살아남고 전사 오딘가가 창을 이상하게 들고 있었던 이유, 하가가 밀렵을 도운 동기들도 모두 제대로 설명되기 때문입니다.

다만 단점이 있다면, 굳이 1, 2부로 나눌 만큼 긴 이야기는 아니었다는 겁니다. 1부 정도로 마무리했더라면 더 응집력 있는 이야기였을 것 같습니다. 별점은 2.5점입니다.

세 번째 이야기는 "징조"입니다. 신라가 우연히 구입한 목걸이를 계기로 펼쳐지는 문화대혁명 관련 이야기입니다. 추리 요소는 거의 없지만, 실제 당사자의 증언을 통해 문화대혁명을 알기 쉽게 풀어내는 학습만화적 구성이 인상적이었습니다. 부모까지 폭행했던 집단 광기와, 당시 중국의 정치·사회 분위기에 대한 묘사가 아주 뛰어났어요. 

그러나 마지막에 등장하는 새옹지마 이야기는 흐름상 다소 뜬금없었고, 결말도 다소 뻔하게 느껴지는건 조금 아쉽네요. 목걸이에 상징성이라도 더했더라면 더 좋은 마무리가 되었을 것 같고요. 그래도 하지만 박물학적 지식을 전달하는 C.M.B다운 맛이 잘 살아있는 작품입니다. 별점은 2.5점입니다.

그래서 전체 평균 별점은 2.5점입니다. 전체적으로 이야기는 재미있었습니다. 첫 번째 편을 제외하면 C.M.B의 특성인 박물학적인 정보 전달도 잘 되는 편이고요. 이 정도면 다음 권도 기대해볼 만합니다. 다만, 추리적으로는 다소 아쉽긴 합니다. 

덧붙이자면, 이전 리뷰에서도 지적했지만 타츠키의 공기화는 이제 심각한 수준입니다. 첫 번째 에피소드에서는 트릭 증명에 한몫했고, 세 번째 에피소드에서는 협박자를 물리치는 활약을 하긴 했지만, 이 정도면 히로인이라기보다 보디가드 역할일 뿐입니다. 캐릭터 재정립이 정말로 필요해 보입니다.

2015/04/13

씨엠비 CMB 박물관 사건목록 27 - 카토우 모토히로 : 별점 2점

씨엠비 CMB 박물관 사건목록 27 - 4점
카토우 모토히로 지음/학산문화사(만화)

씨엠비 CMB 박물관 사건목록 26 - 카토우 모토히로 : 별점 2.5점

"아즈테카의 나이프"

컬렉션을 정리하여 자선활동 기금을 마련하려던 자산가가 살해당한 사건이 등장합니다. 유산 때문에 자선기금을 반대한 사업가의 후처가 범인인 것처럼 묘사되지만, 한없이 착해보였던 전처가 범인이라는 의외의 진상이 돋보였어요. 암요, 자기 자식을 위해서 나선 어머니가 가장 강한 법이기는 하겠죠.

하지만 나이프를 쳐다보는 자세에서 이어지는 살해방법이 트릭의 핵심인데 과연 그만큼 잘 되었을까?라는 의문이 듭니다. 녹음기 등을 이용한 범인의 공작 역시 유치하기 짝이 없어서 당황스러울 정도였어요. 경찰이 이 정도의 공작을 파악하지도 못한게 제일 큰 문제고요.

때문에, 추리적으로는 별볼일 없어서 별점은 2점입니다.

"폭파예고"

세계적 가전 메이커인 블루블루사 60주년 기념 전시회장이 폭파 예고를 받는다는 이야기로, 미국에 상장되었다는 블루블루사의 주식 특성을 이용한 범죄라는 점에서는 나름 기발했습니다. 거대한 공룡이 어떻게 걸었을까?라는 것에 대한 답을 전해주는 C.M.B 특유의 박물학적인 전개도 괜찮았고요.

그러나 이 에피소드 역시 진상은 경찰 조사를 통해 충분히 밝힐 수 있는 수준이라 생각됩니다. 공룡 화석 이야기도 내용과 잘 맞아 떨어진 것으로 보이지 않습니다. 그냥 저냥한 범작으로, 결론적으로 별점은 2.5점입니다.

"행운"

잘나가는 게임회사 사장이 경리부장을 살해했다는 누명을 쓴다는 내용으로, 그가 얼마나 속물이며 자기만 아는 인물인지를 알려주다가, 결말에서 그가 혹독하게 대했던 지인들의 실제 마음가짐을 알려주는 반전은 인상적이었습니다.

그러나 문제는 트릭이 너무나 별로라는겁니다. 닫힌 문 뒤에 살짝 숨어 있다는, 숨바꼭질 수준의 트릭인 탓입니다. 이런 정도의 범행도 밝혀내지 못한다니 대체 경찰은 뭐 하는지 모르겠어요. 이 정도면 무능력이 아니라 거의 직무 유기가 아닌가 싶을 정도인데 말이지요.

인간 드라마로서는 제법 볼만했지만 추리적으로는 너무나 별로이기 때문에 별점은 2점입니다.

이러한 수록작들의 전체 평균 별점은 약 2점입니다. 재미가 없지는 않은데 추리적으로는 영 기대 이하였습니다. 특히 이번 권에서는 경찰의 무능함이 너무 두드러졌네요. 특유의 박물학적인 정보가 딱히 제공되지 않는 것도 아쉬운 점이었고요. 이전 권 리뷰에서는 추리는 그냥저냥이었지만 박물학적인 정보 제공은 그래도 괜찮았었는데 말이죠. 두 마리 토끼를 다 잡을 수는 없겠지만 한 마리라도 제대로 잡아주면 좋겠습니다. 다음 권에서의 분발을 기대해봅니다.

2009/09/05

최근 읽은 추리만화 짤막하지 않은 감상

CMB 박물관 사건목록 11 - 6점
카토우 모토히로 지음/학산문화사(만화)

1. CMB 박물관 사건목록 11권
3편의 이야기가 실려있습니다. 그리스의 해양왕이 나오는 국제적인 살인사건 이야기와 그런대로 소박한 일상계 작품 두 편입니다.

첫번째 이야기부터 살펴보자면, 에게해를 무대로 한 스케일 큰 작품으로 고정 캐릭터 암거래상 마우의 등장도 반갑고 유로폴 경위 비어라는 신캐릭터도 마음에 듭니다. "파이스토스의 원반" 이라는 유물로 C.M.B 특유의 박물학적 재미도 풍부하게 전해주고요. 

그러나 이야기의 핵심인 그리스 해양왕 아내 살인사건은 그다지 잘 만들어졌다고 보이기 어렵습니다. 경찰 수사로도 충분히 밝혀낼 수 있었던 내용일 뿐 아니라 지나칠 정도로 "낭만적" 인 분위기로 흘러간 탓입니다. 박물학적인 재미 이외에 트릭이나 이야기 전개에 전혀 역할을 하지 못하는 "파이스토스의 원반" 역시 불필요한 설정이었고요. 높은 점수를 주기는 어렵습니다.

두번째 이야기는 토마와 가나가 잠깐 등장해서 팬에게 재미를 더해주는 작품으로, 타츠키의 할아버지 초대로 신라와 타츠키가 다도회에 참석한 뒤 벌어지는 이야기입니다. 고가의 "차완" 이 사라진 일종의 장난을 다룬 소품이죠. 박물학적으로는 연, 팽이, 나무채같은 일본 전통 정월 소품에 대해 설명해주고 있는데 소품과 트릭이 연결된다는 점에서 특기할만 합니다. 
설정과 이야기, 그리고 주요 트릭이 잘 연결되는 전개가 좋아서 팬으로서 충분히 즐길만 했어요.

그런데 트릭이 과연 실행 가능했을까? 라는 의문이 생길 수 밖에 없다는 것은 조금 아쉽더군요. 설명 자체는 말이 되는데 아무리 봐도 시간적으로도 실현이 어려울 뿐 아니라 상자를 드는 각도 문제도 있으며, 무엇보다도 상자 안에서 "소리" 가 들릴게 뻔할 것 같아서 설득력이 약합니다. 그냥저냥한 평작입니다.

마지막 이야기는 우리에게도 잘 알려진 복을 부르는 고양이인형, 즉 "마루지메네코" 인형과 인형의 주인인 할아버지에게 연달아 닥치는 불행에 대한 일상계 소품으로 이번 권에서의 베스트로 꼽고 싶은 작품입니다. 연달아 할아버지에게 벌어지는 불행한 사건이 하나의 결론을 이끌어낸다는 추리적인 과정도 좋지만 먼저 떠난 할머니가 저승으로 부르는 것이 아닌가 하는 할아버지의 고민을 보여주는 전개와 사건의 동기 및 결론 모두가 설득력이 넘쳤거든요.

이번 권에서는 신라의 너무나 허구적인 캐릭터가 그다지 드러나지 않는 것도 마음에 들었어요. 이제 전개와 설정에서 어느정도 안정을 찾는 느낌인데 다음 권도 기대가 됩니다. 전체 별점은 2.5점입니다.


비밀 6 - 6점
시미즈 레이코 지음/서울문화사(만화)

2. 비밀 6권
한 편의 완결된 이야기, 한 편의 미완성 이야기가 담겨 있습니다.
완결 이야기는 3년전 마키 경시정과 오카베 경부보가 처음 만났던 당시의 사건을 다룹니다. 추리적으로 뭔가 있다기 보다는, "제 9"의 뇌 스캔에 대한 색다른 시각을 전해주는 드라마로 보아야 합니다. 
하지만 무려 4명이나 죽은 사건이 "선의에서 비롯된 불행"이라는게 두드러진다는, 이색적이고도 독특한 전개가 인상적이었습니다. 기존의 분위기와는 다른 섬세한 엔딩도 괜찮았고요. 마키 - 오카베 커플링을 지지하는 동인녀들에게 왠지 더욱 평가받을 것 같은 이야기로 생각되기도 합니다만...^^;;

두번째 이야기는 미완이라 아직 평가하기는 이릅니다. 본격 살인 사건을 다루는 추리물로 보여 흥미진진하기는 하지만요. 5년전의 비디오와 동일한 수법의 연쇄 살인이라는 설정과 이후의 진행 과정도 재미있어 보여서 다음 권이 기대됩니다.

전체적인 총평은 5권 감상과 동일합니다. 마찬가지로 시리즈 초반의 과학과 추리가 상상력과 잘 결합되었던 독특한 분위기를 전혀 느낄 수 없었습니다.
그래도 전권보다는 이야기의 완성도가 높고 몰입할 수 있는 전개였기에 별점은 3점입니다. 

그나저나 점점더 심해지는 아오키의 방황은 이제는 지겹기만 하네요. 아오키가 등장하지 않은 첫 번째 이야기가 훨씬 재미있기도 했고요. 작가가 뭔가 특단의 조치를 좀 내려주었으면 합니다.


탐정이 되는 893가지방법 2 - 4점
아비코 다케마루 지음, 사카모토 아키라 그림/서울문화사(만화)

3. 탐정이 되는 893가지방법 2
새로운 탐정만화 시리즈의 2권입니다. 두편의 이야기가 실려있습니다. 그렇지만 첫번째 이야기는 이전 1권에서 이어지는 스토커 이야기로 결말이 너무 허무하고 추리적으로 눈여겨 볼 점이 하나도 없는 평균 이하의 작품이었기에 설명을 생략합니다. 정말이지 지루하고 유치한 이야기였어요....

하지만 두번째 이야기는 재미있었습니다. 특정 지하철 역에서 연달아 자살사건이 벌어지는 것에 대한 추리적 해석을 보여주는 내용으로 설정이 굉장히 좋더군요. "지박령" 소문과 이유를 알 수 없는 자살에 대한 연결이 잘 이루어지고 있거든요. 
하지만 가장 중요한 트릭이 억지스러운 부분이 많다는 약점은 있습니다. 원거리 장치 트릭인데 작중에서의 설명과는 달리 현실적으로는 무리라고 생각되거든요. 조금만 더 손을 보았더라면 훨씬 설득력있게 마무리할 수 있었을것 같은데 약간 아쉽긴 합니다. 그래도 이 정도면 합격점 수준은 돼죠.

별점은 2점입니다. 두번째 이야기가 끌어올리기에는 역부족이었고 두번째 이야기 자체도 분명 부족한 부분이 있었으니까요. 어쨌건 전체적으로 재미가 떨어지는 느낌이 강한데 다음권에서 뭔가 보여주지 않으면 안될 듯 싶습니다.

2019/11/20

씨엠비 CMB 박물관 사건목록 32 - 카토우 모토히로 : 별점 2.5점

씨엠비 CMB 박물관 사건목록 32 - 6점
카토우 모토히로 지음/학산문화사(만화)

카토우 모토히로의 시리즈 만화로 엊그제 리뷰를 올렸던 31권에 이은 감상글입니다. 4편의 이야기가 수록되어 있는데, 이 중 "혼선"은 굉장한 수작입니다! 그러나 상세 리뷰에서도 언급하겠지만 "혼선"은 C.M.B 보다는 Q.E.D에 훨씬 어울리는 이야기이기는 했어요. 신라의 매력도, 타츠키의 존재감도 너무 흐릿합니다. 다른 이야기들은 C.M.B 다운, 박물학적 정보를 전해주기는 하지만 "혼선"에 미치는 완성도를 갖추지는 못했고요.

그래서 전체 평균 별점은 2.5점입니다. Q.E.D에 집중하는게 더 낫지 않을까라는 생각이 또 다시 들게 만드네요.

이야기별 상세 리뷰는 아래와 같습니다. 언제나처럼 스포일러 가득한 점 참고하세요.

"등불"

영국인 베리 로웰 박사는 이란에서 중요한 화석을 발굴했지만, 이란 정부는 화석의 반출을 금지했다. 그러나 금고에 보관해 놓은 화석이 사라지는데... 

화석 도난 사건을 메인으로 호모 사피엔스, 네안네르탈인, 데니소바인의 멸종과 교배, 생존에 대한 이론이 곁가지로 진행됩니다. 

사건의 범인이 베리 박사라는건 너무 뻔합니다. 그래서 어떻게 훔쳤으며, 어떻게 반출했는지가 핵심인데, 훔치는 트릭은 트릭이라고 부르기 민망한 수준이라 실망스럽습니다. 철제 봉으로 덩쿨 모양으로 만든 금고라서 쉽게 벌릴 수 있었다는게 전부거든요. 설령 그게 가능했더라도, 원래대로 말끔하게 돌아갔을지도 의문이에요.
반출도 유목민들을 통해 육로로 보냈을거다라는 추측이 전부라는데, 설득력이 약하고요. 무엇보다도 애초에 화석의 두개골만 상자에 넣어 금고에 넣은 이유도 설명되지 않습니다. 누가 화석을 전부도 아니고 머리 부분만 대충 떼어서 보관한답니까?

그래도 초기 인류에 대한 박물학적 정보와 더불어 발견된 화석은 무언가를 지키려는 자세였고, 나중에 조사해보니 아이의 화석이 아래 깔려 있었다는 반전, 그 사실을 알게 된 베리 로웰 박사가 연구자로서 더 심도깊은 연구를 위해 훔친 화석을 반납하고 이란으로 돌아갈 것을 결심하는 결말은 괜찮았습니다. 최악은 아닌지라, 별점은 2점입니다.

"혼선"

초등학생 요시히로는 크리스마스 선물로 무전기를 받았다. 그런데 지나가던 신라는 그 무전기가 불법 무전기라는걸 알아챘다. 무전기는 외국산으로 일본 국내와는 다른 주파수가 할당되어 다른 통신을 방해하거나, 개입할 수도 있는 물건이었다. 이후 무전기를 가지고 놀던 요시히로는 우연히 이상한 형과 무전기로 소통하며 친해지지만, 다카오라는 형이 통신을 들켜 위험에 처하자 신라에게 도움을 요청하는데...

무선기의 기술적 특징을 이용해 마약 밀매 일당의 위치를 잡아내는 신라의 활약이 눈부십니다. 우선 혼선이 일어난 곳을 중심으로 파노라마 사진을 찍어 모든 곳에 등장하는 건물을 알아냅니다. 그 뒤 건물에서 일당이 어디 숨었는지는 휴대폰의 전파가 닿지 않지만 무전기는 쓸 수 있는 철로 차단된 큰 공간, 그리고 옥상까지 뚫린 곳이라는 정보를 토대로 '엘리베이터 통로' 안이라는걸 추리해내고요.
물론 일당이 숨은 곳은 경찰도 샅샅이 조사하면 결국은 발견해 냈겠지만, '다카오'가 위기에 처한 상황이라 나름의 시간 제한이 있다는 점에서도 괜찮은 전개였습니다. 

마지막 반전도 기가 막힙니다. 홀로 뒤쪽 주차장에 부상당한채 쓰러져있던 "다카오"를 구해서 병원으로 이송하지만, 그는 요시히로와 무전기로 이야기하던 스트로베리즈라는 팀에 대해 전혀 모르고 있었습니다. 그는 다카오가 아니라 일당의 두목인 '형님' 이었던 것이지요. 자해를 하여 상처를 낸 뒤 다카오로 가장하여 도주하려 한 것입니다. '형'은 아마 사망했을 거라는 씁쓸한 결말이기도 하고요.

좋은 작품이기는 하나 슬픈 결말은 신라. 그리고 C.M.B와는 어울리지 않아 보입니다. 신라가 별다른 댓가없이 사건을 해결한다는 전개도 마찬가지라 차라리 Q.E.D였다면 더 낫지 않았을까 싶네요. 그래도 수록작 중에는 베스트에요. 별점은 3.5점입니다.

"사시 부적"

양품점에서 기묘한 밀실 살인이 일어났다. 손님없는 개점 전 양품점의 안쪽 오토 록이 걸린 사무실에서 점장 요네다가 칼에 찔린 시체로 발견된 것. 문제는 9시부터 시체가 발견된 10시 사이에는 아무도 사무실에 들어가지 않았으며, 현금도 사라지지 않은 사무실에서 유일하게 사라진건 요네다가 항상 목에 걸고 다녔던 사시 부적 뿐이었다. 신라는 유력한 용의자인 아르바이트생 3명의 증언을 듣고 진범을 추리해낸다. 

Q.E.D에 많이 나오는, 그리고 C.M.B에서도 그에 못지 않게 등장하는 여러 관계자의 증언을 모아 진상을 밝혀낸다는 설정의 작품입니다.

그런데 추리를 떠나서 세 명의 아르바이트 생 중 한 명이 범인이라고 하면, 답이 너무 뻔했습니다. 아와시마는 능력을 인정받아 자신만의 영역 - 디스플레이 - 이 있고 특별히 트러블도 없는 사람, 무기하라는 점장에게 대들며 언제 짤려도 괜찮다는 식으로 일하는 사람, 마메다는 너무 착해서 시키는건 다 하는 사람... 이라면 범인은 과연 누굴까요?
또 아와시마의 증언에 따르면 점장은 9시 30분에 알몸으로 사무실 밖으로 뛰쳐 나갔습니다. 그런데 10시에 사무실 안에서 죽어있던게 발견되었고요. 이 말을 토대로 생각해보면, 9시 30분에 뒷모습만으로 뛰쳐나간 인물은 점장이 아니며 때문에 9시 30분 뒤에 나타난 마메다와 무기하라 모두 알리바이는 없는 셈입니다. 살해한 뒤 점장으로 가장하여 밖으로 뛰쳐나간 뒤, 옷을 갈아입고 돌아오면 되니까요.

그리고 신라의 추리의 핵심은 '범인이 무엇을 하고 싶었냐'입니다. 신라는 아르바이트생들이 범인이라면 하고 싶었던 행동이 무엇인지를 가정하여 누가 진범인지를 밝혀냅니다. 그래서 아와시마가 범인으로 거짓말을 했다면, 시체가 사무실에 있는건 이상하니 그녀는 범인이 아니라며 그녀를 용의자에서 배제하지요. 그런데 그 뒤에는 일직선으로 마메다가 범인이라며 추리를 마무리합니다. 무기하라도 동일한 방법으로 범행을 저지를 수 있는데 왜 설명하지 않는지 의문이에요. 마메다가 한 유일한 실수인 사시 부적이 목걸이라는걸 바로 알아본 걸 가지고 진범이라고 주장하는건 무리지요. 동기도 석연치 않고요.

한마디로 추리적으로도, 이야기적으로 모두 수긍하기 어렵습니다. 별점은 1.5점입니다.

"마도의 서"

마우가 마도서를 찾는 일에 신라의 협조를 요청했다. 그러나 마도서가 있을 것으로 생각되었던 워터 타운리 남작의 성은 1894년에 일어난 화재로 이미 장서는 모두 재가 된 상태였다. 범죄집단의 협박 때문에 마도서를 찾아내야만 하는 마우는 고서점 주인 토머스 북의 도움을 받아 타츠키와 함께 폐허가 된 워터 타운리 성을 찾는다. 마도서는 양피지에 썼을 터라 다 타지 않았을 거라는 희망을 가지고.
창문의 숫자 등을 조사해 폐허 속에서 비밀 장소를 찾아내지만 마도서는 이미 읽을 수 없는 상태. 그러나 신라는 워터의 책은 사본이며, 원본을 베낀 것이라 추리하고 원본을 찾아낸다. 

19세기 후반, 독서인의 생활과 관련된 가구 들을 토대로 책을 찾아내는 과정을 그리고 있습니다. 이런 부분은 C.M.B 특유의 박물학적 지식 공유 취지에 딱 어울리는 이야기라 생각됩니다. 마도서라는 소재도 역시 나쁘지 않았고요. 마도서에 대해 좀 더 심도깊게 풀었더라면, 현학적인 재미 충족도 더 많았을텐데 그건 좀 아쉽네요.

이렇게 마도서를 찾는 이야기도 재미있었지만 워터 타운리 남작의 성에 화재가 난 이유, 그리고 타다 남은 마도서 사본에 '가짜'라는 흔적이 남은 이유에 대한 추리도 인상적입니다. 남작은 홀로 악마를 불러내기 위해 고용인들도 모두 내보냈었는데, 악마를 소환하려다 화재를 일으켰던 것이죠. 불길 속에서 악마를 애타게 찾았지만 악마가 결국 나타나지 않자 마도서에 '가짜'라는 흔적을 남기고 사망했다는 이야기입니다. 꽤 그럴듯하죠?

추리적으로, 박물학적으로 꽤 재미있기는 한데, 문제는 마우가 등장한다는 점입니다. 마우가 등장하는 다른 모든 이야기들과 마찬가지로 지나치게 현실성이 부족하거든요. 게다가 이 이야기에서는 범죄 조직이 암투를 벌이는데다가, 마지막에는 애들 장난 때문에 도망까지 치기 때문에 더 만화적이고 황당하다는 느낌이 강합니다. 

그래서 별점은 2.5점입니다. 마우의 등장 없이 좀 더 묵직하게 전개했더라면 훨씬 좋았을텐데, 여러모로 아쉽습니다.

2010/05/03

Q.E.D 35권 / CMB 13권 - 카토우 모토히로 : 별점은 3점과 2점

Q.E.D 큐이디 35 - 6점
카토우 모토히로 지음/학산문화사(만화)

운송회사에서 일어난 강도사건을 다룬 "두 용의자", 미스터리 동호회와 연극부가 함께 토마가 쓴 탐정물을 크리스마스에 공연한다는 "크리스마스 선물" 두 편이 수록되어 있습니다.

이 중 "두 용의자"는 많이 아쉬웠습니다. 범인이 사장의 동선을 다 파악하고 있던 만큼 아침에 조금만 일찍 나왔어도 훨씬 돈을 훔쳐가기가 쉬웠을텐데, 왜 어렵게 일을 벌이는지 이해가 되지 않았거든요. 용의자가 저질렀던 과거의 다른 사건 이야기는 쓸모없는 단순한 사족일 뿐이었고요. 무엇보다도, 가장 중요한 추리의 논리 중 하나인 '아침에 출근하여 사장을 확인한 이유'는 두명의 용의자 모두에게 동일하게 적용될 수 있어서 설득력이 떨어집니다.그래서 좋은 점수를 주기는 힘드네요. 별점은 2점입니다.

두번째 이야기 "크리스마스 선물"은 학교가 무대인 Q.E.D의 전형적인 일상계 작품입니다. 에나리 "퀸"을 비롯한 미스터리 동호회 캐릭터들의 오랫만의 등장으로 등장인물도 풍성하고, 토마가 쓴 탐정물 "오각관 살인사건"과 연극을 방해하는 정체불명의 인물이 등장하는 이야기가 겹쳐서 진행되는 전개도 재미있었습니다. Q.E.D의 학교무대 일상계 추리물은 항상 기본 이상은 해 준다는 것이 "증명종료" 되었달까요. 추리적으로 대단한 트릭이 등장하는 것은 아니고, "오각관 살인사건"의 핵심 트릭은 당황스러울 정도로 유치했지만(심지어 토마가 썼다고 보기에는!) 연극이라는 설정과 작품에 딱 어울린다는 점에서는 마음에 들었어요. 별점은 3.5점입니다.

결론적으로 두 작품 합쳐서 평점은 2.75점... 이지만 3점으로 하죠. 두 번째 이야기가 아주 좋았기에 다음 권이 기대되니까요.

CMB 박물관 사건목록 13 - 4점
카토우 모토히로 지음/학산문화사(만화)

무려 4편이나 되는 이야기가 실려있는 13권입니다. 첫 번째 이야기 "여름 풀"은 공터에서 가족과 연락하지 않고 지냈던 노인이 뭘 했는지를 공터의 식물들로 추리해내는 이야기. 식물들의 생태와 이른바 린네의 "꽃 시계"라는 것을 알려주는 박물학적 정보 전달 측면에서는 괜찮았습니다.그러나 결론 없는 추정에 불과한 신라의 추리, 그리고 사건성이 전무한 전개는 감점 요소입니다. 별점은 2점입니다.

두 번째 이야기 "안개 산장"은 여름 학교에서 조난당한 신라 일행이 잠깐 머물게 된 산장에서 과거의 인기극단 O-ZAP의 리더 츠키야마의 목졸려 죽은 시체와 만나게 된다는 내용입니다.경찰이 도착하면 어차피 모두 밝혀질 이야기를 억지로 클로즈드 서클 미스터리로 만든 느낌이 강했습니다. 결말도 심심했고요. 별점은 역시나 2점.

세 번째 작품 "아사도"는 학교 축제에서 아르헨티나 소고기 요리 "아사도"를 내놓기로 한 신라 일행이 축제의 말썽꾼들을 퇴치(?)하는 이야기입니다. 전형적인 일상계 작품인데, 핵심 이야기의 사건성이 약해서 그냥 학원물에 가깝습니다. "아사도"의 행방에 대한 잠깐의 추리가 더 나아보일 정도였으니까요. "아사도"라는 요리에 대한 관심이 생긴 것 정도가 수확이었습니다. 별점은 2.5점입니다.

마지막 작품 "오르골"은 친숙한 고정 캐릭터인 마우의 등장도 반가왔고, 오르골에 대한 상세한 이야기는 인상적이었습니다. 박물학적 정보 전달 역할에 더 없이 충실했으니까요. 하지만 오르골에 관련된 오래된 사건을 풀어나가는 이야기의 결론이 단지 "오해"로 와전된 것에 불과했다는 건 추리라고 보기 어렵습니다. 그래도 오르골 이야기는 확실히 재미있었기에 별점은 2.5점입니다.

결론적으로 총점 평균은 2점입니다. 풍성하긴 했지만 실속은 별로 없었네요. 작가가 Q.E.D 쪽에만 집중해 주는 것이 더욱 좋지 않을까 생각될 정도로 밀도가 약한데, 후속권에서의 분발을 기대해봅니다.

2012/08/13

CMB 박물관 사건목록 18 - 카토우 모토히로 : 별점 2점

CMB 박물관 사건목록 18 - 4점
카토우 모토히로 지음/학산문화사(만화)

"C.M.B"도 이제 20권을 향해 달리네요. 18권에는 모두 세 편의 단편이 수록되어 있습니다. "용봉"이라는 큰 스케일의 국제 문제(?)를 다룬 에피소드와 소소한 일상계 두 편으로 구성되어 있죠.

그러나 추리적으로 눈여겨볼 만한 부분이 별로 없고, 여주인공 타츠키의 활약이 없다는 것, "C.M.B"의 가장 큰 장점이라 할 수 있는 "박물학적 지식"을 제공하는 맛이 부족했다는 점 등 단점이 더 눈에 많이 뜨이네요. 전체 별점은 2점입니다. 다음 권에서는 신라가 토마와 진검 승부를 펼치는 모양인데 만회해주었으면 좋겠습니다.

아울러 점점 이야기가 진행되어 가면 갈수록 "박물관"이라는 소재가 들러리로 전락하는 느낌인데, 박물학적 지식에 더 충실하지 않으면 결국 "Q.E.D"와 다를 게 없는 자가 복제작에 지나지 않는다는 점도 명심해주었으면 합니다.

수록작별 리뷰는 아래와 같습니다.
 

"용봉"

홍콩 흑사회 암흑가 두목 살인사건이 일어나고, 신라가 사건의 핵심인 다잉 메시지를 풀어낸다는 내용.

"용봉"이라는 쌍둥이의 존재와 중국의 한 자녀 갖기 운동을 트릭에 엮어나간 과정은 좋으나, 애초부터 범인이 쌍둥이라는 것을 숨긴 이유가 설명되지 않는 등 허점투성이입니다. 다이잉 메시지도 이름을 말하면 될 것을 굳이 "쌍둥이" 어쩌고 하는 것도 이해하기 어려웠고요. 이래서야 트릭을 위한 트릭일 뿐이죠.

스케일만 클 뿐 알맹이는 없기에 별점은 1.5점입니다.

"A열차로 가자"

새로 전학 온 학생이 자기를 둘러싼 이상한 분위기, 일종의 이지메를 눈치챈 뒤 신라에게 해결을 부탁한다는 일상계. 전학생의 뒤죽박죽 기억이 "사고를 위장한 살인"으로 보이는 사건과 뒤섞여 있어서, 뭔가 심각한 문제가 뒤에 감추어진 게 아닌가 하는 식으로 전개되다가 모든 것은 친구들의 "배려"일 뿐이었다는 결말의 작품입니다.

"기억상실 치료"라는 진상이 가장 큰 문제입니다. 비약이 너무 심해요. 차라리 솔직하게 이야기하는 게 치료에는 더 낫지 않았을까요? 이래서야 머리를 다시 한 대 세게 때리면 기억이 돌아올지도 모른다는 슬랩스틱 코미디와 별 차이가 없어 보였습니다.

그래도 아이디어는 참신했고, 나름 분위기를 끌고 가는 전개도 괜찮았기에 별점은 2.5점입니다.

"유리박물관"

유리제품 수집가의 개인 박물관에서 벌어진 제품 파손 사고를 다룬 일상계 작품 (걸려 있는 돈이 커 보이니 일상계로 보기에는 어려울 수도 있겠네요.)

그런데 등장하는 장치 트릭은 현실성이 없어 보였습니다. 일반인이 접시를 쓰러질 때까지 돌릴 수 있는 한계는 과연 몇 분일까요? 저는 2~3분을 넘기기 어렵다고 봅니다. 내용에서처럼 알리바이를 만들기에는 턱없이 부족한 시간이에요. 또 나중에 원래의 그릇을 몰래 가지고 빠져나가려고 한다는 안이한 설정도 불만스럽기는 마찬가지입니다. 안에서 깨는 것은 가능해도 , 가지고 나가는게 훨씬 힘든건 당연하잖아요?

특유의 일상계 분위기는 잘 살아있지만, 추리적인 허점이 많아서 높은 점수를 주기는 힘드네요. 별점은 2점입니다.

2011/04/16

CMB 박물관 사건목록 14 - 카토우 모토히로 : 별점 3점

CMB 박물관 사건목록 14 - 6점
카토우 모토히로 지음/학산문화사(만화)

Q.E.D의 스핀오프에서 시작해서 나름 자리 잡은 인기 시리즈. 총 세 편의 이야기가 실려있습니다. 

전체 평균 별점은 3점. 장편 에피소드는 별로였지만 간만에 작가의 장점이 잘 드러난 작품들이라 만족스러웠습니다. 그런데 박물학적인 지식을 녹여내는 이야기가 아니라면 구태여 이게 독립적인 시리즈로 존재해야 하나 라는 의문이 다시 생기네요. 좋았던 뒤의 두편은 Q.E.D 에피소드였어도 충분했을 것 같거든요. 신라라는 캐릭터가 토마에 비해 매력적인 것도 아니고... 작가의 능력은 인정하지만 하나에 집중하는게 더 낫지 않을까 싶습니다.

수록작별 간단 리뷰는 아래와 같습니다.

"세상의 끝" 

대영박물관 주임연구원 쇼 벤트레와 함께 아르헨티나까지 날아가 전설의 황제 노랑나비의 사진에 대한 수수께끼를 파헤치는 내용입니다. 30년의 세월과 함께, 아르헨티나 군부독재 시절의 어두운 면을 녹여내고 있다는 것이 특징이지요.

문제는 설득력이 부족하다는 겁니다. 복수의 대상에게 왜 30년이나 지난 시점에서야 겨우 복수를 하게 되었는지는 설명되지 않고, 신라가 사건에 개입하는 과정도 별로 설득력이 느껴지지 않는 탓입니다. 

황제 노랑나비라는 나비에 대한 박물학적인 지식과 함께 아르헨티나 군부독재에 대해 쉽게 풀어주는 과정은 역시나 볼만했지만, 상기의 이유와 함께 추리적으로 점수를 줄만한 부분은 없기에 별점은 2점입니다. 

"주사위 게임" 

전형적인 일상계 작품입니다. 돈독한 우정을 나누던 세 명의 할머니들 사이에서 벌어진 2만엔 실종 사건에 대한 이야기거든요. 

짤막하지만 정말로 있음직한 오해에서 비롯된 사건이라는 점이 마음에 들었습니다. 완고한 노인들이라 서로 오해를 풀기 쉽지 않았다는 설정도 좋았고 말이죠. 짤막해서 군더더기없는, 작가의 장점이 잘 발휘된 멋진 작품이었어요. 별점은 4점입니다. 

"꽃집 아가씨" 

일상계스러운 분위기에 도서 추리물의 형식이 가미된 이색작입니다. 사법고시 수험생이 앞집에 사는 꽃집 아가씨를 흠모하여 엿보기 시작합니다. 그런데 그녀가 살해당하는 순간을 목격한 뒤, 되려 범인으로 몰리게 된다는 이야기입니다. 

전개 방식과 마지막의 반전은 좋았지만 범인이 수험생을 궁지에 모는 과정의 설득력이 약하고, 마지막 반전은 금기라 할 수 있는 '함정 수사'라는 점에서 약간의 아쉬움이 있어서 별점은 3점입니다. 

2019/11/24

C.M.B. 박물관 사건목록(씨엠비) 33 - 카토우 모토히로 : 별점 2점

[고화질] C.M.B. 박물관 사건목록(씨엠비) 33 - 4점
카토우 모토히로 지음/학산문화사(만화)

한동안 출간 자체를 모르고 살다가 전자책으로 출간된 덕분에 읽게 되었습니다. 한 때는 국내 출간된 모든 추리 만화를 다 소장하겠다!는 꿈을 가졌던 적도 있었는데, 이제는 보던 시리즈도 놓치는 상황이 되어 버렸네요.

어쨌건, 이전에 읽었던 두 권은 모두 평균 수준은 되었습니다. 그런데 이번 권인 33권은 개인적으로는 기대 이하였습니다. 그럭저럭 재미있는 이야기도 있기는 한데, 추리적으로는 너무나 별로인 탓입니다. 억지스러운걸 넘어서 솔직히 말도 안되는 수준의 트릭이 남발되어 실망스러웠어요.

그래서 별점은 2점입니다. 이번 권은 딱히 권해드리지 않습니다.

이야기 별 상세 리뷰는 아래와 같습니다. 언제나처럼 스포일러 가득한 점 참고하세요.

"움직이는 바위"

게임을 좋아하는 하나오카는 문부과학성 관료의 딸과 결혼하여 출셋길이 열렸지만, 처가의 엄격함 때문에 게임이 금지되었다. 그래서 친구들과 1년에 두 번, 온천에서 2박 3일 게임을 즐기기로 타협하고 시골 온천으로 향했다.
친구들과 게임, 맥주를 즐기던 그곳에서 전설의 '움직이는 바위'가 나타나고, 움직이는 바위를 보면 죽는다는 전설과 비슷하게 온천 여관 주인이 시체로 발견되었다. 하나오카의 친구인 회사원 겐부 유리가 용의자로 몰렸지만, 마침 다른 조사차 현장에 있던 신라가 전설의 정체와 진상을 파헤친다.

'움직이는 바위'에 대한 이야기는 꽤 재미있습니다. 절벽에서 떨어진 낙석에 형광 성분이 포함되어 있기 때문에, 돌이 떨어진 후 남겨진 자국이 빛나서 사람들이 바위가 움직인거라 착각했다는게 진상이지요. 이를 확인하기 위해 조사하던 사람 몇 명이 절벽에서 떨어져 죽은 사고가 있었으리라는 추론도 합리적입니다. 그래서 현재의 전설이 고착화되었고요. 전설과 토속 신앙은 무언가 이유, 근거가 있다는 이론에 기반한 이야기인데 그런대로 설득력이 높습니다.

그러나 사건 이야기는 영 아닙니다. 불륜을 온천 여관 주인에게 들킨 하나오카가 그녀를 살해하고, 죄를 겐부에게 뒤집어 씌운게 진상인데 설득력이 너무 낮아요. 하나오카가 겐부에게 죄를 뒤집어 씌운건 겐부도 불륜을 알고 협박했다고 착각했기 때문인데, 실제로 그랬다면 범인 누명을 쓴 순간 하나오카도 수상하다고 이야기했을게 뻔하잖아요. 자기에게 누명을 씌울 만한 사람이 그 자리에 있었다면, 그 사람이 누군지 경찰에게 말하는게 당연하니까요. 또 실제로 누명을 쓰고 체포되었다 한 들, 협박이 멈출리도 없고요.

친구 네 명이 같이 이동하는 중에, '움직이는 바위'를 보면 죽는다는 이야기를 듣고 '앞만 보고' 가는 상황을 이용하여 혼자 살짝 빠져나와 여관 주인을 죽였다는 트릭도 설득력이 없기는 마찬가지입니다. 달랑 네 명이 움직이는데 아무리 살짝 빠져나갔다 해도 아예 그 상황을 모른다는 것 부터가 말도 안됩니다. 앞만 본다고 해서 말을 하지 않는 것도 아니잖아요? 

그래서 별점은 2점입니다. 시골 마을의 전설을 풀어낸 전개는 괜찮았지만, 추리적으로는 도저히 점수를 줄 수 없는 망작입니다.

"읽지 못한 문학전집"

남편과 사별한 후 하와이로 장기 여행을 떠난 요네쿠라 리츠코의 여행 목적은 읽지 못한 문학 전집을 모두 읽어버리는 것이었다. 그러나 여행 첫 날, 발코니에서 책을 읽던 그녀는 아래 방갈로에서 일어난 살인 사건을 목격해서 경찰에 신고했지만, 시체를 발견하지 못한 경찰은 수사를 더 이상 진행하지 않는데...

요네쿠라 리츠코가 문학 전집을 읽지 않은 이유, 그건 그게 그렇게 중요하지 않았기 때문이라는걸 깨닫고 남편과의 사랑을 돌이켜보는 마지막 장면이 괜찮았던 작품입니다. 타츠키가 정말로 오랫만에 나름 활약을 펼친다는 점도 마음에 들었어요. 여러모로 이야기의 완성도는 나쁘지 않습니다.

그러나 경찰이 아무리 무능했더라도, 나무 그림자 바로 앞 시체를 놓쳤을 것 같지는 않네요. 설령 놓쳤다 치더라도, 이건 순전히 '운'에 불과한 거라 트릭이라 부르기도 어렵고요. 그래서 별점은 2점입니다.

"뿔매미"

우라메 컨설턴트에서 일하는 이가사는 별 것 아닌 내용을 기묘한 전문용어로 포장할 뿐인 사기꾼으로 회사에서 유일하게 진실된 컨설팅을 하는 요시즈를 그만두게 하기 위해 사장의 임명장을 위조했다. 그러나 오히려 사장실에서 거액의 돈이 사라진 뒤 범인으로 몰려 체포되는데...

뿔매미라는 매미는 처음 들어보았네요. 이 책에 따르면 개미 등으로 의태하여 개미 속에 숨어지내며 남는 당분을 제공해주고, 대신 개미는 뿔매미를 지켜준다고 합니다.
이가사가 스스로 뛰어나다는 생각을 지나치게 한 나머지 이상하게 의태해버린 결과 - 본인이 범인이 아닌데도 범인이라고 주장하는 - 를 이 뿔매미를 빗대어 설명하는게 꽤 그럴듯합니다. C.M.B 특유의 학습 만화스러운 재미는 충분해요.

트릭도 간단해서 설득력이 높은 편입니다. 주변에서 흔히 구할 수 있는 소품을 문에 끼어 놓아서 문이 자동으로 잠기지 않게 만드는 정도라면 누구나 가능하니까요. 물론 이가사가 문이 정말로 닫혔는지도 확인하지 않을 정도로 허술하고 멍청한 인간이었다는 설정이 앞 부분에 조금이라도 등장했더라면 훨씬 좋았을텐데 그게 조금 아쉽네요. 

그래도 이야기의 완성도, 특유의 박물학적 지식을 전해주는 학습만화스러운 재미, 추리 만화로서의 설득력도 갖춘 이번 권 최고의 이야기임에는 분명합니다. 별점은 2.5점입니다.

"보이지 않는 사수"

연극에서 리어왕 역할을 맡은 나가타가 화살에 맞아 죽었다. 등 가운데에 화살을 맞았지만, 무대 뒷 쪽은 꽉 막혀있던 상태였다. 경찰은 시종역으로 옆에 서 있었고, 소도구인 석궁을 가지고 있던 요츠야를 체포했다. 요츠야의 무죄를 믿는 타니바타 경위는 쿠지라자키 경감의 소개로 신라를 찾아와 사건 해결을 부탁하는데...

흔해빠진 이야기의 반복에 불과한 수준 이하의 졸작입니다. 트릭과 이야기 모두 기대에 미치지 못하는 탓입니다. 범인을 밝혀내는 것도 수사 정보를 흘려 함정을 판다는 유치한 작전이며, 트릭도 독특한 장치로 화살을 쐈다는 것에 불과합니다. 등에 화살이 꽂힌 것도 나가타가 화살을 피하려고 몸을 비트는 순간을 노렸다는건데 너무 작위적이에요.
원래 둘이 교제하고 있었는데, 나가타가 다른 여자를 사귀려고 했다는 범인인 이다의 살해 동기도 경찰 수사의 부실함을 증명할 뿐입니다. 아무리봐도 요츠야보다는 더 확실한 동기잖아요?

게다가 C.M.B에서 유일하게 기대해볼만한 박물학적인 재미 역시 전무합니다. 타니바타 경위가 신라에게 사건을 의뢰할 때 케이크를 가져올 정도로 신라에 대해 잘 몰랐기 때문이에요. 마지막에 감사 인사로 귀중한 식물을 보낸다며 준 것도 네잎 클로버고요! 물론 웃기기는 했습니다만.... 

하여튼, 별점은 1.5점입니다. 아무리 생각해도 점수를 줄 부분이 거의 없습니다.

2014/05/28

미사고의 숲 - 로버트 홀드스톡 / 김상훈 : 별점 2.5점

미사고의 숲 - 6점
로버트 홀드스톡 지음, 김상훈 옮김/열린책들

2차 세계 대전 후 스티븐은 군에서 제대하고 라이호프 숲 가장자리에 있는 잉글랜드의 옛집으로 돌아왔다. 오랜만에 형 크리스찬과 해후했지만, 크리스찬의 기묘한 행동에 의구심을 느끼게 되었다. 알고보니 크리스찬은 숲에 매료된 나머지 "숲"이 만들어 낸 소녀 귀네스의 환영을 찾아 헤매고 있었다. 이는 오랜 기간에 걸쳐 강박적으로 라이호프 숲의 내부를 조사했던 박물학자 아버지도 마찬가지였다.
결국 크리스찬은 아버지처럼 숲속에서 행방을 감췄고, 홀로 남은 스티븐은 아버지가 남긴 일기를 읽은 뒤 "숲"에는 사람의 무의식적인 사고를 실체화하는 불가사의한 힘이 내재해 있다는 사실을 알게되는데...

'신화는 인간의 무의식적 사고를 실체화한 것이 보여지는 것'이라는 독특한 설정이 등장하는 전설적인 작품입니다. 명성은 익히 알고 있었지만 이제서야 읽게 되었네요. Mythago는 신화(myth)와 심상(imago)의 합성어입니다. 바로 이 실체화된 결과물을 의미하지요. 개인적으로는 美思考, 즉 아름다움에 대해 생각해본다는 한자어가 아닐까 생각했는데 좀 의외였습니다.

하여튼, 작품은 크게 아래의 3부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 제1부 미사고의 숲
  • 제2부 사냥꾼들
  • 제3부 숲의 심장

1부는 고향으로 돌아온 스티븐이 형 크리스찬을 통해 미사고에 대해 알게 되지만, 형이 귀네스를 다시 데려오기 위해 숲으로 들어간 뒤 그를 잃게 되는 과정까지의 이야기입니다. 2부에서는 귀네스가 실체화된 후 스티븐이 그녀와 사랑에 빠지지만, 돌아온 크리스찬이 이끄는 매의 전사들에게 습격당해 그녀를 빼앗기게 되고요. 3부는 귀네스를 되찾기 위해 스티븐이 해리 키튼과 함께 숲의 내부로 모험을 떠나는 이야기입니다.

단계별로 이야기가 점점 업그레이드되고 스케일이 커지는데, 개인적으로는 2부까지가 딱 좋았습니다. 특히 2부에서 매의 전사들이 나타나는데, 그 우두머리가 나이를 한참 먹은 크리스찬이라는 것이 밝혀지는 반전이 괜찮았어요. 그러나 3부는 지나치게 신화화를 의식한 느낌이라 별로였습니다. 특히 스티븐까지 신화의 일부가 되는 것으로 묘사할 필요는 없었습니다. 쫓고 쫓기는 추격전과 전투 장면, 여러 마법과 기묘한 인물들이 실체화되어 등장하기 때문에 재미만 놓고 보면 가장 흥미롭긴 하나, 단순한 모험물에 불과해 새로움이나 깊이를 느끼기 어렵기도 했고요. 이 장대한 설정이 결국은 연인을 구하기 위한 모험담이자 사랑 이야기였다는 것도 실망스러웠습니다. 언젠가는 돌아올 귀네스를 기다리는 스티븐이 그 자체로 전설이자 신화가 되었다는 케케묵은 결말은 "백발마녀전"과 뭐가 다른지도 잘 모르겠더라고요.

그리고 80년대 출간 당시라면 꽤나 신선하고 인상적이었을 수 있으나, 지금 읽기에는 너무 낡은 느낌이에요. 무의식 속 무언가를 실체화한다는 설정은 일본 만화 등에서 많이 본 것이기도 하죠. "파프리카"처럼요. 신화냐 꿈이냐의 차이일 뿐, 사람의 무의식을 실체화하고 그것에 외려 사람이 휘둘린다는 설정 자체는 동일하니까요.

그래서 결론적으로 별점은 2.5점입니다. 신화라는 것에 대한 깊이 있는 통찰, 시리즈로 이어질 만한 재미와 설정이 없지는 않습니다. 그러나 내용은 딱히 특별한 것이 없는 흔해빠진 판타지 모험담에 불과합니다. 시대가 너무 많이 흐른 탓이지만, 반대로 이야기하면 시대를 뛰어넘는 작품은 아니었다는 뜻도 되겠지요. 시리즈 후속권이 국내 출간되지는 않았는데, 출간되었더라도 더 읽어볼 생각은 없습니다.

덧 : 그래도 유명작품이니 만큼 인터넷 상에 정보는 많네요. 제가 본 것 중 가장 괜찮은 귀네스 이미지 한 장 올려봅니다.

2012/12/16

CMB 박물관 사건목록 19 - 카토우 모토히로 : 별점 2점

CMB 박물관 사건목록 19 - 4점
카토우 모토히로 지음/학산문화사(만화)

"Q.E.D"와의 콜라보레이션 기획물을 포함한 총 세 편의 작품이 실려 있습니다.

그러나 콜라보레이션 기획물을 비롯한 전편이 내용이나 추리적인 부분 모두 기대에 미치지 못했습니다. 게다가 "CMB" 시리즈의 가장 큰 특징이자 장점이라 할 수 있는 '박물학적인 지식 전달'이 제대로 전해진 에피소드가 없다는 점도 감점 요소입니다. 평균 별점은 2점입니다.

다음 권에서는 시리즈의 특징을 잘 살리고, 추리적으로도 괜찮은 에피소드들이 소개되었으면 합니다.

수록작별 간단 리뷰는 아래와 같습니다.

"긴자 몽환정의 주인"

1950년대 긴자에 있었다는 고급 클럽 "몽환정"의 주인이었던 료가 사랑했던 사람이 누구인지 밝혀낸다는 이야기. 유명 인사들이 준 선물과 거울이라는 장치의 쓰임새에 대한 약간의 심리적인 트릭이 있기는 하나, 추리물로 보기는 어려웠습니다. 드라마적으로도 수긍하기는 좀 힘들었고요. 별점은 1.5점입니다.

"밤에 댄스"

신라의 동창생이 목격한 도난 사건의 증언이 다른 증언과 다른 모순을 해결하는 일상계 소품. 다른 증언을 한 사람들이 사실은 동일 인물이라는 아이디어는 꽤 참신합니다만, 경찰 수사력 문제에 불과한 것이기에 추리적으로 높은 점수를 주기는 힘드네요. 그래도 신라가 어른스럽게 한 말, "나는 것이 운명이기 때문에"라는 표현 하나만큼은 아주 괜찮았어요. 별점은 2.5점입니다.

"대통령 체포 사건"

대망의 "Q.E.D"와의 콜라보레이션 기획물. 국제 사법 재판소에서 바르키아의 전 대통령의 신병 처리를 둘러싸고 벌이는 토마와의 한판 승부를 그린 중편입니다.

그런데 기대에 비하면 무척 실망스러웠어요. 국제 사법 재판소의 기능과 역할, 재판 방법에 대해서 소개하는 부분은 여전히 괜찮았고 법정 드라마도 그럴싸했으나, 은닉 재산인 다이아몬드를 둘러싼 진상이 별로 와닿지 않았던 탓입니다. 그냥 법정물로 끝내는 것이 훨씬 좋았을 텐데, 드라마를 너무 의식한 탓일까요? 억지스럽기만 했습니다. 별점은 2점입니다.

2020/09/23

씨엠비 CMB 박물관 사건목록 39 - 카토우 모토히로 : 별점 2.5점

씨엠비 CMB 박물관 사건목록 39 - 6점
카토우 모토히로 지음/학산문화사(만화)

Q.E.D스핀 오프로 시작한 C.M.B도 이제 40권 째를 향해 달려가네요. 네 편의 이야기가 수록되어 있습니다. 한 편은 성장기, 한 편은 일상계이고, 나머지 두 편은 살인 사건이 등장하는 본격물입니다. 이 중 첫 번째 작품인 "상상 살인"은 아주 좋은데 다른 작품들은 그냥저냥입니다. 마우 주연의 이야기는 심지어 수준 이하이고요. 그래도 "상상 살인"의 하드 캐리 덕분에 전체 별점은 2.5점입니다.

수록작별 상세 리뷰는 아래와 같습니다. 언제나와 같이 스포일러 포함되어 있으니, 읽으시기 전 참고하시기 바랍니다.

"상상 살인"

디자이너를 꿈꿨지만 이상과 다른 현실 때문에 괴로와 하던 디자인 회사 영업직 구보타 토미오는 출근길에 우연히 고등학생 시절 사귀었던 미와와 마주쳤는데 그녀와 왜 헤어졌는지를 떠올리지 못했다. 토미오는 그녀와 헤어졌던 과거를 고치면, 미래의 나도 바뀔거라고 생각하는데....

사고로 위장한 살인이 등장하는 본격물입니다. 미와의 남편 아키요시는 몸을 내밀었던 베란다 발코니가 떨어져서 추락사하는데, 이게 사실은 계획된 조작에 의한 살인이었지요.

범행은 베란다 안전핀을 뽑는 간단한 조작이 전부이며, 아키요시가 베란다 쪽으로 몸을 내밀게 한 트릭 (물뿌리개 안에 중고 휴대폰을 넣어서 울리게 함)도 간단하다는 점에서 무척 현실적입니다. 이 휴대폰이 결정적인 증거가 된다는 점도 좋았고요.
신라가 사건에 엮이게 되는 이유도, 피해자 아키요시가 떨어진게 신라가 눈독들이던 개구리 조각이기 때문이라는 우연도 재미있었습니다. 토미오가 확실하게 죽게 만들려고 조각을 베란다 밑으로 옮겨 놓아서 조각이 깨지고, 분노한 신라가 무보수(?)로 사건 해결에 나서거든요. 

무엇보다도 토미오가 2층 높이에서 떨어진다고 사람이 죽을리 없다며, 누군가 떨어진 아키요시를 죽였을거라고 주장하는 마지막이 기가 막힙니다. 이는 진범은 미와임을 암시하지요. 지극히 합리적이면서도 무서운 추론이라 소름끼칠 정도였어요.

그러나 회사를 그만 둘 정도의 결단력도 없는 토미오가 살인을 결심해 실행에 옮긴다는 전개는 조금 석연치 않았습니다. 상상한건 모두 이루어진다는 긍정맨 토미오 캐릭터와 범인이 잘 어울리지 않는 것도 단점이고요. 미묘한 미친놈인데, 캐릭터 구축이 어설픈 탓입니다. 그냥 미와에게 마음의 빚이 있는 정도로, 그녀에게 도움을 주려다 폭주하는 소시민 정도면 적당했을텐데 말이지요.
덧붙이자면, 토미오의 범행을 밝히기도 어려울거라 생각되네요. 그가 베란다에 조작을 가하는게 목격되지 않았다면, 단지 물뿌리개 속 대포폰으로 살인 혐의를 뒤집어 씌우기는 불가능해 보이거든요.

그래도 이 정도면 추리물로는 나무랄데 없는 수작입니다. 별점은 3.5점입니다.

"팔레오파라독시아" 

고등학교 1학년 미쿠와 하야토는 왜 대학에 가야 하는지 고민하던 중, 여동생과 함께 외딴 산 속 숙부 집에서 황금 연휴를 보내게 되었다. 마침 숙부는 산 속에서 '팔레오파라독시아'의 화석을 발굴 중이었다.

신라는 학교 공부에 의미가 없다며 징징대는 하야토에게 '모두가 언제나 의미있는 답을 낼 수 없다, 하지만 답을 내기 전에 문제를 명확하게 이해해야 한다!'고 일갈합니다. 그리고 숙부가 화석을 발굴하는 상황을 이에 대입하지요. 답보다도 문제의 쪽을 오히려 모르고 있다는 뜻으로 말이죠. 일종의 성장기로서 나쁘지 않고, 항상 어린아이같은 신라가 명확한 인생관을 들려주는 멋진 모습을 보여주는 것도 이채롭습니다. 하야토가 고생물학자로 선생님이 되었다는 결말 역시 그럭저럭 괜찮아요.

그러나 추리적인 내용은 없습니다. 갑작스러운 폭우로 위기에 처한 하야토가 '문제를 이해하여' 적합한 답을 내여 생존한다는 클라이막스는 작위적이었고요. CMB 특유의 현학적 재미 역시 '팔레오파라독시아'라는 동물에 대해 박물학 지식을 살짝 인용하는 정도에 그칩니다. 그래서 별점은 2점입니다.

"미그라스의 모험" 

마우는 부호 브렌드가 밀실에서 책꽂이에 깔려 죽었을 때 쥐고 있던 책을 입수했다. 그 책은 90년대 발표된 판타지 소설 "미그라스의 모험"으로, 대신 미그라스가 가난한 마을 사람들을 위해 이웃 제국과 맞서 싸우다가 패한 뒤, 여행을 떠난다는 내용이었다. 별 볼일 없는 내용에 절망한 마우는 책을 방치하다가 도둑맞고, 브랜드 죽음의 진상을 조사하다가 그가 교통사고 합의 관련 분쟁에 휘말렸던걸 알게 되는데...

신라의 등장없이 마우가 탐정으로 활약하는 작품입니다. 브렌드가 죽은 밀실을 만든 트릭은 문 옆에 놓인 갑옷 기사를 이용한 장치 트릭인데 꽤 그럴싸합니다. 갑옷 기사가 들고 있는 칼을 돌리는 방식의 자물쇠 위에 잘 얹어 놓는 거에요. 그러면 칼 무게로 자물쇠는 돌아가고, 칼은 떨어져 제자리에 오게 되지요. 균형을 잘 맞춰야 겠지만 충분히 실현 가능해 보이는 트릭이라 마음에 듭니다.

하지만 범인이 조카 시로노와였다는건 억지스럽습니다. 동기를 전혀 이해할 수 없는 탓입니다. 시로노와가 일으켰던 교통 사고를 브랜드가 합의해 주었었는데, 시로노와는 합의를 기사도에 반하는 행위라 생각해서 살해했다는게 동기죠. 그러나 기사도와 시로노와의 관계가 설명되고 있지 않아서 완전 뜬금 없었어요. 차라리 유산이 동기라면 모를까, 21세기에 기사도라니?
또 이를 극중 극 형태로 소개되는 미그라스의 모험과 연결시킨 전개도 그다지 와 닿지 않습니다. 미그라스가 가난한 마을에서 침략해온 제국군과 싸운다는 이야기인데, 전쟁을 하지 말라는게 왕의 명령이었습니다. 이렇게 싸워보지도 않고 협상을 한건 기사도 정신에 위배된다는거지요.
그러나 이 책 속에서 미그라스가 일으킨 전쟁으로 온갖 비극이 일어납니다. 마우의 말 대로 미그라스야말로 전쟁의 원흉이자 비극의 씨앗인 셈입니다. 도대체 이야기 어디에 기사도라는게 있는걸까요? 저는 도무지 이해가 되지 않았습니다. 

시로노와를 협박해서 돈을 쥐어짠 뒤, 경찰에 넘기겠다는 마우의 사악함도 나쁘진 않지만, 설득력이 낮습니다. 아무리 피해자와 책의 관계를 밝힐 수 없었어도, 시체에 '기사도'를 의미한 책을 남겨놓은게 범인이라는게 증명되는건 아니니까요. 피해자가 어딘가에서 빌려왔을 가능성은 여전히 존재하기 때문입니다. 고작해야 시로노와가 마우에게서 책을 훔쳤다는 정도만 증명할 수 있을 뿐입니다.

그래서 별점은 1.5점. 밀실 트릭은 괜찮았지만 그 외에는 전부 그닥이며, 특히나 판타지 소설을 우겨넣은건 아무리봐도 무리수였습니다.

그나저나, 작가가 왜 이렇게 마우에게 미련을 갖는지도 잘 모르겠어요. 지극히 만화적이며 딱히 매력도 없는데 말이지요. 제발 그만 좀 나와주면 좋겠습니다.

"빈 터의 유령"

야스다 시노는 인터넷을 쓸 수 없는 아프리카에서 일하는 아버지에게 쓴 편지를 우체통에 넣다가, 사람이 지나갈 수 없던 곳에 갑자기 나타나 서 있던 사람을 목격했다. 이 이야기를 들은 네코와리와 하츠키 등 친구들은 모두 현장을 방문했다가 그 '유령'을 목격하고 도망치는데...

오래전 추억 속 라면 가게를 다시 열기 위해 그 곳을 방문한 아저씨가 유령의 정체였으며, 우체통 때문에 사각이 생겨서 아저씨가 지나가는 걸 못 봤다는게 진상인 일상계 추리물입니다.. 충분히 그럴싸한, 설득력 넘치는 아이디어로 동네 유령 이야기 진상으로는 아주 잘 어울렸어요. 추억 속 라면 가게, 편지 쓰기 등 향수를 자극하는 소재도 풍성하고, 편지를 쓰기 싫어하는 시노가 이 사건에 대해 사진 중심으로 편지처럼 꾸며서 보낸다는 마지막 장면, 그리고 아저씨의 라면 맛이 별로였다는 에필로그까지 완벽했습니다.

그러나 트릭이 대단한건 아니고, 순전히 우연에 불과한 사건이라는건 분명합니다. 또 시노 혼자라면 모를까, 함께 갔던 친구들 모두 동일한 '사각'으로 아저씨를 보지 못했다는건 설득력이 낮아요. 그래서 조금 감점하여 별점은 3점입니다.

마지막으로, 신라가 경이의 방으로 안내하는데 요금을 받지 않는데, 친구들의 부탁이기 때문인지 불분명합니다. 캐릭터가 바뀐걸까요? 이런 설정마저 없어져 버린다면 정말로 Q.E.D와의 구분이 애매해지는데 말이죠.

2009/01/07

최근 읽은 추리만화 약간 긴듯한 감상

이번 추리만화들 리뷰는 약간 깁니다. 리뷰에 앞선 총평으로는 "건질게 없었다" 되겠습니다.^^


명탐정 코난 63 - 2점
아오야마 고쇼 지음/서울문화사(만화)
전편에서 이어지는 고속도로를 달리는 차 안에서의 교살 사건, 회전 초밥집에서의 독살 사건, 켄타의 아버지가 관련된 사고사로 위장된 살인사건, 그리고 마지막으로 전설의 폭주족 마녀가 등장하는 안개속 도로의 의문의 폭주족 질주 사건까지 4건의 이야기가 실려 있어서 일단 양적으로는 풍부합니다.

그러나 질보다 양이라는 표현은 만화에 쓰는 표현은 아니죠... 전체적으로 추리의 수준이 너무나! 낮습니다.
첫번째의 교살 사건은 트릭이 너무 억지죠. 아무리 죽음을 감수한다고 결심했다해도 최후의 순간, 즉 죽을때 피해자가 발작적으로 저항하지 않았다는 것은 말이 안되거든요. 차라리 피해자가 스스로 자기 목을 졸랐다고 하지 그랬어?
그리고 세번째의 대부호의 사고사로 위장된 살인사건의 경우는 조금만 수사한다면 범인을 밝혀내는 것은 시간문제였을것 같을 뿐더러 앞부분의 "전국 코지마씨 선발대회"라는 억지스러운 설정이 기본적인 상식을 망각하고 있기에 언급할 가치조차 없습니다...
마지막 폭주족 마녀 이야기는 대단한 트릭은 아니지만 그런대로 합리적인 트릭이라 트릭 자체는 봐줄만한 수준이긴 합니다. 그러나 동기 등 다른 부분은 완벽할 정도로 설득력이 떨어진다는 문제점을 가지고 있죠.

그나마 두번째 회전 초밥집 독살 사건은 그래도 괜찮았습니다. 회전 초밥이라는 무대를 이용한 트릭이고 동기 등도 잘 배분되어 있는 등 이야기 자체는 깔끔했으니까요. 별점은 두번째 에피소드만이라면 2점 정도? 그러나 전체 통합한다면 1점입니다.

그동안 추리적인 부분의 모자람을 채워주었던 기본적인 재미마저 많이 빠진 모습이라 이제 어느정도 한계에 달한 듯 싶어 안타깝기까지 하네요. 연재를 중지하라는 말 까지는 못하겠지만 좀 쉬는게 어떨까 싶습니다.

CMB 박물관 사건목록 9 - 4점
카토우 모토히로 지음/학산문화사(만화)
QED의 스핀오프인 CMB도 이제 9권째군요.
이번 권에는 세개의 이야기가 실려 있는데 첫번째는 페루 안데스 산맥 잉카문명의 유적지인 태양의 신전 지하도에서 벌어진 교수 실종-살해 사건과 잃어버린 황금도시에 관한 이야기이고 두번째 이야기는 일상속 소품같은 학교안에서 벌어진 고가의 그림 도난 소동에 대한 이야기, 마지막 이야기는 스쿠버 다이버의 사고사에 관한 이야기입니다.

평하자면, 첫번째 이야기는 스케일에 비한다면 이야기전개가 설득력을 많이 잃고 있어서 높은 점수를 주기는 힘드네요. 길잡이 소년의 행동이라던가 그 후에 벌어진 사건들에 대한 설명이 많이 부족했거든요. 이야기가 제대로 마무리 되지 않는 느낌도 강하고요.
두번째 이야기는 일상계 소품으로 주위에서 볼 수 있는 간단한 트릭을 통해 벌어지는 사건인데, 알리바이를 만들기 위한 조건이 너무 빈약하고 장치 자체도 상당히 부실해서 실효성이 부족해 보여 역시나 범작 수준에 그치고 말았습니다 . 트릭 자체는 사실 괜찮은 편이긴 하지만 이 시한장치 트릭이 발동하기 위한 조건이 너무나 까다롭다는 점에서 작가가 좀 더 고민해야 하지 않았나 싶은 생각이 들더군요. 마지막 스쿠버 다이버 이야기는 추리적으로 뭐라 논하기 어려운 이야기라서 아예 논외고 말이죠.

그나저나 이 시리즈가 진행될수록 점점 크게 느끼는 것인데 왜 새로운 주인공을 등장시켜 스핀오프화 했는지는 의문입니다. 그 정도로 이번권은 QED 이야기라 하더라도 전혀 어색하지 않았을것 같거든요. 물론 수학에 치중된 QED와 비교해 본다면 이 시리즈쪽은 박물학적인 부분을 많이 다루고 있긴 합니다만, 어차피 학자풍의 전문지식을 지닌 탐정이 등장한다는 점과 이야기 전개방식, 그리고 포맷 자체가 너무 똑같습니다...

차라리 한가지 이야기에 집중하는 것이 더욱 완성도를 높일 수 있지 않았을까요? 그만큼 이번 편은 부족함이 많이 느껴졌기에 좋아하는 작가이고 좋아하는 시리즈이지만 별점은 2점밖에 못주겠습니다.

환영 박람회 1 - 6점
토우메 케이 지음/학산문화사(만화)
2007년 11월에 나온 작품으로 지난 주말 북오프에 갔다가 우연찮게 구입한 책입니다. 너무 뒷북인가요? 하여간 충동구매였는데 의외로 재미있어서 짤막하게 적어볼까 합니다.

내용은 다이쇼 말-쇼와 초기 시대의 도쿄를 무대로 하여 명문가 출신의 탐정과 수수께끼의 조수를 주인공으로 한 옴니버스 시리즈로, 전부 6편의 이야기에 아주 짤막한 번외편 이야기 한편이 실려있는데 정통 추리물이라기 보다는 추리물적인 성향이 강한 모험물로 보는 것이 적당할 것 같습니다. 그래도 제 1화의 연쇄 폭탄테러범이야기와 3화의 바꿔치기당한 골동품 족자의 행방에 대한 이야기는 추리물로 봐도 손색없는 이야기라 생각됩니다. 다른 이야기들도 나름의 완성도를 가지고 있고요. 무엇보다도 다이쇼-쇼와 시대의 도쿄를 무대로 했다는 점이 가장 마음에 들었습니다. "경성탐정록" 필이 나는 것이 무척 반가웠거든요. 그림도 취향이었던 만큼 2권도 구입해 봐야 겠더라고요.

별점은 반가운 마음을 더해 3점 주겠습니다. 4점을 주고 싶기도 한데 정통 추리물이 아니라는 점에서 약간 감점 요인 있었습니다.^^

그런데 제목이 무슨 뜻일까요? 첫 출간 당시 제목만 보고 양판소 계열 작품으로 오해하고 구입하지 않았던 기억이 나거든요. 다른 제목이었다면 진작에 읽어 봤을텐데 말이죠...

2014/06/10

CMB 박물관 사건목록 24 - 카토우 모토히로 : 별점 2.5점

씨엠비 CMB 박물관 사건목록 24 - 6점
카토우 모토히로 지음/학산문화사(만화)

CMB 박물관 사건목록 23 - 카토우 모토히로 : 별점 2.5점

24권 리뷰입니다. 최신권이라 생각했는데... 어느새 25권이 나와있네요.

여튼, 24권에는 4편의 이야기가 수록되어 있습니다. 잔잔한 일상계 없이 네편 모두 사람이 죽는 등 심각한 사건들로 이루어져 있는데 이 점은 동시기 발표된 "Q.E.D 45"와 같군요. 작업 당시 작가에게 뭔가 안좋은 일이 있었나 봅니다. 그러고보니 수록작 2편의 "Q.E.D", 3~4편의 "C.M.B"로 목차도 굳어져가는 느낌이네요.

전체 별점은 반올림해서 2.5점. 두편은 괜찮고 두편은 평범했습니다.

상세한 에피소드별 리뷰는 아래와 같습니다.

"니쇼테이"

"니쇼테이"라는 실존했던 기묘한 건축물을 재현하는 괴짜에 대한 이야기. 진상은 과거 있었던 살인사건의 범인이 누구였는지를 밝히기 위한 의도였다는 것입니다. 

그러나 니쇼테이를 재건하는 것이 큰 의미로 다가오지 않아서 본 줄거리와 그렇게 잘 연결된다고 볼 수 없고 내용도 작위적인 부분이 한가득이라 좋은 점수를 주기 어렵네요. 니쇼테이 재건은 단지 "돈을 물쓰듯 쓰는" 행동을 상징하는 것이라고 하는데 그렇다면 사그라다 파밀리아 대성당이라도 상관없는 것이니 별 관계도 없고, 진범이라는 이모부부가 구태여 그 건축물안에서 여보란듯이 범행을 저지를 이유도 당쵀 없으니까요.
아무래도 니쇼테이라는 건축물에 대해 접한 작가가 기묘한 부분이 좋아 작업을 시작했지만, 이야기를 잘 마무리 짓지 못한 느낌입니다. 이런 점에서는 이상의 독특한 시를 주제로 추리소설을 써야지!"라는 생각까지는 좋았으나 그 결과물은 실제 시와는 유기적으로, 논리적으로 전혀 연결되어 있지 않았던 희대의 졸작 "건축무한육면각체의 비밀"이 떠오릅니다.

그래도 아예 건질게 없는건 아니에요. 니쇼테이는 지금은 사람이 거주할 수 있는 것이 아니기에 "영화 세트"로 허가를 받았다는 것을 추리해내어 곁가지 진상이 드러나는 마지막 장면 하나만큼은 괜찮았고 특유의 박물학적 지식의 전달 측면에서도 니쇼테이라는 건축물을 알게 해 주었다는 점은 좋았으니까요. 관심이 생겨서 자료를 조금 찾아보았는데 확실히 신기하긴 하군요. "신기한 TV 서프라이즈"에 충분히 나올만한 이야기가 아닐까 싶어요. 여튼, 별점은 2점입니다.

"다이아몬드 도둑"

미술관에서 사라진 고가의 다이아몬드를 찾는 이야기. 도둑의 시점으로 진행되는 전개도 깔끔하고 진상도 그럴듯합니다. 마지막에 진범이 새롭게 드러나는 반전도 괜찮았고요.

그러나 신라가 진범을 깨닫게 되는 사소한 범인의 실수가 저는 그렇게 와닿지는 않더군요. 자포자기를 했을 수도 있고 다른 경로로 명확하게 진품이 아니라는 정보를 이미 입수한 상태일 수도 있는데 너무 지레짐작이 심했던 것 같거든요.

그래도 추리적으로는 확실히 깔끔해서 이번 권 수록작 중에서는 최고로 꼽을 만한 에피소드였습니다. 별점은 3점입니다.

"레이스"

아버지와 삼촌의 죽음에 얽힌 진실이 무엇인지?에 대한 이야기로 내용만 놓고보면 추리물로 보기 어려운, 드라마에 가까운 작품입니다. 그런데 드라마가 딱히 재미가 없어요. 막장드라마의 제국 대한민국 국민에게 이 정도야 뭐 장난 수준이니까요. 총을 쏘았던 경비원의 증언만으로 모든 것이 해결된다는 너무나도 쉬운 전개라는 것도 불만이고요, 반전도 나쁘지는 않았지만 딱히 설득력있게 다가오지 않습니다. 한마디로 평균 이하의 졸작입니다. 별점은 1.5점입니다.

"옷장 속의 유령"

C.M.B가 아닌 M.A.U로 제목이 달려있는, '암시장의 마녀' 마우가 주인공인 사건목록 번외편입니다. 마우가 참석한 수많은 사람들이 지켜보는 강령회 도중 쇠사슬로 묶인 옷장 안에서 영매가 살해된 시체로 발견된 사건을 해결한다는 이야기지요. 

조작된 랩소리라던가 강령회에서 들려왔던 유령의 목소리, 어떻게 밀실과 같은 옷장 문을 열었는지 등 트릭만큼은 풍성합니다. 대저택, 강령회, 밀실 등의 고전적인 설정과도 잘 맞물려 있어서 고전 본격물을 즐기는 기분이 들 정도로 추리적으로는 괜찮았어요. 구태여 이런 상황에서 살인을 저지를 이유가 전혀 없다는 설정상의 헛점과 랩소리, 빗을 이용한 유령 목소리 등이 실제 가능했을지와 같은 장치 트릭의 문제점까지도 고전적이라 저는 즐겁게 읽을 수 있었습니다.

그러나 문제는 왜 마우를 주인공으로 또 스핀오프를 벌려놓느냐는 겁니다. 솔직히 마우라는 캐릭터는 너무 만화적이라 별로 좋아하지 않는데 말이지요. 차라리 타츠키를 더욱 잘 활용하면 좋겠습니다. 이래서야 진히로인은 마우라고 해도 할말 없겠어요.
게다가 이 작품에서 마우의 활약은 나쁘지는 않지만 "고전적"이라는 설정에 잘 어울리는 캐릭터는 아니기에 여러모로 아쉽습니다. 토마가 주인공이었으면 훨씬 나았을 거에요. 별점은 3점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