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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9/01/07

최근 읽은 추리만화 약간 긴듯한 감상

 이번 추리만화들 리뷰는 약간 깁니다. 리뷰에 앞선 총평으로는 "이번에는 건질게 없었다" 되겠습니다.^^


명탐정 코난 63 - 2점
아오야마 고쇼 지음/서울문화사(만화)
전편에서 이어지는 고속도로를 달리는 차 안에서의 교살 사건, 회전 초밥집에서의 독살 사건, 켄타의 아버지가 관련된 사고사로 위장된 살인사건, 그리고 마지막으로 전설의 폭주족 마녀가 등장하는 안개속 도로의 의문의 폭주족 질주 사건까지 4건의 이야기가 실려 있어서 일단 양적으로는 풍부합니다.

그러나 질보다 양이라는 표현은 만화에 쓰는 표현은 아니죠... 전체적으로 추리의 수준이 너무나! 낮습니다.
첫번째의 교살 사건은 트릭이 너무 억지죠. 아무리 죽음을 감수한다고 결심했다해도 최후의 순간, 즉 죽을때 피해자가 발작적으로 저항하지 않았다는 것은 말이 안되거든요. 차라리 피해자가 스스로 자기 목을 졸랐다고 하지 그랬어?
그리고 세번째의 대부호의 사고사로 위장된 살인사건의 경우는 조금만 수사한다면 범인을 밝혀내는 것은 시간문제였을것 같을 뿐더러 앞부분의 "전국 코지마씨 선발대회"라는 억지스러운 설정이 기본적인 상식을 망각하고 있기에 언급할 가치조차 없습니다...
마지막 폭주족 마녀 이야기는 대단한 트릭은 아니지만 그런대로 합리적인 트릭이라 트릭 자체는 봐줄만한 수준이긴 합니다. 그러나 동기 등 다른 부분은 완벽할 정도로 설득력이 떨어진다는 문제점을 가지고 있죠.

그나마 두번째 회전 초밥집 독살 사건은 그래도 괜찮았습니다. 회전 초밥이라는 무대를 이용한 트릭이고 동기 등도 잘 배분되어 있는 등 이야기 자체는 깔끔했으니까요. 별점은 두번째 에피소드만이라면 2점 정도? 그러나 전체 통합한다면 1점입니다.

그동안 추리적인 부분의 모자람을 채워주었던 기본적인 재미마저 많이 빠진 모습이라 이제 어느정도 한계에 달한 듯 싶어 안타깝기까지 하네요. 연재를 중지하라는 말 까지는 못하겠지만 좀 쉬는게 어떨까 싶습니다.

CMB 박물관 사건목록 9 - 4점
카토우 모토히로 지음/학산문화사(만화)
QED의 스핀오프인 CMB도 이제 9권째군요.
이번 권에는 세개의 이야기가 실려 있는데 첫번째는 페루 안데스 산맥 잉카문명의 유적지인 태양의 신전 지하도에서 벌어진 교수 실종-살해 사건과 잃어버린 황금도시에 관한 이야기이고 두번째 이야기는 일상속 소품같은 학교안에서 벌어진 고가의 그림 도난 소동에 대한 이야기, 마지막 이야기는 스쿠버 다이버의 사고사에 관한 이야기입니다.

평하자면, 첫번째 이야기는 스케일에 비한다면 이야기전개가 설득력을 많이 잃고 있어서 높은 점수를 주기는 힘드네요. 길잡이 소년의 행동이라던가 그 후에 벌어진 사건들에 대한 설명이 많이 부족했거든요. 이야기가 제대로 마무리 되지 않는 느낌도 강하고요.
두번째 이야기는 일상계 소품으로 주위에서 볼 수 있는 간단한 트릭을 통해 벌어지는 사건인데, 알리바이를 만들기 위한 조건이 너무 빈약하고 장치 자체도 상당히 부실해서 실효성이 부족해 보여 역시나 범작 수준에 그치고 말았습니다 . 트릭 자체는 사실 괜찮은 편이긴 하지만 이 시한장치 트릭이 발동하기 위한 조건이 너무나 까다롭다는 점에서 작가가 좀 더 고민해야 하지 않았나 싶은 생각이 들더군요. 마지막 스쿠버 다이버 이야기는 추리적으로 뭐라 논하기 어려운 이야기라서 아예 논외고 말이죠.

그나저나 이 시리즈가 진행될수록 점점 크게 느끼는 것인데 왜 새로운 주인공을 등장시켜 스핀오프화 했는지는 의문입니다. 그 정도로 이번권은 QED 이야기라 하더라도 전혀 어색하지 않았을것 같거든요. 물론 수학에 치중된 QED와 비교해 본다면 이 시리즈쪽은 박물학적인 부분을 많이 다루고 있긴 합니다만, 어차피 학자풍의 전문지식을 지닌 탐정이 등장한다는 점과 이야기 전개방식, 그리고 포맷 자체가 너무 똑같습니다...

차라리 한가지 이야기에 집중하는 것이 더욱 완성도를 높일 수 있지 않았을까요? 그만큼 이번 편은 부족함이 많이 느껴졌기에 좋아하는 작가이고 좋아하는 시리즈이지만 별점은 2점밖에 못주겠습니다.

환영 박람회 1 - 6점
토우메 케이 지음/학산문화사(만화)
2007년 11월에 나온 작품으로 지난 주말 북오프에 갔다가 우연찮게 구입한 책입니다. 너무 뒷북인가요? 하여간 충동구매였는데 의외로 재미있어서 짤막하게 적어볼까 합니다.

내용은 다이쇼 말-쇼와 초기 시대의 도쿄를 무대로 하여 명문가 출신의 탐정과 수수께끼의 조수를 주인공으로 한 옴니버스 시리즈로, 전부 6편의 이야기에 아주 짤막한 번외편 이야기 한편이 실려있는데 정통 추리물이라기 보다는 추리물적인 성향이 강한 모험물로 보는 것이 적당할 것 같습니다. 그래도 제 1화의 연쇄 폭탄테러범이야기와 3화의 바꿔치기당한 골동품 족자의 행방에 대한 이야기는 추리물로 봐도 손색없는 이야기라 생각됩니다. 다른 이야기들도 나름의 완성도를 가지고 있고요. 무엇보다도 다이쇼-쇼와 시대의 도쿄를 무대로 했다는 점이 가장 마음에 들었습니다. "경성탐정록" 필이 나는 것이 무척 반가웠거든요. 그림도 취향이었던 만큼 2권도 구입해 봐야 겠더라고요.

별점은 반가운 마음을 더해 3점 주겠습니다. 4점을 주고 싶기도 한데 정통 추리물이 아니라는 점에서 약간 감점 요인 있었습니다.^^

그런데 제목이 무슨 뜻일까요? 첫 출간 당시 제목만 보고 양판소 계열 작품으로 오해하고 구입하지 않았던 기억이 나거든요. 다른 제목이었다면 진작에 읽어 봤을텐데 말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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