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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10/25

목사관의 살인 - 애거서 크리스티 / 김지현 : 별점 2점

목사관의 살인 - 4점
애거서 크리스티 지음, 김지현 옮김/황금가지

아래 리뷰에는 스포일러가 포함되어 있습니다

괴팍하고 성미 급한 성격을 가진 프로더로 대령은 조용한 마을 세인트 메리 미드의 골칫거리였다. 그의 딸이 수영복 차림으로 화가의 모델이 된 일로 머리 끝까지 화가 나서 온 동네를 들쑤시고 다니던 대령을 보고, 교구 목사는 무심히 중얼거렸다. "누군가 프로더로 대령을 죽인다면, 세상에 더없이 이로운 일을 하게 되는 셈일 거야." 예언이 들어맞은 것처럼 며칠 후 총에 맞아 사망한 대령의 시신이 목사관 연구실에서 발견되는데... (출판사 소개 책 소개 인용)

추리소설사에 남을 기념비적인 작품입니다. 애거서 크리스티 여사님이 쓴 미스 마플 시리즈 첫 장편이기 때문입니다. "애거사 크리스티 완전공략"이 부여한 별점은 3점이었습니다. '이해하기 어려운 수수께끼가 나오지도 않고, 두드러지게 괴상한 인물이 등장하지도 않고, 무대가 특색이 있지도 않은 후더닛 물이며, 무료한 작품'이라고 평하고 있지요.

그런데 무료하지는 않았어요. 프로더로 대령 살인 사건이라는 핵심 사건 외에도, 고고학자 스톤 박사가 사기꾼 도둑이었고, 그 누구도 정체를 모르는 귀부인 레스트랭 부인이 프로더로 대령을 협박했었으며, 마을에 소문을 이야기하는걸 즐기는 프라이스 리들리 부인에게 협박 전화가 걸려오는 등 여러가지 사건이 곁가지로 잘 배치되어 있는 덕분입니다. 

시리즈 첫 작품다운 부분도 인상적입니다. 취미로 인간의 품성에 대해 연구하고, 세인트 메리 미드 마을에서 연구한 인간 품성을 다른 큰 사건에 대입시킨다는 미스 마플의 추리법이 처음으로 설명되고 있기 때문입니다. 마을에서 있었던 자잘한 사건들이 본 사건과 맞아 떨어지는 과정은 기가 막혔습니다. 이런 부분은 후대 미스 마플 시리즈에서는 보기 힘들지요.

그러나 의외로 추리적인 부분이 함량 미달입니다. 미스 마플의 목격 증언 탓이 큽니다. 그녀는 유력한 용의자인 프로더로 부인과 상간남 로렌스 레딩이 각각 화실로 들어가서, 살인 시각에 나오지 않았다고 증언합니다. 그런데 진범은 둘이었습니다! 먼저 온 로렌스 레딩이 현장 근처에 총을 숨겼고, 뒤이어 나타난 앤 프로더로가 목사관 서재에 앉아있는 남편을 쏜 뒤 화실로 향했다는게 진상이에요. 미스 마플이 직접 '둘은 화실로 바로 들어가 나오지 않았다'고 할 정도로 계속 지켜보았는데 이게 가능했을까요? 가능했다면, 그 이유와 방법에 대한 최소한의 설명은 덧붙여져 있어야 했습니다. 범행 당시 소음기를 사용했다는걸 대충 넘기는 전개도 영 납득이 가지 않고요.

로렌스 레딩이 벌인 여러가지 공작도 어설픕니다. 우선, 프로더로 대령이 살해당한건 6시 20분 경으로 밝혀집니다. 검시 의견부터가 명확하니까요. 검시의가 용의자 중 한 명이라 검시 의견은 무시한다 쳐도, 7시에 귀가한 클레멘트 목사가 시체를 만졌을 때 이미 차가와져 있었다고 언급했었죠. 즉, 레딩이 애써 만든 메모와 멈춰진 시계를 통한 조작은 별 의미가 없었던 셈입니다.
숲에서 총성이 들리게 만든 조작도 무의미했던건 마찬가지입니다. 미스 마플이 한 증언이 없었다면, 숲에서 총성이 들리건말건 앤 프로더로가 혐의를 벗는건 불가능했을 테니까요. 호즈 부목사를 진범처럼 위장하려 한 방법도 억지스럽습니다. 부목사가 황령을 저질렀다고 클레멘트 목사에게 고백하기 전에 그를 처치했어야 했는데 중간 과정이 너무 길었어요.

그래서 별점은 2점입니다. 기념비적인 작품이라는건 분명합니다. 그러나 추리적으로 문제가 많아서 좋은 점수를 주기는 힘드네요.

덧붙이자면, 목사라는 직업이 정말로 '성직'이라는걸 느꼈습니다. 세인트 메리 미드에는 혐오스러운 인간들이 너무 많이 살거든요. 이들과 어울리며 사는건 정말로 힘든 일로 보였어요. 부목사 호즈가 헌금을 횡령할 생각을 한건 무리가 아닙니다. 그는 그 돈을 받을 자격이 충분했습니다!

2003/12/15

재판하는 사람 집행하는 사람 - 프레드리히 뒤렌마트 / 유혜자 : 별점 4점

재판하는 사람 집행하는 사람 - 6점 프리드리히 뒤렌마트 지음, 유혜자 옮김/아래아
이 책은 현대 독일 문학의 거장이라는 프레드리히 뒤렌마트의 소설로 베를락 형사와 악당 가스트만의 40여년에 걸친 대결을 다루고 있습니다.

40여년에 걸친 대결..이라고 하면 소설이 굉장히 장편같이 느껴지는데 소설은 오히려 중편에 가까운 소품으로 짤막하지만 상당히 깊이있는 울림을 줍니다.

도로변에서 슈미드형사가 살해된 시체로 발견됩니다. 슈미드형사의 상관인 베를락은 젊은 형사 찬즈와 같이 사건을 맡게 되고 이들은 슈미드형사가 가명으로 지역유지이자 명사인 가스트만의 파티에 참석해 왔다는 사실을 알게 됩니다. 사실 가스트만은 베를락 형사와 40여년 전부터 알고 온 사이로 둘 사이에는 가스트만이 죄를 지으면 베를락이 밝혀내는, 하지만 아직까지는 베를락이 한번도 이기지 못한 내기가 성립되어 있습니다....
결과적으로 악은 처벌받고 병마와 싸우던 베를락 형사는 "딱 1년만 더"를 중얼거리며 묘한 여운을 남기고 소설은 끝납니다.

아무래도 거장의 책이니 만큼 "추리적 기법이 사용된"운운 하면서 책을 소개하는것이 이 땅에 널리 퍼져있는 추리소설 경시풍조탓인것 같습니다만, 평단의 평이야 어찌되었건 개인적으로 이 책은 추리소설이라 생각합니다. 사건의 발생과 그 수사과정, 곳곳에 숨어있는 반전과 트릭 등이 잘 짜여져 있는 추리소설이죠. 물론 독자와의 승부같은 정통파 추리적인 묘미는 약하지만 추리 매니아로서도 읽는 재미가 상당한 소설이었습니다. 무엇보다 극적 반전이 기막힌 것이 한편의 영화로 꾸며도 괜찮겠더군요. 베를락 형사이야기는 시리즈로 몇편 더 나와 있나 본데 꼭 구해서 읽어보고 싶네요. 별점은 4점입니다.
순문학은 어렵다고 생각하실 분들도 쉽게 접할 수 있는, 추리소설 저변 확대에 기여할 수 있는 소설이라 생각됩니다.

2009/08/31

미스터리 채널

일본은 역시 장르문학 강국답게 미스터리 전문 채널이 있네요. 이름하여 "미스터리채널!!"

자주 방문하는 추리동호인 커뮤니티 "하우미스터리" 게시판에서 보고 찾아가 보았습니다.

찾아본 결과는 역시나 왕부럽~ 주간 편성표만 봐도 대단하네요. 미스마플과 포와로 시리즈 등 아가사 크리스티 시리즈, 셜록 홈즈 시리즈 및 쿠르트 발란더 시리즈 등 친숙한 시리즈는 물론이고, 국내에는 번역조차 되지 않은 프로스트 시리즈, 달지엘 시리즈 등 다양한 시리즈 물을 비롯해서 에드가 알란 포 극장, 로열드 달 극장과 같은 다양한 단편 미니시리즈 물 등 편성이 너무나 화려해서 눈이 부실 지경입니다.

국내에도 이런 방송이 들어온다면 참 좋을텐데 아쉽네요. 캐드펠 시리즈나 홈즈 시리즈, 모스경감 시리즈 등은 간혹 국내 케이블에서 방영해 줬던 기억이 나긴 하지만 아무래도 단발성에 그친 느낌이 강한데 좀 지속적으로 방영해 주면 어떨까 싶어요. CSI 와 같은 최신 미드와 같이 병행 방영한다면 나름 장르 드라마 전문 케이블로 특화해 나갈 수 있지 않을까 싶은데 말이죠. 즉 저같은 고전 팬을 위한 고전과 미출간 정통 추리 시리즈와 국내에도 팬이 많은 최신 추리 미드들 (CSI는 물론이고 넘버스 등등 많죠) 을 교차 편성해서 다양한 팬을 흡수하면 어떨까요? 장르전문 채널이니 SF나 스릴러(히어로스, 갤럭티카, 스타트렉, 로스트 등) 까지 아우르면 더욱 좋을테고 말이죠... 하아....

방송 도입이 어렵다면 여기 등장하는 여러 시리즈 원작물이라도 도입해 주었으면 하는 마음이 간절합니다.

2013/10/01

[소식] 절판본 미스터리 박스(와우북) - 공유드립니다.

[소식] 절판본 미스터리 박스(와우북)

장르문학 전문 출판사 북스피어다운 이벤트군요. 아이디어가 참 괜찮은 것 같아 공유드립니다.
이벤트에 포함된 절판도서 목록은 아래와 같습니다. (적색은 저도 소장한 작품들입니다)

정말 희귀한 작품도 있지만 고려원과 해문쪽 추리걸작선은 아직 구하려면 쉽게 구할 수 있다는 점, 증명 시리즈나 스카페타 시리즈같이 재간된 책도 포함되어 있다는 점, <비밀일기>와 같이 전체 장르와 어울리지 않는 책이 포함되어 있다는 점에서 추첨에 참여해도 좋은 성과를 얻지 못할 확률이 더 높아보이기는 합니다.

그래도 제가 앞으로 출판사를 하게 된다면 꼭 따라해보고 싶은 이벤트네요. 저만의 절판본 리스트라도 만들어서 한번 관리해봐야겠습니다.

참고로 탐나는 작품은 아서 클라크의 "환상특급"과 P.D 제임스 시리즈이며 제가 읽은 책 중에서 고르라면 "챔피언 시저의 죽음"과 "레이디킬러"를 꼽겠습니다.

  • 챔피언 시저의 죽음/ 렉스 스타우트/ 이춘열 옮김/ 시공사/ 1995.
  • 신들의 사회/ 로저 젤라즈니/ 김상훈 옮김/ 행복한책읽기/ 2004.
  • 낙원의 샘/ 아서 클라크/ 정영목 옮김/ 시공사/ 1999.
  • 순간의 적/ 로스 맥도널드/ 김연남 옮김/ 홍원/ 1994.
  • 코스믹 러브/ 로저 젤라즈니 외/ 박상준 엮음/ 사울창작/ 1994.
  • 열흘간의 불가사의/ 엘러리 퀸/ 유명우 옮김/ 1994.
  • 앰버 연대기(1, 2, 3, 4, 5)/ 로저 젤라즈니/ 김상훈 옮김/ 예문/ 1999.
  • 에드가상수상작품집Ⅱ/ 엘러리 퀸 외/ 정태원 옮김/ 명지사/ 1998.
  • 두동강이 난 남과여/ 히가시노 게이고 외/ 봉성기획/ 1999.
  • 세계 심령 미스터리 사이키/ 로버트 실버버그 외/ 박상준 역음/ 서울창작/ 1994.
  • 숏컷/ 레이먼드 카버/ 무라카미 하루키 해설/ 집사재/ 1996.
  • 일본 서스펜스 걸작선/ 하라 료 외/ 추리작가협회/ 고려원미디어/ 1993.
  • 환상특급/ 아서 클라크 외/ 박상준 엮음/ 서울창작/ 1994.
  • 디바/ 델라코르타/ 안선덕 옮김/ 고려원미디어/ 1991.
  • 스노우 크래쉬(1, 2) 닐 스티븐슨/ 김장환 옮김/ 새와물고기/1996.
  • 플레치/ 그레고리 맥도널드/ 정철호 옮김/ 고려원미디어/ 1992
  • 죽어서 지킨 약속/ 러브 크래프트 외/ 한경희 편역/ 문학사/ 1994.
  • 인형의 눈(상, 하)/ 베리 우드/ 정영목 옮김/ 동아출판사/ 1994.
  • 천재들의 게임/ F. 폴 윌슨/ 고영휘 옮김/ 십일월출판사/ 1994.
  • 히치콕 서스펜스 걸작선/ 엘리너 설리번 엮음/ 고려원미디어/ 1994.
  • 결혼해 주세요/ 존 업다이크/ 폴임 옮김/ 밝은세상/ 1993.
  • 죽음의 열립방정식/ 모리무라 세이치/ 정성호 옮김/ 모음사/ 1984.
  • 남아 있는 모든 것/ 패트리샤 콘웰/ 이정환 옮김/ 시공사/ 1994.
  • 두 얼굴의 여자/ 수 크라프튼/ 나채성 옮김/ 큰나무/ 1994.
  • 잔혹한 사랑/ 패트리샤 콘웰/ 정한솔 옮김/ 시공사/ 1993.
  • 검은 휘파람/ 로버트 러들럼/ 홍석연 옮김/ 문지사/ 1998.
  • 호텔 Q의 25시/ 모리무라 세이치/ 정태원 옮김/ 글사랑/ 1995.
  • 마성의 아이/ 오노 후유미/ 정성호 옮김/ 한겨레/ 2001.
  • 강철군화/ 잭 런던/ 차미례 옮김/ 1989.
  • 영원의 아이(상중하)/ 덴도 아라타/ 김난주 옮김/1999.
  • 샤바케/ 하타케나카 메구미/ 김소연 옮김/ 2005.
  • 인간 쓰레기/ 아이작 싱어/ 박원현 옮김/ 고려원/ 1992.
  • 인생을 훔친 여자/ 미야베 미유키/ 박영난 옮김/ 2000.
  • 재앙의 거리/ 엘러리 퀸/ 정태원 옮김/ 1994.
  • 호러 사일런스/ J. G. 발라드 외/ 김성화 옮김/ 1994.
  • 악마 다리/ 코난 도일/ 조용만 옮김/ 학원출판공사/ 1993.
  • 금요일 옷 벗는 도둑/ 마쓰모토 세이초 외/ 정태원 옮김/ 비전/ 1994.
  • 중국 오렌지의 비밀/ 엘러리 퀸/ 이원두 옮김/ 시공사/ 1994.
  • 야성의 증명/ 모리무라 세이치/ 김성재 옮김/ 책만드는집/ 1994.
  • 독 원숭이/ 오사와 아리마사/ 이원두 옮김/ 이성/ 1994.
  • 스나크 사냥/ 루이스 캐럴/ 최내현 옮김/북스피어/ 2007.
  • 두개골의 서/ 로버트 실버버그/ 최내현 옮김/북스피어/ 2006.
  • 비밀일기/ 스우 타운센드/ 배현나 옮김/ 김영사/ 1986.
  • 야수는 죽어야 한다/ 오오야부 하루히코/ 박영 옮김/ 고려원미디어/ 1991.
  • 비밀의 문/ 김내성/ 명지사/ 1994.
  • 트리스트란과 별공주 이베인/ 닐 게이먼/ 김명렬 옮김/ 2000.
  • 봐라 달이 뒤를 쫓는다/ 마루야마 겐지/ 김춘미 옮김/ 하늘연못/ 2001.
  • 보안관과 도박사/ 엘모어 레오나드/ 이종인 옮김/ 고려원/ 1994.
  • 별을 쫓는 자/ 로저 젤라즈니/ 김상훈 옮김/ 북스피어/ 2008.
  • 유년기의 끝/ 아서 클라크/ 정영목 옮김/ 시공사/ 2001.
  • 유령의 집/ 헨리 제임스/ 이채윤 옮김/ 데미안/ 2003.
  • 2001:스페이스 오디세이/ 아서 클라크/ 김종원 옮김/ 한양출판/ 1994.
  • 달은 무자비한 밤의 여왕/ 로버트 하인라인/ 임창성 옮김/ 잎새/ 1992.
  • 울게 될 거야/ 야마모토 후미오/ 김수현 옮김/ 황금가지/ 2008.
  • 야수들의 밤/ 오시이 마모루/ 황상훈 옮김/ 황금가지/ 2002.
  • 어두컴컴한 물밑에서/ 스즈키 코지/ 윤덕주 옮김/ 씨엔씨미디어/ 1999.
  • 맥널리의 모험/ 로렌스 샌더스/ 이창식 옮김/ 고려원/ 1993.
  • 여름으로 가는 문/ 로버트 하인라인/ 이희재 옮김/ 고려원미디어/ 1992.
  • 리더스 다이제스트 걸작추리모음 3/ 존딕슨카 외/ 동아출판사/ 1993.
  • 사이코/ 딘 쿤츠/ 신영희 옮김/ 한뜻/ 1997.
  • 발렌타인의 유산/ 스탠리 엘린/ 고경재 옮김/ 고려원미디어/ 1996.
  • 태양의 유산(1, 2)/ 아사다 지로/ 한은미 옮김/ 시아/ 2000.
  • 언젠가 바다 깊은 곳으로(1, 2)/ 마루야마 겐지/ 박은주 옮김/ 책세상/ 2000.
  • A2Z/ 야마다 에이미/ 이유정 옮김/ 태동 출판사/ 2004.
  • 보이 A/ 조나단 트리겔/ 이주혜 옮김/ 이레/ 2009.
  • 프로페셔널 킬러/ 토마스 페리/ 최인석 옮김/ 모음사/ 1984.
  • 미드나이트 시즌/ 스티븐 킹/ 공경희 옮김/ 대산/ 1999.
  • 나를 기억하라/ 메리 히긴스 클라크/ 임지현 옮김/ 문학사상사/ 1995.`
  • 흔적/ 패트리샤 콘웰/ 조성은 옮김/ 시공사/ 1996.
  • 마지막 대본/ 미키 스필레인/ 정다빈 옮김/ 홍원/ 1993.
  • 빗살무늬토기의 추억/ 김훈/ 문학동네/ 1995.
  • 지푸라기 여자/ 카트린 아를레/ 홍은주 옮김/ 북하우드/ 2006.
  • 메두사/ 이노우에 유케히토/ 송영인 옮김/ 시공사/ 1998.
  • 장원의 심부름꾼 소년/ 백민석/ 문학동네/ 2001.
  • 플레이보이 SF걸작선[1]/ 필립 K. 딕 외/ 황금가지/ 2003.
  • 워터멜론 슈가에서/ 리차드 브라우티건/ 최승자 옮김/ 도서출판 민/ 1995.
  • 무서운 사람들/ 얼 스탠리 가드너/ 강성열 옮김/ 세진출판사/ 1991.
  • 파프리카/ 쓰쓰이 야스타카/ 최경희 옮김/ 영림카디털/ 1994.
  • 피의 책/ 클라이브 바커/ 정탄 옮김/ 끌림/ 2008.
  • 고독의 노랫소리/ 덴도 아라타/ 양억관 옮김/ 문학동네/ 2005.
  • 소돔의 성자/ 오사와 아리마사/ 이원두 옮김/ 이성/ 1993.
  • 아이스바운드/ 딘 쿤츠/ 안정희 옮김/ 한뜻/ 1996.
  • 불야성/ 하세 세이슈/ 김은아 옮김/ 대원/ 1999.
  • 사요나라 갱들이여/ 다카하시 겐이치로/ 이승진 옮김/ 향연/ 2004.
  • 아내가 마법을 쓴다/ 프리츠 라이버/ 송경아 옮김/ 웅진/ 2007.
  • 어둠(1, 2)/ 제임스 허버트/ 김석희 옮김/ 정신세계사/ 1995.
  • 아웃(1, 2, 3)/ 기리노 나쓰오/ 홍영의 옮김/ 다리미디어/ 1999.
  • 대망(1~10)/ 야마오카 소하치/ 박재희 옮김/ 동서문화사/ 1975.
  • 속삭이는 사람들/ 마가리트 밀러/ 현재훈 옮김/해문/1983.
  • 디미트리오스의 관/ 에릭 앰블러/ 이가형 옮김/ 해문/1986.
  • 판사와 형리/ 프리드리히 뒤렌마트/ 차경아 옮김/ 문예출판사/ 1988.
  • 부머랭 살인사건/ 애거서 크리스티/ 신용태 옮김/ 해문/ 1988.
  • 서재의 시체/ 애거서 크리스티/ 설영환 옮김/ 해문/ 1989.
  • 연성결(상,하)/ 김용/ 박영창 옮김/ 중원문화사/ 1989.
  • 갈색 옷을 입은 사나이/ 애거서 크리스티/ 김석환 옮김/ 해문/ 1989.
  • 중국 황금 살인 사건/ 로베르트 반 훌릭/ 이동진 옮김/ 삼신각/ 1990.
  • 내가 죽인 소녀/ 료 하라/ 박영 옮김/ 청림출판/ 1990.
  • 녹정기(1~11)/ 김용/ 박영창 옮김/중원문화사/1990.
  • 부자연스러운 주검/ P. D. 제임스/ 차근호 옮김/ 일신서적출판사/ 1991.
  • 피부 밑의 두개골(1,2)/ P. D. 제임스/ 이명성 옮김/ 일시서적출판사/ 1992.
  • 인간의 증명/ 모리무라 세이찌/ 이원두 옮김/ 한길사/ 1991.
  • 제3의 사나이/ 그레엄 그린/ 안흥규 옮김/ 문예출판사/ 1991.
  • 여자에게 맞지 않는 직업/ P. D. 제임스/ 박종원 옮김/ 일신서적출판사/ 1992.
  • 타인의 목/ 조르쥬 심농/ 김수연 옮김/ 일신서적출판사/ 1992.
  • 열쇠 없는 집/ 얼 비거스/ 유명우 옮김/ 한길사/ 1992.
  • 타이태닉 호의 음모/ 도널드 A. 스탠우드/ 이인복 옮김/ 고려원미디어/ 1992.
  • 죽은 자와의 결혼/ 윌리엄 아이리시/ 김석환 옮김/ 해문출판사/ 1992.
  • 미드나이트/ 딘 R. 쿤츠/ 조석진 옮김/ 고려원미디어/1992.
  • 벌거벗은 얼굴/ 시드니 셀던/ 한번웅 옮김/ 신원문화사/ 1993.
  • 컴퓨터의 몸값/ 미요시 도오루/ 권자인 옮김/ 수목출판사/ 1993.
  • 마지막 모험/ 엘모어 레오나드/ 김명렬 옮김/ 고려원미디어/ 1993.
  • 한국 서스펜스 걸작선/ 이상우 외/ 고려원미디어/ 1993.
  • 어스시의 마법사/ 어슐러 K. 르귄/ 윤소영 옮김/ 웅진출판/ 1993.
  • 여형사 K/ 수 그라프톤/ 정한솔 옮김/ 큰나무/ 1994.
  • 쇠못 세 개의 비밀/ 로베르트 반 훌릭/ 이희재 옮김/ 디자인하우스/ 1994.
  • 경마장의 비밀/ 딕 프랜시스/ 이종인 옮김/ 고려원미디어/1994.
  • 레이디 킬러/ 도가와 마사꼬/ 김갑수 옮김/ 추리문학사/ 1994.
  • 노벨 문학상 수상작가들의 미스터리 걸작선 추리특급/ 엘러리 퀸 엮음/ 정성호 옮김/ 제삼기획/ 1994.
  • 종소리를 삼킨 여자/ 로베르트 반 훌릭/ 이희재 옮김/ 디자인하우스/ 1995.
  • SF 시네피아/ 아서 클라크 외/ 박상준 엮음/ 서울창작/ 1995.
  • 죽음의 편지/ 보브 랜들/ 김훈 엮음/ 고려원미디어/ 1996.
  • 유니스의 비밀/ 루스 렌들/ 이희재 옮김/ 고려원미디어/ 1996.
  • 카인의 아들/ 패트리샤 콘웰/ 이창식 옮김/ 시공사/ 1996.
  • 시귀(1,2,3)/ 오노 후유미/ 임희선 옮김/ 들녘/ 1999.
  • 자본론 범죄/ 칼 마르크스/ 이승은 옮김/ 생각의나무/ 2004.
  • 월간 판타스틱 2008/08 Vol.18/ 페이퍼하우스/ 2008.
  • 만연원년의 풋볼/ 오에 겐자부로/ 박유하 옮김/ 고려원/ 2000.
  • 위대한 세월/ 오에 겐자부로/ 김난주 옮김/ 고려원/ 1995.
  • 핀치러너 조서/ 오에 겐자부로/ 허호 옮김/ 고려원/ 1996.
  • 펠리컨브리프/ 존 그리샴/ 정영목 옮김/ 시공사/ 1994.
  • 그리고 아무도 없었다/ 애거서 크리스티/ 정계춘 옮김/ 자유문학사/ 1993.
  • 마지막 파티/ 윌리엄 캐츠/ 정태원 옮김/ 고려원미디어/ 1996.
  • 복수법정/ 헨리 덴커/ 이상곤 옮김/ 고려원미디어/ 1992.
  • 브라질에서 온 소년들/ 아이라 레빈/ 이일수 옮김/ 고려원미디어/ 1991.
  • 보안관과 도박사/ 엘모어 레오나드/ 이종인 옮김/ 고려원/ 1994.
  • 죽음의 세레나데/ 유우제/ 고려원미디어/ 1994.
  • 맨해턴 특급을 찾아라/ 클라이브 커슬러/ 이원두 옮김/ 고려원미디어/ 1992.
  • 독수리는 날아오르다/ 잭 히긴스/ 박주동 옮김/ 고려원미디어/ 1993.
  • 라마(6,7)/ 아서 클라크 & 젠트리 리/ 안정희 옮김/ 고려원미디어/ 1994.
  • 맥널리의 행운/ 로렌스 샌더스/ 이순주 옮김/ 고려원/ 1992.
  • 맥널리의 비밀/ 로렌스 샌더스/ 이일수 옮김/ 고려원/ 1992.
  • 어둠을 울리는 우울한 종소리/앤드루 박스/ 이창식 옮김/ 고려원미디어/1992.
  • 여름으로 가는 문/ 로버트 A. 하인라인/ 이희재 옮김/ 고려원미디어/ 1992.
  • 석양에 빛나는 감(1,2)/ 다카무라 가오루/ 홍영의 옮김/ 고려원미디어/ 1995.
  • 무죄추정/ 스코트 터로우/ 최승자 옮김/ 대흥/ 1991.
  • 내가 심판한다/ 미키 스필레인/ 황해선 옮김/ 해문/ 1990
  • 거짓 예언자/ 숀 플레네리/ 김갑수 옮김/ 남도/ 1989.
  • 가족사냥/ 텐도 아라타/ 양억관 옮김/ 문학동네/ 2003.
  • 야성의 증명/ 모리무라 세이치/ 김성재 옮김/ 책만드는집/ 1994.
  • 메인 스트리트/ 트리베니안/ 정태원 옮김/ 진음/ 1994.
  • 트럼프 살인사건/ 엘러리 퀸/ 이제중 옮김/ 시공사/ 1995.
  • 어둠의 목소리, 사나이의 목/ 이든 필포츠/ 조르주 심농/ 이가형 옮김/ 하서/ 1981.
  • 두 아내를 가진 남자/ 패트릭 퀜틴/ 심상곤 옮김/ 해문/ 1990.

2026/02/01

그렇게 사건 현장이 되어 버렸다(2025) : 별점 2.5점

아래 리뷰에는 스포일러가 포함되어 있습니다.

백악관에서 호주 국빈 만찬이 열리던 밤, 백악관 관리 총책임자 A.B. 윈터가 시체로 발견됐다. 대통령 측근 해리 홀린저 등은 자살로 무마하려 했지만, 워싱턴 경찰 국장이 수사를 위해 부른 명탐정 코델리아 컵은 살인 사건이라며 백악관을 폐쇄하고 모든 관계자와 초대 손님들과의 인터뷰를 진행했다. 

인터뷰와 여러 수사에도 불구하고 여러 문제로 인하여 사건은 자살로 마무리되었으나, 국회 청문회에서 새로운 사실(세 번째 남자)이 밝혀져 다시 코델리아 컵이 소환되는데...

넷플릭스에서 감상한 추리 드라마입니다. 총 8회 에피소드, 시간으로는 약 8시간에 이르는 대장편입니다. 이렇게 긴 호흡의 장편 영상 추리물을 본 건 처음인 듯합니다.

그럼에도 지루하지는 않습니다. 안락의자형 추리물을 영상화한다면 이렇게 만들어야 하지 않을까 싶을 정도로 잘 구성되어 있기 때문입니다. 국회 청문회에서의 증언과 컵 탐정이 관계자들과 인터뷰를 진행하는 장면이 전개의 대부분인데, 이를 단순히 나열했더라면 매우 지루했을 것입니다. 하지만 증언 장면과 컵 탐정이 추리한 실제 상황을 교차 편집하여, 왜곡된 증언과 진상을 동시에 보여주는 연출이 매우 훌륭합니다.

단서 제공도 공정한 편입니다. 범인 릴리 슈마커가 대통령의 배우자 엘리엇의 목소리를 흉내 내 사건 발생 당시 2층을 비우고, 이후 사건 현장은 옐로우 룸을 드나드는 문을 폐쇄하는 공사를 진행한 것이 핵심 단서인데, 릴리가 인터뷰 중 실제로 엘리엇의 성대모사를 선보이는 장면이 등장할 정도니까요. 이런 장면은 소설로는 구현하기 힘든, 영상물이기에 가능했던 연출이었다고 생각됩니다.
그 외의 단서들, 예를 들어 백악관 내부 그림의 이동으로 문이 사라졌다는 사실을 드러내는 장면 등도 모두 잘 묘사되어 있습니다.

탐정 코델리아 컵도 매력적인 인물입니다. 뛰어난 추리력을 지닌 명탐정이기도 하지만, 세인트 메리 미드라는 마을과 인간 관계의 전문가인 미스 마플처럼, 자신이 지닌 "탐조"라는 전문 지식을 활용해 사건을 풀어나가는 방식이 흥미로웠던 덕입니다. 
스스로를 천재로 인식하고 있으며, 주변 인물들의 무능을 드러내며 면박을 주는 데도 거리낌이 없는 태도 또한 인상 깊습니다. 고전 본격물의 "잘난 척하는 명탐정"에 가까운 캐릭터이지만, 백악관 관계자들의 무능과 거짓이 워낙에 강하게 드러나는 덕분에 오히려 통쾌함을 안겨줍니다.
추리의 절정에서 선보이는 추리쇼도 명탐정답게 화려합니다. 릴리가 범인임을 밝혀내고, 핵심 증거인 시계를 찾아내는 장면은 압권이었습니다.

배우들의 캐스팅도 적절합니다. 모두 자신에게 딱 맞는 배역을 맡아 열연을 펼칩니다. 카일리 미노그의 깜짝 카메오 등장도 재미요소였어요. 

그러나 단점이 없지는 않습니다. 가장 큰 문제는 백악관 내부 묘사입니다. 지나치게 희화화되어 도무지 현실감이 들지 않습니다. 대통령을 가까이서 보좌하는 조직이 이렇게 무능하게 묘사된다는 건 과장이 지나치지요. 백악관의 전통과 규범은 무시한 채, 개인의 아집으로 만찬을 망친 요리사 실라와 파티셰 디디에, 알코올중독 집사, 그리고 불청객과 정체 불명의 게스트까지 들여보낸 경호원들 모두 다음 날 해고되어도 이상하지 않을 인물들입니다.

미국 대통령이 게이라는 설정 역시 과하다고 느꼈습니다. 이야기 전개에 직접적인 영향을 주는 것도 아니었기 때문에, 차라리 더 자연스럽게 풀어냈더라면 좋았을 것입니다. 여성인 릴리가 퍼스트 레이디의 목소리를 흉내 냈다면 훨씬 더 설득력 있었을 테고요. 여러모로 불필요한 설정처럼 보였습니다.

추리적인 면에서도 억지가 있습니다. 릴리는 별다른 고민 없이 살인을 저질렀고, 이후 사건이 미궁에 빠진 건 대통령 동생 트립, 엔지니어 브루스, 파티셰 디디에 등이 우연히 개입한 탓입니다. 거의 동시에 사건 현장에 모였던 여러 인물이 벌인 우발적 행동으로 인해 사건이 꼬였다는 설정은 지나치게 작위적으로 느껴졌습니다.

사건이 호주 국빈 만찬 중에 벌어졌고, 국빈들을 감금했다는 설정도 무리입니다. 백악관 직원을, 백악관 내부에 대해 잘 알고 있는 누군가가 살해했다는 점은 이미 코델리아 컵에 의해 밝혀졌던 상황이었고, 그렇다면 국빈들은 바로 풀어주었어야 했습니다. 다른 관계자들의 감금을 유지하더라도요.

후더닛물답게 의심스러운 용의자들을 다양하게 배치하고는 있지만, 정작 범인 릴리의 동기가 제대로 부각되지 않은 점도 아쉽습니다. 릴리는 재벌가 출신으로 애초에 살인을 저지를 만한 동기가 희박합니다. 실라나 엘시처럼 직접적인 "해고"라는 동기가 있었던 것도 아니고요. 횡령이라는 설정을 덧붙이고는 있지만, 명확히 설명되었다고 보기는 어렵습니다. 대통령의 가장 큰 후원자의 딸인 릴리가 이 정도 이유로 해고되거나 커리어에 치명적인 타격을 입는다는 설정은 쉽게 납득되지 않습니다.

그래서 별점은 2.5점입니다. 추리물로서 잘 만들어진 작품이긴 합니다. 설정의 과도함과 동기의 빈약함 같은 단점은 분명하지만, 추리물 애호가라면 한 번쯤은 감상해 볼 만합니다.

2023/06/08

걸작 밀실 미스터리 : 불가능 범죄 베스트 10


짧게 번역해 보았습니다. 오역이 많은 점 양해 부탁드립니다.

영국의 추리 소설가 톰 미드(국내에 소개된 적은 없네요)가 밀실 미스터리의 장대한 역사와 밝은 미래에 대해 이야기합니다.

먼저 "밀실 미스터리"라는 용어는 정확히 무엇을 의미할까요? 밀실 미스터리를 다른 장르와 차별화하는 요소는 '불가능'이라는 요소입니다. 사실 저는 이 용어를 '불가능한 범죄'와 동의어로 사용하는 경향이 있는데, 이는 불가능해 보이는 상황에서 범죄(보통 살인)가 저질러지는 이야기를 의미합니다. 이러한 이야기는 종종 초자연적인 사건과 불길한 분위기로 으스스하고 섬뜩한 분위기를 자아냅니다. 그러나 (그리고 이것이 중요한 부분입니다.) 결국 모든 것이 기발한 추리와 합리적인 설명에 의해 눈부신 스타일로 풀리게 됩니다.

그렇다면 이 장르는 어디서 시작되었을까요? 에드거 앨런 포의 <<모르그 거리의 살인>>은 최초의 밀실 미스터리로 꼽히기도 합니다. 그러나 이 소설은 미스터리라기보다는 공포, 호러 소설에 가깝고 실제로 탐정이 거의 등장하지 않기 때문에 논란의 여지가 있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작품이 큰 영향을 미쳤으며 이후 몇 년 동안 장르의 틀을 세우는 데 도움이 되었다는 사실은 부인할 수는 없습니다. 초기 작품으로는 윌키 콜린스의 단편 소설 <<무시무시하고 이상한 침대>>가 있습니다 (물론 콜린스는 최초의 제대로 된 '탐정 소설'인 <<월장석>>을 쓴 작가로 인정받고 있기도 합니다). 아서 코난 도일의 <<얼룩 띠>>도 마찬가지입니다.
20세기에 접어들면서 밀실 미스터리는 본격적으로 형태를 갖추기 시작했습니다. 이스라엘 장윌의 <<빅 보우 미스터리>>와 가스통 르루의 <<노란 방의 비밀>>은 상승 궤도에 있던 장르의 초기 하이라이트를 장식했습니다.

탐정 소설의 황금기에는 밀실 미스터리의 인기가 붐을 이루었습니다. 밀실 미스터리는 퍼즐이 핵심인 '공정한 페어플레이 미스터리'에서 특히 도전적인 하위 장르이기도 합니다. 아가사 크리스티, 도로시 L. 세이어스, 엘러리 퀸과 같은 위대한 작가들은 독자가 가상의 범죄를 스스로 해결하는 데 필요한 모든 단서를 제공함으로써, 독자와 공정하게 경쟁하는 것을 중요시했는데 이는 밀실 미스터리의 주요 요소이자 오늘날 우리가 이해하는 장르의 중요한 요소이기도 합니다.
존 딕슨 카가 문학계에 충격을 주며 등장한건 1930년대 초, 황금기가 절정에 달했을 때였습니다. 카는 최고의 밀실 미스터리의 대가이자 저에게 끊임없는 영감의 원천입니다. 그는 30년대와 40년대에 걸쳐 걸작을 연이어 썼으며, 그의 경력은 풀리지 않을 것 같은 문제를 놀라운 감각으로 풀어내는는 능력으로 가득 차 있습니다. 그는 미국에서 태어났지만 30년대와 40년대 대부분을 영국에서 살았습니다. 따라서 그는 영국 범죄소설 커뮤니티에서 환영을 받았으며, 권위 있는 영국 탐정 협회에 입회한 단 두 명의 미국인 중 한 명이기도 했습니다.

밀실 미스터리는 제2차 세계대전의 여파로 인기가 하락했지만 (이후 수십 년 동안에도 여전히 훌륭한 작품이 많이 출판되었지만), 다시 운이 트이기 시작하고 있습니다. Jonathan Creek, Monk, Death in Paradise와 같은 TV 쇼는 새로운 세대에게 불가능한 문제의 즐거움을 소개했습니다. 다니엘 스태샤워와 빌 프론지니 같은 작가들이 기억에 남는 상상력 넘치는 작품을 계속 발표하면서 책으로도 계속 인기를 얻고 있고요. 하지만 이 장르를 처음 접한다면 어디서부터 시작해야 할까요? 시작을 돕기 위해 제가 개인적으로 좋아하는 밀실 미스터리 10편의 목록을 정리해 보았습니다. 이 목록은 지난 세기 동안 정말 눈부신 작품을 만들어낸 장르의 최고를 대표한다고 생각합니다.

저는 작가당 한 권의 소설만 선정하였고 (그 자체로 거의 불가능한 작업이었죠), 매일 새로운 작품을 발견하여 빠르게 늘어나는 책장에 추가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지금은 긴장감을 위해 역순으로 제 상위 10권을 소개합니다:

WHISTLE UP THE DEVIL : 데릭 스미스 (1953) (국내미출간)
데릭 스미스에게 특별한 친밀감을 느끼는 이유는, 그도 저처럼 자신이 존경하는 거장들에게 경의를 표하기 위해 밀실 미스터리를 쓰기 시작했기 때문입니다. 1953년에 처음 출간된 WHISTLE UP THE DEVIL은 두 건의 불가능한 살인 사건으로 이 장르에서 승리를 거두었습니다. 모든 것은 비 오는 어느 날 밤, 로저 퀘린이라는 남자가 살해되면서 시작되지요.
슬프게도 이 소설은 스미스의 생애에서 출판 된 유일한 소설이었습니다. 스미스가 워싱턴 포스트에서 걸작으로 칭송받은 WHISTLE UP THE DEVIL로 찬사를 받기 시작한지는 고작 10년밖에 지나지 않았습니다.

BLOODHOUNDS : 피터 러브시 (1996)
피터 러브시는 고전적인 스타일의 퍼즐 미스터리를 대표하는 작가로, 그의 피터 다이아몬드 시리즈는 고전 본격물의 공정함과 경찰 수사를 완벽하게 조화시켰습니다. BLOODHOUNDS는 미스터리 소설 애호가 그룹이 실제 밀실 미스터리에 휘말리는 이야기를 다룬 대표적인 소설입니다. 따라서 존 딕슨 카의 이름이 자주 언급됩니다. 잠겨 있고 뚫을 수 없는 운하 바지선에서의 살인 사건이라는 매우 특이한 문제도 등장합니다. 이 장르가 처음이고, 잘 알지 못한다면 이 작품부터 시작해도 좋습니다.

INVISIBLE GREEN : 존 슬래덱 (1977)
존 슬래덱은 공상 과학 소설계에서 중요한 인물이지만, 안타깝게도 그의 뛰어난 불가능한 범죄 소설인 Black Aura와 INVISIBLE GREEN은 오랫동안 외면당해 왔어요. 특히 INVISIBLE GREEN은 작가의 다재다능한 상상력, 생동감 넘치는 묘사, 예리한 논리를 보여줍니다. 고전 본격물의 황금기가 끝난 지 한참 지난 1970년대에 출간되었다는 점에서 이례적인 작품인데, 그럼에도 불구하고 아마추어 탐정 태커이 핀은 에드먼드 크리스핀의 저비스 펜과 같은 수준의 황금기 밀실을 완벽하게 보여줍니다. 슬래덱이 공상 과학 소설을 위해 그를 버리기 전까지 핀은 단 두 편의 소설과 단편 소설에만 등장했을 뿐인데 정말 안타깝습니다. 그가 또 무엇을 성취할 수 있었을지 누가 알겠습니까?

NINE TIMES NINE : H.H. 홈즈 (앤서니 부셰) (1940)
앤서니 부셰는 미스터리 장르의 진정한 학자였으며, 실제로는 미스터리를 거의 쓰지 않았음에도 불구하고 세계적으로 유명한 'Bouchercon' 덕분에 그의 명성은 계속 높아져 갔습니다. 하지만 그가 쓴 몇 편의 미스터리는 놀라울 정도로 훌륭합니다. NINE TIMES NINE에는 빛의 아이들이라는 사악한 종교가 등장합니다. 이 종교를 믿지 않는 사람이 빛의 아이들을 이끄는, 수수께끼 같은 두건을 쓴 지도자에게 저주를 받은 후 얼마 지나지 않아 매우 모호한 상황에서 죽음을 맞이하게 됩니다. 노란 가운을 입은 의문의 남자가 범죄 현장에서 목격된 후 사라지고요. 우르술라 수녀는 이 복잡한 사건의 여러 얽힌 실타래를 풀 수 있는 유일한 인물입니다.

MR. SPLITFOOT : 헬렌 맥클로이 (1969)
밀실 미스터리에 관한 한, 헬렌 맥클로이의 <<어두운 거울 속에>>는 비평적 논의에서 높은 평가를 받는 작품이며, 당연히 그럴 만합니다. 심리학자 바질 윌링 박사가 등장하는 이 시리즈는 도플갱어의 출현이라는 불가능해 보이는 문제를 다룬 멋진 작품입니다. 매우 불길하면서도 몽환적인 분위기와 잊혀지지 않는 결말을 가지고 있습니다. 
하지만 제가 여기에 포함하기로 한 맥클로이 작품은 바질 윌링 시리즈의 후기 작품입니다. 말 그대로 밀실 미스터리에 더 가깝기 때문입니다. <<어두운 거울 속에>>와 마찬가지로 MR. SPLITFOOT 역시 특유의 분위기를 놓치지도 않고요. 예를 들어, 제목은 다름 아닌 사탄에 대한 언급입니다. 
이 소설은 밤을 보낸 사람은 아침에 시체로 발견된다는 전설이 전해지는 유령의 방에 관한 이야기입니다. 모두의 예상대로, 전설을 시험해 보려는 자원자가 곧바로 등장합니다....

<<혼진 살인사건>> : 요코미조 세이시 (1946)
요코미조 세이시는 일본에서 셜록 홈즈에 버금가는 탐정 긴다이치 코스케를 만들어낸 전설적인 작가입니다. 혼진 살인 사건은 킨다이치가 요코미조의 소설에 출연한 77편의 작품 중 첫 번째 작품으로, 결혼식 날 밤 잔인하게 살해당한 채 발견된 한 쌍의 신혼 부부 사건을 해결하는 내용입니다.

<<모자에서 튀어나온 죽음>> : 클레이튼 로슨 (1938)
마술과 문학을 결합하는걸 전문으로 하는 작가의 놀라운 데뷔작입니다. 그는 마술사이자 존 딕슨 카의 절친한 친구이기도 했습니다. 카처럼 클레이튼 로슨도 해리 후디니와 같은 과거의 전설적인 마술사들을 존경했습니다. 로슨의 탐정인 위대한 멀리니에는 분명히 후디니의 요소가 있습니다. 어떤 면에서 멀리니 이야기는 가장 순수한 '미스디렉션'을 보여줍니다.

THE CRIMSON FOG : 폴 할터 (1988)
폴 할터는 종종 존 딕슨 카의 후계자로 설명되는데, 그럴 만한 이유가 있습니다. 그는 독특한 문제를 제시할 뿐만 아니라 긴장감과 불안감을 조성하는 데에도 탁월한 재능이 있기 때문입니다. 그의 모든 소설을 강력히 추천하지만, 마술 쇼 중 무대에서 벌어지는 불가능한 살인을 다룬 THE CRIMSON FOG는 그의 작품을 처음 접하는 독자들에게 이상적인 출발점이라고 생각합니다. 대담하니까요! 또 잭 더 리퍼가 직접 카메오로 출연하기도 합니다.

RIM OF THE PIT : 해크 탤벗 (1944)
서프라이즈! 또 다른 마술사, 해크 탤벗은 프로 마술사 헤닝 넬름스가 두 편의 환상적인 밀실 미스터리인 The Hangman’s Handyman과 RIM OF THE PIT을 출간할 때 사용한 가명이었습니다. 두 작품 모두 모험가이자 탐정인 로건 킨케이드가 등장하며, 작가의 기발한 상상력을 풍부하게 선보입니다. 
RIM OF THE PIT에서는 초현실적이고 악마적인 분위기를 자아내며, 눈 덮인 시골을 배회하는 섬뜩한 유령이 등장합니다. 하지만 물론 보이는 것은 아무것도 없습니다...

<<제제벨의 죽음>> : 크리스티아나 브랜드 (1948)
크리스티아나 브랜드는 정말 뛰어난 미스터리 작가였습니다. 더 많은 작품을 쓰지 못한 것이 아쉽습니다. 
제2차 세계대전 당시 야전 병원으로 사용되었던 영국의 시골집을 배경으로 한 그녀의 책 <<녹색은 위험>>은 그녀의 작품 중 가장 널리 읽힌 작품입니다. 정말 위대한 황금기 미스터리지요. 
하지만 밀실 미스터리와 불가능한 범죄로는 <<제제벨의 죽음>>이 최고입니다. 시리즈 탐정 코크릴 경감이 등장하는 이 작품은 특히나 독특하고 수수께끼 같은 문제를 해결해야 합니다. 노쇠하고 악연이 깊은 여배우가 무대에서 살해당한 미스터리한 상황을 말이지요. 퍼즐에 대한 해답은 놀랍기 그지없습니다. 반드시 읽어보아야 할 작품입니다!

<<세 개의 관>> : 존 딕슨 카 (1935)
각 작가가 하나의 작품만 선택해야 한다고 강조한 이유가 있습니다. 존 딕슨 카는 "걸작"이라는 범주에 속하는 책을 너무 많이 썼기 때문입니다. 단순히 그의 작품을 낭송하는 것만으로도 목록을 쉽게 채울 수 있지요. <<세 개의 관>>은 아마도 그의 가장 유명한 작품일 것이며, 무한한 상상력이 돋보이는 소설입니다. 처음 읽은 지 몇 년이 지난 지금도 선명하게 기억에 남아 있네요. 기디온 펠 박사가 눈이 내리는 런던의 거리에서 보이지 않는 살인범과 사투를 벌이는 이야기입니다.
아울러, 그는 자신의 이름으로 기디온 펠 미스터리를 썼지만 카터 딕슨이라는 필명으로 다른 시리즈도 썼는데, 이 시리즈에는 친구들에게 H.M.으로 알려진, 거구의 탐정 헨리 메리벨 경이 등장합니다. 이 작품들은 모두 찾아볼 가치가 있습니다. 기디온 펠 이야기와 H.M. 작품들 중 일부는 불가능에 대한 힌트가 없는 단순한 후더닛이지만, 모두 눈부실 만큼 훌륭합니다! 존 딕슨 카와 그의 놀라운 작품에 대해 자세히 알아보려면 더글러스 그린의 전기 he Man Who Explained Miracles를 강력 추천합니다.

밀실 단편 소설
밀실 미스터리는 장편 소설에만 국한된 것은 아닙니다. 엘러리 퀸 미스터리 매거진과 같은 출판물에서는 과거와 현재의 작품을 계속해서 출판하고 기념하는 등 밀실 미스터리는 단편 소설 형식으로도 활발히 발표되고 있습니다. 저도 여러 편의 밀실 미스터리 단편 소설을 직접 썼기 때문에 (“The Indian Rope Trick”. “The Footless Phantom”은 모두 EQMM에 실렸어요), 불가능해 보이는 문제를 몇 페이지 안에 공정하고 논리적으로 설명하는 것이 얼마나 어려운 일인지 잘 알고 있습니다. 그래서 저는 에드워드 D. 호크와 같은 작가를 깊이 존경합니다. 특별한 순서는 없지만, 여기 몇 가지를 소개하면 다음과 같습니다:

<<늙은 떡갈나무의 수수께끼>> 에드워드 D. 호크 (1978)
제가 단편 작품 섹션을 포함시킨 주된 이유는 호크 때문입니다. 그는 카에 필적할 만한 상상력을 가졌지만, 거의 전적으로 단편 소설을 전문으로 하여 평생 동안 1,000편에 가까운 작품을 썼습니다. 그의 작품 중 단 한 편을 꼽는다는 것은 거의 불가능에 가깝지만, 아마도 그의 가장 유명한 시리즈는 작은 마을의 의사가 탐정으로 변신한 샘 호손이 등장하는 시리즈일 것입니다. 호손의 모든 이야기 중에서도 <<늙은 떡갈나무의 수수께끼>>는 독창성과 문학적 성취로 특히 주목할 만합니다.

<<>> 아가사 크리스티 (1937)
황금기 미스터리 관련 글에서 아가사 크리스티를 빼놓을 수 없습니다. 그녀는 밀실 추리 소설을 많이 쓰지는 않았지만, 그녀의 포와로 시리즈 작품인 <<에르큘 포와로의 크리스마스>>와 <<메소포타미아의 살인>>에는 교묘하게 고안된, 불가능 문제들이 등장합니다. 그녀의 대표작인 <<그리고 아무도 없었다>>가 밀실 미스터리에 포함되는지 여부에 대한 논쟁도 있고요. 저는 여기에 포함시키지 않기로 결정했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엄청난 걸작인건 분명합니다. 이 작품 대신 벨기에의 작은 회색 뇌세포가 꿈에서 예언된 밀실 살인 사건에 휘말리는 단편 소설 <<꿈>>을 선택했습니다.

<<붉은 밀실>> 아유카와 테츠야 (1954)
일본에서 밀실 미스터리와 본격 미스터리의 신조를 확립하는 데 큰 영향을 미친 (그리고 끔찍한) 이야기입니다.

<<녹색 문은 위험>> 노리즈키 린타로 (1991)
완벽한 퍼즐 미스터리이자 신본격 장르의 주옥같은 작품.

<<The Name on the Window>> : 에드먼드 크리스핀 (1953)
크리스핀은 뛰어난 재치를 지닌 작가이자 저처럼 카의 열렬한 팬이었습니다. 그의 시리즈 탐정인 저비스 펜과 이 깔끔한 밀실 문제를 통해, 크리스핀은 자신이 거장의 제자임을 증명했습니다.

<<The House in Goblin Wood>> : 카터 딕슨(존 딕슨 카) (1947)
헨리 메리 베일 경은 이 진정으로 감각적인 작품에서 불가능해 보이는 실종에 맞서 그의 재치를 발휘합니다.

<<The Border-Line Case>> : 마저리 앨링엄 (1936)
앨링엄은 크리스티와 마찬가지로 밀실이나 불가능한 범죄 이야기를 전문으로 하지 않은 또 다른 '범죄의 여왕'이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The Border-Line Case은 이 장르의 훌륭하고 완벽하게 구성된 예입니다.

<<From Another World>> : 클레이튼 로슨 (1948)
강령회가 예상치 못한 기괴한 결과를 낳는 단편 걸작.

<<13호 독방의 문제>> : 자크 푸트렐 (1905)
장르의 초석을 다진 작품. 반드시 읽어야만 합니다.

<<개의 신탁>> : G.K. 체스터턴 (1926)
체스터턴브라운 신부는 홈즈, 포와로와 어깨를 나란히 하는 위대한 탐정입니다. 체스터턴 자신이 존 딕슨 카의 기드온 펠의 모델이었다는 사실은 말할 것도 없죠!

<<The X Street Murders>> : 조셉 커밍스 (1957)
조셉 커밍스는 슬프게도 잘 알려지지 않은 또 다른 작가로, 시리즈 캐릭터 브룩스 U. 배너 상원의원은 헨리 메리베일 경의 후계자라 할 수 있습니다.

<<The House of Haunts>> 엘러리 퀸 (1935)
엘러리 퀸은 역사상 가장 위대한 미스터리 작가 중 한 명입니다 (사실 그는 두 명입니다. 사촌 프레드릭 다네이와 맨프레드 리가 만든 가명이었죠). 안타깝게도 두 사람은 밀실 미스터리를 많이 쓰지 않았지만, 그들이 쓴 밀실 미스터리는 모두 읽을 만한 가치가 있었습니다. <<차이나 오렌지의 비밀>>과 <<the Door between>>모두 밀실 문제를 다룬 훌륭한 소설이지만, 두 작품 모두 불가능성이 다른 더 눈부시고 기발한 플롯 요소에 가려져 목록에 포함시키지 않았습니다. 하우더닛보다는 후더닛으로 읽는 것이 가장 좋습니다.

<<존 딕슨 카를 읽은 남자>> 윌리엄 브리튼 (1966)
이 책도 꼭 포함시켜야 했어요. 제목만 봐도 알 수 있죠! 마지막에 유쾌한 반전이 있는 멋진 블랙 코미디 작품입니다.

밀실 미스터리의 미래
그렇다면 이제 어디로 가야 할까요? 다행히도 밀실 미스터리 장르가 다시금 르네상스를 맞이하고 있는 것 같습니다. 현대 작가들의 새로운 작품이 매일 출간되고 있고, 이 장르에서 부당하게 외면받았던 고전이 재발간되는 것을 보면 정말 기쁩니다. 최근 신작으로는 Gigi Pandian의 Under Lock과 Skeleton Key, 짐 노이의 <<붉은 죽음 살인 사건>> (에드거 앨런 포의 "붉은 죽음의 가면"을 매혹적으로 재해석한 작품!), 제임스 스콧 번사이드의 <<배링턴 힐스 뱀파이어 사건>> 등이 마음에 들었습니다. 또한 마틴 에드워즈의 뛰어난 레이첼 새버네이크 시리즈의 세 번째 작품인 <<블랙스톤 펠>>은 밀실 요소가 특징인 것으로 알고 있고, 로버트 소로굿의 아늑한 미스터리 시리즈 두 번째 작품인 <<말로우에 죽음이 찾아왔다>>도 기대가 됩니다. 앞으로도 밀실 미스터리와 불가능한 범죄가 계속 번성하기를 바랍니다.

2023/09/13

테라사와 부이치 별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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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뷰작이자 대표작인 <<우주해적 코브라>> 시리즈를 비롯하여 <<미드나이트 아이 고쿠>> 등의 작품으로 유명한 만화가 테라사와 부이치님이 2023년 9월 8일, 향년 68세로 별세하셨습니다.

다이나막 콩콩 코믹스에서 출간되었던 해적판 <<우주해적 코브라>>에 푹 빠져서 사 모았던 기억이 생생합니다. 이렇게 또 한 시대가 저물어 가네요. 
작가 생전에 <<우주해적 코브라>> 영화가 더 진행되지 못하고 사장된게 아쉽기만 할 뿐입니다.
다시한번 삼가 고인의 명복을 빕니다.

2019/06/07

위험한 저녁식사 - 조너선 에드로 / 이유정 : 별점 4점

위험한 저녁식사 - 8점 조너선 에드로 지음, 이유정 옮김/모요사

"닥터 하우스"라는 미드를 아시나요? 대학병원에서 근무하는 그레고리 하우스가 팀원들과 함께 환자의 병명이 무엇인지를 밝혀낸다는 설정의 드라마입니다. 한 때 상당히 인기를 끌었었지요. 환자에 대한 각종 정보를 수집하여 병명을 밝혀내는 과정은, 주어진 단서로 범인을 밝혀내는 추리물과 비슷한 재미를 선사해 주는데 이게 아마 인기의 큰 요인이었을 겁니다.
이 책은 "닥터 하우스"의 현실 버젼입니다. 실제로 환자들의 정체를 알 수 없는 괴질을 밝혀낸 의사들의 활약을 그려낸 논픽션이기 때문입니다. 모두 15편의 사례가 실려있습니다.

수록된 사례는 모두 흥미롭습니다. 실제로 추리물을 방불케하는 내용도 많아요. 대표적인 예는 합성 섬유 가공업을 하는 멜빌에게 닥친 질환 이야기입니다. 그는 극심한 흉통, 가벼운 발열로 입원했지만, 심전도, 혈액 검사 등으로는 병의 정체를 알 수 없었습니다. 그러나 멜빌은 퇴원 후 공장 동료들과 잡담을 나누다가 몇 명이 유사한 증상을 경험했다는 걸 알고난 뒤 이를 하버드 보건 대학원에 알립니다. 피터스 교수는 직접 공장으로 찾아가 발병 원인이 무엇인지 살펴보았고, 결국 교수는 발병 원인은 중합체 증기열에 노출되었기 때문이며 이는 직원들의 흡연 탓이라는 걸 밝혀냅니다. 손에 중합체가 묻은 상태에서 담배를 피우다가 독소 증기가 발생했고, 직원들은 이를 흡입하게 되었던 것이지요.
고양이에게 연고를 발라주었는데 고양이를 쓰다듬다가 무심코 손에 연고가 묻어 동공 확장 증상이 일어난 소년의 경우도 비슷합니다. 앞으로 손은 더욱 철저히, 깨끗이 씻어야겠어요.

그 외에도 아기가 혼자서 희귀한 세균에 감염된 이유는 피라냐 어항 물을 욕조에 버렸기 때문이며, 길랭-바레 증후군처럼 보였던 괴질의 원인은 진드기가 물고 있던 탓이었다는 등 재미있는 사례들이 가득합니다.
장티푸스 보균자로 유명했던 "장티푸스 메리"의 일화 등 각종 배경 설명도 상세하며, 잘못 알고 있던 의학 상식을 바로 잡아 주는 부분들도 인상적이에요. 섬유소가 많은 음식을 먹으면 좋다는 이야기를 듣고 오트밀을 과잉 섭취하다가 장폐색을 일으킨 환자 이야기, 건강을 위해 허브차를 섭취했는데 제대로 품질 관리가 되지 않아서 독소가 포함된 컴프리 차를 마셔서 간에 이상을 일으킨 환자 이야기가 그러합니다. 뭐든 과하면 안 좋은 법이죠. 저도 요새 통귀리를 한 줌씩 집어먹고는 하는데 자제해야 겠다는 생각이 듭니다.

80년대 초반, 의학 기술이 지금보다 뒤떨어져 있을 때의 이야기가 대부분이며, 조금 시시한 사례도 수록되어 있다는 단점은 있지만 대체로 재미있게 읽었습니다. 의학적인 설명도 상세하고, 모든 사건에서 환자들이 완치되어 해피 엔딩으로 끝난다는 점도 마음에 들고요. 글도 쉽게, 재미있게 쓰여졌기에 제 별점은 4점입니다. 이런 류의 논픽션을 좋아하신다면, 특히나 "닥터 하우스"를 좋아하셨다면 꼭 한 번 읽어보시기 바랍니다.

2010/09/30

범죄수학 - 리스 하스아우트 / 오혜정 : 별점 3점

범죄 수학 - 6점
리스 하스아우트 지음, 오혜정 옮김, 남호영 감수/Gbrain(작은책방)

주인공인 수학 천재 라비가 지방 검사인 아버지, 시카고 경찰국의 돕슨 과장을 도와 사건을 해결하는 13편의 단편이 수록된 수학 추리 단편집입니다.

추리소설이라기보다는 수학을 알기 쉽게 소개하는 것이 주목적인 책으로, 이러한 방식으로 수학을 쉽고 재미있게 이해시키기 위해 하나의 이야기로 녹여낸 작품을 몇 편 보아왔습니다. '추리'와 접목시킨 책도 "왓슨. 내가 이겼네!"라는 작품이 있었고요. 추리소설 애호가이자 창작자의 입장에서 바라보자면, 이러한 책의 핵심은 수학을 추리적인 요소에 잘 녹여냈는지가 가장 중요한 요소라 생각합니다.

결론부터 이야기하자면, 절반 정도는 성공했다고 볼 수 있을 것 같습니다. 특히 "그랜드캐니언의 흰머리 독수리 가족""폭설이 내린 오크가의 아침" 두 편은 수학을 이용한 알리바이 깨기 트릭이 절묘하게 구현되어 있는 좋은 작품이었습니다. 약간만 내용을 보강한다면 추리적으로도 뛰어난 작품이 될 수 있을 것이라 생각될 정도였어요. 그 외의 이야기에서도 도박에서의 확률 계산 같은 요소는 흥미로웠습니다. 충분히 다른 곳에서 활용할 만한 아이디어였습니다. 물론 추리적으로 별로인 이야기들도 있지만, 수학과 결합시켰다는 점에서 눈여겨볼 부분은 분명히 있습니다.

그러나 아쉬웠던 점은 모든 이야기들이 수학적 설명에 많은 분량을 할애한다는 점입니다. 이러한 설명도 재미가 없는 것은 아닙니다. 하지만 트릭을 독자에게 설명하는 데 많은 노력이 필요하다는 점은, 추리물 창작을 추구하는 제 입장에서는 한계로 보일 수밖에 없었습니다. 미드 "넘버스"를 보면서 들었던 느낌과 비슷합니다. "넘버스"는 반대로 '수학'에 대한 설명이 너무 부족한 것이 단점인데, 결국 창작자는 이 두 가지 방법 중 하나를 선택할 수밖에 없겠지요. '수학'에 대해 조금만 더 연구한다면, 정말 좋은 추리물을 쓸 수 있을 것이라는 확신을 주지만, 이러한 한계를 어떻게 극복해야 할지에 대한 고민은 더욱 커지네요.

빛나는 아이디어도 있고 재미도 있지만, 아무래도 추리 애호가보다는 수학에 관심이 많은 일반인이 보기에 적합한 책이 아닐까 싶습니다. 별점은 3점입니다. 수학에 재미를 느끼지 못하는 학생분들께 추천합니다.

수록작별 소개는 아래와 같습니다.


"그랜드캐니언의 흰머리 독수리 가족"

희귀종인 흰머리 독수리를 잡아간 범인을 잡기 위해 근처에서 운동하던 두 명의 선수가 스쳐 지나간 시간과 각자의 목적지에 도착한 시간을 토대로 계산하여 거짓 증언을 밝혀내는 내용입니다. 추리물에 그대로 적용해도 괜찮을 수준의 이야기라고 생각됩니다. 수학적인 공식이 사건 해결에 결정적인 역할을 한다는 점에서, 애초에 이 책에 가졌던 기대를 충족시키는 작품이었습니다. 일상적인 분위기도 좋아서 "Q.E.D."가 연상되기도 했습니다.

"카지노에서 일어난 살인사건"

라스베이거스 카지노 사장 슬릭이 살해된 사건을 다루고 있습니다. 사건의 동기가 도박의 확률과 밀접한 관련이 있죠. 등장하는 도박은 '100장의 카드 중 55장은 성공 / 45장은 실패' - '참가자는 항상 판돈의 절반을 걸고 카드를 뒤집어 '성공'이 나오면 돈을 따고 '실패'가 나오면 돈을 잃는다' - '모든 카드를 다 뒤집어야 게임이 끝난다'라는 방식입니다. 수학적인 설명을 통해 '성공'이 64장 있어야 승산이 있다는 결론이 도출되는데, 아주 재미있었습니다. 조금 응용하면 카드 배틀물에서도 활용할 만한 아이디어라 생각됩니다.

"폭설이 내린 오크가의 아침"

폭설이 내린 날, 유력한 보석 강도 용의자의 알리바이를 깨기 위해 눈이 내린 시간을 알아내는 이야기입니다. 제설차가 오전 6시부터 눈을 치우기 시작해서 처음 한 시간 동안 4블록을 이동하고, 그다음 한 시간 동안에는 2블록밖에 이동하지 못했다는 증언을 토대로 미적분을 동원하여 눈이 처음 내리기 시작한 시간을 밝혀냅니다. 알리바이 깨기의 수학적 응용이라는 측면에서는 백만 점을 주고 싶을 만큼 좋은 아이디어로 보입니다. 다소 어렵기는 했지만, 재미있었습니다.

2013/11/19

한국의 CSI - 표창원, 유제설 : 별점 3점

한국의 CSI - 6점
표창원.유제설 지음/북라이프

미드 CSI로 잘 알려진, 과학수사 기법에 대해 상세하게 설명해 주는 책. 목차는 요약하면 아래와 같습니다.

◆CSI를 탄생시킨 과학수사 실패 사례 1
Part1. 현장 감식, 모든 수사의 출발점
Part2. 지문, 감춰진 범죄자의 흔적
◆CSI를 탄생시킨 과학수사 실패 사례 2
Part3. DNA, 살인자의 또 다른 얼굴
Part4. 혈흔 형태 분석, 범죄 상황의 생생한 증언
Part5. 미세 증거, 범인 스스로도 알 수 없는 증거
◆CSI를 탄생시킨 과학수사 실패 사례 3
Part6. 검시, 사체가 말하는 진실
◆CSI를 탄생시킨 과학수사 실패 사례 4
Part7. 화재 감식, 화염으로도 감출 수 없는 범죄

가장 큰 특징은 항목별로 실제 사례를 등장시켜 이해를 돕는다는 점입니다. 예를 들자면 혈흔에 대한 설명에 실제 "도망자"로 유명한 샘 셰퍼드 사건을 등장시키는 식입니다. 사건에 얽힌 후일담이 상세하게 실려있다는 점도 마음에 들었고요. 샘 의사가 킬러라는 닉네임으로 프로레슬러 생활을 했는지는 몰랐네요.

내용들 모두 흥미로우나 개인적으로는 과학수사 실패 사례를 소개하는 부분이 가장 인상적이었습니다. 총 4개의 사건이 등장하는데 상세하게 소개하자면,

존배넷 램지 사건

"서프라이즈"에서도 방송되었던 미국의 아동 성폭행 살인사건으로 영구 미제 사건이기도 하지요. 초동 수사가 얼마나 중요한지도 잘 알려주는 사건입니다. 확실하지는 않지만 범인 비스무레한 인물도 드러났고, 최소한 부모가 누명을 벗었다는건 다행입니다. 

오제이 심슨 사건

워낙 유명한 사건이라 설명은 생략합니다만 변호인 측의 전략과 주장이 상당히 짜임새 있어서 놀랐습니다. 덧붙이자면 오제이 심슨이 범인인 줄 알았는데 그의 전처 아들이 유력한 용의자라는 것은 처음 알았네요.

김성재 사건

유명한 사건이죠. 외국 도서와는 다르게 국내 유명 사건이 소개되는 점은 확실히 좋네요. 워낙에 널리 알려진 사건이지만 이 책에서는 변호인단의 논박과 증거들에 대한 변론이 디테일하게 소개된다는 점에서 차별화되고 있습니다. 저도 여태까지는 고 김성재의 애인이 유력한 용의자라고 생각했는데 변호인단 의견도 확실히 타당성이 있더군요. 그나저나 유력한 증거인 동물 마취제 성분의 독극물이 왜 크게 인정받지 못했는지는 조금 궁금합니다.

치과의사 모녀 살인사건

워낙에 유명한 영구 미제 사건이죠. 아직 여러모로 의견이 분분한 사건으로 제 개인적인 평을 담을 필요는 없지만 확실히 변호인 주장에 더 무게가 실리기는 합니다. 그러나 경찰 말대로 아내의 불륜이 사실이었다면 남편에게 가장 확실한 동기가 있었다는 것도 부인하기는 어렵네요. 변호인이 밝힌 용의자인 치정남은 살인을 저지를 하등의 이유가 없잖아요? 돈 때문에 협박한 거라면 남편한테 밝혀버리는 게 맞지... 여튼 이 사건 이후 여러모로 발전한 경찰과 국과수의 노력으로 만삭 아내 살인사건 같은 사건이 제대로 수사되었다는 점은 높이 평가할 만하겠죠.

결론내리자면 별점은 3점. 관련 서적은 여러 권 읽어보았지만 그 중에서도 손꼽을만한, 딱딱할 수 있는 과학수사 이론을 흥미로운 실제 사례와 결합하여 소개하는 이상적인 구성을 갖춘 책이라 생각됩니다. 한국화된 사례들도 마음에 좋았고요. 이론보다는 조금 재미에 치우친 편이긴 한데 도판과 자료를 조금만 더 보강한다면 이쪽 분야의 바이블이라 할 수 있는 "모든 살인은 증거를 남긴다"와 겨루어 볼 수 있을 것 같기도 합니다. 관심 있으신 모든 분들께 권해드립니다.

2006/06/10

월드컵 개막전 독일 대 코스타리카

별 관심없었고 임팩트도 별로였던 개막 행사가 끝나고 잠깐 스타리그 재방송을 보다가 경기를 보기 시작했습니다.

사실 독일이 이기겠거니.. 하고 막연히 보기 시작했는데 아무래도 응원하는 팀이 있어야 보는 것이 재미있으니 코스타리카를 응원하기로 했죠. 전 항상 약자의 편입니다.

하지만 예상대로 경기내용은 그야말로 독일의 완승. 제대로 된 미드필더진의 압박축구가 무엇인지를 보여주며 경기를 거의 내내 주도했습니다. 이렇게 강한 독일 축구를 제대로 감상하는 것도 참 오랫만이네요. 특히 람 선수의 활약이 돋보였고 프링스 선수의 4번째 골은 정말 환상적이었습니다! 코스타리카는 몇 안되는 슈팅기회를 거의 대부분(?) 살리며 2골을 뽑아내긴 했지만 애시당초 완초페 선수 혼자의 힘으로는 어려운 경기였습니다. 수비 후 역습을 노린다는 감독의 의도와는 달리 수비에서 어설픈 실수를 연발하며 4골이나 실점하다니... 특히나 첫골과 두번째 골은 수비진의 실수가 컸던 것 같아 더욱 아쉬움이 클 것 같습니다.

독일도 2골이나 실점한 것은 좀 의외였는데 이번에 바뀌었다는 업사이드 룰 탓이 큰 만큼 향후 경기에서도 골이 좀 많이 나올 것 같더군요. 1:1 찬스에서 레만 골키퍼가 하나정도는 막아줄 줄 알았는데 완초페 선수가 실수없이 차분하게 잘하긴 잘했습니다.

어쨌건 독일은 이번 월드컵에서는 확실히 좋은 결과가 기대되며 코스타리카도 킬러는 있는 만큼 남은 경기 잘 소화해 주었으면 하네요.

그나저나 우리나라 국대 팀의 평가전을 돌이켜보면 코스타리카 수준정도가 아닐까 싶기도 한데 우리는 그나마 제대로 된 킬러도 없어 보이니 앞으로 행보가 좀 험난할 것 같기도 합니다. 확실히 세계 수준과의 격차를 느끼게 해 주기도 하더군요. 그래도 대한민국 화이팅! 입니다.

2004/09/01

소름 - 로스 맥도널드 / 강영길 : 별점 4.5점


소름 - 10점 로스 맥도날드 지음, 강영길 옮김/동서문화동판주식회사

사립탐정 루 아처는 갓 결혼한 아내가 실종되었다는 청년 알렉스 킨케이드의 의뢰를 받고 행방불명된 신부 도로시의 행적을 수사하기 시작한다. 이윽고 도로시가 피투성이에 정신착란 증세를 보이며 발견된다. 원인은 친구이자 지도교수였던 헬렌 헤거티의 시체를 발견한 것. 보안관 사무실에서는 도로시를 유력한 용의자로 의심하게 된다.
아처는 도로시의 실종은 호텔에 방문한 의문의 사나이와 관련되어 있다는 것을 알고 의문의 사나이 책 베그리의 정체를 추적, 그는 10여년전 어린 소녀였던 도로시 매기의 법정 증언때문에 아내를 죽였다는 혐의로 10여년 복역한 도로시의 아버지 토머스 매기라는 사실을 밝혀낸다.

이 과거의 죽음과 현재의 살인, 그리고 또 다른 제 3의 살인이 서로 관련되어 있으리라 짐작한 아처는 헬렌 해거티와 도로시(달리)가 다녔던 대학의 지도 부장 로이 브래드쇼와 그 어머니 미세스 브래드쇼, 헬렌의 친구 설리 버크와 그 남동생 등 수많은 인물들의 실타래를 풀며 사고로만 알려졌던 과거의 루크 딜로니 사건이 사실은 살인사건이었다는 점과 이 세개의 살인사건의 연관성을 파악하게 된다....

"움직이는 표적"과 "위철리 여자", 단편 "미드나잇 블루" 이후 읽은 루 아처 시리즈입니다. 워낙 평이 좋아서 꼭 읽고 싶었는데 얼마전 알라딘 할인행사로 구입하여 읽게 되었네요.

"주의! 아래 리뷰에는 진범을 포함한 스포일러가 다수 들어 있습니다!"

이야기 전개는 다른 하드보일드와 거의 다름 없는 형태로 진행됩니다. 우연히 사소한 사건을 맡게 된 사립탐정이 그 사소한 사건에서 파생되는 살인사건을 접하게 되고 그 살인사건이 과거의 다른 사건과 연관됨을 눈치챔으로써 결국 진정한 진상을 깨닫게 된다는 전개인데 다른 하드보일드와 거의 대동소이하죠. (몰타의 매..는 제외할 만 하겠네요) 작품답게 수많은 인물들이 스쳐지나가며 각각의 인물들이 사건들과 밀접한 연관이 있고 연결고리 역할을 하는지라 한번에 읽지 않으면 조금 힘들다는 것도 유사하고요.

그러나 루 아처라는 건조하고 관찰력 뛰어난 캐릭터는 그만의 우울함과 고독함을 유별나게 강조한 덕에, 터프함과 마쵸스러움을 과시하면서도 일종의 기사도 정신을 보여주며 시니컬한 유머를 내뱉는 여타 하드보일드 탐정 캐릭터와 확실한 차이가 느껴집니다. 다른 여러 캐릭터들도 굉장히 독특하고 성격들이 강해서 각자의 에너지가 느껴지는 것이 좋았고요. 또한 다른 작품들과는 달리 최소한 알렉스 부부의 행복은 지켜진다는 점도 차이점이라 할 수 있겠네요. 전체적으로 심리학과 시적 정서가 감싸고 있는 듯한 독특한 분위기는 이 작품만의 매력이고요.

이러한 다른 장점들도 많지만 무엇보다도 이 작품의 핵심이자 중요한 요소인 사건의 진상, 마지막 3페이지에 걸쳐 나오는 진상이야말로 모든 인물관계와 사건을 깔끔하게 정리해 버릴 뿐더러 다른 하드보일드와 비교하여 이 작품을 비교 우위에 서게 하는 대단한 힘을 가지고 있습니다. 로이 브래드쇼와 미세스 브래드쇼라는 모자간으로 알았던 둘만의 비밀스러운 결혼 생활과 아내이자 어머니 역이였던 미세스 브래드쇼 (티시)의 상상 이상의 질투와 증오..... 아무도 예상 못했지만 오히려 20여년 동안 관계를 숨겨왔다는 그 비현실성과 부조리 때문에 광적인 한 인간의 잔인성과 비 인간성을 증폭시키는 효과를 가져다 주는 것 같습니다. 정말 생각치 못했던 이 마지막 3페이지 만으로도 이 작품은 추리 역사에 기억될 것입니다.

딱 하나 아쉬운 점은 이 진상 때문에 알렉스가 의뢰를 중도에 잠깐 포기하였을 때 사건을 계속 뒤쫓고 있던 아처가 미세스 브래드쇼에게 대신 사건을 맡아달라고 의뢰하는 장면이 어색해진다는 것입니다. 결말과 연관시켜 보면 아처가 사실 살해당하는 것이 당연한 상황으로 보여지거든요. 범인에게 "내가 당신 사건을 당신 돈으로 조사하고 싶다"고 말하는 탐정이라니.... 물론 이 전개로 인해 이 부인과 지속적인 연결고리를 가져가게 되는 부분은 있지만 그래봤자 전화 몇 통화 뿐이라 설득력이 약해요.

그러나 단점은 사소할 뿐, 하드보일드 3대 거장 중 한명의 대표작다운 품격과 재미를 갖춘 걸작임에는 분명합니다. 챈들러와 해미트 보다 국내에서의 대중적인 지명도는 어떻게 보면 약하지만 (아마 영화화가 적게 되었다는 것이 가장 큰 이유가 아닐까 싶네요) 결코 그들에 뒤지지 않는 작품이에요. 동서 추리문고에서 건진 또다른 수확이라 생각되며, 이 대단한 작품을 실버 대거에 머물게 한 해당 년도의 골드 대거 수상작도 꼭 읽어 보고 싶습니다. 별점은 4.5점입니다.

PS : 솔직히 이 마지막 반전은 어떻게 보면 소설이라는 작품에서 느낄 수 있는 트릭이 아닌가 싶습니다. 미세스 브래드쇼라는 노부인의 외모와 행동을 그 나이와 현실보다도 과장되게 묘사하고 브래드쇼 교수를 보기보다 "젊게" 묘사하며 교수의 생활을 극단적으로 젊음이 가득한 곳으로 설정하여 상대적으로 그 차이를 보다 심하게 독자가 느낄 수 있게 한 고도의 트릭이거든요.

2023/09/08

살인을 예고합니다 - 애거서 크리스티 / 이은선 : 별점 2.5점

살인을 예고합니다 - 6점
애거서 크리스티 지음, 이은선 옮김/황금가지

<<아래 리뷰에는 진범, 진상에 대한 스포일러가 포함되어 있습니다>>

“살인을 예고합니다. 시각은 10월 29일 금요일 6:30 P.M. 장소는 리틀 패덕스. 친구들은 이번 한 번뿐인 통지를 숙지하기 바랍니다.” 한적한 시골 마을 치핑 클래그혼의 온갖 가십이 실리는 신문 「가제트」에 기묘한 광고가 떴다. 이웃들은 호기심을 참지 못하고 약속이나 한듯 정해진 시각에 리틀 패덕스를 찾아왔다. 그리고 6시 30분에 방안의 불이 꺼지고 누군가 침입했다! 곧이어 총성이 울리고, 사람들은 쓰러진 침입자를 보았다. 리틀 패덕스의 주인 블랙록 양을 쏜 뒤, 스스로에게 총을 쏴 사망한 듯 했다. 하지만 크래독 경위 등 경찰 관계자들은 미심쩍음을 느꼈고, 마을을 방문한 미스 마플의 도움을 받게 되었다. 하지만 블랙록 양의 친구이자 동거인 버너 양의 독살, 마을 주민 머거트로이드 양의 교살 사건이 이어지는데....

애거서 크리스티 에디터스 초이스 중 두 번째로 읽은 작품. 미스 마플 시리즈인데, 세인트 메리 미드가 아닌, 또 다른 시골 마을 치핑 클래그혼이 무대입니다.

살인을 예고하는 광고를 실으면서 시작되는 도입부는 아주 인상적입니다. 시대를 앞서간 아이디어였어요. 이에 대한 설명 - 좀도둑이 마을 사람들을 모아 놓고 강도짓을 하기 위해 벌인 일이었다 - 도 꽤 그럴싸했고요. 경찰 관계자들이 미심쩍어 하지만 않았어도, 마을 사람들을 모아 놓고 한 번에 털려고 했던 창의적인 강도가 실수로 쏜 총에 맞아 죽은 우발적인 사건으로 처리되었을 수도 있었을거에요.
전후 식량과 의류가 배급제로 이루어지고, 때문에 마을 내에서 물물교환이 버젓이 이루어지던 시대 배경도 흥미로왔습니다. 이를 통해 마을 사람 누구나 리틀 패덕스에 드나들 수 있어서 다들 용의자가 되어 버리고 말거든요. 힘들었던 시대에 있었던 일까지 작품에 효과적으로 반영시키는건 정말이지 거장다운 솜씨라 할 수 있겠지요. 감탄을 금치 못하겠어요.

본격 추리물의 핵심 요소 중 하나인 공정함 측면에서도 만점을 줄 만합니다. 블랙록 양이 사건을 꾸몄다는걸 처음 마을 주민들이 리틀 패덕스에 모일 때의 대사로 명확하게 알려주는 덕분입니다. 사건이 일어난 날 리틀 패덕스에 모인 마을 주민들 모두가 석탄 배급 중임에도 불구하고 중앙 난방을 돌린걸 언급하는데, 벽난로 불을 때면 간접 조명이 발생하기 때문에 어둠 속에서 범행을 저질러야 했던 블랙록 양은 어쩔 수 없이 중앙 난방을 돌렸던 겁니다! 불을 꺼지게 만든 장치도 가구에 남은 담뱃자욱, 바뀐 조명등, 물이 없어 말라버린 제비꽃 등으로 확실하게 설명되며, 레티셔 블랙록과 샬럿 블랙록 신분이 뒤 바뀌어 있다는 것도 도라의 말실수 - 어떨 때는 레티, 어떨 때는 로티라고 부르는 - 를 비롯하여 스위스에서의 수술, 항상 목에 거는 가짜 티 나는 진주 목걸이 등의 여러가지 단서로 알려줍니다. (레티와 로티는 한국 독자에게 그다지 유용한 단서라 생각되지는 않습니다만.)
핍과 에마의 정체가 이란성 쌍둥이지만 둘 다 여자아이였다는 사소하지만 나름대로의 반전도 효과적으로 사용되어 기억에 남네요.

하지만 추리적으로는 헛점이 많은 편입니다. 범인 블랙록 양의 계획부터 안이했습니다. 경찰들이 엄연한 강도 살인 사건을 이렇게 쉽게 덮을리는 없는데 말이지요.
기발했던 '살인 광고'도 재미있는 아이디어이기는 했지만 현실성이 부족했습니다. 경찰들도 지적하듯이 마을 주민들을 한 곳에 모아 봤자 강도가 얻을 수 있는 잇점은 많지 않아요. 오히려 마을 주민들이 다른 곳에 모이기를 기도하고 빈 집을 털 생각을 하는게 더 나았을 겁니다. 동네 이웃 집을 방문하는데, 귀하고 값비싼 물건이나 거액의 현금을 들고갈리도 없으니까요.
게다가 마을 주민들이 모인 탓에, 블랙록 양이 총소리가 났을 때 자리에 없었다는걸 머거트로이드 양이 목격하고 말았습니다. 그녀가 좀 바보같다는 식으로 대충 넘어가고 있습니다만 빠릿빠릿한, 아니 보통 수준의 지적 능력만 갖추고 있었더라도 초반부 머거트로이드 양 증언으로 블랙록 양의 계획은 실패하고 체포되었을 거에요. 
한마디로 말해 살인 광고는 증인만 늘린 무의미한 행동이었습니다. 광고없이 셰르츠를 집으로 오라고 속이고 살해하는게 더 나은 선택이었어요. 증인이야 버너 양, 가정부 미치면 차고 넘쳤을테니까요. 동거하는 조카들도 있고.

또 사건을 꾸밀 때 블랙록 양을 향해 총을 쏜 걸로 위장한건 너무나도 큰 실수였어요. 수사하다보면, 그녀가 벨 괴들러의 거액의 유산을 상속받을 예정이라는게 드러날테고, 그렇다면 용의자로 유산을 노리는 벨 괴들러 동생의 자녀들 - 핍과 에마 - 이 떠오르는게 당연했습니다. 흉기인 권총도 마을 주민 이스터브룩 대령의 소장품을 훔쳤다는게 밝혀졌다면, 죽은 강도 세르츠가 그 총이 있다는걸 알고 훔쳤을리가 없으니 - 불가능한건 아니겠지만 현실적으로는 어려웠겠지요 - 용의자는 마을 주민으로 더욱 좁혀졌을테고요. 그냥 아무데나 총을 쐈더라면 아무 문제 없었는데, 왜 자기한테 총을 쏜 것처럼 꾸몄는지 알 수가 없습니다.

무엇보다도 범행 자체의 설득력도 떨어집니다. 셰르츠를 죽여 입을 막으려는 시도를 하기전에, 괴들러의 유산을 받을 때 까지만이라도 버티는게 상식적이니까요. 실제로 협박이 이루어진 것도 아니었는데 지레짐작으로 살인까지 저지른다는건 영 와 닿지 않았습니다.

불필요한 등장인물들에 대한 묘사와 설명도 많습니다. 특히 블랙록 양의 가정부 미치는 타고난 거짓말장이에 과대 피해 망상증 소지자로 등장할 때마다 짜증을 불러일으키는 인물이라서, 빨리 피해자가 되기를 바랄 정도였어요. 제가 블랙록 양이라면 리틀 패덕스에 강도가 든 걸로 꾸밀 때, 미치를 죽이고 셰르츠가 실수로 죽인걸로 위장했을 겁니다....

그래도 동기에 대한 설명만큼은 확실하고, 공정함 측면에서는 타의 추종을 불허하는 고전 본격 추리물이라는건 분명합니다. <<완전 공략>>에서는 따분하다는 이유로 별점 2점을 주었던데, 다소 지루한 부분이 없지는 않지만 2점은 다소 가혹해 보입니다. 제 별점은 2.5점입니다.

2008/03/07

카리브해의 비밀 - 크리스토퍼 페티트 감독 / 헬렌 헤이즈 외 : 별점 1.5점

카리브해의 비밀 - 4점
헬렌 헤이스, 로버트 루이스 외 출연/워너브라더스

세인트 메리 미드에서 카리브해로 휴양 여행을 떠난 미스 마플은 같은 또래인 팔그레이브 소령과 친해진다. 소령은 자신의 회고록 이야기를 하며 과거 자신이 들었던 살인사건과 관련된 사진을 보여주려다가 갑자기 뭔가에 놀라서 그만두는데 그날 밤 중령이 시체로 발견된다.
최초에는 고혈압으로 인한 자연사로 보였지만 연달아 객실 하녀 빅토리아가 칼에 찔려 살해당한 뒤의 조사로 중령도 살해되었다는 것으로 밝혀진다. 미스 마플은 진범을 찾기 위해 추리를 시작하는데...


작년에 형한테 생일선물로 받은 아가스 크리스티 콜렉션 박스 셋트의 첫번째 편으로 "카리브해의 비밀"을 감상하였습니다. 조금 조사해 보니 1983년에 영국에서 제작된 TV 영화더군요.

그런데.... 솔직히 정말 많이 지루했습니다. 거의 연극이라고 해도 될 정도로 정적인 연출은 추리물 특성상 어쩔 수 없다 치더라도 긴장감이 전혀 없는 전개가 끔찍할 정도였습니다. 심지어 마지막 범인이 밝혀지는 장면조차 지루했으니 뭐 말 다했죠. 미스 마플 시리즈는 극적인 요소가 많지 않은 차분한 분위기의 작품이지만 이 영화는 그 정도가 좀 심했습니다. "나일 살인사건" 처럼 이집트의 풍광이라도 보여줬다면 지루함이 덜하지 않았을까 싶기도 한데 예산 탓인지 카리브해의 모습은 나오지도 않더라고요. 단지 짤막하게 등장하는 셋트 느낌 물씬나는 거리 풍경 이외에는 영화 전부가 호텔에서만 이루어 집니다. 셋트에서 촬영했더도 히치콕처럼 긴장감있게 연출할 수도 있었을텐데, 여러모로 아쉽기만 합니다.

미스 마플 역의 헬렌 헤이즈는 무척 적역으로 생각되었으나, 크리스티 팬이라도 지루함을 느낄 것 같은 영화라 별로 추천하고 싶지 않네요. 소설도 이렇게 재미가 없었나 싶을 정도였으니까요. 다음번에는 박스셋 중에서 좀 더 유명하고 드라마틱한 작품을 골라 봐야 겠습니다. 별점은 1.5점입니다.

2005/07/15

스위트홈 살인사건 - 크레이그 라이스 / 백길선 : 별점 3점

스위트홈 살인사건 - 6점 크레이그 라이스 지음, 이기원 옮김/해문출판사

추리소설 작가인 엄마 마리안 카스테어스와 함께 사는 삼남매 다이나, 에이프릴, 아치는 어느날 옆집 샌퍼드 저택에서 일어난 살인사건을 목격했다. 삼남매는 이 사건을 해결해서 엄마의 명성을 높여주겠다는 욕심을 품고, 경찰까지 농락해가며 사건을 조사해 나가기 시작했다. 이 와중에 사건의 담당 형사 빌 스미스와 엄마의 감정이 미묘한 것을 눈치챈 뒤, 둘을 연결시켜 주려는 노력까지 해 가며 결국 삼남매는 사건의 진상을 꿰뚫고 사건을 해결하는데...

여성 작가 크레이그 라이스의 작품입니다. 동서에서도 출간되었지만 제가 읽은 것은 해문의 Q 미스테리 시리즈 판본입니다.

무대는 외딴 시골 동네, 주인공도 아이들, 그리고 작중 대화와 사고방식 모두 아동 입장에서 쓰여졌기 때문에 스케일도 작고, 흡사 "소년탐정단" 시리즈가 연상되는 전형적인 아동용 모험 소설 느낌이 강하다는게 특징입니다. 그러나 이러한 부분은 오히려 다른 추리 소설들과는 굉장히 다른 독특한 재미를 안겨주며, 특히 아이들이 사건을 해결하기 위해 벌이는 기발하고, 때로는 유치한 여러 작전들이 굉장히 유쾌하고 재미있었습니다. 엄마 소설의 탐정들의 방식과 대사를 흉내내는 장면들은 특히 귀여웠어요. "초원의 집" 분위기의 당시 미국 시골 마을의 디테일한 묘사도 마음에 들었고요.

사건 자체는 이러한 작품 분위기와는 다르게 의외로 진지하고 복잡한 편입니다. 그래도 아이들이 샌퍼드 저택에서 죽은 샌퍼드 부인의 서류를 발견한 뒤 이를 통해 주변 인물들을 조사하여 단 하나의 진실을 밝혀낸다는 결말로 깔끔하고 명쾌하게 마무리하고 있어서 정통 추리물로도 손색이 없습니다. 단순한 캐릭터 중심의 모험물만은 아니랄까요.
물론 샌퍼드 부인의 서류를 경찰이 수색에서 왜 발견하지 못했는지가 잘 납득되지 않는다는 단점은 있지만 뭐, 납득할만한 수준이었어요.

그래서 별점은 3점입니다. 가벼운 마음으로 즐길 수 있는 웰메이드 홈코미드 스릴러입니다. 소박하고 유쾌하면서도 동심으로 돌아갈 수 있는 흔치 않은 작품이기에 추리소설 입문자에게 적극 추천드리는 바입니다. 초보자가 아니시라도 거대하고 큰 음모, 잔인한 엽기 연쇄 살인사건에 관한 작품이 난무하는 요즈음 신선한 느낌으로 기분전환 할 수 있으실테고 말이죠.

덧 1 : 내용 전개가 디즈니의 모험영화 같아서 잠깐 조사해 보니 아니나 다를까 이미 1946년에 영화화가 되었더군요.

덧 2. 아이들이 말썽꾸러기이긴 해도 집안일도 잘 돕고 엄마의 일과 마음을 잘 이해하는 것으로 설정되어 있습니다. 약간 판타지스러운데 저자인 크레이그 라이스 여사 본인의 결혼생활은 불행했다고 하는 것으로 보아 소설로나마 이상적인 가정을 꾸미고 싶어한 심정이 반영된 결과물로 보입니다. 안타깝네요.

2018/04/01

넘버스 - 케이스 데블린, 게리 로든 / 정경훈 : 별점 2.5점

넘버스 - 6점
케이스 데블린 & 게리 로든 지음, 정경훈 옮김/바다출판사

"넘버스" 라는 미드가 있습니다. FBI 요원인 형 돈을 수학 천재 동생 찰리가 돕는 내용인데, 이 책은 드라마 속에서 활용된 다양한 수학 이론을 소개해 줍니다. 범죄와 수학 이론의 결합은 제 영원한 관심사 중 하나라서 읽기 전 기대가 컸습니다.

13개의 이야기가 실려있는데, 모두 "넘버스" 속 에피소드에서 찰리가 설명해 주었던 수학 이론에 대해 상세하게 알려주는 구성입니다. 첫 번째 이야기는 '핫존'을 찾는 이야기로 저도 방영 당시 시청했던 기억이 생생합니다. "연쇄 살인범이 다음에 어디서 범행을 저지를지 예측할 수는 없다, 스프링클러의 물방울이 다음에 어디에 떨어질지 알 수 없는 것처럼. 그러나 물방울이 튄 자리의 패턴을 가지고 있다면 스프링클러가 어디에 있는지는 알 수 있다!"는 이론이지요. 아주 재미있게 보았던 기억이 새록새록 떠올랐습니다. 제가 "넘버스" 에 관심을 갖게 된 이유도 이 에피소드가 아주 괜찮았던 덕분이기도 하고요. 드라마에서는 이 공식이 찰리의 창작으로 그려지지만, 책을 통해서 '지리적 프로파일링' 이라고 불리우는 기법으로 공식 원리에서부터 실제 범인 체포 사례까지 상세하게 알 수 있었습니다. 심지어는 넘버스 속 스프링클러 비유 역시 이 공식의 창안자 로스모가 즐겨 애용하는 비유라고 하네요.

통계 분석을 범인 기소 및 각종 증명에 어떻게 활용하는지에 대한 이야기도 아주 흥미로왔습니다. 특히 이른바 '통계의 함정' 설명이 재미있었어요. 예를 들어 오클랜드 거주 인구의 35퍼센트만 차지하는 흑인이 교통 단속 건 비중에서 56퍼센트를 차지하는건 인종적 문제를 암시하느냐?는 연구가 있습니다. 답은 당연히 그렇지 않다는 겁니다. 경찰은 우범 지역을 보다 높은 비율로 순찰하는데, 우범 지역에 소수 인종 집단이 더 많이 밀집하기 때문에 당연히 더 높은 비율로 단속에 걸릴 뿐입니다. 우리나라에서도 집 근처에서 사고가 훨씬 더 많이 일어난다는 통계를 본 적이 있습니다. 이 역시 집 근처라 마음을 놓거나 하기 때문이 아니라 당연히 집 근처에서 운전을 할 일이 가장 많은 탓이지요. 이런 조작 아닌 조작을 많이 접하는 게 현실인데, 앞으로는 통계도 좀 더 면밀히 따져보는 자세가 필요해 보입니다.

또 '연결 고리 분석' 은 최근 블록 체인 열풍과 맞물려 있는 부분이 있어서 눈길을 끕니다. 데이터 마이닝, 신경망과 같은 친숙한 용어도 다수 등장하고요. 

변화의 조짐을 알아내는 '변화 시점 탐지'는 수학 이론보다는 "넘버스" 의 에피소드가 더 기억에 남네요. 수학자인 세이버 매트리션이 선수 자료를 분석하다가, 금지 약물을 사용하기 시작한 시점을 알 수 있는 수학적 감시 시스템을 고안했다는 이야기라는데 야구 팬으로 관심이 안 갈 수가 없었거든요. 이 수학적 감시 시스템은 실제로 존재하며, 현재 '증후군 감시' 등에 이용된다고도 합니다.
아울러 이 이야기는 '미래 예측' 이야기와 연결됩니다. 수학은 테러리스트들의 위험 평가를 위한 강력한 도구가 될 수 있다는 내용으로 일종의 통계 - 확률론입니다. 새로운 자료를 얻을 때 마다 확률이 변한다는 내용인데, 실제 범죄와 밀접하게 사용될 수 있어 보여서 재미있었어요. 이런 수학적 시스템이 실제로 적용되어 운용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테러가 끊이지 않는걸 보면 과히 성공적인 시스템은 아닌 듯 하지만 앞으로 더 많은 발전이 있기를 바랍니다.

이렇게 재미있는 이야기가 많이 수록되어 있지만, 완독하는데는 상당한 시간이 걸렸습니다. 이유는 너무 어려운 탓입니다. 이론과 설명 모두 어느 수준 이상을 넘어가면(정확하게는 "넘버스" 속 에피소드와 관련된 소개 정도) 이해하기 쉽지 않더라고요. 어떤 이야기는 설명하고 있는 수학 이론이 어떻게 드라마 속 사건 해결에 이용되는지 그 연결 고리마저도 이해가 되지 않을 정도였습니다. 물론 이건 책의 문제는 아닙니다. 제 공부가 부족한 탓이지요. 하지만 일반인 독자가 쉽게 접근할 수 있는 책은 아니라 생각됩니다.
또 내용의 많은 부분이 통계, 확률에 기반하고 있다는 것도 조금은 아쉬웠습니다. 반대로 이야기하자면 "넘버스" 에 활용될 정도로 괜찮은 수학 이론이 그만큼 없다는 뜻이기도 하겠지요.

그래서 제 별점은 2.5점입니다. 어려운 수학 이론을 되도록 쉽게 설명하려는 저자들의 노력은 눈물겹지만 그래도 어려웠기에 좋은 점수를 주기는 힘드네요. 저같은 일반인보다 수학에 대해 이해도가 높으신 분들이 읽어야 할 책입니다.

2023/01/15

한밤의 지하철 공포미스테리 걸작선 - 정태원 편역 : 별점 2점

<<밤에 걷다>>와 <<본인방 살인 사건>> 다음에 집어든 오래된 책입니다. 최근 오래전 책을 다시 뒤져보는 취미에 푹 빠졌거든요. 이 책도 출간된지 벌써 30년이나 되었네요.
정태원 님께서 편역한 앤솔러지입니다. 서두에서는 공포를 다룬 미스테리 작품을 모았다고 소개하고 있는데, 다 그런건 아닙니다. 공포 보다는 서늘한 느낌을 가져다주는 '기묘한 맛'에 더 가깝다거나, 아예 블랙 코미디스러운 작품들도 포함되어 있는 탓입니다. 질 드레'를 '지르도 레'처럼 번역한걸보면 일본어 판본을 번역한 듯 하며, 그런걸 보면 정식 허가를 받고 출간된 책은 아닐 것으로 여겨지네요.

그래도 유명한 추리 소설 전문가 정태원 님이 편역한 책 답게, 작품별 작가 소개와 작품들의 출처를 대체로 정확하게 밝혀주고 있다는건 좋았습니다. 미국과 유럽, 일본 작품들이 고루 포함된 점도 장점이고요. 수록작 13편 중 눈여겨 볼 만한 좋은 작품들은 다음과 같습니다.
첫 번째는 아내가 불륜 상대와 자살한 뒤, 홀로 남은 아들을 외국에서 키우다가 아들이 이미 미쳐버렸다는걸 깨닫는 <<길고 어두운 겨울>>입니다. 아들을 말도 통하지 않는 베이비시터에게 맡겨두고, 일본에서 가져온 똑같은 동화책만 계속 읽는걸 방관했는데, 알고보니 동화책은 잘못 제본된 책이었고 아들은 동화책을 읽는게 아니었다는게 - 그냥 멍하니 같은 자세로 있었던 것 - 드러나는 마지막 장면이 대단히 충격적이었습니다. 이 장면을 위한 빌드업도 탄탄하고요. 별점은 3.5점입니다. 수록작 중에서는 최고였어요. 작가 소노 아야꼬는 경력을 보면 이런 장르물을 발표했을걸로 생각되지 않는 작가인데 다른 작품도 궁금해집니다.
아내가 낳은 딸을 없애기로 결심한 남자가 어두운 공간에서 마녀의 시체라며 토막난 무언가를 건네준다는 <<10월 게임>>도 등골 서늘한 결말이 아주 인상적이었어요. 레이 브래드버리 작품다왔습니다. 별점은 3점입니다.
다소 뻔했지만 <<오리 대신에>>, <<비만클럽>>도 나쁘지 않았습니다. <<오리 대신에>>는 짤막한 분량으로 깜짝 반전을 가져다 준다는 점에서, <<비만클럽>>은 살찌워진 남편이 사람들에게 먹힐 때 일종의 특권으로 조리 방법을 선택할 수 있는데 '산채로 먹힘'을 선택한다는 발상이 독특했기 때문입니다. 내용의 설득력이 턱없이 부족하다는 단점은 있지만 '기묘한 맛' 쇼트쇼트로는 우수한 편입니다.
조숙하고 다소 정신나간 아이가 어른을 없앤다는 설정의 <<식용 거북이>>와 <<살인유전>>은 각각 퍼트리샤 하이스미스의 빼어난 묘사력, 스탠리 엘린의 반전 구성 능력이 돋보였습니다. <<식용 거북이>>는 예상 가능했다는 점에서, <<살인유전>>은 서사를 쌓아나가는 과정에서 설득력이 부족하다는 점에서 아쉬움은 있으나 평균 수준은 됩니다.

하지만 실망스러운 작품들도 있습니다. 개인적으로는 앤솔러지 전체에서 큰 비중을 차지하는 클라이브 바커의 작품들이 문제라 생각됩니다. '공포'를 다룬 장르물에 적합한건 사실입니다만, <<피의 책>>이라는 작가의 단편집에 이미 수록된 작품들을 그대로 수록해 놓은 것에 불과하기 때문입니다. 덕분에 새로운 작품을 발견하는 기쁨은 전혀 느낄 수 없었어요.
최소한 여러 단편집에서 대표작만 엄선하여 수록했어야 했는데, <<피의 책>> 수록작 중에서 최고의 작품들인지도 솔직히 미심쩍었습니다. <<한밤의 지하철>>은 <<미드나이트 미트 트레인>>이라는 영화로 재탄생할 정도로 유명한 작품으로 기승전결은 확실하고 화끈하게 달려주는 괜찮은 작품이라 예외로 치더라도, 마을 사람들이 거인을 만들고 자멸한다는 <<언덕에 마을이>>와 암세포가 사악한 크리쳐로 변해 사람들을 습격한다는 <<영화관의 악령>>은 좋은 점수를 주기 힘듭니다. 기괴한 상상력 외에는 건질게 없었으니까요. 결과물도 재미보다는 혐오쪽에 가까왔습니다. <<영화관의 악령>>은 현실에 존재하지 않는 이형과 사투를 잔혹한 묘사로 버무린게 전부라 더더욱 그러했습니다.
<<신 투명인간>>은 존 딕슨 카의 정통 추리물로 작품 수준을 떠나 왜 이 앤솔러지에 수록되었는지 모르겠습니다. 호러물과는 전혀 궤를 달리하는 작품인데 말이지요. 추리적으로도 영 별로라 좋은 점수를 주기 힘듭니다. 이전에는 평균 이상이라 호평했었는데, 번역의 문제였을까요?
<<아내 살인 되돌리기>>, <<살고 싶어했던 여자>>는 양산형 심리 서스펜스 스릴러로 많이 흔해빠진 설정과 전개를 보여주는데다가 별로 무섭지 않은 등 감점 요소가 많았습니다. <<두 병의 소오스>>는 걸작이라는건 분명하나 이 앤솔러지에서는 빼는게 맞지 않았을까 싶네요. 워낙에 많은 이런저런 앤솔러지에 수록된만큼 신선함도 떨어질 뿐더러, 공포와는 좀 거리가 있는 '기묘한 맛'에 가까운 작품이니까요.

그래서 전체적인 별점은 2점입니다. 30년이 지나는 동안 정식 출간된 좋은 앤솔러지가 많아진만큼, 다른 책을 구해보시기를 권해드립니다. 어차피 절판된지 오래라 구해보시기도 힘드실거에요. 알라딘에서는 책 검색조차 되지 않는군요.

2015/01/23

연쇄살인범 지도 매핑 - 브렌다 랠프 루이스 / 이경식 : 별점 2점

연쇄살인범 지도 매핑 - 4점
브렌다 랠프 루이스 지음, 이경식 옮김/휴먼앤북스(Human&Books)

이런 류 연쇄살인범 관련 논픽션은 그동안 지나치다 싶을 정도로 꾸준히, 많이 읽어왔습니다. 추리소설을 좋아하는 애호가로서의 흥미, 그리고 창작을 지망하는 사람으로서 자료 및 아이디어 확보 측면에서 말이죠. 허나 세계적인 연쇄살인마가 흔한 것도 아닌만큼 몇권 읽으면 충분하기는 합니다. 특히나 미국에서 발표된 책이라면 미국 중심이기에 미국의 유명 살인마들 - 에드 게인테드 번디, 샘의 아들, 나이트 스토커 등등 - 은 이제 지겨울 정도로 많이 알고 있기도 하고요.

그래도 이 책을 읽게 된 이유는 제목 때문입니다. 연쇄 살인범의 범죄 행각을 지도에 매핑했다는 제목에서 뭔가 색다른 것이 있지 않을까 기대했거든요. 미드 <넘버스>의 에피소드 하나가 떠오르기도 했어요. 수학자 동생이 무작위로 보이는 범죄 행위가 실제로는 연관되어 있다는 것을 수학이론을 통해 밝혀내고 (범인이 범행 장소와 자신과의 연관성을 숨기기 위해 무작위적으로 범행 장소가 바뀌지만 이러한 무작위는 외려 작위적인 수열을 형성하므로 그 시작점을 수학적으로 알아낼 수 있다.. ) 범인이 어디 있을지 추론하던 에피소드였죠.

그러나... 지도 매핑은 그냥 범죄 행위를 지도에 그려놓은 것일 뿐이라 실망스러웠습니다. 지도가 실려있을 뿐 연쇄살인범들과 그들의 범죄행각을 요약해서 소개해주는 방식은 다른 책들과 대동소이해요.
물론 이 책만의 장점이 없는 것은 아닙니다. 지도가 별 정보를 전해주지는 못한다 하더라도 없는 것 보다는 당연히 있는 것이 낫고 그 외의 도판들, 예컨데 피해자 사진들이 조금 더 많이 수록되어 있는 점도 괜찮았어요.
무엇보다도 다른 책에서는 보지 못했던, 비키니 살인마 찰스 소브라즈, 트럭 운전사 연쇄 교살범 폴커 에케르트 등의 연쇄살인마들이 수록되어 있는 점에서는 나름 가치가 있습니다. 비교적 최근에 씌여졌기에 최근의 범죄, 배낭여행객 살인자 이반 밀라트나 유명한 사건이었던 워싱턴의 저격수 존 앨런 무하메드와 리 보이드 말보, 베르사체 저격범 이야기가 실려있는 것도 마음에 들었고요. 얼마전 보았던 영화 <툼스톤>의 원작 <무덤으로 향하다>의 범인들 모델로 생각되는 싸이코패스 컴비인 태평양 연안 고속도로 살인마 비태커와 노리스 이야기도 충격적이고 놀라왔습니다.


다른 책들에 비해 소설처럼 조금 더 생생하게 쓰여진 것과 체포와 수사 과정 및 범인들이 체포된 이후 사법거래로 종신형을 선고받았다던가, 사형을 기다리고 있다던가, 사형을 당했다던가, 아니면 놀랍게도 해당 국가의 형법이 정해져 있어서 석방되었다던가! (안데스의 괴물 페드로 로페즈) 등의 후일담까지 꼼꼼한 것도 특징입니다. 이반 밀라트 차에 탔던 영국인 여행자가 가방과 여권을 모두 버려두고 달아난 사례처럼 적극적으로 살기 위해 노력한 경우 의외로 살아난 경우가 많거나, 최소한 범인을 잡는데 결정적 역할을 한 경우가 많다는 것은 처음 알았네요.

허나 장점보다는 제목에 낚인 듯한 기분도 크며 내용도 아주 새롭거나 하지는 않아서 별점은 2점입니다. 이제 이런 책은 좀 많이 지겹습니다...

그나저나 외국 살인자들은 자칭이건 타칭이건 별명이 있는데 참 기묘합니다. 우리나라에서 이런 식으로 별명을 붙이면 장난스럽다고 엄청 공격받을 것 같은데 말이죠. 국가마다 문화가 달라서 그런 걸까요?

2020/10/04

세계 미스터리 걸작선 1 : 살인자 외 - 어니스트 헤밍웨이 외 / 신예용 : 별점 2점

세계 미스터리 걸작선 1 : 살인자 외 - 4점
어니스트 헤밍웨이 외 지음, 신예용 옮김, 박광규 기획.해설/코너스톤

1890년대 후반에서부터 1940년대 까지, 추리소설의 여명기와 황금기까지의 시기에 발표된 여러가지 단편들을 모아 놓은 앤솔러지입니다. 이런 류의 앤솔러지는 "셜록 홈스의 라이벌들"을 비롯하여 그동안 많이 접해보았지만, 국내에 비교적 소개되지 않았던 유명 시리즈 작품들 위주라는 차이점이 있습니다. 절반 정도는 '퀸의 정원 ("탐정, 범죄, 미스터리의 간략한 역사")'을 통해 선정된 작품들이기도 하고요. 최소한 역사적 가치는 확실히 있다는 의미지요.

그러나 역사적 가치 외의 다른 가치를 느끼기는 함들었습니다. 너무 오래 전 작품인 탓입니다. 여러모로 설득력도 떨어졌고요. 전체 평균한 별점은 2점입니다. 

하지만 저와 같은 고전 본격 추리 애호가에게는 선물과도 같은 책이라는건 분명합니다. 초창기 추리 소설에 관심이 있으시다면 한 번쯤 읽어보셔도 나쁘지 않을 것 같네요. 저같은 사람이 많이 없는지 재정가로 가격이 3000원 수준으로 떨어져서 가격도 착하거든요.

수록작 별 상세 리뷰는 아래와 같습니다. 언제나처럼 스포일러 가득한 점, 읽기 전 참고하시기 바랍니다.

"스터들리 농장의 공포" 

의사인 나에게 스터들리 부인이 찾아와 자기 남편의 병을 치료해줄 것을 부탁했다. 나는 스터들리 농장으로 찾아가 준남작과 만났는데, 준남작은 자신이 밤마다 유령을 보는 탓에 공포로 죽어가고 있다고 말했다. 나는 준남작과 방을 바꾸어 유령의 정체를 밝혀내려 하는데...

코난 도일이 "마지막 문제"를 발표하며 '스트랜드 매거진'에 셜록 홈즈 단편 연재를 중단했을 때, '스트랜드 매거진'이 구멍을 메꾸고자 투입한게 바로 이 작품이 포함된 '어느 의사의 일기 시리즈' 였다고 합니다. 제목 그대로 '어느 의사'인 핼리팩스 박사가 주인공으로 활약하는 시리즈로 '퀸의 정원' 에서는 최초의 '의학 미스터리' 라고 언급하고 있습니다. '퀸의 정원'에서 매긴 가치는 '역사적 중요성'과 '희소 가치'고요. 아쉽게도 '퀄리티' 점수는 받지 못했는데, 그 이유는 명확합니다. 작품 발표 계기, 그리고 연재 시점을 보면 정통 본격물의 시조 중 하나로 보아도 무방하겠지만, 추리 소설의 여명기 작품이기 때문인지 완성도가 영 기대에 미치지 못한 탓입니다. 

스터들리 준남작과 부인의 방은 옷장의 비밀 문으로 연결되어 있었고, 폐결핵으로 죽어가던 부인이 저승길 동행을 위해 준남작에게 밤마다 유령쇼를 펼쳤다는게 진상인데, '나' (핼리팩스 박사)가 침실을 바꾸고 유령을 목격한 뒤, 유령이 나타난 옷장을 수색한 것 외에는 별다른 추리가 등장하지 않습니다. 셜록 홈즈가 변장만 하고 추리를 펼치지 않는다면, 이를 정통 본격 추리물로 보기는 어렵잖아요?

스터들리 부인이 '나'를 부르지 않았다면 계획이 성공할 가능성이 높았다는 점에서 이야기 전개도 설득력이 떨어집니다. 부인은 '나'가 준남작에게 두뇌 질환으로 환영을 보는 걸로 이야기해줄걸 기대했다는데, 과학을 신봉하는 의사가 유령 이야기를 곧이 곧대로 믿을거라 생각한건 영 납득이 가지 않네요. 아무리 시대를 감안한다고 해도 말이지요. 아울러 '의학 미스터리'라고 볼 수 있는 부분도 전무해서 아쉬웠습니다.

본격 추리 소설 초창기 단편 중 한 편을 만나 보았다는 기쁨, 그리고 오스틴 프리먼손다이크 박사 이전에 '과학을 신봉하는' 의사 탐정이 있었다는 사료적 가치, 마지막으로 스터들리 부인이 유령을 만들어낸 장치가 배터리에 연결된 전등이라는 상당한 하이테크 제품이라는 점 등 눈길을 끄는 요소가 없지는 않습니다. 그래도 이 정도로 좋은 점수를 주기는 힘듭니다. 별점은 1점입니다.

"금고실의 다이아몬드" 

헤드와 친구 두프라이어는 둘의 세계적인 악녀 마담 콜루치가 다이아몬드 상인 칼튼의 파티에 초대된 걸 알고 파티 초대를 받아들였다. 마담 콜루치는 칼튼 부인의 전남편이 살아있다며 그녀를 협박하는 것과 동시에, 칼튼 부인을 시켜 빼돌린 로체빌 다이아몬드를 칼튼의 철벽 그곳에서 훔쳐낼 계획이었다....

L.T. 미드와 로버트 유스터스가 합작하여 1890년대 후반 발표되었던 연작 단편집 "일곱왕 연맹" 수록작이라고 합니다. 희대의 악녀로 비밀 범죄 조직 '일곱 왕 연맹'의 총수인 마담 콜루치와 과학자이자 탐정 노먼 헤드의 대결을 그리고 있는 시리즈라고 하네요. '퀸의 정원'에서 매긴 가치는 '역사적 중요성'과 '희소 가치'고요.

역시 '퀄리티' 점수는 받지 못했는데, 이해가 갑니다. 특히 이 단편은 그 수준이 아주 미흡해요. 내용부터 딱히 건질게 없거든요. 헤드와 마담 콜루치와의 대결이 등장하지 않는 탓이 가장 큽니다. 헤드의 활약이라고는 고작해야 칼튼 부인을 설득해서 전 남편에 대한 사실을 고백하라고 이야기하는게 전부거든요. 그나마도 실패하고요. 게다가 다이아몬드도 놓쳐버리기 때문에 이래서야 명탐정이라고 부르기도 민망합니다.

못하는게 없는 희대의 악녀인 마담 콜루치 캐릭터는 분명 시대를 앞서갔다고 생각됩니다. 또 열쇠를 돌리면 비상벨이 울리는데, 울리지 않은 이유에 대한 트릭도 괜찮았습니다. 칼튼의 열쇠를 조작해서 열쇠의 머리 부분만 헛돌게 만든 거지요. 즉, 열쇠를 돌려도 잠기지 않은거고, 당연히 다시 열어도 벨이 울리지 않은 것입니다. 열쇠를 돌릴 때의 저항감, 소리, 마지막으로 금고가 정말 잠겼는지 확인을 왜 안했는지 등 딴지를 걸자면 끝도 없지만, 열쇠 하나의 조작으로 모든걸 일이루어 낸, 대담한 발상의 트릭이라는 점은 분명합니다.

그러나 연작 단편을 이어서 다 읽는다면 모를까, 이 작품 하나만 읽고 점수를 주기에는 부족한 점이 더욱 많습니다. 별점은 1.5점입니다.

"탐정 스페이드" 

맥스 블리스가 협박 받고 있다는 전화를 스페이드에게 남긴 뒤 살해된 채 발견되었다. 샘 스페이드는 아는 형사 던디 등이 수사하는 와중에 끼어들어 범인이 누구인지 밝혀낸다.

대실 해밋이 쓴 샘 스페이드 단편입니다. 묵직하고 거친 사나이 매력을 담뿍 풍기는 이야기이며, 피해자의 딸이 몰래 만나던 불륜남, 광신도이면서 못생긴 가정부 에피 부인이 묘하게 엮여서 사건이 복잡해 지는 전개는 전형적인 하드보일드 소설과 다를게 없는데 정통 추리물이기도 하다는게 놀랍습니다. 유력한 용의자인 피해자의 동생 시어도어가 알리바이를 조작하고, 증거를 인멸하여 살인을 저지른 것이며, 시체에 놓여져 있던 '새 넥타이' 가 중요한 단서가 된다는 점 등은 본격 추리물이라고 해도 손색이 없거든요. 피해자는 옷을 벗던 중 살해된 것 처럼 보이지만, 그럴 경우 매고 있던 넥타이가 아니라 새 넥타이가 놓여져 있는건 이상하다는 이유입니다. 이를 발견한 스페이드의 눈썰미도 대단하지요. 

샘 스페이드는 피해자로부터 전화를 4시 5분전 쯤 받았는데, 시어도어는 4시에 법정에서 결혼을 했다는 철벽의 알리바이에 대한 트릭도 간단하고 깔끔합니다. 시어도어는 3시 30분 쯤 피해자를 죽이고 법원으로 가서, 그 곳에 있는 전화로 자신이 피해자인 척 하고 전화를 걸은 겁니다.

물론 스페이드가 한 추리의 증거가 범인 시어도어 손에 난 상처 뿐이라는건 빈약합니다. 상처가 났다고 범인이라는 증거는 될 수 없으니까요. 가정부 에피 부인도 손에 상처가 있었다는 점에서, 그렇게 특이한 상처도 아니고요. 손의 상처보다는, 법원에서 전화를 건 기록을 찾아서 시간을 대입해 보는 식으로 풀어갔더라면 더 깔끔했을 겁니다. 아울러 피해자가 시어도어에게 협박?의 댓가로 지불한 돈은 2만 5천불일텐데 2'억'으로 기입된 오타도 있습니다.

그래도 이 정도면 하드보일드와 본격 추리와의 결합에 성공한 좋은 작품임에는 분명합니다. 별점은 4점입니다.

'퀸의 정원'에 소개된 "샘 스페이드의 모험" 수록작으로 이 책은 역사적 중요성, 희소성은 물론 퀄리티까지 인정받고 있네요. 당연합니다.

"의사와 그의 아내 그리고 시계"

80 페이지에 달하는 분량의 여성 탐정 바이올렛 스트레인지 시리즈로 "Mystr 럭키팩 8 - 탐정 소설 : Mystr 컬렉션" 수록작과 동일합니다. 

당시에는 혹평했었는데, 다시 읽어보니 꽤 괜찮은 점도 많았습니다. 자브라스키 박사가 순간적인 충동으로 살인을 저지른 과정이 훨씬 설득력있게 다가온 덕분입니다. 흥분한 자브라스키 박사가 '층을 착각해서' 살인을 저질렀다는 우연도 그렇게 어색하지 않았고요. 번역의 차이 때문이었을지 궁금하네요. 

물론 우연에 의한 작위적인 범죄라는 한계를 벗어나진 못했고, 전체적으로 지나치게 오래된 작품이라는 티는 물씬 납니다. 그래도 예전처럼 별점 1.5점을 줄 작품은 아니에요. 다시 매긴 별점은 2.5점입니다.

"두 번째 총알" 

여성 탐정 바이올렛 스트레인지 시리즈 두 번째 작품으로 '사장'에게 고용되어 돈 하나만 바라보고 일하는 사립 탐정 바이올렛과, 부유하고 젊은 사교계의 꽃 바이올렛이라는 설정이 재미나게 묘사된 작품입니다.

맨해튼의 한 아파트에서 해먼드 씨가 자신의 아기와 함께 죽은 시체로 발견됩니다. 그는 총을 들고 있었고 가슴에 총을 맞았으며, 아기는 죽은 해먼드 씨의 손에 눌려 질식사했지요. 해먼드 씨 가슴의 총알은 그의 총에서 발사된 것으로 밝혀집니다. 그러나 근접 거리에서 손 총격은 아니었고, 해먼드 부인인 열린 창문을 통해 누군가 해먼드 씨를 쏘았다고 주장합니다. 그러나 그게 사실이라면, 해먼드 씨 몸 속 총알과 함께 해먼드 씨가 쏜 총알도 발견되었어야 했습니다. 바이올렛이 이 두 번째 총알이 어디있는지 추리해내는게 주요 내용입니다.

그러나 추리적으로는 문제가 많습니다. 해먼드 씨 몸속 총알은 해먼드 씨의 총에서 발사된게 아니었기 때문입니다. 당시 법과학의 수준은 많이 부족했겠지만, 아무리 그렇다 한들 앞서 거의 단언하다시피한 정황을 손바닥 뒤집듯 쉽게 뒤집는다는 점에서 제대로 된 본격 추리물로는 보기 어렵습니다.

그래도 두 번째 총알을 아기가 삼켰고, 그것 때문에 질식한 것이었다는 진상은 괜찮았습니다. 해먼드 씨가 아니라 총알이 후두를 막은게 질식사의 원인이 된 거지요. 어디론가 사라진 총알의 행방에 대한 이야기 중에서 손 꼽을만한 이야기라 생각되네요. 이 진상 덕분에 별점은 1.5점입니다.

참고로, '퀸의 정원'에서는 A.K 그린 (애나 캐서린 그린)의 "미스터리의 걸작들" 이라는 단편집을 '역사적 중요성'과 '희소성'에만 가치를 부여하고 소개하고 있는데, 바이올렛 스트레인지 시리즈는 아닌 듯 하네요. 가치가 크게 다를거라 생각되지는 않습니다.

"급행열차 안의 수수께끼" 

급행열차 안 객실에서 르웰린 부부가 살해된 채 발견되었다. 권총이 사라진 탓에 자살은 아니었는데, 객실 문은 1인치 정도 열린 채 쐐기로 고정되어 도저히 열 수 없었다. 남아 있던 승무원과 승객의 신분도 모두 확실했으며, 그들이 범인일리 없었다. 그렇다면 범인은 살인을 저지르고 열차를 떠났을 텐데, 객차의 앞 쪽 침대칸은 승객과 승무원 모두 아무도 지나가지 않았다고 증언했으며, 뒷 쪽 3등칸에는 아이가 울어 달래러 나온 부부가 있었다. 객실 문 옆 승객이 바라보고 있었다. 범인은 열차를 어떻게 떠났을까?

고전 본격물의 걸작 "통"과 '프렌치 경감 시리즈'로 유명한 작가 F.W. 크로포츠의 단편입니다. 

굉장히 복잡한 장치 트릭이 사용되고 있는데, 별로 와 닿지 않습니다. 절반 가까운 내용을 F.W. 크로포츠 본인이 오랜 철도업 종사자라 쓸 수 있었을 상세한 기차 구조 설명에 할애하고 있지만, 열차의 구조와 얼마나 불가능한 범행이었는지를 이해하기는 어려웠던 탓입니다. 이런 기차 여행이 흔했던 발표 당시라면 모를까, 기차를 별로 타지도 않는 지금 독자들이 이해하기는 더욱이 역부족이었어요. 차라리 만화라던가, 최소한 삽화 등으로 트릭을 설명해 주어야 했습니다.

게다가 범행이 밝혀지는건 추리의 결과가 아니라 범인의 고백이라는 점에서도 추리물로 높은 점수를 주기 어렵습니다. 범인이 친구 르웰린에게 연인을 빼앗기자 복수심에 저지른 치정 범죄라 트릭은 알 수 없어도 동기만 확인되면 범인은 충분히 체포할 수 있지 않았을까 싶기도 하고요. 경찰은 도대체 뭘 한 건지 잘 모르겠네요.

한마디로 추리물로 보기도 어렵고, 지금 시점에서는 이해조차 하기 어려웠던 작품이기에 별점은 1점입니다. '퀸의 정원'에도 소개되지 않았을 정도니 지금 와서 읽을 가치는 별로 없겠지요. "통"이나 다시 읽어봐야겠습니다.

"살인자" 

서밋 이라는 도시에 찾아온 맥스와 알은 식당에서 식사를 시킨 뒤, 사장 조지와 요리사, 그리고 손님 닉을 협박하며 그들의 목적을 말해 주었다. 그들은 올레 앤더슨을 죽이기 위해 온 것이었다. 올레 앤더슨은 식당 단골로, 킬러들은 그를 기다리는데...

미국 현대 문학 거장인 헤밍웨이의 작품인데 추리 소설은 아닙니다. 하드보일드 느낌이 나는 드라마거든요. 킬러가 등장해서 식당 관계자들을 협박하기는 하지만, 실제로 살인 이 일어나지는 않으니까요. 그래서 추리 애호가에게 어필할 수 있는 내용은 없습니다. 제 생각에는 누구에게나 닥칠 수 있는 불운과 죽음을 의인화하여 드라마로 풀어낸 짤막한 꽁트라 생각됩니다. 2인조 킬러는 식당 관계자에게는 급작스러운 소나기와 다를게 없는 불운, 올레 앤더슨에게는 필연적으로 찾아올 죽음과 같은 존재로 묘사되기 때문입니다. 닉은 불운과 죽음 모두를 맛 본 뒤, 서밋이라는 도시를 떠날 생각을 하는걸 보면 운명에 순응하지 않는 일종의 이단자인 셈이지요.

짤막하지만 여러가지를 생각하게 해 준다는 점에서 별점은 2.5점입니다.

"바닥없는 우물" 

전쟁 영웅인 노장 헤이스팅스 경이 고대 아랍 전설이 얽혀있는 오래된 바닥없는 우물 옆에서 시체로 발견되었다. 발견 당시 함께 있었던 보일 대위가 유력한 용의자로, 그는 헤이스팅스 부인과 불륜 관계였었다.

브라운 신부 시리즈라고 생각했는데 아니어서 놀랐던 체스터튼의 단편입니다. '너무 많이 아는 사나이'라는 단편집에 수록된 연작 단편 중 한 편으로, 시리즈 제목 그대로인 '너무 많이 아는 남자' 혼 피셔가 주인공입니다. 중동 어딘가에 있는 영국 식민지 공무원이지요.

눈여겨 볼 부분이 많았던 작품인데, 그 중에서도 영국 제국 주의를 비판하는 시각, 영국 정부가 국가와 국민이 아니라 자본에 의해 움직이고, 전쟁을 일으키고 있다는 시각이 강하게 드러나 있다는게 인상적입니다. 브라운 신부가 아니라 식민지 공무원을 주인공으로 삼아 이야기를 쓴 이유가 명확해 보였어요. 신부님이야 아무래도 용서와 화해를 권했을테니, 이런 류의 독설에는 적합하지 않았을테지요.

추리적으로도 작가의 명성에 값합니다. 누가 보아도 보일 대위가 범인으로 여겨지지만 사실은 그렇지 않았다는게 진상인데, 그 이유와 방법이 설득력있게 설명되기 때문이에요. 특히 헤이스팅스 경이 먼저 보일 대위에게 끝이 보이지 않는 우물가로 산책을 제의했다는게 결정적 단서가 된다는게 좋았어요. 보일이 죽으면 시체를 우물로 던져넣을 생각이었던 거지요. 보일은 범인이 아니기에 시체 앞에서 멍하니 있을 수 밖에 없었고요.
범인이 독을 마신건 순전히 회전식 책꽂이 때문에 찻잔이 뒤바뀌어 일어난 사고라는 점도 재미있었습니다 . 물론 충동적인 범행에 우연에 의해 벌어진 사고라는건 합리적인 본격 추리물로 보기에는 단점일 수 있습니다. 그래도 이를 설득력있게 포장한 솜씨는 과연 거장의 그것이었어요.
'너무 많이 아는 남자' 시리즈를 더 읽어보고 싶어지네요. 별점은 3점입니다.

"시카고의 여성 상속인" 

롬니 프링글은 대영 박물관 열람실에서 이상한 남자가 공들여 편지를 쓰는 광경을 본 뒤, 그의 편지 압지를 빼돌렸다. 암호와 같은 압지 문구 해독을 통해 '실링하머'라 자칭하는 남자가 런디 후작을 협박하고 있다는 사실을 알아내는데...

'손다이크 박사'로 잘 알려진, R.A. 오스틴 프리먼의 롬니 프링글 시리즈 단편입니다. '퀸의 정원' 분류에 따르면 엄청난 희귀본이라고 하네요. 롬니 프링글은 도둑이자 사기꾼인 안티 히어로인데, 이 작품에서는 협박자 실링하머의 돈을 빼돌리는 과정이 차분하게 묘사되고 있습니다.

하지만 실링하머가 후작을 협박하는게 모두 이미 발표되었던 신문 기사에 기초하고 있다는 점에서 이게 무슨 범죄가 되는지 잘 모르겠더라고요. 당연히 런디 후작이 형들과 아버지를 살해하고 작위를 물려받았을 줄 알았는데, 단지 그들이 '자살'했다는 진상도 협박거리가 될 걸로 보이지 않았고요.

롬니 프링글의 작전 역시 별다른게 없어서 실망스럽습니다. 그가 실링하머에게서 범죄의 냄새를 맡은건 순전히 우연이었고, 마지막에 경찰을 자칭하여 그를 잡아서 돈 지갑을 빼앗는 것도 여러모로 어설퍼보였거든요. 압지의 글귀 해독도 논리가 뒷받침 되어있는 암호 해독과는 거리가 먼 이야기였고요.
경찰을 자칭하고 후작을 찾아가, 협박자에게는 현금을 주는게 낫겠다는 조언을 하는 장면만 조금 그럴듯 했을 뿐입니다. 

'퀸의 정원'에서 '역서적 가치', '희소성'에 '퀄리티' 가치까지 부여받은 3관왕인데, 동의하기 어렵네요. 제 별점은 1.5점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