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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06/07

위험한 저녁식사 - 조너선 에드로 / 이유정 : 별점 4점

위험한 저녁식사 - 8점 조너선 에드로 지음, 이유정 옮김/모요사

<<닥터 하우스>>라는 미드를 아시나요? 대학병원에서 근무하는 그레고리 하우스가 팀원들과 함께 환자의 병명이 무엇인지를 밝혀낸다는 내용으로 한 때 상당히 인기를 끌었었죠. 특히 환자에 대한 각종 정보를 수집하여 병명을 밝혀내는 과정은 주어진 단서를 통해 범인을 밝혀내는 추리물과 비슷한 재미를 선사해 주기도 했습니다. 아마 인기의 큰 요인 중 하나였을 거에요.

이 책은 <<닥터 하우스>>의 현실 버젼입니다. 실제로 환자들의 정체를 알 수 없는 괴질을 밝혀낸 의사들의 활약을 그려낸 논픽션이거든요. 모두 15편의 사례가 실려있는데 여러모로 흥미롭습니다. 실제로 추리물을 방불케하는 내용도 많아요. 
대표적인 예는 합성 섬유 가공업을 하는 멜빌에게 닥친 질환 이야기입니다. 그는 극심한 흉통, 가벼운 발열로 입원하지만 심전도, 혈액 검사 등으로는 병의 정체를 알 수 없었죠. 그러나 멜빌은 퇴원 후 공장 동료들과 잡담을 나누다가 몇 명이 유사한 증상을 경험했다는 걸 알고난 뒤 이를 하버드 보건 대학원에 알립니다. 피터스 교수는 직접 공장으로 찾아가 발병 원인이 무엇인지 살펴보게 되죠. 교수는 발병 원인은 중합체 증기열에 노출되었기 때문이며, 이는 직원들의 흡연 탓이라는 걸 밝혀냅니다. 손에 중합체가 묻은 상태에서 담배를 피우다가 독소 증기가 발생하여 이를 흡입하게 된게 원인이었죠!
고양이에게 연고를 발라주었는데 고양이를 쓰다듬다가 무심코 손에 연고가 묻어 동공 확장 증상이 일어난 소년의 경우도 비슷합니다. 앞으로 손은 더욱 철저히, 깨끗이 씻어야겠어요.

그 외에도 아기가 혼자서 희귀한 세균에 감염된 이유는 피라냐 어항 물을 욕조에 버렸기 때문이며, 길랭-바레 증후군처럼 보였던 괴질의 원인은 진드기가 물고있던 탓이었다는 등 재미있는 사례들이 가득합니다. 장티푸스 보균자로 유명했던 "장티푸스 메리"의 일화 등 각종 배경 설명도 상세하며 잘못 알고 있던 의학 상식을 바로 잡아 주는 부분들도 인상적이에요. 섬유소가 많은 음식을 먹으면 좋다는 이야기를 듣고 오트밀을 과잉 섭취하다가 장폐색을 일으킨 환자 이야기, 건강을 위해 허브차를 섭취했는데 제대로 품질 관리가 되지 않아서 독소가 포함된 컴프리 차를 마셔서 간에 이상을 일으킨 환자 이야기가 그러합니다. 뭐든 과하면 안 좋은 법이죠. 저도 요새 통귀리를 한 줌씩 집어먹고는 하는데 자제해야 겠다는 생각이 듭니다.

80년대 초반, 의학 기술이 지금보다 뒤떨어져 있을 때의 이야기가 대부분이며 조금 시시한 사례가 수록되어 있다는 건 조금 아쉽지만 이런 이야기가 15편이나 실려있어서 무척 재미있게 읽었습니다. 의학적인 설명도 상세하고, 모든 사건에서 환자들이 완치되어 해피 엔딩으로 끝난다는 점도 마음에 들며 글도 쉽게 재미있게 쓰여진 편이고요. 제 별점은 4점입니다.
이런 류의 논픽션을 좋아하신다면, 특히나 <<닥터 하우스>>를 좋아하셨다면 꼭 한 번 읽어보시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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