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의 CSI - 표창원.유제설 지음/북라이프 |
미드 CSI로 잘 알려진 과학수사 기법에 대해 상세하게 설명해 주는 책. 목차는 요약하면 아래와 같습니다.
◆CSI를 탄생시킨 과학수사 실패 사례 1
Part1. 현장 감식, 모든 수사의 출발점
Part2. 지문, 감춰진 범죄자의 흔적
◆CSI를 탄생시킨 과학수사 실패 사례 2
Part3. DNA, 살인자의 또 다른 얼굴
Part4. 혈흔 형태 분석, 범죄 상황의 생생한 증언
Part5. 미세 증거, 범인 스스로도 알 수 없는 증거
◆CSI를 탄생시킨 과학수사 실패 사례 3
Part6. 검시, 사체가 말하는 진실
◆CSI를 탄생시킨 과학수사 실패 사례 4
Part7. 화재 감식, 화염으로도 감출 수 없는 범죄
이 책의 가장 큰 특징은 각 항목별로 실제 사례를 등장시켜 이해를 돕는다는 점으로 예를 들자면 혈흔에 대한 설명에는 실제 "도망자"로 유명한 샘 셰퍼드 사건을 등장시키는 식입니다. 사건에 얽힌 후일담도 상세하게 실려있다는 것도 마음에 들었어요. 샘 의사가 킬러라는 닉네임으로 프로레슬러 생활을 했는지는 몰랐네요.
내용들 모두 흥미로우나 개인적으로는 과학수사 실패사례를 소개하는 부분이 가장 인상적이었습니다.
총 4개의 사건이 등장하는데 상세하게 소개하자면,
첫번째는 존배넷 램지 사건.
<서프라이즈>에서도 방송되었던 미국의 아동 성폭행 살인사건으로 영구 미제사건이기도 하죠. 결국 진범이 비스무레한 인물도 드러나고 (확실한 것은 아니지만) 최소한 부모가 누명을 벗었다는 것은 다행입니다만 초동수사가 얼마나 중요한지도 잘 알려주는 사건입니다.
두번째는 오제이 심슨 사건.
워낙 유명한 사건이라 설명은 생략합니다만 변호인측의 전략과 주장이 상당히 짜임새있어서 놀랐습니다. 덧붙이자면 오제이 심슨이 범인인 줄 알았는데 그의 전처 아들이 유력한 용의자라는 것은 처음 알았네요.
세번째는 김성재 사건.
유명한 사건이죠. 외국도서와는 다르게 국내 유명 사건이 소개되는 점은 확실히 좋네요. 워낙에 널리 알려진 사건이지만 이 책에서는 변호인단의 논박과 증거들에 대한 변론이 디테일하게 소개된다는 점에서 차별화되고 있습니다. 저도 여태까지는 고 김성재의 애인이 유력한 용의자라고 생각했는데 변호인단 의견도 확실히 타당성이 있더군요. 그나저나 유력한 증거인 동물 마취제 성분의 독극물이 왜 크게 인정받지 못했는지는 조금 궁금합니다.
마지막은 치과의사 모녀살인사건.
워낙에 유명한 영구미제사건이죠. 아직 여러모로 의견이 분분한 사건으로 제 개인적인 평을 담을 필요는 없지만 확실히 변호인 주장에 더 무게가 실리기는 합니다. 그러나 경찰 말대로 아내의 불륜이 사실이었다면 남편에게 가장 확실한 동기가 있었다는 것도 부인하기는 어렵고요. 변호인이 밝힌 용의자인 치정남은 살인을 저지를 하등의 이유가 없잖아요? 돈 때문에 협박한 거라면 남편한테 밝혀버리는게 맞지...
여튼 이 사건 이후 여러모로 발전한 경찰과 국과수의 노력으로 만삭아내 살인사건 같은 사건이 제대로 수사되었다는 점은 높이 평가할만 하겠죠.
결론내리자면 별점은 3점. 관련 서적은 여러권 읽어보았지만 그 중에서도 손꼽을만한, 딱딱할 수 있는 과학수사 이론을 흥미로운 실제 사례와 결합하여 소개하는 이상적인 구성을 갖춘 책이라 생각됩니다. 한국화된 사례들도 마음에 좋았고요. 이론보다는 조금 재미에 치우친 편이긴 한데 도판과 자료를 조금만 더 보강한다면 이쪽 분야의 바이블이라 할 수 있는 <모든 살인은 증거를 남긴다>와 겨루어 볼 수 있을 것 같기도 합니다. 관심있으신 분들께 권해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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