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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3/11/07

백인천 프로젝트 - 정재승 외 : 별점 2.5점

 

백인천 프로젝트 - 6점
정재승 외 지음/사이언스북스

KAIST의 정재승 교수가 "왜 4할타자가 사라졌는가?"라는 화두아래 SNS로 모집한 40여명의 인력과 함께 국내의 유일무이한 4할타자 백인천 선수의 이름을 빌어 연구한 프로젝트의 결과물.
책은 크게 세부분으로 나눌 수 있습니다. 집단지성을 활용하여 연구한 프로젝트의 진행과정, 통계를 이용한 내용 분석, 그리고 왜 4할타자가 사라졌는지에 대한 야구전문가들의 인터뷰로 말이죠.

그런데 4할타자가 사라졌는지에 대한 연구 자체는 별게 없습니다. 스티븐 제이굴드가 미국 프로야구의 통계를 분석하여 "야구의 수준이 향상되어 4할타자가 사라졌다"라고 주장한 분산의 감소가설과 동일하기 때문이에요. 즉
1. 리그의 평균 타율은 변하지 않았기 때문에 4할타자가 살자니 것은 타자의 수준 하락이나 투수의 수준 상승으로 설명할 수 없다는 것
2. 야구라는 생태계는 시간이 갈수록 최고와 최저 사이의 폭이 줄어들며 안정화 된다는 것 (이것이 진화생물학자가 야구를 연구한 이유죠)
을 국내 프로야구 데이터를 분석하여 동일한 결론을 내린 것에 불과합니다. 때문에 40여명이 모여 데이터를 정리한 작업 이외의 집단 지성이 필요했을지는 솔직히 의문이에요. 그리고 프로젝트의 진행과정은 전혀 다른 직업 여러 사람이 모여 어떻게 연구를 했는지 등 흥미로운 부분이 없지는 않으나 딱히 책으로 읽을 정도는 아니었다 생각되고요.

하지만 다른 부분들은 괜찮았어요. 통계에 대해 정리하여 모든 통계가 비슷한 분포를 보인다는 것 등은 재미있었고 야구 통계에 대한 다양한 지식들, 요새는 널리 알려진 OPS라던가 WHIP 등의 개념을 설명하면서 각 수치들의 오류를 설명하는 부분도 좋았습니다.
무엇보다도 주요 선수들과 야구 관계자들이 4할에 대해 이야기하는 인터뷰가 아주 볼만합니다. 두산 팬으로서 김현수 선수와 홍성흔 선수가 포함되어 있는 것도 반가왔고요. 뭐 홍성흔 선수가 4할은 커녕 앞으로 3할이나 칠 수 있을지는 조금 의심스럽긴 하지만... 어쨌거나 인터뷰에서도 모든 선수들이 4할은 현실적으로 어렵다고 이야기하더군요. 현대 야구는 경기수, 타석이 많아 힘들다는 굉장히 현실적 이유때문에요. 허나 개인적으로는 메이저리그 전문기자인 김형준 기자가 4할이 현실적으로 불가능한 이유를 더 잘 설명해 주었다고 봅니다. 4할을 목표로 한다면 가능할 수도 있으나 현대 야구는 안타보다는 홈런에 더 가치를 두기 때문에 결국 선수들이 장타에 집중하여 타율이 하락한다는 것이죠. 김현수 선수가 데뷰 때와는 달리 장타를 의식하면서 평균 타율이 꾸준히 하락하고 있는 것을 지켜본 팬의 입장으로서 참으로 타당한 설명이 아니었나 싶었어요.
그 외에도 샤다리빠의 만화가 적절히 삽입되어 즐거움을 주는 등 깨알같은 디테일도 마음에 들었습니다.

결론내리자면 별점은 2.5점. 야구팬이시라면 즐겁게 읽을 수 있는 책이긴한데 집단지성에 대한 이야기인지, 통계에 대한 이야기인지, 4할에 대한 야구이론 분석인지 잘 모를 이도저도 아닌 결과물이라 감점합니다. 가격도 상당히 쎈 편이라 추천드리기는 좀 애매하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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