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스트 스토리 - 상 - 피터 스트라우브 지음, 조영학 옮김/황금가지 |
밀번이라는 작은 시골 마을에 오래도록 살아온 노인들의 모임 ‘차우더 클럽’이 있다. 클럽 멤버인 에드워드가 돌연사한 이후, 남은 멤버 4명은 자신들이 겪었던 무서운 사건들을 이야기하며 소일하지만, 점차 그들의 괴담이 실체를 가지고 현실화되는 것을 감지한다. 이 공포를 해결하기 위해 그들은 에드워드의 조카 단 원덜리를 초대하여 까닭모를 저주의 진상을 밝히려 하는데...
스티븐 킹이 자신의 저서 "죽음의 무도"에서 현대를 대표하는 호러소설 중 한 권으로 꼽아 극찬한 작품입니다. 저도 그 덕분에 읽게 되었죠.
하지만 결론부터 이야기하자면, 스티븐 킹의 과찬이었다고 생각됩니다. 낚였어요.
제일 큰 문제는 이야기의 흐름이 혼란스럽고, 균형이 잘 맞지 않는다는 점입니다. 중반부까지는 차우더 클럽을 중심으로 한 전형적인 유령 괴담이 펼쳐지다가, 이후 유령들이 실제로 등장하여 물리력을 행사하는 부분에서는 크리쳐물, 마지막 리키 - 단 - 토미 3인방과 유령들의 한판 승부는 갑자기 퇴마물로 돌변하는 식으로 전개되는데, 이 기묘한 대비가 저에게는 썩 좋게 느껴지지 않았습니다. 전반부는 혼란스럽고 지루했으며, 후반부는 빠른 템포의 호러 액션으로 진행되었는데, 이러한 흐름이 부조화스럽게 다가왔거든요.
스토리 자체에도 문제가 많습니다. 우선, 유령이 주인공들을 습격하는 이유부터가 명확하지 않습니다. (최초 그들이 ‘그녀’를 죽였기 때문이라는 설명은, 애초에 사고를 유발한 것이 그녀였다는 점에서 설득력이 떨어집니다.) 또한, 파워 밸런스도 엉망이에요. 초월적인 힘을 지닌 강력한 유령들이 칼과 도끼에 쓰러진다는 결말은 솔직히 황당하더라고요. 특별한 퇴마 도구도 아닌데 말이죠.
그리고 불필요한 등장인물들의 묘사가 지나치게 많아 읽는 내내 짜증이 날 정도였습니다. 대표적인 인물이 리키의 아내 스텔라 호손인데, 이 바람둥이 할망구는 비중에 비해 도무지 하는 일이 없습니다. 마지막에 잠깐 활약하기는 하지만, 너무 작위적인 전개로 보일 뿐이었어요. 이런 불필요한 묘사들만 덜어냈어도, 1,200페이지가 넘는 방대한 분량을 절반 정도는 줄일 수 있었을 겁니다.
물론, 수십 년의 세월과 여러 등장인물이 얽힌 장대한 서사를 매끄럽게 끌고 나가는 솜씨는 제법 훌륭합니다. 결말까지 독자를 몰입하게 만드는 힘도 갖추고 있고요. 하지만 앞서 말한 대로 너무 길 뿐더러, 전개에 설득력이 부족하다는 단점이 커서 별점은 2.5점입니다.
덧붙이자면, 별로 무섭지도 않았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