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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1/08/17

유리기린 - 가노 도모코 / 권영주 : 별점 1.5점

 

유리기린 - 4점
가노 도모코 지음, 권영주 옮김/노블마인

미모의 여고생 안도 마이코가 방과 후 집으로 돌아가는 길에서 괴한에게 칼에 찔려 살해당한다. 그 뒤 그녀가 살해당하기 전날 같은 괴한에게 위협당했던 마이코의 친구 나오코 등 그녀의 주변인물에게 마이코의 죽음과 관련된 알 수 없는 사건이 벌어지기 시작하는데...

<무지개집의 앨리스><나선계단의 앨리스>로 접해보았던 일상계 미스터리 작가 가노 도모코의 연작 단편집.

이 작품을 한마디로 요약하자면 '소녀적인 감성으로 가득찬 일상계스러운 연작 미스터리'라고 할 수 있겠습니다. 여고생 안도 마이코의 생각과 그녀가 창작한 동화가 전편에 걸쳐 선보이는 구조이며 그녀의 성장통과도 같은 외로움이 사건의 원인이 된다는 점에서 그러하죠. 개인적으로는 소녀적인 감성은 영 취향도 아니고 이러한 감성에 대한 이해력도 떨어져서 썩 재미있었다라고 말하기 어려운 부분이었습니다만...

하긴 이러한 감성 부분은 논외로 하더라도 추리적인 부분에 있어서 문제가 많다는 것이 더 큰 문제입니다. 특히나 동기 부분이 깔끔하지 못한 편이에요. 핵심사건인 안도 마이코 살인사건의 동기가 불분명한 것은 물론 다른 자질구레한 사건들 역시 대부분 동기가 애매합니다. 왜 범인이 나오코를 처음에 노렸어야 했는지? 왜 저주의 편지를 보냈어야 했는지? 왜 공원 놀이터에 칼을 묻었는지? 등의 이유 중 뭐 하나 제대로 설명해 주지 못합니다. 단지 감성 쪽에 기대기에는 추리적으로 놓치는 부분이 너무 큰게 아닌가 싶더군요.

그리고 일상계가 특기인 작가의 작품치고는 살인사건이 다루어진다는 것이 의외인데 일상 속에서 평범하지만 흥미로운 사건을 발굴하기보다는 소설로 전개하기 훨씬 좋은 소재였기 때문이겠죠. 허나 그것을 감내하기에는 역량이 좀 부족했던 것 같습니다. 안도 마이코 살인사건과 연관된 이야기말고 다른 소소한 이야기들이 더 매력적이고 재미있었거든요. 예를 들자면 지하철에서 교복을 입은 여학생이 고가의 도자기를 들은 노인과 일부러 부딪쳐 도자기가 깨진 사건의 진상을 다루는 <3월 토끼>, 고양이와 비둘기 시체 다음에 꽃 속에서 라이터가 발견된다는 <어둠의 까마귀> 같은 이야기 말이죠.

쉽게 읽을 수 있다라는 것은 분명한 장점이고 일상계스러운 분위기가 빛나는 몇몇 디테일은 좋았지만 일상계도 정통 미스터리도 아닌 애매모호한 정체성에다가 억지로 키운 스케일과 작위적인 설정, 추리적으로 많이 부족한 등의 단점이 더 크기에 썩 잘 된 작품이라고 하기는 힘드네요. 별점은 1.5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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