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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1/08/11

검은 옷을 입은 신부 - 코넬 울리치 / 홍연미 : 별점 2점

 

검은 옷을 입은 신부 - 4점
코넬 울리치 지음, 홍연미 옮김/페이퍼하우스

켄 블리스는 자신의 약혼 축하 파티장에서 추락사한다. 미첼은 자신이 거주하던 낡은 호텔방에서 독살당한 시체로 발견된다. 프랭크 모런은 자택 창고에서 질식사한다. 퍼거슨은 화실에서 화살에 찔린 시체로 발견된다. 이 4명의 죽음 모두 한 여인과 관련이 있는데...

서스펜스의 거장 코넬 울리치 (이자 윌리엄 아이리쉬) 의 대표작. 좋은 의미리도 나쁜 의미로도 "헐리우드 서스펜스 스릴러"의 전형을 보여주는 작가죠. 그동안 신부가 Priest로 알고 있었는데 Bride 더군요.

어쨌건 작품을 요약하자면 연인을 잃은 주인공 줄리의 복수극으로 성별이 바뀌긴 했지만 사실상 <상복의 랑데뷰>와 동일한 플롯의, 남매같은 작품이라 할 수 있습니다.

그러나 아쉽게도 상복의 랑데뷰 보다는 확실히 처지는 부분이 많았습니다. 전부해서 5명의 인물에 대한 복수가 펼쳐지는데 여자 혼자 별다른 준비 없이 몸으로 부딛히는 느낌이라 딱히 흥미로운 부분이 없었고 작가 특유의 긴장감을 느끼기도 어려웠거든요. 엄청난 미모 이외의 별다른 특색을 보여주지 못한 주인공 줄리의 캐릭터도 너무 평범했고 말이죠.

무엇보다도 결국 엉뚱한 사람들을 오해로 죽여나갔다는 결말은 최악이었어요. 그리고 복수의 원인인 줄리의 남편 닉 칼린의 죽음이 "동업자가 입을 막기 위함" 이라는 것은 어느정도는 죽어 마땅한 인간이 아니었을까 싶어서 복수 자체가 적반하장으로 느껴지기도 했습니다. <상복의 랑데뷰>가 이 작품 발표 후 8년 뒤에 발표되었다는 것은 작가 스스로도 단점을 깨닫고 보다 정교하게 마무리하기 위함이 아니었나 싶은 생각마저 드네요.

미첼 사건에서 벽에 걸린 사진 등으로 사람을 분석하는 모습이나 모런 사건에서 아이를 통해 정보를 캐내는 부분, 그리고 선량한 다른 사람들을 용의자로 끌어들이지 않도록 벌이는 행동, 줄리를 경찰이 포착하기 힘들었던 이유 등 소소하게 건질 부분은 있고 특유의 문체가 매력적이라는 사실 - 예를 들자면 "그들 한가운데에서 그의 얼굴은 깊은 연못 바닥에 가라앉은 흰 조약돌처럼 그녀를 올려다보고 있었다. 그녀의 순백색 베일 아래쪽에는 조그마한 빨간 점 하나가 쉼표처럼 찍혀 있었다. 그녀는 최면에라도 걸린 듯 그 붉은 점을 내려다보았다. 그의 얼굴은 움직이지 않았다. 그것은 쉼표가 아니었다. 마침표였다." - 은 변함없지만 구태여 찾아읽을 필요는 없겠습니다. 어차피 동일 플롯이라면 <상복의 랑데뷰>만 읽으셔도 충분할 테니까요. 별점은 2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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