셜록 1 - 권교정 지음/학산문화사(만화) |
킹교폐하 권교정의 작품으로 홈즈 시리즈 첫 단편집인 <셜록 홈즈의 모험>에 수록된 <독신귀족>을 극화한 것,
기둥 줄거리는 <독신귀족>과 동일합니다만 작가의 독특한 각색으로 굉장히 신선한 느낌을 주는 만화로 재탄생하였습니다. 예를 들자면 원전에 충실하긴 하나 홈즈와 왓슨의 관계를 보다 디테일하게 파고들어서 미묘한 심리묘사를 추구하는 방식 같은 것이겠죠. 이 둘의 관계를 게이스러운 관계로 끌고나가는 것이 유행인 듯 싶은데 권교정은 까칠한 천재 홈즈와 넉넉한 품성의 이해자 왓슨이라는 자신만의 시각을 잘 표현해 내고 있거든요. 오버스럽지 않고 자연스럽게 말이죠. 특히나 둘의 우정과 왓슨의 결혼에 따른 홈즈의 상실감(?)에 대한 묘사가 굉장히 재미납니다.
또한 굉장히 정적이고 대화 위주의 전개임에도 불구하고 지루하지 않게 끌고나가는 것도 좋았습니다. 소박하고 고즈넉한 연극적인 분위기인데 왠지 이 작품에 딱 어울린다 생각이 되었기 때문입니다. 한마디로 원작을 잘 아는 작가의 섬세한 손길이 느껴진 좋은 작품이었습니다. (작가 후기를 보니 <주석달린 셜록 홈즈>시리즈를 읽은게 확실해 보이더군요)
그러나 원작 단편 에피소드 분량에 비하면 조금 호흡이 길다는 점, 특히 마지막 장면의 메리 모스턴과 왓슨의 대화 장면 같은 경우 지나칠 정도로 오래 끌고간 것이 아닌가 생각될 정도로 길어서 조금 아쉬웠습니다. 이 마지막 장면은 한권 분량을 채우기 위해 어거지로 집어넣은게 아닌가 하는 의심이 들 정도였으니까요.
그래도 셜록 홈즈의 만화 버젼 중에서도 손가락으로 꼽고 싶을 만큼 잘 만들어진 작품이라 생각되기에 별점은 3.5점입니다. 권교정만의 홈즈를 앞으로도 계속 접할 수 있도록 시리즈가 계속 이어졌으면 하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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