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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1/02/25

루피너스 탐정단의 당혹 - 츠하라 야스미 / 고주영 : 별점 2점

 

루피너스 탐정단의 당혹 - 4점
츠하라 야스미 지음, 고주영 옮김/북홀릭(bookholic)

20년 전통의 루피너스 학교에 다니는 고등학생 아오우 사이코를 주인공으로 하여 사이코의 친구인 '아가씨' 마야와 '선머슴' 키리에, 그리고 사이코가 짝사랑하는 만물박사 남학생 시지마의 4인으로 구성된 '탐정단' 이 등장하는 작품이죠. 이들과 사건을 물어오는 역할로 경찰인 사이코의 언니 후지코, 그리고 캐리어출신의 동료 코고 경위까지 모두 6명이 주요 등장인물인 청춘 미스터리. 이들을 등장시킨 총 3편의 중편이 실려있습니다.

첫번째 작품인 <식은 피자는 어떠세요?>는 일상계스러운 분위기가 좋았습니다. 그리고 범인이 현장에 있던 피자를 먹은 이유를 설명하는 과정과 마지막 범행 현장의 디테일이 범인을 밝히는데 중요한 역할을 한다는 내용에서 '직관'이 뛰어난 사이코, 그리고 다양한 지식과 방대한 뇌내 DB를 바탕으로 범행을 꿰뚫어보는 시지마가 각각의 역할을 잘 수행하고 있다는 것도 재미있었고요.
두번째 작품 <눈의 저택에 오신 것을 환영합니다>는 일행이 우연히 머물게된 유명 작사가의 저택에서 벌어진 밀실 살인사건을 해결하는 내용으로 시지마가 탐정역으로 전면에 부상합니다. 추리적인 재미보다는 설정 부분이 읽을만 하더군요.
세번째 작품 <대 여배우의 오른손>은 연극 무대에서 급작스럽게 사망한 유명 여배우의 시체에서 오른손이 사라진 사건을 다루고 습니다. 꽤 잘 짜여진 복잡한 순간이동 트릭이 펼쳐지는 작품이기도 합니다. 일상계스러운 분위기 + 깔끔한 해결과 반전이 인상적이었어요.

그런데 작품의 단점이 확연하여 아쉽더군요. 먼저 '청춘 미스터리'를 표방하였기 때문인지는 모르지만 등장인물들을 비롯한 모든 묘사가 과장되고 유치하다는 것이겠죠. 그나마 성인이라 할 수 있는 후지코 - 코고 역시나 전혀 어른스러운 모습을 보여주지 못하고요. 대상 독자 연령층이 낮은 듯 한데 제가 읽기에는 좀 껄끄러울 정도였어요.

하지만 무엇보다도 우연에 의한 상황이 많은 등 작위적인 내용과 더불어 범인을 드러내는 과정은 좋지만 결정적 단서가 있는 작품이 없다는 점이 가장 큰 단점이라 생각됩니다. 이유는 이 작품이 '추리소설'이기 때문이죠.
이러한 약점은 두번째 작품에서 굉장히 극명하게 드러나는데 범행 동기도 석연치 않지만 '변장'이 중요한 역할을 한다는 점, 결정적 단서가 순전한 우연에 의한 것이라는 점, 주요 트릭인 밀실트릭이 그닥 현실적으로 느껴지지 않는다는 점 등을 들 수 있겠네요.
다른 작품들도 마찬가지라 첫번째 작품에서 '샹들리에'를 포함한 범행현장에 대한 정보와 용의자의 키에 대한 정보가 공정히 제공되지 않는 점이라던가 세번째 작품에서 우연에 의한 사건의 발단과 함께 범인의 '눈에 띄지 않는 특성'을 이용했다는 어처구니 없는 범행방식은 아무리 생각해도 높은 점수를 주기 어렵습니다.

작가가 소녀 소설가 시절이었던 작가 생활 초기에 발표한 작품이라 (후대에 많이 수정했다고는 하지만) 전체적으로 대상 연령층도 낮고 완성도가 별로가 아닌가 싶기도 한데 결론적으로 별점은 2점입니다. 첫번째 작품이 2.5점, 두번째 작품이 1점, 세번째 작품 2점 해서 대충 평균낸 것이죠. 일반적인 추리소설 독자보다는 낮은 연령대의 대중소설 취향이시라면 모를까 별로 추천하고 싶지는 않네요.

덧붙이자면 작품보다는 뒤의 해설이 굉장하더군요. 이 작품을 가지고 이렇게까지 칭찬을 하다니 놀랍기만 했습니다. 그 중 츠하라 야스미라는 작가가 '왜'라는 것에 집중하며 논리의 곡예를 펼친다며 에드가 앨런 포에 비유를 하던데 대체 어떤 부분에서 그러한 점을 짚어내는지 대관절 알 수가 없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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