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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1/02/02

쩨쩨한 로맨스 (2010) - 김정훈 : 별점 3점

 


정배는 그림실력에 비해 형편없는 스토리로 몇년째 등단하지 못하는 성인 만화가로 아버지의 유품을 지키기 위해 거액의 현상금이 걸린 성인만화 공모전에 도전하게 된다. 그래서 완성도를 높일 생각으로 스토리작가를 선발하게 된다. 몇번의 인터뷰를 걸쳐 그가 선발한 것은 다림. 그녀는 별볼일 없는 잡지일을 전전하다 해고당한 여자로 정배와는 정 반대의 사고방식을 가지고 있어서 계속 충돌하고 마는데...

성인만화가와 백조작가의 알콩달콩 로맨스를 그린 섹시 로맨틱 코미디입니다.

티격태격하던 남녀가 공동의 작업을 하면서 사랑이 싹튼다는 설정은 <그 여자 작사, 그 남자 작곡>을 비롯하여 많이 있었죠. 그러나 이 작품은 '성인만화'라는 공동작업물의 설정이 독특한 재미를 가져다 줍니다. 여기서 오는 가장 독특한 재미는 무엇보다도 야한 대사가 감칠맛나게 드러나는데 있습니다. 개인적으로는는 "우쥬메리미?", "섹스계의 호날두~!!!!" 등을 꼽고 싶네요.
그 외에도 성적인 판타지를 코믹하게 풀어내는 여러 장면들도 인상적이었어요. 예를 들자면 섹스의 전문가인척 하지만 전부 잡지 등에서 접한 것일 뿐 실제로는 쑥맥인 다림의 섹스이론이 펼쳐지는 장면을 들 수 있겠죠.
그리고 설정에 어울리게 이야기 전개에 있어서 작중 만화 <킬러본색> 캐릭터들을 비롯하여 다양한 인물들이 등장하는 애니메이션을 적재적소에 삽입한 것도 마음에 들었습니다. 만화와 애니메이션의 퀄리티도 괜찮았고 정말 이야기전개에 "딱 맞는" 효과를 보여주었으니까요.

단 "섹시 로맨틱 코미디" 치고는 화면 자체는 별로 야하지 않았다는 것과 로맨틱 코미디의 전형을 그대로 따라간 결말은 좀 안일해 보이긴 했습니다. 너무 공식대로 흘러간 느낌이었어요.
하지만 이건 뭐 불만 까지는 아니고... 외려 만화시장을 너무 낙관적으로 그린 내용이 더 문제였다 생각되긴 합니다. 내용과 캐릭터의 상당부분이 거액의 성인만화 공모전이라는 설정에 기대고 있기 때문에 어쩔 수 없는 부분이긴 합니다만 현실과는 괴리감이 많이 느껴졌거든요. 4개국 동시 출판되는 신인 성인만화 공모전 상금이 10만불이고 인세가 30%라니 이건 판타지의 영역이죠...

그래도 섹시 로맨틱 코미디라는 장르에 굉장히 충실하다는 점만으로도 높이 평가할만하다 생각됩니다. 한국 영화에서 이 정도로 순수하게 직구 승부하는 영화는 보기 드물잖아요? 적역을 소화한 두 배우의 연기와 깔끔한 각본, 독특한 연출도 좋았고 말이죠. 별점은 3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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