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능력자 오다기리 쿄코의 거짓말 1 - 카이타니 시노부 지음/학산문화사(만화) |
"원아웃"과 "라이어 게임"이라는 두 작품으로 두뇌 배틀 장르에서 돋보이는 성과를 거둔 카이타니 시노부의 작품. 다른 작품들과는 다르게 코믹한 분위기의 일상적인 에피소드가 많다는 차이점이 있습니다.
얼마 전 일본에서 TV 드라마화도 될 정도의 인기작이니 당연히 뭔가 건질 게 있겠죠? 일단, 천재적인 두뇌의 소유자로 20세 때 FBI 수사요원으로 발탁되기도 했지만 지금은 그 추리력을 바탕으로 '영능력자'라고 사기를 치는 시대의 아이콘, 오다기리 쿄코라는 캐릭터가 독특하고 유쾌합니다.
그리고 가볍게 즐길 만한 일상계 추리물로서는 적절한 수준의 추리적 완성도를 보여주는 것도 마음에 들었습니다. 총 4편의 에피소드가 실려 있는데, 첫 번째 에피소드인 대학교 치한 체포 작전이라든가 두 번째 에피소드인 뇌졸중으로 쓰러진 노인이 그린 그림에 대한 이야기가 특히 그러합니다. 독자가 범인과 진상을 짐작할 수 있을 만큼 쉽지만, 그만큼 설득력 있고 효과적으로 전개되고 있다고 여겨지기 때문이죠.
마지막으로, 전작에서 느꼈던 정교한 설정에서 오는 두뇌 게임의 박진감과 의외의 결말이라는 요소를 경마장의 우승마 맞추기에 대한 이야기인 네 번째 에피소드 "적중"에서 선보여 주는 것도 좋았습니다. 작가의 특기를 잘 살린 작품이었으며, 반전도 괜찮았거든요.
그러나 캐릭터 구도가 "블랙 라군" 등과 별반 차이 없는 자기중심적 여걸 - 평범한 사람에서 우연히 말려든 불쌍한 청년이라는 전형을 그대로 따라가고 있다는 점, 남자 주인공 타니구치 이치로가 실제로 하는 게 거의 없다는 점, 그리고 주인공이 너무 과장되고 희화화되어 있다는 점 등은 감점 요소입니다. 이러한 요소는 이 작품의 대상 독자 연령대가 낮은 게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게 만드네요.
아울러 앞서 장점으로 이야기한 '추리적 완성도' 역시 가벼운 일상계 추리물 수준으로 괜찮다는 것이었지, 작가의 전작들에서 기대했던 꽉 짜인 긴장감을 느끼기에는 역부족이라 작가의 팬으로서는 실망스러운 부분이기도 했습니다. 이런 점은 "바쿠만"에서 천재 니즈마 에이지가 그린 로맨틱 코미디가 높은 점수를 받지 못한 이유와 일맥상통하네요. 작가에게서 기대하는 부분이 명확한데, 그걸 잘 살리지 못했으니까요.
그래서 결론적으로 별점은 2점. 선뜻 추천하기는 약간 어려운, 미묘한 작품이라 생각됩니다. 후속권을 구입해봐야 명확한 평가를 할 수 있을 텐데, 후속권을 구입해야 하는지부터가 망설여지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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