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MA 선수 바스티앵은 2년 전 시합 중 상대 선수를 사망에 이르게 한 뒤 은둔 생활을 해왔다. 어느 날, 그 피해자의 아내가 찾아와 아들 레오를 구해달라고 부탁했다. 죄책감을 느낀 바스티앵은 이를 받아들이고, 경찰 켄자와 함께 레오를 찾아 경찰서로 데려왔다. 하지만 레오의 증언으로 큰 타격을 입게 될 마약상 만슈르는 부하들을 이끌고 경찰서를 습격한다...
넷플릭스 오리지널 영화입니다. 주말을 맞아 복잡한 머리를 식힐 겸 보게 되었습니다.
처음에는 주인공이 '시릴 가네'와 똑같이 생겼길래 '와 정말 똑같이 생긴 배우가 있네?'라고 생각했는데, 나중에 보니 주연이 정말 시릴 가네더군요. 좀 황당했습니다.
여튼, 이 작품의 가장 큰 장점은 단연 액션입니다. UFC 헤비급 챔피언 출신인 시릴 가네가 실전에서 보여준 엄청난 피지컬을 십분 활용해, 맨몸 격투 장면에 리얼리티와 중량감을 더해주기 때문입니다. 특히 중반부 ‘팝 클럽’에서 바운서들과 벌이는 격투에서 이러한 장점이 가장 잘 드러납니다. 여러 명의 바운서를 각개 격파해 나가는 과정에서 뿜어져 나오는 압도적인 힘, 박력 있는 동작들, 니킥과 암바 같은 기술들이 충분한 설득력을 부여해줍니다. 시릴 가네의 연기력도 생각보다 괜찮습니다. 대사보다는 표정과 몸으로 감정을 전달하는 장면이 많았지만, 캐릭터와는 꽤 잘 어울렸습니다.
하지만 이야기 구조는 뻔하고 빈약합니다. 이야기가 중요한 영화는 아니지만 좀 심했어요. 주인공과 협력자가 된 여자 경찰의 러브 라인, 경찰 내 배신자 등 진부한 소재로 일관합니다. 바스티앵과 켄자가 단순 탐문 수사만으로 하루 만에 레오의 행방을 찾아낸 것도 황당했고요. 그리고 개인적으로 가장 이해가 되지 않은건, 바스티앵이 왜 죄책감을 갖느냐는 겁니다. 시합 중 사망 사고는 심판진 책임이 더 큰 거 아닌가요? 설령 죄책감을 갖는다 치더라도, 자기 목숨을 걸면서까지 피해자의 아들을 구해줄 이유는 없습니다.
액션도 클라이맥스 장면의 설계와 설정은 지나치게 허술합니다. 만슈르는 마르세유 마약 조직의 수장으로 수십 명의 부하를 거느리고 있음에도, 경찰서를 습격할 때 고작 몇 명만 데리고 오는데 그 이유가 설명되지 않습니다. 아무리 어둠의 지배자라고 하더라도 경찰서를 습격하는 건 차원이 다른 범죄인데 말이지요. 이왕 선을 넘었다면 확실하게 끝장낼 병력이 필요했습니다. 그 몇 명의 부하들이 중간에 어찌어찌 전부 사라져버리는 과정 역시 제대로 표현되지 않으며, 총기로 무장했음에도 불구하고 결국 맨몸 격투로 마무리되는 결말 역시 납득하기 어렵습니다.
아울러 마지막 만슈르와의 대결은 ‘팝 클럽’ 장면보다 연출도 분위기도 모두 떨어졌습니다. 아무리 브래스 너클을 손에 끼웠다 하더라도, 일개 조직원이 시릴 가네 상대로 1:1로 싸워서 버틴다는 자체가 억지스럽게 느껴졌으니까요. 이런 장면을 찍으려면, 최소한 시릴 가네를 피지컬로 압도하는 배우를 캐스팅했어야 했습니다.
그래서 결론적으로 별점은 한없이 1.5점에 가까운 2점입니다. 킬링 타임용으로는 적당하고, 시릴 가네 팬이라면 한 번쯤 볼 만하지만, 이야기 자체는 별로 기대하지 않으시는 게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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