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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03/08

피너츠 완전판 1 : 1950~1952 - 찰스 M. 슐츠 / 신소희 : 별점 2.5점

피너츠 완전판 1 : 1950~1952 - 6점
찰스 M. 슐츠 지음, 신소희 옮김/북스토리

1950년부터 52년까지의 300페이지에 가까운 연재분, 작가 찰스 M. 슐츠의 생애에 대한 15페이지 분량의 짤막한 전기, 그리고 1987년 말 진행된 잡지 "네모 : 고전 만화 총서" 1992년 1월호에 수록된 찰스 M. 슐츠와의 인터뷰가 함께 실려 있는 완전판 1권입니다. 찰리 브라운과 스누피의 오랜 팬으로 별 고민없이 구입했습니다.

그런데 생각과는 많이 달랐습니다. 제가 1980년대 이후의 "피너츠"만을 접한 탓입니다. 대표적인게 찰리 브라운입니다. 익히 알고 있던, 염세적이면서도 현실에 순응하는 약간 루저의 표상 같은 모습은 거의 드러나지 않습니다. 반대로 주도적으로 장난도 치고, 제법 거친 면모를 보이는데 굉장히 의외였습니다. 또 찰리 브라운의 친구 셔미라든가 패티, 바이올렛 같은 익숙지 않은 등장인물들 — 저에게는 라이너스, 슈뢰더, 루시, 페퍼민트 패티가 더 각인되어 있거든요 — 의 비중이 높다는 점, 스누피는 아직 그냥 "개"라는 점, 초등학교 고학년 정도로 기억되는 아이들이 글도 제대로 쓰지 못하는 미취학 연령대라는 점도 마찬가지고요. 깔끔하게 정돈된 펜선으로 동글동글하게 그려진 작화도 익숙치 않습니다.

이런 점들로 보면, 제가 아는 "피너츠"와는 다른 작품이라고 해도 무방할 정도입니다. 하긴, 제가 아는 80년대 작품과 30년의 갭이 있으니 당연하다면 당연한 일이겠죠.

그래도 팬으로서 즐길 거리가 없는 건 아닙니다. 슈뢰더가 음악 재능을 발견하고, 장난감 피아노에 탐닉하면서 베토벤 매니아가 되는 과정을 자세하고 유머러스하게 그리고 있는 점, 까칠하고 밉상으로는 1인자인 루시가 어렸을 때부터 자기중심적이라는 것을 보여주는 에피소드들, 제가 가장 좋아하는 라이너스가 아직 걷지도 못하고 말도 못하는 아기 모습으로, 그것도 담요 없이 등장하는 장면들은 반가웠습니다. 빵 터지지는 않지만 잔잔한 개그도 마음에 들었습니다. 초기작이라 해도 거장의 저력은 어디 가지 않는다는 걸 잘 보여줍니다.

그리고 크게 기대하지 않았던 인터뷰가 재미있던 것도 수확입니다. 찰스 M. 슐츠의 만화관을 일부나마 이해할 수 있었기 때문인데, 그가 "피너츠"라는 제목을 마음에 들어하지 않았다는 건 처음 알았습니다.

그래서 별점은 2.5점입니다. 생각과 다른 게 큰 단점은 아니고 기본적인 재미도 충분하며 책 자체의 완성도도 높습니다. 문제는 22,000원이라는 가격이지요. 가격만큼의 가치와 재미를 주냐 하면 그건 아닌 듯 합니다. 팬이 아니시라면 선뜻 권해드리기는 어렵습니다. 구입 전 참고하시길 바랍니다.

그나저나 과연 얼마나 팔릴지... "완전판"이라는 제목을 달고 나왔지만 끝까지 출간될 수 있을까요? 나오다 만 "메그레 전집"의 악몽이 떠오릅니다.

2017/09/16

피너츠 완전판 8 : 1965~1966 - 찰스 M.슐츠 / 신소희 : 별점 3점

피너츠 완전판 8 : 1965~1966 - 6점
찰스 M. 슐츠 지음, 신소희 옮김/북스토리

1965~1966년까지의 연재분이 담긴 피너츠 완전판 제 8권입니다. 향후 이야기를 끌고갈 중요 캐릭터와 설정이 많이 등장한다는 특징이 있습니다. 우선, 라이너스와 찰리 브라운의 캠핑 친구 로이를 통해 알게 된 소녀로 페퍼민트 패티가 첫 등장합니다. 찰리 브라운을 '척'이라고 부르고, 스누피를 개라고 생각하지 않는 등 기묘한 설정은 처음부터 그렇더군요. 그녀는 향후 이 시리즈 전체를 통틀어서도 가장 중요한 인물 중 하나로 성장하게 되는데, 이후 비중에 비하면 등장이 너무 늦은게 아닌가 싶기도 합니다.
그리고  스누피 배 위에 만들어진 둥지에서 아기새가 태어납니다. 이름은 아직 등장하지 않지만, 우리가 알고 있는 우드스탁과 똑같이 생겼더라고요. 아마 다음 권 쯤에는 이름이 부여될 것 같네요. 아직까지 대단한 활약은 없지만, 이름과 함께 활약 역시 많아지겠죠?

또 향후 이야기를 끌고갈 중요 설정들도 많습니다. 드디어 스누피가 "어둡고 폭풍우 치는 밤이었다."로 시작되는 소설을 씁니다! 심지어 첫 작품은 팔리기까지 했으니 굉장히 성공적인 데뷰에요. 1차 대전의 격추왕이 그의 비행기 소프위드 캐멀과 함께 숙적 레드 배런과 벌이는 한판 승부도 드디어 펼쳐지고요. 특히 이번 권에서는 격추왕 에피소드가 많은데, 발표 당시부터 인기가 많았던 것으로 짐작됩니다.

언제나의 설정을 바탕으로 한 에피소드들도 여전히 재미있습니다. "행복이란 따뜻한 강아지의"의 몇가지 변주를 비롯하여, 루시가 진행하는 정신과 상담, 라이너스와 담요에 관련된 여러가지 에피소드들이 대표적이지요.
당연히 주인공 찰리 브라운 관련 에피소드도 가득합니다. 이번에는 표지 모델까지 차지한 덕분인지, 이전 권보다도 훨씬 활약이 많은 듯 해요. 패배를 거듭하는 야구팀, 빨간 머리 소녀, 연날리기 등 익숙하고 친근한 개그들이 주로 선보이는데, 역시나 잔잔한 재미를 안겨줍니다.

이외의 깜짝 에피소드도 있습니다. 루시와 라이너스가 이사를 간다는 에피소드가 대표적입니다. 정말 깜짝 놀랐네요. 곧바로 돌아와서 다행입니다. 샐리가 약시를 고치기 위해 내내 안대를 하는 에피소드도 신선했고요. 앞서 말씀드렸던 캠핑 에피소드도 굉장히 재미있었어요.

물론 지나치게 반복적이고 뻔하다는 단점은 있습니다. 그러나 반대로, 익숙하고 친근하다고 표현할 수도 있을거에요. 게다가 이번 권은 새로움마저 더해져 있기에 아주 만족스러웠어요. 별점은 3점입니다. 피너츠 팬이라면 구입하지 않을 방도가 없는 매력이 넘칩니다. 피너츠를 좋아하신다면 놓치기 마시길 바랍니다.

2016/08/11

스누피 : 더 피너츠 무비 (2015) - 스티브 마르티노 : 별점 3점

동네에 새로 이사온 빨간 머리 소녀에게 첫 눈에 반한 찰리 브라운은 그녀의 호감을 사기 위해 장기자랑 대회, 댄스 파티, 독후감 쓰기 등에 정열을 불태우지만 모두 실패하는데...

오랫만에 돌아온 피너츠 무비입니다. 피너츠 완전판도 착실히 구입하고 있는 팬이라 도저히 안 볼 수가 없었습니다. 지난 주말 딸과 함께 감상했습니다.

극장판답게 거의 모든 등장인물들이 등장하고, 다양한 이벤트가 펼쳐져서 지루할 틈을 주지 않는게 큰 장점입니다. 스누피의 활약도 대단해서 찰리 브라운의 거의 하나뿐인 유일한 친구이자 조력자로, 그리고 사랑하는 피피를 위해 붉은 남작과 대결하는 액션씬까지 소화합니다. 치명적일 정도로 귀여운건 물론이고요!

아울러 최신작답게 3D지만 그냥 깔끔하게 떨어지는 3D는 아닙니다. 클레이 같은 질감과 효과, 후처리를 통해 원작의 느낌을 잘 살리고 있습니다. 제 딸은 클레이로 만든 것으로 확신할 정도로 놀라운 수준이었어요.

내용도 마음에 듭니다. 찰리 브라운의 노력은 여러 가지 이유로 — 장기자랑에서는 동생 샐리를 위해 희생, 댄스 파티는 마지막 순간에 스프링쿨러를 터뜨리는 사고 발생, 독후감은 제출 전에 산산조각이 남 — 무위에 그치고, 오히려 학력고사에서 만점을 받은 이유가 실수로 패티의 답안지에 본인 이름을 쓴 것에 불과하다는 사실을 고백하여 잠깐 누렸던 인기까지 사라지지만, 그래도 찰리 브라운은 꾸준히, 끊임없이 노력합니다. 절대 좌절하지 않고요. 독후감을 쓰기 위해 "전쟁과 평화"를 독파하는 장면이 그중에서도 압권이죠. 덕분에 결국 친구들도 찰리 브라운을 인정하게 되는 마지막 장면은 정말 인상적이었어요. 그동안의 찰리 브라운을 알고 있는 사람들이라면 눈물이 핑 돌지 않았을까 싶을 정도였습니다. (제가 그랬습니다)

그런데 제가 어렸을 적 국내 방송에서 피너츠 옛날 영화판을 방영해 준 적이 있는데 그때 보았던 빨간 머리 소녀가 등장하는 에피소드와는 조금 다르더군요. 우여곡절 끝에 빨간 머리 소녀를 찾아가지만 초인종을 누를 용기가 없어 라이너스에게 부탁하고, 라이너스를 만난 소녀는 라이너스처럼 담요를 들고 있어서 둘이 엮인다는 내용으로 기억되거든요. 사랑하는 여인에게 편지를 100통 썼는데 그 여인은 우편 배달부와 결혼했다는 고사(?)가 떠오르는 그런 이야기였는데 전혀 다른 내용이라 조금 의외이긴 했습니다.

하여튼 별점은 3점입니다. 굉장히 즐겁게, 재미있게 감상했습니다. 제 딸도 무척 좋아했고요. 흥행에 그다지 성공하지는 못한 것으로 알고 있는데 그래도 후속작이 나와주면 참 좋겠습니다.

2021/01/08

피너츠 완전판 19 : 1987~1988 - 찰스 M. 슐츠 / 신소희 : 별점 4점

피너츠 완전판 19 : 1987~1988 - 8점
찰스 M. 슐츠 지음, 신소희 옮김/북스토리

18권에 이은, 피너츠 완전판 19권 리뷰입니다.
특징이라면 언제나의 설정으로만 이루어졌는데 모든 설정이 등장한다는 점입니다! 독설가 루시, 찰리 브라운이 짝사랑하는 빨간 머리 소녀, 라이너스와 담요, 찰리 브라운의 패배만 하는 야구팀, 찰리 브라운의 실패하는 연날리기, D-만 받는 페퍼민트 패티, 패티와 마시의 티격태격, 루시의 찰리 브라운 정신 상담, 1차 대전의 격추왕 스누피와 붉은 남작, 소설쓰는 스누피, 라이너스와 호박 대왕 등등등 생각하는 모두가 말이지요. 이 한 권만 읽으면 왠만한 피너츠 설정은 꿰뚫을 수 있을거라 생각될 정도에요.
하지만 단지 있는 설정만 반복하지는 않고, 또다른 농담거리를 찾아내어 재미를 선사해주는게 과연 거장다왔습니다. 몇가지 소개해드리자면, 지금도 먹힐법한 루시의 독설이라던가
똑똑한 라이너스의 정론에 뼈를 맞는 찰리 브라운,
패배에 익숙한 듯 하지만 힘들어하는 찰리 브라운,
등이 익숙하지만 새로운 재미를 선사해 주는 에피소드였어요.
또 다른 특징이라면 '사랑' 이야기가 제법 많다는 점입니다. 발렌타인 카드를 기다리는 찰리 브라운에서 시작해서, 아래와 같은 마시의 애정 공세 등이 펼쳐집니다. 쑥맥인 찰리 브라운은 여자 마음을 무시하지만...
또 아래와 같이 현재와 마시에게 수긍하는 모습도 보여줍니다.
참고로 아래 에피소드는, 패티와 찰리가 서로 가장 형편없는 선수인 외야수 마시와 루시를 트레이드한 다음 경기입니다. 놀랍게도 루시가 더 형편없는 선수라는게 밝혀져서 트레이드는 없던게 되어 버리지요...
샐리를 보면 확실히 여자 마음은 여자가 안다는 말이 맞는거 같고요.
이외에도 라이너스가 나이가 많다는, 항상 이름이 바뀌는 소녀와의 티격태격 분량도 제법 되는 편입니다.
마지막으로 아래와 같이 잔잔하게, 흐뭇하게 웃음짓게 만드는 에피소드도 좋았어요. "행복이란 따뜻한 강아지"에 뒤이은 "사랑이란 따뜻한 우편함" 입니다!

그리고, 위의 마시 에피소드 처럼 3컷, 아니면 2컷이나 심지어 1컷짜리 이야기도 대거 수록되어 있다는게 새롭더군요. 4컷을 고집하지 않고 보다 자유롭게 이야기를 풀어나가려고 했던 것 같은데, 거장임에도 변신을 위한 노력을 선보였으며, 그 결과가 성공적이라는 데에는 박수를 보낼 수 밖에 없네요.

고인 물이지만 신선함을 유지하는 재미있는 이야기로 가득하기에 별점은 4점입니다. 최근 읽었던 완전판 중 최고였습니다. 피치못할 사정으로 한 권만 구입해야 한다면, 이 권을 구입하시는걸 추천드립니다.

2019/03/31

피너츠 완전판 13 - 찰스 M 슐츠 / 신소희 : 별점 2.5점

피너츠 완전판 13 : 1975~1976 - 6점
찰스 M. 슐츠 지음, 신소희 옮김/북스토리

피너츠 완전판 12 : 1973~1974 - 찰스 M 슐츠 / 신소희 : 별점 2.5점

신간이 나오면 습관처럼 구입하게 된 피너츠 완전판의 13번째 이야기입니다. 언제나의 설정으로 이야기를 풀어나가고 있습니다.

신 캐릭터도 여럿 등장합니다. 우선 라이너스가 스누피를 데리고 트러플을 찾아나서는 이야기에서 '트러플스'라는 소녀가 등장합니다. 라이너스와 스누피가 푹 빠졌을 정도로 강한 임팩트를 남겼는데 저는 처음 접했습니다. 임팩트에 비하면 몇 편 등장하지 않고 이사가는 식으로 끝난건 좀 이해가 되지 않는데, 뭔가 어른의 사정이 있던 걸까요? 하여튼 이 트러플스 에피소드들에서는 라이너스가 미식가스러운 대사 - 에그 베네딕트에 트러플 한 조각을 올리면 검은 올리브를 올리는 것 보다 훨씬 고급스러워진대 - 를 읆는 장면 외에는 딱히 건질건 없네요.
그 다음에 등장하는 스누피의 형 스파이크는 나름 재미있는 활약을 해서 조금 더 낫긴 합니다. 제 기억에도 남아 있는걸 보면 다행히도 가끔씩은 등장할 정도의 인기는 얻은 모양입니다. 여동생과 조카까지 등장하는걸 보니, 작가도 확실히 울궈먹을만한 소재라고 느꼈던 것이겠지요.

스누피가 발을 다쳐 깁스를 한 설정은 처음 등장하는데 관련 에피소드들은 꽤 재미있습니다. 마시의 야구 모자에 대한 집착도 이번에 처음 등장하고요. 캠프에서 마시를 좋아하는 남자 아이 플로이드의 등장 에피소드도 강렬했어요. 결국 '모든 일에는 때가 있는 법이다'는 결론인데, 확실히 마시는 어른스럽습니다. 폭력적이기도 하고요.
라이너스도 어른스러운 점에서는 뒤지지 않죠. 여름이 거의 지나가버린걸 아쉬워하는 찰리 브라운에게 "여름은 항상 날아서 지나가게 마련이야. 겨울은 항상 천천히 걸어가고!"라는 멋진 말을 남기니까요. 이 말은 항상 겨울이 왜 이리 기냐고 불평하는 우리 딸에게 전해줘야겠어요.
그 밖에 죠스의 개봉, 엘튼 존의 안경, 킹콩의 리메이크 등 시대 상황에 어울리는 소재들도 언제나처럼 적당히 등장합니다.

그런데 학교 건물에 말을 거는 샐리라던가, 무언가를 너무 쉽게 믿어버리는 패티는 지금 보면 확실히 정상은 아니에요. 병원에 가서 상담을 받아야 하지 않나 싶을 정도지요. 특히 패티는 스누피에게 속아 애견 훈련소까지 들어갈 정도니 이건 아무리 개그라도 심하다 싶어요. 물론 나중에 진상을 알고 스누피를 혼내주기 위해서 나서기는 하지만... 다행히 스누피와 함께 옆집 고양이와 사투를 벌인 덕에 우정을 회복하기는 하는데 이런 과장은 지금 보기에는 별로 마음에 들지는 않네요.

그래도 이 정도면 준수한 재미는 전해줍니다. 별점 2.5점은 충분합니다.

마지막으로 덧붙이자면, 알라딘 인터넷 사이트가 개편되었는데 책 정보를 블로그에 공유하는 방법을 도저히 찾을 수가 없습니다. 마음에 안 드는 점이 계속 생기던 차인데, 이거 더 사용해야 할 지 의문이 생기는군요.

2017/02/27

피너츠 완전판 5 - 찰스 M. 슐츠 / 신소희 : 별점 4점

피너츠 완전판 5 : 1959~1960 - 8점
찰스 M. 슐츠 지음, 신소희 옮김/북스토리

피너츠 완전판 4 : 1957~1958 - 찰스 M. 슐츠 / 신소희 : 별점 3점

피너츠 완전판 5권입니다. 이번 권에서의 가장 큰 사건은 찰리 브라운의 여동생 샐리 브라운이 태어난 것입니다. 덕분에 샐리 관련 에피소드의 비중이 상당히 많습니다. 그 중에서도 샐리 때문에 다른 사람이 되었다고 생각하는 찰리 브라운에게 슈뢰더가 일침을 놓는 장면이 인상적이었어요. 

"넌 그냥 출세주의자일 뿐이야. 넌 단지 동네의 다른 아이들에게 근사해 보이는 위치를 바라는 것 뿐이라고. 사인볼 하나만 있어도 그 정도 위치는 얻을 수 있었을 거야!" 

그 외에도 라이너스가 항상 주장하는 할로윈에 찾아 온다는 호박 대왕 이야기, 루시가 5센트로 정신 상담을 진행하는 이야기, 샐리가 라이너스에게 애정 공세를 펴는 이야기도 처음으로 선보입니다. 연날리기, 야구 시합에서 패배를 거듭한다는 친숙한 찰리 브라운 이야기도 이어지고요.

무엇보다도 반가운 것은 가장 유명한 말인 "행복이란 따뜻한 강아지 (Happiness is a warm puppy)" 에피소드였습니다. 당연히 찰리 브라운과 스누피가 등장하는 에피소드일 줄 알았는데 의외로 스누피를 쓰다듬고 안아준 루시가 하는 말이었네요.
뒤이어 유사한 말로 라이너스 (행복이란 받아쓰기에서 만점을 받는 것), 찰리 브라운 (행복이란 영화를 볼 35센트, 팝콘을 사 먹을 10센트, 그리고 초코바 값 5센트라고!) 등의 이야기가 계속 이어지는 것도 이채로왔어요.

이렇게 많은 이야기 중 저는 도서관 책을 잃어버린 찰리 브라운의 고뇌를 그린 에피소드가 가장 기억에 남습니다. "개인이 제도에 맞서 싸울 때면 언제나 제도가 이기게 마련이지!"라는 말은 아무나 할 수 있는게 아니니까요.

그래서 별점은 4점! 풍성한 볼륨과 수록된 작품들 모두 여태까지 출간되었던 완전판 중 최고입니다. 팬이시라면 다른 건 다 몰라도 이번 권만큼은 놓치지 마시길 바랍니다. 뭐 팬이시라면 이미 다 구입하셨겠지만요.

2020/12/06

피너츠 완전판 17 : 1983~1984 - 찰스 M. 슐츠 / 신소희 : 별점 3점

피너츠 완전판 17 : 1983~1984 - 6점
찰스 M. 슐츠 지음, 신소희 옮김/북스토리

관성으로 계속 구입해 오고 있었지만, 어느 순간 리뷰를 멈추어 버린 피너츠 완전판입니다. 오랫만에 리뷰 남깁니다.

이번 권에서는 마시가 찰리 브라운에게 적극적인 애정 공세를 펴는 놀라운 에피소드가 등장합니다. 영화를 같이 보러가자고 제의하지만, 찰리 브라운이 "뭘 상영하는데?"라고 물어보자 찰리 브라운을 걷어차지요. 찰리 브라운은 여심을 몰라도 너무 모릅니다!
게다가 마시의 애정 공세를 지켜본 페퍼민트 패티마저 찰리 브라운에게 관심을 가져서 찰리는 곤경에 빠지게 됩니다. 샐리 브라운에게 사랑 고백하는 해럴드 앤젤도 등장하고요. 길게 이어지는 설정은 아니지만, 나름 재미있었습니다.

또 유명한 농담의 원조격인 이야기도 수록되어 있습니다. 스누피가 쓰는 소설인데, 아래와 같습니다.

이렇게 재미는 여전하고, 책의 높은 완성도도 여전하고, 소유에 대한 만족감도 큽니다. 별점은 3점입니다. 가격이 이해는 되지만, 상당하다는거 하나만 단점이지요. 

그래도 지금까지 스물 두 권이나 구입했으니 포기할 수 없네요. 계속 달려봐야죠. 문제는 아직 다섯 권은 비닐 포장도 뜯지 못한 상태인데, 알라딘을 봤더니 두 권이 또 새로 나왔다는 겁니다. 고지가 멀지는 않았겠죠? 멀지 않았기를 바랍니다.

2016/12/17

피너츠 완전판 4 : 1957~1958 - 찰스 M. 슐츠 / 신소희 : 별점 3점

피너츠 완전판 4 : 1957~1958 - 6점
찰스 M. 슐츠 지음, 신소희 옮김/북스토리

최근 출간되고 있는 피너츠 완전판 4번째 권으로, 찰리 브라운과 친구들 이야기가 어느 정도는 틀이 잡혔네요. 특히 부각되는건 불쌍한 우리 친구 찰리 브라운입니다. 연날리기에 항상 실패하는 찰리 브라운, 루시가 놓은 공을 차는 것을 항상 실패하는 찰리 브라운, 중요한 야구 게임에서 결정적 실수를 하는 찰리 브라운 등등 익숙한 설정이 대거 등장하기 때문입니다.. 대표적인 것들은 아래와 같습니다.

"내가 가장 괴로운게 뭔지 알아? 날 감독으로서 믿어준 너희 선수들을 실망시켰다고 느껴져서..."
"이런, 찰리 브라운, 그래서 괴로운 거였다면 신경 쓰지 마, 잊어버려. 우린 한 번도 널 믿었던 적이 없으니까!"
"저 많은 별들을 보고 있으면 자신이 하찮게 느껴지지 않아, 찰리 브라운?"
"아니, 난 원래 하찮은 사람이니까 상관없어!"

가끔 "사람들이 왜 날 안 좋아하는지 모르겠어, 어떻게 완벽한 사람을 안 좋아할 수 있는 거지?" 라는 뜬금 대사도 하고, 슈뢰더와 라이너스에게 조언을 해 주거나 포기하지 않고 맞서 싸우는 의외의 모습도 눈에 띄이긴 하지만, 전반적인 분위기를 해칠(?) 정도는 아닙니다.

다른 캐릭터의 모습도 익숙한건 마찬가지입니다. 라이너스는 천재성이 부각되는 일부 에피소드를 제외하면 주로 담요 관련 개그, 루시는 찰리 브라운을 냉혹하게 지적질하거나 떠벌이는 개그, 슈뢰더는 베토벤 관련 개그를 선보이는 식이니까요. 

하지만 캐릭터와 설정들이 뻔하고 익숙한데도, 그리고 발표 시점에서 반세기 이상이 훌쩍 지났음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재미나다는건 정말 대단합니다. 라이너스가 2주 동안 담요를 못 가지게 되었을 때의 상황이 좋은 예입니다. 라이너스의 신경 불안 증세와 마지막 발작(?)은 정말이지 기가 막혔어요.

그 외에도 완성 단계에 이르른 작화, 하루도 거르지 않고 계속 연재가 된 성실함도 눈여겨 볼만 합니다. 진보 대 보수의 싸움같은 시사적인 요소가 가끔 보이는 것도 신기했던 점이고요.

여튼 별점은 3점. 팬이라면 당연히 소장해야 하는 책이라 생각합니다. 5권이 얼마전에 나왔던데 바로 구입해봐야 겠네요.

2016/06/03

피너츠 완전판 3 : 1955~1956 - 찰스 M. 슐츠 / 신소희 : 별점 3점

피너츠 완전판 3 : 1955~1956 - 6점
찰스 M. 슐츠 지음, 신소희 옮김/북스토리

"피너츠 완전판 2" : 1953~1954 - 찰스 M. 슐츠 / 신소희 : 별점 3점

1권, 2권에 이어지는 3권입니다. "Oldies but goodies"라는건 같습니다. 어느 편을 읽어도 푸근하고 따뜻한, 아직은 착하고 순진한 시대를 느끼게 해 주는 이야기들이 가득한 덕분입니다.

인상적인 에피소드를 몇 개 꼽자면,

첫 번째로는 라이너스가 찰리 브라운에게 친구가 되어달라는 에피소드입니다. 찰리 브라운의 절친으로 알고 있었는데 그 시작을 알리는 에피소드였달까요?

라이너스 : "내 친구가 되어줄래 찰리 브라운?"
찰리 브라운 : "당연하지, 라이너스... 기꺼이 네 친구가 될게!"
라이너스 : "루시가 나한테 슬슬 친구 좀 사귀래. 아무래도 밑바닥부터 시작하는 게 좋을 듯 해서..."

그리고 찰리 브라운의 염세적인 모습을 강하게 드러내는 에피소드들도 눈에 띕니다.

"이 세상에 20억 명이 넘는 사람들이 있다는 거 알아?"
"그런데 그 중 아무도 날 좋아하지 않아! 아무도!"
"게다가 더 끔찍한 건 뭔지 알아?"
"인구 증가 속도 때문에 난 날마다 더욱더 인기 없는 사람이 되고 있다고!"

심지어 아빠한테 고민 상담을 하니 찰리 브라운의 아빠도 아무도 자길 안 좋아한다고 항상 느껴왔다는군요. 세상에!

그러나 이 상황에서도 긍정적인 모습을 가끔은 보여준다는게 신기합니다. 멘탈이 정말 강한거 같아요.

"있잖아, 찰리 브라운? 저리 좀 가주면 정말로 기쁘겠는데!"
"다른 이의 삶에 기쁨을 줄 수 있다는 건 꽤 근사한 일이야!"

지금 널리 알려진 설정도 많이 등장합니다. 예를 들면 주자 만루에서 스트라이크 아웃을 당한 찰리 브라운이 여러 페이지에 걸쳐 질책받고 자책하는 이야기가 대표적입니다. 결정적 순간에 실수하는 찰리 브라운 캐릭터의 전형이지요.

스누피도 점점 똑똑해지면서 사람 같은 생각을 많이 보여줍니다. 특히 이 시기의 스누피는 다른 무언가를 흉내내려는 이야기가 많은데, 개인적으로는 미키 마우스를 흉내내는 장면이 가장 재미있었습니다.

아이들이 무언가에 대해 기발한 생각을 내어 놓는 편들도 마음에 들어요. 루시와 슈뢰더가 베이비 시터에 대해 나누는 대화를 한번 볼까요?

"베이비시터란 꼭 중고차 같아. 실제로 만나기 전까진 어떨지 전혀 모르니까...."

그 외 당시 엄청난 유행이었다는 "데이비 크로켓"에 대한 조크가 꽤 많이 선보이는 등 시대상을 느낄 수 있던 소재들도 재미있게 다가왔습니다.

그래서 별점은 3점입니다. 전체적인 평은 전편과 같습니다. 빵 터지는 맛은 없지만 저와 같은 올드 팬에게는 여전한 기쁨과 푸근함을 안겨주는 좋은 작품입니다. 이제 3권인데 과연 전권이 출간될 수 있을지 걱정이 되기는 합니다만, 부디 끝까지 나와 주기를!

2017/06/30

피너츠 완전판 7 : 1963~1964 - 찰스 M. 슐츠 / 신소희 : 별점 3점

피너츠 완전판 7 : 1963~1964 - 6점
찰스 M. 슐츠 지음, 신소희 옮김/북스토리

관성처럼 읽고 있는 피너츠 완전판 일곱번째 권입니다. 1963년에서부터 1964년까지의 연재분이 실려있습니다.

캐릭터들이 완성되었고 이야기의 포맷도 어느 정도 정해진 덕분에, 반복되는 캐릭터 설정 관련 개그가 많습니다. 찰리 브라운의 승리하지 못하는 야구팀 이야기, 라이너스의 할로윈 호박 대왕 이야기, 슈뢰더와 베토벤 생일 관련 이야기는 지나치다 싶을 정도에요.

그래도 이러한 뻔함 속에서 재미를 찾아내어 전달하는 작가의 능력은 반짝반짝 빛납니다. 거장이 달리 거장이 아니지요. 앞서 말씀드린 찰리 브라운 야구팀 이야기가 대표적이에요. 찰리 브라운의 부상으로 새로운 이야기를 이끌어내거든요. 놀라운 건 저는 여태까지 이 야구팀이 전패했는 줄 알았는데 아니더라고요! 찰리 브라운 부상 중 라이너스가 투수를 했을 때 몇 번 이겼다고 묘사됩니다! 이래서야 찰리 브라운 본인이 투수를 그만두어야 할텐데 투수를 고집하는 것을 보면 패배해도 싸다는 생각이 들기도 합네요. 

그리고 루시가 찰리 브라운 정신 상담으로 무려 143달러를 청구한 에피소드도 재미있었습니다. 1960년대에 초등학교 저학년 아이에게는 생각하기도 힘들 거액인데 이런 돈을 떡하니 요구한다니 역시나 루시답더군요. 슬라이드를 이용한 치료 때문이라는데 100달러가 개인 수수료라고 당당하게 말하는 부분에서는 요새 의사들과도 별로 다르지 않은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고요. 

공전의 히트를 기록한 "행복이란 따뜻한 강아지"의 변주 몇 개도 눈에 띕니다. 샐리가 '행복이란 나만의 도서관 대출 카드를 갖는 거야!'라고 말하는 식입니다.

이러한 변주 외에도 새롭게 등장하는 설정과 캐릭터도 많은데, 그 중에서도 찰리 브라운이 메이저리그 선수 중 조 슐라보트닉을 좋아한다는 것이 제일 재미있었습니다. 루시로부터 조 술라보트닉 야구 카드를 얻기 위해 노력하는 이야기들에서 평생 패배자인 찰리 브라운을 잘 드러내거든요. 새 캐릭터로는 숫자 이름을 가진 "5"가 처음으로 등장하기도 하고요.

그 외에 인상적이었던걸 몇 가지 소개해 드리자면, 셜록 홈즈를 아동용으로 각색한 이야기를 '루트비어에 물을 타서 마시는 것 같다'라고 표현하는 촌철살인 표현은 정말 멋졌습니다.
그리고는 아버지날에 대해 이야기하는 에피소드도 아주 마음에 들었습니다. 찰리 브라운이 '아빠 이발소에 가면 아빠가 언제나 웃어준다, 이유는 나를 사랑하기 때문'이라고 말하는 장면 때문입니다. 정말이지 뭉클하네요. 찰리 브라운이 작중에서는 왕따에 패배자 기믹이지만 독자들은 모두 알고 있죠. 정말 최고의 아들이라는 것을 . 정말 심지굳게 잘 큰 아이라는 생각이 듭니다. 이번 권 최고의 에피소드로 꼽고 싶어요.

뻔하고 지루한 부분이 없지는 않지만, 찰리 브라운의 아버지날 에피소드만으로도 별점 3점은 너끈합니다. 팬이시라면 즐길 거리가 많은만큼 꼭 읽어보시기를 권해드립니다.

2016/05/22

피너츠 완전판 2 : 1953~1954 - 찰스 M. 슐츠 / 신소희 : 별점 3점

피너츠 완전판 2 : 1953~1954 - 6점 찰스 M. 슐츠 지음, 신소희 옮김/북스토리

"피너츠 완전판 1 : 1950~1952" - 찰스 M. 슐츠 / 신소희 : 별점 2.5점

1권에 이은 대망의 2권입니다. 1953년에서 54년까지 연재된 분량을 담고 있습니다.

1권과 가장 큰 차이점은, 익히 알려진 그림과 캐릭터들로 서서히 정립되어 가고 있다는 것입니다. 1권에서는 찰리 브라운이 냉소적이며 딱히 인기가 없지 않은, 나름 쿨한 남자로 등장해서 충격을 안겨 주었었는데, 2권에서부터는 너무하다 싶을 만큼 착하고 순진한, 우리 친구 찰리 브라운으로 그려지고 있거든요. 스누피 역시 스스로의 생각이 많아지는 식으로 단순한 강아지를 넘어선 특출난 캐릭터로 묘사되고요.

또 1권에서는 아기였던 라이너스가 어느 정도 자라 천재 소년의 모습을 보여준다던가(카드 쌓기나 네모난 풍선 불기와 같은 독특한 영역에 한합니다만), 더러움 대장인 픽맨이 첫 등장하는 등의 반가운 요소도 많습니다. 라이너스에게 담요가 심리적 안정을 준다는 에피소드 역시 처음으로 등장하고요!

한마디로 Oldies but goodies라는 표현이 적합한, 그런 작품입니다. 큰 웃음을 터트릴 만한 작품은 아니지만 어느 편을 읽어도 푸근하고 따뜻한, 아직은 착하고 순진한 시대를 느끼게 해 준다는 점에서요. 시대를 별로 타지 않는다는 점도 인상적이었어요. 별점은 3점입니다. 찰리 브라운과 스누피의 팬이 아니시더라도 한번 읽어볼 가치는 충분합니다.

그나저나... 요새 아이들이 이 당시의 아이들처럼 밖에서 신나게 뛰어놀 수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요? 어른으로서 미안하기만 할 뿐입니다.

2018/10/28

피너츠 완전판 11 : 1971~1972 - 찰스 M. 슐츠 / 신소희 : 별점 2.5점

피너츠 완전판 11 : 1971~1972 - 6점
찰스 M. 슐츠 지음, 신소희 옮김/북스토리

피너츠 완전판도 열 권을 넘어 열 한 권 째에 접어들었네요. 사두고 몇 개월이 지났는데 이제서야 읽고 리뷰를 올립니다.

이전 권에서부터 이어지는 설정을 활용한 - 정신 상담하는 루시, 찰리 브라운의 여름 캠프, 야구팀, 우드스탁과 스누피의 우정 등 - 개그가 많지만, 확실히 차별화되는 점도 많아서 좋습니다. 특히 페퍼민트 패티가 찰리 브라운에게 극 호감을 보이고, 겉모습과는 다르게 연약한 소녀라는걸 보여주는 에피소드들이 많은데 굉장히 새로왔어요. 페퍼민트 패티와 빨간 머리 소녀 사이에서 벌어진 에피소드, 찰리 브라운의 아빠가 1934년에 타던 까만 2도어 승용차와 그 당시 데이트하던 여자애 사이에서 있었던 소박하지만 설레이는 에피소드처럼 감성을 자극하는 이야기들도 이전에는 보기 힘들었던 내용이고요. 또 패티만큼은 아니지만 샐리 브라운의 비중이 상당히 높아진 것도 차이점입니다.

새 캐릭터도 등장하는데, 패티를 선생님이라고 부르는 마시는 꽤나 유명한 캐릭터인데 캠프에서 만난 줄은 몰랐습니다. 루시와 라이너스의 동생 리런이 태어난건 전혀 몰랐던 설정이라 놀랐고요. 이번 권에서 실제로 등장하지 않고, 에피소드도 몇 개 없어서 인기는 그닥이었던 것 같지만요. 아울러 세계관에서 가장 인기 작가로 보이는 헬렌 스위트스토리도 처음 등장하는데 이를 활용한 개그도 재미있었어요.

그래서 별점은 2.5점입니다. 빵 터지는 재미는 없지만 팬에게 친숙한, 한결같은 수준의 재미를 선사합니다. 가격과 시리즈 전체의 볼륨을 생각한다면 선뜻 권해드리기는 조금 어렵지만, 팬이라면 놓치기 힘든 작품임에는 분명하고요. 별점과 소장가치, 재미가 꼭 비례하는건 아니지요.

2017/04/16

피너츠 완전판 6 : 1961~1962 - 찰스 M.슐츠 / 신소희 : 별점 2.5점

피너츠 완전판 6 : 1961~1962 - 6점 찰스 M. 슐츠 지음, 신소희 옮김/북스토리

피너츠 완전판 제 6권입니다. 구입한지는 꽤 되었는데 이제서야 리뷰 올립니다.

이번권의 특징은 익숙한 이야기들이 많다는 것입니다. 10년 이상 연재된 덕이겠죠. 특히 친숙한 캐릭터 설정에 기반을 둔 게 많습니다. 어디가나 빠지지 않는 라이너스의 담요 관련 개그를 비롯하여 찰리 브라운의 야구팀, 찰리 브라운의 연날리기, 자신이 예쁘다고 믿고 슈뢰더에게 계속 대쉬하는 루시, 라이너스와 할로윈 호박 대왕, 찰리 브라운의 펜슬팔 친구, 라이너스의 천재성 등의 이야기들이 그러합니다. 너무 반복되기는 합니다만 여전히 재미있습니다. 뻔하지만 약간의 변주로 또다른 재미를 끌어내는 솜씨가 워낙에 탁월한 덕분입니다. 아래의, 라이너스가 담요를 가지고 다니는 것을 합리화하는 에피소드가 대표적입니다. 라이너스의 담요 설정에 그의 천재성을 결합하고, 마지막으로 루시와의 대립관계까지 끌어들인 좋은 이야기였어요.

그리고 뻔한 이야기만 등장하는건 아닙니다. 천연 곱슬머리를 자랑하는 프리다와 그녀의 고양이,  라이너스가 안경을 끼는 것, "빨간머리 소녀", 스누피가 고양이를 증오(?)하지만 새들과는 친구로 지낸다는 설정, 라이너스와 낙엽들에 관련된 이야기들은 처음 등장합니다. 슈뢰더와 친구들이 진짜 베토벤 생일 파티를 하는 것도 처음 봤네요. 찰리의 동생 샐리가 학교 가기 싫어하는 설정도 마찬가지입니다. 그런데 이 설정은 꽤 오래 끌고갈 수 있을 것으로 생각되었는데 의외로 한번 유치원 갔다오고 나서 '너무 재미있었다'고 말하며 치료되는게 조금 의아했습니다. 학부모들 반발이 우려되었던 것일까요? 참고로 이번 권에서는 샐리가 굉장히 귀엽더군요. 한번 보세요. 완전 귀염덩어리 아닙니까?

이외에도 라이너스와 함께 호박밭에서 호박 대왕을 기다리는 에피소드 등등 곳곳에서 반짝반짝 빛이 납니다!
스누피의 비중도 높습니다. 새들과 친구로 지내는 독특한 모습이 인상적이며 그 외에도 찰리 브라운에게 어리광을 부린다던가 - 찰리 브라운이 업어주지 않으면 자러 가지 않음 -, 루시를 무서워하는 등 새로운 모습이 많이 등장합니다. "요즘 세상에서 살아남는 유일한 방법은 땅바닥에 귀를 바싹대고 있는 것 뿐이라고!", "일단 언론의 동정을 사고 나면 많은 것을 이뤄낼 수 있지" 등의 대사들도 주옥같고요.

이러한 많은 에피소드들 중 개인적으로 베스트 에피소드는 찰리 브라운을 응원하는게 위선이라는 것을 깨닫는 라이너스와 루시, 다른 팀원들 - 우린 경기장에 나가서 '힘내, 찰리 브라운. 할 수 있어!'라고 외치기 힘들어. 네가 사실은 그럴 수 없다는 걸 아니까 말이야 - 이 등장하는 에피소드였습니다. 많은 것을 생각하게 해 줍니다. 우리가 선의라는 감정으로 포장하고 있는 온갖 위선들도 이것과 별로 다를게 없으니까요.
샐리의 유치원 공포증을 찰리 탓으로 돌리며 루시가 하는 말은 베스트 명대사입니다. "모든 세대는 사진의 문제에 대해 직전 세대를 탓할 수 있어야 하지. 그런다고 뭐가 해결되진 않지만 기분은 좀 나아지니까!"라는 말인데 "나를 비난하라"고 후계자들에게 일렀던 소련 독재자들 유머가 떠오릅니다.

그러나 뻔하기에 지루하고, 아주 새로운 무언가가 없다는 것도 부인하기 어렵습니다. 작가 스스로 여러가지 설정을 던지고, 그 중에서 인기있는 설정을 뽑아서 여러가지로 변주한 느낌이 강하게 듭니다. 프리다 관련 이야기가 그러합니다. 새 캐릭터로 등장하지만 천연 곱슬머리를 자랑하거나, 스누피에게 토끼나 쫓으라는 말만 반복할 뿐이에요. 그리고 인기가 떨어지면 도태되어 사라질테고요.

이는 가혹한 연재 일정에 대처하기 위한 작가 나름의 생존 전략일 수는 있습니다. 그만큼 효과가 있었기에 작품도 전설이 되었을테고요. 하지만 매일매일 연재물로 본다면 모를까, 이렇게 책으로 모아서 한번에 읽게 되면 아무래도 반복, 복제가 눈에 많이 뜨일 수 밖에 없지요. 그래서 별점은 2.5점입니다. 팬이라면 놓치기 어려운, 선물과 같은 작품입니다. 하지만 앞서 말씀드린 반복, 복제는 거슬르기에, 한번에 읽지 말고 천천히, 오랜 시간에 걸쳐 읽는게 좋을 것 같습니다.

덧붙이자면, 오타가 하나 눈에 뜨입니다. 137페이지의 "블랙 버드 선장"은 "블랙 비어드 (검은 수염)"의 명백한 오타로 생각됩니다. 일어 중역본이 아닌데 어떻게 이런 실수를 했는지 이해가 되지 않는군요.

2018/11/25

피너츠 완전판 12 : 1973~1974 - 찰스 M 슐츠 / 신소희 : 별점 2.5점

피너츠 완전판 12 : 1973~1974 - 6점
찰스 M. 슐츠 지음, 신소희 옮김/북스토리

드디어 완전판이 제 출생년도에 진입하였습니다! 감개가 무량합니다.

수록 에피소드들은 대체로 수년간 이어온 설정에서 유래된 개그가 많습니다. 찰리 브라운의 야구팀이나 여름 캠프같은 이야기이요. 조금 새로운 시도도 몇 개 보이는데, 대표적인건 찰리 브라운의 야구팀이 다른 이유로 몰수패당하기는 하지만 첫 승을 거두는 에피소드입니다. 저는 어떤 상황, 이유에서건 찰리 브라운이 감독, 투수로 있는 동안에는 절대로 이기지 못한 줄 알았는데 굉장히 의외였어요. 마찬가지로 패티가 스누피가 비글이라는 걸 알게된다는 것에도 놀랐고요. 영원히 모를줄 알았는데 생각보다 빠른 시기에 알게 되었기 때문입니다.
새로운 캐릭터도 등장합니다. 그 중에서도 학교 건물이 가장 독특했어요. 샐리 브라운과 대화하는(?) 식으로 등장하는데, 시각이 상당히 신선했어요. 아무도(심지어 샐리마저도) 정말로 답을 기대하며 대화를 하는게 아니지만, 실제로는 생각이 있다는 기묘한 설정을 잘 풀어나가고 있어서 인상적이었습니다. 반면 처음으로 실체가 등장한 루시의 동생 리런은 좀 아쉽더군요. 라이너스와 크게 구분되는 특징이 없었기 때문입니다. 아마 지금 잊혀진 이유도 그래서였겠죠.

그 외에 기억에 남는 에피소드라면, 얼굴을 드러내지 않고 봉투를 뒤집어 쓴 채 참가한 여름 캠프에서 찰리 브라운이 대표로 선출되고 잘 나가는 에피소드들이 우선 떠오릅니다. 여러모로 많은 걸 생각하게 만들어요. 또 스누피의 대 기록(홈런 기록)을 앞두고 찰리 브라운이 견제사로 사망하는 에피소드는 최불암 시리즈의 오래된 옛 농담과 거의 비슷해서 좀 놀랐습니다. 아울러 이전 권들과 마찬가지로 당대 유행을 반영하는 에피소드들도 몇 개 수록되어 있습니다. 이번 권에는 서머타임 시행 초기의 시행 착오와 스트리킹의 유행이 그러합니다. 오래된 작품이니만큼 이런 이야기가 더 많았더라면... 하는 생각도 드는군요. 무엇보다도 이번 권에서 가장 눈여겨 본 것은 제 생일에 발표되었던 에피소드에요. 개인정보(?)라 자세한 언급은 하지 않겠지만 글을 쓰는 입장에서 꽤나 반가왔던 내용이라 마음에 듭니다.

그래서 별점은 2.5점입니다. 빵빵 터지는 재미도 없고, 식상한 설정과 개그가 많아 감점합니다만 오래된 팬이라면 충분히 즐길만 합니다. 여전히 은근한 개그도 매력적이고요. 이 정도 수준만 유지해 주어도 저는 만족합니다. 다음 권도 기대가 되네요.

2020/12/11

피너츠 완전판 18 : 1985~1986 - 찰스 M. 슐츠 / 신소희 : 별점 3점

피너츠 완전판 18 : 1985~1986 - 6점
찰스 M. 슐츠 지음, 신소희 옮김/북스토리

완전판도 18권째군요. 전권을 읽고 탄력받은 김에 곧바로 집어들어 읽게 되었습니다.

이번 권의 특징이라면 야구 이야기와 슈로더, 루시, 라이너스 등의 비중이 많이 줄었다는 겁니다. 심지어 찰리 브라운의 비중도 줄어든 느낌이에요. 줄어든 자리는 마시와 패티, 스파이크 이야기가 채우고 있습니다. 마시와 패티 이야기는 언제나의 뻔한 설정에 바탕을 두고는 있지만 나름 재미는 있어요. 문제는 스파이크 이야기입니다. 표지를 장식할 정도로 비중이 높지만 하나같이 재미가 없었습니다. 개그도 비슷한 이야기의 반복이고요.

다행히 재미있는 이야기도 많습니다. 새로운 캐릭터 타피오카 푸딩도 반가왔어요. 광고, 라이선스 업계를 풍자한 듯한데, 꽤 강렬한 인상을 심어줍니다. 아래처럼요.

사랑에 대한 이야기도 재미있었습니다. 사랑이 거짓말이라는 스누피의 말은 사실이 아니지만, 찰리 브라운의 전문가 발언은 사실일 가능성이 높겠죠. 가슴이 아련해집니다.

루시의 독설도 여전해서 반가왔어요.

그 외에도, 라이너스가 마음에 든 소녀에게 말을 걸지만 '나이가 많다고!' 거절당하는 이야기 등도 깊은 인상을 남기고, 인용문이 어디서 유래했는지 상세히 알려주는 등 완성도도 완전판이라는 말에 걸맞게 빼어납니다. 스크린톤이 처음 사용된 에피소드까지 알려줄 정도니 말 다했죠. 그래서 결론내리자면 별점은 3점입니다.

2018/05/03

피너츠 완전판 10 : 1969~1970 - 찰스 M. 슐츠 / 신소희 : 별점 3점

피너츠 완전판 10 : 1969~1970 - 10점
찰스 M. 슐츠 지음, 신소희 옮김/북스토리

대망의 시리즈 10권째. 작년에 구입했는데 이제야 읽어보게 되었네요.

이번 권도 지난 권과 마찬가지로 인기 있는 설정과 소재가 많이 반복되고 있습니다. 10년 차 되는 장기 시리즈답게 말이죠. 찰리 브라운의 야구팀, 연 먹는 나무, 루시의 정신 상담, 1차 대전의 격추왕 등등.... 하지만 지루하고 따분하다기보다는 여기에서 또 새로운 재미를 뽑아내는 작가의 솜씨가 놀랍기만 합니다. 찰리 브라운의 비참함이 가중되는 와중에 패자, 상대편을 배려하는 마음씨가 도드라지는 묘사들도 마음에 들고요.

새로운 설정도 몇 개 눈에 뜨입니다. 가장 놀라운 사건은 찰리 브라운의 사랑 빨간 머리 소녀가 이사를 가는 거죠. 이 와중에도 한마디도 못 하는 찰리 브라운의 모습은 그야말로 백미에요. 옆에서 라이너스가 "넌 생전 아무것도 안 해! 항상 제자리에 멍청히 서 있기만 하지! 너 때문에 다들 미치겠다고!"라고 소리 지르는 게 이해가 될 정도로 한심하면서도 너무나 찰리 브라운다워서 피식 웃음을 짓게 만들거든요. 그녀를 생각하며 잠 못 이루며 "절대로 그 애 얼굴을 잊고 싶지 않아, 하지만 만약 정말로 그 애 얼굴을 못 잊는다면 난 미쳐버리겠지... 어떻게 하면 잊을 수 없는 얼굴을 기억할 수 있지?" 라고 독백하는 에피소드도 명편이에요. 찰리 브라운 스스로는 컨트리 음악 가사라고 폄하하지만 상당한 울림을 주는 명대사이기 때문입니다. 그 외에도 스누피가 '헤드 비글' 이 되며, '우드스탁'의 이름도 처음으로 등장하고 스누피의 소설이 "어둡고 폭풍우 치는 밤이었다" 뒤로 제법 길게 이어지는 등의 이야기들도 새로왔어요.

가끔 등장하는 시대를 느끼게 하는 묘사들도 여전히 좋습니다. 당대 유명 스포츠 스타와 유명 인물들에 대한 언급, 모병제가 아니라 징병제였던 시대에 대한 묘사, 버트 바카락의 "Raindrops keep falling on my head" 노래 가사가 그러하죠. 야구 시합에서 라이너스의 제안 - "발한 작용의 증가에 따른 나트륨과 물의 손실은 체내의 순환 혈액량을 감소시키고 궁극적으로 순환계를 망가뜨리게 마련이지. 찰리 브라운, 우리의 문제는 '저나트륨혈증' 이야! - 으로 스포츠 음료를 도입하는 에피소드도 마찬가지고요. 당시 메이저리그 팀에서 애용되고 있다고 언급되니까요. 몇 권 더 출간되면 제가 태어난 해가 되는데 어떤 이야기들이 등장해서 반가움을 안겨줄지 벌써부터 두근두근합니다.

이렇게 팬이라면 즐길 수 밖에 없는, 재미 가득한 작품입니다. 별점은 3점입니다. 찰리 브라운과 스누피를 좋아하신다면 놓치지 마시기 바랍니다.

2016/12/31

2016 내 블로그 리뷰 총결산

2015 내 블로그 리뷰 총결산

13차, 열 세번째를 맞는 블로그 결산입니다. 숫자부터 정리해보면, 2016년 읽은 책 중 리뷰를 남긴 책은 추리 / 호러 장르문학 53 (53)권, 기타 장르문학 8 (10)권, 역사서 18 (12)권, 디자인 및 스터디 도서 4 (5)권, Food 및 구루메 관련 도서 9 (7)권, 기타 도서 15 (21)권으로 모두 107 (107)권입니다(괄호는 작년). 작년과 거의 비슷하군요.

각 항목별 베스트 - 워스트는 아래와 같습니다. 언제나처럼, 올해 발표된 작품 기준이 아니라 제가 올 한해 보고 읽은 것들 기준입니다.


2016년 베스트 추리소설 : 

"탐정은 진실을 말하지 않는다" 

단평 : 세상은 넓고, 모르는 작가도 많고, 재미있는 작품도 아직 이렇게나 많다! 

올해 추리, 호러 장르물 중 별점 4점 이상 작품은 단 한편도 없습니다. 그런데 별점 3점짜리는 "별도 없는 한밤에", "천사들의 탐정", "미스테리아 8호", "사냥개 탐정", "검은 수도사", "가면 무도회 1,2", "탐정은 진실을 말하지 않는다", "엠브리오 기담"의 여덟 편이나 됩니다. 

다 좋은 작품들이지만 한편을 꼽기 위해서 우선 잡지인 "미스테리아 8호"를 뺐습니다. 호러 성향이 강한 "별도 없는 한밤에", "엠브리오 기담"과 역사 모험물 성격이 강한 "검은 수도사"도 빼면 네 편이 남네요. 다 좋은 작품들이지만 이 중 추리적으로도 괜찮고 재미도 있으며, 무엇보다도 새로운 발견의 기쁨을 선사한 "탐정은 진실을 말하지 않는다"를 올해의 베스트로 꼽습니다.

2016년 워스트 추리소설 :

"추억의 시간을 수리합니다" 

단평 : '미스터리'가 아니었다... 

2016년에는 별점 2점 이하의 작품이 무려 16편이라고 한탄했는데 올해는 26편입니다! 읽은 작품 중 반 가까이가 수준 이하였다는 이야기지요. 참으로 너무합니다. 최악인 별점 1.5점 이하도 무려 열 편이나 되고요.

하지만 최악 중의 최악인 별점 1점을 획득한 작품은 이 작품 뿐입니다. 최악인 이유는 책의 완성도를 떠나 '미스터리'가 아닌 탓이에요. 그냥 청춘 연애물일 뿐이거든요. 작품의 수준을 떠나 구태여 추리물이라고 소개하여 제 시간을 낭비하게 만든 괘씸한 마케팅 때문에 올해의 워스트로 꼽습니다.

2016년 베스트 기타 장르문학 : 

"제라르 준장의 회상" 

단평 : 시대를 뛰어넘다. 

올해의 기타 장르문학에서는 별점 3.5점의 이 작품이 베스트입니다. 모두 10권도 읽지 않아 한권의 베스트를 꼽기는 좀 애매하지만요. 여튼 코난 도일 경의 실력이 유감없이 발휘된 고전 명작 모험물입니다.

2016년 워스트 기타 장르문학 : 

"양심의 문제" 

단평 : 바탕에 깔린 사상 문제. 

도서출판 불새의 용기있는 행보에는 항상 박수를 보내는 바이지만... 이 작품만큼은 좋은 점수를 주기 어렵습니다. 역겨운 식민지 시대의 유산인 제국주의적 세계관을 은연 중에 포장하여 강요하기 때문입니다.

2016년 베스트 역사 도서 : 

"신들의 연기, 담배" 

단평 : 교양과 재미의 절묘한 결합. 

이 책은 올해의 유이한 별점 4점짜리 책입니다. 교양과 재미, 두마리 토끼를 모두 잡은 놀라운 결과물이죠. 제가 꼭 흡연자이기 때문은 아닙니다.

2016년 워스트 역사 도서 : 

"조선의 武와 전쟁" 

단평 : 기대에 미치지 못했다. 

역사 도서는 좀 가려읽는 편이라 워스트가 대체로 없는 편인데 올해는 이 책이 뽑혔습니다. 단평대로 기대한 내용에 전혀 미치지 못했기 때문입니다. 이도저도 아닌 결과물이었어요.

2016년 베스트 디자인 / 스터디 도서 : 

올해 이 분야는 달랑 4권만 읽었기에 별도로 평하지는 않겠습니다. 내년에는 이 쪽 분야도 좀 더 열심히 읽겠습니다.

2016년 베스트 Food / 구루메 도서 : 

"백미진수" 

단평 : 실력자가 애정을 담아 쓴 미식 에세이의 진수.

이 책은 올해 유이한 별점 4점짜리 책입니다. 읽는 내내 즐거우면서도 유용한 좋은 에세이였어요.

2016년 워스트 Food / 구루메 도서 : 

"이상한 나라의 앨리스 레시피" 

단평 : 발췌에 이은 레시피 소개에 그친, 날로 먹은 책 

제목 그대로 "이상한 나라의 앨리스"에 등장한 음식, 요리를 발췌한 후 해당 레시피 소개가 전부인 책. 저자의 아이디어는 눈꼽만치도 들어있지 않습니다.

2016년 워스트 기타 도서 :

"서프라이즈 : 인물편" 

단평 : 이 책이 존재할 이유를 모르겠다. 

올해 기타 도서는 전부 고만고만해서 베스트를 꼽기는 쉽지 않네요. 별점 3점짜리 작품이 있기는 하지만 ("장서의 괴로움") 독보적이라고 하기는 어렵거든요. 하지만 워스트는 확실합니다. 총 4편의 별점 1.5점짜리 망작들 중에서도 이 책이 선명하게 빛나기 때문입니다. 왜 책이 나왔는지 이유 자체를 모를 무의미한 결과물입니다.

2016년 베스트 기타 Comic :

"피너츠 완전판" 

단평 : 발간만으로도 감사한 완전판! 

올해 별점 3점을 넘는 만화는 많았지만 그렇다고 압도적으로 점수가 좋은 작품도 없습니다. 그렇기에 총 4권을 읽었고, 대체로 별점이 우수했던 "피너츠 완전판"을 올해의 작품으로 꼽아봅니다. 단평 그대로 발간된 것 만으로도 감사드릴 따름입니다.

2016년 워스트 기타 Comic : 

"역시 빵이 좋아!" 

단평 : 만화로 보기에는 여러모로 애매했다. 

올해 별점 1점짜리 망작은 본 작 외에 "스파이 vs 스파이", "산적 다이어리 2"가 있습니다. 그러나 다른 작품들은 최소한 '만화' 이기는 한데 이 작품은 아무리 봐도 만화가 아닙니다. 빵 소개서를 만화처럼 만든 것에 불과하니까요. 최소한의 이야기와 재미도 없기에 올해의 워스트로 꼽습니다.

그외 영화, 만화 등은 대체로 부분별로 5편 이상 감상한 것이 없기에 올해는 선정하지 않습니다.


결산평 : 

총 독서 권수가 작년과 똑같다는게 놀라운데 여튼 올해도 100권을 넘겼습니다. 이 정도면 취미인으로 할만큼 했다고 생각합니다. 문제는 제가 나이가 든 탓인지, 아니면 출간작들의 수준이 갈 수록 떨어지는 것인지 잘 모르겠지만 평균 이하의 작품들 수가 급증했다는 겁니다. "장서의 괴로움"에 나온 유명한 장서가 다니자와의 명서 감정술처럼 - "명저라는 홍보에 넘어가 샀던 책은 거의 도움이 되지 않았다. 이류 이하 책을 이것저것 찾아 읽지 않았다면 초일류를 초일류라고 인정할 수 없었을지 모른다" - 좋은 작품을 만나기 위한 통과의례일 수는 있겠지만, 몇몇 망작들은 그야말로 읽는 시간조차 아깝기 그지 없었습니다. 뭐 좋게 생각하면 이런 작품들을 소개하는게 제 미미한 블로그의 존재 의미겠죠. 찾아주시는 분들의 시간이라도 아껴야 할 테니까요.

하여튼, 제 블로그를 찾아주시는 여러분들도 모두 새해 복 많이 받으시고, 내년에는 올해보다 더 많은 것을 이루고 성취하시는 한해가 되셨으면 합니다. 

작년에도 말씀드렸지만 제 블로그를 찾아주시는 분들이라면 남들이 관심갖지 않는 사소하고 디테일한 것들에도 관심을 가지시는, 정말로 세심한 분임이 분명할테니 내년에는 더욱 잘 되실거에요. 사랑합니다~!

2019/01/12

꼬마 니콜라 (양장) - 르네 고시니 글, 장 자크 상페 그림 / 윤영 외 : 별점 2.5점

꼬마 니콜라 (양장) - 6점
르네 고시니 글, 장 자크 상페 그림, 윤영 외 옮김/문학동네

르네 고시니와 장 자크 상페 컴비의 전설적인 명랑 아동 소설입니다. 모두 5권의 책 - 꼬마 니콜라, 꼬마 니콜라의 쉬는 시간, 꼬마 니콜라의 여름방학, 꼬마 니콜라와 친구들, 꼬마 니콜라의 골칫거리 - 을 한 권의 양장본으로 묶었습니다. 850여 페이지라는 분량, 묵직하면서도 깔끔한 장정을 갖추었는데 3만원대라는 가격이 아주 인상적이네요.

다시 읽어보니 확실히 캐릭터 설정만큼은 빼어난 점이 있습니다. 오래전 명랑 만화스러운 캐릭터이지만 르네 고시니의 글과 장 자크 상페의 그림이 잘 어우러져 확실한 존재감을 느끼게 해 주는 덕분입니다. 또 작품이 발표된 시기를 본다면 이런 류의 캐릭터 설정의 원조격이라고 해도 무방할테고요. 여러모로 무난한 주인공 니콜라, 먹보 알세스트, 부자집 아들 조프루아, 꼴지 클로테르, 경찰관 아들로 유일하게 호루라기를 가진 뤼퓌스, 학교짱인 외드, 선생님의 애제자인 모범생 아냥 등 학교 친구들은 물론 심지어 어른들까지도 그러합니다. 집안일에 별 관심이 없고 무언가 하려고 하면 어설픈 허당인 니콜라 아빠라던가 말썽장이들에게 항상 눈을 바라보라고 하는 부이옹 선생님 등 모든 캐릭터들이 독보적입니다.

하지만 뻔한 내용이 항상 똑같은 캐릭터들에 의해 반복되기 때문에 뒤로 갈 수록 지루해진다는 단점은 큽니다. 이야기도 대체로 비슷하고요. 학교에서 무언가 이벤트가 열리는데 - 단체 사진, 건강 검진, 특별 수업, 장학사 방문 등 - 아이들의 장난으로 해당 이벤트가 파국으로 치닫는다던가, 누군가 특별한 아이템을 학교에 가지고 와서 그로 인해 소동이 벌어진다던가, 아이들에 대해 잘 모르는 누군가가 아이들 때문에 봉변을 당한다는 내용이 이어지는 탓입니다. 아이들 반응과 행동도 구체화된 캐릭터 이상의 무언가를 전혀 보여주지 못해서 지루하기는 마찬가지고요.

게다가 나이가 들어서 읽으니 이러한 꼬마 니콜라와 친구들의 못말리는 장난이 재미있지가 않고 공포스럽게 느껴졌습니다. 서로 몇 마디 말을 나누면 바로 싸움이 시작되는데, 떼와 억지가 상상을 초월하기 때문입니다. 초등학교 저학년 딸아이 한 명을 키우는 입장에서 바라보니 이건 생지옥이 따로 없어 보였어요. 이런 아이들 수십명을 한 반에서 통제하고 가르치는 담임 선생님은 정말 성녀입니다. 교직이 왜 성직이라고 불리우는지 새삼 느낄 수 있었어요.
그리고 반세기 전 작품이기 때문이겠지만 아이들에게 어른들이 서슴없이 따귀를 날리고 강하게 훈육하는 묘사도 섬찟했던 부분입니다. 뭐 등장하는 아이들을 제대로 훈육하려면 어쩔 수 없었겠다 싶기는 하지만, 그래도 대화나 교육이 아니라 바로 체벌로 들어가는 묘사는 영 마음에 들지 않더군요.

그래서 별점은 2.5점입니다. 어린 시절 재미있게 읽었던 추억으로 딸 아이에게도 권해줄까 싶어 구입했는데 이래서야 무리네요. 딸아이에게는 이 폭력적인 작품보다는 "피너츠"를 권해주어야겠습니다.

2017/12/28

2017 내 블로그 리뷰 총 결산

2016 내 블로그 리뷰 총결산

14차, 열 네번째!를 맞는 블로그 결산입니다. 열네살이라... 블로그 생활도 이제 중학생 레벨에 진입한다니 감개무량합니다.

숫자부터 정리해보면, 2017년 읽은 책 중 리뷰를 남긴 책은 추리 / 호러 장르문학 52 (53)권, 기타 장르문학 3 (8)권, 역사서 15 (18)권, 디자인 및 스터디 도서 2 (4)권, Food 및 구루메 관련 도서 9 (9)권, 기타 도서 20 (15)권으로 모두 101 (107)권입니다(괄호는 작년). 작년보다 소폭 줄었지만 100권은 넘겼으니 만족합니다. 

각 항목별 베스트 - 워스트는 아래와 같습니다. 언제나처럼, 올해 발표된 작품 기준이 아니라 제가 올 한해 보고 읽은 것들 기준입니다.


2017년 베스트 추리소설 : 

"올빼미의 울음" 

단평 : 퍼트리샤 하이스미스 장편 중에서 재미와 함께 서스펜스를 가져다 주는 보기드문 수작.

작년과 마찬가지로 올해 추리, 호러 장르물 중 별점 4점 이상 작품은 단 한편도 없습니다. 이 작품 홀로 별점 3.5점을 받았을 뿐이죠. 전반적으로 흉작인데, 내년에는 좀 더 재미있는 작품을 많이 읽었으면 합니다.

2017년 워스트 추리소설 : 

"나를 사랑한 스파이" "후쿠오카 살인" 

단평 : 과연 바닥은 어디인가? 

올해 별점 1점을 받은 쓰레기는 이 두 편입니다. 뭐라 이야기하기도 어려운 수준의 망작들입니다. 꼭 피해가시기를 권해드립니다.

2017년 베스트 / 워스트 기타 장르문학 : 

"수상작 없음" 

올해 기타 장르문학은 딱 3권밖에 읽지 않아 선정할 작품이 없네요.

2017년 베스트 역사 도서 : 

"보석 천 개의 유혹" 

단평 : 첫번째 장은 별점 5점도 아깝지 않음. 

올해는 역사 도서 중에서 "대지를 보라" "북로우의 도둑들" "보석 천 개의 유혹" 이 별점 4점이었습니다. 무려 세 권이나 별점 4점이라니 대단하지요.
전부 재미와 가치를 동시에 지닌 좋은 책들이지만 이중 한 권을 꼽는다면, 일제 강점기 시대에 대한 개인적 관심사가 크게 작용한 "대지를 보라", 특정 특정 소재에 집중한 "북로우의 도둑들" 보다는 재미와 대중적인 측면에서 앞서는"보석 천 개의 유혹"을 올해의 베스트로 꼽습니다.

2017년 워스트 역사 도서 :

"수상작 없음" 

역사 도서는 좀 가려읽는 편이라 워스트가 대체로 없습니다. 올해 별점 2점 짜리 책은 두 권인데 "워스트"라고 할만한 책들은 아닙니다.

2017년 베스트 디자인 / 스터디 도서 : 

"수상작 없음" 

읽은 책이 2권 밖에 안되기에 평가가 불가하네요.

2017년 베스트 Food / 구루메 도서 : 

"수상작 없음" 

올해 읽은 10권 모두 고만고만해서 딱히 베스트는 없습니다. 별점 3점짜리 책은 4권인데 이 정도 별점은 베스트로는 좀 애매하죠.

2017년 워스트 Food / 구루메 도서 : 

"진짜? 가짜? 신기하고 재미있는 일본 음식 이야기" 

단평 : 전반적으로 장점보다는 단점이 더 크다. 

온갖 잡다한 정보를 담아내어서 주제에 걸맞지도 않았고, 깊이있는 내용도 부족한 등 총체적 난국입니다. 상대적으로 저렴한 e-book 으로 읽어서 그나마 다행이었습니다.

2017년 베스트 기타 도서 : 

"작가의 수지" 

단평 : 이쪽 바닥에 속한, 관심있는 사람들 모두의 필독서.

작가로서의 벌이에 대한 상세한 정보 전달은 물론 여러모로 허투루 듣기 어려운 프로 작가의 의식이 선명히 빛나는 멋진 에세이입니다. 재미까지 있으니 별점 4점을 받는건 당연하지요. 이 쪽 바닥 (출판)에 어떤 식으로든 속해 있거나 관심이 있으시다면 꼭 한 번 읽어보셨으면 합니다.

2017년 워스트 기타 도서 : 

"윤광준의 신 생활명품" 

단평 : "생활 명품"과는 몇 광년 멀어지다. 

올해 기타 도서 중 별점 1.5점을 받은 책은 이 책과 "학교 출입 금지" 의 두 권입니다. 그래도 "학교 출입 금지" 는 애초부터 제 취향은 아닌, 아동용 성장기 비스무레한 책이라 그렇다 치더라도(딸이 골라줘서 억지로 읽었을 뿐입니다...) 이 책은 너무나도 기대에 미치지 못했습니다. 당당한 올해의 워스트에요. "생활 명품" 이라는 말이 아까운, 그냥 비싼 명품 소갯글에 불과하기 때문입니다. 널리고 널린 광고가 태반인 명품 소개 잡지와 구분하기도 어려울 정도입니다. 오히려 최신 트렌드나 신상을 소개하지 못한다는 점에서는 잡지보다도 못합니다.

그 외 만화는 "피너츠 완전판 5"가 별점 4점으로 올해의 베스트이며, 다른 작품들은 대체로 무난했습니다. 딱히 소개해드리지는 않겠습니다.

결산평 : 

순수한 책만 따져서 올해도 완독한 책이 100 권이 넘네요. 이 정도면 취미인으로 할만큼 했기에 만족스럽습니다. 추리, 호러 등 장르 문학은 최근 점수가 별로 좋지 않지만, 그래도 작년 보다는 조금 나은 듯 해서 다행이고요. 내년에는 보다 재미있고 가치있는 작품을 많이 읽게 되면 좋겠습니다.

제 블로그를 찾아주시는 모든 분들도 새해 복 많이 받으시고, 내년에 원하시는 일 다들 이루시는 그런 한해 되시기를 바랍니다. 작년, 그리고 재작년에도 말씀드렸지만 제 블로그를 찾아주시는 분들이라면 남들이 관심갖지 않는 사소하고 디테일한 것들에도 관심을 가지시는, 정말로 세심한 분임이 분명할테니 내년에는 더욱 잘 되실거에요. 사랑합니다~!

2017/03/20

2016년 내 이글루 결산

 

2016, 내 이글루 결산. 결산기간 2016. 01. 01 ~ 2016. 12. 31

2016년 hansang님이 이글루스에서 포스팅하신 순위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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