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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03/08

피너츠 완전판 1 : 1950~1952 - 찰스 M. 슐츠 / 신소희 : 별점 2.5점

피너츠 완전판 1 : 1950~1952 - 6점
찰스 M. 슐츠 지음, 신소희 옮김/북스토리

1950년부터 52년까지의 300페이지에 가까운 연재분, 작가 찰스 M. 슐츠의 생애에 대한 15페이지 분량의 짤막한 전기, 그리고 1987년 말 진행된 잡지 "네모 : 고전 만화 총서" 1992년 1월호에 수록된 찰스 M. 슐츠와의 인터뷰가 함께 실려 있는 완전판 1권입니다. 찰리 브라운과 스누피의 오랜 팬으로 별 고민없이 구입했습니다.

그런데 생각과는 많이 달랐습니다. 제가 1980년대 이후의 "피너츠"만을 접한 탓입니다. 대표적인게 찰리 브라운입니다. 익히 알고 있던, 염세적이면서도 현실에 순응하는 약간 루저의 표상 같은 모습은 거의 드러나지 않습니다. 반대로 주도적으로 장난도 치고, 제법 거친 면모를 보이는데 굉장히 의외였습니다. 또 찰리 브라운의 친구 셔미라든가 패티, 바이올렛 같은 익숙지 않은 등장인물들 — 저에게는 라이너스, 슈뢰더, 루시, 페퍼민트 패티가 더 각인되어 있거든요 — 의 비중이 높다는 점, 스누피는 아직 그냥 "개"라는 점, 초등학교 고학년 정도로 기억되는 아이들이 글도 제대로 쓰지 못하는 미취학 연령대라는 점도 마찬가지고요. 깔끔하게 정돈된 펜선으로 동글동글하게 그려진 작화도 익숙치 않습니다.

이런 점들로 보면, 제가 아는 "피너츠"와는 다른 작품이라고 해도 무방할 정도입니다. 하긴, 제가 아는 80년대 작품과 30년의 갭이 있으니 당연하다면 당연한 일이겠죠.

그래도 팬으로서 즐길 거리가 없는 건 아닙니다. 슈뢰더가 음악 재능을 발견하고, 장난감 피아노에 탐닉하면서 베토벤 매니아가 되는 과정을 자세하고 유머러스하게 그리고 있는 점, 까칠하고 밉상으로는 1인자인 루시가 어렸을 때부터 자기중심적이라는 것을 보여주는 에피소드들, 제가 가장 좋아하는 라이너스가 아직 걷지도 못하고 말도 못하는 아기 모습으로, 그것도 담요 없이 등장하는 장면들은 반가웠습니다. 빵 터지지는 않지만 잔잔한 개그도 마음에 들었습니다. 초기작이라 해도 거장의 저력은 어디 가지 않는다는 걸 잘 보여줍니다.

그리고 크게 기대하지 않았던 인터뷰가 재미있던 것도 수확입니다. 찰스 M. 슐츠의 만화관을 일부나마 이해할 수 있었기 때문인데, 그가 "피너츠"라는 제목을 마음에 들어하지 않았다는 건 처음 알았습니다.

그래서 별점은 2.5점입니다. 생각과 다른 게 큰 단점은 아니고 기본적인 재미도 충분하며 책 자체의 완성도도 높습니다. 문제는 22,000원이라는 가격이지요. 가격만큼의 가치와 재미를 주냐 하면 그건 아닌 듯 합니다. 팬이 아니시라면 선뜻 권해드리기는 어렵습니다. 구입 전 참고하시길 바랍니다.

그나저나 과연 얼마나 팔릴지... "완전판"이라는 제목을 달고 나왔지만 끝까지 출간될 수 있을까요? 나오다 만 "메그레 전집"의 악몽이 떠오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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